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에 나선다. 시는 해사전문법원 유치를 위해서도 곧 인천 유치 타당성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윤현모 시 해양항공국장은 20일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상반기 중으로 환경부에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후보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국내외 심포지엄 및 학술대회, 국제 홍보 활동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또 백령·대청도의 지질을 알릴 수 있도록 영문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예비 현장실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시는 오는 2026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상반기에 인증 후보지로 선정받으면 내년에 유네스코에 정식으로 세계지질공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2025년 국제지질과학연맹과 유네스코 평가단의 가치평가 및 현장실사와 2026년에는 유네스코 집행 이사회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앞서 시는 지난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추진 전략’을 세운 뒤 국제 지질학적 가치 규명, 지질공원센터 조성 등 인증 필수 조건을 충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지질명소의 지속 가능한 활용과 인증기반 구축을 위해 대청도 옥죽동 해안사구 보전방안도 세우고 있다. 특히 시는 해사사건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해사전문법원 인천 유치를 위해 관련 타당성을 내놓을 방침이다. 시는 인천연구원 용역 자료를 토대로 해사전문법원 주요 수요자인 선주의 64.2%, 국제물류 중개업의 79.9%, 주요 로펌 등이 수도권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그러면서 항만과 공항, 해양경찰청 본청 등의 인천 소재를 통한 접근성과 경제성 등의 확보 방안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시는 다음달 초부터 인천항발전협의회와 인천지방변호사회 등 100여개의 항만·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해사전문법원 인천 유치 촉구 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 법률 개정 활동 및 인천시민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추진한다. 이 밖에도 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어업인들의 유류비 부담을 덜기 위해 연근해 어선 면세유 구입비를 최대 10%까지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어업인 1천250여명이며 총 지원 금액은 20억원이다. 유류비는 연근해 어업에서 전체 경비의 50%를 차지, 어업인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어업인들은 지난해부터 시 등의 지원을 계속 요구해왔다. 시 관계자는 “백령·대청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받아 백령·대청 차도선 및 백령공항 등과 시너지를 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사전문법원의 유치 지역은 국내외 이해 관계자와의 접근성, 편의성을 우선해야 한다”며 “인천이 최적지인 만큼 시민의 요구를 모아 유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청소년들의 마약 범죄가 급증하면서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마약 피해 예방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신종 마약 범죄가 끊이지 않자 마약 예방교육 등 실질적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도교육청은 올해 ‘2023학년 학교 마약 예방교육 강화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한 마약류 예방교육 강화를 위해 학교 교육과정에 마약 예방교육을 필수적으로 반영하고 점검하는 한편 마약 예방교육 전문강사의 학교 방문 지원도 확대한다. 또 교육부 학생건강정보센터와 도교육청 학생중심교육과정 누리집에 실린 학생 성장단계별 교육자료와 콘텐츠도 활용할 방침이다. 5월부터는 법무부(법교육센터) 등 전문기관의 마약예방 전문강사를 활용한 학교 교육을 확대 지원하기 위해 ‘학교 마약 예방교육 전문강사비’를 190개교에 지원하고, 교육부에서 개발해 다음 달부터 중앙교육연수원에 개설 예정인 교원 대상 15시간 연수과정도 적극 활용한다. 이 밖에 유관기관 마약예방 캠페인과 공모전에 학생 참여를 권장하고, 경찰청 등의 마약예방 홍보자료를 이용한 가정 연계 학부모 인식 제고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도교육청은 다문화가정에서 언어 문제로 인해 마약 예방교육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을 우려해 ‘마약류범죄피해주의당부’ 9개국어 번역본을 제작해 보급한다. 다국어 번역본에는 경찰청의 협조로 학생·학부모의 마약류 범죄 피해 예방을 위한 주의사항과 당부 등을 담았다. 