[사설] 현실성 없는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탁상행정이다

저소득층과 청년의 주거를 지원하는 전세임대주택 사업이 현실성이 없어 비난만 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새해 들어 전세임대주택 지원자 모집에 나서지만 그동안 제기된 문제점에 대한 개선ㆍ보완은 이뤄지지 않아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다. LH는 올해 사회취약계층과 저소득 신혼부부, 청년 등을 대상으로 전세보증금을 최대 8천500만원까지 지원해주는 전세임대주택을 전국적으로 2만1천가구 공급할 계획으로 이달 중 신청자 모집에 나선다. 전세임대주택은 선정된 입주대상자가 살고 싶은 주택을 직접 물색해 신청하면 심사를 거쳐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입주대상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으로 지원금액 한도 8천500만원 이내의 주택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다 주택 심사 요건이 까다롭고 집주인의 동의를 얻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 수도권에서 8천500만원 이하 전셋집은 변두리 주택이나 반지하, 옥탑방, 재건축 직전의 노후주택 등에 불과하다. 또 전용면적 60m² 이하, 집주인의 부채비율 90% 이하인 주택 등으로 한정하고 가압류가 있거나 토지 소유자와 건물 소유자가 다르면 안 된다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도 문제다. 단독ㆍ다가구주택의 경우 선순위 임차보증금 확인서 제출의무가 있고 계약을 기관과 직접 해야 하다보니 집주인들이 꺼리는 문제도 여전하다. 일반 전세세입자를 받는 것과 비교할 때 인센티브는커녕 불편만 크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여기에 최소 한 달 정도 걸리는 복잡한 절차 역시 장애로 작용해 수요자는 수요자대로, 집주인은 집주인대로 부담이 돼 포기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당첨자 10명 중 7명이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당첨자 1만7천455명 중 계약자는 4천923명에 그쳐 계약률이 28%였다. 2015년에는 당첨자가 9천352명이었으나 계약을 맺은 경우는 4천923명에 불과했다. 그동안 제도 개선에 대한 지적이 반복됐지만 달라진 것 없이 올해도 같은 사업을 반복하고 있다. 현실성이 있든 없든 그저 생색만 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가 있으면 개선하고 보완해 보다 실효성있는 사업을 하는 것이 상식이다. LH의 전세임대주택 사업은 공급 가구수만 내세워 주거복지 서비스를 잘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하는 탁상행정이다. 주택 매입은 재정상 어렵더라도 월세 지원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등 다양한 주거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현 전세임대주택 지원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사설] 사방에 널린 AI 매몰지, 전담 관리팀 필요하다

AI 확산이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다. 양평군 4개 읍면에 내려졌던 이동제한 조치가 4일 해제됐다. 양주, 김포, 광주도 발생 보고가 소강 국면에 들어갔다. 속단은 이르지만, AI가 수그러드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살처분된 가금류가 전국적으로 3천만 마리를 넘었다. 경기도에서도 1천400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 엄청난 양의 가축의 사체가 곳곳에 묻혔다. 경기도에 이번에 만들어진 매몰지만 35개소에 달한다. 이제부터 현안은 매몰 안전이다. 그런데 불안하다. 값싼 매몰 재료가 남발되고 있다. 20만 마리를 기준으로 할 때 FRP 저장조 방식은 1억원, 호기성 호열식은 4억원이 소요된다. 안전도는 미생물 투입 방식으로 처리되는 호기성 호열식이 FRP 방식에 비해 훨씬 높다. 하지만, 경기도 매몰지 가운데 65개소는 FRP 방식이다. 안전도가 높은 호기성호열식은 24개소에 불과하다. 아예 비규격품 FRP를 사용한 농가까지 있다. 매몰지 관측정 설치도 미진하다. 매몰지 밖으로 침출수가 유출되는 것을 사전에 모니터링하는 시설로, 사후 관리에 필수적이다. 이런 시설이 매몰 규모 10t 이상 181개소 가운데 76개소에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토양ㆍ수질 오염의 공포가 상존하는 매립지의 침출수 현황을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를 공개한 국회 위성곤 의원(더불어민주당)도 매립지 관리 행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도 구제역, AI 때 만들어진 매립지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끝이 없었다. 2009년 경기도 축산위생연구소가 가축 매립지 9곳을 조사했다. 여기서 지하수 시료 27건 중 17건이 먹는 물 부적합으로 판정됐다. 물론 매립 사체와 직접 관련이 있느냐는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매립지 안전 문제는 현실 못지않게 정서적 문제가 중요하다. 매립지 주변에서 생활하는 농민들의 불안 심리를 감안해 대처해야 할 문제다. 지금 축산 농가는 힘들다. 경제적 피해만 하더라도 헤아리기 어렵다. 이런 농가에 스스로 비싼 매립 시설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결국, 행정이 해야 할 일이다. 안전한 매립 재료 사용과 관측정 설치 등을 현장에서 관리 감독해야 한다. 앉아서 할 일이 아니다. 현장을 다녀야 한다. 짧은 기간에 끝날 일도 아니다. 수년 또는 십수 년 이어져야 할 관리다. 경기도 또는 시ㆍ군 단위의 매립지 안전팀 구성이 필요하다.

