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창조경제혁신센터에 거는 기대·우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기관답게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곳에는 10여 개 창업한 기업들이 할당받은 각자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컴퓨터를 마주하고 사업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분들은 모두 공개모집에서 오디션을 통과해 창업지원을 받고 있다. 이 경기창조혁신센터는 창업 하거나 막 창업 한 기업을 사업기획에서 기술지원과 자금지원, 판로지원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다. 3D프린팅 작업실, 사물인터넷(IoT) 개발 작업실, 게임 소프트웨어 작업실까지 구비하고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바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기존 기업들만으로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힘들다. 기업이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지 않는다. 따라서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기업체수가 적은 편이다. 아직 기업이 투자하고 생산할 만한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첨단산업분야는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얼마든지 창업을 할 만한 분야다. 80% 이상이 고등교육을 받는 인재대국이 아닌가. 경기도는 반도체 관련한 첨단 전자산업, 의약품과 건강식품과 화장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산업, 각종 로봇을 만드는 정밀기계산업, 그리고 센서와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사물인터넷 같은 첨단 통신과 소프트웨어 산업이 두루 발달해 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전자통신산업을 테마로 하여 kt가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자산업에 국한해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첨단 전자산업과 사물인터넷 같은 첨단 통신산업이 융합하고, 로봇산업과 사물인터넷이 융합하고, 바이오와 센서가 융합하여 창조적 산업이 되기 때문이다. 유능한 인재와 좋은 기업이 전국에서 경기도 판교와 광교로 찾아들고 있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산업구조 혁신의 선두주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제2판교를 서두르고 그외 광명, 시흥, 포천, 남양주 등 여러 곳에 테크노밸리를 준비하는 경기도와 그 산하 시들의 노력은 고무적이다. 다만 유의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정부의 의지와 대기업의 투자에 창업지원사업을 의존하는 현재의 사업방식에 관한 것이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경기도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중소기업이 주도하는 업종별 협회들이 창업지원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적인 창업지원의 모델이 되길 소망한다. 임해규 경기연구원 원장

[기고] 진위천·평택호, 깨끗하게 보존해야

지난 여름, 강원도는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심각한 물부족 상황이 닥치자 속초시와 일부지역에서는 제한급수까지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는 시민,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농작물 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물의 소중함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시는 현재 다행스럽게도 진위천과 안성천에서 시민들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상수원 2개소를 확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하루 3만 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7만 5천명의 시민들에게 생활용수로 공급하고 있다. 이는 우리 시 전체 수도사용량의 약 18%를 차지하는 양이다. 경기도 최서남단에 위치한 우리 평택시는 상류 10개 도시에서 발생하는 오염원들이 99개 지천을 거쳐 진위천, 오산천, 황구지천, 안성천 등 4개 국가하천을 통해 평택호로 유입되어 서해로 나가고 있다. 그러나 상류지역의 오염원 증가로 우리 시 생명수인 평택호의 수질이 날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이를 바라보는 평택시민의 한숨과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평택시장인 나 역시 우리의 생명수인 평택호의 수질을 개선해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해결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용인시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인해 개발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급기야 지난 8월31일에는 용인시 시민, 정치인, 용인시장까지 평택시청 앞 광장으로 와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의 철폐를 주장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실 2004년부터 시작된 송탄상수원에 대한 갈등 해결을 위해 경기도의 주재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경기도평택시용인시가 공동으로 진위천 일대 친환경 상생발전 연구용역을 시행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그대로 존치한 상태에서 용인시 개발계획을 친환경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상생발전 방안이라는 결론을 냈다. 올해 4월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중재로 지역 간 갈등 해소를 위한 상생협력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도 지역 간 상생 협력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기도평택시안성시용인시가 진위천과 안성천 상류 수질개선 및 지역발전 협력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평택시는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일부 반대의견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시의회 등을 찾아가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9월 추경예산에 관련 용역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용인시의 자극적인 행동으로 어렵게 준비하고 있는 공동연구용역 추진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풍부하고 깨끗한 수자원을 보전하는 일은 현재뿐만이 아니라 먼 내일을 내다보는 미래지향적인 관점과 선택이 필요하다. 지구의 모든 환경자원은 후손들의 것을 우리가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생존과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요건인 환경자원들을 깨끗하게 보존해 돌려주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지자체를 책임지고 있는 시장인 나 역시 용인시의 불만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을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원칙을 지키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상수원 보호구역은 반드시 지켜야 하기 때문에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다. 용인시는 무조건적인 해제를 주장하지 말고 앞으로 시행할 경기도, 평택시, 안성시, 용인시와의 공동용역에서 수자원의 가치를 보존하면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보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공재광 평택시장

