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그냥 서점 합니다” 친근한 책방, 블랙버드북숍

인생의 큰 전환점에 가장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시작한 블랙버드북숍의 권성미 대표. 책과 사람이 좋아 시작한 이 서점은 권씨 본인에게, 그리고 이웃들에게 숨통이 트이는 공간이 되고 있다. ‘잘 시작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검은 새’ 인생을 살다 보면 좋은 날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업계에서 인정받으며 15년 차 헤드헌터로 일하던 권성미씨는 어느 날 불현듯 암 선고를 받고 하루아침에 암 환자가 됐다. 선항암치료, 수술, 후항암치료, 방사선, 재활치료까지 어렵고 지난한 시기를 보내며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생각했다. 그때 떠오른 것이 ‘책’이었다. “늘 무의식 중에 책과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 단순하게 시작한 편이에요. 오픈 초기에 선별한 책과 의자 몇 개 두고 독서모임을 시작했던 게 생각납니다. 여전히 암 생존자로서 때마다 추적 관찰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책방을 통해 만난 좋은 이웃들 덕에 이렇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서점 이름에 영감을 준 비틀스의 노래 ‘Blackbird’는 평소 권씨가 좋아하던 노래다. 부러진 양 날개를 파닥이며 날갯짓하는 검은 새와 그런 검은 새를 응원하는 내용의 노래 가사는 권씨가 브랜딩하고 싶은 서점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 권씨는 스스로를 “잘 시작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책방을 열 때도, 책방에서 어떤 프로그램이나 이벤트를 기획할 때도 일단 시작하고 본다.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 남양주 다산동을 고를 때도 그랬다. “다산동으로 통합하기 전 ‘가운동’일 때 우연히 이곳에 들렀어요. 이 동네만이 갖고 있던 자연 친화적인 한가로움과 안온함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서점이 하나도 없는 곳, 저를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곳이었으면 좋겠다는 조건에도 잘 맞았고요.” “오늘도 그냥 서점 합니다.” 블랙버드북숍을 열고 보니 서점이 들어선 상가 자체의 유동 인구가 적고 활성화된 곳도 아니었다. 어떻게든 이곳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열정 하나로 책방을 꾸려 나갔다. 하나둘 생겨난 단골손님들이 만나고 싶다는 작가들을 섭외하면 그 작가를 언급한 손님을 중심으로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저는 늘 누군가와 함께 일한다는 느낌을 좋아하는데 마치 모객도 책방 손님과 함께하는 기분이어서 힘든 줄도 모르더라고요." 한편 블랙버드숍은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 일요일 오후 5시에 '일요일에 여는 인생학교'를 진행하고 있다. "3월엔 '저, 청소일하는데요'의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김가지님, 4월엔 유튜브크리에이터로서 안내견과 단둘이 여행에 도전하는 시각장애인 양주혜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5월, 6월에도 훌륭한 MZ 선생님들이 대기하고 계십니다." 세상이 아무리 빠르게 돌아가도 책과 사람간의 소통은 사라지지 않을 거란 믿음, 그 생각이 지금의 '블랙버드북숍'을 있게 한 버팀목이라고 말하는 권씨는 "서점을 찾는 이웃들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한다. "'블랙버드북숍이 있어 참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오늘도 그냥 서점합니다."

기후위기,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기후 변화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꿀벌은 꿀 생산 외에도 화분매개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꿀 생산하고 꽃이나 열매 맺도록 도와 최근 이상 기온으로 집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거나 죽는 꿀벌이 늘면서 꿀벌 농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벌통에는 한 마리의 여왕벌과 수천~수만마리의 일벌, 수백마리의 수벌이 군집을 이루고 있다. 여왕벌은 1~5년 생존하며 평생 산란만을 하며 꿀벌(일벌)은 봄~가을에는 30~40일, 겨울 월동 기간엔 3~4개월 생존한다. 나이가 든 꿀벌은 꿀, 화분 등을 수집하다가 수명이 다하면 외부에서 죽는다. 꿀벌은 크게 벌꿀을 생산하거나 화분을 매개해 꽃이나 열매를 맺도록 돕는다. 사용 시기나 목적이 달라 양봉농가에서 꿀벌을 증식하고 키우는 등 사양관리에 차이를 보일 뿐 특별히 꿀벌마다 역할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자료에 따르면 월동 후 2~3월에 6천600마리였던 벌 수는 4월이 되면 1만7천600마리로 증가하고 벌꿀 생산기인 5~6월엔 3만마리 이상 증식한다. 이 시기에 벌통을 늘려 벌통당 6천~7천마리로 벌을 나눠 꿀을 생산케 하고 11~2월엔 줄어드는 벌 수 만큼 벌통도 줄여 월동을 준비한다.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에 해당하는 동절기엔 꿀벌이 야외에서 활동하기 어려운 시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꿀벌도 월동에 들어간다. 꿀벌에게 월동이 중요한 이유는 평균 한 달 남짓한 수명을 3~4개월로 늘려 겨울이 지나 봄이 됐을 때를 대비하는 목적이 가장 크다. 그러나 딸기, 참외 등 시설재배 작목 수분을 위해 꿀벌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부 꿀벌을 월동시키지 않고 일벌을 양성해 화분매개용으로 사용한다. 화분매개용으로 양성된 일벌 외엔 대부분 동절기에 월동을 거쳐 2~3월에 왕성하게 증식시키고 4~5월에 아까시꿀 등 벌꿀 채취를 최대한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화분매개로 사용하기 위한 꿀벌은 필요한 시기에 일벌이 왕성하게 수분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양봉농가에서 관리를 해주는 편이다. 꿀벌이 사는 데 최적의 온도는 15~30도다. 증식하고 먹이활동하기 용이한 적정한 온도와 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꿀샘식물 등 충분한 먹이원이 공급되면 활동이 활발해지고 기온이 15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곤충이 그렇듯 활동을 줄이고 월동에 들어간다. 겨울을 보낸 후 봄이 되면 여왕벌이 산란을 하고 먹이활동을 해 세력을 키우고 증식, 일벌의 화분매개, 꿀 채취가 반복되는 것이 꿀벌의 생활 패턴이다.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은 꿀벌들의 휴식기다. 그러나 잦은 온도 변화는 대부분의 동식물들과 마찬가지로 꿀벌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생존에 불리하고 질병에도 취약해진다. ‘꿀벌’에 의해 화분매개가 되는 농작물은 수박‧딸기‧참외‧멜론‧사과‧고추‧배‧감‧자두‧복분자‧산딸기‧석류‧대추‧구기자‧여주 등 22종이다. 꽃꿀과 꽃가루가 많은 작물에 효과적인 편이다. 꿀벌 외에도 뒤영벌도 화분매개 역할을 한다. 꽃가루가 많은 작물에 효과적이며 꽃꿀이 적은 작물에서도 사용이 가능해 토마토‧고추‧딸기‧사과‧블루베리‧파프리카 등 16종 매개에 쓰인다. 특히 딸기‧고추‧사과‧블루베리 등 12종은 화분매개용 부족 시 대안 기술로 뒤영벌 사용도 가능하다. 꿀벌도 생태계의 일원, 적정한 밀도 유지해야 이상 기온 등 예상치 못한 날씨 변화에 꿀벌이 더 잘 생존하고 왕성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양봉농가를 관리하고 꿀벌의 생존을 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은 꿀벌 집단 폐사로 피해를 입은 양봉농가를 실질적으로 지원하고 재발 방지 제도를 구축하기 위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꿀벌 집단 폐사로 인한 직간접 피해에 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근거를 신설하고 폐사 원인 및 산업 영향에 대한 조사·분석, 피해 실태조사 및 지원계획 수립을 위한 정책 기반을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약40만 봉군에 78억여마리의 꿀벌이 폐사하거나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양봉농가의 소득은 물론이고 생계 기반까지 동시에 위협받고 있다. 집단 폐사의 원인으로는 꿀벌응애류·말벌류의 공격, 기후 변화, 봉군관리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무엇보다 명확한 원인 규명이 어려워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서 의원 측의 주장이다. 