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잇따라 피소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0)씨가 30일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이달 10일 최초로 고소당한 후 20일 만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박씨가 이날 오후 6시 30분 경찰에 나와 성폭행 피소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남구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박씨 측은 애초 이날 오전 10시께 출석할 예정이었지만경찰에 출석 연기 요청서를 보내 출석 시간을 늦췄다. 경찰은 박씨가 성폭행 혐의 피고소인이면서 동시에 무고·공갈혐의 고소인인 만큼 앞으로 몇 차례 더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은 박씨가 4명으로부터 같은 혐의로 고소돼 사실 관계를 확인할 부분이 많아 이날 조사에서는 성폭행 혐의를 집중 추궁하고, 추후 소환에서 무고 등의 혐의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한, 출석한 박씨의 구강세포를 채취, 박씨를 고소한 첫번째 여성이 고소장 제출 당시 증거로 냈던 속옷에서 나온 DNA와 대조할 예정이다. 당초 경찰은 박씨가 다음날 구청에 출근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해 늦게까지 조사하지는 않을 방침이었지만, 출석 시간이 연기돼 심야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씨는 이달 10일과 16일, 17일 유흥주점이나 가라오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업소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4차례 고소당했다. 이중 첫 고소여성은 고소를 취하했고, 박씨는 이 여성을 무고와 공갈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한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입건된 '서태지와 아이들' 출신 이주노(49·본명 이상우)씨도 이날 오후 3시 용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연합뉴스
미래학자인 미국의 앨빈 토플러가 27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타계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향년 87세. 이 통신은 토플러가 부인과 함께 설립한 컨설팅회사 '토플러 어소시에이츠'(Toffler Associates)의 발표를 인용해 토플러 박사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이 재단은 별세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 토플러는 10여 권의 저서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래학자이다. '미래의 충격', '제3의 물결', '권력이동' 등을 통해 인류 사회가 제조업 기반의 경제에서 지식과 데이터 위주의 사회로 이동해 갈 것을 예견했다. 그의 사회 변화와 관련한 생각은 전 세계 지도자와 기업인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전 총리인 자오쯔양, 소련의 전 대통령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은 그를 멘토로 삼았다. 또 우리나라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1년에 청와대에서 오찬을 하며 의견을 나눴으며,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 이전인 2006년에 면담했다. 1928년 뉴욕에서 태어난 토플러는 뉴욕대에서 영어를 전공하다가 나중에 부인이 된 하이디를 만났다. 이들은 대학을 중단하고 1950년 클리블랜드로 이주해 알루미늄 제조 공장에 취직했다. 토플러는 용접공으로, 부인은 노조 직원으로 일했다. 토플러는 1998년 인터뷰에서 "공장에서의 경험은 공장 근로자들이 사무직 근로자보다 덜 지능적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줬다"고 밝혔다. 토플러는 이후 신문사에서 일하며 백악관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경제신문 포천(Fortune)에서는 기업 및 경영 관련 칼럼을 썼다. 1961년에는 IBM을 위해 컴퓨터가 사회 및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썼으며, AT&T에 분사를 조언하기도 했다. 60년을 함께 한 부인 하이디가 유일한 유족이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9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에서 새 국가기구인 국무위원회 의 위원장에 추대됐다. 이로써 지난 5월 초 제7차 노동당 당대회를 통해 '최고 수위'인 노동당 위원장에 오른 김정은은 '유일 영도체제', 즉 1인 독재체제 구축을 위한 '셀프 대관식'을 마무리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 회의가 6월29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은 이날 검은색 인민복 차림에 뿔테 안경을 쓰고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앞서 2014년 9월과 2015년 4월에 열린 최근의 두 차례 행사에는 불참한 바 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연설에서 "나는 우리 공화국의 최고 수위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정은 동지를) 추대할 것을 본 최고인민회의에 제의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TV는 "전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들과 온 나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의 한결같은 의사와 절대적인 지지 찬동에 의해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높이 추대되시었음을 엄숙히 선포했다"고 덧붙였다. 