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흐리고 ‘가을비’…서울·경기 예상강수량 10∼50㎜

화요일인 27일 전국에 가을비가 내리면서 늦더위가 물러날 전망이다. 전국이 흐리고 비(강수확률 60∼80%)가 오겠고, 경기 남부와 충청도는 28일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강수량은 제주도·경남 해안이 30∼80㎜, 서울·경기도·충남·전남 등이 10∼50㎜, 전북·경북 등이 5∼20㎜다. 아침까지 내륙을 중심으로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 있고, 낮 동안에도 옅은 안개가 남아있는 곳이 있어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이날 오전 5시 현재 전국 주요 지역의 수은주는 서울 22.1도, 인천 23.2도, 수원 21.5도, 춘천 18.3도, 강릉 17.5도, 청주 21.7도, 대전 21.8도, 전주 21.5도, 광주 21.8도, 제주 24.4도, 대구 21.2도, 부산 23.2도, 울산 20.9도, 창원 22.3도 등을 가리키고 있다. 낮 최고 기온은 23도에서 30도로 중부지방은 전날보다 낮고, 남부지방은 전날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전날 29도까지 올라갔던 낮 최고 기온이 24도로 떨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바다의 물결은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서 2∼4m로 매우 높게 일고, 그 밖의 해상에서는 0.5∼3m로 일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모든 해상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고,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물결이 높게 일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유의해야 한다. 제주도와 일부 남해안에는 너울에 의한 파도가 방파제·해안도로를 넘을 수 있어 피해가 없도록 조심해야 한다. 연합뉴스

동해서 해군 링스 작전헬기 1대 추락…3명 탑승

우리 해군의 링스 작전헬기 1대가 26일 동해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 추락했다. 해군은 "오늘 오후 9시 5분께 동해상에서 연합훈련 중이던 링스 해상작전헬기 1대가 추락해 탐색 중"이라고 밝혔다. 추락한 헬기에는 조종사 A 대위를 포함한 3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헬기는 이날 오후 8시 57분께 이지스구축함에서 이함했고 8분 만인 9시 5분께 구조 신호를 보낸 다음, 통신이 두절되고 레이더에서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헬기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는 강원도 강릉과 속초 앞 해상으로, 육지와는 상당히 떨어진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구조 신호를 접수한 즉시 훈련 중이던 함정과 항공기 등을 현장에 급파해 주변 해역을 수색 중이지만, 야간이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추락한 링스 작전헬기는 이날 북한 동해안과 가까운 해상에서 미 해군과 적 지상 목표물을 정밀타격하는 훈련에 참가 중이었다. 이번 훈련에는 링스 헬기 외에도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한 수상함 3척과 잠수함 1척, P-3 해상초계기 1대가 참가했고, 미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유도미사일 구축함인 9천500t급 스프루언스함과 P-3 해상초계기가 참가했다. 링스 작전헬기가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4월 15일에도 해군 3함대 소속 링스 헬기 1대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추락해 탑승자 4명이 사망한 바 있다. 영국 웨스트랜드사가 개발한 링스 작전헬기는 해상초계, 대잠·대함 작전을 주임무로 하며 대함용인 공대함유도탄 '시스쿠아' 4발과 어뢰, 기뢰 등을 탑재해 현장에서 단독 작전을 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오늘 밤새 수색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내일 오전에 수색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기시론] 해마다 반복되는 구태 국감, 대안은 무엇인가