서 의원은 발의안을 통해 꿀벌의 개체수 감소는 사과·배·마늘·고추·호박·당근 등 꿀벌을 매개로 수분하는 작물의 연쇄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자칫 생태계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심각한 위기로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집단 폐사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나 지원 근거가 미비해 농가들이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일본의 ‘양봉진흥법’, 중국의 ‘양봉관리방법’을 통해 양봉산업 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 또한 꿀벌 건강 연구, 유해 농약 규제, 도시 양봉 활성화 등 다양한 제도적 수단을 통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서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꿀벌 집단 폐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 보전뿐 아니라 양봉산업 전반의 안정성이 크게 향상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체계적인 원인 규명과 예방 시스템 구축을 통해 향후 유사 피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또 농작물 수분에 필수적인 꿀벌 개체수를 유지해 과수·채소 농가의 간접적 피해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관계자는 “유럽 등에선 꿀벌도 생태계의 일원으로 동물복지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양봉산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산림청, 기상청, 환경부 등 5개 부처가 꿀벌 보호와 생태계 보전을 위해 기후변화에 대응해 밀원수종 개발에 착수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꿀벌은 2020년 8월 28일 시행된 ‘축산법’과 ‘양봉산업법’의 적용을 받고 있으며 꿀벌의 화분매개는 5조8천억~6조원의 가치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벌꿀 등 양봉산물과 화분매개용 판매 등 양봉산업은 7천억원 규모로 ▲벌꿀 ▲화분매개 ▲프로폴리스 ▲벌화분 ▲봉독 ▲로열젤리 순으로 수입원이 조성돼 있다. 꿀벌의 건강을 위해선 꿀벌 벌무리 100군을 기준으로 13.5ha의 꿀샘식물을 식재하는 것이 적당하다. 좁은 공간에 꿀벌 벌무리 수가 많은 경우 꽃꿀을 따기 위해 꿀벌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로 인해 피로도가 증가해 수명이 단축된다. 양봉생태과 관계자는 “꿀벌은 생태계의 일원으로 화분매개 생산과 야생동식물 유지에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인위적으로 개체수를 늘리는 방법보다는 적정한 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생태계 유지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색채의 향연, ‘세헤라자데’로 춤추다...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공연리뷰]

서울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해 1989년 첫선을 보인 ‘교향악축제’가 올해로 37회를 맞았다.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한 이번 축제의 10번째 무대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1일 장식했다. 이 밖에도 2일 인천시향, 4일 수원시향, 20일 경기필 등 경기·인천 교향악단이 무대에 섰다. 전국 교향악단의 18개 음색이 한 무대에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를 목표로 전국의 교향악단이 한 무대에 오르는 유일무이한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교향악축제엔 특히 젊은 지휘자들과 역대 최다 해외 협연자가 출연해 클래식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4월 11일 금요일 무대에 오른 부천필은 앞서 1일 제4대 상임지휘자 프랑스 출신의 아드리앙 페뤼숑을 위촉했다. 2014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로 정식 데뷔한 페뤼숑은 2021년 라무뢰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활약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까지 서울시향의 수석 팀파니스트로 클래식 팬들에게 각인된 음악가다. 페뤼숑은 10일 부천아트센터에서 같은 레퍼토리를 미리 선보였다. ‘아라비안 나이트’의 여자 주인공 ‘세헤라자데’를 주제로 한 두 작품 라벨의 ‘세헤라자데: 요정 서곡 M.17’과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 Op.35’를 처음과 끝에 연주하고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 g단조, Op.26’을 박지윤의 협연으로 올렸다. 색채의 향연, ‘세헤라자데’로 춤추다 프랑스 작곡가 라벨의 ‘세헤라자데: 요정 서곡’은 1898년 초연 당시 “러시아 악파를 서투르게 흉내 낸 거친 데뷔작”이라는 비평을 들었다. 여기서 비교된 ‘러시아 악파’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1888년)로 부천필은 두 작곡가가 다른 색채로 풀어낸 ‘세헤라자데’를 한 무대에서 연주했다. 1988년 창단한 부천필의 연주력은 그간 소화해 온 레퍼토리만으로도 증명이 된다. 쇤베르크, 바르토크 등 20세기 작품을 국내 초연했으며 브람스, 베토벤 교향곡 전곡 연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가졌다. 무엇보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어진 말러 시리즈는 우리나라에 말러 신드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국내 클래식계의 한 획을 그었고 국내 최정상 오케스트라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날 교향악축제에서 페뤼숑이 이끄는 부천필은 앞으로 보여줄 시너지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페뤼숑이 이끄는 부천필의 음색은 ‘파도’ 그 자체였다. 오보에로 시작된 선율의 흐름을 현악기가 받고 화려한 금관이 절정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이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처럼 움직였고 그 과정에서 현악기의 음색은 때로는 소극적으로, 때로는 큰 무리를 지어 요동쳤다. 페뤼숑의 손짓에 따라 음색이 출렁였고 ‘공기 반 소리 반’의 미덕이 오케스트라에서도 구현될 수 있음을 새삼스레 깨닫게 했다. ‘아라비안나이트’에 모티브를 둔 ‘세헤라자데’가 ‘바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모르더라도 부천필의 입체감 있는 연주가 망망대해의 바다를 떠올리게 했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세헤라자데’에서는 높고 거친 파도의 움직임이 더욱 극적으로 다가왔다. ‘바다와 신밧드의 배’, ‘칼린더 왕자의 이야기’, ‘젊은 왕자와 젊은 공주’, ‘바그다드의 축제-바다-절벽에 부딪혀 부서지는 배’ 등 악장마다 붙은 표제가 상상의 틀을 잡아줬다면 부천필의 연주는 관객을 바다에 떠 있는 배 위로 이끌었다. 특히 전곡에 걸쳐 등장하는 세헤라자데 모티브와 바이올린 솔로는 때마다 다른 호흡과 감정으로 이야기를 다시 들을 수 있는 힘을 갖게 했다. 한편 협연자로 나선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은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악장으로 활동하며 실내악 연주에도 조예가 깊은 연주자다. 연주 전부터 브루흐 협주곡 중 ‘가장 풍부하고 유혹적’이라는 평을 듣는 작품 1번을 섬세하고 부드러운 박지윤의 바이올린이 어떻게 발현해낼지 귀추가 주목됐다. 박지윤의 바이올린은 브루흐 협주곡이 요구하는 물리적인 ‘세게’에는 다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바이올린의 부드럽고 풍성한 음색을 무기로 우아함의 절정을 보였다. 앙코르로 연주한 라벨의 ‘하바네라 풍의 소품’도 신비로운 하프 반주와 어우러져 박지윤의 바이올린을 더욱 매혹적으로 느끼게 했다.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 “인천고법·북부지원 개원 등 커가는 인천 준비 나서겠다” [인터뷰]

