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소통 부족을 이유로 번번이 갈등을 빚어온 경기도 집행부와 경기도의회 간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특히 이 자리에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대한 긍정적 반응이 다시금 나오면서 불통을 이유로 한 갈등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진경 경기도의회 의장(더불어민주당·시흥3), 도의회 민주당 최종현 대표의원(수원7), 도의회 국민의힘 김정호 대표의원(광명1)은 수원 인계동의 한 치킨집에서 만나 한 차례 취소됐던 ‘치맥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는 크게 두 가지 사항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우선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에 민생에 대한 부분이 충분히 담기지 못했던 만큼 정부의 추경 편성 이후 추가 추경을 하기로 합의했다. 추가 추경은 새 정부의 방향에 따라 경기도 차원에서 민생에 대한 지원을 더욱 밀도있게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이 같은 과정은 모두 도 집행부와 도의회간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민생경제가 최악의 위기라고 불리는 만큼 이를 회복하기 위한 여야정 논의 체계 마련 역시 긍정적인 합의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다. 이는 지난해부터 줄곧 김 의장을 비롯, 경기도의회가 도에 제안했던 것으로 여야정협의체를 조속한 시일 내 구성하는 걸 골자로 한다. 김 의장은 “대선이 끝난 만큼 서로의 안부를 물으면서 또 우리가 협치를 통해 민생을 살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에 모두 동의를 했다”며 “정례적으로 이런 논의를 할 수 있는 여야정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도 김 지사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안양지역에서 가장 뜨거운 재개발·재건축단지는 관양동 수촌마을이다. 전면에는 학의천을 사이로 평촌신도시와 마주하고, 뒤로는 관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빼어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 건축경기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지만, 가능성이 높기에 수촌마을 곳곳은 개발 준비과정이 한창이다. 조두환 위원장(66·수촌 A블럭준비위원회)은 이곳에서 안양 최고의 명품단지 조성에 역량을 쏟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다. 그는 “비록 주거단지 개발이란 사업에 손을 대고 있지만, 항상 주위 분들과 어려움을 함께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을 하는 데 있어 그는 서로 간의 신뢰와 우정을 쌓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주위 아픔을 먼저 찾아 위로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결국 사업 성공 열쇠란 평범한 진리를 알고 있어서다. 녹록잖은 여건에도 지난 시간 동안 홀몸어르신과 기초수급자 등을 위해 겨울철 김장나눔행사를 이어오고 있는 이유다. 또 형편이 어려운 A블럭 주민 200~300명을 대상으로 쌀(10㎏ 들이)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쉽지 않은 선행도 펼쳐오고 있다. 수촌마을 A블럭과의 인연은 지난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다방면 사업 경험치 소유자다. 레저나 콘도미니엄, 건설업부터 의료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한 두 분야가 아니다. 때로는 성공, 반대로 실패의 쓴맛도 봤다. 그러던 중 노후도가 심한 수촌 주민들을 알게 되면서 어느 순간 명품단지로 개발해보겠다는 의지가 발동, 지난 2021년 3월 준비위원회 사무실 개소와 동시에 열정을 쏟고 있다. 처음에는 준비과정이 순항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일정한 궤도에 오르자 지난해 가을부터 사실과 다른 왜곡·음해성(자격 및 사생활) 후문이 나돌면서 그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금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의치 않고 있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 다른 단체가 출현하면서 ‘소유권이 없다, 가명을 사용한다, 사생활 문제가 있다, 업체와 유착하고 있다’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비방 및 음해성 주장에 대해선 법적 대응으로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수촌마을 A블럭은 1천여가구가 넘는 적지 않은 규모다. 준비위원회는 지난 2021년 3월부터 10여 차례 주민설명회와 소식지 발행 등을 통해 주민 총의를 모으면서 조합 설립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특히 그는 이 기간 동안 가능한 외부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사업을 일궈 내려 애쓰고 있다. 