도교육청은 지역 내 다문화 학생의 출신 국가 비율을 고려해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몽골어, 필리핀어, 일본어, 캄보디아어, 태국어, 영어 번역본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배부했다. 또 경기다문화교육지원센터 누리집에도 번역본을 탑재해 다문화 학생과 학부모 누구나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현숙 도교육청 융합교육정책과장은 “다문화 학생과 학부모가 한국어 사용이 원활하지 않아 범죄 예방교육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다문화학생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다문화가정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번역자료를 지속적으로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오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에서 열린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표들이 장애인권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20일 오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에서 열린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이영재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장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 협회장은 장애인복지 발전에 이바지한 공을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20일 오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에서 열린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감사패를 시상하고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일 오후 화성시 라비돌리조트에서 열린 제4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이영재 경기도장애인재활협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양주 칠봉초등학교(교장 최광순)가 건강한 학교 생활을 위해 학생들의 체력 증진 행사를 마련했다. 칠봉초는 올해 새학기부터 학생 체력 증진을 위한 교내 건강 체력 교실을 운영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이번 건강 체력 교실은 경기도교육청의 단위학교 학생 체력증진 기본계획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기본계획상에는 학생건강 체력평가(PAPS) 검사에서 4.5등급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관련 체력교실을 운영하도록 한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을 선별해 체력 교실을 운영하면 자칫 자존감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5·6학년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주 2회 운영하고 있다. 여학생과 남학생들이 각각 배드민턴 교실에서 체력을 키우는 방식이다. 최광순 교장은 “건강한 신체활동을 통해 자주적으로 성장하고, 학생과 현장이 주도하는 미래 교육으로 새로운 시대를 여는 교육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양질의 교육서비스 제공을 위한 교육계의 ‘1시·군 1교육지원청’ 설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통합교육지원청과 함께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지역내 6개 통합교육지원청의 분리·신설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전국 시·도 통합교육지원청은 총 37개다. 도 단위에서 통합교육지원청을 운영 중인 곳은 경기도와 강원도, 충북, 충남 등 4개 도로, 9개의 통합교육지원청이 있다. 현재 경기도에는 동두천시와 양주시를 관할하는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구리시와 남양주시를 관할하는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안양시와 과천시를 관할하는 안양과천교육지원청, 군포시와 의왕시를 관할하는 군포의왕교육지원청, 오산시와 화성시를 관할하는 화성오산교육지원청, 하남시와 광주시를 관할하는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이 있다. 도 단위 통합교육지원청 중 67%인 6개가 경기도에 몰려 있는 셈이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신도시 개발에 따라 인구와 학생수가 급증하고 있는 곳이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경기도내 11곳 중 7곳이 현재 통합교육지원청을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교육계에서는 기초단체별로 교육지원청을 운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부에서는 학령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행정조직을 확대하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도교육청은 ‘1시·군 1교육지원청’ 체계를 통해 지역 여건에 맞는 세밀한 교육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보고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도교육청은 