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부터 초등생까지...연령대별 분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공간의재발견]

인천 서구에 위치한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서구청이 건립하고 인천시교육청이 위탁 운영하고 있다. 영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연령대별 분화된 자료를 구비해 도서관을 친숙한 공간으로 여기도록 조성하고 있으며 성인 독자를 위한 비대면 독서 프로그램 운영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 구청이 만들고 교육청이 운영하는 도서관 국가도서관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공 어린이도서관은 114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공공도서관 수가 지난해 기준 1천271개인 것과 비교하면 10% 남짓한 비율이지만 2000년대에 들어 그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2021년 개관한 인천 서구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서구청이 건립하고 인천시교육청이 위탁 운영하는 어린이전문도서관이다. 구청과 교육청이 연계하고 협업해 탄생한 공간이라는 점에서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크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놀이마루, 영유아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동아리실, 프로그램실, 옥상정원 등을 갖추고 있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보다 분화된 연령별 자료를 구성해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시설 중 다른 도서관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놀이마루’가 있다는 점이다. 취학 전 영유아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 공간은 말 그대로 미취학 아동과 보호자가 도서관에서 놀고 쉬면서 공간을 친숙하게 여길 수 있도록 배려한 주민복지 공간이다. 홈페이지를 통해 매월 넷째 주 월요일 아침에 다음 달 사용 신청을 받고 있으며 평일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80분씩 6회 운영된다. ■ 성인 이용객을 위한 독서 프로그램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지만 어린이만을 위한 도서관으로 한정되지 않기 위해 성인을 위한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달 한 권의 책을 함께 읽고 저자 혹은 관련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는 ‘SNS로 함께 읽기’는 성인 이용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달 선정된 도서를 도서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후 시민들의 참여를 접수한다. 독서 참여 및 확인을 위해 인상 깊은 부분을 발췌하거나 서평 및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해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있다. 또 매달 수요일 저녁 예술, 문학 등 분야별 전문가를 초청하는 수요인문학 강의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성인 대상 인문학 강의는 모두 비대면으로 야간에 운영돼 인근 직장인들이나 원거리 거주자들이 편하게 참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이용자 배려 프로그램 구성은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이 위치한 인천 서구가 구도심인 가좌동부터 신도시인 청라와 검단을 아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서구 내 이동에도 편도 1시간이 걸릴 정도로 이동 시간이 길다는 점에서 착안해 비대면·야간 프로그램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과 서구도서관의 특징이자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 가족 모두 책과 친해지기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과 서구도서관도 출산율 감소, 인구절벽 시대에 도서관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은 태어난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만큼이나 임산부를 위한 도서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내년부터 ‘임산부와 태중 아기를 위한 아기마중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서구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책동네산책 프로젝트 ‘읽걷쓰 도장찍기 여행’을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에서도 연계해 ‘어린이를 위한 읽걷쓰’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읽고, 걷고, 쓰는 책 동네산책’을 표방한 이 프로그램은 어린이자료실에서 나눠준 읽걷쓰 활동지를 기반으로 독서를 한 후 감상문을 쓰고 가족과 동네를 걸으며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 프로젝트다. 활동지에 기록한 읽걷쓰 내용을 기한 내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증정하며 어린이 개인이나 가족 단위로 참여가 가능하다. 이뿐만 아니라 서구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들이 어린이 독자를 위한 그림책을 선별해 직접 연출·제작한 ‘그림책 읽어주는 사서’도 흥미롭다. SNS 등을 통해 영상으로도 접할 수 있으며 기존의 그림책 외에도 서구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뚝딱뚝딱 그림책 만들기’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의 글과 그림을 활용해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만의 고유한 콘텐츠가 됐다. 가재울꿈어린이도서관 주소 : 인천 서구 건지로334번길 45 운영시간 : 평일(월~목): 오전 9시~오후 6시(종합자료실 오후 8시까지) 주말: 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 : 정기휴관일 매주 금요일

겨울철 불청객 심뇌혈관질환, ‘체온 유지’가 관건

지난달 7일 겨울의 시작인 입동을 지나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됐다. 평년에 비해 높은 기온을 유지하던 가을 날씨가 하루 아침에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등 본격적인 겨울에 접어들고 있다. 겨울철에 자주 발병하는 심뇌혈관질환 예방 관리가 필요한 시기다. ■ 심뇌혈관질환 사망, 12~2월 가장 많아 통계청의 사망원인 통계를 살펴보면 2023년 기준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이 각각 사망원인 2위와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혈관질환은 특히 기온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기온이 낮아지는 10월부터 주의가 요구된다. 심뇌혈관질환은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심장과 뇌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근경색증, 협심증, 심부전증 같은 심장질환과 뇌졸중(뇌경색·뇌출혈) 같은 뇌혈관질환이 포함된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같은 만성질환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선행질환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심뇌혈관질환 발생률 증가 원인으로는 급속한 고령화와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꼽힌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과체중, 흡연 등 개인의 위험요인 외에 기온 변화도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관은 기온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심장과 뇌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이나 지속적인 한파를 보이는 겨울철에 심뇌혈관질환의 발생이 증가한다. 겨울철 찬 공기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말초동맥 수축, 혈압 상승, 심박수 증가의 원인이 된다. 이는 심장에 부담으로 이어지고 낮아진 체온은 혈소판을 활성화시키며 혈액의 점도를 높여 혈전(피딱지) 형성을 촉진한다. 혈전이 혈관을 막거나 혈관 자체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약해지면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12월부터 2월은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은 달이다. 특히 고령자나 과거 심뇌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 만성질환자는 혈압 조절 능력이 떨어져 체온 유지 등 건강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체온이 1도 떨어지면 면역력이 30% 감소한다. 따라서 실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얇은 옷을 여러 겹 챙겨 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추운 날씨 탓에 외부 활동이 어려운 경우엔 실내운동을 꾸준히 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따뜻한 음료를 섭취하는 것도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된다. 혈압이나 당뇨 등 선행질환자는 평소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심뇌혈관질환은 사망률이 높고 치료가 끝난 후에도 후유증이 남는다. 발병 후 부담이 큰 질환인 만큼 예방과 초기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 심뇌혈관질환 중 발생률이 높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증상과 대처법은 다음과 같다. 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으로는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짓누르는 느낌 ▲턱, 목, 어깨, 왼쪽 팔 등에 느껴지는 통증이나 불편감 ▲갑자기 숨이 찰 때 ▲갑자기 안색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의식 혼돈 상태 등이다. 한편 뇌졸중은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지면서(뇌출혈) 그 근처의 뇌가 손상돼 신체 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뇌졸중 조기 증상으로는 ▲한쪽 얼굴, 팔, 다리에 힘이 빠짐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함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양쪽 눈 시야의 반이 보이지 않음, 물체가 두 개로 보임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잡기 힘듦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 등이다.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은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증상 발생을 빠르게 파악하고 치료를 받으면 사망 위험과 후유장애를 줄이는 등 회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평소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의 조기 증상을 기억해 뒀다가 증상이 의심되면 즉각 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뇌졸중의 경우 간혹 증상이 저절로 좋아지더라도 재발 위험이 크므로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 질병관리청은 2022년 국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수칙을 제시하고자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를 위한 9대 생활수칙’을 10여년 만에 개정했다. 1. 담배를 피우지 않습니다. 2. 술은 가급적 마시지 않습니다. 3. 적당량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골고루, 짜지 않게 먹고 통곡물, 채소, 콩, 생선을 충분히 섭취합니다. 4. 규칙적으로 매일 30분 이상 운동하고 오래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입니다. 5.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합니다. 6. 스트레스를 잘 관리해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합니다. 7. 정기적으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합니다. 8.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환자는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약물치료 등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꾸준히 받습니다. 9. 뇌졸중 심근경색증의 응급 증상을 미리 알아두고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119를 부릅니다.

