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대한항공·현대건설, 새 시즌도 변함없는 ‘최강’

지난 시즌 V리그 남녀 1위를 차지한 인천 대한항공과 수원 현대건설이 2022-23시즌에도 나란히 개막 3연승으로 선두에 나섰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지난 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삼성화재와의 홈경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3연승, 승점 9로 1위에 올라있다.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은 올해도 우승 후보다운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세터인 한선수의 조율 아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정지석과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링컨 윌리엄스의 폭발력이 가공할 위력을 떨치며 고공비행 중이다. 삼성화재전서는 정지석과 링컨이 무려 44점을 합작했다. 또한 김규민, 곽승석, 임동혁, 유광우 등도 모두 제 몫을 해주고 있고, 김민재, 정한용, 이준 등 어린선수들의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여자부 현대건설 역시 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흥국생명과의 홈 경기서 세트스코어 3대1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 3을 보태 3연승(9점)으로 선두에 나섰다. 국가대표팀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효진과 김연경의 맞대결과 나란히 2연승을 달리는 팀간의 격돌로 주목을 받은 이날 경기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0월 17일부터 홈 17연승을 기록, 지난 시즌과 변함없는 전력을 유지하며 정상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28승 3패의 압도적인 성적이 말해주듯 극강의 전력을 선보였던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지난해 코로나19로 리그가 조기 종료돼 우승을 이루지 못한 한을 풀기 위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 계약(FA) 선수였던 고예림, 김주하, 이나연, 양효진 등 집토끼 사수에 성공했고, 지난 시즌 맹활약한 외국인선수 야스민 베다르트까지 붙잡아 고스란히 전력을 유지했다. 또한 미들블로커 이다현과 국가대표 출신 정지윤에 김다인, 황민경, 김연견에 나현수, 황연주 등 백업 멤버도 탄탄한 것이 현대건설의 장점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현대건설은 시즌 초부터 1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오는 5일 오후 2시 홈에서 수원 한국전력과 맞붙는다. 지난 시즌 양 팀은 3승씩을 나눠가지며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또 현대건설은 같은날 오후 4시 수원체육관으로 서울 GS칼텍스를 불러들여 4연승에 도전한다. GS칼텍스는 지난 시즌 3위를 했지만 공격 성공률 42.14%로 현대건설(41.98%) 보다 앞서며 1위에 오르는 등 만만치 않은 상대여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김영웅기자

[생생국회] 유의동 “내년 예산 주금공 출자금 1천300억 원안유지해야”

국회 정무위원회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평택을)은 1일 내년도 금융위원회 소관 예산안과 관련,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 출자금 1천300억원은 (감액하지 않고) 원안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주금공 출자금 1천300억원의 ‘감액’을 지적한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에 대해 “일리가 있는 의견”이라면서도 이같이 밝혔다. 수석전문위원은 검토보고를 통해 9월 안심전환대출 실적이 저조했고, ‘금리 상승과 레고랜드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 등으로 인해 채권시장에 자금공급이 부족해지고, 채권 발행금리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임을 고려하면 주금공의 유동화증권 발행금액이 계획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전문위원은 이같은 이유 등으로 감액과 분할 출자 필요성을 제기했다”면서 “그러나 현재 채권시장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상황 등을 놓고 본다면 만약에 주금공과 같은 국가가 출자한 공사가 운영배수의 레드라인에 가깝게 간다면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감액을 하게 된다면 감액 금액이 몇십억에서 몇백억 수준일텐데 (줄이는 것으로부터 생겨나는) 시장의 불안감들을 지금 불안정한 상황속에서 감내하고 도전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 의원은 “웬만하면 민감한 정책 판단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조금 여유있게 가는 것이 맞지않겠나 생각한다”며 원안 유지 의견을 피력했다. 김재민기자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청춘 스러진 자리, 싹트는 ‘배려 문화’