최근 기획조정실장과 6개 통합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참석한 가운에 교육지원청 분리 신설의 필요성과 대책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관련 지역에서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통합교육지원청이 분리되기 전까지는 학교 교육 지원과 행정 지원을 담당할 수 있도록 지난달 과천교육지원센터를 신설했고, 7월에는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내에 구리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 각 통합교육지원청 내 교육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다만 센터의 설치 만으로 지역의 교육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운 만큼 분리 신설을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관련 법령인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중앙부처에 건의하는 한편 지자체 및 도·시의회 등과도 협력관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용 도교육청 행정관리담당관은 “인구와 학교 수가 증가하는 경기도의 특성을 고려할 때 교육지원청과 지자체가 일대일로 협력하는 것은 교육격차 해소와 지역협력교육 강화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31개 시·군 모든 지역에 교육지원청을 설치해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이 신체와 정신이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해 학교체육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의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기초체력이 떨어지고, 정서적으로 위기감을 느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체육 활성화를 정책 기조로 정하고 스마트 체육교육 실현을 위해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학교체육 활성화 정책은 코로나19로 영향을 받았던 체육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이 시급해졌고, 학생들의 저하된 기초체력과 정서 및 관계회복을 위한 신체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된 것이다. 도교육청은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미래체육교육 환경을 조성하면서 학교운동부 감소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 학생 선수의 성장을 지원할 다양한 방안도 계획해둔 상태다 ■ 아침운동 등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꾀한다 도교육청은 우선 학교 내 다양한 스포츠클럽을 조직해 운영하고, 아침운동 프로그램을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존중과 배려, 정직, 규칙 준수 등 스포츠의 중요 가치들을 중심으로 기본이 바로 선 인성교육에 초점을 맞춰 ‘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도 부활시키기로 했다. 학교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학생들이 지역에서 도로, 도에서 전국으로 대회에 출전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학생스포츠 문화 교류를 확대한다. 또 단위학교별 클럽 운영을 위해 교육과정 안팎으로 다양한 학교스포츠 클럽을 구성해 운영하며, 지역별 특색이나 여건에 맞는 교육장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를 통해 지역별 대표 학생을 선발하는 체계도 견고히 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도교육청이 유치한 제16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의 축구, 풋살 종목 역시 적극적으로 선수를 육성, 올해 하반기 중으로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각 학교에 자율성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등굣길 아침운동’도 확대한다. 올해부터 등교시간이 자율화됨에 따라 동아리형, 체력향상형, 학년 및 학급형 등 단위학교별로 상황에 맞춘 아침운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학교별 아침운동 운영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해당 프로그램을 보급해 다른 학교들도 관련 정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내년에는 아침운동 활성화를 위한 예산도 별도로 편성한다. 도교육청은 분기별로 이 같은 정책을 내실화하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간다. 1분기에는 각 담당자들이 논의를 통해 기본 계획을 수립하며, 2분기에는 본격적인 교육장배 학교스포츠 클럽대회가 운영되는 한편 등굣길 아침운동의 활성화를 위한 이름 공모 등 밑작업이 진행된다. 3분기에는 교육감배 학교 스포츠클럽대회를 진행하면서 지역별로 등굣길 아침운동이 제대로 자리 잡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현장 지원 역시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4분기에는 각종 대회가 열리며, 등굣길 아침운동에 대한 운영 평가 등을 통해 내년도 사업 방향과 예산 등을 결정한다. ■ IT 접목한 미래 체육교육... 