"정리,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는 용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 [인터뷰]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는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그중 물건 정리가 제일 쉽지 않냐”고 되묻는다. 그깟 물건 큰 의미 부여하지 말고 과감하게 버리라는 것. “정리는 진짜 좋아하는 물건을 남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 비움은 버림이 아닌 남김의 과정 2020년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자 사람들은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배달음식, OTT 등 집에서 즐길거리를 찾아 자발적으로 집순이, 집돌이가 된 것인데 가만히 집을 둘러보니 쌓여 있는 옷가지, 정리해야 할 방구석이 또 다른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사람들의 이런 심리를 꿰뚫기라도 하듯 등장한 TV 프로그램이 ‘신박한 정리’였다. 안 쓰는 물건이 잔뜩 적재돼 있어 발 디딜 틈이 없던 집을 새롭게 탈바꿈시키던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우리 집도, 내 방도 저렇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게 했다. 이 프로그램의 중심엔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씨가 있었다. 대구를 근거지로 활동하며 인테리어와 정리를 접목한 서비스를 제공하던 그는 2019년부터 자신이 작업한 공간의 비포&에프터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며 공간과 정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노하우를 나눴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오랜 시간 유치원 교사로 일하다 보니 어느새 30대 후반이 됐더라고요. 문득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했는데 ‘정리’였습니다. 정리라는 건 원래 타고난 기질이 좀 필요한 분야인데 미술을 하신 아버지 덕에 미감을 갖고 있었고 어려서부터 학급 미화를 도맡을 정도로 한정된 공간에 딱 들어맞도록 배치하는 걸 잘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래서 정리를 인생의 전공 삼아 뛰어든 것이죠.” 꾸준히 올린 유튜브 콘텐츠를 본 TV 제작진은 ‘정리’를 콘셉트로 프로그램을 론칭했고 그렇게 ‘신박한 정리’가 탄생했다. 정리를 의뢰한 사람들은 새롭게 바뀐 공간을 보며 대부분 뭉클해하고 상처가 치유된 듯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그냥 사는 일은 없습니다. 예쁘게 입고 싶어 옷을 사고, 무언가 배우고 싶은 마음에 책을 사죠. 맛있는 음식을 담아낼 것을 상상하며 그릇을 사고요. 그런데 대부분 공간의 여력이 안 돼 못하죠. 제가 생각하는 공간 컨설팅은 사람들이 하고 싶었던 것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정리는 무조건 비우고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씨는 “공간을 비우는 것은 버리기 위함이 아닌 남기기 위한 것”이라며 “정리는 잘 비운 공간에 새 삶을 담을 수 있는 용기를 주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희 회사명이 ‘새 삶’인데 풀어 읽으면 ‘새 사람’입니다. 정리를 통해 새 삶을 얻고 새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이 담긴 이름이에요. 정리는 일이 안 풀리거나 현실을 타파하는 데 가장 쉬우면서도 돈 안 드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지금이라도 집의 한 부분을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의 ‘송구영신’이 연말연시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집에서 가장 오래된 물건, 그중 두꺼운 전공서적부터 버릴 것을 권했다. “추억과 경험이 서려 있어서인지 의외로 전공서적을 끌어안고 사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 늦기 전에 올해는 꼭 버리시길 권하고요. 주방 서랍에 있는 일회용 숟가락, 나무젓가락도 아까워 말고 버리세요. 좀 더 효과적인 정리를 원하는 분들껜 신발장 근처에 쌓인 택배 상자를 시작으로 출입구를 정리하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너무 넓은 구역이 아니면서도 드나드는 공간이라서 정리의 효과를 피부로 체감할 수 있습니다.” ■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정리왕’ 되기 이씨는 최근 정리를 주제로 한 동기 부여 강연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한다. 정리에 대한 대단한 기술보다 정리할 수 있는 힘과 용기, 정리하고자 하는 마음을 주는 것인데 공간 정리는 곧 인생 정리이기도 하다. “제 유튜브 채널명이 ‘정리왕’인데 저는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정리를 잘하는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인생에서 인맥, 시간, 생각 등 정리할 게 참 많은데 이 모든 정리의 과정은 다 똑같아요. 우선 내게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하다고 여겨 남긴 것을 정돈하면 돼요. 잘 비우고 언제든 찾을 수 있게 제자리에 두는 ‘정리 정돈’이 핵심입니다. 정리 정돈된 환경에서 삶을 누리다 보면 편안함을 느끼고 그러면 좋은 공간을 더 오래 누리고 싶은 마음에 정리를 즐기게 됩니다.” 이씨는 단적인 예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알람을 맞춰 놓고 한 주 동안 찍은 사진, 새롭게 저장한 연락처 등을 정리한다고 말했다. 순간 필요에 의해 찍거나 캡처해 놓은 사진을 그때그때 지우고 연락처를 훑어보며 지울 사람은 지우고, 잊고 있던 사람에겐 문득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그렇게 매주 10분의 시간을 투자해 휴대폰을 정리하고 매년 꼭 남겨 두고 싶은 사진을 인화해 포토북을 만든다. 기록은 휴대폰 안에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보고 싶을 때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있는 수천, 수만 장의 사진을 끌어안고 사느라 묵은 휴대폰을 못 버리고, 그러다 보면 휴대폰 충전기도 종류별로 갖고 있게 돼요. 그게 다 짐입니다.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담은 사진은 1년 치 앨범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그 외의 필요한 자료는 매년 외장하드로 남겨둘 것을 권합니다. 무조건 버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잘 남기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이씨는 수많은 정리 정돈 사례를 접하며 정리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몸소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얼마나 정리를 잘하고 싶어 하는지, 얼마만큼 정리를 어려워하는지도 알게 됐다. 이씨는 어린이들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경제 개념을 심어주는 것만큼 정리 역시 잘 살기 위해 꼭 익혀야 할 분야라고 말한다. “부모들에겐 정리보다 영어교육이 우선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정리는 윤택한 삶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거든요. 전문가처럼 대단한 정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꼭 알아야 할 정리 방법을 가르치고 정돈된 공간이 주는 만족감을 알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씨는 자신의 유치원 교사 경력과 정리 교육을 접목한 어린이 대상 정리 교육을 또 하나의 목표로 삼고 있다. 아이들이 타요버스로 교통안전을 배우고 종이접기 선생님과 소통하듯이 놀이처럼 재미있는 정리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남녀노소 즐거운 정리문화를 전파하고 싶다고. “공간 크리에이터가 된 이후로 매년 가장 바쁜 시기가 연말입니다. 그런데 정리는 삶이거든요. 매일매일 조금씩 나를 돌봐야 1년 치 짐이 밀리지 않아요. 올해를 마지막으로 내년부턴 매일 정리하는 삶을 사시길 응원합니다."

