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신형엔진’ 모로즈 장착

프로배구 인천 대한항공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외국인 선수 산체스가 빠지면서 주춤했던 기세가 최근 상승세로 돌아섰다. 새 외국인 선수 파벨 모로즈가 팀에 합류하면서다. 러시아 리그 로코모티브에서 뛰던 모로즈는 지난 8일 대한항공에 합류했다. 올해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 대회에서 러시아 대표로 뛰었던 모로즈는 키 205cm, 몸무게 108kg의 오른쪽 공격수로 힘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은 모로코 영입 당시 “비디오에서 넘치는 에너지를 보고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영입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대한항공은 모로즈가 합류한 이후 치른 2경기에서 승점 6(2승)을 챙겼다. 모로즈는 2경기에서 평균 26.5점을 올리며 공격성공률 59.21%를 기록,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모로즈의 합류로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아졌다. 특히 리시브가 흔들려도 여유를 가지게 된 게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 서브 리시브가 안 되면 팀 전체가 흔들렸는데, 이제는 그럴 일이 없다”며 미소 지었다. 모로즈의 합류로 토종 공격수들도 날개를 달았다. 산체스 없이 홀로 공격을 책임졌던 레프트 김학민은 최근 2경기에서 평균 19.5득점에 공격성공률 54.23%를 기록했다. 정지석도 이 기간 평균 13.5득점을 기록하며 거들었다. 모로즈-김학민-정지석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운용되면서 세터 한선수도 기존보다 공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상대하는 수비 입장에선 그만큼 까다로워진 셈이다. 동료들과 호흡은 앞으로 맞춰나가야 할 과제다. 모로즈는 합류 후 2경기에서 실책 15개를 저질렀다. 특히 지난 17일 수원 한국전력과 홈 경기에선 양 팀 최다인 13개를 범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기복이 있는 선수”라며 “조금 더 손발을 맞춰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천자춘추] 고된 자녀양육이 행복한 부모 만든다

“아이가 없으면 훨씬 편할텐데, 왜 아이를 낳으려고 할까?” 미국기업연구소의 아서 브룩스 소장은 ‘국가총행복’(2008)이란 저서에서 웰빙의 핵심요소는 삶의 가치와 성취감, 관계에 있다면서 “역설적으로 고된 육아의 과정에 당신의 행복을 얼마나 기꺼이 희생했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긍정심리학의 창시자 마틴셀리그만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성취감을 느끼는 일에 몰두하면서 관계를 통해 다른 사람의 삶에 가치를 형성하는 일이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힘든 자녀양육과정에서 때때로 인생을 한탄하는 부모들을 본다. “내가 너를 왜 낳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너 때문에 못살겠다.” 더 심하게는 “너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안산다”며 푸념을 넘어 비난하게 되면, 아이에게 죄책감과 수치심이 심어지게 된다.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선택하고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자녀를 낳아 선한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변질되어 간다. 그렇다면 “부모는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자녀들이 어떻게 살기를 바라냐”고 물으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고 대답하면서 정작 자녀에게 가르치고 있는 것은 국영수가 아닌가? 행복이 무엇이고 행복의 조건은 무엇이며 행복은 어떻게 느낄 수 있는가를 가르쳐주는 부모는 얼마나 되며 부모자신이 행복한 사람은 얼마나 될까? 행복은 체험이다. 부모의 긍정성과 부모의 행복습관을 보고 배운다. 부모는 가족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일이 바빠서 자녀에게 관심 줄 시간이 없다면 자녀는 어떻게 느낄까? 현재 우리가 가르쳐야 할 것은 국영수가 아니라 어쩌면 행복의 습관만들기다. 긍정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가 제안하는 행복의 노하우가 있다. ‘천명의 SNS친구보다 절친 1명 만들기, 현재에 집중하여 몰입하고 즐기기, 포기하지 않고 맞서기’ 중 먼저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인가? 솔로이거나 자녀가 없으면 편할지 모르겠으나 정서적 허기는 다른 것들로 채우려 해도 만족되지 않는다. 잠시 핑크빛 희망이었던 결혼 생활과 기대에만 차 있던 자녀양육의 길이 자신을 속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험한 비탈길을 포기하지 않고 걷는다면 결코 삶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열매와 보람은 수고와 땀 없이는 거둘 수 없고 온전히 수고한 사람 것이다.부모는 행복해지기 위해서 희생함으로써 양육에 성취감을 느끼고, 자녀의 삶에 가치를 형성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시행착오도 잘 겪어왔고, 앞으로 더 잘해낼 행복한 부모가 될 것이다. 이기화 부모교육전문가코칭심리전문가

