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반도체 생산이 크게 늘면서 전산업 생산이 3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산업 생산은 서비스업(0.3%)과 건설업(4.4%) 등 모든 부문에서 생산이 늘며 2021년 2월 이후 가장 큰 폭(2.2%)으로 증가했다. 광공업은 5.5% 늘면서 38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가 D램,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반도체 생산 증가로 전월보다 13.4% 오르면서 광공업 증가를 이끌었다. 기계장비도 기타반도체장비, 반도체조립장비 등 반도체장비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9.7% 늘었다. 서비스업 생산(0.3%)은 정보통신(-1.1%)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기상여건 개선, 중국 단체관광 재개 등에 힘입어 예술·스포츠·여가(6.2%), 숙박·음식점(3.0%) 등을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출의 경우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1%), 의복 등 준내구재(-0.6%)에서 판매가 줄며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반면 설비투자는 선박 등 운송장비(13.1%) 및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0.6%)에서 투자가 모두 늘어 3.6%로 크게 증가했다. 건설기성(4.4%) 역시 전월 집중호우 등으로 부진했던 토목(13.8%)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건축(1.8%)도 확대되면서 상승세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8월 산업활동 지표는 7월의 일시적 요인에 의한 조정에서 벗어나 광공업 중심으로 상당폭 개선되면서 양호한 9월 수출실적과 함께 3분기 제조업・순수출 중심의 회복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가 상승 및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한 만큼 ▲내수・수출 등 성장모멘텀 보강 노력 ▲금융‧부동산 시장 등 리스크 관리 ▲중국인 관광 활성화 추진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측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적기 대응하는 가운데, 내수 및 수출 등 성장 전환국면 보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가 세계 정신건강의 날을 맞아 마음을 보듬는 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를 했다. 시는 4일 인천애(愛)뜰 잔디광장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 퍼포먼스 등을 시작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마음건강을 살폈다. 오는 10일은 ‘세계 정신건강의 날’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정신건강협회(WFMH)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우선 시는 인천 YMCA 강좌에서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의 ‘정신건강 특별강연’을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27.8%로 4명 중 1명은 살면서 1번 이상 정신과적 문제를 경험할 정도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라고 했다. 이어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향한 문턱이 높아져 치료가 늦어지거나,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시는 이번 기념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도록 했다. 여기에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면서 정신질환이 있더라도 직업재활 등을 통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을 할 구상이다. 특히 시는 정신건강 유관기관 및 사회복지기관과 함께 ‘마음건강 힐링체험부스’를 했다. 지역 20개 기관과 함께 운영하면서 정신건강 전문의와 동료지원가 상담, 색채·아로마·원예 등 마음 힐링 테라피도 이어갔다. 앞서 시는 지난해 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에서 OX 퀴즈, 마인드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상담과 마음건강 상담버스 부스도 열었다. 이 밖에도 시는 오는 16일까지 온라인 시민참여 ‘워크온’ 걷기 이벤트를 한다. 시는 목표를 달성한 참여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유정복 시장은 “인천시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조기에 치료받지 못하는 시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정신건강증진 분위기를조성하고 치료 친화적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전국에 방치된 군 유휴시설이 2년 사이에 2배(104.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양주시)이 4일 국방부로터 제출 받은 ‘유휴 국방 ‧ 군사시설 현황’에 따르면 2020년말 3천418개소,축구장의 83배 면적이었던 군 유휴시설이 2022년 말에는 7천1개소로 축구장 154배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 유휴 국방·군사시설을 장기간 방치하면 범죄위험 ,경관저해, 환경오염 등을 유발하므로 실태조사를 통해 신속한 철거를 장려하고 있다 . 