‘중2병’ 판타지가 실현된 인천 독립서점 '마계' [우리동네 독립서점]

서점 마계는 ‘중2병이 머무는 곳’을 표방한다. ‘마계’와 ‘중2병’. 부정적인 인식이 가득한 두 단어를 앞세운 이곳은 중2병의 예민함을 반짝임으로 여기며 모난 구석을 끌어안는 공간이다. ■ 꿈과 희망, 모험이 가득한 ‘중2병’ ‘악마의 소굴’을 뜻하는 ‘마계’는 판타지 소설이나 게임에서 주로 쓰는 단어다. 인천 중구에 위치한 독립서점 ‘마계’(대표 윤석우)는 판타지 문학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때 인천의 부정적인 호칭이었던 마계에 새로운 이미지를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담아 상호명으로 정했다. 서점 마계는 지난해 9월 13일 문을 열었다. ‘중2병이 머무는 곳’을 콘셉트로 하는 이곳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 봤을 판타지가 실현된 서점이다. 주로 판타지 장르 도서와 관련 굿즈를 들이고 있다. “중2병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사춘기 아이의 방황과 비뚤어짐 등 부정적인 방향을 떠올리게 되지만 반대로 중2병이기 때문에 간직할 수 있는 반짝이는 꿈과 희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점 마계는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이런 반짝임이 나이와 관계없이 모두의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윤씨는 서점을 열기 전 인천에서 문화예술단체 ‘파람’을 운영하며 문화 콘텐츠를 기획하고 음악을 만들었다. 공연예술 분야에 종사하며 늘 공간에 대한 아쉬움을 느꼈고 소통하고 교류할 거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인천 원도심에 해당하는 중구 개항장과 신포시장 골목길이 주는 매력에 이끌려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100년이 다 돼 가는 목조주택이 갖고 있는 신비스러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워낙 오래된 건물이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다 보니 리모델링 기간만 반년이 넘게 소요됐어요. 서점을 방문하는 분들이 건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로 느껴진다고 하실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인천의 랜드마크를 꿈꾸며 서점 마계에서는 ‘반지의 제왕’, ‘나니아 연대기’, ‘어스시 전집’ 등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외에도 유명 판타지 이야기들의 특별판, SF소설, 게임소설, 추리소설 등 다양한 판타지 이야기들과 애니메이션 작품집, 판타지 세계관, 신화와 전설 등 대형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책들이 가득하다. “때때로 판타지라고 하면 문학적으로는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앞으로도 그런 편견 속에서 묻히기 아까운 책들을 더 많이 발굴할 생각합니다.” 한편 책방지기 윤씨는 독립출판사 알발리 출판사를 운영하며 ‘내 마음이 지옥같아서’, 괴담집 ‘부평괴담, 소곤소곤’등 서점 마계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들을 직접 제작했다. 또 인천문화재단 청년 문화공간 활성화 사업 공간으로 선정되고 한국근대문학관 신바람 동네책방 책담회를 담당하는 등 서점 마계를 드러낼 수 있는 행사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은 나아갈 길이 먼 서점·출판사이지만 이곳에 단단하게 뿌리내려 마계와 함께하는 분들의 꿈을 응원하고 함께 키워 나가고 싶습니다. ‘인천’의 ‘마계’가 과거의 어둠이 아닌 ‘서점 마계’가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인천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리꾼의 입, 고수의 손이 만드는 판소리... ‘구구선 사람들’ [공연리뷰]

지난달 8일 판소리 레미제라블 ‘구구선 사람들’이 안양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다. 소리꾼과 고수가 모여 만든 판소리 작업공동체 입과손스튜디오의 레미제라블 토막시리즈의 최종판인 이 작품은 이 세상을 배 한 척에 담아 그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그려 내고 있다. ■ 소리꾼의 입, 고수의 손이 만드는 판소리 2017년 창단한 입과손스튜디오(이하 입과손)는 소리꾼의 입과 고수의 손이 모여 만든 판소리 작업공동체다. 판소리라는 연희 양식이 가진 여러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며 고유의 예술적 요소를 선택적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주로 한다. 판소리가 지니고 있는 ‘전통의 가능성’과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고 연구한다. 소리꾼 이승희·김소진, 고수 이향하·김홍식·신승태, 프로듀서 유현진으로 구성된 입과손은 전통·창작·협업의 판소리를 지향한다. 그중 전통적인 판소리가 갖는 의미를 보존하되 입과손만의 재해석을 가미해 무대에 올린 ‘동초제 심청가’와 ‘강산제 수궁가’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창작’의 갈래에 속한다. 입과손의 핵심 프로젝트인 ‘창작 판소리’는 기존의 문학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하고 있으며 ‘판소리 동화시리즈 안데르센’을 필두로 2020년부터는 ‘레미제라블’의 ‘팡틴, 마리우스, 가브로슈, 자베르’ 등 네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판소리 레미제라블 토막소리시리즈’ 연작을 진행했다. 지난달 8일 안양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판소리 레미제라블-구구선 사람들’은 3년 장기 프로젝트로 진행한 레미제라블 토막소리시리즈의 최종 작품이다. ‘구구선 사람들’은 인물에 집중했던 이전 작품을 한데 모아 각 인물이 어우러져 살며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았다. ■ ‘세상은 불완전한 한 척의 배’ 하루하루를 버티며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사람들. 정처 없이 떠가는 배 위에서는 누구도 완벽할 수 없고 온전한 안정을 찾기 어렵다. 무대에 등장한 소리꾼은 과연 배 위의 삶만 그렇겠냐고 되묻는다.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우리나 구구선 사람들이나 매한가지 아니겠냐며. 구구선은 100에 가닿지 못하고 99에 그치고 마는 모자란 세상을 닮은 배 한 척이다.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사라진 적 없는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레미제라블 같은 고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자칫 무겁고 슬프기만 한 이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입과손은 친근함을 택했다. 레미제라블 속 장발장은 ‘장씨’, 장발장을 쫓는 자베르는 ‘조병렬’, 미혼모라는 이유로 일을 뺏기고 세상 끝으로 내몰리는 팡틴은 ‘박미영’, 혁명군의 일원이었던 소년 가브로슈는 ‘가열찬’ 등 발음이 비슷한 배역 이름으로 작품과 무대, 판소리의 벽을 조금은 낮추는 데 성공한다. 소리꾼 2명과 1명의 배우, 드럼, 기타, 키보드, 고수 등 7명이 한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주한다. 때로는 많은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 고수가 극에 참여했고 1인 다역은 배우에게도 극을 쫓는 관객에게도 집중력을 요하는 요소가 됐다. 2시간이 조금 안되는 긴 시간 동안 판소리만으로 극을 채우는 것은 무리라고 여겼던 걸까. 입과손의 ‘구구선 사람들’은 극이 진행됨에 따라 판소리에서 창극으로, 연극으로 그 구분이 모호해졌고 드럼과 기타가 주도하는 대중음악을 소리꾼들이 노래하기도 했다. 그런 시도는 분명 국악이 낯설고 지루한 청중에겐 도움이 됐겠으나 '진한' 판소리를 기대한 관객에겐 다소 무리수로 여겨졌겠다. 문학 작품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것만으로도 ‘창작’의 의미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대서사시에 가까운 레미제라블을 우리의 소리로 부르길 시도했다는 것 자체는 흥미롭고 반가운 도전이었다. 마침내 구구선에서 바라본 저 끝에 육지가 보인다. 우여곡절 끝에 구구선에 남아 있는 구구선 사람들도 이제 99에서 100으로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는다. 어쩌면 그 희망이 100으로 도달하기 위한 1이었을지도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시민들의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책임지다" [인터뷰]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은 인천환경공단을 이끄는 수장으로, 하수처리 11곳, 분뇨처리 1곳, 소각 및 음식물 처리 2곳을 비롯해 인천 전역에 걸쳐 24개 환경기초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영한다. 