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확성기가 갖는 전술적 가치는 대단히 중요하다. 다른 국방 자산은 실전에 대비한 예비적 자산이다. 대북확성기는 이미 실전에 배치된 현재 가동 자산이다.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벌이는 심리전에 투입된 실전 자산이다. 북한의 대남확성기와 맞붙은 실전용 무기인 셈이다. 자연스레 남북의 확성기 성능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국방부가 이 전쟁에서 이기려고 국민의 혈세 183억원을 투입하는 확성기 교체 사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확성기 40대를 도입하는 사업이 긴급입찰로 진행했다. 제안서 마감기일이 열흘에 불과했다. 사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업체에는 대단히 벅찬 일정이다. 군은 ‘사업의 성격상 긴급 입찰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 행정에서의 긴급 입찰은 불가피하고 명확한 사유가 있는 경우로 제한된다. 연말에 설치가 예정된 확성기 설치 사업이다. 굳이 긴급입찰로 했어야 할 이유가 이상하다. 이번 사업 공고에 앞서 국군재정관리단은 “노후한 고정형 확성기를 고성능 확성기로 전력화한다”며 “1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이 명확히 들려야 하고 기상 여건에 제한받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까지 제시했다. 그런데 실제 입찰에서는 달랐다. ‘10㎞ 지점에서 받아쓰기가 가능한 정도’라던 기존의 기준보다도 모호해졌다. 성능을 높이려고 벌이는 사업의 핵심이어야 할 성능 평가 기준이 되레 후퇴했다는 느낌을 준다. 사전성능평가(BMT)를 거치지 않은 것은 더 이상하다. 군은 ‘사전성능평가를 위한 시제품 제작비를 군이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산 절감을 위해 생략했다는 얘긴데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설명이다. 성능을 높이려고 183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성능 평가 비용 몇 푼 아끼려고 성능 시험을 생략했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구나 업계에서는 ‘시제품 제작비를 군이 지불하지 않는다’는 증언까지 나오고 있다. 통상의 예, 상식이 하나도 맞지 않는다. 통상 입찰이 아닌 긴급 입찰을 택했고, 통상적으로 하는 성능 시험도 이례적으로 생략했다. 상황이 이러니 입찰 비리 의혹이 나오는 것이다. 국민이 비정상적인 입찰이라고 보는 것이 당연하다. 이 당연한 의혹을 명확히 해명할 책임은 군에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도 특혜가 아닌 실력이었음을 증명해 보여야 할 책임이 있다. ‘공식 대응에 나서겠다’는 으름장은 그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따복(따뜻하고 복된)’은 경기도의 정책 브랜드다. 따복마을, 따복하우스, 따복공동체, 따복기숙사, 따복경제타운 등 남경필 지사가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여러 사업에 ‘따복’을 붙였다. ‘따복’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추상적인 개념에 뭘 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따복공동체’는 남 지사의 핵심공약이지만 개념 정립도 안된 상태다. 따복공동체 실현을 위해 설립된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1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따복공동체가 무엇인지 정체성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남 지사 임기가 절반을 향해 가는데 언제 개념을 정립하고 사업을 펼칠 것인지 답답하다. 따복공동체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20일까지 경기연구원을 통해 1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도 따복공동체 기본계획 수립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용역은 따복공동체의 개념, 사회적 경제의 개념 및 구성요소, 따복공동체의 미션 및 비전ㆍ정책목표ㆍ추진전략 등 따복공동체 사업의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6일 최종 용역 보고회에서 발표된 내용을 보면, 따복공동체의 개념을 ‘지금까지 소외되어 온 다양한 주체가 참여해 ‘따뜻하고’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과 공적 가치를 창출하는 ‘복된’ 활동의 기반으로의 공동체를 의미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따복공동체의 핵심 가치는 ‘자발적 주민참여를 통한 공동체 활성화’라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 공동체 및 사회적 경제 조직의 확대, 2030년 따복공동체 활동을 위한 인프라 활성화, 2040년 공동체 기반의 호혜적 공동체 구축이라는 장기적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내용은 남 지사가 2014년 7월 민선 6기 경기지사로 취임하며 여러 차례 밝힌 내용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가 따복공동체가 무엇인지, 어떤 사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지 경기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은 따복공동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이 안됐다는 반증이다. 