게다가 안양시와의 지속적 협의를 통해 당초 구역면적(1차 공람) 6만2천396제곱미터보다 6천683제곱미터 늘어난 6만9천79제곱미터(재공람)로 확장된 성과를 이끌어 냈다. 철저한 준비 만큼, 조만간 토지 등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안양시로부터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에 시행된 개정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도 유리한 국면이다. 절차 간소화 등으로 사업기간이 상당 기간 단축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사업이 청산 완료되기까지 최소 6년에서 8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위 출현 등 주민 대립시 적어도 10년을 뛰어넘으며 분담금 또한 껑충 오를 것이라는 게 조 위원장의 근심 어린 우려다. 조두환 위원장은 “주민(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최소화하면서 빠른 시간 내 목적하는 명품단지를 일궈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토지 등 소유자의 단합이 필요하다”면서 “수촌마을 A블럭 준비위원회는 지난 5년 동안 준비해 온 경험치와 내공을 토대로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 내려하는 만큼 믿고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사이비 보수정당”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홍 전 시장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의도 양당 체제의 한축인 사이비 보수정당은 이제 청산돼야 한다”며 “민주당 독선 정권에 맞서 국익을 우선하는 새로운 세력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사이비 보수정당’은 국민의힘을 지칭한 말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이어 “지금의 참칭보수 정당은 고쳐 쓸 수 없을 정도로 부패하고 사익(私益)만 추구하는 레밍 집단”이라며 국민의힘을 향해 마구 쏘아붙였다. 여기서 ‘레밍’은 ‘집단 자살 나그네쥐’로 불리는 설치류과 동물로, 우두머리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어 호수나 바다에 빠져 죽는 일이 잦다. 이전에도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을 ‘레밍 집단’이라 부르며 비난한 바 있다. 그는 “이재명 시대는 보복과 독선의 암울한 시대가 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국제적 고립과 국내적갈등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내 나라가 이렇게 잘못 돌아가고 있는데 지금 당장 내가 할 일이 없다는 게 통탄할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홍 전 시장은 또 “보수, 진보를 넘어 국익(國益)이 최우선 개념이 되어야 하고 나라의 미래인 청년이 우대 받는 나라가 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자신의 관점을 제시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대선 전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바 있다. 이후 그는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탈당하고 하와이에 체류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윤석열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날선 비판을 이어왔다. 홍 전 시장은 전날에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지도부가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강제로 단일화하려고 했던 것을 위법 행위로 판단하고 비판했다. 그는 “(대선)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강요죄로 반민주 행위이고, 정당 해산 사유도 될 수 있으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당시 ‘강제 단일화’에 동조한 인사들에겐 “모두 처벌받을 것이다”라며 “석고대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9월 초까지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비대위 체제가 아닌 선출된 당대표 체제로 치르는 것 자체가 보수 재건과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당면 목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이 현재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정권 재창출 실패 등으로 깊은 좌절과 내부 갈등에 빠진 상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해 탄핵 찬반 세력 간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이러한 계획이 성공적으로 달성될 경우 “3년간 공개적인 장에서 탄핵 찬성과 반대를 이유로 서로를 적대시, 원색적으로 비난하거나 터무니없이 왜곡해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를 해당 행위로 간주하겠다”고 단언했다. 