지난 1월, 최정현 인천지방변호사회장이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과 경기 부천·김포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들을 대표하는 단체다. 최 회장은 지역에서 20년째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로 인천변호사회에서 섭외이사와 재무이사, 제2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최 회장은 임기 동안 ‘회원 1천명 시대’에 대한 대비와 법원, 검찰과의 소통을 통해 인천시민이 법률 서비스를 받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인천변호사회는 현재 800명이 넘는 변호사가 속한 단체”라며 “회원,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천을 주도해 가는 기관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 법률 서비스 강화 인천시민의 숙원인 인천고등법원 설치가 2024년 11월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2월24일부터는 서울고등법원 인천원외재판부에 형사 재판부와 행정 재판부가 설치됐다. 이에 따라 2019년 인천원외재판부가 개원했지만 형사 재판부와 행정 재판부가 없어 시민들은 2심을 받으려면 서울로 가야 했던 불편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 인천고등법원이 2028년 예정대로 개원하려면 여유 공간 마련 등을 위해 인천지법 북부지원 개원이 시급하지만 미뤄지고 있어서다. 북부지원은 서구 당하동에 약 4만6천㎡ 규모로 들어선다. 당초 올해 개원할 예정이었지만 사업비 조정 협의 지연 등으로 지난해 12월 착공하면서 개원이 미뤄지고 있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천변호사회는 지역 주요 언론사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홍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북부지원 공사 현장에서 검단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속한 개원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북부지원이 하루빨리 준공되고 개원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인천시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고법 유치에 이어 해사전문법원 유치도 준비하고 있다. 해사법원은 해양, 선박, 물류 관련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법원이다. 인천항에서는 외국 선박, 해운사와의 갈등으로 해마다 수십건의 분쟁이 생기고 있다. 그러나 해상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독립된 해사법원이 없어 외국의 재판과 중재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연간 2천억~5천억원에 이르는 해양 관련 계약과 분쟁심판 비용이 해외로 유출하고 있다. 인천의 해사법원 유치 경쟁지로는 부산이 꼽힌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시, 시민단체들과 협력해 해사법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천시민 100만인 서명운동과 국회토론회를 통해 인천시가 해사법원 설치의 최적지라는 점을 알리고 있다. 최 회장은 “앞으로도 시민, 국회의원과 협력해 인천이 해사법원 최적지라는 점을 부각시켜 해사법원을 유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과 회생법원 설치를 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 설치를 위해 전담특별위원회를 신설했다. 인천고등법원 유치에 힘쓴 조용주 변호사를 위원장으로 내정했다. 인천변호사회는 국제분쟁전문법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협력과 공감이 필요한 사안이기에 초석 다지기에 나선다. 인천변호사회는 회생법원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인천 유치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인천고법 설치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아직 준비해야 할 현안이 많다”며 “북부지원 개원을 통한 인천고법 설치는 물론 국제분쟁전문법원 준비 등도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인천 변호사 업계 발전 현재 인천시는 인구성장률이 상승세인 도시이며 경제성장률도 높아 발전 가능성과 잠재력이 크다. 인천변호사회는 회원 변호사가 늘고 있어 조만간 1천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1천명의 변호사, 400만명의 인천시민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올해 지역 대학 등과 학술세미나를 연다. 2026년에는 법원과 검찰도 참여하는 학술세미나로 확대할 예정이다. 인천변호사회, 법원, 검찰, 대학 등이 참여하는 학술세미나를 통해 소통을 이뤄내고 이를 인천의 미래를 대비하고 구축하는 초석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와 소통을 확대하는 것도 인천 변호사 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시 정책에 협조해 인천지역 경제 규모를 키우고 인천 변호사의 위상도 높일 방침이다. 최 회장은 “변호사 수가 늘어나면서 변호사 업계의 어려움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만큼 인천변호사회의 힘도 커지는 것”이라며 “인천 변호사들과 소통해 변호사회에서 할 수 있는 각종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인천변호사회는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도 대비한다. AI 기술 발전이 변호사 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와 업무협약을 하고 회원들이 ‘슈퍼로이어 AI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AI 기술 발달 등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AI 프로그램의 법률 사무 적용에 관한 교육과 세미나를 상반기에 열 예정이다. 인천변호사회는 교육과 세미나를 통해 슈퍼로이어 활용법과 기타 AI 프로그램을 통한 업무 및 법률 서비스 제공 등에 관해서도 회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AI가 법률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변호사 업계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AI에 대비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각종 세미나 등을 통해 AI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에서의 역할 강화 인천변호사회는 직능단체다. 인천변호사회는 단체 회원인 변호사들뿐만 아니라 시민들과의 접점도 늘리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본다. 이에 인천변호사회는 최 회장을 중심으로 지역주민들을 찾아가는 등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예정이다. 또 인천변호사회 소속 인권위원회를 통해 인천에 사는 외국인들을 위한 법률 지원 업무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이미 대국민 법률 서비스로 민사와 형사, 가사, 행정 등 생활과 밀접한 법률 문제에 대해 무료 법률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약자, 다문화가정 등에게 ‘법률 구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최 회장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들과 더 자주 만나 소통하고, 부족한 법률 서비스는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변호사회는 2023년부터 난민 심사를 받지 못해 인천국제공항 출국대기실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이른바 ‘공항 난민’을 돕는 인천공항난민지원변호사단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난민법상 난민 인정을 받으려면 ‘난민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난민 심사 절차에 넘겨지면 ‘난민 신청자’가 되고, 국내로 입국해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불회부되면 입국할 수 없다. 이 경우 외국인들은 출국대기실 등에서 장기간 체류하는 공항 난민이 된다. 인천변호사회 인천공항난민지원변호사단은 공항 난민의 ‘불회부 결정 취소 행정소송’을 지원하고 있다. 2024년 11월까지 관련 소송 25건을 맡았다. 인천변호사회는 최근 유엔난민기구 임원들과 만나 난민 보호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난민 법률 지원 예산 마련과 난민 인권 향상을 위한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협력 방안을 찾아 나갈 방침이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도 6·25전쟁 전후 많은 아이들이 유엔의 도움을 받았다”며 “인천변호사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갖고 유엔난민기구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천변호사회는 법원, 검찰과도 소통할 계획이다.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지법, 인천지검과 해마다 주기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인천변호사회는 이 같은 소통과 교류를 통해 법원, 검찰의 요청 사항을 수시로 교환하고 미흡한 점은 서로 개선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인천변호사회는 인천지법, 인천지검과 좋은 소통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재판 업무와 수사 행정 등 분야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인천변호사회와 법원, 검찰이 모범적인 선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며 “이러한 선순환적 구조는 전국 제2대 도시로 웅비하는 인천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동안 회원에게 집중 최 회장은 임기 동안의 목표에 대해 “인천변호사회 소속한 회원이라는 점은 변함 없고 늘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회원의 관점에서 인천변호사회 업무에 임하겠다”며 “인천변호사회가 인천지역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선도적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사각사각’ 마음에 새기는 문장... 책방서 즐기는 필사

