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아트센터, 허창범 개인전 ‘etc.’ 개최

엠엠(mM)아트센터는 오는 15일부터 내년 1월21일까지 4전시실에서 허창범 개인전 ‘《etc.》’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구축된 세계의 변화에 적응하고 온전한 자신을 찾기 위한 방법론으로서 숨을 참는 행위와 그 기록으로 만들어진 회화, 퍼포먼스, 영상 작업 과정과 형식을 관찰할 수 있는 작품 2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허 작가는 의도적으로 일정 시간 최대한 호흡을 멈추고 다시 호흡하는 행위를 반복하는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하거나 이를 토대로 회화 작품을 제작했다. 숨을 참는 자학적 행위는 생소하거나 불편한 상황, 익숙하지 않은 낯선 환경, 불가항력적인 것으로부터 적응·극복하기 위한 작가의 방법론이다. 모든 작품은 숨을 참았던 순간과 작가의 독특한 사유를 담지해 작가가 개인으로서 세계와 관계 맺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과 사유를 미시적 관점에서 고찰했다. 특히 목록 열거 시 일부 항목을 함축하고자 쓰이는 etc.(기타 등등)를 전시 제목으로 사용하면서 이미 공고화한 체계로부터 밀려나 함축된 개체와 세계의 관계에 집중하려는 의미를 담았다. 함축되는 항목은 열거하는 목록 가운데서도 중요도가 낮은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공고히 구축된 체계 속에서 살아가는 각자는 결코 체계의 의해 함축되거나 판단될 수 없으며, 끊임없이 고군분투하고 역동적으로 관계 맺는 존재자로서 제 위치하기를 제안한다. mM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세계에서 생략되고 함축된 ‘그 외의 것들’을 조망하는 것에 의의를 둔다”며 “허창범의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작업을 통해 이미 변화된 상태임에도 끊임없이 변화가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려지고 함축된 것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작가가 취하는 새로운 태도를 탐구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열리며 자세한 정보는 mM아트센터 누리집 또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기자노트] 안산시 청년들에게 미래는 있는가…후회의 폭을 줄여야 한다

안산시 청년들에게 미래는 있는가. 안산시는 내년 예산으로 2조1천618억원(일반회계 1조8천930억원, 특별회계 2천687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상정했다. 올해 본예산에 비해 7%가량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시의회는 최근 개회한 제286회 2차 정례회에서 청년 관련 사업비 상당 부분을 깎았다. 이 때문에 시가 추진하려던 청년정책 차질이 우려된다. 예산 삭감의 배경은 예산이 많다는 게 이유다. 사업의 비전을 판단하고 예산을 깎기 보다는 단순히 예산이 많아서라면 안산 청년들에게 미래 비전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례로 시는 로컬크리에이터 양성과정 사업비로 7천400만원을 편성했다. 지역의 문화적 특성 또는 자원 등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보기 위한 취지로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자립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신규로 추진한 사업이다. 그러나 시의회는 이 예산 전액을 깎았다. 이와 함께 유망한 청년창업가 발굴 및 교육 등을 위한 사업비 3억5천만원과 청년벤처 경진대회 등 취업과 연계한 기회를 청년들에게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편성한 1억4천300만원도 삭감했다. 불필요한 예산을 포함한다면 과감하게 삭감해야 하겠지만 아무리 적은 예산이라도 꼭 필요하다면 편성해야 한다. 미래를 위한 취지라면 더 그렇다.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는 시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시민을 대신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시민들로부터 부여받아서다. 그런 시의회가 청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상정한 예산 가운데 신규 사업분야 사업비 전액을 삼각했다. 과연 얼마나 많이 고민한 끝에 예산을 삭감했는지 의문이 든다. 현재 인구 소멸위기지역의 경우 로컬전성시대를 맞아 앞다퉈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데 안산에선 국정과제이며 중기부 및 행안부의 주요 사업인 ‘로컬크리에이터’ 사업이 시작하기도 전에 제동이 걸렸다. 씨앗을 뿌리지 않고 수확을 기대하는 농부는 없다. 인구 절벽, 출산률 저하 등 우리의 미래는 녹녹찮다. 미래를 위해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지 않으면 머지 않은 장래에 후회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 후회의 폭을 지금 줄여야 한다.

