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졸 취업’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43차례의 국제 기능 올림픽에서 19번 종합우승을 한 유일한 나라 대한민국! 기능한국의 놀라운 업적 뒤에는 특성화고 출신 기능인들의 위대한 땀방울이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산업화의 기적을 뒷받침한 특성화고의 직업교육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변두리에 있어야 했다. 자녀가 취업에 뜻을 두고 특성화고로 진학하면 주변에 감추고 싶었다 고 솔직한 심정을 얘기하는 부모님들도 많았으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과도한 교육인플레이로 이어져 취업을 목적으로 구성된 교육과정을 이수한 특성화고 학생들마저도 80%이상이 대학에 진학하기에 이르렀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고졸 취업 후에 얼마든지 대학에 진학하여 학업을 지속할 수 있는 평생교육시스템( 선취업 후진학 시스템 )을 갖추었는데도 그러했다. 고졸취업으로 사회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무관심속의 틀 속에 갇혀 있던 고등학교 직업교육의 필요성이 재평가 받은 것은 과중한 교육비 지출과 청년실업 그리고 노인빈곤이 사회 문제가 된 최근 몇 년 사이의 일이다. 다행히도 30년간 봉직해온 공업계열 고등학교에 요즘 취업 훈풍이 불고 있다. 학생들 표정도 고졸 취업 성공의 기대감으로 무척이나 밝아졌다. 또래 친구들이 산으로 바다로 캠핑을 떠나는 여름방학에도 특성화고 학생들은 쉴 틈이 없다. 자진해서 학교에 나와 방학 내내 땀방울을 흘리며 기술연마를 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얼마나 대견한지 모른다. 이렇게 학교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꿀 정도로 취업열기를 활성화 시킨 계기는 고교단계 직업교육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원해준 중앙부처 차원의 정책적 배려 덕분이다. 중소기업청 특성화 학교로 지정된 본교의 학생들은 3학년 1학기부터 유망 중견기업체와 협약을 맺고 방과 후 시간에 직무에 필요한 인성교육을 받으며 여름방학 내내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교육을 집중이수 한 후 9월초부터 취업을 나가게 되는데 취업 1년 후에는 산업기능요원 자격을 얻어 병역혜택도 받을 수 있다. 우리학교는 1년에 150명 정도의 학생들이 중기청 맞춤형 취업으로 유망 중소기업에 병역특례까지 받으며 안정적으로 취업하고 있다. 고졸 취업을 한다고 해서 학업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다. 고려대를 포함한 전국유수의 대학들이 선취업 후진학이나 재직자 특별전형등 산업체특별전형을 실시하고 있는데 이들 대학에서는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을 사이버 수업으로 진행하여 주2회 정도 출석 수업을 하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학교에서는 산ㆍ관ㆍ학 협의회를 통해 주기적 모임을 갖고 병역문제나 현장에서의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선취업 후진학으로 대학교육과정을 마칠 수 있는 각종지원 방안을 협의하며 진급 등 회사생활에서의 불이익이 없도록 협약업체와 긴밀한 협의를 지속하고 있다. 협약 기업체도 기술인재에 대한 대우를 충분히 해주고 대학 진학 지원을 통해 우수한 인재로 키워나가는 노력을 보여줘야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지원하게 된다는 점을 잘 알기에 취업생의 선취업 후진학을 적극 지원함은 물론 재학생들에게도 선배들의 성공적 취업사례를 보여주기 위해 기업탐방을 후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교육정책은 지속성에 대한 믿음이 중요하다. 정책적 지원의 지속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우리의 기특하고 자랑스런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취업 동기를 지속적으로 부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의 고졸자 특별전형도 좀 더 지속성을 갖고 확대되었으면 좋겠다. 고졸자와 대졸자의 임금격차를 줄임으로써 학력보다 기술이 우대받는 사회를 실현시킨 선진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고졸기술자가 충분히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을 때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지수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한대성 수원공업고등학교 교장

