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메달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81㎏급에서 최대한 무게를 늘려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26일 경남 고성역도경기장에서 열린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역도 남중부 81㎏급 인상에서 111㎏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획득한 방태원(검단중3)의 우승소감이다. 방태원은 “평소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보여 너무 기쁘다”며 “코치님과 감독님의 도움 덕분에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1학년 때 역도에 입문한 그는 지난해 첫 출전한 제53회 소년체전에서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방태원은 “올해는 꼭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역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스쿼트, 데드리프트 등의 보조운동에 신경썼다”며 “특히 경기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방태원은 “기록이 느는게 눈에 보이니까 역도를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현재 기록에 만족하지 않는다. 기록을 더 늘리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태원은 내년 고등학교 진학 후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집중력을 유지하고 체력을 늘려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과를 가져오는게 1차 목표고, 최종적으로는 국가대표 선수가 되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스포츠는 개인이 직접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타인의 움직임을 눈으로 감상 할 수 있고 메시지와 저서(논문) 그리고 사이트 등으로 고안된 경험을 통해 다양한 지식적, 관계적 에너지 형성과 인간적 감정의 발로에도 기반하고 있다. 이렇듯 움직임 자체가 희로애락을 좌우할 정도의 파급력을 형성하는 주요 문화 중 하나로 깊게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스포츠의 전체 맥락 점검을 통해 보다 발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공교육에서 학교운동부 활동이 미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생활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를 병합한 기구로 새롭게 출범했지만 양 진영의 의식적 방향성과 추구하는 관심 영역의 부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학교체육 및 운동부, 생활스포츠와 엘리트 스포츠가 공동의 목표 및 방향으로 연계될 수 있는 실리적 시스템으로의 개선이 절실하다. 즉, 학교체육클럽 대회와 엘리트 스포츠 경기 간의 교류 및 공동운영 활동으로 학교 운동부를 우선적으로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엘리트 선수의 확대를 위해 지역사회의 클럽 및 학교 체육활동을 연계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고 스포츠 종목별·수준별 이동을 유연하게 해 엘리트 스포츠 입문의 경로를 광범위하게 확대해야 한다.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엘리트 스포츠는 일반 시민들과의 괴리감이 드러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 관람의 기회를 보다 확대하고 다양한 스포츠 캠프를 활성화함은 물론이고 스포츠 스타와의 만남을 빈번히 유도해 인간관계적 친숙함을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엘리트 선수들은 경기뿐만 아니라 봉사나 멘토링을 통해 지역사회 참여 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또 스포츠 스타나 은퇴 선수들에게 재능기부 및 생활스포츠 지도사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일반인의 건강 및 종목별 기본동작을 지도하는 체제를 양성화함으로써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커뮤니티와 소통하는 엘리트 스포츠 구조’로의 조력이 절실하다. 이러한 구조적 개편 외에도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엘리트 스포츠에 집중되고 있는 예산을 유아 및 청소년 그리고 일반인의 스포츠클럽 활동을 활성화하는 시스템으로 돌려 움직임과 즐거움을 만끽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전문 스포츠를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펼쳐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유소년, 생활스포츠, 엘리트 스포츠를 연결하는 국가 단위 통합 프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또 스포츠 참여율, 만족도 및 건강 지표를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온 국민의 개인별(목적별) 분석을 시스템화하는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작금의 현실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스포츠를 결정짓는 그 결과 값은 문명의 이기가 아닌, 매일같이 실행되는 선수의 고된 훈련과 고통을 참아내는 인내력 그리고 그 모든 제반 환경의 과정에서 겪는 의지와 각오의 순간들일 것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성장을 위한 스포츠가 엘리트적 행태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아니, 전 국민이 진정으로 행복감을 영위하기 위한 그 대안에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관심과 참여로 생활스포츠를 확대시키고 엘리트 선수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격려와 배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의 표현’이 기반돼야만 이 모든 것이 실현되리라 여겨진다.