특히 최고의 기술력으로 맑은 물과 쾌적한 공기를 유지해 시민 안전을 지키는 임무도 수행한다. ■ 환경 플랫폼 구축으로 시민 환경 서비스 up up! 최 이사장은 시민들이 지지하지 않는 공단 업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드러나진 않지만 시민들의 안전하고도 윤택한 삶을 지켜내는 업무를 주로 하는데, 시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응원하지 않는다면 무언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 이사장은 공단이 하는 업무 관련 데이터를 시민들과 공유할 방침이다. 이는 환경 플랫폼으로부터 시작한다. 환경 플랫폼은 하수처리장, 소각장 등 24개 시설의 운영 자료를 공단이 창립한 지난 2007년 치부터 표준화해 4천320개 항목에 달하는 빅데이터와 연계, 효율적인 시설 운영과 신뢰성 있는 시민 환경정보 데이터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환경 플랫폼 구축이 끝나면 시민들은 공단이 하는 모든 사업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자치구별 인구 추이, 날씨·기온 데이터 등 기상정보를 활용한 하수 유입량 예측도 가능하다. 전력 사용량, 슬러지 발생량, 기온 변동에 따른 처리 효율 등에 대한 대비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AI) 분석 및 예측을 통해 다양한 시설 운영 분야에 효율성도 올라간다. 환경 플랫폼은 지난 2023년부터 시범 사업을 하는 중이며 내년부터는 시민들이 이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시민 만족도를 향한 공격적인 최 이사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취임 2년이 채 지나지 않아 외부에서 먼저 알아차렸다. 국제물산업박람회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창조경영 2024 혁신경영부문 환경부장관상 등 10여개의 수상이 이를 방증한다. 최 이사장은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재 양성과 기술개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신기술 습득을 위한 기술 세미나 등 자체 기술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열어 직원들의 기술 역량을 향상시킨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 최계운 이사장의 노하우 “직원들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고 업무에 임하도록 분위기를 바꾸려 애를 많이 썼습니다.” 지난 2022년 9월 취임한 최 이사장은 취임 한 뒤 빠르게 업무 파악을 마치고 직원들의 업무 스타일을 개선하는 데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직원들은 그동안 인천시에서 위임받은 업무를 안정적으로 운영·관리하는 데 집중했다. 시민들을 위해 깨끗한 공기를 지켜내고 편안한 삶을 보조하려는 직원들의 판단도 틀리지는 않았다. 갖춰 놓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 시민들이 그간 누려온 많은 편의를 단 한 순간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불만이 쌓일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점도 분명 존재하니 이는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사회환경 변화나 혁신과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최 이사장은 직원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 환경 서비스를 향상하고 혁신을 주도하는 환경 공기업으로 탈바꿈시키고자 노력했다. 직원들에게 핵심 가치에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고 최고의 기술을 연마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요구하고 주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공단 임원의 자세를 한껏 선보여 동기를 부여했다. 최 이사장은 취임 이후 처음 소각장을 방문했을 때 제대로 알아야 올바른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 직접 소각로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꼼꼼히 확인했다. 직원들은 인천대학교 교수 출신인, 말 그대로 학자 출신의 이사장이 개혁을 요구하는 부르짖음에 아리송해하다가 이 일을 계기로 비로소 눈을 뜨기 시작했다. 직원들이 변화하기 시작하자 깨끗한 물 관리를 위한 하수처리 방류 수질은 2022년 대비 최대 36%, 쾌적한 대기환경을 위한 소각처리 대기질도 최대 64% 개선되는 성과로 나타났다. 최 이사장의 노하우 중에는 소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소신이 분명하고 실천력이 탁월한 최고경영자(CEO)이지만 일을 할 때는 절대 독단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로의 개선을 요구할 때도 노사 협력을 통해 이뤄냈다. 그 결과 직원들은 그저 지시여서 따르지 않았고 최 이사장의 뜻을 이해하고 따랐다. 이 같은 결과는 고용노동부 노사문화 우수기업 선정으로 나타났다. 노사 화합을 통한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외부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최 이사장은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결정하려면 구성원의 이해와 동의, 응원이 있어야 한다”며 “구성원 합의를 거친 결정은 5년, 10년 후를 내다보며 함께 계획하고 세분화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인천환경공단의 미래 인천환경공단은 지역 내 유일한 환경전문공기업으로 지역 환경에 대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추진 방향을 수립해 하나하나 이뤄간다. 최 이사장은 공단 창립 18년 차를 맞아 시민들과 함께 변화와 미래 발전을 위한 비전 2040을 선포, 더 나은 대(對)시민 환경서비스 제공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주요 핵심추진 과제로 환경 플랫폼(디지털 환경정보 시스템) 구축을 통한 글로벌 톱텐(TOP10)시티 인천에 걸맞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환경정보 표준화와 통계·예측·시각화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기 쉽고, 찾기 쉬운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뿐만 아니라 지하 시설물 공간정보시스템인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운영시스템을 도입, 환경 플랫폼과 연계할 계획이다. 현재 공단에서 관리 중인 차집관로 대부분은 준공한 지 20년 가까이 지나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으며 인천시에서 운영 중인 GIS 시스템 역시 50% 정도가 누락 등으로 일치하지 않는다. 이에 공단은 하수관로의 효율적인 운영은 물론이고 정확한 지하 정보 관리체계 구축을 통한 관로 붕괴 사고를 예방하고자 함이다. 공단은 안정적인 GIS 운영을 위해 본부 하수관로 관리 직원들에게 GIS 전문교육을 이수토록 했고 이를 사업소 직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인천시와의 협의를 거쳐 차집관로 GIS 접근 권한을 취득하고 2025년에는 직접 등록이 가능한 GIS 서버도 구입할 예정이다. 최 이사장은 이 같은 환경 플랫폼 구축과 함께 인천지역의 유일한 환경전문공기업으로서의 역할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지 금지에 따라 공단에서 생기는 폐기물 자원순환 100% 실현 목표를 이어갈 계획이다. 음식물 폐수는 유분 회수를 거쳐 재생유를 추출, 폐수 성상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슬러지와 음식물은 건설자재와 건조사료 생산과 함께 통합바이오 시설 설치가 끝나면 바이오가스 생산을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그간 재활용이 힘들었던 소각 비산재는 민간기업과 비산재 재활용 실증 테스트를 완료, 전국 최초로 현재 60t을 재활용했다. 단계별 재활용률을 높여 가며 2025년에는 79%, 2026년에는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유사업 내실화도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자 시설운영 법적 기준의 50% 이내를 유지할 예정이다. 깨끗하게 처리한 하수처리수는 물 순환을 목적으로 재이용률을 25%(지난해 재이용률 16.9%)까지 높일 계획이다. 