[기고] ‘고졸 취업’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43차례의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19번 종합우승을 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기능한국의 놀라운 업적 뒤에는 특성화고 출신 기능인들의 위대한 땀방울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산업화의 기적을 뒷받침한 특성화고의 직업교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변두리에 있어야 했다. 자녀가 취업에 뜻을 두고 특성화고로 진학하면 주변에 감추고 싶었다 고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는 부모님들도 많았으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과도한 교육인플레이로 이어져 취업을 목적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특성화고 학생들마저도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기에 이르렀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고졸 취업 후에 얼마든지 대학에 진학하여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평생교육시스템(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 )을 갖추었는데도 그러했다. 고졸취업으로 사회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무관심속의 틀 속에 갇혀 있던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필요성이 재평가 받은 것은 과중한 교육비 지출과 청년실업 그리고 노인빈곤이 사회 문제가 된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다행히도 30년간 봉직해온 공업계열 고등학교에 요즘 취업 훈풍이 불고 있다. 학생들 표정도 고졸 취업 성공의 기대감으로 무척이나 밝아졌다. 또래 친구들이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떠나는 여름방학에도 특성화고 학생들은 쉴 틈이 없다. 자진해서 학교에 나와 방학 내내 땀방울을 흘리며 기술연마를 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이렇게 학교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정도로 취업열기를 활성화 시킨 계기는 고교단계 직업교육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원해준 중앙부처 차원의 정책적 배려 덕분이다. 중소기업청 특성화 학교로 지정된 본교의 학생들은 3학년 1학기부터 유망 중견기업체와 협약을 맺고 방과 후 시간에 직무에 필요한 인성교육을 받으며 여름방학 내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교육을 집중이수 한 후 9월초부터 취업을 나가게 되는데 취업 1년 후에는 산업기능요원 자격을 얻어 병역혜택도 받을 수 있다. 우리학교는 1년에 150명 정도의 학생들이 중기청 맞춤형 취업으로 유망 중소기업에 병역특례까지 받으며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있다. 고졸 취업을 한다고 해서 학업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고려대를 포함한 전국유수의 대학들이 선취업 후진학이나 재직자 특별전형등 산업체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들 대학에서는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사이버 수업으로 진행하여 주2회 정도 출석 수업을 하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는 산ㆍ관ㆍ학 협의회를 통해 주기적 모임을 갖고 병역문제나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선취업 후진학으로 대학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는 각종지원 방안을 협의하며 진급 등 회사생활에서의 불이익이 없도록 협약업체와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협약 기업체도 기술인재에 대한 대우를 충분히 해주고 대학 진학 지원을 통해 우수한 인재로 키워나가는 노력을 보여줘야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된다는 점을 잘 알기에 취업생의 선취업 후진학을 적극 지원함은 물론 재학생들에게도 선배들의 성공적 취업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기업탐방을 후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교육정책은 지속성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정책적 지원의 지속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우리의 기특하고 자랑스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취업 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고졸자 특별전형도 좀 더 지속성을 갖고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격차를 줄임으로써 학력보다 기술이 우대받는 사회를 실현시킨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졸기술자가 충분히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을 때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지수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한대성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장