[경기일보-경기TV] 여주시 농민회,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대회

[경기일보-경기TV] 여주시 농민회,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대회 http://www.kyeonggi.com/ “정부는 밥쌀용 쌀의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 여주시농민회(회장·이국순)는 10일 여주시민회관 앞에서 지역 농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대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농민회측은 “지난해 쌀 관세화로 전면개방을 선언한 정부가 쌀 관세율 513%, 밥쌀 수입 금지 등을 선언해 놓고도 1년도 안돼 밥쌀 수입을 선언하는 등 농민을 기만하고 가슴에 피멍이 들게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분별한 FTA, TPP 참여와 밥쌀용 쌀 수입에 앞장서고 이는 이동필 농림식품부 장관은 사퇴해야 하며, 제 발로 내려가지 않으면 전국의 농민들이 사퇴투쟁에 돌입할 것이다”고 밝혔다. 농민회는 이를 위해 오는 11월 ‘10만 농민대회·민중총궐기’를 예고했다. 또 농민들은 이날 ‘쌀 개방 반대’라고 적힌 상여를 메고, 시청과 경찰서 일대 1㎞가량을 행진하는 등 식량주권 실현을 다짐했다. 이국순 회장은 “쌀 재고에 따른 부담감이 높고 쌀값이 폭락한 상황에서 밥쌀 수입은 쌀값 폭락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며 “특히 수입물량이 들어오는 시기가 벼 수확기와 겹쳐 쌀값 폭락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같은 상황을 막기 위해 농민이 하나로 뭉쳐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쌀관세율 특별법’을 쟁취해 낼 것이다”고 강조했다. 여주=류진동기자 영상=권오현기자

자연에 몸 맡기니… 근심 절로 사라지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소중한 사람과 슬로시티로 느려서 더 행복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사부작 사부작 걷다가 만나는 마을 사람들과 나누는 이야기도 정겹다. 이번주 수도권에서 처음 슬로시티로 지정된 남양주시 조안면을 찾아보자. ■ 슬로시티 조안 이해하기 조안면은 북한강과 남한강의 수려한 자연, 다산 정약용 생가와 박물관 등 전통 유산, 깨끗한 물과 토양이 어우러져 지속 가능한 생태 도시의 전형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안면이 슬로시티로 지정된 가장 큰 까닭은 서울과 가깝기 때문이다. 한강변에 위치한 이 마을은 식수원 보호 탓에 각종 규제에 묶여 개발되지 못했다. 공장도 들어서지 못했고, 농약도 사용할 수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규제가 자연과 문화를 보호하는 결과로 나타났고, 세월이 흘러 그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조안면은 지난 2010년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퍼스에서 열린 국제슬로시티연맹 이사회에서 국제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다. 슬로시티 조안을 이해하기 위해 찾아야 할 곳이 있다. 먼저 물의 정원 건너편에 자리한 슬로시티문화관은 조안면을 소개하는 홍보관 역할을 한다. 슬로시티의 개념과 세계 슬로시티 인증 마을, 조안면의 특징 등을 살펴볼 수 있으니 꼭 한 번 들러볼 만하다. 남양주종합촬영소 가까이 자리한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는 국내 최초 유기농 테마파크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코코몽 캐릭터를 활용해 유기농 관련 각종 놀이 체험을 제공한다. 헛간 놀이터, 코코몽 기차, 유기농 텃밭, 트랙터 놀이터, 전통 농기구 체험장, 동물 농장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능내역도 느린 마을 조안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청록색 기와지붕을 인 역사가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 그대로 있다. 