스마트 체육교육 실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스마트 융합교육을 전면에 내세워 추진 중인 도교육청은 체육 분야에서도 스마트 체육교육의 완성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IT체육교실부터 가상현실(VR) 스포츠실 등을 운영해 IT 기반 환경에서의 체육 교육이 가능하게 했다. 도교육청은 우선 IT체육교실을 구축하기 위해 25개 교육지원청별로 유휴교실 현황 등을 파악, 여건이 가능한 학교를 선정해 IT체육교실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서울대 사범대와 공동으로 IT체육교실의 효과성 검증을 위한 연구를 수행 중이며, 올해 하반기 중에 결과보고회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일선 학교 현장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IT체육교실은 특히 장애(특수)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 효과적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초등·특수학교 대상 IT체육교실의 경우 지자체 및 유관 부서와 협조해 지역 내 38개교 중 20개교에 설치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학생스포츠센터 역시 확대 운영한다. 센터 내 학생 체험프로그램을 확대하는 한편 초중등교사와 초등 스포츠강사를 대상으로 체육 관련 연수도 운영한다. 이를 통해 초중등교사의 체육수업 역량을 강화하고 초등 스포츠강사의 역할 역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경기 북부지역의 폐교를 활용해 지역복합스포츠시설을 조성하는 ‘(가칭) 거점형 체육공유학교’ 증설도 2025년 상반기 중 추진한다. 도교육청은 올해 1분기 IT체육교실 시범학교에 대한 컨설팅과 스마트체육교육 지원단 구축을 마치고, 2분기 공모를 통한 IT 체육교실 선정 및 메타버스 사이클 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분기에는 IT 체육교실 시범학교들의 결과보고회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4분기에는 성과를 반영한 내년도 운영계획을 수립한다. ■ 코로나로 멈춘 교육감기 종목별 대회 확대 도교육청은 코로나19 등으로 수년간 열리지 못하다가 지난해 태권도 대회를 시작으로 재개를 알린 교육감기 종목별 대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당시 태권도 대회에는 2천3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지난달 열린 체조와 양궁 등 10개 종목 관련 대회에는 1천200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해 학교체육에 대한 열기를 실감케 했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개 종목에서만 진행된 교육감기 종목별 대회를 올해는 27개 종목으로 확대한다. 1분기에는 체조와 양궁 등 10개 종목에서 교육감기 대회가 열리며 2분기에는 육상 등 8개 종목, 3분기에는 테니스 등 5개 종목, 4분기에는 태권도 등 4개 종목에서 각각 교육감기 대회가 열린다. 지난 19일 시작돼 21일까지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진행되는 교육감기 육상대회의 경우 이미 2천여명의 학생들이 참가한 상태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학교체육활성화 정책을 통해 위축된 체육교육의 정상적인 운영에 따른 체력, 정서 및 관계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또 학교스포츠클럽 참여를 통한 존중과 배려 등의 인성 함양과 자기주도적 건강관리 능력 역시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성정현 도교육청 체육건강과장은 “모든 학생의 스포츠활동 참여와 학생선수의 대회 참여 확대로 균형있는 학교체육을 지원하겠다”며 “기본이 바로 선 인성교육 중심 신체활동과 체·덕·지가 조화로운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업을 두고 흔히 우리 삶의 근간이라고 한다. 인류의 삶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산업,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 바로 농업이다. 이러한 농업을 배우고 익혀 세상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공간이 있다. 기존 농업의 장점을 살리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발전하는 곳,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교장 김종운·이하 ‘수원농생명고’)가 바로 그곳이다. ‘자립, 근면, 성실, 협동’을 교훈으로 미래 핵심 역량을 갖춘 플러스형 농생명과학 인재육성을 교육 지표로 삼고 있는 수원농생명고는 1936년 문을 열어 87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학교다. 학교 내에 제1, 2 과학관부터 기숙사, 농업기계실, 공작실, 학과별 각종 실습실을 갖춘 것은 물론 스마트팜 온실까지 두고 있어 일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큰 규모를 자랑한다. 33학급, 700여명의 학생들이 농업의 가치를 지켜가는 곳, 수원농생명고를 가봤다. ■ 진로 탐색부터 결정까지...