또 그는 지난 대선때 당내에서 일어난 후보 교체 논란에 대해 진상규명하고 바로잡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당 지도부는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한 김문수 후보를 한덕수 무소속 예비 후보로 교체하려 했고 당원과 지지층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며 “당무 감사권을 발동해 후보를 부당하게 교체하고자 했던 과정의 진상을 규명하고 합당한 책임을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일 대통령실 정무수석으로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출신인 우상호 전 의원을 임명했다. 홍보소통수석으로는 이규연 전 JTBC 대표이사, 민정수석으로는 검찰 출신인 오광수 변호사를 각각 발탁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강 비서실장은 “우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원내대표를 역임한 4선 국회의원으로, 소통과 상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지닌 분”이라며 “오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국정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와 합리성, 나아가 뛰어난 정무 감각을 겸비한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를 초월한 소통은 물론, 국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끌 적임자”라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 수석은 객관적이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조망해 온 언론인 출신”이라며 “한국인 최초로 미국탐사보도협회 특별상을 수상한 바 있다”고 밝혔다. 강 비서실장은 “새 정부의 개혁 의지와 국민소통을 이끌 적임자이며 언제나 국민과의 소통을 최우선으로 두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오 수석은 검찰 출신으로 뛰어난 추진력과 인품을 두루 갖추어 검찰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며 “특히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다. 검찰개혁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4월30일 극장가를 찾은 영화 ‘썬더볼츠*’는 미국 인기 코믹스 기반 프랜차이즈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이하 MCU)’의 최신 작품이다. MCU의 출발을 알렸던 ‘아이언맨’이 2008년 관객에게 첫선을 보였던 걸 떠올려 보면 벌써 17년의 세월이 쌓였다. 자연스레 대중 역시 이들과 함께해 온 골수팬들부터 높아져 버린 진입장벽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는 부류들까지 다양하게 포진한 상태다. ■ 모일 필요 없는 루저들?…‘억지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 ‘썬더볼츠*’는 전형적인 영웅과는 거리가 한참 멀어도 먼 사고뭉치들을 조명한다. 전직 첩보요원, 살인청부업자, 암살자, 용병 등이 한데 얽힌다. 음지에서 궂은일을 처리해 왔던 이들이 자신의 고용주로부터 버림받게 되는 순간을 응시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썬더볼츠’는 어두운 과거와 내면의 상처를 안고 살아갈 동력과 명분을 잃어버린 채 표류하는 루저들이 모여 결성한 이들 팀의 활동명이다. ‘썬더볼츠’는 결성 목적, 이유, 명분이 온전치 않다. 팀을 꾸려도 그만, 꾸리지 않아도 그만일 뿐이다. ‘썬더볼츠’를 두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수어사이드 스쿼드’ 같은 안티 히어로 집단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테지만 이들의 행색을 보아 하니 특별한 목적과 동기도 없이 오합지졸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들을 영웅으로 생각해주는 이들이 있는가. 있을 수도 있지만 달갑지 않게 여기는 이들이 훨씬 많다. 이렇게 말해볼 수 있겠다. ‘썬더볼츠*’는 ‘억지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다. 극중 CIA 국장 발렌티나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자 썬더볼츠 구성원들과 강화인간 실험체 센트리를 묶어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어벤져스’라고 소개한다. 물론 그들의 의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들이 영웅 집단이 되고 싶어서 됐는가. 그렇지 않다. 이들은 서로 팀을 이루는 것 자체에 대한 필요성 내지는 유효성에 관해 의문을 표하고 있지 않나. 발렌티나는 그저 극중 자신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썬더볼츠를 이용했을 뿐이다. ■ MCU의 현주소를 인식…나를 돌아보는 영화 문제는 관객들의 현실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인데 그건 바로 MCU의 인기가 최절정에 달했던 ‘어벤져스: 엔드 게임’(2019년년) 개봉 즈음 이후 2020년대 들어서는 길을 잃고 표류하는 가운데 억지로 썬더볼츠를 ‘뉴 어벤져스’로 만들 수밖에 없는 모순적인 환경이라는 걸 스스로 시인하는 꼴이기 때문이다. 