김포 애기봉서 북한 생생 모습 볼 수 있다…DMZ전망대 스마트 체험존 조성

김포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애기봉에 오르면 북한 모습을 보다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 김포시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DMZ전망대 스마트 체험존(XR망원경 및 AR동물원)을 조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시설을 통해 단순한 전망대 관람에서 벗어나 북한지역의 생생한 모습과 DMZ의 생태자원을 스마트 기술로 체험할 수 있다. 시가 최근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전망대에 설치한 콘텐츠는 XR망원경과 AR동물원 덕분이다. 야외전망대에 설치된 XR망원경은 고화질의 실시간 풍경은 물론 최대 100배 줌인 기능을 제공해 흐린 날씨에도 맑은 날의 사계절 풍경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전망대에서 보이는 북한 명소 및 DMZ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한 정보도 3D콘텐츠로 제공하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4개 국어(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 지원도 가능하다. 전망대 실내에 조성된 AR동물원은 DMZ에 서식하는 수달, 재두루미 등 희귀 동물 5종을 색다른 방법으로 만날 수 있게 해준다. 일정 지점에 관광객이 서있으면 대형스크린에 AR영상이 발현되고 동물들이 출현한다. 관광객의 특정 행동에 따라 동물들이 반응하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가상의 동물들과 교감할 수도 있다. 시 관계자는 “DMZ전망대 스마트 체험존 설치로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을 찾는 다양한 국적과 연령층의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양특례시 산하기관 경영혁신 내년부터 '속도'…조직 슬림화 추진

고양특례시가 산하 기관에 대한 강력한 경영혁신과 조직 슬림화를 추진한다. 10일 고양특례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공공기관 조직진단 및 경영혁신 용역'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산하기관의 경영혁신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용역은 지방공사인 고양도시관리공사를 비롯해 출자기관인 킨텍스, 출연기관인 고양문화재단, 고양시청소년재단, 고양국제꽃박람회, 고양산업진흥원, 고양시정연구원 등 모두 7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달 28일 열린 최종보고회에서 이동환 시장은 용역수행기관인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제시한 경영혁신안에 대한 수정·보완을 지시했고, 현재 최종보고서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최종보고서를 바탕으로 연내 기관별 경영혁신안과 기관운영 표준 매뉴얼에 대한 최종안을 확정하고 기관별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해 내년부터 공공기관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번 용역에서 제시된 경영혁신안은 기관별 고유기능 강화와 윤석열 정부의 지방공공기관 조직·인력 효율화 기준 등 2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최종보고회에서 제시된 용역결과 중에서 특히 기관별 구조개혁안 및 적정 인력 등이 눈길을 끌었다. 고양국제꽃박람회의 경우, 꽃·정원 관련 행사가 많아져 경쟁력이 떨어졌고 박람회 개최기간 외에는 시설가동률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문화재단으로 흡수 통폐합하는 구조개혁안을 제시했다. 도시관리공사는 고양일산테크노밸리, 창릉신도시 등 추진 중인 도시개발사업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시설관리본부와 도시개발본부를 분리하는 안이 제시됐다. 또한 산업진흥원은 기업유치 및 투자 강화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이 필요하고, 제3전시장을 건설하는 킨텍스는 시설본부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서를 분석했다. 아울러 이번 보고서는 킨텍스를 제외한 6곳 모두 정원 감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현재 정원이 106명인 청소년재단의 적정 인원을 86명으로 도출해 18.9%에 달하는 인력 감축을 제시했다. 한찬희 기조실장은 “이번 용역 보고서는 산하기관 경영혁신 방안에 대한 전문적인 제안을 받는 차원으로 구조조정이나 일방적인 조직개편을 하겠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라며 “보고서를 바탕으로 시와 산하기관이 협의해 최적의 혁신방안을 도출하고 내년부터 산하기관 경영혁신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원FC 잔류는 한 편의 기적 같은 ‘드라마’