그러나 군유휴시설 철거실적은 지난 5년간 3배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 국방부가 제출한 유휴시설 철거실적에 따르면 2019년 3천306개소, 2020년 2천612개소,2021년 2천296개소,2022년 1천700개소,2023년은 900개소(계획) 이다 . 또한 전체 유휴시설 중 환경오염 치유가 필요한 정비 및 보급시설이 40%에 달해 집중적인 철거와 오염정화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난다 . 정 의원은 “부대개편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유휴시설 철거실적은 오히려 줄어 전국적으로 방치시설이 급증했다”며 “사용계획이 없는 유휴시설을 집중적으로 철거해 국가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주변 지역민과 상생해야 한다”고 밀했다 .
“전국학생거북선창의탐구축제의 주제는 ‘임진강거북선, 한반도 기후위기 지킨다’입니다. 학생들이 임진강거북선의 뛰어난 창의정신으로 범지구적 기후위기 극복 방법을 찾는 것이죠.” ‘2023년 전국학생거북선창의탐구축제’ 운영실무를 총괄하는 김도형 임진강거북선교육연구회 수석부회장(파주신산초교장)은 “지난 여름 극강의 홍수와 맹렬한 더위 지속 등 기후위기가 심상치 않다. 임진강거북선 건조 지혜로 해법을 제시하는 축제로 진행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교육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 가운데 임진강거북선 재건에 대한 사료 발굴에도 앞장서며 교사들로 구성된 연구단체 설립을 주도한 임진강거북선맨이다. 올해 19회째를 맞는 전국학생거북선창의탐구축제는 오는 28일 파주문산중학교에서 경기일보와 파주시, 파주교육지원청이 공동 주최한다. 축제 주관은 경기교육청연구단체인 임진강거북선교육연구회와 파주교육지원청 검산초교 발명교육센터가 맡는다. 축제 참가비는 없다. 김 수석부회장은 이번 축제 골격을 크게 두 가지라고 설명한다. 우선 이순신 장군이 창제한 거북선보다 180여년 앞선 1413년 임진강에서 훈련을 한 조선 최초 임진강거북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이에 따른 학생들의 다양한 과학적 탐구와 창의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다. 또 다른 주제인 기후위기가 암시하듯 학생들이 임진강거북선을 활용해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대처법을 생각해보며 창의성과 탐구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는 “교육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5개 종목의 경연이 진행된다”며 “작품 출품 분야 1종목(탐구창작), 가상현실 분야 1종목(가상현실 거북선), 현장 분야 3종목(캐릭터 디자인, 주제 창작, 창의융합) 등”이라고 말했다. 임진강거북선교육연구회는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파주교육지원청의 지원 속에 실무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어 지난달 25일에는 1, 2부로 나눠 김 수석부회장과 나의헌·강기룡·백진우·이정화교사 등이 강사로 나서 축제 이해와 참가 분야 및 종목 교수학습에 대한 교원연수도 성공리에 마쳤다. 공동 주체기관인 파주시도 축제를 알리는 행사 누리집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학생 및 학교의 참가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 수석부회장은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생 2천여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작품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임진강거북선과 관련한 다양한 발명·창작 활동을 통해 4차 산업 사회에 필요한 창의적인 역량을 형성하는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4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국내외 파독 광부, 간호사, 간호조무사 출신 240여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이 파독 근로자만을 초청해 오찬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오찬 행사는 조국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동포들을 모국이 따듯하게 챙기고 보듬어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찬에 앞서 파독 근로자들의 독일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관람하고, 참석자들과 단체 사진을 촬영하며 파독 근로자들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을 시작하면서 “한독 수교 140주년이자 파독 근로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에 여러분을 모시게 되어 기쁘다”며, “여러분의 땀과 헌신이 대한민국 산업화의 밑거름이었다”고 참석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서 “여러분의 땀과 헌신을 국가의 이름으로 예우하고 기억할 것”이라며, “지난 6월 출범한 재외동포청이 여러분의 든든한 울타리가 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찬 행사에서는 파독 출신 광부․간호사들로 이루어진 ‘글뤽아우프 합창단’ 30명의 로렐라이, 보리수, 도라지 타령 노래 공연이 진행돼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검찰이 인천항 갑문 노동자 추락사고 관련 최준욱 전 인천항만공사(IPA) 사장(56)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4일 