책을 읽다가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발견하면 밑줄을 긋거나 옮겨 적는다. 얼마 후 그 문장들을 다시 발견했을 때 또 한 번 공감하기도 하고, 내가 적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 때도 있다. 필사전문서점 ‘사각사각책방’ 방지운 대표는 “필사를 하다 보면 지금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한다. ‘사각사각’ 마음에 새기는 문장 2021년 2월 문을 연 ‘사각사각책방’은 필사전문서점이다. 서점 대표 방지운씨는 서점을 열기 전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한 ‘경기서점학교’를 다녔고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창업스터디를 하는 등 책방 창업에 대한 고민을 이어갔다. 신사업창업사관학교 11기로 창업지원금을 받아 책방을 열기까지 다른 책방과 명확히 구분되는 차별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 방씨는 ‘필사’를 책방의 포인트로 잡았다. “학창시절부터 문장 수집하는 걸 좋아했고 직장인일 때도 좋아하는 책을 컴퓨터로 필사하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그 취미를 살려 점자 봉사를 하기도 했고요. 그런 경험이 바탕이 돼 ‘필사’라는 콘셉트를 잡게됐습니다.” 책방을 열기 전까지 방씨도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오랜시간 직장생활을 하며 여러 면에서 많이 소진됨을 느꼈고 더 늦기 전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아보자는 생각에 책방을 열었다. 본인과 자매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에 큰 고민 없이 의왕시를 선택했다. 책방 개업 5년 차에 접어드는 사각사각책방의 ‘필사’는 주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15~20명으로 구성된 필사 모임원들이 정해진 책을 읽고 각자 취향에 맞게 필사를 한 후 인증 절차를 거쳐 서로의 독서와 필사를 확인해주는 방식이다. 고전 책만 필사하는 모임은 24번째 책을 마쳤고 장르 구분 없이 방씨가 선정한 책을 필사하는 모임은 30기를 넘어섰다. 함께 읽고 필사한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묻는 질문엔 한정원 작가의 ‘시와 산책’을 꼽았다. ‘시와 산책’은 시를 읽고, 산책을 하고, 삶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담긴 산문집으로 방씨가 이야기하는 필사 과정과도 닮았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이 비행기를 타고 풍경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필사는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가 골목길 구석구석을 산책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곳의 바람과 냄새, 색깔, 날씨까지 오롯이 느껴보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과 그 느낌이나 단상을 옮겨 적다 보면 지금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습니다.” ‘등대’ 같은 책방 ‘사각사각책방’의 책 기준은 방지운씨 본인이다. 본인이 좋아하거나 좋아할 만한 책 위주로 서가를 꾸미는 편이다. 필사 책 추천에 있어서도 초기엔 문장이 아름다운 책을 고르기 위해 애썼으나 지금은 어떤 책이든 괜찮다고 생각해 부담을 덜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마음에 새기는 구절도 필사하는 문장도 다르기 때문이다. “필사의 또 다른 장점은 책을 깊이 읽으면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고요하게 문장을 옮겨 적다 보면 생각이 정리되고 평상심을 찾게 되고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독특한 서체로 기록하거나 그림을 곁들이며 일상에서 예술을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책에 온전히 빠져들 마음과 정성이 있다면 어떤 책인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필사모임 외에도 정기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낭독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낭독은 얼굴을 마주하고 직접 읊고 감상하는 등 방식의 차이가 있을 뿐 마음에 드는 책과 구절을 나눈다는 점에서 필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간 진행해 오던 필사·낭독·글쓰기 모임 등을 더 활발히, 많이 진행하고 싶습니다. 또 인근의 고천중학교 학생들과 해마다 낭독필사 모임을 했는데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모임을 확대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책방에 뛰어들었지만 최근 출판계에 ‘필사’가 큰 축이 된 것도, 꾸준히 찾아주는 손님들도 고맙기만 하다는 방씨. “저는 책방이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작은 빛을 깜빡이며 빛이 꼭 필요한 단 한 사람에게라도 끝까지 불을 비추는 등대로 남을 수 있길 바랍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독서 가능...‘책과 삶을 잇는 책마루’

의왕시 도서관은 2024~2028년 5개년 목표로 ‘책과 삶을 잇는 의왕, 도서관 속에서 행복해지는 시민’이라는 비전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선포했다. ‘책 읽는 의왕’을 골자로 한 이 계획을 통해 책과 독서를 기반으로 한 복지를 실현할 예정이다. 적재적소, 필요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도서관 의왕시중앙도서관 ‘책마루’는 2007년 개관한 도서관으로 의왕시 내 5개 공공도서관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책마루는 오봉산 앞에 지어진 도서관 모습이 책이 펼쳐진 마루같다고 해 시민 공모를 통해 지어진 이름이다. 의왕시중앙도서관은 ▲공공기관으로서의 도서관 ▲독서 문화의 장이 되는 도서관 ▲정보서비스센터로서의 도서관 ▲문화예술기관으로서의 도서관 ▲커뮤니티로서의 도서관 등 필요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도서관을 지향한다. 의왕시 내 공공도서관 5개소, 공립작은도서관 7개소, 작은도서관 33개소를 대표하는 도서관인 책마루는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공기관으로 앞장서고 있다. 특히 지식정보취약계층에 독서 서비스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애인, 다문화가정, 고령자, 느린 학습자 등이 대상이며 장애인의 자아 존중감 형성 및 소통을 위한 찾아가는 프로그램, 노인 기억력 및 인지력 향상을 돕는 프로그램 등 책을 매개로 사회적 참여와 정보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의왕시민들의 독서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생애주기별 맞춤형 독서는 유아부터 성인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영·유아를 위한 놀이형·체험형 프로그램,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독서 습관 유지 프로그램, 성인은 연령대별로 진로 탐색 및 은퇴 후 취미 확장에 도움일 될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고령자들은 ‘독서’의 의미보다는 치매 및 사회적 고립을 예방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프로그램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있다. ‘책과 삶을 잇는 의왕’ 의왕시는 지난해 6월 10일 ‘의왕시 도서관 중장기 발전 계획(2024~2028년)’ 최종보고회 및 ‘도서관 홈페이지 통합 개편’ 중간보고회를 통해 의왕시 공공도서관의 변화될 미래를 예고했다. 시민 투표를 통해 정해진 비전 ‘책과 삶을 잇는 의왕, 도서관 속에서 행복해지는 시민’을 주제로 ▲도서관 인프라 확충 및 체계화 ▲미래를 여는 혁신, 도서관 서비스 수준 향상 ▲지역사회 협력 강화 ▲‘책 읽는 의왕’ 독서문화 진흥 ▲한글의 맥을 잇는 의왕 등 5대 정책 목표를 수립했다. 의왕시 공공도서관은 시민 모니터링을 통해 연차별 시행 계획과 과정, 결과를 점검하고 시민의 의견을 수렴·반영해 도서관 정책의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한편 도서관 및 독서문화 진흥 관련 조례를 제정·개정해 독서 기반을 정비할 방침이다. 