[지지대] 개, 돼지, 소

새해, 어김없이 계획을 세웠다. 무려 7가지나 된다. 다이어트는 기본이다. 가족 여행도 있다. 또 하나가 한 달에 책 3권 읽기다. 야심 차게 처음 선택한 책은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모멘토 刊)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멜라니 조이가 2011년 국내 발간한 베스트셀러다. 흥미로운 책 제목에 집어들었는데, 내용은 상당히 불편했다. 저자는 사람들이 같은 동물임에도 소나 돼지, 닭 등 ‘먹을 수 있는 동물’을 먹을 때 살아있는 그것들을 떠올리지 않고 섭취하는 사람들의 신념체계를 ‘육식주의(carnism)’로 명명한다. 이를 설명하면서 소와 돼지 등의 도축 현장을 적나라하게 전달하는데, 도통 한 문장을 읽어내려가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하다. 태어나면서부터 너무나 당연하게 여겼던 육식주의를 버리고 ‘채식주의를 시작해볼까’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그럼에도 책을 덮고 뒤돌아선, 먹을 수 있는 동물을 먹었다. 아니, 나는 도대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이에 대해 저자는 설명한다. 많은 이들이 동물을 아끼면서도 먹는 것은 분명히 가치 기준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지점이다. 이 같은 불일치는 도덕적 불편함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 불편을 완화하는 세 가지 방법으로는 행동에 맞게 가치 기준을 바꾸는 것, 가치 기준에 맞게 행동을 바꾸는 것, 행동에 대한 ‘인식’을 바꿈으로써 그것이 가치 기준에 ‘맞는 듯해 보이게’ 만드는 것이 있다. 저자는 서로 다른 종류의 고기에 대해 상이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동물 간 실질적 차이가 아니라 우리가 각 동물을 달리 인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동물을 먹을 수 있는지 결정하고 그것을 먹을 때 정서적 또는 심리적으로 불편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인식을 왜곡시킨다는 것이다. 불현듯 그렇게 스스로 인식을 왜곡하면서까지 외면한 것이, ‘육식주의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부당하지만 ‘원래 그런 것’이라며, 원칙에 어긋나지만 ‘다들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정당화한 것은 없었나. 상당한 불편함을 안긴 새해 첫 책은 나에게 또 하나의 목표를 세우게 했다. 주류, 이데올로기, 규범 등 상식과 보통이었던 것을 재인식해보기다.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듯하다. 류설아 문화부 차장