[기고] 단원고 학생들의 슬픈 응원가

지난달 12일은 대학수학능력 시험이 전국적으로 실시됐다. 교문입구에서는 후배들의 격려구호와 북과 꽹과리를 동원한 요란한 응원가가 여느 때처럼 난무하고 있었다. 12년간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야 할 그날, 유독 침묵의 눈빛으로 고3 선배들을 응원하는 후배들, 이들의 응원을 뒤로한 채 서둘러 등을 돌리며 교실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 “친구야, 미안하다” 라는 말을 연속으로 뇌까리면서… 그것은 이번 수학능력 시험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친구들이 하늘나라의 큰 별이 되어 응원해 주기 때문이었다. 아, 단원고등학교! 살아 있어도 살아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은 세월호 참사 당시 생존학생 75명, 시간의 흐름 속에 학생들은 어느새 고3이 되었고 사정이 있는 몇몇을 제외하고는 한 삶의 운명인양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치러야 했다.하늘나라로 간 친구들과 아직도 진도 앞바다에서 차가운 파도와 싸우며 엄마 아빠 품을 그리워하고 있을 250명의 친구들, 이들의 몫까지 시험을 잘 치르겠노라 마음속 깊이 약속하고 맹세 했지만 수험장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맥이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동안 생존 학생들은 사고 직후 1년 반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 가지 형태의 트라우마를 겪어 왔다. 구조당시 죽음과 맞서 싸우며 얻은 외형적 상처, 그리고 살아서 돌아 왔다는 죄책감과 마음의 상처로 인한 혼란감, 그 원인으로 일부 학생은 대인기피증 등의 증세를 호소하며 수업 받기를 어려워했다. 일부는 정신적 충격을 못 이겨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한다. 이 얼마나 참담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중앙정부는 이들 생존학생에 대한 고통을 외면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제도적 장치 안에서 어느 일정기간 물질적 보상만 해 주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면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에서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이 사고 이후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시험이라도 치러준 것에 대해 안타깝고 감사할 뿐이다. 세월호로 인해 피해 보상에 있어서도 정작 피해 당사자인 현재 3학년 학생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지원이 소홀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 1월 28일 제정한 ‘4ㆍ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과 같은 법 시행령을 통해 심리적 증상 및 정신질환 등의 검사·치료를 ‘피해자가 의료기관의 검사·치료를 받은 경우 그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2020년 3월 28일까지 발생한 비용으로 한정 지원할 수 있다’ 로 한정했다. 장기간 상처의 치료와 치유를 요하는 피해자들에게 향후 많은 경제적 부담을 안겼다.특히 피해자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에 있어서도 ‘피해자 범위를 4·16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에 승선한 사람 중 희생자 외의 사람으로서 그 직계비속·형제자매 또는 희생자의 직계비속·형제자매 중’으로 제한했다.사실상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에 대해서는 정부의 피해자 지원금을 받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심히 유감스런 정부의 책임회피성 제도며 피해자의 상처에 소금을 넣어 어린 학생들에 더 깊은 상처를 안겨 준 꼴이 됐다고 생각한다. 경기도는 현재 운용중인 ‘경기도 특별재난지역 학교 및 학생지원에 관한 조례’를 하루 빨리 개정해서라도 중앙정부가 외면한 단원고등학교 3학년 생존자들의 대학등록금 등 교육비 일부를 지원해 주어야 하겠다. 이들에 대한 아픔을 함께 한다는 진정성을 보여주어야 할 때인 것이다. 조광희 경기도의원(새정치민주연합안양5)