국무위원회는 이번 최고인민회의 회의를 통해 신설된 북한의 국가기구로, 기존의 국방위원회를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국가직책도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으로 바뀌게 됐다. 중앙TV는 이와 관련, 양협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이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국방위원회를 국무위원회로 고친데 대해서 언급했다"고 전했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가 임명됐다. 기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가운데에는 리용무, 오극렬이 빠지고 최룡해와 박봉주가 새로 포함됐다. 또 국무위원회 위원에는 김기남, 리만건, 김영철, 리수용, 리용호, 박영식, 김원홍, 최부일이 이름을 올렸다. 김영철, 박태성, 주영길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에 새로 이름을 올렸고 태종수 전 함경남도 당위원장은 '직무 변동'과 관련해 기존 위원에서 빠졌다고 중앙TV는 덧붙였다. 아울러 박봉주 총리의 제의에 따라 리주호와 리룡남 대외경제상이 내각 부총리에 올랐으며, 고인호는 내각 부총리겸 농업상에 임명됐다. 이밖에 강윤석은 중앙재판소 소장 및 최고인민회의 법제위원회 위원에 올랐다. 박봉주 내각 총리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관련한 보고에서 "전략의 목표는 인민경제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 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각은 당의 병진노선을 틀어쥐고 에네르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을 정상궤도에 올려세우며 농업과 경공업 생산을 늘려 인민생활을 결정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을 중심과업으로 틀어쥐고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물려주신 자립경제의 튼튼한 토대와 당의 두리에 일심단결된 천만군민이 있는 한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지향한 5개년 전략목표들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중앙TV는 이날 최고인민회의 회의에서 ▲사회주의 헌법 수정보충 ▲김정은 최고수위 추대 ▲국무위원회 구성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철저 수행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내옴 ▲조직문제 등 모두 6가지 의안이 논의됐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서울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마포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를 불구속입건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해당 어린이집 원장도 학대 행위를 방치한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A씨는 올해 3월 초부터 4월 말까지 두 달 동안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동 6명의 머리를 50여차례 때리거나 밀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아이들이 양치할 때 머리를 잡은 채 강제로 칫솔을 입안으로 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어린이집 원장 B씨 역시 A씨의 행위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같은 혐의를 적용했다. 마포구는 "아동학대 문제가 발생한 해당 어린이집에 대해 학부모 의견수렴을 거쳐 원장과 보육 교직원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연합뉴스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상승세가 무섭다. SK는 29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와 원정 경기에서 7대4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을 쓸어담은 SK는 이날 최하위 한화를 제압한 3위 넥센과 승차를 한 경기로 유지했다. SK는 또 통신사 라이벌 kt와 주중 3연전에서 2승을 선점하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전날에 이어 홈런포가 불을 뿜었다.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가 포문을 열었다. 고메즈는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선발 주권의 140㎞ 직구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SK는 14경기 연속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3회에는 4번 타자 정의윤이 대포를 쏴 올렸다. 1사 2루에서 kt 주권을 상대로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홈런 두 방으로 기선을 제압한 SK는 4회 김강민의 1타점 적시타와 6회 정의윤의 좌전 1타점 적시타를 더해 점수 차를 6대1로 벌리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SK 선발 문승원은 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3승(2패)째를 챙겼다. 