독서동아리 활성화, 독서전문가 양성 및 파견 등 시민 독서전문가 발굴 및 역량을 강화해 지역사회 곳곳에 독서 복지를 실현하고 ‘의왕 한글 이음 사업’과 ‘의왕한글한마당’을 운영해 ‘한글의 맥을 잇는 의왕’을 본격 추진한다. 그 밖에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 등에 전자책 키오스크를 설치, 교육해 보다 쉽고 빠르게 독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작은서재’ 경로당 책배달 서비스 등을 통해 지식정보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도서관’ 사업을 활성화할 예정이다. 아울러 2025년 의왕시도서관 신규 사업으로 ‘의왕의 기억, 모으고 담다’를 주제로 아카이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의왕시 역사, 문화, 사회, 경제, 행정 등 의왕시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하고 지역 작가의 도서를 활용해 의왕시만의 지식문화유산을 보존하는 데 도서관이 구심점 역할을 하고 지역 자료 유통까지 수행한다는 포부다. 생활권 독서 환경 조성 의왕시중앙도서관 책마루의 특화 주제는 ‘자연과학’이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도서관의 지형적 특색을 살린 주제로 관련 장서를 1만1천996권 소장하고 있으며 과학기술, 생태환경 등 프로그램을 꾸준히 기획,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AI 혁명과 우리 아이들’, ‘그림책과 숲에서 놀아요’ 등 특화주제 프로그램엔 200명이 참여했다. 특화 북큐레이션을 연 6회 운영해 이용자에게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책마루 도서관의 정체성을 뚜렷이 하고 있다. 도서관별 특화 서비스 강화는 의왕시 도서관 중장기 발전 계획의 목표이기도 하다. 중앙도서관은 ‘과학’에 가장 적합한 독자 대상을 어린이로 확립하고 어린이 과학자료를 확충할 예정이며 그에 맞는 특성화 프로그램과 사회 문제를 연계한 북큐레이션을 운영할 방침이다. 의왕시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이 물리적 공간을 넘어 의왕시 곳곳에 독서문화를 발현하는 토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의 거점 도서관으로서 지역 생활권의 빈틈을 메우면서도 도서관 본연의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비전을 앞세웠다. 노후한 사립작은도서관 리모델링, 부곡커뮤니티센터 공공도서관 건립(2026년 예정) 등 보다 원활한 ‘생활권 독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목표를 다각화하고 있다. 의왕시 도서관 이용자 수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며 1인당 대출권수도 5% 늘었다. 시민 1인당 장서 수가 전국 2.41 권, 경기도가 2.59권인 데 비해 의왕시 도서관은 시민 1인당 3.59권을 확보하고 있다. 도서관 관계자는 “도서관 발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도서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의왕시중앙도서관 책마루 주소: 경기 의왕시 골우물길 49(고천동) 운영 시간: 어린이책마루 평일·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문헌정보실·디지털정보실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주말 오전 9시~오후 6시 반디움 오전 7시~오후 11시 휴관일: 어린이책마루·문헌정보실·디지털정보실(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반디움(셋째 월요일, 법정공휴일)

‘현안·정책·탈바꿈’…성남시, 3대 시정 목표 완수한다

민선 8기 성남시를 이끌고 있는 신상진 시장이 올해 시정 중 가장 집중하는 3대 시정 현안은 ‘현안·정책·탈바꿈’이다. 경기형 과학고 유치와 2년 넘게 멈춰선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운행 재개, 지역화폐 확대 발행, 보훈수당, 독감백신 접종, 시민 여가 생활 확대 등에 집중하면서 신 시장이 시정 현안을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신 시장은 해당 3대 시정 현안을 집중적으로 추진, 올해부터 가시적인 행정 성과를 내고 있다. 신 시장의 주요 역점 사업 등을 살펴본다. ◆미래 인재 모인다…경기형 과학고 유치 도시 확정 경기형 과학고 유치에 성공한 성남시는 어떻게 이를 이뤄낼 수 있었을까. 신 시장은 “시는 판교테크노밸리를 비롯한 4차 산업 인프라와 연계한 공모 전략을 통해 과학고 유치를 추진했으며 지역주민들의 높은 수용성과 적극적인 행정·재정적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시는 외부 전문가 및 학부모 대표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유치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경기북과학고 벤치마킹 및 과학고 설립 정책 연구를 병행했다. 특히 과학고 설립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하고 9만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하는 서명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 시장은 “과학고 설립을 위한 예산 절감을 위해 시유지를 제공하고 총 755억원의 설립 및 운영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며 탐구관을 신설해 지역 학교들과 공유하는 개방형 교육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남 과학고는 단순한 특목고가 아닌, 지역 교육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미래형 과학고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4차 산업 특별도시인 성남의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 시장은 경기형 과학고 지역인재전형 요구와 관련,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을 만나 성남 학생 40% 우선선발을 경기도교육청에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신 시장은 “시가 추구하는 과학고는 지역 교육수준 전반을 높여 지역의 초·중·고가 모두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미래형 과학고다. 4차 산업 특별도시답게 지역 자원을 적극 활용해 글로벌 미래 인재로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운행 재개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시민 발걸음 돕는다 지난달 12일 2년3개월여 만에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운행이 재개되면서 시민들은 편리함을, 상인들은 상권 활성화에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분당구 야탑동에 있는 성남종합버스터미널은 2004년 문을 연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이다.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버스 승객은 꾸준히 감소해 2023년 1월 폐업했다. 폐업 이후 시는 터미널 앞 도로변에 임시터미널을 설치·운영해 왔다. 터미널이 재개됨에 따라 운수업체 17곳이 33개 노선을 운영한다. 시는 향후 승객 수요 등에 따라 노선 규모 등을 조정할 방침이다. 신 시장은 “성남시는 터미널 운영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터미널 운영사 ㈜NSP와 협력해 시민과 상인을 위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터미널 시설의 체계적인 관리와 주기적인 유지 보수, 안전 점검을 철저히 시행할 예정이며 운수업체와 운영사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해 문제 발생을 예방할 방침이다. 또 버스 이용객 증가로 자연스럽게 인근 상권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며 유휴 공간과 광고판을 활용한 입점 상가 홍보, 키오스크 및 안내 간행물 추가 설치 등을 통해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인다. 