능내역 앞 철도에는 잡풀이 무성하다. 기차가 다니지 않은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팔당역부터 용문역까지 복선 전철이 놓이면서 강변 철도와 능내역은 기억 속에 묻혔다. 먼지가 풀풀 쌓이며 자칫 사라질 뻔한 능내역이 다시 붐빈 것은 자전거도로가 생기면서다. 강을 따라가는 경치가 기막힌 곳으로 금세 소문이 났고, 주말이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헬밋을 쓴 라이더들이 몰려든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던 시절보다 더 활기가 넘친다. 역사도 새로 단장했다. 페인트칠을 다시 하고, 옛 능내역 대합실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역사 옆에는 수십 년간 중앙선 철도를 달리던 기차가 카페로 변신해 손님을 맞는다. ■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애를 엿보다 능내역에서 마현마을 다산유적지가 가깝다. 남한강 쪽으로 10분가량 자전거 페달을 밞으면 도착한다. 다산은 조선을 대표하는 실학자로,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유사화에 연루돼 전남 강진 다산초당에서 유배 생활을 하며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500여 권을 저술했다. 1762년 한강 두물머리가 훤히 바라보이는 마현마을에서 태어난 다산은 벼슬귀양살이를 제외한 나머지 세월을 이곳에 머물렀다. 마현마을에는 다산유적지가 잘 정비됐다. 다산 생가 여유당(與猶堂)을 비롯해 다산의 묘와 다산문화관, 실학박물관 등이 있는데, 특히 실학박물관은 아이와 함께 들러볼 만하다. 조선 후기 실학의 탄생과 전개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실학의 선구 역할을 한 여러 실학자의 유물과 자료가 잘 갖춰졌다. 지루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회화와 애니메이션, 영상 등 아이들이 흥미롭게 살펴볼 다양한 자료가 흥미를 돋운다. 누르고 만지고 기웃대며 박물관 여기저기 돌아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각종 천문도와 천문 관측기구도 볼 만하다. 실학박물관 건너편에는 다산 생가 여유당이 있다. 여유당은 다산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에 살 때 지은 당호. 살얼음 건너듯이 조심하고 경계하며 살겠다는 뜻이 담겼다. 다산유적지에서 나와 북한강을 따라 운길산역 쪽으로 가면 물의 정원과 수종사를 돌아볼 수 있다. 운길산역 건너편 북한강 변 들머리에 자리한 물의 정원은 아름다운 습지 공원이다. 자전거도로와 강변 산책길, 물향기길, 물마음길, 물빛길 등 산책로와 전망 데크가 조성돼 있다. 자전거를 타기에 좋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물마음길과 강변 산책길은 전망대와 휴식 공간이 곳곳에 설치되어 북한강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조성필기자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우리동네 명소를 소개합니다] 양평 생선구이 전문점 ‘어라연’

남편은 요리를, 부인은 서각(書刻)과 문인화로 찾는 이의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곳이 있다. 용문산이 넓찍한 외창 가득 들어오는 이곳은 세련된 외관으로 처음 찾는 이들은 카페로 착각할 정도다. 횟집이나 생선구이 전문점은 바닷가나 강변처럼 물가의 경치좋은 백그라운드를 가져야한다는 편견을 보기좋게 깨트린 이곳은 양평군 용문산 뒷자락인 사나사 계곡의 외진길가에 호젓이 자리한 생선구이 전문점 어라연(사장 윤효익이옥화)이다. 윤 사장 부부는 20여 년 간 고향인 부천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다가 3년 전 귀향을 생각하며 양평에 터를 잡았다. 옥천면 용천리 개울옆에 800㎡ 규모의 아담한 부지에 250㎡가량 2층으로 지어진 건물은 가족과 함께 쌓았다. 가게 윗층에 거주하는 부부는 급히오는 손님도 늘 반가운 마음으로 맞는다. 어라연(물가의 정자)은 서각을 하는 부인 이옥화씨의 수정(水井)이라는 호에서 상호명을 따왔다. 강원도 영월 동강에 위치한 물가의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지명과도 닮은꼴인 이곳은 그래서 정(情)이 가득하고 편안한 쉼(休)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매일 손수 다듬어 내오는 생선구이는 정갈한 모양새와 먹음직스러운 구이법으로 입맛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옥돔고등어메로삼치구이와 대구탕 등 깔끔한 메뉴지만 생선 본래의 싱싱한 살결이 그대로 살아있어 단골손님들의 발길을 잡는다. 