[의정단상] 경제민주화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으로부터

지난해 소위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촛불시위가 연일 언론에 회자됐다. 기백만을 넘는 대규모 촛불시위는 애초의 우려와는 달리 평화로운 축제를 방불케해 우리나라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과시하는 한편,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였다. 그런데 사상 초유의 촛불시위는 과연 ‘비선실세의 농단’만이 주요 원인이었을까? 세월호에 대한 무능대처, 개성공단 폐쇄, 사드(THAAD)배치 등 굵직한 실정도 많았지만 저항의 기저에는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깔려있다. ‘노동개악’으로 대변되는 친재벌 정책, 실질소득 하락으로 인한 사회양극화 심화, ‘빚내서 집사라는 권유’로 인한 주거불안정과 가계부채 폭증 등 현 정부의 경제실정은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힘든 상황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생활임금으로 대표되는 소득 중심 정책을 시행중인 것이 희망이라면 희망이다. 부천지역 경제는 공업의 급격한 축소를 경험한 바 있다. 제조업체의 경우 50인 이하 사업장이 99%에 이를 정도로 영세하고, 저임금, 저숙련 중심의 노동이 압도적인 상황이다. 빈부격차 증가, 실질임금 하락, 비정규직 확대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서는 지역경제 활성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아래, 노사민정의 2년에 걸친 준비로 조례안이 만들어지게 되었으며 2013년 12월 마침내 부천시생활임금조례가 제정 되었다. 그 결과 2014년에는 부천시 소속 근로자 및 출연기관 소속 근로자 중 부천시 28개 부서, 근로자 408명에게 생활임금을 적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도시행 4년째를 맞이하는 2017년은 시급 7천250원으로 결정되었다. 서울의 노원구 및 성북구의 행정명령, 부천시 조례 제정 이후 생활임금은 2014년 전국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주요공약으로 제시되었고, 새누리당을 제외한 야당에서 생활임금 시행을 핵심 공통 공약으로 제출되었다. 현재 244개 지자체 중 65곳에서 생활임금조례가 제정되는 등 그 확산속도는 어느 정책보다도 빠른 편이다. 그러나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노동시장의 변화, 구매력 상승,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를 바라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더군다나 생활임금의 저변 확대와 맞물려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계속 확인되고 있다. 상위법의 부재로 인한 민간 확산의 어려움, 일부 지자체의 높은 생활임금으로 인한 재정부담, ‘생활할 수 있는 임금’ 기준에 대한 모호함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생활임금제도 근거를 법률로 마련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생활임금을 시작으로 근로자의 산업안전 및 노동복지, 청년배당 및 기본소득론까지 전반적 인권보장으로 시민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바, 문제점들은 점차적으로 개선되리라 믿는다. 단언컨대, 현재의 생활임금제가 당장 인간적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으리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본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저임금계층의 소득을 보장하는 경제민주화 전략으로, 지방정부가 모범적인 사용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에 의미가 크다. 아울러 부천시 생활임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지역노사민정 합의에 의해 실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저소득근로자의 생활안정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를 도모하려는 노사정 파트너십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생활임금 조례 제정 및 시행은 지방정부의 역할 확대와 지역주민 권익신장의 계기가 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강동구 부천시의회 의장

