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등록 말소자 11만여명 복지혜택 제외

경기도내 주민등록 말소로 각종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11만여명에 이르고 있으나 이에 대한 수혜방안이 미흡, 생산적 복지정책의 난맥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생계·의료·주거·교육 등 저소득계층의 자활자립 기반 조성과 공공근로사업·취업알선교육 등 실업자 구제대책, 장애인 지원시책 등 각종 복지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실제 거주할 경우에만 이같은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어 주민등록말소자들은 사실상 복지수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현재 경기도내 주민등록말소자는 모두 11만2천617명으로 전국 64만6천919명의 17.4%에 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난의 심화로 실업자들이 급증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이곳저곳 떠돌며 막노동 등을 하는 바람에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살지않거나 노숙자로 전락, 주민등록이 말소된 경우가 급증하면서 주민등록말소자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경기지역의 실업률은 IMF관리체제 직후인 지난 98년 10.4%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10월 2.7%로 떨어졌으나 지난해말 3.2%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실업률 증가 등으로 주민등록말소자가 늘어나면서 복지혜택이 절실한 이들에 대한 자치단체의 복지수혜 방안 마련 노력이 부족, 복지시책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는 이와 관련, 주민등록말소자들이 국민기초생활보장 등 각종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달 한달동안을 주민등록말소자 일제 재등록기간으로 설정·추진하고 있다. /유재명기자 jmyoo@kgib.co.kr

<나눔의사회>한국소자복지회 김동승이사장

‘不孝父母 死後悔-살아생전 부모에게 불효하면 죽어서 후회한다’주자십회훈이 가르치는 금언이다. 사재를 털어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을 부모처럼 섬기며 몸을 낮춰 20여년간을 노인복지에 헌신해온 한 목회자의 사랑만들기가 메마른 사회에 훈훈함을 불어넣고 있다. 오산시 궐동에 둥지를 튼 (사)한국소자복지회 김동승 이사장(59). 지난 70년 서울 직업훈련원에서 교편을 잡았던 김 이사장은 우연한 계기로 78년 오산중·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던중 인근 교회에서 오갈데 없는 처지에 놓인 70대 미망인을 집으로 모시면서 노인복지에 눈을 돌리게 된다. 지극정성으로 4년반을 모셨던 미망인은 끝내 운명을 달리했고 김 이사장은 이때부터 독거노인을 찾아다니며 말벗도 돼 주고 용돈까지 내놓으며 외롭고 쓸쓸한 그들과의 사랑만들기에 깊숙이 빠져 들어갔다. 그는 지난해 8월 평촌공고를 퇴직하기까지 30여년간 몸담아 왔던 교직을 떠나면서 사재를 털고 빚을 얻어 97년10월 소자복지관을 건립, 매주 3차례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80여명의 후원자들이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는 있지만 150여명에 이르는 노인들에게 매주 월,수,금요일마다 점심을 제공하면서 소문이 퍼져 멀리서 일부러 차를 타고 찾아오는 노인들이 늘고 있다. 단지 점심 한끼를 얻고자 함이 아니라 이곳에서의 만남이 즐겁기 때문이다. 몸을 낮추어 일컫는 의미로 붙여진 소자(小子)복지관은 노인이나 장애인들에게 무료급식을 비롯해 닫혀진 마음을 여는 세상사는 이야기로 가득하며 병자들에 대한 간병과 온정의 쉼터로 사회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소외받는 노인들을 가까이 모시고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그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다는 것 만으로 늘 고맙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사회복지시설 구정앞두고 찬바람만 불어