생활폐기물 처리 중에 생기는 열원을 활용, 지난해 32만5천986Gcal, 94억원 상당의 편익을 제공했으며 지속적으로 버려지는 폐자원을 에너지로 활용해 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연말 재활용가능자원 선별을 위한 AI 기반 재활용품 선별로봇 2대를 도입, 2025년에는 선별 효율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특히 인천의 환경을 책임지는 공단의 위상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신속히 대응하고 공단 기술력 향상과 책임 실현을 위해 올해 한국상하수도협회와 6개 환경공기업이 협력해 광역하수도 기술지원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도서지역 환경기술을 지원, 인천지역 모든 시민들에게 똑같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민 환경기초시설 환경교육도 올해 연말 재개관하는 물 홍보관까지 확대 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현재 시민 환경해설사 2기 30명도 추가 양성중이다. 환경교육의 지속적인 프로그램 개발과 인천시교육청 등 관내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연간 4만5천명이 시설을 방문할 수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최계운 이사장은 “소극적 운영에서 혁신적 경영으로 변화해 왔고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며 “단순한 환경시설 운영이 아닌 보다 혁신적인 선진 경영을 위해 정진하고, 지금 하고 있는 환경 플랫폼도 안정적으로 구축해 글로벌 톱텐시티에 걸맞은 환경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건설 경기 ‘최악’... 황근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 “‘위기’를 ‘기회’로 타파” [인터뷰]

산업의 중심이자 대한민국 기간산업인 건설업은 최근 고물가 장기화 등으로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면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근간(根幹)이 위태로운 가운데 경기도의 건설산업을 이끌고 있는 황근순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은 24시간, 365일 건설업에 대해 고민한다. 경기 한파에 맥을 추지 못하는 경기도 건설경기. 그 안에서 한 회사의 대표이자 2천117개의 도내 회원사를 이끄는 황 회장은 침체된 경기도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취임해 ‘일치단결(一致團結)’을 외치고 그 마음가짐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황 회장을 만나 지난 1년여의 경기도 건설업계 흐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3년을 그려봤다. Q. 경기지역 건설 경기의 최근 흐름은 어떤가. A. 최근 경기지역 건설 경기는 ‘최악’이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다.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지수는 증가했으나 정작 공사비 증가로 이어지지 못해 공사 수익성이 상당히 저조하다. 아울러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책임준공확약 등 불공정 행위로 절대적인 물량도 부족한 상황이다. 민간 물량이 부족할 경우 공공물량으로 보완돼야 하지만 이 역시 역부족으로 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협회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공공사 발주 건수는 지난해 대비 11.5% 감소했으며 22년 대비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경기 침체, 고금리,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 PF 유동성 위기 등으로 경영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해 문을 닫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건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24곳 ▲2021년 12곳 ▲2022년 14곳 ▲2023년 21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집계된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26곳으로 이 중 10곳이 종합건설사다. 2019년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업종에 마비가 왔고 2020년 그 결과가 여실히 드러났다. 2021~2022년 건설업계 회복을 위해 건설업 종사자들이 무진 애를 써 회복을 꿈꿨으나 이내 20곳 이상이 폐업 신고를 하는 등 건설 경기가 오랜 기간 회복하지 못하고 침체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는 폐업 신고 수가 최근 5년 내 가장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극심한 건설 경기 한파로 신규등록 업체는 줄었다. 종합건설사 기준 신규 등록 건설사는 지난해 1~10월 923곳에서 올해 375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Q. 경기지역 건설업계가 직면한 과제는. A. 이처럼 전국 건설 경기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가장 많은 건설사가 위치한 경기지역의 건설업계는 더 많은 시련을 감수하고 있다. 수도권에 포진해 있는 건설사끼리 상호 발전을 위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는데 업체 수에 비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많은 건설업체가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가상승률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등 최근 정부는 내수가 회복세에 진입했다는 발표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건설업계가 체감할 수준까지 올라오진 않았다. 또 지난달 기준금리가 0.5%포인트 하락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또 우리 업계가 사회간접자본(SOC) 물량 증대를 꾸준히 촉구했지만 내년도 SOC 관련 예산이 올해보다 1조원가량 적게 책정돼 시장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실물경기가 회복돼야 한다. 아울러 SOC 시설에 대한 정부와 경기도의 공격적인 물량 확대가 필요하다. 경기도 건설업체가 직면한 과제를 파악하기 위해선 우선 경기도의 지역적 특성을 파악해야 한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을 비롯해 타 시·도로의 통근·통학자가 많다. 이러한 특징으로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지자체는 ‘베드타운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이동량이 많은 특징을 확대했을 때 경기도는 광역 및 지역 내 교통 인프라 확충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광교부터 호매실을 잇는 신분당선 구간 조기 착공 등 새로운 광역교통망 구축에 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 또 경기도는 수도권 개발 제한, 환경규제, 군사시설 분포 등으로 지역 간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지역별로 부족한 인프라에 대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며 도로 보급률, 지하철 접근성 등이 열악한 지역을 우선으로 교통망을 구축하고 문화 및 관광 체육시설이 부족한 지역은 과감하게 생활 SOC 투자를 확대, 지역 불균형을 최소화할 수 있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신규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위해 노후한 지역 내 인프라 시설도 실태 점검을 진행하여 보수·보강 및 교체 등을 위한 예산 확보도 필요하다. Q. 지난 1년여 동안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장으로서의 소회는. A. 취임 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한 발주제도의 정상화에 중점을 두고 여러 사업을 추진, 도내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할 수 있는 ‘발주제도 정상화’의 개선 가능성은 녹록지 않았다. 제도 개선을 위해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와 현실을 반영한 자료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부족함을 느꼈다. 그럼에도 2021년부터 지속된 100억원 미만 소규모 공공공사에 대한 일반관리비 및 이윤 삭감을 통한 표준시장단가적용 정책의 폐기는 경기도의 배려와 경기지역 건설인들의 노력으로 이뤄낼 수 있었다. 