오늘부터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아니 예정되어 있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파행이 이미 예고되었기 때문에 오늘 국정감사가 시작될지는 미지수다. 김재수 농림축산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의 절차상 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국회일정을 전면 보이콧을 하기로 했다. 이번 20대 국감에서 논의될 위원회별 쟁점사항을 보면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해운구조조정, 법인세 인상, 북한 핵 문제와 사드 배치 문제, 누리과정, 역사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인양, 청년수당, 4대강 사업 등으로 여야 입장차이가 첨예한 것들이 많다. 이러한 과정에서 국감 구태(舊態)는 어김없이 반복될 것이다. 무분별한 민간인 증인 채택과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출석요구는 반복되는 구태 중 하나다. 국정감사는 국정을 감시하는 제도다. 그러나 민간인, 민간인 중에서도 기업의 총수나 CEO를 불러 하루 종일 대기시키는가 하면 죄인 다루듯이 호통치고 다그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설사 증인 신문에 대한 발언 기회를 가져도 단답형이거나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답변이 가능한 것들이 다수다. 다음으로는 의원들의 막말, 인신공격, 기이한 퍼포먼스 등도 빠지지 않는 구태다. 동료 의원, 증인, 피감기관의 기관장 등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막말은 쏟아지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스스럼없이 의혹으로 제기한다. 책임은 면책특권에 의해 면제된다. 또한 연중 365일 중 언론과 방송매체로부터 집중적인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국정감사 제도를 선출직 의원들이 그냥 놓칠 리 없다. 동물, 성형기구, 모의 총기 등 온갖 소재로 기인한 퍼포먼스를 보이면서 의정활동을 홍보한다. 이외에도 무리한 자료요구 등 국감구태의 레퍼토리는 우리 국민들의 기억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 정치 불신만 높일 것이다. 이러한 구태 국감을 우리는 언제까지 반복해서 지켜봐야 하는가? 구태 국감의 원인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그 원인으로는 연중 20일간 실시되는 현행 국감제도 때문이다. 국회 국정감사는 제9차 헌법개정에 의해 1988년에 부활되었는데, 2012년 개정을 거치면서 매년 정기회 집회일 이전에 감사시작일로부터 3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감사를 실시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거대 행정부와 수많은 산하기관에 대해 국회의원 300명이 그것도 약 20일 만에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다는 거 자체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당초 정책감사는 기대하기 힘들며 자연스레 졸속감사, 몰아치기 감사로 변질된 것이다. 따라서 현행의 이벤트 국감을 폐지하고 상임위원회별 연중 상시 국감으로 가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다. 더구나 현재 국정감사와 형식과 내용상 거의 구별이 없이 운영되는 국정조사제도도 있다. 헌법 제61조에 근거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2조와 제3조에서 감사와 조사를 구별하고 있지만 실상은 유사하게 운영되고 있다. 국정감사의 상당부분이 대정부질문과 예결위 정책질의 등과 중복되기 때문에 정기국회 기간 동안의 이벤트식 국감을 폐지하면 정기국회 기간에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국회 업무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정치권에서는 개헌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적 이해타산에 의한 정치인들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정치 발전을 위한 국감 개헌이야말로 현재 필요한 개헌이다. 이옥남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

더 나은 근무지 찾아… 도내 공무원 5년간 1천221명 떠났다

경기도내 시·군 공무원 중 더 나은 근무환경을 찾아 지자체를 떠난(지역 이탈) 공무원이 5년간 1천2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26일 전국 광역도와 지자체로부터 제출 받은 ‘지난 4년간 지역 이탈(광역시·도 본청 전출 및 타 직렬 합격으로 퇴직)하는 지자체 공무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광역시의 기초지자체 공무원들과 달리 경기도 등 광역도의 기초지자체 공무원 지역 이탈 규모가 훨씬 크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광역시(인천·서울·대전·대구·부산·울산·광주) 기초지자체의 경우 4년간 총 650명이 지역 이탈을 한 데 비해 광역도(경기·충북·충남·강원·경북·경남·전북·전남·제주) 기초지자체는 총 2천807명이 지역 이탈을 해 4.3배 많았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2012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간 지역 이탈(일선 시·군을 떠나 본청(도) 전출 및 타 직렬 합격으로 퇴직)공무원은 1천221명에 달했다. ★도표 참조 본청(도) 전출 시·군 공무원은 2012년 138명에서 지난해 187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는 7월 현재 76명을 기록 중이다. 또한 타 직렬 합격으로 퇴직한 시군 공무원도 2012년 89명에서 지난해 157명으로 1.76배 증가했다. 올해는 7월 현재 50명으로 나타났다. 시·군별로는 부천시가 5년간 116명으로 가장 많았고 화성시 114명, 용인시 109명, 성남시 100명 등 4개 지자체가 100명을 넘었다. 이어 파주시가 84명, 의정부시 76명, 여주시 59명, 오산·포천시 53명, 안양시 50명 등으로 집계됐다. 황 의원은 “지방에서 공무원은 최고의 지역 인재들이다”면서 “그러한 사람들이 더 나은 근무지를 찾아 떠나는 것은 해당 지역에 엄청난 손실이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지역에 안착하도록 개선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재민기자