그를 자조하듯 엔딩 크레딧에는 썬더볼츠가 어째서 어벤져스를 대체할 수 있는지 의문을 표하는 언론, 커뮤니티 등 미디어 환경 속 대중의 반응들이 나열된다. 더 중요한 건 2차 쿠키 영상에서 나오듯 썬더볼츠 구성원 자신들도 어벤져스를 스스로 대체할 수 있을지 확신과 우려가 뒤섞인 애매모호한 마음 상태에 놓여 있다는 것. 한마디로 ‘썬더볼츠*’는 MCU의 현주소를 스스로 인식하고 풍자하는 데 집중하는 영화다. 그러니까 ‘썬더볼츠*’는 지금 MCU가 처한 모든 상황을 단 하나의 영화로 압축한 근사한 축소판인 셈이다. 결국 이 영화의 가치는 이처럼 스스로를 내려놓고 자신을 되돌아본다는 데에서부터 찾아낼 수 있다. 내가 어떤지를 돌아보고 내 주변이 어떤지를 돌아볼 때 변화는 시작되기 때문이다. ■ 멀티버스의 편의주의를 거스르는 진심 어린 선택들 그렇다면 ‘썬더볼츠*’에서 놓치지 말아야 하는 지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우리는 이 영화가 멀티버스(다중우주)와 평행세계 개념으로 뒤덮인 현 시점의 MCU에서 어떤 존재가 될 수 있는지 따져 봐야 한다. 영화가 아무리 진정성 있는 서사를 구축하더라도 이들 역시 일회용 도구처럼 소모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제 이 세계관에서 ‘진짜 유일한 나 자신’을 찾기는 어렵다. 여러 우주에 걸쳐 수많은 토니 스타크(아이언맨)가 존재하고 심지어 외계 종족이 변장한 존재가 내가 알던 사람이었을 수도 있어서다. 앞으로 나올 영화들 역시 마찬가지다. 제작진은 편의에 따라 이미 1번 토니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죽였고 2번 토니를 희대의 빌런 닥터 둠으로 매만져 ‘어벤져스: 둠스데이’(2026년)에 등장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존재의 도구화가 너무나 손쉬워진 지금 ‘썬더볼츠*’는 어떤 길을 제시했는가. 캐릭터의 조형과 빌드업에 있어 굉장히 귀찮고 힘든 경로를 스스로 택하지 않았나. 옐레나를 비롯한 썬더볼츠 구성원들은 각자의 과거를 마주하고 고립된 밥에게 손길을 내밀어 그가 수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 옐레나도 밥도 모두 언제 어디서든 공존하는 수많은 존재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러니 취향에 따라 입맛에 따라 영화 제작진의 편의에 따라 적당한 구실을 대면서 345번 지구의 옐레나, 142번 지구의 버키, 2944번 지구의 밥을 한데 모아 팀을 이루면 될 일이었다. 더욱이 최근 MCU의 영화 제작 기조로 보면 이런 루저들의 서사따윈 구축할 필요가 없지 않았나. 하지만 ‘썬더볼츠*’는 비록 이들이 고유한 존재가 아닐지라도, 어느 우주에서는 이들보다 더 나은 존재들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을지라도 지금 이 시점에 이곳에 모인 이들이 서로 부대끼고 뒹굴며 스스로를 마주하고 과거를 극복하는 과정을 굳이 담아 내려고 하는 셈이다. 멀티버스에선 언제나 캐릭터가 손쉽게 소비된다. ‘데드풀과 울버린’(2024년)에 등장했던 뱀파이어 헌터 ‘블레이드’ 역시 그 캐릭터를 오랫동안 연기했던 웨슬리 스나입스가 팬 서비스 차원에서 등장했을 뿐 캐릭터에서 대한 헌사나 존중을 보여준 건 아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2021년)에 등장했던 두 명의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앤드루 가필드) 역시 서사의 기능적인 전개를 위해 동원된 허수아비에 지나지 않았던 걸 떠올려 보자. 그런 점에서 멀티버스 사가의 여러 작품과 향후 나올 어벤져스 5·6편의 가교 역할을 수행하는 ‘썬더볼츠*’가 택한 노선은 멀티버스 사가에서 그간 느껴보지 못했던 감흥을 선사한다. 이들이 어벤져스든 아니든 그건 상관없다. 같이 육체를 맞대고 마음을 나누는 교감이 전해진다면 그걸로 됐다.
내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6차 공판이 열린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9일 오전 10시15분부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시작한다. 이날 재판에서도 이상현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1공수여단장(준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이 준장은 지난 공판에서 계엄 당시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대통령이 문을 부숴서라도 의원들을 끄집어내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이날 윤 전 대통령 공판 전후로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고, 출입 시에도 보안 검색을 면밀히 할 예정이다. 일반차량의 출입은 전면 금지된다. 지난번 공판과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은 법원 지상 출입구를 이용할 예정이며, 법원 포토라인을 통과하게 된다. 한편 같은 재판부는 오는 1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원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을 대상으로도 내란 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한다. 구삼회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 오영대 국방부 인사기획관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날 진행된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지난 3월 말부터 국가 안보 관련 이유로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다 지난달 말 구 준장의 증인신문부터 공개재판으로 전환한 바 있다.