또 협회 소속사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꾸준히 소통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는 회원사들이 변화하는 건설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월 둘째 주 금요일 ‘경기 건설 비전 연구 스터디’를 지속적으로 실시,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등 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잘 적응할 수 있게끔 적극적인 지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회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각종 토론의 장과 함께 다양한 교육을 지원해 부족한 제도를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Q. 올 한 해가 마무리되고 있는데 중점 과제는 어떤 게 있었는지. A. 협회는 건설산업과 관련한 현안과 중점과제 10개를 선정해 분과위원회를 만들어 과제를 차근차근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소형 공사 수익성 확보 대책 마련과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 부분에 집중했다. 중소형공사 수익성 확보 대책은 지역 중소 건설사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순공사비 98% 미만 투찰자에 대한 낙찰 배제’ 적용 대상 공사를 현행 100억원 미만에서 300억원 미만으로 확대하는 부분과 적격심사 낙찰 하한율의 적정한 상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표준품셈 개선을 통한 공사비 현실화는 표준품셈이 현장 제반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임의 삭감, 항목 누락 등에 대한 제도 보완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Q. 내년도 중점 과제는. A. 2025년에는 무엇보다 소규모 공공공사의 수익성 확보가 최우선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한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 합동 공공공사 공사비 현실화 연구용역이 현재 진행 중이며 업계 현실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연구 결과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당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입찰·낙찰제도 개정을 통해 공공공사의 낙찰률을 상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표준품셈 개선과 관련한 연구용역도 진행되고 있다. 공사비 현실화를 위한 표준품셈 전반에 대한 개선과 현재 관 주도로 운영되고 있는 표준품셈 관리기관(현 건설 기술연구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토도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설계 단계에서의 임의적인 공사비 삭감, 소규모 공공공사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관급자재 문제 등을 해결할 것이다. Q. 정부기관 등에 전하는 건설업계의 목소리가 궁금하다. A. 건설산업을 영위하는 업체의 97%는 영세 중소 건설사업자다. 따라서 지역 건설업계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 건설사업자 육성과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물량 측면의 안정적 일감 확보 및 창출과 질적 측면의 적정 공사비 지급 및 지역 건설산업 육성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제값을 주고 건설할 수 있는 법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그러나 장기계속공사의 간접비 문제처럼 정부 기관이 ‘제값을 주지 않으려는 관행’은 건설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올해 50억원 미만 소규모 현장에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과 각종 안전 관리 규제는 늘었으나 이에 대한 관리 비용이 공사비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현장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처벌 위주의 중대재해처벌법이 보완 입법을 통해 현장에서의 실질적인 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외에도 급변하는 건설 환경을 반영한 ‘건설산업 육성’ 고민이 필요하다. 일례로 새로운 스마트 건설기술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융합, 건설산업의 생산성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건설 환경 조성을 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건설산업이 균등한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회원사에게 전할 말은. A. 우리 협회는 70여년의 긴 시간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현재 질적, 양적 측면에서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회원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특히 회원과 소통하는 협회를 만들기 위해 지역 시·군협의회 활성화로 상생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신사업 창출을 위한 각종 토론의 장과 교육을 적극 시행할 것이다. 협회의 최우선 존립 목적은 회원사의 권익 증진에 있다. 이에 무엇보다 회원을 위한 협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회원 한 사람 한 사람과 소통하는 협회이자 회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회원들에게 열린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회원들이 관심과 애정, 동참을 아끼지 않았을 때 대한건설협회 경기도회가 그간 축적된 역량을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회원사의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협회가 되겠다.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 책방 짙은 [우리동네 독립서점]

김포시 장기동에 있는 ‘책방 짙은:’ 대표 최수이씨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던 때 9년간 운영하던 미술학원 문을 닫게 됐다. 그 시기에 다시 읽게 된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는 최씨에게 용기를 주기에 충분했다. 자유를 느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2021년 3월 2일 책방 문을 열었다.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용기를 얻은 최씨는 책방 이름을 고민하며 ‘책방 조르바’를 떠올렸다. 그런데 막상 ‘그리스인 조르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겐 생소한 이름이었고 조르바를 아는 사람들의 반응도 호불호가 강했다. 그러던 와중에 2019년 발간한 본인의 책 ‘낡아가지만 아름다워서’의 소개글이 떠올랐다. “책방 이름을 고민하며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제 책에 저를 소개하며 ‘무엇엔가 빠지면 한껏 짙어진다’고 써둔 것을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저는 무엇인가를 좋아하고 몰두하면 끝없이 깊이 빠지고 짙어지는 사람이에요. 책방은 저의 정체성을 담는 곳이니까 ‘좋아할수록 짙어지는 공간’이라는 뜻으로 ‘짙은:’이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책방 짙은:’은 주로 시와 그림책, 고전 도서를 들여놓고 있다. 상시 운영하는 독서 모임도 고전 낭독, 시, 그림책, 글쓰기, 커피 등 책과 관련된 것 혹은 다양한 취미를 향유하는 사람들과의 모임 위주로 하고 있으며 박소란 시인의 현대시 강독, 박초월 과학전문 번역가와 함께 과학책 읽기, 사진작가 허윤정의 사진수업, 박수밀의 고전문학 강의, 황진희의 그림책 테라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점에서 진행하는 전시와 북토크는 책방을 찾는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입니다. 보다 풍부하고 지속적으로 준비해 독자들이 책과 가까워지고 문화적으로도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책을 만들고 창작물을 전시하는 책방 ‘책방 짙은:’의 블로그에는 그간 진행한 작가와의 만남이 차곡차곡 정리돼 있다. 