탕과 튀김에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들도 손수 그때그때 만들어 영양소를 살렸다. 전복죽과 같이 속을 달래는 음식도 좋다. 손님이 주문하면 즉시 오븐에서 생선을 구워내는 데 생선의 비린내가 없는 것도 매력적이다. 갓 구워낸 생선의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생선살의 식감이 싱싱함을 더해준다. 여기에 텃밭에서 직접 키운 쌈채소와 토마토 등이 생선과 함께 상에 올려 정성까지 가미했다. 음식 맛에 취했다면, 부인 이씨가 직접 만든 서각 작품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국전에서 입상한 작품들로 눈도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윤 사장 부부는 넉넉한 인심을 전하는 양평에서 살게 된 것은 축복으로 외진곳까지 찾아와준 손님들께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할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부부의 넉넉한 인심으로 빚은 맛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양평의 신선한 공기까지 들이마실 수 있는 어라연에서 가족 또는 연인과의 추억을 만들어보자. 양평=한일봉기자

[1일 현장체험] 방문간호사(Visiting Nurse)

지난해 2월, 서울 송파구에 살던 세 모녀가 큰딸의 만성 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다 죄송하다는 쪽지를 남긴 채 죽음을 선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으로 알려지며 세간에 충격을 안긴 이 사건은 우리사회 뿌리 깊이 만연한 복지사각지대 해소라는 중요한 과제를 남겼다. 사건 이후 여야는 재발 방지를 위한 각종 법안을 발의하고, 일선 지자체에서도 앞다퉈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1년6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발견되지 않은 이들이 너무도 많은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역 곳곳을 누비며 어려운 노인을 직접 발굴, 방문해 병간호는 물론, 식단관리, 말벗을 해주며 자식보다 더 자식같은 존재로서 희망을 잃은 노인들에게 한 줄기 빛이 돼 주는 방문간호사가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봉사를 잊고 산 기자가 봉사를 겸한 방문간호사로서의 직업체험을 해 보고자,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남양주시보건소로 발길을 옮겼다. ■ 걷고, 뛰고, 타고 바쁜 일과에 주의사항 숙지까지 진땀 오전 9시, 하루 동안 체험을 도와줄 권은미 선임 방문간호사와 보건소 사무실에서 시작된 첫 업무는 내소 대상자를 점검, 확인하는 일이었다. 하루 평균 7곳 이상을 방문해야 하는 간호사에게 수혜자들의 부재는 헛탕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65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 △건강관리 필요대상 △탈북자 및 다문화 가정 △지정대상자 등으로 우선순위를 정하고, 각 대상자의 특성을 파악한 뒤 밴드, 연고, 영양죽, 칫솔, 영양제 등 필요한 물품을 챙겨 바로 현장으로 출발했다. 읍면동 별로 1인당 2곳의 지역을 배당받은 간호사들은 대부분 자가용을 사용하지만, 차가 없는 직원들은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해 근무를 이어가기 때문에 걷고, 뛰고, 버스를 이용하며 바쁜 하루 일과가 계속된다. 이동 중에도 권 선임 간호사는 계속해서 당부를 잊지 않았다. 걱정하는 마음에서라도 먼저 가족 얘기를 꺼내는 등 무리한 대화는 절대 금물이었다. 수혜자 상당수가 사고로 자식을 잃었거나, 가족들에게 버림받은 상처 가득한 노인들이기 때문이다. 또 혈압ㆍ혈당 등 몸 상태 체크는 물론, 필요(요구)사항을 유심히 듣고, 식생활 건강을 위해 냉장고를 살피며 무엇을 먹는지, 무엇을 지급해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 상태도 꼼꼼히 살피고, 우울증 해소를 위한 바깥활동도 유도해야 한다는 말을 곁들였다. ■ 방문 간호사 언제오나 혈압혈당 체크위생관리까지 척척 재촉된 발걸음 끝에 금곡동의 한 허름한 노부부의 집에 도착했다. 수혜자들에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방문간호사들을 애타게 기다린다는 것이다. 