민족최대 명절인 구정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경기·인천 사회복지시설에는 최근에 몰아닥친 혹한만큼이나 찬바람만 불고있다. 양로원, 고아원 등 대부분의 사회복지시설에는 의례적인 관공서의 방문도 뜸한데다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온정의 발길은 아예 끊긴 모습이다.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 ‘희망의 마을’의 경우 노인 88명을 수용하고 있으나 각종 난방시설·공공비용 등을 정부의 보조금으로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각계의 후원이 절실한 형편이다. 그러나 IMF를 겪으면서 후원금은 매년 20%이상씩 줄어든데다 구정을 앞두고 성금과 선물 한건이 접수되지않아 쓸쓸한 명절을 지내야 할 형편이다. 지난 98년부터 무의탁 노인 25명을 보호하고 있는 용인시 모현면 매산리 ‘예닮마을’도 지난해 몇개 사회단체들이 과일·내복 등 선물꾸러미를 들고 찾아왔으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후원금은 거의 끊겼고 방문객조차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평택시 서정동 ‘애향보육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미아 및 결손가정 아동 등 59명의 원생들은 양육·보호하고 있는 이곳에는 지난 연말연시 10여개 단체에서 기저귀와 과일 등을 마련해 방문했으나 구정을 일주일 앞두고 동심을 어루만지는 온정의 손길은 아예 끊긴 상태다. 인천지역도 일부 인가 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복지시설들이 경기침체에 따른 사회의 무관심으로 그 어느때보다도 썰렁한 설 명절을 맞아야 하는 안타까움에 처해 있다. 100여명의 노인들이 생활하고 있는 즐거운 집(계양구 동양동 319)의 경우 아직까지 단 한건의 위문품조차 없는 실정이며 26명의 장애인이 수용된 아카시아 꽃마을(부평구 십정동)에도 온정의 손길이 뚝 끊긴 상태다. 또 만인의 집(부평구 산곡1동·노인 24명)·한우리 선교회(부평2동·장애인 19명) 소망의집(계양구 효성1동·노인 및 장애자등 100명)등 대부분의 비인가 복지시설 역시 온정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18년동안 희망의 마을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조모씨(47)는 “예년에는 기업체와 종교계 등에서 위문품을 마련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세월이 갈수록 온정을 베푸는 단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창학기자 chkim@kgib.co.kr