[특별 기고] 재난 없는 안전한 나라를 바라며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물리적인 시간의 연속 상에서 볼 때는 12월 말일이나 새해 첫 날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 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저마다의 희망과 기대에 부풀곤 한다. 하지만 새해를 맞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리 설레거나 기쁘지만은 않은 듯하다. 국내외 정치, 경제, 사회적 환경이 만만치 않아 금년 한 해도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수출이나 경제성장, 고용 전망이 모두 밝지 않고, 늘어나는 가계부채 속에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데다 국내 정세마저 하루 앞을 예측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고, 주변 강대국들 간의 자국의 이익을 둘러싼 경쟁은 냉전시대로 회귀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017년 우리에게 주어진 국내외 여건과 상황이 이처럼 어려울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와 국가 발전을 위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만 한다. 우리가 원하는 정의롭고 공정하면서도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선진 민주 사회는 하늘에서 그냥 떨어지거나 남이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힘든 도전을 이겨내야만 희망이 단순한 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재난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 또한 마찬가지이다. 돌이켜 보면, 지난해에는 9·12 지진, 태풍 차바, 대구 서문시장 화재, 그리고 AI(조류인플루엔자)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재난들이 줄을 이었다. 그때마다 국민들은 방재 선진국과 비교하며 정부의 대응이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웠다. ‘부산행’, ‘터널’, ‘판도라’와 같은 재난 영화 속에서도 정부의 재난 업무 담당자들의 모습은 무능하고 신뢰할 수 없는 존재로 그려지곤 했다. 국민안전처에서 정부의 재난관리를 실무 총괄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이러한 질책을 달게 받으면서도, 적지 않은 안타까움을 느끼곤 하였다. 비판은 있으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재난대응을 위한 정책적인 제언이나 이를 위한 투자와 지원에 대한 논의는 별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날로 커지고 있고,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재정투자도 전에 비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각종 지연재난과 사회재난을 보다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현실이다.중앙부처의 노력만으로는 현대사회의 복합적이고도 다양한 재난에 완벽하게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 관계 전문가 그리고 온 국민이 함께 힘을 합쳐야 만이 대규모 재난을 예방할 수 있고 그 피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재난관리에 대한 정책과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매뉴얼과 훈련을 통해 재난대응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역할이라면, 재난 현장에서의 보다 신속한 대응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고 할 수 있다. 국민들도 재난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우리 주변의 취약요인들을 사전에 없앨 수 있도록 스스로 안전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안전한 나라, 행복한 국민’은 가만히 앉아 있는데 누가 선물로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다. 이를 실현하는 데는 많은 투자와 시간을 요구한다.하지만 한 장 한 장 벽돌을 쌓고 기와를 올리는 와공의 자세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우리나라도 멀지 않아 재난대응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정유년 새해에는 국민 모두가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사회,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동참해 주길 마음깊이 기대해 본다. 김희겸 국민안전처 재난관리실장

[천자춘추]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

고대 근동사회 이전부터 인간은 항상 하늘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었다. 아침에 뜨는 해를 보면서, 과연 무엇이 거대한 태양을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 궁금해 했다.달이 뜨고 지고, 또한 크기와 모양이 매번 바꾸는 것을 보면서, 과연 무엇이 그것을 변하게 하는 것일까 궁금해 했다. 밤하늘 수많은 별들의 실체도 궁금했고, 그 별에 무엇이 살고 있을지도 궁금했다. 많은 철학자들이 이에 대해 사유하였고, 과학자들도 또한 이에 대한 비밀을 밝히기에 주력하였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천상과 지상의 세계를 각각 나누어 이원론적으로 구분하였다. 천상은 신의 세계로서 완전한 운동을 하고, 지상은 세속의 세계로서 불완전한 운동을 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천상의 모든 별들은 완전한 원운동을 하고 있다고 간주하였다. 천상의 운동이나 지상의 운동이 동일한 원리에 의해 운행된다고 밝힌 사람은 17세기에 활동했던 갈릴레오이다.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2천년 즈음 지난 이후 천체 운동의 원리가 밝혀졌다. 그렇다면 지구는 어떻게 움직이는 것일까?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의 논쟁이 있었던 내용이다. 2세기 프톨레마이오스의 천동설이 강력한 이론이었다. 지구가 중심이 있고, 태양이 주위를 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이 믿었고, 13세기부터 17세기까지 천동설은 카톨릭과 기독교가 공인한 세계관이었다. 16세기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주창한 상황에서도 천동설은 오랫동안 그 지위를 유지하였다. 과연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실제의 천체 운행의 설명이 천동설을 사용하던 지동설을 사용하던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18세기 뉴턴에 의해 완벽하게 천체 운행이 설명되기까지, 천동설과 지동설은 모두 각각의 약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천체는 태초부터 변하지 않고 창조된 모습대로 그렇게 운행하고 있었는데, 인간들은 오랫동안 천체의 운행을 마음대로 재단하고 생각하였다. 인간의 어떠한 관계없이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017년이 시작되었다. 우리는 주위의 세상사로 인해 혼란 가운데 빠지지 않고, 세상을 지배하는 원리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을 믿는다. 또한 대한민국의 힘을 믿는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오직 위대한 국민이 만들었다고 믿는다. 김두환 인하대 물리학과 연구교수