센터 설립 이전에 개념 정립과 비전, 사업 추진 방향 등을 마무리 했어야 했다. 개념 정립도 안된 상태에서 센터를 설립하고 1년여동안 무엇을 해왔을까 궁금하다. 주먹구구식 운영에 예산만 낭비한 건 아닌가 우려스럽다. 남 지사의 따복사업이 뭘 하자는 것인지 의문을 갖는 이들이 많다. 포장만 그럴듯하게 할 것이 아니라 도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조(正祖) 대왕은 1776부터 1800년까지 재위했던 조선의 제22대 왕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당시 조정은 각 붕당은 나라의 이익보다는 자당의 이익을 앞세우고, 임금까지 간택하려고 하는 등 큰 혼란을 겪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정조는 당파싸움에 밀린 할아버지 영조가 아버지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이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그는 재위하자 정세를 ‘나라가 큰 병을 앓는 사람처럼 원기가 다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개혁이 필요했고 그 수단이 바로 천도였다. 오랫동안 정권을 잡고 있던 노론의 저항에도 정조는 노론의 근거지인 한양(漢陽)을 벗어나 철저한 개혁, 새로운 개혁을 도모했고 실행에 나섰다. 정조는 천도지로 수원을 선택했고 이곳에 화성을 지었다. 화성이 개혁의 중심지가 된 것이다. 수원을 중심으로 한 화성, 오산은 그렇게 정조와 인연을 맺었고 현재도 그의 개혁정신을 기리며 면면히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13일 실시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4선에 성공, 당당히 중진 반열에 오른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오산)이 정조의 정신과 통치이념을 계승하는 ‘정조특별시’를 주창하고 나섰다. 본사를 방문한 짧은 시간에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듣지는 못했지만, 그의 구상은 대략 이렇다. 정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수원ㆍ화성ㆍ오산을 가상의 정조특별시로 묶어 각 지자체 간의 이해와 갈등 요소를 제거하면서 상생 협력을 모색하자는 것이다. 굳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제도적 틀을 앞세우기 전에 3개 시가 합쳐 정조특별시라 명명하고 문화, 체육, 교육 시설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들을 공유하는 작업부터 시작해 보자는 것이다. 현재 산수화(오산ㆍ수원ㆍ화성의 정치인, 종교인, 학자들의 모임)가 운영되고 있는 만큼 각 지자체가 약간의 재정적 지원만 하면 산수화를 중심으로 정조특별시 논의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안 의원의 생각이다. 5~6년 전 이미 수원ㆍ화성ㆍ오산은 통합론에 휩싸여 심한 갈등을 빚은 끝에 무산되는 경험을 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서서도 행정구역 개편 논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낳았지만, 결국 경기도 내에서는 단 한 곳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핵심은 각 지역의 정치권과 자치단체장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기주의와 감정의 골이었다. 안 의원의 정조특별시 제안 역시 초반부터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수원ㆍ오산은 일단 긍정적인 모양인듯하다. 결국, 정조특별시는 광역시 추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시민들에게 더욱 질 좋고 풍족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려 그동안 통합을 통한 광역시를 꿈꿔 왔던 만큼 첫 단추를 끼우는 모양새는 다르지만, 결과는 같을 수 있다는 기대를 표출하고 있다. 화성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직도 함백산메모리얼파크 조성, 행정구역 편입 등 현안을 둘러싼 수원시와의 갈등이 풀리지 않는 상태에서 정조특별시라는 가상의 행정체제로 상생이나 통합을 논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조심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3개 지자체가 모두 환영하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첫술에 배부를 수도 없다. 분명히, 정조특별시는 시간을 두고 심도있는 논의와 구체적인 추진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산수화 시민들의 바람이 어디에 있는지 좀 더 빨리 파악해 달라는 것이다. 지난 통합론이나 행정구역 개편과 같이 변죽만 울리다가 아무런 성과 없이 갈등의 요소만 또다시 남긴다면 자칫 정조문화권의 통합이나 상생은 두 번 다시 꿈꾸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제안자인 안민석 의원의 발 빠른 행보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 정일형지역사회부 부국장