김 간호사와 실제 신임 간호사로 소개된 기자를 보며 노부부도 아들, 딸처럼 기쁘게 맞이했다. 김윤희 간호사가 당부한 대로 가장 먼저 혈압ㆍ혈당을 체크하고, 집안 위생 등을 살핀 기자는 노부부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서로 의지한 채 살아가는 이 노부부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로 월 25만 원을 지급받고 있지만, 30만 원짜리 월세에 살며 하루하루가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대장암에 당 수치가 500을 웃돌면서 병원 입원이 시급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기자는 시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설명하며, 병원을 연계해 무료로 진료를 받는 방법을 설명했다. 4남매를 두고 있지만 이들에겐 십 수년째 찾아오지도 않는 다 소용없는 존재였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속 아쉬운 첫 방문을 마치고 또 다른 집으로 이동했다. 더 있고 싶어도 기다리는 수혜자를 위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 초보 간호사 등장에 경계심 마음 연 노인 효도하라 당부 이어 방문한 인근의 한 독거노인 집. 5평 남짓한 공간에 캐캐한 냄새 조차 느끼지 못하며 혼자 살고 있는 이 노인은 평소 사람구경도 잘하지 못해 방문간호사가 유일한 희망이다. 새로운 간호사인 기자를 보며 경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노인은 이내 반말을 섞어가며 친딸처럼 살갑게 대하는 김 간호사의 능숙한 언변(?)에 긴장을 놓고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갔다. 이 노인 역시 하는 말은 자식 다 소용없다라는 것이었다. 씻는 것도 자원봉사자가 제공하는 이동목욕 차량에 의지해야 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이 노인 역시 수십 년간 자녀 뒷바라지를 하며 대학도 보내고 남부럽지 않게 키웠지만, 몸이 불편하고, 더이상 돈이 없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림받은 사연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야기에 동조하며 앞서 했던 건강 및 위생상태를 점검한 기자는 어머니께 잘하라는 노인의 진심어린 당부에 가족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으며 또 다른 집으로 향했다. ■ 근무활동 일지 작성 DB구축 비로소 업무 종료 한 가구를 더 방문하고 오후에 보건소로 복귀한 기자는 권 선임 간호사와 이날 하루 동안 대화 내용, 건강 및 심리 상태 등 근무활동일지를 작성해 DB를 구축하고, 소모품 대장에 이날 지급된 물품을 기재하는 일이 진행했다. 또 발굴한 독거노인, 추가된 질병 등 특이사항을 내부 커뮤니티를 통해 권역별 희망케어센터와 공유함으로써 병원을 연계해주거나 도움을 주는 일로 이날 일정이 마감됐다. ■ 열악한 근무환경 보람 하나로 견디는 방문간호사들 실질적인 방문으로 그 누구보다 복지사각지대 이웃의 어려운 사정을 꿰뚫으며 지역보건의료의 꽃이라 불리는 방문간호사는 사실 기간제 단기 비정규직이라는 족쇄에 묶여 약 갖다 주는 배달꾼으로 가장 천대받는 직업이기도 하다. 수십년간 병원에 근무하며 수간호사까지 했던 한 방문간호사는 적은 임금과 비정규직이라는 틀 속에서도 이 직업을 놓지 않고 있다. 바로 보람 때문이란다. 상처 가득한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같은 익숙함과 편안함이다. 7명의 인원이 수천 명을 상대하면서 간호사와 노인들의 만남은 2~3개월에 단 한 번에 그치게 되고, 계약 종료로 전담 간호사마저 바뀌게 되면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 수혜자들이 더욱 힘들고 위험해 질 수밖에 없다. 인근의 서울시는 최근 단계적으로 방문간호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며,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다. 정책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남양주=하지은기자 사진=오승현기자 찾아家는 건강-생활 돌봄 서비스란? 