인천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사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에 불복, 최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인천지법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22일 열린 최 전 사장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또 같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억원을 선고받은 IPA 법인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항소심 판결이 법리를 오해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법리 검토를 하고 있어 구체적인 상고 이유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최 전 사장은 지난 2020년 6월3일 인천 중구 인천항 갑문에서 수리공사를 하던 노동자 A씨(사망 당시 46세)가 18m 아래로 추락해 사망한 사건 관련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대북 정찰 자산을 축소 운영하고 한미연합방위훈련을 하지 않아야 평화가 보장된다'는 가짜평화론이 지금 활개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향군 창설 제71주년 기념식 및 전국 읍·면·동회장 총력안보 결의대회에 참석 "'안보리 대북 제재를 선제적으로 풀어야 한다, 남침 억지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유엔사를 해체해야 한다, 종전 선언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이 향군 창설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70주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안보가 안팎으로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선동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수십년 동안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핵 사용 협박을 노골적으로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는 우리에게 힘을 가져야 평화와 안전을 지킬 수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며 힘에 기반한 안보태세 확립을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북핵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한미동맹을 핵에 기반한 동맹으로 격상했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적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역량을 강화해 자유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지킬 것"이라며 "재향군인회가 안보 의식 강화와 총력안보 태세 확립에 앞장서달라"고 주문했다. 또 윤 대통령은 "군 복무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제대 군인 복지와 권익 증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바른 역사관, 책임 있는 국가관, 명확한 안보관으로 자유, 평화, 번영의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의정부시가 시민공론장을 통한 소각장문제 해결사례가 일선 지자체들이 겪는 다양한 갈등들을 시민과 함께 풀어가는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4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롯데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기도 공공갈등관리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의정부시의 시민공론장을 통한 소각장문제 해결이 1차 서면심사를 통과한 6개 발표 지자체 중 최우수 혁신사례로 뽑혔다. 소각장문제 해결을 위한 공론장이 시민 주도로 운영돼 갈등요소를 시민 스스로 해결한 점, ’지원은 하되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으로 소각장 공론장 운영의 공정성‧자발성‧투명성이 확보되도록 의정부시가 노력한 점 등이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민선8기 의정부시는 장암동 소각장이 노후화로 처리에 한계에 이르렀다는 진단을 받고 자일동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2018년 입지선정까지 공고했으나 해당 지역과 인접 지자체 반발 등 진척이 없자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해결방안으로 시민공론장을 택했다. 시민의 뜻에 따른다는 전제로 시민 스스로 해법을 찾도록 한 것이다. 4개 권역별로 15명씩 모집한 60명 시민참여단은 7월1일부터 15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린 공론장에서 머리를 맞댔다. 생활폐기물 관리실태와 소각 및 처리시설 최적 대안 도출, 주민수용성 제고 방안, 입지부지 선정, 필요재원 마련방안, 건강과 환경 최소화 방안, 자원순환 촉진과 시민 참여방안 등에 대해 전문가 발표를 듣고 토의를 벌인 뒤 대안을 내놨다. 시민참여단은 시급성을 감안해 자일동으로 현 규모보다 200t 정도 처리용량을 늘려 지하화하고 재정사업으로 할 것 등 의견을 모아 마지막 공론장이 열린 7월15일 흥선행정복지센터서 김동근 시장에게 전달했다. 김 시장은 이 자리서 공론장의견을 받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마침내 수년간 원점에서 맴돌던 장암동 쓰레기소각장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이전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 김동근 시장은 “소각장 공론장의 성공적인 운영은 시민들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결과다. 