지난해 베니스 비엔날레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는 이집트 출신 작가 와엘 샤키(b. 1971~)의 ‘드라마 1882’(2024)였다. 이집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라비 혁명’을 다룬 와엘 샤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8장의 오페라 형식을 빌어 이를 작품으로 재조명했다. 아크람 자타리(b. 1966~)는 레바논 출신의 뉴미디어 작가이자 중동을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이다.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형식의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2013)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레바논관 개인전을 통해 소개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김성희)이 국제적 명성의 뉴미디어 작가인 와엘 샤키와 아크람 자타리 2인의 대표작 2점을 소개하는 MMCA 소장품 ‘아더랜드 II: 와엘 샤키, 아크람 자타리’ 전시를 6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 2점은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이미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국내에서는 미공개된 작품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소개된다. 두 작가는 특정한 역사적 사건을 탐구하고 그것을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해왔다. 이번 전시에선 두 작가의 작품을 통해 역사적 주제를 다루는 현대 미술가들의 태도와 그것이 반영된 동시대 뉴미디어 미술의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명인 아더랜드는 ‘다른 공간’ 혹은 ‘다른 세계’를 뜻한다. 두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과거와 현재, 실제와 허구가 혼재되며 만들어진 다층적인 공간과 이야기 세계를 말한다. 와엘 샤키는 중동 지역의 역사와 신화를 동시대적 관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그가 감독이자 극본가, 작곡가,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드라마 1882’는 이집트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우라비 혁명’을 다룬다. ‘우라비 혁명’은 19세기 말 수에즈 운하 건설을 계기로 프랑스와 영국이 이집트에 대한 지배권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자 벌어진 이집트의 민족주의 저항운동이다. 작가는 그동안 서구 역사가들의 관점을 중심으로 기술되어 온 우라비 혁명사가 객관적인 것인지, 제국주의 시기의 역사를 재평가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와 같은 질문을 던진다. 회화, 조각, 설치미술로 보이는 작품 속 다채로운 배경과 서구 열강에 의해 꼭두각시 인형처럼 조종당했던 제국주의 시기 이집트인들을 연상시키는 슬로우 모션 연기가 눈여겨볼 만하다. 작품은 약 48분 길이로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매시 30분에 감상할 수 있다. 아크람 자타리의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는 1982년 레바논과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하며 작가의 고향인 레바논의 사이다 시에 이스라엘 조종사가 학교 폭격 명령을 거부했다는 소문이 확산된 데서 출발한다. ‘이스라엘 조종사는 왜 명령을 거부했을까?’라는 질문은 작가가 예술가로 성장하는 내내 주요한 화두였다. 2012년에는 이 소문의 내용이 포함된 책을 출간했는데, 이를 계기로 작가는 그 소문이 허구가 아닌 실제의 사건이었음을 알게 된다. 작가는 실존 인물인 조종사와 직접 만나고, 이를 바탕으로 작품 ‘거부하는 조종사에게 보내는 편지’를 제작했다. 제목은 프랑스의 소설가 알베르 카뮈가 제 2차 세계대전 중 가상의 독일인 친구에게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인 ‘독일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차용했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의 몰입감을 극도로 높이는 데 특별히 신경 썼다. 각각 오페라와 영화 형식의 작품인 만큼 작품의 몰입도를 위해 과천관 1원형 전시실에 특별한 공간을 조성했다. 오페라 극장에서 사용되는 커튼을 포함해 조명, 좌석 등이 배치돼 실제 오페라나 영화를 관람하는 것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다.