남양주시, 만성질환 노약자 선별 맞춤형 통합보건복지서비스 제공 남양주시는 찾아家는 건강-생활 돌봄 서비스 일환으로 방문간호사를 도입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는 기존 관리대상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노약자 중에 만성질환 관리와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노인을 선별, 가구 방문을 통해 맞춤형 통합보건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남양주시에 따르면 지역 내 전체 인구 63만6천256명 가운데 복지대상자는 9만384명(14.2%)이고, 65세 이상 노인 인구 6만7천875명(10.7%) 중 독거노인 수는 1만3천699명에 달한다. 지난 해 동안 보건소와 각 권역별 4곳의 희망케어센터에 배치된 총 7명의 방문간호사가 관리한 인원은 총 2천56세대, 2천352명이다. 1인 당 200~400여 명의 노인을 케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정단상] 경기북부 경찰청 독립시켜 치안서비스 질 높여야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을 위한 법적 근거인 경찰법이 시행(2012년 2월 22일) 된지도 만 3년이 지났다. 다행히 최근 경기북부청 독립을 위한 불씨가 다시 짚여지고 있다. 지난 6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경찰청장이 경기북부청 독립을 언급한 바 있다. 그 이후 8월 11일 경기북부 시군 의장협의회에서 경기북부청 신설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경기북부지역 주민들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 지역의 인구는 320만명에 이른다. 전국의 광역자치단체 중 다섯 번째로 큰 규모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신도시 아파트 입주가 완료되면 전국 3위로 껑충 뛸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만 경기북부지역의 치안서비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경기북부지역 경찰의 1인당 담당 인구는 640여명이나 되고 있다. 경기북부경찰청과 인천경찰청을 비교하면 경기북부경찰이 담당해야 하는 인구가 한 사람 당 100여명이 더 많은 셈이다. 경기북부의 범죄건수도 1만여건이나 더 많다고 한다. 더구나 경기북부는 접경지역이다. 당연히 지역적으로 특화된 보안과 안전정책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경기북부 주민들은 행정처분 법규상 북부권에서 행정처분 소송이 제기되어도 수원지법을 행정법원으로 해야 하므로 시간적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된다. 경기북부지역에 산다는 것만으로 치안서비스의 불편함 뿐만 아니라 교통불편까지 감수해야 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의 제2청으로도 충분하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 그렇지만 현재의 제2청이란 지위로서는 북부지역의 특수성에 맞게 경찰조직과 예산을 운용할 수가 없다. 그밖에 법적으로 경찰의 주 업무인 생활안전, 수사, 교통지도, 경비, 정보관리와 보안업무 등에 관해 본청을 보조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경찰청장이 아무리 독립된 단위로 타 지방청과 차이가 없도록 하겠다고 해도 경찰청과 그 소속기관 직제령을 개정하지 않고는 하부조직 벗어날 수 없으며 명실상부한 독립청의 위상을 지닐 수가 없는 것이다. 경찰법 제2조2항은 인구, 행정구역, 면적, 지리적 특성, 교통 및 그 밖의 조건을 고려하여 시도지사 소속으로 2개의 지방경찰청을 둘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경기북부지역은 이 조건을 다 채우고도 남는다. 행자부의 반대 이유는 소방이나 교육 등과의 형평성과 조직운영상 어려움 때문이라고 한다. 행자부가 타 부처와의 형평성만이 중요하고 경기북부지역의 치안서비스가 더욱 악화돼도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것 아닌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소방이나 교육도 열악하다면 마땅히 개선하면 되는 것이다. 소방이나 교육 타 부처의 형평성 때문에 경기북부청 독립도 할 수 없다고 한다면 경기북부 주민들은 더욱 화나게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행정자치부가 직제령 개정안을 수용하기 바란다. 이제 경기북부경찰청 독립을 더 이상 미룰 명분은 없다. 경기북부 경찰청 독립을 서둘러 경기북부 주민이 행복하고 안전한 치안 서비스 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민철 새정치민주연합 의정부을 지역위원장

[경기만평] 대표직 재신임 승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