[이슈&경제] 대(對)한국 중국자본, M&A투자 급증 대응 서둘러야

3, 4년 전만 해도 중국의 우리나라 투자는 주로 부동산과 도소매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용과 생산에 영향을 주는 제조 및 서비스관련 기업투자가 빠르게 늘어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5년간(2011~2015년 9월) 중국자본의 우리나라 기업투자를 보면 상장, 비 상장사를 포함, 32개사에 총 2조 9천606억 원. 그중 80% 이상이 2013년 이후 채 3년 안 되는 기간에 이루어졌다. 이처럼 중국자본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이유는 뭔가. 첫째, 중국이 200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저우추취(走出去) 정책.’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둘째는 중국기업 자체의 해외진출니즈다. 현재 중국기업들의 화두는 누가 급성장하는 내수를 선점하느냐는 것. 자체 기술혁신도 좋지만, 해외 유수기업을 M&A해서 그 기술과 브랜드를 내수시장에 접목하면 더 빠르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한 중국자본의 성격을 정리해보자. 첫째, 중국본토자본이 65.1%로 홍콩자본(13.7%), 조세피난처 자본(21.2%)보다 훨씬 많았고, 전략적 투자자(93.2%)가 펀드투자(6.8%)보다 압도적이었다.특히 경영권과 최대주주에 관심이 많은 전략적 투자증가로 M&A형태의 투자가 급증했다. 2010년만 해도 지분투자비중이 79.3%, 최대주주투자는 16.4%였으나, 작년엔 M&A가 크게 늘어서 최대주주투자가 47.1%로 거의 절반이었다. 둘째, 상장사투자는 거래소가 3개, 코스닥 20개, 코넥스 2개사로 총 25개였고, 나머지 7개는 비 상장사였다. 그러나 비 상장사들도 대부분 거래소에 상장신고가 들어가 있거나 1~2년 내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 셋째, 규모별로는 코스닥이 많은 만큼, 대형기업보다 중소벤처기업이 주류였다. 중국의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만 대형일 뿐, 31개사 모두 중소형이었다. 시장의 관심이 많은 건 투자업종. 제조보다 서비스업이 대부분으로 금융 한 건(동양생명)을 제외하면 문화(인터넷게임, 엔터테인먼트), 소비재(의류ㆍ완구), IT부품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문화방면 M&A투자가 늘고 있는 이유로는 첫째, 중국정부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내수와 문화산업 육성을 강조하면서 중국기업들이 우리 영화와 게임, 드라마제작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 점 둘째, 우리나라 게임, 엔터테인먼트기업이 경쟁력은 있지만 내수시장이 작아 수익기반이 취약한 점을 꼽는다. 그럼 중국자본진출은 우리에게 어떤 효과를 갖고 있나. 가장 빠른 긍정적 효과는 역시 주가다. 중국자본이 투자한다고 하면 대부분 주가는 상승해서 예컨대 아가방은 작년 6월 중국기업 랑시의 투자로 3개월간 130%, 엔터테인먼트기업 초록뱀은 한 달 만에 140%, 기계업체인 디에스티로봇은 3개월간 250%나 급등한 바 있다.부정적 효과론 ‘기술흡수 후 방치’로 인한 산업공동화 가능성을 꼽는다. 사례로는 쌍용차와 하이디스가 대표적. 특히 중국 BOE에 매각된 하이디스는 기술유출로 국내경영진은 유죄를 받은 반면, 중국은 기술획득으로 현재 LCD부문 세계 2~3위가 됐단 점이다. 아무튼 한중 FTA를 앞두고 중국자본의 우리나라 기업투자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게 틀림없다. 따라서 중국자본을 활용해서 적극 중국에 진출하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중국자본의 M&A로 인한 국내 산업공동화를 막기 위해 한중 공동펀드를 결성한다든지 중국자본의 투자목적 명확화 및 모니터링으로 주가차익만 챙기고 빠져나가는 현상 등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정유신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