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 수원농생명고는 3년의 교육과정 동안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해 실제 경험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이를 토대로 진로를 선택하다 보니 이미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내는 것은 물론 학생 스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중 하나인 수원농생명고는 1학년을 진로탐색의 시기로 보고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다양한 교육을 기반으로 1학년 말쯤 자신의 전공을 선택하고, 2학년 말에는 3학년 때 배울 세부 전공 및 다른 전공 과목이나 다른 학과의 과목을 직접 선택해 수강할 수 있도록 했다. 선택할 수 있는 과목도 다양하다. 생물자원과학과의 기본코스 6개, 심화코스 6개를 비롯해 반려동물과 기본코스 및 심화코스 각각 2개, 식품생명과학과의 기본코스 및 심화코스 각각 8개가 개설돼 있다. 바이오시스템과의 경우 기초코스와 심화코스 각각 4개씩을 개설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코스제로 교사 1명당 학생 12~13명만 담당하면서 실무 능력을 키울 수 있고, 학생별 수준에 맞춘 맞춤형 수업 역시 진행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세부전공을 선택해 산업체 현장에 대한 이해와 미래를 준비하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농산업 분야를 이끌어 나갈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은 물론 농산업 분야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와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 핵심 농업인력으로서 필요한 전문기술능력 향상 및 직업윤리의식을 함양시킬 수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 각종 전국대회 휩쓸고, 3년 연속 11명 서울대 진학 수원농생명고는 이 같은 세밀한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각종 기능 대회에서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 2022 경기도 기능경기대회 농업기계정비 분야에서 금·은·장려상을 받았고, 화훼장식 분야에서는 동상을 수상했다. 또 제57회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는 농업기계정비 분야에서 동상과 우수상을 받았고, 2022 조경가드닝 민간 기능경기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했다. 2023 경기도 기능경기대회에서도 화훼장식 분야와 농업기계정비 분야에서 각각 금상을 수상했고, 농업기계정비 분야 동상을 추가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전국 영농학생축제에서 교육부장관상, 농정원장상, 농촌진흥청장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수원농생명고는 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기반해 일정 교육 훈련과정을 이수한 뒤 평가를 거쳐 합격한 훈련생에게 학력과 상관없이 국가기술자격을 부여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이를 이용하면 조경산업기사나 제빵산업기사 자격 분야에서 전문대학 수준의 교육을 받으면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이러한 실무 위주의 다양한 교육 덕에 전국에서 4명만 선발하는 서울대 농업계 특별전형에 2020년 3명, 2021년 4명, 2022년 4명의 학생들이 합격하는 등 사실상 관련 전형을 휩쓸고 있다. ■ 미래 역량 강화하며 지역사회와 발맞춰 수원농생명고는 디지털 신기술 융합역량을 함양하는 한편 이러한 능력이 취업과 연계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디지털 캠프 및 특강부터 스마트팜 연수, 정규교과에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수업, 방과후 관련 자격증 획득 등을 위한 디지털 활용수업까지 스마트농업, 첨단 식품산업, 4차산업혁명시대의 농기계 산업 종사 인재 양성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NCS 실무과목인 조경설계와 조경시공을 배운 학생들이 수원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마을조성사업도 하고 있는데, 올해는 인계동 청소년문화공원에 학생들이 직접 나가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 수원시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반려동물 양육지원을 위한 사업 및 청소년 대상 자원봉사 지원, 반려인 가정을 방문해 목욕과 미용활동 등 다양한 봉사 활동도 진행 중이다. 김종운 교장은 전문적 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학교 안 교육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교원들과 함께 행복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고 교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각종 연수를 통해 애쓰고 있는 점이 학생들에게 좋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종운 교장 “창의 주도형 교과 운영... 플러스형 인재 육성 온힘” “우수한 능력을 갖춘 미래 농업 인재 양성을 위해 품격 있는 인성을 지닌 학생들을 양성하겠습니다.” 