그동안의 부진을 말끔히 씻는 호투였다. 문승원은 지난달 21일 KIA전 이후 38일 동안 승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날은 최고 시속 149㎞ 찍는 직구에 슬라이더, 스플리터 등 변화구를 섞어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유일한 실점은 5회말 1사 3루에서 kt 박기혁에게 외야 희생플라이를 내줘 기록했다. kt는 믿었던 ‘토종 에이스’ 주권이 조기에 무너지면서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경기 전까지 선발 4연승을 거둔 주권은 3.2이닝 8피안타(2피홈런)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주권이 4이닝도 채우지 못한 건 5월21일 한화전(3이닝) 이후 처음이었다. 타석에서는 포수 이해창이 9회 프로 데뷔 이후 첫 홈런을 터뜨렸지만, 팀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조성필기자
부진에 빠졌던 성남FC가 ‘난적’ FC서울을 상대로 6경기 만에 승리를 따냈다. 성남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1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티아고의 활약을 앞세워 서울에 3대1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성남은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3패)의 부진을 씻어내며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황선홍 감독의 데뷔전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서울은 수비진의 잦은 실책에 자멸하며 2연패에 빠졌다. 경기초반 성남은 지역방어를 펼치며 상대를 탐색했으나 전반 13분 만에 선제골을 내줘 주도권을 뺏겼다. 서울은 고광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아드리아노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반격에 나선 성남은 전반 19분 득점 1위 티아고의 동점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티아고는 피투가 수비수 뒷공간으로 찔러준 킬패스를 잡아 서울 골키퍼 유상훈을 제치고 가볍게 왼발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성남은 전반 33분 티아고가 상대 패스를 가로챈 뒤 황의조에게 내줬고, 황의조는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하며 역전에 성공했다.전반을 2대1로 앞선 성남은 후반 7분 피투의 왼발 프리킥이 골대에 맞은 뒤 서울 골키퍼 유상훈의 몸에 맞고 행운의 자책골로 이어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서울은 윤일록과 박주영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후반 28분 선제골의 주인공 아드리아노가 공과 상관 없는 지역에서 반칙을 범해 퇴장당하며 추격의 힘을 잃었다. 한편, 인천 유나이티드는 상주 상무와의 홈경기에서 후반 21분 터진 벨코스키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 수원 삼성은 광주FC와의 홈경기에서 0대2로 패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 밖에 5연패에 빠졌던 수원FC는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연패 탈출에 만족해야했다. 홍완식기자
지난 2014년 7월1일 제3대 주민직선으로 경기도교육청에 입성한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수원시 이목중학교에서 등굣길 학생들과 교육감으로서 첫 대면을 했다.당시 이 교육감은 청바지를 입고 학생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파격’의 행보를 시작했다. 공무원들이 도열한 취임식도 없었다. 대신 학생과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학생중심을 표방하며 세월호 참사의 격랑 속에서 혁신교육과 안전한 학교를 위해 달렸다.그렇게 2년이 지났고 이제 2년이 남았다. 이 교육감은 “우레탄, 인조잔디, 미세먼지, 석면, 전자파 등 5가지 문제에 대해 국가가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학생 건강 문제에 대해 역설하면서 “경기교육을 하나의 통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각 학교가 나름대로 디자인하고 색칠해 재가공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특히 “내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사실상 폐지해 더이상 학생들을 ‘야자’라는 비교육적 틀 속에 가두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지나온 2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이 교육감과 함께한 일문일답.-교육감으로서 경기교육호를 이끈지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소감은. 2년이 정말 바쁘게 지나갔다. 역시 세월호 진실규명이라는 무거운 과제 속에서 준비했던 여러 추모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빛을 내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예를 들어 장학재단, 약전 출간 등 여러가지 추모행사와 결과물들이 그것이다. 