[천자춘추] 저출산 해법 ‘일·가족 양립’서 찾아야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잘 기른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등 표어를 내걸고 아이를 둘 혹은 하나만 낳자고 정책적으로 제한했던 시기가 있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성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은 6.0명에 달했고,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은 빈곤의 대물림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수치는 1980년대 중반부터 인구유지를 위한 대체 출산율 2.1명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저출산 현상은 여전히 지속되어 왔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최하위의 출산율인 1.24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저출산 현상을 경험한 유럽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저출산 현상은 유독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결국에는 국가적 위기로 인지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급격하게 저출산 현상이 나타나는 데는 복합적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세태를 꼽을 수 있겠다. 최근 ‘연애’와 ‘결혼’ 그리고 ‘출산’마저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소위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자주 등장한다. 경제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과 높은 주택 가격과 같은 현실적 문제에 부딪혀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를 삼포세대라고 인식하는 20~30대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취업 대열에 들어가기도 어려운데, 취업을 한다 해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또 출산과 양육을 병행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결혼을 하기도 힘들고, 해서도 문제라고 인식하는 20~30대들이 증가하면서 저출산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출산율의 저하를 이미 경험했고 극복해 나간 다른 국가들의 경험과 대처방식에 주목해야 한다.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는 일·가정 양립을 돕는 공보육의 확산, 부모의 동등한 의무와 권리를 강조하는 육아휴직 제도의 활성화, 전반적 사회서비스의 확대가 중요하게 작동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가족정책 지출은 국내총생산(GDP)대비 1%에도 못 미치며, OECD평균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이 상황에서 출산과 육아는 전적으로 가족의 부담으로 전가되고, 출산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이제 일을 하면서 출산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선택적 사항이 아니라 필수적 요건으로 우리사회 전반에서 이를 위한 인식개선과 지원이 폭넓게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즉 출산과 육아가 단지 여성과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감당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의 확산이 이루어져야만, 삼포세대로 지칭하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되찾아주고,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은영 인천여성가족재단 정책연구실장

[포토에세이] “야외서 가을 정취 만끽하세요”

[기고] 완장

1989년도에 ‘완장’이라는 TV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동네 건달인 임종술이 동네 저수지 감시원으로 발탁되자 늘 팔에 완장을 차고 다니며 열심히 저수지를 감시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점차 완장이라는 권력놀음에 빠져 안하무인으로 사람들을 괴롭히다가 결국 동네에서 쫓겨난다는 이야기다. 소설가 윤흥길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딱 그 자체가 종술인 배우 조형기의 흡인력 있는 연기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 드라마를 보면서 인간은 아무리 하찮은 완장이라도 완장을 차는 순간 변질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었다.조그만 마을의 저수지 감시원의 권력이 그 정도인데 심지어 사회를 움직일만큼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권력이 어떠할지 짐작하고도 남는다.실제로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권력행태가 최근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이후로 대기업 오너들이 부하직원에 대한 횡포가 시리즈로 보도되고 있다.이들 갑질하는 슈퍼 갑들에겐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다 자기중심적이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부하직원을 하나의 소모품이나 도구로 이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 자기 기분에 의해 폭력, 폭언을 행사하고 쉽게 해고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나 이해하는 마음이 전혀 없다.이러한 속성은 놀랍게도 사이코패스와 똑같다고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사이코패스가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중에도 많이 있다는 것이다.정신건강의학과 김병수전문의는 저서 ‘마음의 사생활’에서 사이코패스와 권력중독자는 뇌의 구조와 행동패턴이 일치한다고 밝혔다.그는 ‘권력자와 사이코패스는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신경 네트워크의 변화가 똑같이 나타난다’ 며 ‘권력을 갖고, 권력에 극단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누구든지 변한다’고 말한다. 권력이 뇌 자체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권력은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해서 더욱 권력에 집착하게 되고 그럴수록 사람을 변질시킨다. 드라마 ‘완장’에서 종술이 처음에는 자신의 본업에 성실히 임했으나 완장의 맛에 취해 갈수록 변질되는 것처럼 말이다.요즘 한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에 문정왕후의 오라버니였던 윤원형과 그의 첩 정난정이 권력을 부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난정은 당시 본처를 독살하고 정실자리에 오른 후 정경부인의 작호를 받아 온갖 영화를 누리며 악행을 일삼았다.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지만, 정난정의 오라버니인 정담은 여동생이 사악한 짓을 하는 것을 알고 그녀를 멀리했다. 정난정이 후에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저히 막았다. 문정왕후가 죽고 난 후 윤원형은 탄핵을 받아 유배되었고 이어 정난정과 윤원형은 나란히 자결했다. 정난정의 비참한 최후에도 정담은 정난정과 연루되지 않았던 터라 무사할 수 있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족 중 누군가 권력을 잡게 되면 온가족이 권력을 제 것인 양 휘두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들 중에는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서 더욱 더 권력을 탐닉하다가 끝끝내 추락하기도 한다.일개 완장을 권력으로 착각하고 세도를 부렸던 임종술, 남의 자리를 빼앗아 권력을 부리다 비참한 최후를 맞았던 정난정,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여동생을 멀리하고 자신의 자리를 지켰던 정담, 이들 행보의 극명한 대비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사서삼경의 하나인 대학에 나오는 글로 성리학 창시자 주희가 한 말이다. 원문은 ‘격물치지성의정심수신제가치국평천하(格物致知誠意正心修身齊家治國平天下)’이다.‘이 세상의 이치를 열심히 공부하여(격물), 완벽하게 세상의 이치를 이해하고(치지), 진실한 뜻을 품고(성의), 마음을 바르게 한다(정심). 그리고 몸을 깨끗이 하면(수신) 집안이 바로 서고(제가) 나라를 잘 다스리게 되고(치국) 천하를 평정하게 된다(평천하)’라는 뜻이다.행동을 하기에 앞서 제일 먼저 공부에 힘을 쓰고 세상의 이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그래야 경솔한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갑질논란으로 시끄러운 요즘 완장을 찬 모든 이들이 새겨 들어야 할 말이다.이국진 칼럼니스트, 의정부문화원 이사