2020년 3월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에 부임한 김종운 교장은 미래 농업 분야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다. 87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농업교육협회 회장교이기도 한 농업교육의 선도기관으로서 그 명성을 지키고, 발전시켜 가는 것이 그의 목표기 때문이다. 농업교사로 교직 생활을 시작한 김 교장은 과거 꾸준히 수원농생명고의 발전을 지켜봐 왔던 만큼 미래 농업교육의 방향을 설정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과 동시에 희망과 설렘을 느꼈다고 했다. 미래형 농업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 교직원은 물론 학부모, 지역사회 등 교육공동체와 끊임 없이 협력하고 교류해 발전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역시 부임 당시 느낀 희망찬 학교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김 교장은 “우리 학교의 인재상은 인성과 창의성, 전문성을 갖추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는 미래형 인재 양성”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교과목을 수강하고 자신의 진로에 맞춰 공부할 수 있는 선택형 교과 운영과 교사들의 사랑이 담긴 교육 역시 학교의 인재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장은 올해 시작될 교육부의 그린스마트미래학교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그는 “학교의 역사가 긴 만큼 시설의 현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 이번 그린스마트미래학교 사업에 선정돼 교육시설 현대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며 “학생들이 더욱 쾌적한 환경에서 각종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우리 학교의 가장 큰 강점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협력해 활동하는 실습 수업이 다양하고, 각종 프로젝트 역시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예측 불가능한 미래 세계를 개척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학생, 교직원, 학부모와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이 ‘라운드티·청바지·후드티·덧신양말’ 등을 금지하는 복장 규정을 공지하자,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5시50분 전 직원에게 ‘[공지]직장인의 기본 소양 지키기 캠페인’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 셀트리온은 메일을 통해 사내 업무 분위기를 쇄신하고 셀트리온인으로서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몇 가지 제안과 실천을 당부한다면서 총 4개의 지침을 내놨다. 이중 ‘단정한 근무 복장 준수’ 항목에는 ‘A. 라운드티, 청바지, 트레이닝 바지, 후드티, 덧신 양말 금지’를 비롯해 ‘B. 카라티, 면바지, 검은색 계열의 운동화, 단정한 재킷의비즈니스 캐주얼’, 그리고 ‘C. 임원들은 최소한 정장 착용’의 복장 규정이 담겨있다. 특히 셀트리온은 ‘근무시간 철저 준수’ 사항으로 ‘A. 근무시간에 휴게실 장기 체류 자제’, ‘B. 점심시간 준수(미리 줄 서서 대기하지 않기 및 근무시간 전 복귀)’, ‘C. 근무시간 동안 개인 인터넷 등 개인 용무 자제’ 등의 내용도 있다. 그러나 회사 안팎에서 직원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등에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복귀 이후 이 같은 결정을 ‘진돗개 1호 발령’이라고 비꼬며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자유스러운 복장으로 업무를 봐왔는데, 최근 서 회장이 복장 지적을 한 뒤 갑자기 이 같은 규정이 생긴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점심시간 종료 10분 전 자리 착석’, ‘근무시간 카페테리아 금지’, ‘근무시간 개인전화·폰사용 금지’, ‘일일 소방점검(청소검사) 재실시’ 등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관계자는 “복장은 원래 내부 규정으로 있었다”며 ”코로나19 때 편의상 자유롭게 했다가 다시 원상복귀 하면서 이 같은 규정이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상황 완화에 따라 직장인으로서 품격에 맞는 복장을 갖추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자는 취지”라며 “하지만 자리 착석이나 소방점검 등은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을 둘러싼 담론은 우려와 기대로 나뉜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 민간 기업 등에서는 앞다퉈 열풍에 대응하고 있다. 경기도는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경기GPT TF’를 구성하고 발달장애인 15명을 대상으로 ‘GPT 도민창작단’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행정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과 문화예술계 등 모든 분야에서 챗 GPT를 둘러싼 논의가 연일 이어지고 기사가 쏟아진다. 