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명의 희생자가 나온 ‘이천 물류창고 화재’가 발생한 지 13일째를 맞은 가운데 유가족 측과 화재 관련 업체 간 만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공사 건우 등 관련 업체 측은 이천시를 통해 유가족들에게 단 한차례의 만남 요청만 제안했을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 수습에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유가족대책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공사 건우를 중심으로 건축주 한익스프레스, 감리사 전인CM 등 관련 업체들은 최근 유가족 측에게 보상 등 협상을 진행하기 위한 만남을 갖자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유가족 측은 지난주 아직 법률대리인과 모든 유가족이 개별적으로 논의해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며 당장 만나는 것은 거절했다. 이날 오전 기준 희생자 38명 중 31명의 유가족은 법률대리인과 입장 정리를 끝냈지만, 나머지 희생자 7명의 유가족이 아직 법률대리인과 논의를 지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법률대리인과 화재 관련 업체에 대한 민ㆍ형사상 대응, 산재 신청,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유가족들에게 한차례 만남을 요구했던 건우와 관련 업체들은 유가족 측의 입장 정리가 끝나면 이천시를 통해 만남 날짜를 확정하기로 했다며, 일단 유가족 측의 답변이 오기 전까지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체 측이 사태 수습에 소극적인 태도만 견지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유가족은 “합동분향소에서 한익스프레스나 건우 등 관련 업체 관계자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만남 요구도 이천시를 통해서 전한 것”이라며 “사태를 수습할 의지가 정말 있다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찾아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건축주 한익스프레스와 시공사 건우, 감리사 전인CM 등의 위기대응 자문을 담당하는 업체 측은 “이천시가 유가족들에게 만남 준비가 됐다는 답을 전달받으면 미팅을 정해주기로 했다”며 “법무법인과 노무법인과 관련 내용 검토해 유가족들과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오ㆍ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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