지난 2월 충남 아산시에서 술에 취해 ‘나는 빠져나왔는데 사람이 죽었다’고 112에 거짓 신고한 남성이 공무집행방해죄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 남성은 신고 당시 ‘칼 들었어 칼’이라고 말해 경찰이 즉시 위치를 조회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신고한 남성은 보이지 않았다. 신고한 남성의 위치로 확인되는 인근 편의점 안에 들어가 본 경찰은 계산대 앞에서 과자를 먹으며 점원에게 시비를 거는 남성을 발견 후 신고자인지 확인했으나 남성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경찰이 신고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자 남성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경찰은 남성을 데리고 나가 사건 현장이 어디인지 물었으나 남성은 계속해서 과자를 던지며 횡설수설했다. 결국 남성의 신고는 거짓으로 드러나며 ‘거짓 신고’ 주거부정의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이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러한 거짓 신고는 경찰에서 매년 수차례 강조하고 있음에도 매년 증가하고 있어 위급한 상황에 처해 신속하게 경찰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거짓 신고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 개선이 요구돼 왔다. 작년 7월부터 112 신고 접수부터 처리에 관한 전반적 사항을 규정하는 등 112 신고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법으로 112 신고의 운영 및 처리에 관한 법률(약칭 112 신고처리법)이 시행 중이다. 112 신고처리법에 따라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은 위급한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타인의 건물 등에 진입할 수 있고 이를 거부·방해한 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 또 연간 4천건에 이르는 112 거짓·장난 신고에 대해서는 그동안 경범죄처벌법 ‘거짓 신고’로 60만원 이하의 벌금·구료 또는 과료를 통해 처벌해 왔지만 112 신고처리법을 통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변경됐다. 필자는 반복적이고 계속되는 거짓 신고에 대해서는 112 신고처리법을 적용,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통해 올바른 신고문화 정착과 시민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양치기 소년 같은 신고로 경찰이 느끼는 피로감과 허탈함으로 사회적 비용이 낭비되지 않길 바라 본다. 반복해 강조하는 점은 범죄와 관련 없는 경찰민원은 182, 생활민원은 110으로 문의하고 112는 긴급범죄 신고 체계로 정착돼 자칫 내 가족과 이웃, 주변에서 거짓 신고 등으로 절실한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해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 한층 더 강화된 사회안전망 구축 및 체계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5법이 시행된 지 1년이 훌쩍 넘었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들의 수업권을 위한 ‘교권’이 강화됐는가. 학교 내 갈등은 줄어들었는가. 지난 14일 2024학년도 교육활동 침해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24학년도 지역교권보호위원회 개최 건수는 총 4천234건으로 서이초 사안이 있었던 2023학년도 5천50건에 비해 일부 감소한 편이나 2021학년도 2천269건, 2022학년도 3천35건에 비해서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소위 교권보호 5법이 개정·시행되고 다양한 보호 정책이 마련됐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실무적으로 교육활동 침해행 위는 피해 교원의 공식적인 신고를 통해 사안 처리가 진행된다는 점까지를 고려한다면 이러한 수치는 건수 자체가 유의미하게 줄어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피해를 입은 교원이 교육활동 침해자인 학생이나 보호자와의 관계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학생이나 보호자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있었다면 지역교권보호위원회까지 오지 않았을 사안도 많았을 것이란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22일 제주 한 중학교 교사가 민원에 시달리다 숨진 사안이 또 발생했다.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과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로 볼 수 없다. 또 보호자는 교육활동의 범위에서 교원과 학교의 전문적인 판단을 존중하고 교육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현장에서 일부 학생들의 심각한 수업 방해나 보호자로부터의 악성민원은 오롯이 교사 개인이 받아내야 하는 구조다. 