‘시민구단’ 수원FC가 한 편의 드라마를 쓰며 1부리그 잔류 기적을 일궈냈다. 수원FC는 지난 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2 부산 아이파크와의 승강 플레이오프(PO) 최종 2차전서 연장 접전 끝에 5대2 승리를 거둬 지난 1차 원정 1대2 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내고 1·2차전 합계 6대4로 앞서며 잔류에 성공했다. 이날 수원FC의 잔류 성공은 팀은 물론 ‘축구 수도’를 자처해온 수원특례시와 자칫 내년도 1부리그 팀 경기를 치르지 못할 위기에 빠졌던 경기도 연고 프로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수원시에는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기업팀인 수원 삼성에 이어 재승격을 이룬 시민구단 수원FC 두 팀이 한 지역에 연고를 두고 운영됐다. 여기에 지난해까지 전통의 ‘명가’ 성남FC까지 3개 팀이 1부리그에서 뛰고 FC안양, 부천FC, 안산 그리너스, 김포FC가 K리그1 승격을 목표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해 성남이 자동 강등되고 올해는 수원이 창단 첫 강등된 데 이어 수원FC도 11위로 승강 PO를 치러 1차전을 패했다. 내년 시즌 경기도에는 1부 팀이 전무한 가운데 K리그2(13팀)의 절반 가까운 6개 팀이 다시 승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위기에 몰렸었다. 이날 1차전 패배로 선제골이 필요했던 수원FC가 전반 오히려 부산에 먼저 골을 내주며 1·2차 합계 2골 차로 뒤진 가운데 후반 32분까지 시간이 흘러가면서 수원종합운동장을 찾은 팬중 상당수가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러나 33분 김현의 동점골과 추가시간 이영재의 동점골로 합계 3대3 동점을 만들며 극적 기사회생 했다. 이어 연장전서 이광혁, 정재용, 로페즈의 릴레이골이 터지면서 한 골을 만회한 부산의 재승격 꿈을 무너뜨리고 수원시와 경기도 축구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수원FC의 잔류 성공은 ‘기적’ 말고는 다른 표현이 어렵다. 지난 6월 수비의 핵인 박주호가 갑자기 은퇴한 이후 수비라인 붕괴로 21경기를 치르는 동안 3승(6무12패)으로 부진했다. 더욱이 시즌 후반부와 승강 PO 1차전까지 10경기 연속 무승(4무6패)에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중반까지 9골·5도움으로 공격포인트 2위를 달리던 외국인 공격수 라스가 음주운전으로 퇴출되면서 수원FC의 상황은 더욱 꼬였다. 강등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될 넉넉했던 하위권과의 승점 차는 계속된 부진으로 자동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다행히도 시즌 최종전서 제주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득점에서 앞서 극적으로 자동 강등을 면했다. 또 한번의 악재가 승강 PO 1차전에서 찾아왔다. 전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후반 잇따른 페널티킥 허용으로 역전패했다. 뿐만 아니라 팀내 최다 골(10골)을 기록하던 이승우가 경고누적으로 퇴장해 2차전에 나설 수 없게 됐다. 2차전서 전반 15분 부산 최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강등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수원FC 선수들은 후반들어 포기하지 않고 맹공을 퍼부은 끝에 거짓말 같은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선수단의 간절함이 기적을 일궜다. 롤러코스터 같은 한 시즌을 보내며 숱한 벼랑끝 고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일어난 수원FC는 이제 수원축구의 맹주이자 경기도 프로축구의 자존심으로 내년 1부리그 그라운드에 나서게 됐다.