아울러 시는 중장기적으로는 터미널과 상인 간의 제휴, 프로모션, 이벤트 등을 추진해 이용객들이 자연스럽게 상점을 방문하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신 시장은 “향후 터미널이 재폐업하는 일이 없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지속해 시민과 상인이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들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경기도 프로야구 개최 두 번째 도시 꿈꾼다 성남시는 최근 KBO와 협력해 2027년 말까지 성남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리모델링해 2만석 이상의 프로야구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상반기 건축기획 용역을 통해 기본 방향을 설정한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설계 작업을 진행하고 2026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단계별 검토와 협의를 철저히 거쳐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신 시장은 “프로야구 1군 경기 및 이에 준하는 경기 10경기 이상을 유치할 예정이며 홈구장으로 사용할 구단이 있으면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소년 야구 교육 프로그램 및 엘리트 대회 개최를 통해 지역 내 야구 저변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스포츠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특히 수진역과 모란역이 교차하는 최적의 입지를 활용해 프로구단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KBO와 긴밀히 협력해 시민들에게 최적의 스포츠 환경을 제공하고 지역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성남시, 위례 4차 산업 클러스터 조성 및 포스코홀딩스 유치 성남시는 ‘위례 4차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민선 8기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공모를 통해 포스코홀딩스를 유치해 2차 전지, 수소저탄소에너지, 인공지능(AI) 등 첨단 연구개발 인력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는 위례가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마련됐으며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 시장은 “시는 AI, 시스템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바이오헬스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육성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업 투자 유치와 스타트업 지원을 확대해 기술력과 창의성을 갖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HD현대와 협력해 정자동 제설차량기지를 시민 편의시설로 전환해 체육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며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도시 발전과 시민 복지를 동시에 향상시키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시는 앞으로도 국내외 4차 산업 선도 도시로서 미래 성장산업을 이끌어 나가며 시민들에게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보훈수당·백신접종·지역화폐 확대…시민 생활 돕는다 신 시장은 민선 8기 핵심 공약으로 시민 복지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하기 위해 오는 6월부터 보훈수당을 확대, 보훈명예수당을 월2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65세 이상 연령 제한을 폐지해 수혜자를 8천99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6·25전쟁 및 월남참전유공자 3천300명을 대상으로 참전유공자 수당 3만원을 신설해 호국보훈의 도시로서 책임을 다할 방침이다. 시는 시민 의료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예방접종 확대 및 독감 무료 접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신 시장은 “기존 60세 이상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했던 대상포진 예방접종 지원을 올해 하반기부터 65세 이상 시민으로 확대해 지정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대상포진은 면역 저하로 인해 발생 위험이 높아 예방접종 확대를 통해 시민 건강을 보호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또 수도권 최초로 전 시민 독감 무료 접종을 시행한 시는 24~25절기에도 이 사업을 지속 추진하며 접종률을 50%까지 높이고 독감 발병률을 7.5%로 낮추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 1분기에 5천억원 규모의 성남사랑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발행해 소비 촉진과 서민 생활 안정을 도모할 예정이며 향후 사용처 확대 등 추가적인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 시장은 “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이 보다 풍요롭고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복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보훈수당 확대, 지역화폐 발행 등과 함께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시민 건강과 복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을 위한 여가 및 문화 공간 확충 추진 민선 8기 성남시는 시민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 지역 내에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여가 및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 인근 봇들저류지를 활용한 ‘콤팩트시티’ 복합개발사업을 통해 직주락(職住樂)이 조화를 이루는 혁신적인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란 것이다. 이를 통해 청년 근로자를 위한 직주근접 공공주택과 창업센터, 젊음 특화거리뿐만 아니라 디지털 공공도서관과 생활 SOC형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오는 5월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율동공원 캠핑장은 시민들에게 도심 속 자연 속에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예정이며 가족 및 친구들과 함께 휴식하며 다양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30년 방치…구미동 하수처리장, 올 상반기 시민 앞에 선다 성남시는 30년 가까이 방치된 구미동 하수처리장을 시민들을 위한 문화 중심지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1994년 착공해 1997년 준공됐으나 시험 가동 중 주민의 반대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28년간 방치된 채 주민 기피 시설로 남아 있었다. 이 사업의 핵심은 1단계로 산책로 조성과 기존 하수처리장 시설을 활용해 다목적 뮤직센터와 카페를 조성하는 것으로 오는 6월 산책로와 휴게녹지공간을 우선 개방하고 7월에는 뮤직센터와 카페를 추가로 개장해 운영할 예정이다. 뮤직센터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음악 연습과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카페는 편안한 휴식과 문화 향유의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의 참여로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이는 단순한 여가 시설을 넘어 시민들의 문화 체험과 여가 활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신 시장은 “시는 앞으로도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휴식 공간을 확충하고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노부스콰르텟이 완성하는 현악사중주 [공연리뷰]

2007년 결성해 어느덧 19년 차를 맞은 노부스콰르텟은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현악사중주 팀이다. 멘델스존,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등 전곡 완주에 능한 이 팀은 3월 1일 부천아트센터 외 세 곳에서 두 번째 브람스 전곡을 완주했다. 지성인의 대화, 우아한 토론 괴테는 현악사중주에 대해 “4명의 지성인이 나누는 대화”라고 표현했다. 반원 형태로 무대에 앉아 각자의 프레이즈를 연주하고, 서로의 소리를 듣고, 동시에 소리 높이는 모습을 떠올려 보니 꽤나 우아한 토론의 모습 같기도 하다. 독주나 피아노와의 듀오에 익숙한 현악 연주자들도 실내악, 그중 현악사중주는 필수적으로 경험해야 하는 연주 영역이자 잘하고 싶은 편성으로 꼽을 정도로 현악사중주 활동에 적극적인 편이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현악사중주단은 긴 시간 팀을 유지하며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고 있으며 현악사중주를 위한 레퍼토리도 고전부터 현대까지 풍부하다. 두 대의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는 모두 바이올린족에 속하는 현악기로 어찌 보면 음역 외엔 큰 차이가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간혹 일반 청중은 현악사중주를 다소 진입장벽이 높은 편성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런데 현악사중주 연주자들은 비슷한 음색의 악기 4대가 서로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할 때보다 일치를 이루는 것이 더욱 어렵다고 말한다. 