학생 및 보호자가 의견을 개진하거나 한두 번의 불만을 토로하는 것 자체를 모두 나쁜 것으로 볼 것은 아니나 충분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민원, 건전하고 통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속적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악성민원으로 보고 더 이상 해당 교사에게 직접 접촉(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행위를 포함한다)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악성민원이나 특이민원으로까지 치닫지 않기 위해 학교(교사)와 보호자 간 이뤄지는 일상적인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일부 학생 및 보호자가 악성민원, 특이민원을 일상적인 소통이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가 우리 아이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는 강력한 안내와 교육, 그리고 심각한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엄중한 대처는 분명 필요하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보복성 등으로 이뤄지는 악성민원 제기, 아동학대나 업무상과실치상 신고(고소) 단계의 허들을 높일 필요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학교 내 갈등이 교육활동 침해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학생들 간 이뤄지는 학교폭력 사안에 있어서도 학교 내 갈등은 꽤 위험한 수준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5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 이후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학교폭력 아님’ 결정을 받은 사안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사법부조차 학생들 간 갈등이나 다툼, 학교폭력에 있어 법이 갖는 한계를 인정하고 교육적 해결을 강조하고 있는데 정작 학교 안에서는 교육적 해결의 회의론이 들려온다. 필자는 지난 글에서 학생들 간 관계 회복의 가능성이 있는 건이라면 학교장 자체 해결로 종결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건이라 하더라도 조정이나 관계회복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심의 취소가 되도록 하며 그럼에도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된다면 피해 학생 및 가해 학생 측이 납득할 만한 교육적 조치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한 조정이나 중재의 노력을 요구하는 것이 학교 현장에 또 다른 부담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니 학교 차원의 노력뿐만 아니라 학교 현장에 이뤄지는 다양한 갈등(교육활동 침해 행위, 학교폭력 등)의 해결을 지원해줄 17개 시·도교육청 단위의 분쟁해결센터 건립 등 보다 실효적인 정부 차원의 방법을 고민해보자. 더 큰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말이다.
경기도가 제54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서울시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3회 연속 최다 금메달 획득을 사실상 예약했다. 경기도는 26일 경상남도 일원에서 열린 대회 3일째 상승세가 주춤했으나 수영이 6개, 레슬링에서 2개, 롤러와 씨름, 체조, 볼링에서 각 1개 등 모두 12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오후 6시 현재 금메달 56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66개로 서울시(금50)에 6개 차로 앞선 선두를 달렸다. 이로써 경기도는 마지막날 이번 대회 가장 큰 강세를 보이고 있는 수영과 레슬링, 리듬체조를 비롯, 구기·단체 종목서도 20개 이상의 세부 종목에서 결승에 올라있어 당초 목표한 75개 금메달을 넘어서 서울시를 10개 이상 앞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수영서 4관왕이 나왔다. 여초부 혼계영 200m서 경기선발이 2분06초05를 기록하며 1위로 골인, 조하린(안산 고잔초)은 앞선 자유형 100m와 200m 계영 400m 금메달 포함 4관왕 물살을 갈랐다. 여중부 ‘국가대표 듀오’ 이리나(의왕 갈뫼중)와 김승원(용인 구성중)은 각각 접영 50m와 배영 100m서 27초02(대회신), 1분00초56으로 금메달을 추가해 나란히 3관왕을 차지했으며, 남중부 배영 100m 김도현(용인 손곡중)도 57초64로 우승해 대회 2관왕이 됐다. 남초부 배영 100m 이서진(경기 광주시체육회)과 남중부 자유형 400m 이지우(경기체중)도 각 1분11초97, 4분03초58로 금빛 역영을 펼쳤다. 레슬링서는 중등부 자유형 92㎏급 박성빈(성남 문원중)과 그레코로만형 51㎏급 최강호(평택 도곡중)가 결승서 각각 염호윤(양산중앙중)과 이도율(강원체중)을 판정으로 따돌리고 정상에 동행했다. 씨름 중등부 장사급 결승서 양현우(성남 야탑중)는 한도경(대구 영신중)을 접전 끝에 2대1로 물리치고 경기도의 장사급 4회 연속 우승을 이뤄냈고, 체조 남중부 철봉서는 최시호(경기체중)가 11.100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해 단체종합 우승포함 2관왕에 올랐다. 롤러서는 박채은(경기 팀에스)이 여중부 1천m에서 1분33초868을 기록하며 1위로 골인, 전날 500m+D(47초903) 금메달에 이어 대회 2관왕을 질주했으며, 볼링 여중부 4인조전 경기선발도 2천923점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한편, 경기도는 구기·단체종목서도 농구 남녀 중등부, 배드민턴 3개 종별, 축구와 탁구가 각각 2개, 3개종별이 결승에 오르고 펜싱이 무려 5개 종별이 단체전 4강에 진출하는 등 강세를 이어갔다.