[경기일보-경기TV] 여주시 농민회,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대회

[경기일보-경기TV] 여주시 농민회,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대회 http://www.kyeonggi.com/ “정부는 밥쌀용 쌀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여주시농민회(회장·이국순)는 10일 여주시민회관 앞에서 지역 농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농민회측은 “지난해 쌀 관세화로 전면개방을 선언한 정부가 쌀 관세율 513%, 밥쌀 수입 금지 등을 선언해 놓고도 1년도 안돼 밥쌀 수입을 선언하는 등 농민을 기만하고 가슴에 피멍이 들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분별한 FTA, TPP 참여와 밥쌀용 쌀 수입에 앞장서고 이는 이동필 농림식품부 장관은 사퇴해야 하며, 제 발로 내려가지 않으면 전국의 농민들이 사퇴투쟁에 돌입할 것이다”고 밝혔다. 농민회는 이를 위해 오는 11월 ‘10만 농민대회·민중총궐기’를 예고했다. 또 농민들은 이날 ‘쌀 개방 반대’라고 적힌 상여를 메고, 시청과 경찰서 일대 1㎞가량을 행진하는 등 식량주권 실현을 다짐했다. 이국순 회장은 “쌀 재고에 따른 부담감이 높고 쌀값이 폭락한 상황에서 밥쌀 수입은 쌀값 폭락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특히 수입물량이 들어오는 시기가 벼 수확기와 겹쳐 쌀값 폭락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농민이 하나로 뭉쳐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쌀관세율 특별법’을 쟁취해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여주=류진동기자 영상=권오현기자

자연에 몸 맡기니… 근심 절로 사라지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소중한 사람과 슬로시티로 느려서 더 행복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사부작 사부작 걷다가 만나는 마을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정겹다. 이번주 수도권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남양주시 조안면을 찾아보자. ■ 슬로시티 조안 이해하기 조안면은 북한강과 남한강의 수려한 자연, 다산 정약용 생가와 박물관 등 전통 유산, 깨끗한 물과 토양이 어우러져 지속 가능한 생태 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안면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가장 큰 까닭은 서울과 가깝기 때문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이 마을은 식수원 보호 탓에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되지 못했다. 공장도 들어서지 못했고, 농약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규제가 자연과 문화를 보호하는 결과로 나타났고, 세월이 흘러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조안면은 지난 2010년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에서 열린 국제슬로시티연맹 이사회에서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 조안을 이해하기 위해 찾아야 할 곳이 있다. 먼저 물의 정원 건너편에 자리한 슬로시티문화관은 조안면을 소개하는 홍보관 역할을 한다. 슬로시티의 개념과 세계 슬로시티 인증 마을, 조안면의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니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남양주종합촬영소 가까이 자리한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는 국내 최초 유기농 테마파크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코코몽 캐릭터를 활용해 유기농 관련 각종 놀이 체험을 제공한다. 헛간 놀이터, 코코몽 기차, 유기농 텃밭, 트랙터 놀이터, 전통 농기구 체험장, 동물 농장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능내역도 느린 마을 조안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록색 기와지붕을 인 역사가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 있다. 능내역 앞 철도에는 잡풀이 무성하다. 기차가 다니지 않은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팔당역부터 용문역까지 복선 전철이 놓이면서 강변 철도와 능내역은 기억 속에 묻혔다. 먼지가 풀풀 쌓이며 자칫 사라질 뻔한 능내역이 다시 붐빈 것은 자전거도로가 생기면서다. 강을 따라가는 경치가 기막힌 곳으로 금세 소문이 났고, 주말이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헬밋을 쓴 라이더들이 몰려든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던 시절보다 더 활기가 넘친다. 역사도 새로 단장했다. 페인트칠을 다시 하고, 옛 능내역 대합실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역사 옆에는 수십 년간 중앙선 철도를 달리던 기차가 카페로 변신해 손님을 맞는다. ■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애를 엿보다 능내역에서 마현마을 다산유적지가 가깝다. 남한강 쪽으로 10분가량 자전거 페달을 밞으면 도착한다. 다산은 조선을 대표하는 실학자로,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유사화에 연루돼 전남 강진 다산초당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500여 권을 저술했다. 1762년 한강 두물머리가 훤히 바라보이는 마현마을에서 태어난 다산은 벼슬귀양살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월을 이곳에 머물렀다. 마현마을에는 다산유적지가 잘 정비됐다. 다산 생가 여유당(與猶堂)을 비롯해 다산의 묘와 다산문화관, 실학박물관 등이 있는데, 특히 실학박물관은 아이와 함께 들러볼 만하다. 조선 후기 실학의 탄생과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실학의 선구 역할을 한 여러 실학자의 유물과 자료가 잘 갖춰졌다.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회화와 애니메이션, 영상 등 아이들이 흥미롭게 살펴볼 다양한 자료가 흥미를 돋운다. 누르고 만지고 기웃대며 박물관 여기저기 돌아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각종 천문도와 천문 관측기구도 볼 만하다. 실학박물관 건너편에는 다산 생가 여유당이 있다. 여유당은 다산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살 때 지은 당호. 살얼음 건너듯이 조심하고 경계하며 살겠다는 뜻이 담겼다. 다산유적지에서 나와 북한강을 따라 운길산역 쪽으로 가면 물의 정원과 수종사를 돌아볼 수 있다. 운길산역 건너편 북한강 변 들머리에 자리한 물의 정원은 아름다운 습지 공원이다. 자전거도로와 강변 산책길, 물향기길, 물마음길, 물빛길 등 산책로와 전망 데크가 조성돼 있다. 자전거를 타기에 좋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물마음길과 강변 산책길은 전망대와 휴식 공간이 곳곳에 설치되어 북한강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조성필기자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우리동네 명소를 소개합니다] 양평 생선구이 전문점 ‘어라연’