서울을 벗어난 서점에서 평소 만나고 싶었던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독자들에게 가장 큰 선물인 듯 “김포에 살고 있는게 너무 좋다” 혹은 “김포로 이사가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책방이 있다는 것은 동네의 풍요로움을 더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북토크 신청이 순식간에 마감되는 바람에 더 많은 독자를 모시지 못할 땐 저 역시 많이 아쉬워 벽을 터서 공간을 넓혀야 하나 고민하기도 합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나의 해방일지’의 박해영 작가,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박준 시인을 초대했을 때 많은 분들이 좋아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지원사업에 적극 참여하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 많은 북토크를 제공한 ‘책방 짙은:’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며 ‘책방 짙은:’만의 색깔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책을 팔고 북토크를 기획하고 문화 행사를 준비하는 일은 다른 책방에서도 이뤄지는 보편적인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책방 짙은:’의 정체성을 고민하던 중 지난 2년간 ‘창작그룹 짙은:’과 진행해 온 사진수업과 그 결과물로 배출해 낸 독립출판 작가들, 그리고 책방을 갤러리 삼아 전시를 꾸려온 일들이 돌파구가 돼 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책을 팔고 작가를 만나는 것을 넘어 책을 만드는 책방이 되고 싶어요. 또 창작자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로 책방 공간을 확장하고 싶고요. 요즘은 ‘책방 짙은:’의 4년간 일들과 창작그룹의 작업물을 소개하는 매거진 ‘Creative Route’ 창간호 출간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거진 제목처럼 ‘책방 짙은:’이 창작자들의 산실이자 그들에게 길을 안내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기후위기 해결, 빗물로부터… 한무영 서울대 명예교수 [인터뷰]

극단적인 더위, 짧은 시간 동안 쏟아지는 많은 양의 비로 매년 피해가 늘고 있다. 반지하 침수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폭우에 재산 피해 규모도 점점 늘어난다. 인간 삶을 위협하는 비에 대해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명예교수는 25년째 “기후위기의 해결사는 빗물”이라며 새로운 물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빗물 모아 비상시 사용 극단적인 홍수와 가뭄, 산불과 태풍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우리 모두 그 답을 알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때문이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선 전 세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이 과정에서 개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일회용품을 적게 쓰는 것, 환경 보호와 기후변화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실천하고 동참하는 일이다. 한무영 교수는 “빗물 관리를 통해 탄소 저감의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그 세월 동안 매년 늘어나는 강수량과 그 피해를 고스란히 인류가 떠안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당장 할 수 있는 해결 방안을 얘기하자”고 말한다. 한 교수는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평생 수처리 분야를 연구했다. 수처리 전문가인 한 교수가 빗물에 눈을 뜬 계기는 가뭄이 극심하던 1999년이다. “그해 봄가뭄이 무척 심했습니다. 심하게 오염된 물도 정화를 거쳐 써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그러던 중 시원하게 비가 쏟아졌는데 그 물을 전부 흘려보내더군요. ‘산성비’라고 치부하며 ‘빗물=나쁜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는데 오염수도 처리할 기술이 있는데 나쁜 성분을 거르면 화장실 용수만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한 교수는 제대로 된 빗물 관리를 주장했다. 빗물은 내리는 즉시 버려야 한다는 사람들의 인식, 제도, 기술에 대항해 각 지역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으고 땅이 물을 품어 가능한 한 천천히 흐르도록 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했다. 그렇게 되면 가뭄일 때 빗물 활용이 가능할 뿐 아니라 홍수에 의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로 강수량이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논과 밭, 흙과 나무가 많던 과거에 비해 도시화로 인한 지표 형질이 변한 탓도 큽니다. 강수량을 10이라고 했을 때 잔디밭에 떨어지면 3~5 정도 흘러내리지만 콘크리트 땅엔 9가 흐르는 것이죠. 빗물을 잡아주던 땅이 변했으니 흐르는 물의 양이 많아지고 그만큼 범람의 위험도 커지는 것입니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의 주상복합 건물인 ‘스타시티’가 한 교수의 연구를 수용한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은 과거부터 비가 많이 오면 장화 없이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상습 침수구역이었다. 광진구는 야구장 부지였던 땅을 콘크리트로 덮고 주상복합 건물을 건설하면 침수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했고 한 교수에게 자문했다. “총 4동짜리 건물 중 한 동만 지하를 한층 더 파 지하 4층까지 만들자고 제안했고 그 층에 3천t짜리 빗물저장소를 만들었습니다. 보통의 아파트는 비가 내리면 옥상에서부터 하수도로 비가 흐르는데 빗물저장소가 있는 건물은 그 면적만큼의 빗물이 빗물저장소로 모이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모아둔 빗물은 단지 조경 등 공용수도로 활용하고 있는데 가구당 공용수도요금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갑작스러운 단수 등 비상시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빗물은 하늘에서 내리는 공짜 자원 한 교수가 주장하는 빗물 활용 방안은 결국 물 절약과도 관련이 있다. 일례로 서울대 대학원 기숙사 지하에 200t 규모의 빗물 저장시설을 만들어 연간 1천200t의 빗물을 기숙사 화장실 변기 물로 활용했다. 한 교수는 빗물 활용은 ‘재이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빗물은 그 어떤 물보다 출처가 분명한 물입니다. 하늘에서 내린 물이 땅에 떨어져 다른 것과 섞이며 오염되는 것이지 그 어떤 물보다 원산지가 확실하죠. 다른 것과 섞이기 전에 빗물만 모아두면 지하수나 강물에 비해 처리 비용도 낮고, 유통 과정도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반 시민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물맛 블라인드 테스트를 50회 이상 진행한 바 있는데 평균적으로 빗물(50~60%), 수돗물(20~25%), 판매되는 생수(20~25%)의 순으로 결과를 얻었습니다.” 한 교수는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이 빗물의 식수화를 논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말한다. 단, 어느 것이 더 안전하고 정화 등 에너지 비용이 적게 드는지 비교하고 그만큼 빗물이 가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다. “비교적 물이 풍족한 우리나라는 이런 결과 값이 와 닿지 않겠지만 물이 부족해 흙탕물을 마시거나 물을 얻기 위해 무거운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수십㎞를 이동하는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사람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길입니다. 그곳이 비가 적게 오거나 흙탕비가 내리는 지역이 아니거든요. 빗물의 가치가 그곳에서 먼저 인정받는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인식 개선은 한결 수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교수는 최근 집중호우로 의한 인명 피해가 느는 것과 관련해 “강우량의 많고 적음만큼 빗물에 대한 이해와 대처가 중요하다”며 빗물에 대한 개념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얼마 전 전남도교육청에서 교육감 이하 장학사 300여명을 대상으로 빗물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했습니다. 