챗 GPT는 과연 무엇이며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경기일보는 ‘대문명의 전환’이 예고된 챗 GPT 시대를 진단하고 전망을 하고자 (사)역사문화콘텐츠연구원과 공동 주최로 20일 오전 9시 4층 대회의실에서 ‘인공지능 챗 GPT’ 포럼을 열었다. ‘인공지능 챗-GPT 조력자인가? 파괴자인가?’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이미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온 챗 GPT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독자에게 알리고 이를 다양한 시각에서 진단하고 미래를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인공지능을 둘러싼 다양한 담론을 펼치고자 문화콘텐츠학자와 인문학자, 역사학자 등 전문가의 폭을 넓혔다. 전문가들은 챗 GPT 등 인공지능 시대를 둘러싼 현재의 우려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AI시대를 당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선 기존의 틀을 바꾸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진갑 역사문화콘텐츠원장은 “인공지능 혁명이 새로운 문명, 사회로 들어가는 초입부라고 한다면 그 이후 시대는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당당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 나가면서 기존 생각의 틀은 과감하게 바꾸는 대전환이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에 손톱만 한 카메라가 무려 다섯 개가 있다. 카메라가 휴대폰에 장착되면서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은 카메라는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앞으로 카메라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을 찾았다. ■ 200년에 걸친 카메라의 발달사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4번 출구 바로 앞에 한국카메라박물관(관장 김종세)이 있다. 2000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개관했던 것을 2007년 현 위치에 건물을 신축해 이전한 것이다. 박물관은 카메라를 연상하도록 만들어졌다. 외관은 렌즈의 단면으로 디자인하고 건물 상부는 조리개 모양과 후드가 조화를 이룬다.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려는 인간의 꿈과 집념의 역사를 보여준다. 카메라는 짧은 시간에 극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다. 193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는 독일제 ‘콘탁스’와 ‘라이카’의 시대였다. 그러나 1959년 ‘일본광학’에서 카메라 역사의 기념비적 모델이 된 ‘니콘 F’를 출시하면서 카메라 시장은 독일에서 일본으로 넘어간다. 이후 기술의 발전을 거듭하여 디지털카메라를 탄생시킨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한국은 카메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중이다. 카메라의 극적인 변천사를 실물로 확인하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다. 층별로 3개 전시실이 있다. 1층 1전시실은 카메라와 렌즈, 부속 기자재들을 테마와 이야기를 담아 주제별로 기획 전시하는 공간이다. 2층에 위치한 상설전시실은 카메라가 최초로 등장한 1839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단위로 카메라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대별로 카메라를 전시해 놓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유물이 전시되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유물로 가득하다. 지하는 교육과 전시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사용된다. “우리 박물관에는 카메라와 렌즈가 각각 7천여점, 옛날 유리 원판 필름과 각종 부속품, 기자재까지 소장품은 모두 2만5천점에 이릅니다. 100년이 넘은 카메라를 많이 소장하고 있지요. 사립박물관으로는 우리 박물관이 세계 최고라 자신합니다.” 김 관장의 소개말에 긍지와 자부심이 묻어난다. 카메라의 역사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상설전시실에서 카메라의 시조인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와 마주한다. 라틴어로 ‘어두운 방’을 뜻하는 카메라 옵스큐라는 어두운 방 한쪽 벽에 있는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이 들어와 반대쪽 벽에 구멍 밖 풍경을 거꾸로 나타내는 원리를 이용해 제작한 것이다. 최초의 카메라 옵스큐라는 1839년에 프랑스에서 제작한 것이지만, 전시된 유물은 1890년 무렵 독일에서 교육용으로 제작한 것이란다. 카메라 루시다 역시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유물이다. 1826년 무렵 카메라가 세상에 등장했으니 대략 200년의 세월이 흘렀다. 100년의 세월 동안 변신을 거듭하면서 휴대용 카메라와 스냅사진이 등장한다. 플라스틱 롤필름을 발명하면서 사진기는 휴대하기 좋도록 작고 가벼워진다. 디지털카메라의 발명은 카메라 역사의 최대 혁명이다. 