여전히 아픔과 슬픔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세월호 문제라는 무거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단원고 학생과 학부모 뜻을 제대로 다 받들어내지 못한 것이 안타까웠다. 하지만 사회적합의를 통해 교실문제 해결 위한 7개 기관과 같이 서명했던 것은 뜻깊은 일이었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여러분들이 애를 써주고 남경필 경기지사와 윤화섭 전 도의회 의장이 다같이 힘을 모아줬다. -지난 2년을 돌아봤을 때 스스로 생각하는 가장 큰 공과를 하나씩 짚어본다면. 누리과정 예산문제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 누리예산은 첨예한 여야간 대립, 정치쟁점화, 총선 의제 등으로 엄청난 것이었음에도 아직도 해결은 되지 못한 채 여전히 헤매고 있는 과제다. 보람있었던 것은 학생중심이라는 문화가 학교내에서 일정부분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꼽겠다.9시 등교가 일부 고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정착했다. 교육정책에서 급진적이고 일방적으로 사업이나 정책이 이뤄진 적이 없는데, 이제는 학생들이 행복해하니까 좋다. 9시 등교를 단순히 학교가는 시간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해 학교문화가 변화하고 학생이 중심이 되는 분위기를 만들고자 한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다.이제는 교장협의회 등을 다녀보면 교장선생님들이 “반대하고 안될거라 생각했는데 해놓고 보니 참 좋다”는 얘기를 한다. -초기에 현장 방문을 많이 했고, 지금도 각 교육주체들과의 만남을 자주 이어가고 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목소리는. 현장 목소리를 너무 많이 들어서 꼽기가 힘들 정도다. 초기에 발달장애 학생의 어머니가 고통스럽게 자신의 아이에 대한 학교의 배려를 요구하셨는데, 그 얘기의 결과로 특수교육과가 분리됐다. 지금도 발달장애인 교육시스템과 지원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으며, 곧 좋은 안이 나오리라 본다. 또 특성화고에서 기술을 배우는 아이들이지만 철학이나 인문학적 사고를 길러줘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요구하는 학부모, 일반고를 다니는데 대학을 가기보다 다른 삶을 꿈꾸는데 방법이 없다는 학부모, 다른 진로 선택의 여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 등이 들렸다. 이에 일반고와 특성화고가 함께 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보기 위해 시범케이스를 만들고 있다. -취임 이후 교육청 조직 변화 중 가장 큰 부분이 안전지원국의 설치였다. 안전을 관장하는 국 단위 기구는 거의 유일한데, 학교와 학생은 안전해졌나. 당시 416 참사를 겪으면서 안전지원국을 처음 만들고 국장을 개방직으로 해서 전문가를 모시자고 했었다. 그런데 대부분 오는 분들이 소방전문가, 군 출신 안보전문가, 경찰 경험 가진 전문가, 보건분야 전문가 등으로, 학생과 학교의 안전을 다룰 수 있는 적절한 사람이 없었다.개방형 국장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할 수 없이 3급 공무원으로 하여금 국장을 맡기고 과를 편성하고 운영했는데 학교 안전에 대한 개념과 운영방법 등의 개념을 잡기가 생소했다. 여전히 전문가가 아니라 공무원들이 안전을 맡고 있기 때문에 한계와 시행착오가 있다. 하지만 그간의 과정이 학교와 학생안전을 어떻게 접근하고 조치해야 될지 조금씩 응답을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소방 등 분야에서는 학교에서 했던 훈련들이 유용하게 작용한 실질적인 효과가 몇번 있었다. 모든 가능한 사례들을 다 만들어서 보여주고 훈련함으로써 위험상황에서 학생 스스로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가르치고 우선적인 것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이 효과적이었다. -본보가 수차례 지적해 온 우레탄 트랙 문제 등 학생의 안전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우레탄 문제 뿐만 아니라 인조잔디, 미세먼지, 석면, 전자파 등 5가지 문제에 대해 국가가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지역이 해결해 낼 수 없다. 당장 예산도 어마어마하게 들어간다. 경기도내 학교들의 석면을 교체하는데 250년 걸린다.자라나는 어린 학생들 시각에서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당장 운동장에서 맘껏 뛰놀지 못할 뿐만 아니라 20년, 30년 후에 어떤 질병이 발생할 지 모른다. 국가가 특별회계라도 만들어서 단기간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월호 참사와 교육감을 분리해 생각할 수 없다.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며 만들어낸 (가칭)416교육체제를 발표한지도 벌써 2개월여가 지났는데 현장으로 퍼져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데. 416교육체제라는 것은 하드웨어적인 성격과 소프트웨어적 성격을 모두 갖고 있다. 학교가 주체적으로 실행해야 할 프로세스들이 금년 하반기에 실행 파일로 만들어지게 된다. 내년부터는 하나하나 구체적인 변화가 이뤄지리라 전망한다. 교육체제는 장기적이다. 우리가 꿈꾸는 변화는 법률적으로 개정해 나가야 할 부분도 있지만 각 학교가 학교 나름대로 세세한 하나하나의 과제들을 만들어 실행할 수도 있고 교사들도 만들 수 있다. 학교에서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전문적학습공동체가 연구를 통해 416교육체제의 이행을 견인할 것이라고 본다. 이 과정에서 경기교육을 하나의 통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니라 각 학교가 나름대로 디자인하고 색칠해 재가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남은 2년간 경기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면. 