그 과정에 그 지역에 몬순기후 지역 출신 이주여성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열대우림 기후에서 살다 온 이분들이야말로 빗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분들이죠. 이분들의 자존감을 높이고 빗물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지역주민들과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자는 데 전남도에서 승낙했고 지역 방송국 등과 협업할 계획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 1인당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285ℓ로 독일이나 호주에 비해 2~3배 많은 것과 관련해 한 교수는 “물을 적게 쓰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말했다. “개인이 하루에 몇 ℓ의 물을 쓰는지 정확히 알려주지 않고 ‘물 부족 국가’라고 말하는 것은 겁주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개인의 현재 물 사용량을 알고 그에 맞는 구체적인 물 절약 목표를 세워야 혼란스럽지 않죠.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빗물저금통의 설치비 및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빗물 활용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빗물은 하늘에서 내리는 공짜 자원임을 깨닫는다면 물 때문에 생겨날 분쟁과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젊은층 사로잡는 '밤의 도서관'... 김포 마산도서관 [공간의 재발견]

김포시 중앙에 위치한 마산동의 마산도서관은 ‘여행’을 주제로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이다. 무엇보다 인근 주민들의 생활 패턴을 고려해 퇴근 후 즐길거리와 문화 콘텐츠를 마련해 ‘밤의 도서관’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삶의 충만함을 제공하고 있다. ■ 젊은층 사로잡는 '밤의 도서관' 김포 마산도서관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계속되는 확진자 증가세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던 시기에 개관했다. 거리두기 단계 하향 때까지 개관을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마산도서관은 예정대로 2021년 9월 30일 운영을 시작했다. 김포시 내 도서관 중 중봉·통진·양곡·고촌·장기·풍무도서관에 이은 일곱 번째로 문을 연 마산도서관은 운영 개시 첫날부터 인근 주민들이 입장을 위해 마스크를 쓰고 줄을 서는 등 도서관에 대한 기대감을 읽을 수 있었다. 마산동은 가로로 길쭉한 열쇠 모양을 하고 있는 김포시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김포시 내 가교 역할을 하는 지역이다. 그중 마산도서관은 관내 지역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어린이·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여행 특화 시민 참여형 전시, 그림책 원화 전시, 여행 테마 도서 전시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여행’ 특화 도서관인 마산도서관은 연면적 3천408.9㎡,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유아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종합자료실, 동아리실, 문화교실, 다목적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장서 7만1천880권 중 1천770권이 여행 관련 도서로 큰글씨도서 473권, 다문화도서 244권, 점자도서 67권 등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종합자료실 중앙에 특화자료 코너를 배치해 이용자들이 쉽게 여행 관련 주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으며 ‘괴테의 흔적: 이탈리아 소도시 여행’ 등 여행과 문학작품을 접목한 인문학 프로그램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 한국십진분류법(KDC) 기반 인문학 강의…참여율 높아 김포시는 신도시 특성상 평균연령이 40.7세(2022년 기준)로 거주 연령이 젊은 편이다. 직장인과 30∼40대 부모 등 젊은층의 독서문화를 진흥하고자 마산도서관은 ‘밤의 도서관’이라는 별칭이 생길 정도로 퇴근 후 야간에 진행하는 인문학 프로그램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그중 ‘KDC 인문학 기행’은 우리나라 도서분류체계인 한국십진분류법(KDC·Korean Decumal Classification)을 토대로 철학(100), 종교(200), 사회과학(300), 자연과학(400), 기술과학(500), 예술(600), 언어(700) 등 분야별로 진행하는 강의 프로그램이다. 올해 들어 강의 주제는 십진분류법 중 문학(800)을 주제로 지난 2월부터 동서양의 고전문학, 장르문학 등을 다루고 있다. 총 6개의 프로그램 중 다섯 번째 프로그램까지 종료했으며 650여명의 시민이 강의에 참여했다. ‘KDC 인문학 기행’이 어른을 위한 여행이라면 어린이를 위한 책과 여행도 빠짐없이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정글북이나 어린왕자 등 작품 속 지역을 탐방하는 이야기 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최근 오케스트라를 초대해 디즈니 영화 OST 연주회를 열어 책과 친하지 않은 비독자들의 독서 효능감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한편 마산도서관은 단순히 책을 읽은 공간을 넘어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시민들의 안전사고 대비에 도움을 주고자 ‘생애주기별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심폐소생술 실습, 지진·화재 등 재난 발생에 대한 대처법, 무차별 폭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기 방어술 등을 교육해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평생학습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올해로 개관 3주년…‘마산 더 클래식’ 한편 올해로 개관 3주년을 맞은 마산도서관은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마산 더 클래식’을 주제로 운영하고 있는 이번 행사는 시간이 흘러도 가치와 의미가 지속되는 고전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들곁에 ‘클래식’으로 남겠다는 도서관의 의지를 담았다. 9~11월 매달 주제를 정해 진행하고 있는 이번 개관 행사는 9월을 ‘미꿈소 주간’으로 정해 나흘간 어린이 및 청소년을 위한 미꿈소 프로그램과 김포필하모닉의 ‘마산음악회’가 열렸다. 마산도서관은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주관하는 ‘미꿈소(미래꿈희망창작소)’ 전국 확산 공모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미꿈소 사업은 지역 도서관에 도서관형 창작 프로그램을 개발 및 보급해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 진흥과 도서관 이용 활성화를 돕는 사업으로 경기도에서는 마산도서관이 유일하게 선정된 바 있다. 10월은 ‘차이나는 시선 한국인 읽기’를 주제로 칼럼니스트 콜린 마샬의 토크콘서트를 진행했다. ‘한국 요약 금지’의 저자이자 ‘뉴요커’ 등 주요 매체에 기고해 온 마샬을 통해 외부에서 바라본 한국인에 대한 인상을 솔직 담백하게 나눠 큰 호응을 얻었다. 3주년 행사의 마지막은 사서와 시민들이 함께 버려진 책을 활용한 팝업북 만들기 체험 행사가 진행된다. ‘책의 재탄생, 버려진 책을 활용한 팝업북 만들기’를 주제로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기후환경의 중요성과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활동으로 개관 행사를 매듭짓는다. 마산도서관 관계자는 “개관 이후 3년간의 시간을 돌아보며 마산도서관에 애정을 갖고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시간이었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과 편안함, 읽고 싶은 책을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김포시 대표 도서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포 마산도서관 주소 : 김포시 김포한강7로 22번길 174-6(마산동) 운영시간 :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종합자료실 오전 9시~오후 10시) 토~일: 오전 9시~오후 5시 휴관일 : 월요일 및 법정공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