지나간 시절 ‘라디오키즈’가 있었다. 라디오를 끼고 ‘밤을 잊은 그대에게’ 를 들으며 울고 웃었다. 잠 못 드는 한밤중, 하얗게 지새우는 밤을 채우는 건 노래였다. 흥얼대며 따라 부를 노래가 없다면 제 아무리 그리운 이가 새벽길을 건너온다 해도 어둡고 길기만 한 게 밤이었다. 문학평론가 황현산은 밤을 선생으로 삼았지만 범인들이 날로 새우는 밤은 허적하다. 밤을 선생으로 떠받드는 데는 광막한 시공과 침묵만으로도 족하다. 밤을 벗 삼아 마음을 달래려는 이들에겐 길라잡이가 필요하다. 별빛조차 없는 밤길에선 휘파람과 콧노래가 길을 인도한다. 외로이 밤을 건너야 하는 청춘들 곁에 달랑 라디오만 있던 시절, 밤을 잊은 사연들이 모여 별빛이 되고 달빛이 돼 줬다. 낭만이 밤과 라디오를 타고 흐르던 시절이었다. 라디오키즈로 자라서였을까. 정재찬 교수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로 “공대생의 가슴을 울린 최고” 시 선생이 됐다. 숫자와 수학기호만 알아도 생은 충분하다 여겼던 공대생들이 시 강좌에 열광했다. 시를 소개하고 시인을 알린 강좌를 에세이로 엮은 책은 공전의 베스트셀러로 남았다. 시를 잊어도 무방한 게 삶이지만 밤이 사람에게 깊이를 안기듯 시야말로 사람을 흔들어 존재를 일깨운다. 저자가 소개한 여러 시편들 중, 소월이 남긴 ‘부모’를 따라 읊는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겨울의 기나긴 밤/어머님하고 둘이 앉아/옛이야기 들어라//나는 어쩌면 생겨나와/이 이야기 듣는가?/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에/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랴.”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소월이 어머니를 통해 듣는 애닯은 사연이 몸에 와 박힌다. 이미 부모가 돼버린 이들은 섧게 따라 부르며 소주잔 기울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시를 잊은 삶일지라도 노랫가락에 얹힌 시구는 밤과 함께 찾아든다. 젓가락 두드리며 노래 부르던 시절, 뒷골목마다 노랫말이 흥건했다. 가락에 시를 얹은 노래로 그날 시름을 달랬다. 시를 잊은 게 아니라 시만으로 족하지 않아서 고래고래 시를 읊었다. 노래방이거나 단란주점이거나 노랫말로 신분을 바꾼 시들이 밤을 채웠다. 그리운 이들을 그리워할수록 시가 고팠다. 시를 낭송하는 이들이 ‘생겨나왔고’ 자연스레 시 낭송 모임으로 뭉쳤다. 낭송자들을 만나면서 시는 제대로 시가 됐다. 인천에는 ‘섬섬옥수커뮤니티’가 시 낭송회를 열어 박제된 글자들을 소리로 살려냈다. 눈으로 훑어 내려가는 감상에선 맛볼 수 없던 가락이 입말로 되살아났다. 지난주, 섬섬옥수커뮤니티가 아홉 번째 시낭송회를 가졌다. 소월 시집 ‘진달래꽃’ 출간 100주년을 기념해 스무 명 낭송자가 소월 시를 읽었다. 노래가 된 소월의 시들 몇 편은 가객 목소리에 실려 객석으로 퍼져나갔다. 동요 ‘엄마야 누나야’는 다 함께, ‘개여울’은 가수가 홀로 불렀다. 신포동 소극장 ‘떼아뜨르 다락’에 밤이 깊어 가면서 시를 잊었던 이들은 귀와 입으로 소월을 다시 만났다. 고재봉 교수는 소월 시를 낭송하는 의미를 “저마다 느낌과 해석이 다르므로 상대방 의견을 귀담아 듣고 존중”하면서 “노래와 같이 유려한 리듬감을 함께 읊으며 즐기는 사이에 어느덧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생긴다”고 해제했다. 밤을 잊은 그대에게 노래가 시절을 견디는 힘이 됐듯 ‘우리’와 시를 잊은 그대에게 시 낭송을 권한다. 소월이 100년 전 남긴 시집은 여전히 낭송자를 기다리고 있다. 시를 비롯해 문화를 사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스스로 해 보는 일이라면 시낭송은 참 만만한 문화 향유법이다.