카메라의 필수품이던 필름이 사라진 것이다. 디지털카메라가 휴대폰에 장착되면서 또 한 번의 혁명이 이루어진다. ■ 역사의 현장을 기록하다 콘탁스Ⅱ 라이플은 특별한 생김새만큼이나 얽힌 사연도 풍성하다. 관람객들이 전체를 살펴볼 수 있도록 둥근 유리관에 전시했다. “총의 개머리판 위에 장착된 카메라를 방아쇠를 당겨 셔터가 동작되도록 만들었지요. 히틀러 나치 정부의 주문으로 단 4대가 제작되었으나 한 대는 사라져 현재 3대 만 남았는데, 실물을 볼 수 있는 곳은 오직 우리 박물관에서만 가능합니다.” 제작한 해가 1936년이다. 베를린올림픽 동영상 촬영 때 쓰였던 카메라를 어떻게 구했을까. “20년 전쯤 독일 컬렉터에게 ‘박물관에서 전시하고 절대로 되팔지 않겠다’라는 각서를 쓰고 소장한 귀중한 물건입니다. 결승점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손기정 선수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같이 전시되어 이 특별한 카메라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소장품은 무엇일까? “목재로 만든 1907년 모델입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샀는데 크리스티 경매에 나왔던 물건보다 더 깨끗하고 상태가 좋았습니다.” 카메라의 원조인 카메라 옵스큐라, 카메라 루시다부터 최초의 은판 사진술 카메라인 1839년 모델, 최신 디지털카메라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카메라들이 마주하면서 “인간의 눈”에 다가가려는 기술 발전의 종착점을 상상한다. 라이카, 니콘, 펜탁스 등 세계 카메라 제조사에도 없는 초기 모델까지 살펴볼 수 있음에 감탄하며 설립자의 이력을 살펴본다. ■ 카메라를 향한 한 사람의 열정과 헌신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설립자 김종세 관장의 헌신과 열정의 산물이다. 젊은 날 광고와 디자인 계통의 일을 하면서 카메라에 빠져 카메라 수집에 열을 올렸다는 김 관장은 1976년에 구입한 ‘아사히 펜탁스 K2’와 인연을 맺으면서 카메라의 매력에 빠져든다. 아사히 펜탁스 K2하고 독일제 자이스 이콘에서 생산한 콘타플렉스를 비교하면서 카메라 렌즈를 모으기 시작한 그는 박물관 설립을 마음먹은 1993년부터는 돈이 생기면 카메라를 사서 렌즈를 테스트하고, 외국에 나갈 기회가 있으면 카메라를 구입한다. 물론 카메라 발전사에 기여했거나 희소성이 있는 것들이다. 영국에서 희소성이 있고 상태가 좋은 카메라들을 많이 만난다. 소련이 붕괴한 직후 러시아와 동유럽의 길거리에서 명품들을 많이 산다. 1997년 IMF 때 일본 사람들이 와서 좋은 카메라를 싹 다 걷어가는 것을 보고 일본으로 나가려는 카메라를 모두 사 들인다. 물건 양이 많아서 나중에는 돈 빌려 가면서 구매한다. 1998년부터 역사적으로 가치가 있는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을 드나든다. 카메라를 수집하기 위해 다닌 나라가 120여개국이나 된다고 하니 그가 이제까지 쏟은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필요에 의해 카메라를 교환하는 일은 있었지만, 팔아서 돈을 만든 일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의 이런 투철한 자세가 우리나라 최초로 카메라 전문박물관을 개관할 수 있었던 힘이다. 지하에 있는 제3전시실은 사진 전시, 스튜디오, 암실 등 다목적기능을 가진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청춘카메라’ 교육과 같은 문화강좌, 카메라를 직접 만들어 자신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만들어 보는 체험, 카메라의 원리, 사용법, 촬영방법들을 간단하게 배운 뒤 촬영한 필름을 암실에서 직접 현상, 인화작업을 해보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의 호응이 아주 좋아 놀라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가장 즐겁고 보람된 일이죠.” 카메라의 원리가 궁금해 하는 관람객들을 위해 박물관은 카메라 옵스큐라, 바늘구멍 카메라 만들기 체험을 통해 카메라의 원리를 전달한다. 박물관에서 제작한 바늘구멍 카메라는 2천300여년 전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강의 노트에 기록되어 있던 원리를 이용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 한국카메라박물관을 살려야 한다 매년 특별전을 열고 있는 한국카메라박물관은 그동안 라이카 카메라 특별전, 펜탁스 카메라 특별전, 옛날 카메라로 찍은 사진전, 입체카메라 특별전, 군용카메라 특별전, Rolleiflex & 세계 이안반사식 카메라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현재 ‘120년 역사, 세계 접이식 소형 카메라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하 전시실에는 현재 김종세 작가의 다랑이논을 주제로 한 사진전 ‘가방제전/묘족 이천년의 혼’이 열리고 있다. 과천 한국카메라박물관은 세계가 인정하는 명소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금 박물관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박물관 전체 토지가 수용되었기 때문이다. 박물관을 허물고 주택을 건설한다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누가 내렸을까. 국가는 당연히 박물관을 보호해야 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13조 2항에 ‘국가나 지자체 장이 지원 육성해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권산 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