날씨가 화창해지면서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자전거 라이딩은 경치 좋은 코스를 따라 달리다 보면 운동과 동시에 힐링을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어 봄철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그러나 자전거 라이딩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관절에 부담이 적은 유산소 운동에 속하지만 장시간 타거나 잘못된 자세로 타면 무릎에 부담이 쌓여 질환 및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2019~2023년 스포츠안전재단의 부상부위별 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무릎이 2천160건으로 가장 많다. 실제로 어디에 부딪힌 적이 없고 특별히 다친 기억이 없는데 무릎이 아프다고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을 보면 대부분이 슬개대퇴증후군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슬개골은 무릎을 움직일 때 지렛대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무릎 안에 있는 슬개골과 뒤에 있는 대퇴골 사이가 자극되면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장시간 자전거 라이딩을 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타면 이 슬개골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슬개대퇴증후군에 노출될 위험성이 커진다. 슬개대퇴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증상으로는 ▲무릎 앞쪽 관절이 뻑뻑하고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 ▲무릎 관절을 굽혔다 펴는 동작에서 뼈가 부딪히는 느낌이 난다 ▲무릎 주변에 열감과 부기가 나타난다 ▲평지보다 계단을 내려갈 때 통증이 더 심하다 ▲장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 무릎이 아프다 등이다. 치료는 대부분 보존적인 요법으로 진행되며 약물 치료로 통증과 염증을 가라앉히고 물리치료를 병행한다. 물리치료는 통증 완화와 기능 향상을 목표로 하며 무릎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의 안정성을 높이며 혈액 순환을 개선한다. 간혹 보존적인 요법으로 해결되지 않거나 연골 부위의 손상이 있다면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으나 거의 드물다. 슬개대퇴증후군은 평소 생활습관이나 자전거 탈 때 자세만 신경 써줘도 증상 완화와 재발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자전거 안장은 페달이 가장 아래에 있을 때 무릎이 살짝 굽혀지는 정도로 높이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뒤꿈치를 들거나 까치발을 한 채 발가락으로 페달을 밟으면 중심이 흔들리고 무릎에 부담이 갈 수 있으므로 페달을 밟을 때는 발바닥 전체, 특히 발의 앞 부분이 페달 중심에 오도록 해야 한다. 또 페달을 굴릴 때 양쪽 무릎의 방향이 바깥쪽으로 벌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자신의 체력에 맞는 주행 거리와 라이딩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무릎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8일 일요일은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0도 이상 오르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소나기가 내리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저녁 사이 강원남부산지, 충청권내륙, 전북동부, 경북권, 경남북서내륙 등에 소나기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남부산지 5~20mm, 충북 5~30mm, 대전·세종·충남 내륙 5~20mm, 전북동부 5~30mm, 대구·경북 및 경남북서내륙 5~20mm 등이다.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16~20도, 낮 최고기온은 23~31도가 되겠다. 특히 습도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31도 이상으로 올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주요 지역의 최저~최고 기온은 ▲서울19∼30 ▲인천 18∼25 ▲수원 19∼28 ▲춘천 19∼29 ▲강릉 20∼26 ▲청주 20∼31 ▲대전 20∼29 ▲세종 19∼28 ▲전주 20∼30 ▲광주 20∼29 ▲대구 20∼30 ▲부산 19∼25 ▲울산 19∼28 ▲창원 19∼27 ▲제주 20∼24도 등으로 평년(최저 14~18도, 최고 22~28)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다. 이날 새벽부터 오전 사이 서해안을 중심으로 가시거리 200m 미만의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고 경기남부·인천·서울 지역에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특히 영종대교·인천대교·서해대교 등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내륙의 강,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서는 주변보다 안개가 더욱 짙게 끼는 곳이 있겠으니 차량 운행 시 감속 운행 등 교통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미세먼지 농도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단 서울·경기남부는 오전에 일시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