세계로 열린 한국의 관문 인천국제공항

오는 3월 말 역사적인 개항을 맞게 될 인천국제공항은 항공수요의 증가에 따라 단계적으로 건설, 오는 2020년까지 모든 개발이 완료된다. 국내 제일의 국제공항인 김포공항은 지난 97년 한햇동안 3천649만명의 여객을 처리, 이미 그 적정 처리용량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연평균 12% 안팎의 기록적인 항공교통량 증가 추세에 따른 미래 항공수요에 대비,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태어날 인천국제공항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본다. <편집자 주> “단군 이래 최대 역사인 인천국제공항의 시험운영이 순항하는등 개항 날자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북아의 허브공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92년 11월 첫삽을 뜬지 8년4개월여만에 개항을 맞게 되는 강동석 인천공항공사 사장(62)을 비롯한 모든 직원들의 새해를 맞는 각오는 남다르다. 국내 단일 공사로써는 최대 규모인 6조9천200억여원의 건설비가 투입, 그동안 하루 평균 최고 1만8천여명의 근로자들이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인천공항은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에 총길이 17.3㎞의 방조제를 쌓아 조성된 1천700만평의 바다갯벌을 공항부지로 하고 있다”는 강 사장은 “여의도 면적의 18배에 해당하는 이 광활한 부지위에는 4개의 평행활주로와 2동의 여객터미널, 4동의 탑승동 및 각종 공항시설들이 상호기능적 연관성에 따라 단계적으로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또 국제무역과 정보·레저활동을 위한 국제업무지역과 배후지원단지가 조성되는등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한 복합적 기능의 국제공항도시로 탈바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오는 3월 말 1단계 개항되는 인천공항은 421만평 부지에 연면적 기준으로 국제 규격의 축구장 60배 크기의 여객터미널, 100.4m 높이의 관제탑, 4㎞에 가까운 장대형 활주로 2개 등이 들어선다. 1단계 개항으로 최소한 연간 2천700만명의 여객과 170만t의 화물을 처리하게 되고 항공기 운항은 연간 17만회정도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공항측은 내다보고 있다. 24시간 운영될 인천공항은 어떤 비행기도 시계 200m만 확보된면 안전하게 이·착륙이 가능한 최첨단 시설(CAT-3a등급)을 갖추고 있다. 공항공사는 2단계 건설사업을 올해안에 착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1단계 개항을 앞둔 인천공항에 대한 항공수요 예측결과 공항시설의 적정처리용량 한계시기가 2005년∼2009년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공항공사는 이에 따라 ▲활주로 1개(길이 3천750m, 폭 60m규모) ▲탑승동 1동(4만6천평·탑승구 32개) ▲부지조성 287만평(관세자유지역 30만평 포함) 등을 골자로 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2008년까지 완공하는‘인천공항 2단계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오는 3월까지 항공시장 여건변화 등을 고려한 기본계획 마스터플랜 검토 용역 결과가 나오면 2단계 사업범위 및 재원조달 방안 등을 확정지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간사이’와 홍콩 ‘첵랍콕’, 싱가폴 ‘창이’ 등 경쟁관계에 있는 외국 공항이 지난 99년부터 본격적인 시설확장 공사에 들어가고 있어 이들 공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2단계 사업이 시급하다는 분석이다. 이어 공항공사는 오는 2020년까지 나머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 동북 아시아 허브공항으로서 모든 여건을 갖추도록 할 예정이다. 공항공사는 2020년 단계적 공사를 모두 마치면 연간 53만회의 항공기 운항과 1억명의 여객, 그리고 700만t의 화물을 처리하는 세계정상급 공항으로 우뚝서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래의 상상이 현실로....> 시간과 정보가 모든 활동의 새로운 자원으로 평가되는 미래사회에서 인천공항은 최첨단 시설과 복합적인 지원 기능으로 세계 인류의 시간가치를 높이는데 한몫을 하게될 전망이다. 몇년 뒤 초음속 비행기가 취항하면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뉴욕까지의 이동은 불과 3∼ 4시간이면 가능해지는 등 지구촌이 본격적인 1일 생활권에 들어가게 된다. 가상인물 한근우씨의 2019년 뉴욕 출장길을 통해 미래로 날아가 본다. 로보트 핵심부품 제조회사인 Z정밀공학 사장 한근우씨는 신제품 수출을 위해 2019년 12월31일 오후 6시발 초음속 항공기편으로 뉴욕에 가야한다. 송도신도시 미디어밸리에 위치한 회사를 떠난 것은 오후 3시. 주차장에 세워진 검은색 스포츠카의 시동을 걸었다. 해안도로를 지나 연안부두에서 최근 개통된 해저터널로 방향을 틀었다. 10분여를 달렸을까. 차량은 해저터널을 빠져 영종도에 들어서고 있었다. 한참을 달리자 관제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회사를 출발한지 30분이 조금 지난 시각이다. 공항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한씨가 집어든 여행용 가방에는 제품 매매 계약서와 관련서류, 노트북만이 들어있다. 초음속 비행기를 이용하면 출발 다음날 아침이면 집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에 잡다한 여행용품이 필요없는 것이다. 여객터미널 출발층에 들어서 예매 항공권을 찾아든 한씨의 손목시계는 오후 3시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한씨는 안내센터를 지나 지하1층 헬스센터에서 가볍게 운동을 한 뒤 샤워를 마쳤다. 이어 1층(Great Hall)에서 누드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올라선 한씨는 전문식당가내의 한식당에서 설렁탕 한그릇으로 이른 저녁을 해결했다. 비지니스룸으로 자리를 옮긴 한씨는 노트북 컴퓨터를 열어 오늘 뉴욕에서 있을 미국 바이어와의 계약을 위한 참고사항을 다시 한번 챙겨봤다. 출국층으로 내려오는 에스컬레이터 중간쯤에서 뉴욕행 초음속 비행기의 출국수속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보안검색과 여권, 세관신고 등 출국수속을 30여분만에 마친 한씨는 탑승라운지로 발길을 재촉했다. 자동보도를 타고 300여m를 지나자 탑승라운지로 이어진다. 계류장을 내려다 보니 거대한 초음속 비행기가 손에 잡힐듯 터미널에 접안해 있다. 오후 5시40분. 게이트가 열리자 한씨는 스튜어디스의 안내를 받으며 초음속 비행기에 자리를 잡았다. 뉴욕에 도착하면 오늘 현지 시간으로 12월31일 오전 8시. 뉴욕 엠파이어스테일드 빌딩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영화속 거리를 돌아본 뒤 바이어를 만나 수출 계약을 맺을 생각이다. 뉴욕에서 계약을 마치고 현지 시간 오후 1시편 초음속기로 출발하면 한국시간으로 새해 첫날인 2020년 1월1일 오전 8시면 집에 도착할 수 있다. ‘새해 첫날 아침식탁에 식구들과 마주않아 함께 떡국을 먹을 수 있겠군.’ 초음속 시대에 사는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여객기는 굉음을 뿜으며 활주로를 미끄러지고 있었다. /한경일기자 giha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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