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좋은 장애인 주차구역 관리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관리감독 강화에도 불구, 경기도내 아파트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의 상당수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불편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6일 오전 11시30분께 수원 장안구의 D아파트, 주차장 한편에 노란색 장애인 마크가 그려진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은 말뿐인 장애인 전용이었다. 장애인ㆍ노인ㆍ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관한 법에 따르면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은 폭 3.3m 이상, 길이 5m 이상이어야 한다. 하지만 이곳은 일반 주차구역에 장애인 마크만을 표시, 장애인들이 승하차시 좁은 공간때문에 휠체어를 내려놓을 수 없었다. 또 일부는 바닥에 그려진 장애인전용 마크도 대부분 지워진 상태였다. 이날 오후 1시께 찾은 안양 만안구 J아파트의 장애인전용 주차구역도 마찬가지. 폭이 좁아 겨우 휠체어를 내려놓을 수 있었고, 장애인전용을 쉽게 알아보도록 설치해야 하는 파란색 안내표지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불법주차할 경우 과태료 50만원이 부과되는 등 처벌만 강화됐을 뿐 규격 미달, 안내판 미설치 등 장애인 이용 편의 개선을 위한 제도적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경기도장애인편의시설설치 도민촉진단이 지난 4월부터 지난달까지 장애인편의시설을 실태 조사한 결과 도내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중 크기가 작거나 마크가 지워지는 등 부적합 사례는 408건에 달하고 있다. 도민촉진단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장애인 주차구역 관리 강화를 위해 경기도 장애인전용 주차구역 관리에 관한 조례가 제정됐지만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불법주차 외에도 아직 미해결된 문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 1997년 편의증진법이 제정되면서 장애인 주차구역 규제가 시작돼 그 이전에 지어진 건물 대부분은 법에 맞지 않는다며 강제할 수는 없지만 대신 권고조치를 내려 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경기자

무너지는 소녀를 구하라 일거수일투족 관찰 미션

더구나 지금 내 낡은 컴퓨터와 감색 옷장 위에는 오래된 먼지가 뿌옇게 얹혔습니다. 나는 그 먼지들을 일부러 닦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 속에서 지내야 하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시간은 작년 크리스마스이브에서 멈춰져 있습니다. 다들 제 생일을 맞은 듯 온 도시가 떠들썩했습니다. 그때 우리 모두는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단, 몇 사람만 빼고 말입니다. 나는 나를 그 시간에 가두었습니다. 청소년소설 <옆집 아이 보고서>(한우리 문학 刊) 속 순희의 진술서 한 구절이다. 그냥 일반적인 진술서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관념적이다. 염세적이기도 하다. 유서처럼 써내려간 이 진술서를 시작으로 순희는 학교를 떠나 스스로를 집에 가둔다. 후회와 자책으로 얼룩진 자신의 과거와 함께. <옆집 아이 보고서>는 독특한 전개의 청소년 문학이다. 소설의 기본 뼈대를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나타내는 방식은 진술서와 반성문, 관찰일지의 양식을 따른다. 학교에서 문제아로 낙인찍힌 채 퇴학당할 위기에 놓인 두 명의 고등학생 지순희와 박무민이 주인공이다. 순희는 위태로운 소녀다. 내면도 주변도 모두 위태롭다. 은둔형 외톨이. 사회가 순희에게 사회적으로 부여한 병명이다. 순희는 알 수 없는 사유로 학교를 나왔고, 이유도 모른 채 스스로를 방에 가뒀다. 삶과 일상, 미래 모두 순희에게 허무하고 무의미하다. 반면, 무민은 명확하다. 특별한 미래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 어떠한 삶의 구체성은 있다. 학교 소각장에서 담배 피다 걸린 것이 화근이 돼 퇴학 위기에 몰렸다. 꼭 담배가 아니라고 해도 여러 말썽을 많이 피웠다. 학교가 필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퇴학은 찜찜하다. 담임은 그런 무민에게 다소 엉뚱한 제안을 한다. 또 다른 제자 순희가 다시 학교에 나올 수 있게 한다면 퇴학은 없던 일도 해주겠다는 것. 무민의 집이 순희의 집 바로 옆이라는 사실이 담임에게 단서를 줬다. 담임은 순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하루 두 차례 관찰보고서를 올리는 조건을 달았다. 반복된 자살시도로 자신의 삶을 끝내려는 순희에 대한 감시망이기도 했다. 그렇게 지순희 구하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옆집 아이 보고서>은 무겁다. 특별한 작전(?)을 전개하는 부분은 필연적으로 유쾌함을 유발하지만 소설 속에 내재한 시대의 초상은 우울하고 힘겹다. 특히, 순희의 은유는 그 시기, 비슷한 고민과 아픔을 고민하는 또래의 슬픔을 현실감 있게 표현했다. 시간의 순서에 따라 반성문과 진술서, 관찰일기가 반복되는 구조지만 지루함은 덜하다. 추리 요소가 가미된 탓이다. 심리부검처럼 진술과 관찰을 통해 순희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추적해 나간다. 자살한 동생의 동기를 추적하며, 우리 사회 경쟁과 소외를 고발했던 김려령 작가의 <우아한 거짓말>과 비슷한 분위기다. 다만, 극단적이지 않아 조금은 더 부드럽게 읽힌다. <제4회 한우리 청소년 문학> 수상작으로 최고나 작가가 썼다. 값 1만원. 박광수기자