앞으로도 중요한 문제일수록 시민들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자 중 하나는 반려동물이다. 삶에서 위로와 사랑을 나눌 대상이 점차 줄어들면서 그 빈자리를 반려동물이 채워주고 있다. 10월4일 ‘세계동물의 날’을 맞아 반려동물에 관한 책 두 권을 찾아봤다. 동물이라는 존재가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변해왔는지 돌아보면서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음미해보는 것은 어떨까. ■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 개를 사람과 동등한 존재로 대하는 것과 사람으로 여기는 것은 다르다. 개와 인간이 함께할 때 우선순위로 둬야 하는 사실은 ‘개는 사람과 다르다’는 것. 무작정 개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인간의 기준에 맞춘 속박과 자극은 개들의 건강한 삶을 망칠 위험이 있다. 원활한 교감은 존재의 다름을 명확히 인지하는 시점부터 출발한다. ‘무엇이 개를 힘들게 하는가!’(좋은땅 刊)를 펴낸 권기진 행동상담사는 ‘반려견 행동이론’을 토대로 반려인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개를 개답게 기를 때, 건강한 반려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아닌 개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에 맞춰 사람의 행동을 조정해야 한다. 지나친 짖음, 분리불안, 식분증과 같은 개의 문제 행동은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근본적인 개의 본성이 인간의 생활과는 맞지 않는다는 데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이를 위해 책은 개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교정하고 유형별 문제행동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 섹션에서는 개의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무리근성’과 인간 중심 사고가 불러오는 폐해를 다룬다. 이어지는 내용으로는 반려인들이 범하는 잘못이 개들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한다. 세 번째 섹션에서는 개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안을 확인할 수 있다. ■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지난달 20일 발간된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라곰 刊)는 국내 최초 펫로스 전문 심리 상담 센터를 개소해 반려동물과의 사별로 고통을 겪는 이들을 치료하는 조지훈 원장이 써낸 책이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과의 사별 이후 겪을 수 있는 다양한 반응의 집합체다. 일반적인 사별 반응처럼 우울감, 최책감, 수면 문제가 찾아올 수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지금껏 만났던 수백여명의 환자들과 나눴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을 설명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특히 저자 역시 반려견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당사자라는 점에서 사별을 겪은 반려인들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호응을 얻고 있다. 심리학자의 관점에서 펫로스 증후군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애도의 단계, 심리적 오류, 외상적 펫로스 등을 분명하게 짚어내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별 준비, 안락사, 펫로스 모임 등 반려인이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며 실생활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해주는 책이다.
아내가 많이 지쳤다. 밤새 음식 준비에 온 힘을 다한 것은 조상에 대한 예도 있지만 아들 며느리와 딸 사위를 위한 사랑에 더욱 힘을 낸 것 같다. 불평은커녕 즐겁고 좋아서 한 듯하지만 피곤해 보인다. 아침에 아들 내외가 왔다. 다 차려진 아내의 정성스러운 음식으로 추석 차례를 마쳤다. 일단 모두가 한숨을 잤다. 점심시간을 훨씬 넘겼지만 고단한 아내를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 교외로 나가기로 했다. 명절 때마다 주로 가던 융·건릉이다. 푸른 소나무 잎과 상수리나무 잎이 폐부를 활짝 열어준다. 녹색 잔디밭과 파란 하늘에 갈대밭도 초가을의 서정을 이룬다. 흐린 눈을 맑게 닦아주는 기분이다. 내려오는 길에 아늑한 재실에 들렀다가 천연기념물 개비자나무를 봤다. 거칠면서도 화려한 나무 비늘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문득 내장산의 비자나무와 비슷한 레바논산맥의 백향나무가 생각났다. 그곳의 백향목 군락은 꿈속처럼 영화의 한 장면처럼 아름다웠다. 백향목은 레바논 국기에도 들어있지만, 성경에서 솔로몬이 성전을 지을 때 사용했던 나무라고 알려졌다. 눈 덮인 레바논산맥의 브샤레 마을에서 본 칼릴 지브란의 생가미술관도 기억에 남아 있다. 예언자를 쓴 그는 글도 글이지만 그림도 정말 좋았다. 예언자의 집을 나와 나는 히치하이크에 성공해 백향목을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융릉의 비자나무는 조금 변형된 같은 과라 해서 개비자나무라고 붙여졌지만 순수한 시골 총각처럼 맑은 색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