“큰 슬픔… 우리 함께 나눠요” 청춘들이 스러진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의 슬픔 속에서도 이타주의가 싹트고 있다. 압사 사고가 소중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만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서로를 더욱 배려하고 있고, 안중에 없던 응급처치법은 이번 참사를 계기로 관심이 커지는 등 남을 위한 사회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슬픔을 딛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의료계 종사자 이보람씨(31·여·가명)는 1일 수인분당선 야탑역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7년째 서울로 출퇴근 중인 이씨는 콩나물시루처럼 빽빽하게 승객들을 실은 전동열차를 보면 한숨부터 내쉰 채 ‘탑승 전쟁’을 치렀다. 밀리기도, 밀기도 하며 우여곡절 끝에 편안한 자리에 서는 게 아침의 시작이었다. 일상이었던 이 같은 행동은 이태원 핼러윈 대참사로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이렇게 생각한 건 이씨뿐만이 아니었다. 질서정연하게 탑승하는 다른 승객들 덕분에 그의 재킷은 이날 평소와는 다르게 꾸깃꾸깃해지지 않았다.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고자 경찰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는 모습을 뉴스로 본 김슬지씨(34·여·가명). 응급조치 교육이 의무화(학교보건법)된 지난 2008년 이전에 학교를 졸업한 김씨는 흐릿한 기억만이 남아 있는 응급구호 조치의 중요성을 크게 깨닫게 됐다. 김씨는 “서울 한복판에서 수백명의 또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울컥하면서도 우리 가족과 친구들이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도대체 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수십번 했다”며 “생판 모르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이를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사고 이후 대한적십자사 경기지사에 접수된 관련 문의는 약 두 배 늘어났다.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입에 담지도 못할 사망자에 대한 모욕 등이 올라오면서 누리꾼들은 이를 자제하자고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변화가 단발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선 우리 사회가 갈등 양상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참사 발생 시 언론사의 생중계로 국민이 이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만큼 사회 인식 변화는 당연히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재난 사건이 추후 정치적 공세로 쟁점화되는 게 우리 사회의 해묵은 현상인 만큼 민·관 모두가 과도한 갈등 유발을 자제한 채 발전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제언했다. 사이버 폭력 전문가인 노윤호 법률사무소 사월 대표 변호사는 “익명으로 무분별하게 게재되는 악성 댓글의 경우 실명제 등을 도입해 막아야 한다”며 “사이버 폭력은 신체 폭력보다 경미하다는 인식이 있기에 현실적인 처벌 방안을 구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정민기자

[경기만평] 참사 사흘만에...

[생각하며 읽는 동시] 아기의 새벽

아기의 새벽 윤동주 우리 집에는 닭도 없단다. 다만 아기가 젖 달라 울어서 새벽이 된다. 우리 집에는 시계도 없단다. 다만 아기가 젖 달라 보채어 새벽이 된다. 주권 잃은 나라 독립 향한 열망 윤동주 시인(1917-1945)의 작품 속에서 골라본 새벽을 노래한 동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 시인은 일제 치하의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도 맑고 따뜻한 마음을 잃지 않았다. 이 동시는 새벽과 아기를 하나로 연결 지은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한 동심을 노래한 것 같지만, 또 어떻게 보면 나라의 독립을 바라는 팡파르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새벽은 어떻게 오는가? 시인은 묻고 있다. 아기가 젖 달라고 울어서 온다고 했다. 여기서 아기는 누군가? 필자는 이 아기가 단순한 어린 아이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곧 이 나라의 백성이 아니었을까? 온 나라의 백성들이 들고 일어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은 아닐까? 잃어버린 나라를 도로 찾아야 한다고 외친 것은 아닐까? 일제의 삼엄한 눈을 피하려면 마음속의 하고 싶은 말을 꼭꼭 숨겨야 했을 것이다. 그 시가 바로 이 동시가 아니었을까 싶다. 닭도 없고 시계도 없는 집은 곧 빼앗긴 나라를 의미한 것. 그래서 언제 새벽(광복)이 오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아기의 울음만이 새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시인은 이 동시를 통해서 주권 잃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우리 민족의 궐기를 호소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동시인가! 윤수천 아동문학가

[사설] 주최자 없는 집단행사도 안전관리시스템 마련해야

15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압사 참사는 인파 관리에 허점을 드러낸 예고된 재앙이었다. 대참사의 주원인으로 안전관리 주체가 없었다는 점이 지적됐다. 10만~13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축제에 안전을 책임지는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대부분의 행사는 주최나 주관이 있어 안전 문제를 책임진다. 그러나 핼러윈이나 크리스마스 축제같은 경우 특별한 주최자가 없어 안전관리에 구멍이 생기게 된다. 이번 이태원 참사도 좁은 골목에 10만명 이상이 몰렸는데 이를 통제하는 사람이 없었다. 누군가가 인파를 통제했다면 참극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주최자 없는 축제’여서 피해를 키운 것은 사실이다. 서울시와 용산구, 경찰의 책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 사흘 전 경찰과 구청 등이 모였지만 클럽·주점 내 성범죄 예방과 마약단속 등 치안 위주 활동만 논의했다. 군중 밀집에 따른 대피로 설치나 안전관리 인력 배치 논의는 없었다고 한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 자칫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예측만 했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핼러윈 축제의 주최자가 없어 안전관리가 제대로 안 됐다는 설명은 궁색하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행사는 안전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방치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2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됐던 2017년 핼러윈 당시 경찰은 도로 인근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해 보행자 통로를 넓히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번 사고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일이었다.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사고 전날에도 10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 시민이 넘어지는 등 사고 조짐이 있었다. 위험 요소가 있는데도 치안과 방역에만 신경 쓰고, 군중 밀집 대책이 소홀한 점에 대해 관련 기관은 반성해야 한다. 또 압사 참사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주최자 없는 행사나 축제의 안전을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을 질 것인지 원칙을 세워야 한다. 당정이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안전관리를 강화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관리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1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 집단 행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사고 예방 안전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입법에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지자체도 다중밀집 행사의 선제적 안전관리를 위한 조례 제정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들도 이번 참사를 계기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