임기 전반기 2년의 주제가 ‘학생과 현장’이었다면 남은 임기 2년의 주제는 ‘교사와 학교’다. 교육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게 충분한 교원 확보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여유로워야 교사, 학생의 창의력, 상상력도 충분히 발휘된다. 학급당 적정수의 학생을 배정하고 그에 맞는 교원을 확대하는 일이 남은 임기 가장 시급한 과제다. 근본적으로 교사들에게 적정한 표준 수업시수를 만들어 교사들이 학생 돌보는 시간을 더 가질 수 있도록 여유를 만들어 주고 싶다. -야자를 폐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입시위주, 성적위주, 성과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라는 이름의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었다. ‘야자’를 대신해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학, 예술, IT 등 기초학문 등을 대학교에 찾아가 배울 수 있는‘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을 도입하겠다. 경기도와 서울 외곽 소재 대학의 참여로 방과 후인 오후 7∼9시 진행하도록 해 ‘야자’를 대체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밖에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점차 확대해 고교에서는 자유수강제, 학교간 공동교육과정, 주문형 강좌를 늘려나가고, 중학교의 경우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 ‘자유학년제’를 실시함으로써 진로탐색의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겠다. -경기도와의 연정은 유효한가. 지난해 말에 누리과정 예산 때문에 전체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당시에 연정이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로도 연정은 유효했다. 현재 도청과 우리 교육청간 교육협력 사업도 매년 증대되고 있고, 협력사업을 계속 협의하고 논의하는 회의 체계도 가동되고 있다. 특히 교육문제는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에 도의회 의장으로 선출된 정기열 신임 의장 및 부의장단과 협의하면서 지역정부의 특성이 되는 연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력하겠다. -경기일보 독자들과 교육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교육은 너무 성급한 평가를 할 것이 아니고 미래의 학생들의 삶과 미래세계를 두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끊임없는 투자와 적극적인 지원,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학생들이 어느 대학을 가느냐가 아니라 익힐 것을 익히고 배울 것을 배워 100세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세계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이 뭘까를 가르쳐줘야 한다. 경기일보가 여러 면에서 이런 안목을 길러주는 기회를 마련해줘서 감사하고, 독자들도 교육의 더 넓은 관점으로 우리 아이들을 세계시민으로 기르는데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 대담=이용성사회부장 / 정리=이지현기자 사진=오승현 기자·경기일보 DB
‘따뜻하고 복된 경기도’ㆍ‘경기연정’을 외치며 출범한 민선 6기 남경필호가 벌써 전반기를 모두 마쳤다.그동안 특유의 뚝심으로 여소야대 상황인 경기도의회와의 연정을 안정적ㆍ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남경필 경기지사는 이제 경기지사로서 뿐만 아니라 대권잠룡으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 선거구제 개편과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전 국민의 귀가 솔깃할 만한 이슈들을 던져온 남 지사가 29일 경기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부지를 발표해 경기도민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북부 테크노밸리 부지 선정 결과를 발표한 직후 남 지사를 만났다.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주창하고 있는 남 지사는 다소 무리해 보이는 집값과 사교육비를 잡을 방법을 남은 임기 동안 마련해 내놓겠다고 밝혔다. 한국 정치사에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던 ‘연정’을 현실화 시킨 남 지사이기에 어쩌면 집값과 사교육비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경기북부 테크노밸리가 고양으로 결정됐다. 고양은 북부 지역 중 가장 잘 사는 지역이다. 낙후도가 심한 북부지역 타 시ㆍ군이 배신감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실 그런 이유 때문에 발표를 도지사가 직접 하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고 정책이 조금 더 숙성된 후에 발표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비겁하다고 생각했다.최근 신공항 문제를 보면서 더욱 절실히 느꼈다. 