인천 동구는 대학생으로 구성한 치매 전문 인력인 ‘재능 드림 봉사단’을 구성하고, 동구지역 홀몸 치매 어르신에게 활력과 희망을 주기 위한 본격적인 봉사활동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재능 드림 봉사단은 동구 지역대학인 재능대학교 재학생으로 구성한 봉사단체로 치매 어르신 댁을 방문해 인지 학습, 아로마 마사지, 말벗 등의 지속적인 인지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생일잔치, 치매 환자 쉼터 야외 활동, 치매 극복의 날 행사 지원 등의 봉사활동도 펼칠 예정이다. 봉사단은 본격 활동에 앞서 치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봉사활동에 필요한 지식과 태도를 함께 익히기 위해 지난 23일 재능대에서 사전교육을 받았다. 이날 교육은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어르신과의 소통 역량 강화를 위한 전문 강의와 아로마 마사지 등의 실습으로 이루어졌다. 김찬진 동구청장은 “대학생들이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통해 치매에 대한 인식을 넓히고, 치매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돌봄 활동을 실천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환경의 달을 맞아 ‘씨앗’, ‘식물’, ‘정원’을 주제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예술적 관점에서 조명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고 26일 밝혔다. 아트플랫폼은 이번 프로그램을 환경 감수성 함양과 지속 가능한 삶의 실천을 목표로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체험 중심 예술교육으로 구성했다. 아트플랫폼은 참여자들이 예술을 매개로 자연과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고 도시 속 생태 감수성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앗, 숨겨진 메시지’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창작형 워크숍이다. 폐지를 재활용해 씨앗을 담은 ‘씨앗 편지’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느린 제작 과정을 통해 자연의 순환과 기다림의 가치를 되새기며 생명 탄생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식물, 초록초록 탐험대’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하는 생태 감각 체험이다. 자유공원을 산책하며 이끼와 식물을 관찰하고 나만의 테라리움을 제작해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 ‘정원, 지구를 돕는 숲정원 만들기’는 시민이 참여해 인천아트플랫폼 야외 공간을 숲정원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참가비와 재료비는 전액 무료고 온라인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한편, ‘그린 스냅 챌린지’ 이벤트도 있다. 오는 6월30일까지 일상 속 친환경 실천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 해시태그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면 된다.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20명에게 기념품을 증정한다.
인천관광공사는 최근 전주시 라한호텔에서 열린 ‘2025년 한국균학회 춘계국제학술대회’ 에서 국제 회의 유치 공로로 표창을 수상했다고 26일 밝혔다. 한국균학회는 ‘2027년 국제진균학술대회’ 유치 과정에서 관광공사의 지원이 학술 발전과 국제 교류에 기여했다며 이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표창을 수여했다. 국제진균학술대회는 세계 각국에서 곰팡이 분야 연구자들이 모여 최신 연구 결과와 기술적 발전을 공유하는 자리로 진균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2027년 국제진균학술대회’는 오는 2027년 8월15~19일까지 5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세계 80여 개국에서 약 1천500명의 내·외국인이 인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백현 관광공사 사장은 "국내 최초로 ‘국제진균학술대회’를 인천에 유치한 만큼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중대형 국제회의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인천 서구 주민 상당수가 제3연륙교 명칭으로 청라대교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구에 따르면 제3연륙교 대표 명칭 선정을 목적으로 지난 5월7일부터 20일까지 구민 선호도조사를 했다. 주민 7천16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6천704명(93%)이 청라대교를 지지했다. 구는 93%에 이르는 응답자가 청라대교를 지지한 것에 대해 지역 사회에서 오랜 기간 형성한 공감대를 반영한 점이 압도적인 선호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구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 지명위원회를 거쳐 대표 명칭을 확정하고 경제청에 제출할 계획이며, 교량 최종 명칭은 7월께 인천시 지명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선호도 조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참여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구민들 의견이 제3연륙교 명칭 결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