"뺨 맞고 목 졸리고"…직장 내 폭행 올해만 65건

직장 내에서 폭언은 물론, 뺨을 맞거나 목이 졸리는 등의 폭행을 당한 사례가 올해에만 65건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15.3%(153명)가 폭행·폭언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직장갑질119에 들어온 폭행·폭언 이메일 제보 516건 중 직접적인 물리력 행사가 동반된 폭행 피해 사례는 총 65건(12.5%)이었다. 사례를 보면 여전히 많은 직장인들이 일터에서 주먹으로, 핸드폰으로, 또는 우산으로 맞고 있었다. 영업사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A씨는 지점장으로부터 월매출을 맞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폭언을 듣거나 뺨을 맞고 목이 졸리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또 인격 모독적 발언에 폭행까지 당하고도 무단 퇴사를 하면 불이익을 입을까 오히려 걱정하는 노동자도 있었다. 직접적으로 신체에 행사하지 않은 폭력 행위도 있었다. 때릴 듯 주먹을 들어올리거나 의자를 걷어차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행위가 많았는데, 대부분 직접 폭행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판단해 대응을 못했다. 직장갑질119 측은 "법원은 피해자가 위협을 느낀 경우 신체 손상 여부와 무관하게 폭행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라며 "대응을 포기하지 말고 증거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건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행 발생 후 신고하거나 문제제기를 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오히려 해고를 당하거나 직장내 괴롭힘에 노출되기도 했다. 특히 폭행 신고를 받은 회사가 가해자에게 어떠한 징계도 내리지 않고, 피해자 보호조치도 하지 않은 사례가 전형적이었다. 직장갑질119 김하나 변호사는 "직장에서 일어나는 폭행은 유형을 불문하고 용납되지 않는 행위이며 괴롭힘을 넘어선 범죄"라며 "고용노동부는 폭행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을 조사해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물포 개항, 그리고 천지개벽… 인천 140년 타임랩스 [인천 박물관은 살아있다④]