인천 연수구 옥련동 옛 송도유원지가 있던 송도관광단지 4블록에 들어선 불법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지난해 연수구가 강제철거(행정대집행)를 하겠다고 하자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고, 인천시와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서 중재는 물론 대책을 내놓는 등 한참 시끄러웠다. 최근 4·13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이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두 후보가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도 냈고, 이 과정에서 서로 고소·고발하기도 했다. 지금도 이 불법 중고자동차 수출단지 주변 주민들은 “중고차를 실은 대형트럭이 송도유원지 로터리 등을 수시로 오가며 불법 주정차와 불법 유턴을 일삼고 있다”고 먼지와 소음 등의 피해를 하소연한다. 특히 최근 중국 관광객이 대거 찾은 ‘별에서 온 그대’ 등 한류 드라마로 유명해진 송도 석산이 인근에 있어, 자칫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2013년 연수구가 여기를 행정대집행하겠다고 하자 업체 등에 소송으로 맞섰고, 결국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 결과 연수구가 승소한 상태다. 당장 행정대집행을 해도 문제가 없지만, 권익위의 권고와 시의 대책마련 약속에 구는 일단 기다리고 있다. 앞서 시는 중고차 수출단지 이전 계획을 마련하기 위해 인천항만공사와 토지주 수출업체 등과 협의해 대체지 조성에 나서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인천신항 배후 부지나 아암 물류2단지 등 항만 배후 부지에 중고차 수출단지를 이전하려 해도 오는 2019년에나 가능하다. 이 지역에서 당선된 박찬대 당선인 또한 이번 선거과정에서 이 문제를 임기 내 해결하겠다고 했다. 단순히 대체지 이전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수출경쟁력 사업으로 육성해 해결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당선인이 ‘임기 내’라는 말보다, 더욱 발 빠르게 움직여서 이 문제를 서둘러 해결해줘야 한다. 주민들은 그 공약을 믿고 뽑아줬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민들은 큰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중고차 매매단지는 지금도 불법이 진행 중이다. 이민우 인천본사 차장
최근 수원의 한 식당주인 A씨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전화 내용은 ‘방금 전에 단체 식사를 마친 손님인데 나가는 길에 종업원들이 인사를 제대로 안 하더라. 기분 나쁘니 똑바로 교육하라’는 것. A씨는 일단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했으나 전화를 끊고 난 뒤 미묘한 감정을 느꼈다. A씨는 “말도 안 되는 것으로 꼬투리를 잡으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아무리 ‘손님이 왕’이라도 종업원을 노예 취급하며 복종을 강요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재벌 상속녀만 갑질을 하는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누구나 생각없이 행동하는 ‘생활 속 갑(甲)질’ 문제가 도를 넘고 있다. 입주민을 못 알아봤다고 70대 경비원을 폭행하거나, 주차자리를 제대로 안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차요원의 무릎을 꿇리는 VIP 고객 등 을(乙)의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행하는 폭행이나 폭언 등으로 경찰에 입건되는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다. 용인시 수지구에 사는 K씨(25ㆍ여)는 “식당에서 종업원에게 함부로 막대하는 손님을 보면 혀를 차며 욕했는데, 막상 음식을 제때 가져다 주지 않는 종업원에게 짜증내는 내 자신을 보면서 나도 다르지 않구나 하고 반성했다”고 말했다. 실제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지난 12일부터 ‘24시간 갑질 피해 신고 콜센터(☎ 02-2632-0412)’를 운영, 보름만에 100여건 이상의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이 중 대다수는 감정노동자들이 직장에서 고객들에게 받는 무리한 강요들이었다. 