돈놓고 돈먹는 富의 민낯을 파헤치다

만화의 주인공 히카리가 모임에서 만나는 사람은 모두 가진 자다. 재벌 2세, 주식 부자, 인세로 먹고 사는 예술가, 임대 사업자 등 별다른 노동 없이도 떵떵거리며 산다. 자본을 토대로 부를 축적하고 격차를 벌리는 우리사회 특권층이다. 세습자본주의와 빈부격차 문제는 역사적 화두였다. 이를 토대로 수많은 혁명가가 탄생했고, 또 사회변혁을 이루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오히려 진화된 형태의 신자유주의 시대에 살고 있기도 하다. <만화로 읽는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스타북스 刊)은 우리가 신앙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민낯을 드러낸 만화다. 지난해 미국와 유럽은 물론 아시아에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을 토대로 읽기 쉽게 만화로 풀어냈다. 피케티의 이론은 r > g로 요약된다. 수백년 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룬 국가들의 방대한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장률(g)보다 자본수익율(r)이 높았다. 즉, 노동을 통한 부의 축적보다, 부를 통한 부의 축적, 이른 바, 세습자본주의가 국가와 시장을 점령했다는 것이다. 명확한 결론이지만, 여기까지 도달하는 경로는 쉽지 않다. 800페이지가 넘는 <21세기 자본론>의 분량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어려운 경제학 용어로 점철돼 있어 독해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때문에 지난해 구입하고 읽지 않은 책 1위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이 만화는 개인이 어떻게 이 문제에 맞서야하는지, <21세기 자본>이 이야기하는 바가 무엇인지 친숙한 그림체와 치밀한 고증으로 어린이부터 성인 독자까지 쉽게 읽힌다. 값 1만4천원. 박광수기자

내달 4일부터 사흘간 ‘뮤직런 평택’ 음악축제

경기도는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평택시 전역에서 대규모 음악축제인 뮤직런 평택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축제는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평택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주민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기획됐다. 축제는 주민과 함께 즐기는 음악축제라는 취지에 맞게 버스킹(busking, 거리공연)의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 장소 역시 평택시의 특색을 살려 주요생활 거점인 평택역 앞 시가지 일원, 송탄출장소 앞, 신장쇼핑몰 거리 그리고 5일장이 서는 안중전통시장과 현화근린공원 등으로 선정, 총 15곳의 거리무대에서 100회의 공연이 펼쳐진다. 재즈에서 포크, 발라드, 퍼레이드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질 이번 축제에는 버스킹의 성지라 불리는 홍대, 이태원 등지에서 이미 이름이 알려진 모노반, 노르웨이숲 등 인디 밴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평택역에서 평택경찰서로 이어지는 중앙 거리와 안중 현화근린공원의 특설 무대에는 데이브레이크, 술탄오브더디스코, 킹스턴루디스카 등 음악 페스티벌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인기 밴드들의 공연이 준비돼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음악 축제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평택시 곳곳에 공연을 보러 모이게 함으로써 메르스로 인해 침체됐던 평택시의 경기 활성화와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與 오산 당협위원장 사퇴… 도내 조직정비 첩첩산중