도지사가 직접 자세히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는, 정면 돌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북부 테크노밸리는 무엇보다 최우선으로 성공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 성공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분석된 고양이 선택을 받은 것인데, 이러한 점을 다른 지역 분들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취임 2주년을 맞았는데 소회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성과도 있고 아쉬움도 있다. 남은 2년 초심으로 돌아가서 일자리가 넘치는 따뜻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민선 6기 전반기 경기도정은 일자리 창출에 집중됐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임기 동안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계획을 말해 달라. 현재 대한민국의 국가적 난제인 청년실업, 저출산, 저성장, 양극화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하다. 경기도는 ‘공유적 시장경제’로 극복해 나갈 생각이다.경기도 주식회사, 스타트업캠퍼스, 판교제로시티, 따복하우스 등의 정책이 있는데 이를 대한민국 경제를 축구 경기에 비유하자면 스트라이커는 삼성, 현대 등 대기업이라고 볼 수 있고 공격형 미드필더는 판교 첨단기업과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다.수비형 미드필더는 전통적 중소기업, 수비수는 은퇴자와 자영업자이다. 대한민국 미드필더를 경쟁력 있고 강하게 만들고 협동조합모델을 통해 수비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 계획이다. 경기도가 대기업이 시장에서 반칙을 안 하게 하고 공격적 미래 산업 일자리, 전통적 중소기업 일자리,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일자리 등을 만들면 대한민국 경제 축구팀이 전 세계에서 강팀이 될 것이다. -민선 6기를 대표하는 단어를 꼽으라면 ‘연정’일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연정예산을 놓고 협치가 아닌 돈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연정예산 제도 그대로 둘 것인가. 예산 없는 연정은 자칫 ‘구호’에만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연정이 우리나라 최초의 정치적 실험이다 보니 실행과정에서 부분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의회 자율예산편성이 추진됐지만 의회의 증액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의회의 지역구 예산 챙기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연정 2기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다. 연정 합의문의 재편성과 기능 재설계를 의회에 요청하고 1기 연정 사업의 추진과정을 점검하고 개선하겠다. 또 도의회 자율편성사업 예산요구주의 원칙을 적용해 요구된 예산에 대한 심의 강화로 부적정 예산 편성되지 않도록 유도하겠다.연정이 이제는 정치적 실험을 넘어 대한민국 정치 혁신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앞으로도 도민 행복을 위해 연정을 넓혀 나가겠다. -도의회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지방장관제도에 대해 정부는 지방자치법 위반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강행할 생각인가. 민선 6기 후반기에는 연정과 협치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지방장관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외국 사례와 법률, 조직적 측면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고 도의회와 머리를 맞대고 효과적 방안을 찾겠다. -경기도의회가 연정합의문을 다시 작성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담고 싶은 내용이 있나. 2~4년 단위가 아닌 10~20년 계속 갈 수 있는 정책을 담았으면 좋겠다. 보육이나 교육, 특히 사회적 일자리 등 아주 근본적이면서도 단기적이지 않은 과제들이 담겼으면 좋겠다. 그래야 도의회가 바뀌어도, 누가 도지사가 돼도 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 그것이 연정이 가진 진정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대선잠룡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주장하고 있다. 중임제를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이 집중돼 있다. 제왕적 대통령이 아닌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편이 필요하다. 대통령 4년 중임제에 국회 의석수에 따라 장관직을 배분하는 ‘한국형 대통령제’ 모델이 필요하다.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은 대통령을 직접 뽑고 싶어 한다. 또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독선은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대통령 직선제를 유지하되 대통령의 권한을 나누는 정치 구조로 가야 한다. 어떠한 제도도 세상에서 ‘지고지순’한 것은 없다.당시 시대정신과 국민적 열망에 맞게 반영되어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 명령은 ‘힘을 합하라’이다. 양당제 그만하고 영·호남 기득권 깨라고 한 것이다. 이제는 개헌을 통해 정치 구조의 변화를 이루어야 할 때이다.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도 주장하고 있는데. 서울이라는 공간에 정치·경제가 하나로 얽히고설켜 있다. 