[박옥수 칼럼] 소망 나무

한 아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정원으로 가서 삽으로 땅을 파기 시작하더니, 자동차를 땅에 묻고 흙으로 덮었다. 그리고 매일 물을 주었다. 어느 자동차 광고 영상에서 보았던 내용이다. 사과 씨를 심어 싹이 나고 자라서 큰 사과나무가 되면 꽃이 피고 사과가 달린다. 자동차를 심고 물을 준다고 자동차 나무가 자라서 자동차가 달린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아이의 동심을 소재로 자동차를 광고한 재미있는 영상이었다. 얼마 전, ‘마음을 파는 백화점’이라는 책이 출간되었다. 마음은 어떻게 파는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아는 한 부인이 미국 캔사스시티에 살고 있는데, 자궁암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사람이 암에 걸리면 대부분 몸보다 마음에 먼저 죽음이 찾아온다.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그때부터 마음이 죽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아들을 보아도, 딸을 보아도, 무엇을 보아도 자신의 죽음과 연결시킨다. 그리고 마음이 절망 속으로 서서히 빠져들어간다. 마음에 사과나무나 복숭아나무를 심은 것이 아니라 죽음의 나무를 심은 것이다. 마음에서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래서 죽음과 연결된 생각이 일어나며, 죽음 외에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해 결국은 죽고 마는 것이다. 나는 그 부인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국제전화비가 비싸기에 카카오톡 무료 통화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 부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마음에 죽음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고, ‘이분이 절망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다가 죽을까?’ 생각했다. 그 마음에서 절망을 내쫓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쉽지 않았다. ‘어떻게 마음에서 절망을 쫓아내지?’ 생각하다가 먼저 그 부인이 마음에서 희망을 갖도록 소망스러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성경에는 소망스러운 이야기가 많기에 성경 이야기를 주로 하면서 대화를 이어갔다. 그 부인이 점점 기뻐하면서 마음이 희망 가운데로 빠져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분의 마음이 절망에서 희망으로 조금씩 돌아서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기쁘고 행복했다. 부인이 통화를 마치며 고맙다고 하는데 나에게 큰 즐거움이 되었다. 성경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에서, 둘째 아들이 아버지의 재산을 가지고 먼 나라에 가서 재산을 탕진하고 돼지우리에서 살았다. 그곳에서는 더러운 돼지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둘째 아들의 몸은 돼지우리에 있지만 마음까지 더럽고 외로운 그곳에 있을 필요는 없었다. 그래서 그의 마음은 아버지의 집으로 갔다. 거기에는 아버지의 사랑이 있고, 풍성한 음식이 있고, 넘치는 기쁨이 있었다. 둘째 아들의 마음은 날마다 아버지 집을 찾아갔다. 아버지 집에 갈 때마다 무척 행복했다.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둘째 아들이 몸도 마음을 따라서 아버지 집으로 가고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아버지가 한없이 기뻐서 송아지를 잡고 잔치를 했다. 마음이 가면 몸도 따라가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암에 걸린 부인의 마음에 조금씩 자리 잡으면서 놀랍게도 암이 점점 낫기 시작했다. 얼마 전, 그 부인이 사진을 보내왔다. 사각모를 쓰고 졸업 가운을 입고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에는 작은 글씨로 ‘저, 항암치료 졸업했어요’라고 적혀 있었다. 소망이 절망을 이긴 것이다. 그 부인의 마음에 희망의 열매를 맺는 소망 나무가 심어져 있다. 박옥수 목사·국제청소년연합 설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