국내 감정노동자수는 560만∼740만명으로 총 근로자 10명 중 3∼4명으로 추산하고 있는 정부도 피해자들을 법으로 보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용노동부는 현재 ‘고객 응대 매뉴얼ㆍ예방교육ㆍ직무전환’ 등을 사업주가 종업원을 보호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 ‘고객이 왕’이라 강조하면서 종업원 보호에는 소홀했던 기업에 책임감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생활 속 갑질의 원인으로 잘못된 가정교육을 지적, 성숙한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가정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며 “누구나 ‘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남을 배려하는 태도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수원시를 첫 공식 방문했다. 앞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해 9월 프로축구 K리그 수원삼성-서울FC 경기에서 리퍼트 대사를 우연히 만나 초청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3시50분께 수원시청을 방문, 오후 5시까지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공직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강연(수원포럼) 및 질의응답을 받았다. 리퍼트 대사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등의 간단한 한국어 인사를 건넨 뒤 강연 및 질의응답은 동시통역기를 사용했다.약 15분간의 강연 내용은 국가안보 등 종합적인 내용으로 알려졌다. 이어 리퍼트 대사는 40~50분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뒤 정조대왕과 관련된 병풍 자개를 선물로 받았다. 이어 오후 5시40분께 수원 KT위즈파크 야구장을 방문해 먹을거리 체험을 한 리퍼트 대사는 시타를 하는 염태영 수원시장을 향해 멋진 시구를 선보였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29일 오전 수원 ‘화성행궁’→ 무예24기 관람→ ‘2016 수원음식문화축제’ 관람 등을 할 예정이다. 안영국기자
어린이날을 전후해 단기방학을 하는 학교가 많은데다 정부의 임시공휴일까지 겹치면서 경기지역 학교에서 실시되는 사계절방학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학습과 휴식의 균형을 통해 인성교육을 할 수 있다는 교육적 효과가 있다며 옹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를 돌보는 사람을 구하기 위한 고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28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2016학년도 경기도 내 초·중·고 2천328개교 가운데 2천311개교(99.3%)가 사계절방학을 시행한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1천233개교 중 1천229개교(99.7%), 중학교 623개교 중 622개교(99.8%), 고등학교 472개교 중 460개교(97.5%)가 해당한다.특히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봄 단기방학에 들어가는 학교만 243개교(초 153·중 61·고 29)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같은 사계절방학(단기방학)을 통해 학생들이 학습과 휴식, 지식 습득과 체험의 균형으로 학생들이 전인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얻는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단기방학 기간에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맞벌이 가정에서는 당장 자녀를 돌봐줄 곳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특히 다음달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도 상당수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 일자리는 쉬지 못하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단기방학 중에도 등교하는 학생을 위해 방과후 학교, 도서관 개방, 독서ㆍ운동ㆍ예술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교직원, 학부모 도우미, 자원봉사 등을 활용해 학생 보호대책을 마련하기로 주문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 관계자는 “부모의 노동여건과 연동되지 않으면 학생들이 방치될 염려가 있다”며 “방학중 등교 학생 안전망과 노동조건과 연동하는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2016년 상반기는 가히 ‘태양의 후예’ 신드롬이다. 여주인공 송혜교가 다시 한 번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녀가 제대로 이름을 알린 드라마는 ‘가을동화’다. 2000년 작품이니 16년 전이다. ‘가을동화’ 덕분에 널리 알려진 여행지가 경북 예천군의 회룡포다. ■ 푸른 봄빛이 번져 생기넘치는 ‘회룡포’회룡포는 알려진 대로 ‘육지의 섬’이라 불린다. 내성천이 마을을 빙 둘러 흐른다. 전국에 물돌이 마을이 많지만, 굽이도는 각은 단연 회룡포가 으뜸이다. 350°를 돌아 마을을 섬처럼 가둔다. 