새누리당이 이천과 광명을 조직위원장(당협위원장)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오산도 당협위원장이 사퇴해 경기도내 사고 당협이 5개 지역으로 늘어나는 등 내년 20대 총선을 겨냥한 도내 조직정비가 첩첩산중이다. 26일 도당에 따르면 공형식 당협위원장(오산)이 최근 당협위원장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19대 총선 낙선이후 당협위원장을 맡아왔던 공 위원장의 자세한 사퇴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사퇴 의사는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산 당협위원장이 공석이 되면서 도내 사고 당협은 이천과 광명을, 고양 덕양갑, 오산, 수원정(영통) 등 5개 지역으로 늘어났다. 이천과 광명을은 당 조직강화특위(위원장 황진하 사무총장)에서 조직위원장을 공모해 심사중이나, 이천은 지역출신의 경쟁력 높은 인사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광명을도 심사중에 실시한 여론조사에 대해 문제제기로 낙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고양 덕양갑은 황진하 사무총장(3선파주을)이 지난 10일 조직위원장을 공모하겠다고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공모절차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수원정(영통)은 수차례 공모를 실시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공석인 상태다. 앞서 홍문표 사무부총장은 지난 25일 의원연찬회에서 당무보고를 통해 당협위원장 선출이 이행되지 못한 사고당협에 대해서는 조강특위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조직위원장 선정을 완료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0대 총선을 7개월여 남겨놓은 시점에서 조직위원장 선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국민공천제를 실시하게 되면 당협위원장 사전 사퇴문제도 고려해야 돼 조강특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군수가 노래하면 100억 지원” 안민석 의원 발언 파문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국회의원(3선오산)이 오산지역 특정단체 야유회에 참석,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내 반발이 심화되고 있다. 야유회가 있던 이 날은 북한의 군사적 도발로 일촉즉발 국가 위기상황이 숨가쁘게 전개된 때였던 터라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내 일부 단체로부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직까지 사퇴할 것을 종용받고 있다. (가칭)오산정의구현실천모임(상임위원장 박천복 전 도의원) 회원들은 26일 오후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의원의 야유회 언행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안 의원은 국가적 안보 비상 상황에서 본연의 신분과 품격을 망각한 처사로 국민과 오산시민들을 격앙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안 의원은 지난 22일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열린 재오산 H향우회 야유회에 자당 소속 시도의원과 보좌진 등을 대거 대동하고 야유회장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면서 파티에 참석한 K부안군수에게 노래 한곡하면 지역사업비 100억원을 지원해 주겠다고 국회 예결위원(간사)직을 이용, 공약한 사실이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짐으로써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천복 위원장은 국가적 안보 비상시국에 연고지를 이탈한 무책임한 처사와 국회 예결위원이란 막중한 위치에서 공사를 구분 못하고 노래 한곡을 하면 지역사업비 1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망언을 했다며 안 의원은 국회 예결위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예결위 간사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안 의원은 지난 22일 전북 부안군 고사포 해수욕장에서 벌어진 오산시 H향우회 야유회에 참석, 부안군수에게 노래를 요청하며 100억원 예산지원 등을 운운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해 물의를 빚었다. 야유회가 열린 22일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과 서부전선 포격 도발로 초래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남북 고위급 접촉이 시작된 날이다. 모든 국민들이 긴장속에 회담을 지켜보고 있을 때 안 의원은 야유회에 참석, 술잔을 돌리며 향응을 즐겼다. 이에 안 의원측은 선의의 뜻으로 가볍게 한 멘트였다. 자중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오산에 출마해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뒤, 내리 3번 당선된 중진의원이다. 김동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