전 국민의 60%가 수도권에 모여 사는 시대다. 수도권 과밀화로 전세값 폭등, 출퇴근 전쟁, 사교육비 문제, 미세먼지 등 환경 오염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 국민이 행복하지 않다.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자는 것은 단순히 건물을 옮기는 문제가 아니다. 권력을 분산하는 문제다. 권력을 분산해 인구를 분산시켜야 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기득권을 깨고 대한민국 공간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 핵심이 수도 이전이다. 청와대와 국회는 정치 기득권의 상징이다. 이러한 기득권이 이제는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권력이 모이는 곳에 사람도 몰린다. ‘공간의 구조 조정’ 통해 ‘권력의 구조 조정’도 이룰 수 있다. 정치와 경제 권력을 분리해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수도 이전을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이 안 하면 지난 총선의 결과가 다음 대선에서 똑같이 나타날 것이다. 기득권만을 지키는 정당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면 국민의 선택 받을 수 없다. -남 지사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리빌딩은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하나. 중요한 것은 국민의 ‘실제 삶’과 연계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가지고 개헌 논의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리빌딩’해야 하고 그 중 하나가 ‘수도 이전’이다.권력구조 개편만을 개헌론의 주제로 정하면 안 된다. 국민 삶과 관련 있는 미세먼지, 교통지옥, 사교육비 문제, 전세대란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개헌이 돼야 한다. 20대 국회가 출범했는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선거구제 개편이라고 생각한다.중대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통해 영호남으로 집중된 권력구조를 깨고 다양한 정당, 정치인이 국회에 들어와 협치해야 한다. 그리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통한 정당 후보 공천의 투명성도 높여야 한다. 지금은 정계특위를 구성해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해야 할 때다. 그러면 국민으로부터 박수받을 것이다. 그 이후에 개헌 논의도 가능하다. -민선 6기 남은 2년 동안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집값과 사교육비는 꼭 잡고 싶다고 했는데 복안이 있는가. 집값 잡을 방법이 있다. 앞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는 플랜을 내놓을 것이다. 집값의 문제가 되는 것은 수도권이다. 왜냐. 많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몰릴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 거냐. 그래서 집값 문제 외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청와대 이전을 주장하는 것이다.이렇게 실질적인 수도 이전이 돼서 국토균형발전을 하면 집값 등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바탕으로 따복하우스와 같은 세부적인 정책이 합쳐져야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사교육도 마찬가지다. 왜 사교육을 받을까. 사교육을 받아야 좋은 대학을 가고 그래야 좋은 직장을 갖고, 좋은 직장을 가져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굉장히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가져야 평생 잘산다고 아이들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그 길이 유일한 행복과 출세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다른 옵션을 만들어 놓으면 사교육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민선 6기 남은 기간 집값과 사교육비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차례로 공개해 도민들이 행복한 경기도를 실현하겠다. 최원재ㆍ이호준기자
내년부터 경기지역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야자)이 사실상 폐지된다. 이를 대체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이 도입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9일 도교육청 방촌홀에서 취임2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7년부터 경기도 모든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지난 수십 년간 입시위주와 성적위주, 성과위주의 경쟁적 교육이 ‘야자’라는 이름의 비인간적, 비교육적 제도를 만들었다”면서 “‘야자’라는 비교육적 틀에서 학생들을 해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야자’를 없애면서 근본적으로 고등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가져와야 하며 이는 비정상을 정상화 시키는 첫 걸음”이라며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야자를 없앨 것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야자’의 대체 프로그램으로 대학들과 연계해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와 관심분야를 스스로 찾고 자신의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도록 한 ‘예비대학 교육과정(가칭)’이 도입된다. 