비로소 네 대의 악기가 하나의 소리를 만들어 냈을 때 ‘완벽한 앙상블’이라는 평을 듣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007년 결성해 올해로 19년 차를 맞은 노부스콰르텟의 등장은 ‘실내악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 그야말로 반갑고 귀한 소식이었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출신이라는 공통점으로 뭉친 이들은 결성 원년 멤버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40)과 김영욱(36), 2018년 합류한 비올리스트 김규현(36), 2020년 합류한 첼리스트 이원해(34)로 구성돼 있다. 2008년 오사카 콩쿠르 3위를 시작으로 2012년 뮌헨 ARD 콩쿠르에서 2위 수상, 2014년 제11회 모차르트 국제 콩쿠르 우승을 통해 실내악을 향한 본인들의 ‘진심’을 검증받았다. 연주자·관객 얼마나 빨리 몰입하느냐가 관건 국내외 실내악 팬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한 이후 노부스콰르텟은 2020년 멘델스존 현악사중주 전곡(6곡) 연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에 돌입한다. 2021년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15곡)을 나흘에 걸쳐 완성했으며 그해 8월 브람스 현악사중주 전곡(3곡)을 연주했다.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된 2022~2023 시즌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16곡)에 도전했고 올해 프랑스 클래식 레이블 아파르테를 통해 여섯 번째 음반 ‘브람스’를 발매하며 다시 한번 브람스 전곡 연주에 나섰다. 브람스의 현악사중주 작품은 세 곡뿐이지만 이 곡들을 완성하기 전 스무 곡에 달하는 현악사중주 곡을 폐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브람스 스스로 현악사중주 작품에 대한 기준이 높았고 완성도에 대한 욕심이 컸던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완성된 1번의 1악장은 시작부터 많은 음과 세밀한 멜로디를 뿜어냈다. 평소 음향 좋기로 손꼽히는 부천아트센터이지만 브람스 현악사중주 1번의 쏟아지는 멜로디를 소화하기에 다소 과한 울림이 아니었나 싶다. 특히 어떤 무대건 첫 곡, 첫 악장에서는 연주자들도 몰입이 덜 된 상태이기 마련인데 그렇게 영점이 잡히지 않은 연주에는 아무리 좋은 공명이라도 약간의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또 한번 깨달았다. 노부스콰르텟은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을 고정하지 않고 작품에 따라 변화를 주고 있다. 이날 브람스 전곡 연주에서도 첫 곡 ‘1번, Op.51-1’은 김영욱이 제1바이올린으로, 김재영이 제2바이올린으로 나섰고 ‘2번, Op.51-2’와 ‘3번, Op 67’은 바꿔 연주했다. 앙상블이 연주에 몰입하고, 청중이 작품에 빠져드는 데 제1바이올린의 역할은 크다. 김영욱의 제1바이올린은 스스로 조금 두드러지더라도 확실하고 빠른 방법으로 팀을 깨워 앞장서 끌고 나가는 모양새였다면 김재영은 맨 뒤에 서서 상황을 살피면서 나머지 세 악기의 틈을 메우고 아우르며 지지하는 방식이었다. 완전히 다른 두 스타일의 제1바이올린이어서 이것 또한 노부스콰르텟 연주의 장점이자 특징이었다. 2027년은 베토벤 서거 200주기이자 노부스콰르텟 창단 20주년이 되는 해로 노부스콰르텟은 베토벤 전곡을 다시 연주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20대부터 시작된 이들의 대화가 세월의 변화에 따라 어떤 깊이와 이야기를 더할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내 건강, 우리의 삶과 직결돼 있는 미세먼지

1993년부터 미세먼지 관측 우리나라에서 미세먼지를 측정·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대기환경기준이 설정된 1993년부터다. 황사 등 ‘총부유분진’(TSP·Total Suspended Particulate)으로 불리던, 먼지보다 더 작은 입자인 미세먼지(PM10)의 인체 위해성이 해외 연구를 통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에도 미세먼지에 대한 개념이 생겼고 2000년부터 초미세먼지(PM2.5)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그전까지 우리나라에 존재하던 대기환경 기준은 1978년 처음 생긴 아황산가스(SO₂) 물질이다. 아황산가스는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할 때 배출되는 물질로 인체에 자극적인 유독성 가스에 속한다. 이후 1984년 일산화탄소(CO), 이산화질소(NO₂), 총부유분진, 오존 등 대기오염물질이 대기환경기준에 추가됐고 많은 연구자가 이러한 물질을 관리하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최 시에도 미세먼지라는 개념은 없었지만 총부유분진 등 대기질에 대한 우려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는 조선시대 이전부터 있었던 자연 현상으로 기록돼 있으며 황사가 발생하면 당연히 총부유분진이나 미세먼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황사 발생에 대한 추적 관측은 1960년부터인 것으로 짐작된다. 단, 1984년 이전은 어떠한 공식적인 자료도 남아 있지 않아 어디까지나 추정할 뿐 확인은 어렵다. 미세먼지라는 용어나 개념이 도입되기 전에는 ‘황사·연무·에어로졸’ 같은 말로 입자상 대기오염물질을 표현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상관관계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재직 중인 최용석 대기환경연구 부장은 1995년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입사한 후 수질, 토양, 폐기물 분야를 거쳐 2000년 초반 다이옥신 분석 업무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대기질 분석과 연구를 시작했다. 한때 서울시청에 파견근무를 하면서 서울N타워 조명 서비스 및 버스 안내 전광판 대기질 표출, 비상저감조치 및 계절관리제 등 다양한 대기질 개선 업무를 수행한 ‘대기 전문가’다. 최 부장은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의 상관관계에 대해 “기상 요소 하나하나가 미세먼지 발생에 양과 음 양방향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역으로 미세먼지 증감이 기후변화에도 다시 영향을 줄 수 있어 정확한 해답을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달 10~11일 우리나라를 강타한 황사는 몽골 동쪽과 고비사막, 중국 네이멍구 고원 등에서 발원한 것으로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면서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를 높였다. 황사의 입자는 초미세먼지보다는 큰 입자에 해당하는 PMc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가 유입될 때 중국 산업단지의 미세먼지가 포함되는 경우엔 초미세먼지도 함께 높아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고비사막, 네이멍구 고원 등은 기후변화에 의해 사막화 및 황폐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비사막은 매년 서울 면적의 5배 정도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사막화가 진행될수록 황사 발생량과 발생 빈도를 증가시키고 한반도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 부장은 “황사가 발생한다고 해도 황사가 포함된 기류가 한반도를 비켜 가거나 지나갈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부연했다. 1960년부터 2023년 7월까지 서울에서의 황사 관측 일수를 분석한 자료가 이런 예측을 뒷받침한다. 통계에 따르면 1960년대 평균 황사 발생 일수가 2.4일이었으나 최근 10년간 황사 발생 일수는 평균 9.4일이다. 1995년부터 측정한 서울의 미세먼지(PM10)의 연평균 농도와 연평균 황사 발생 일수를 비교해 보면 황사 발생 일수가 하루 증가한 만큼 미세먼지 농도는 m³당 0.31㎍ 증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30년 후 황사 일수가 지금보다 8.6일 늘어나 17일이 되고 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도 m³당 2.66㎍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 가능하다. 결국 황사 발생 일수가 미세먼지 농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웃 나라와 주고받는 미세먼지 영향 미세먼지의 발생원은 황사 외에도 다양하고 많다. 2019년 발간된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조사와 대책 마련을 위한 한·중·일 3국 간 국제공동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대기오염 배출원이 일본 대기질에 8%, 중국에 2%의 영향을, 일본은 우리나라에 2%, 중국에는 1% 영향을 주는 것으로 산출됐다. 