[기고] 술 마시면 담배 생각나는 이유

얼마 전 건강검진차 병원에 다녀온 회사원 A(34)씨는 담배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연말연시가 되자 이런저런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한 달 넘게 지켜온 금연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A씨는 “술을 한두 잔 마시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유혹을 참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술만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난다는 이들이 많다. 한동안 금연해왔던 이들도 술자리에서 무너지곤 한다. 흡연자들도 술자리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운다. 이유가 무엇일까? 술과 담배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작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체내에 흡수돼 혈관을 타고 뇌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 초에 불과하다. 이때 니코틴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감이나 긍정적인 기분을 선사한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 역시 마찬가지로 작용한다. 문제는 이렇게 술과 담배와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자주 도파민을 유발시킬 경우 뇌는 어떻게 하면 쾌감을 얻을 수 있는지 학습하게 된다는 데 있다. 만일 술과 담배를 함께 했다면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힘은 더 커지게 되고 뇌는 더 많은 쾌감을 원하게 된다. 자연히 술은 담배를. 담배는 술을 부르는 습관이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 한 가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에 의존하면 다른 중독 물질에도 의존하기 쉽다. 다사랑중앙병원에 입원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흡연자로 나타난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음주가 흡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음주가 금연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니코틴이 알코올의 쾌감을 높이는 한편 각성 역할로 졸음을 막고 음주량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흡연자 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알코올이 니코틴 분해를 촉진시켜 담배 끊기를 어렵게 만든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최근 담뱃값 인상과 금연구역 지정 등 정부의 적극적인 금연 정책으로 담배를 끊는 이들이 늘고 있지만 정작 음주 문제는 간과하는 경향이 많다. 금연에 성공하고 싶다면 금주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알코올과 니코틴 같은 중독물질은 무작정 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작심삼일에 그치기 쉬우므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 혼자서 힘들다면 지역의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이명선 포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 “도움 주는 것보다 복지현장서 얻는게 더 많아”

“오랜 공직 생활 중에는 미처 보지 못 했던 복지사각지대의 우리 이웃들을 복지 현장에서 돌보며 나눔의 가치와 따뜻함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명선 ㈔포천시종합자원봉사센터 센터장(60)은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복지 프로그램과 각종 봉사단을 운영하며 자원봉사자를 발굴, 전문적이고 조직적인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삶의 질을 높이고 더불어 사는 행복한 도시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센터는 지난해 이 센터장의 부임 이후 경기도 31개 시ㆍ군센터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자원봉사활성화 실적 통계에서 1위의 성적을 기록하는 등 탁월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39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하고 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남다른 열정으로 자원봉사센터의 운영을 위해 헌신하며 공직의 경험을 바탕으로 소외받는 이웃들을 찾아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특히 ‘1시민 1자원봉사로 나눔, 희망, 행복 드림 포천시!’의 미션과 5가지의 비젼을 바탕으로, 시의 지속적인 자원봉사 활성화를 위해 센터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센터장은 “처음에는 과연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을 전하고, 힘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해 걱정도 많았지만, 막상 복지 현장에 들어가 보니 오히려 배우고 얻는 것이 훨씬 더 많다”며 “고독하고 외로운 가운데에서도 해맑은 웃음을 짓는 할머니,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로하고 걱정하는 할아버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위해 의지를 불태우는 어린 학생 등 모두가 큰 선생이자, 고개를 절로 숙이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에도 16만 포천 시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자원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자원봉사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어르신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실버&해피 프로그램, 소외이웃의 주거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희망드림 집고치기 사업, 재난재해 봉사단, 대학생봉사단, 가족봉사단, 의료봉사단, 농촌봉사단 운영, 전문봉사단 양성 교육과 자원봉사 소양교육 등 20여 개의 사업 등이다. 이 센터장은 “공직에 있을 때는 잘 보이지 않았던 복지사각지대에서 고통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이 얼마나 많은지를 느끼고 있으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등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닫고 있다”며 “자원봉사는 희생과 사랑과 지속적인 관심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봉사자들의 따뜻한 마음이 외로운 이웃들에게 작은 빛이 되길 기대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포천=김두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