남편은 요리를, 부인은 서각(書刻)과 문인화로 찾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이 있다. 용문산이 넓찍한 외창 가득 들어오는 이곳은 세련된 외관으로 처음 찾는 이들은 카페로 착각할 정도다. 횟집이나 생선구이 전문점은 바닷가나 강변처럼 물가의 경치좋은 백그라운드를 가져야한다는 편견을 보기좋게 깨트린 이곳은 양평군 용문산 뒷자락인 사나사 계곡의 외진길가에 호젓이 자리한 생선구이 전문점 어라연(사장 윤효익이옥화)이다. 윤 사장 부부는 20여 년 간 고향인 부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다가 3년 전 귀향을 생각하며 양평에 터를 잡았다. 옥천면 용천리 개울옆에 800㎡ 규모의 아담한 부지에 250㎡가량 2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가족과 함께 쌓았다. 가게 윗층에 거주하는 부부는 급히오는 손님도 늘 반가운 마음으로 맞는다. 어라연(물가의 정자)은 서각을 하는 부인 이옥화씨의 수정(水井)이라는 호에서 상호명을 따왔다. 강원도 영월 동강에 위치한 물가의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지명과도 닮은꼴인 이곳은 그래서 정(情)이 가득하고 편안한 쉼(休)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매일 손수 다듬어 내오는 생선구이는 정갈한 모양새와 먹음직스러운 구이법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옥돔고등어메로삼치구이와 대구탕 등 깔끔한 메뉴지만 생선 본래의 싱싱한 살결이 그대로 살아있어 단골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다. 탕과 튀김에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도 손수 그때그때 만들어 영양소를 살렸다. 전복죽과 같이 속을 달래는 음식도 좋다. 손님이 주문하면 즉시 오븐에서 생선을 구워내는 데 생선의 비린내가 없는 것도 매력적이다. 갓 구워낸 생선의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생선살의 식감이 싱싱함을 더해준다. 여기에 텃밭에서 직접 키운 쌈채소와 토마토 등이 생선과 함께 상에 올려 정성까지 가미했다. 음식 맛에 취했다면, 부인 이씨가 직접 만든 서각 작품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국전에서 입상한 작품들로 눈도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윤 사장 부부는 넉넉한 인심을 전하는 양평에서 살게 된 것은 축복으로 외진곳까지 찾아와준 손님들께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부부의 넉넉한 인심으로 빚은 맛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양평의 신선한 공기까지 들이마실 수 있는 어라연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양평=한일봉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