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건설생활환경시험硏 도내 학교 ‘충격흡수성’ 조사
평균 30%… 최저 기준 미달 딱딱한 구장, 학생 부상 우려
특히 본보가 도내 일부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충격흡수성을 측정한 결과, 모두 ‘육상트랙’ 수준의 충격흡수성을 보였다. 학교가 수억 원을 들여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했지만 아이들은 실제 육상트랙에서 운동하는 것과 다름없는 충격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충격흡수성은 학생 안전사고와 직결될 뿐 아니라 아이들의 발달과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본보는 지난해와 올해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한 도내 11개 초중고교 중 7곳을 무작위로 선정, 지난 10일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함께 ‘인조잔디 시스템 충격흡수성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KS에서 규정한 인조잔디 시스템 품질기준에 따르면 도내 학교 운동장에 설치된 A타입(축구ㆍ야구장) 인조잔디의 충격흡수성은 평균 50% 이상(운동장 6곳의 충격흡수성 측정값의 평균)을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측정 결과 모든 학교의 인조잔디 구장이 기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평균 30%가량의 충격흡수성을 보였다.
도내에서 가장 최근 준공(올해 3월)된 남양주시 진겁읍 B초등학교의 잔디구장은 1억 6천여만 원을 들여 조성됐지만 반년이 지난 현재 충격흡수성은 평균 35%에 그쳤다. 이는 KS 규정의 60%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지난 2월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한 용인시 수지구 A 중학교와 시흥시 G 중학교 역시 이번 실태조사에서 각각 평균 31%, 평균 32%의 충격흡수성을 보였다.
학생들을 비롯해 축구동호회들도 사용 중인 고양시 일산동구 C 중학교 인조잔디 구장(2017년 9월 준공)은 잦은 하자로 시공업체가 수차례 보수공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 이날 진행된 조사에서 충격흡수성은 평균 32%로 측정됐다.
특히 지난해 9월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한 구리시 F고등학교는 방과 후 축구부 선수들의 연습공간으로 인조잔디 구장이 사용되고 있지만 충격흡수성은 평균 26%로 나타나 이번 조사에서 가장 낮은 충격흡수성을 보였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KCL 관계자는 “육상 트랙 바닥의 충격흡수성이 35% 수준으로, 이번 조사 대상 학교 학생들은 사실상 육상트랙에서 축구 등의 운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홍문종 의원(자유한국당, 의정부을)은 “학교운동장은 인성과 신체발달 등 전인적 교육활동 공간으로서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돼야 한다”며 “학생들이 수시로 생활하는 공간인 만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제거를 위해 철저한 관리ㆍ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ㆍ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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