반면 중국의 배출원은 우리나라의 대기질에는 32%, 일본에는 25% 영향을 주는 것으로 추정돼 중국의 대기오염 물질이 우리나라와 일본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음이 어느 정도 입증된 셈이다. 그러나 2017년 우리나라 환경부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5~6월 관측 결과를 기반으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초미세먼지 국내 자체 기여도는 41%, 국외 기여도는 59%로 이 중 중국이 45%, 기타 국가가 14% 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시에는 국내 기여도 21%, 국외는 79%였으며 이 중 중국의 기여도는 53%로 늘어났다. 2019년 발간된 보고서 결과보다 우리나라 대기질에 대한 중국의 영향이 더 높게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최 부장은 “나라별로 대기질 모델과 대기오염 농도를 추정하고 기여도를 평가하는 방식과 기준이 다양하다”며 “시기에 따른 차이, 다양하고 복잡한 기상 현상, 정확한 배출량 산정의 어려움, 사용모델(방법)의 차이와 불확실성, 연구자들의 역량 혹은 성향 등에 따라 결과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미세먼지의 책임을 명확하게 규명해 한정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질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이 평균 40% 전후가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미세먼지는 ‘1급’ 아닌 ‘1군’ 발암물질 최 부장은 흔히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알고 부르는 것에 대해 잘못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1급, 2급처럼 ‘급’이라는 단위는 순서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발암성이 강하다는 의미로 비치기 쉽다”며 “‘군’을 쓰는 것이 옳은 표현”이라고 말했다. 1군 발암물질은 인간에게서 발암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물질, 2A군 물질은 인간에게서 발암성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물질, 2B군은 인간에게 제한적으로 발암 가능성이 있고 동물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물질, 3군의 경우 발암성이 불확실해 인간에게 발암성이 있는지 분류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은 물질을 의미한다. 최 부장은 “미세먼지, 소시지 가공육류, 벤젠, 석면, 자외선 등은 모두 1군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지만 발암성과 위해성은 크게 차이가 난다”며 노출이 곧 암 발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발암성은 확률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환절기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관리방법 A to Z

봄이 되면 소위 말하는 ‘비염인’들은 고통에 시달린다. 꽃가루에 미세먼지까지 코점막을 자극하는 대기오염 물질에 연신 재채기가 나고 코와 얼굴이 간지럽고 따갑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재민 교수는 “조기 치료와 지속적인 관리만이 고통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꽃가루 날릴 땐 하루 1~2회 ‘코 세척’ 알레르기 비염은 꽃가루,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등 특정 항원에 대한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15~20%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으며 19세 이상 성인의 알레르기 비염 진단율이 2012년에 비해 2022년 4.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말한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 외에도 환경오염, 미세먼지 증가, 생활습관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알레르기 비염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통년성과 계절성으로 나뉜다. 통년성 비염은 1년 내내 코감기와 같은 증상이 지속되는 것으로 주로 집먼지진드기 같은 실내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인해 발생한다. 근래 들어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계절성 비염은 봄철 꽃가루, 가을철 급격히 낮아지는 기온, 겨울철에 겪는 감기 등 계절별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신재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의 증상이 가장 심한 시기는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때”라며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기온 차에 민감한데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면 증상이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요즘의 봄철 알레르기 비염은 단순히 꽃가루뿐 아니라 미세먼지, 황사 등 대기오염 물질이 코 점막을 자극하면서 염증이 더 심해지곤 한다. 신 교수는 “꽃가루 및 대기오염 물질에 의한 봄철 알레르기 비염 증상에는 특히 코 세척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적절한 횟수와 방법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코 세척은 하루 1~2회, 생리식염수로 세척하면 코 점막의 염증을 줄이고 알레르기 항원을 씻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며 “너무 자주 하거나 수돗물 등 정제되지 않은 물을 직접 사용하면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개인 위생 신경쓰고 카펫 사용 주의 콧물과 재채기를 동반한 비염은 코감기와 구분이 어려워 적절한 치료와 때를 놓치기도 한다. 비염의 주요 증상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 막힘, 코 가려움증 등이다. 감기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며 콧물, 코 막힘, 재채기 외에도 발열, 근육통, 인후통 등 전신 증상을 동반한다. 감기가 1~2주 내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것에 비해 비염은 발열이나 근육통은 없지만 특정 계절이나 환경에 따라 반복되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완치가 어렵지만 꾸준한 관리와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 개개인이 겪고 있는 알레르기가 발현되는 원인 물질(알레르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 기본이다.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계절엔 창문을 닫고 외출 후 귀가하면 빨리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감는 등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침구를 60도 이상의 온수로 주 1회 이상 세탁하고 카펫이나 두꺼운 담요 등의 사용은 줄이는 것이 좋다.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알레르기 비염 증상이 악화되는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털 등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접촉을 최소화하고 자주 씻거나 공기청정기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신 교수는 “적절한 약물 사용은 증상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처방에 의해 항히스타민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류코트리엔 조절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강 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염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며 꾸준히 사용하면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알레르기 유발 물질인 알레르겐을 3~5년간 장기적으로 소량씩 체내에 투여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면역요법(알레르겐 면역치료)’, 약물치료로 조절이 어려운 심한 코 막힘이 있는 환자에게 고려되는 수술요법 등도 알레르기 비염 치료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