예비대학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진로탐구 및 인문학, 예술, 철학, IT 등 기초학문 등을 대학교(경기도 및 서울 외곽 소재)에 직접 찾아가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방과 후인 오후 7∼9시까지 진행, ‘야자’를 대체한다는 것이 이 교육감의 복안이다. 이 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예비대학 교육과정 외에도 야자를 대체할 수 있는 교육 패러다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교육부의 지원과 참여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학교의 교육과정 자율권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를 위해 고교에서는 자유수강제,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 주문형 강좌가 확대되고, 중학교의 경우 현재 1개 학기만 운영되고 있는 자유학기제를 2개 학기로 확대해 ‘자유학년제’를 실시키로 했다. 또 전국 시ㆍ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와 함께 주5일 수업체제에 맞도록 초ㆍ중ㆍ고교의 수업일수와 수업시수 감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이 교육감의 ‘야자’ 폐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원 업계와 교원단체 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국학원연합회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야간자율학습의 선택권을 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긴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측은 “지금도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야자’가 폐지되면 학원이나 독서실 비용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규태기자
“고양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생활비 걱정에 병원에 누워 치료를 받을 수는 없었어요” 지난해 한국에 들어온 몽골인 쎄렌도르 바트바야르씨(33)는 고국에 있는 가족에게 생활비를 보태기 위해 화성의 한 제조업 공장에 취직했다. 그는 몽골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온종일 일하는 것은 물론,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검소한 생활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그에게 예기치 못한 사고가 찾아왔다. 지난 19일 새벽 수원시 팔달구 한 노상에 있던 바트바야르씨는 길 건너편에서 택시비가 모자라 발만 동동 구르는 동료를 만나기 위해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 빠른 속도로 달리던 차량에 치인 그는 도로에 나뒹굴었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뒤 뇌진탕 진단과 함께 전치 3주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바트바야르씨는 치료를 받지 않고 병원에서 무단으로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교통사고를 낸 피의자로부터 치료비 등을 지원 받을 수 있었지만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그는 병원 밖을 나서고 말았다. 치료비 90만원과 늘어나는 병원비, 의료진들과 의사소통 문제 등이 그에게 큰 부담이었다. 가족에게 보낼 생활비 1만원도 소중한 그에게 치료비 90만원은 큰돈이었던 것. 결국 치료를 받지 않은 채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화성의 공장으로 다시 출근했다. 그러나 그는 심한 구토와 어지럼증, 온몸에 통증으로 인해 생활이 불가능했고, 결국 공장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인근 병원에 다시 입원했다. 이 과정에서 바트바야르씨는 몽골 수원교민회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 소식을 전해 들은 통역사와 수원서부경찰서 외사계 직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또 교통사고를 당한 뒤 받지 못한 치료비 등을 받았다. 이어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점을 고려해 치료기간 동안 몽골 수원교민회를 통해 통역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바트바야르씨는 “사고가 난 이후 몸이 너무 아픈데 말도 통하지 않고, 병원비 때문에 걱정이 많았었다”며 “직접 방문해서 보상절차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바트바야르씨처럼 교통사고를 당하고 나서 치료비가 부담스러워 입원을 포기하는 사례가 많고,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피해를 보는 외국인이 없게끔 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바트바야르씨는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이다. 정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