“제물포 시대를 중심으로 외적의 침략에 대한 진실을 과학적으로 진열하는 것, 이것이 참으로 인천 박물관의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근본 사명이라 믿습니다.” 인천시립박물관의 초대 관장인 고(故) 이경성 관장. 그는 인천의 박물관은 향토사 연구의 중심이라고 명명했다. 그는 직접 편찬한 박물관보를 통해 박물관이 지역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과 정체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한강의 기적’ 이후 제조업 중심의 압축성장을 경험한 인천과 서울을 배후로 둔 덕에 개발 담론의 소용돌이에 휩싸여야만 한 인천의 문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현재 인천에는 28곳의 박물관이 있다. 국·공립이 16곳, 사립이 11곳, 대학이 운영하는 박물관이 1곳이다. 인천은 지금 300만 도시에서 나아가 750만의 재외동포까지 품은 ‘1천만 글로벌도시’로 거듭났다. 선원의 도시, 산업인의 도시, 중소상인의 도시로 자리 잡은 인천은 이제 문화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이어가야 할 때이다. 이에 따라 경기일보는 모두 4차례에 걸쳐 인천의 박물관의 현주소와 함께 박물관의 특징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④ 개항 이후 인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인천도시역사관 인천은 지난 1883년 면적 1.67㎢로 시작해 현재 1천67k㎡으로, 140년 동안 약 638배 넓어졌다. 1895년 지방제도 개혁에 따라 인천에 ‘인천부’가 설치, 1949년에는 지방자치법에 의해 ‘인천시’로 개칭했다. 이어 인천은 1989년 경기도인 옹진군 용유·영종면, 김포군 계양면과 1995년 경기도 강화군, 김포군 검단면, 옹진군을 잇따라 편입하며 광역시로 성장했다. 2001년에는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고, 2년 뒤에는 송도·청라·영종 등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이뤄지기도 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이러한 인천의 도시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앞으로 빠른 성장 속에 잊은 인천의 역사, 인천의 미래를 시민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 인천 인천은 지난 1883년 제물포 개항 이후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시작했다. 1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변화와 확장을 거쳐 현재 인구가 약 300만명으로 서울, 부산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갖고 성장하고 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근대도시관’, ‘인천모형관’, ‘기획전시실’을 통해 인천이란 도시가 성장해온 과정을 시민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근대도시관에서는 제물포가 개항한 뒤부터 1945년 광복까지 인천의 형성과 변경 과정을 소개한다. 인천전환국 등 당시 사진을 전시해 제물포에 외국 선박이 정박한 뒤 상인들이 모여든 모습을 알리고 있다. 또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을사늑약을 한 뒤 1906년 2월 개항장 등에 있는 일본영사관을 대신할 이사청을 신설했던 역사적 사실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 노선이자 서울과 인천을 오가는 경인선 철도의 모습도 품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역 인근에 있는 대불호텔 등을 복원하고 과거 인천 도시 풍경을 재현하는 공간도 마련했다. 이 밖에도 근대도시관이 있는 1층에는 한국GM의 전신인 신진자동차가 생산한 1970년식 세단 ‘코로나’를 전시하고 있다. 자동차 등 인천지역에서 성장한 산업 역사도 담고 있는 것이다. 인천모형관은 인천을 커다란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한 공간이다. 시민들은 인천의 대표 원도심인 중·동구를 비롯해 매립을 통해 만든 영종도·송도, 서해에 있는 강화·옹진 등 인천의 모든 공간을 모형으로 볼 수 있다. 1천67k㎡(3억2천276만7천500평)에 이르는 인천의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지난달부터 기획전시실에서 ‘시골 쥐의 도시 여행’ 특별전시를 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시골 쥐와 함께 1980년대 인천을 구경하는 콘셉트다. 당시 문방구, 분식집, 전자대리점 등을 재현해 관람객들이 옛 도시의 추억을 되살릴 수 있도록 했다. ■ 과거를 통해 보는 인천의 미래 인천도시역사관은 지난 2009년 8월 인천의 도시계획 역사를 전시하는 ‘인천도시계획관’으로 시민들을 맞이했다. 이어 같은 해 10월 ‘컴팩스마트시티’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던 중, 2014년 1월 인천시립박물관이 인수했다. 2017년 12월에는 도시계획 뿐 아니라 도시의 역사 및 발전 과정을 담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금의 ‘인천도시역사관’으로 변경했다. 이처럼 인천도시역사관은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단순히 역사 유물 전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인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민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우선 인천도시역사관은 성인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양 강좌 ‘도시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성인들을 대상으로 근대 인천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다룬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초등학생이 인천 역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인천 관련 요리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천 역사를 전달하고 있다. 인터뷰 이희인 인천도시역사관장 “핵심은 연구·전시·교육의 연계” “인천도시역사관의 핵심은 연구·전시·교육의 연계입니다.” 이희인 인천도시역사관장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밝혀낸 역사를 시민에게 보여주는 곳이 도시역사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박물관 특성에 맞는 작품 전시가 필요하다”며 “전시를 통해 풀어주지 못한 시민들의 궁금증을 교육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이 관장은 지난 2020년 부임한 뒤 인천의 근현대 역사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경인국철 1호선 인천역 인근 그물, 닻 등의 배 관련 물건들을 취급하는 선구점 거리를 담은 학술조사 보고서 ‘인천 선구점 거리’를 발간하기도 했다. 또 선구점 거리를 연구하며 그물 등 관련 유물을 수집, 인천도시역사관에 전시하기도 했다. 특히 이 관장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인천의 역사를 시민들에게 알릴 방침이다. 현재 인천도시역사관에서는 6~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자장면 등 인천 최초의 음식을 알리는 ‘인천이 재밌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성인을 대상으로 ‘도시 생활사’ 강연과 ‘근대 인천’ 강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 관장은 “지역 역사 공부에 갈증을 느끼는 인천시민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서 인천을 알고 싶은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장은 더 풍부한 연구·전시·교육을 위해선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인천도시역사관의 1년 예산은 사업 운영비와 시설 관리비를 포함해 약 6억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유물 확보 및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하려면 추가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 관장은 “인천의 다양한 역사를 시민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예산 확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박물관의 유물,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