과거 예천 사람들은 그 물길을 세 번에 건넌다고 ‘시물건네(세 물 건너)’라 불렀다. 물길이 굽이쳐 돌아 나가는 형상은 예나 지금이나 유려하고 장대하다. 회룡포에 처음 방문하면 회룡대와 회룡포마을로 나눠 돌아본다. 회룡대는 비룡산 자락에 있는 전망대다. 장안사 주차장에서 약 400m 거리다. 비룡산은 나지막하지만 숲이 제법 울창하다. 장안사는 신라 시대 운명조사가 지은 천년 고찰로 1980년대에 다시 지었다. 북한 금강군 금강산, 기장군 불광산에 있는 장안사와 더불어 신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국 ‘3대 장안사’라 전한다. 장안사를 지나 용왕각에서 숨을 고르고 회룡대에 오른다. 길가에 있는 시 몇 수 읽다 보니 금세 회룡대다. 회룡포는 회룡대 아래 전망 데크에서 좀더 또렷이 보인다. 회룡(回龍)은 태백산맥 학가산의 청룡과 소백산맥 주흘산의 황룡이 내성천에서 굽이치며 승천하는 모습을 의미한다. 몇 해 동안 수량이 줄어 아쉽지만 그래도 ‘역시 회룡포’다. 푸른 봄빛이 번져 산과 물이 한층 생기롭다. ‘뿅뿅다리’가 먼발치 물길을 가로지르는 선처럼 보인다. 물길 너머 산세도 시원스럽다. 특히 하트산이 흥미롭다. 두 산이 겹치며 만든 골짜기가 하트 모양이다. 연인이나 예비부부는 영원한 사랑을 기원한다. 하트산 왼쪽의 삼각형 총각산이 먼저 보이면 아들을, 오른쪽의 말발굽 모양이 먼저 보이면 딸을 낳는다는 전설도 있다.회룡대에서는 봉수대나 원산성으로 이동하는 등산 코스가 있다. 산 너머 삼강주막까지 2~4시간 구간이다. 회룡대에서 용포마을과 제2 뿅뿅다리를 지나 회룡포마을로 가는 길은 15~20분 걸린다. 뿅뿅다리는 1997년에 구멍이 뚫린 철판을 놓아 만들었다.구멍으로 물이 퐁퐁 올라온다고 퐁퐁다리라 불렀으나, 한 언론 매체가 뿅뿅다리로 소개한 뒤 뿅뿅다리가 됐다. 물이 퐁퐁 올라올 만큼 넘치는 경우는 많지 않아 안전하다. 제1 뿅뿅다리 건너 마을 초입은 오토캠핑장이다.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나 편의 시설은 없다. 지난해에는 마을 가장자리 빈 논에 유채를 심었다. 4월 중순에 만개해 5월 초까지 꽃을 볼 수 있다. 회룡포마을은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르지 않다. 제1뿅뿅다리 건너 마을을 보고, 제2 뿅뿅다리 지나 용포마을까지 다녀온다. 마을의 제방 산책로를 걷거나 모래톱에 발을 디뎌도 좋다. ■ 옛 정취가 살아있는 ‘삼강주막’회룡포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삼강주막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삼강은 내성천과 금천, 낙동강 물줄기가 합쳐져 다대포까지 흘러간다. 나루터 못지않게 우리나라 마지막 주막인 삼강주막과 주모 유옥년 할머니가 유명했다. 할머니는 60년 넘게 주막을 지키다가 지난 2005년 세상을 떠났고, 예천 삼강주막은 그해 경북민속문화재 134호로 지정됐다. 삼강주막은 여느 초가와 달리 방이 2칸인데 문은 7개다. 특히 부엌에는 문이 4개다. 사방의 손님을 쉽게 응대하기 위해서다. 부엌 벽에 빗금 표시도 눈길을 끈다. 글을 모르는 주모의 외상 장부다. 짧고 긴 세로 빗금은 막걸리의 양이고, 가로로 그은 선은 외상을 갚았다는 뜻이다. 누가 외상을 그었는지는 주모만 알았다. 삼강주막 뒤에는 500년 회화나무가 우뚝하다. 북쪽으로 한 그루가 더 있는데, 나루터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입구 역할을 했다. 제방이 생기기 전에는 주막에서 삼강이 내려다보였다. 현재는 1934년 대홍수 때 사라진 보부상 숙소 등을 재현했다. 막걸리에 두부, 전 등을 곁들여 옛 정취를 누려보자. 홍완식기자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8일 가상화폐 사업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2천여명으로부터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A모바일 회장 K씨(56)를 구속했다.또 대표이사 K씨(52)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지난해 3월 A모바일을 설립한 뒤 자체 개발한 가상화폐 ‘CM페이’를 구입하면 투자금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판매 사업에 재투자, 14주에 17%의 수익금을 돌려주겠다며 2천587명으로부터 68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고객이 A모바일 홈페이지에서 CM페이 구좌(구좌당 121만원)를 개설하면, 매주 10만원씩 14주간 140만원을 돌려줘 17%의 수익을 주겠다고 속였다. 또 매주 10만원씩 지급되는 돈으로 인터넷상에서 T머니 충전은 물론,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과금 납부, 쇼핑몰 이용 등을 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사업 초기엔 신규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활용해 돌려막기 식으로 수익금을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을 추가로 모집했으나, 최근 들어 신규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자 A모바일은 고객들에게 지급할 돈 44억원을 주지 못하고 있다.이로 인해 주로 주부나 노인층인 피해자들은 1인당 적게는 121만원에서 많게는 2천여만원까지 투자했다가 피해를 봤다. 안영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