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은 당시 경영상황 및 경제상황 등에 비춰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론스타에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이강원 외환은행장과 변양호 재경부 금융정책국장 등은 론스타 딜을 성사시킬 목적으로 외환은행의 부실을 과장해 매각이 불가피한 것처럼 관계기관 등을 설득했고, 매각협상기준가격을 부당하게 낮게 산정했다. 금감위도 BIS비율 등 외환은행의 경영상황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은행법상 인수자격이 없는 론스타에 외환은행이 매각되도록 승인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강원 행장은 외환은행 매각협조 후 은행장직에서 물러나는 대가로 15억8천여만원을 부당 수수하는 등 각종 부당·비위행위 등도 발생했다.” 위는 감사원이 2006년 3월 국회로부터 ‘외환은행 불법·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감사청구’를 접수해 감사에 착수 후 2007년 3월 발표한 보도자료 중 일부이다. 또 비슷한 시기에 시작된 검찰 수사로 말미암아 론스타와 결탁해 외환은행을 헐값에 팔아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변양호, 이강원 등은 구속 수감됐으나 2010년 10월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으며, 함께 기소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과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의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지분매각 당시 외환은행에 대규모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있었는지, 론스타와의 협상 절차가 적정했는지, 신주발행 및 구주매각 가격이 적정했는지 등 관련 사실을 상세히 인정한 다음 그에 근거해 변 전 국장 등이 배임행위를 했다거나 피해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고 봐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처럼 론스타 스캔들과 관련한 국내 법원의 판단은 사실상 론스타와 소위 모피아(기획재정부 출신을 일컫는 말)의 손을 들어주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이와 별개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이슈로 론스타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012년에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이 있었고, 지난달 말일 이에 대한 중재판정이 선고됐다. 중재판정부는 금융 쟁점에 대한 론스타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우리 정부 측에 미화 2억 1천650만 달러(한화 약 2천800억원) 및 2011년 12월 3일부터 완제일까지 한 달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에 따른 이자를 배상할 것을 명했다. 한편, 중재판정부는 나머지 금융 쟁점 및 조세 쟁점에 관해서는 우리 정부 측 주장대로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없거나 국제법 위반이 없음을 확인해 론스타 측 주장을 기각했다. 이를 보다 상세히 들여다보면 금융 쟁점 관련, 중재판정부는 론스타와 하나은행 간 외환은행 매각 가격이 인하될 때까지 승인을 지연한 행위는 투자보장협정상 공정·공평대우의무 위반이라고 보았으되, 다만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관련 형사 유죄판결로 인한 책임으로, 하나금융에 대한 매각가격 인하에 론스타 측의 50% 과실상계를 인정하고 이에 따라 인정된 론스타 측 손해는 인하된 매각가격인 4억3천300만달러의 절반인 2억1천650만달러라 했다. 여기까지가 근 20년 가까이 진행돼온 론스타 스캔들의 개요다. 현재 이를 둘러싼 책임론에서부터 대책에 이르기까지 제 정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정부에서의 방안들은 제각각이다. 론스타 스캔들의 발단이 노무현 정부 때이고 당시 주요 인사들이 의심스러운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민주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 경제라인을 이끄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당시 무능한 정책 결정으로 수천억 혈세 낭비 참사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들”이라 맹공을 취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밝혔더라면 이번 분쟁에서 쉽게 이겼으리라 주장한다. 그러나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9월6일 법무부가 공개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요지서’에 따르면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점”이 우리나라 정부에 지대하게 유리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이는 필자를 포함, 시민사회가 놓쳤다고 봐야 할 부분이다. 반면에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다투는 것이 과연 분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까 하는 점에는 의문이 따른다. 줄곧 론스타가 주장하는 것이 ‘한국 정부의 자의적 법 집행’이었다는 것을 떠올린다면, 이미 론스타는 산업자본이 아니어서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공표한 바 있는 한국 정부로서는 영락없이 론스타의 주장을 뒷받침할 따름이다. 김경율 회계사·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피조물로서의 인간과 자연과의 공생관계가 무너지고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 스스로 격찬했던 그 인간들이 조장하는 지구의 오늘과 미래는 암울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인간의 탐욕이 불러온 인재가 지구를 극심하게 병들게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인간도 역시 병들어 죽거나 인재의 결과물로 인해서 불치병을 앓고 있다. 지구가 병들고 있음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그럴지라도 그 문제의 심각성에 둔감한 것 역시 인간이다. 이유는 문명의 발달이란 미명 아래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의 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는 기계적, 자원적 재생의 의존성이 낮거나 생태계의 복원을 두고 한 계획과 활동이 전무한 것이 그 원인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것은 아닐 텐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간은 망각 증세에 몰입돼 현재의 지구 상태를 진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시문학을 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하면 지구의 상태에 대해서 그 누구보다도 안타까워하면서 살아간다는 말이기도 하다. 서정적 상관물로서의 소재와 주제를 설정해 문학행위를 하는 사람이고, 피조물로서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위한 의미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 그 한 사람으로서 갖게 되는 안타까움이다. 이 아픔을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민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다음과 같이 주지하고 있다. “문제는 탄소가 아니라 자본주의다. 우리는 지금 엄중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기후 혼란이 세계의 모든 것을 변화시키도록 지켜만 볼 것인가? 아니면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경제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인가?”.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21세기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전의 현상을 향해 치닫고 있는 때에 자본주의 형태를 어떻게 바꿔 그 재앙을 면할 수 있겠는가?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지라도 절제와 변형의 해법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경제에 몸담고 있거나 정책을 입안하는 이들의 세기적 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함이 맞는 것이다. 이충재 시인·문학평론가
브루스 윌리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식스센스’와 니콜 키드먼 주연의 영화, ‘디 아더스’의 공통점은 영화 속 주요 인물들 자신이 이미 죽은 좀비이면서도 세상 속에 살아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에 제시한 두 영화는 워낙 유명한 공포 스릴러이면서 철학적 가치가 있어 대부분의 줄거리는 잘 알려져 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삶과 죽음의 착각’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좀비들이 자신의 존재를 모른 채 살아있는 듯 착각하면서 종횡무진 타인을 위해, 또는 가족을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다가 영화의 결말에 가서 자신이 이미 세상적인 가치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어쩔 줄 몰라 하는 반전이 일어난다. 그리고 문득,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모든 일들이 허사였다는 사실을 알고 허무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 가치가 이미 한계를 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반복되는 일에 매몰되어 사회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착각은 현실 속에서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공직에 머물러 존재 가치를 잊은 공무원이 현실을 망각한 채 저지르고 있는 착각의 실체는 마치 영화 속 좀비와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공무원은 간단하게 말해서 ‘말과 글’로써 자신의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민원인의 이익을 위해 헌신∙봉사하는 직업이다. 여기서 공무원의 ‘말과 글’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낙서, 일기, 편지처럼 자유롭게 사용하는 글이 아니라, 철저하게 법과 규칙에 기반하여 만들어 내는 공문서, 행정기획물과 업무보고 역량, 발표력 등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과 글을 사용해 오랫동안 한 분야의 일을 하면서 습득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나 사회의 심부름꾼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주는 기본적인 책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을 다른 말로 공복(公僕)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 속 좀비와도 같은 일부 공무원은 현실과 상당히 차이가 나는 행동을 함으로써 민원인들로부터 빈축을 사기 일쑤다. 국민들의 삶의 질보다는 자신의 업무 편의나 혹시 나중에 감사로 인해 발생할 책임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예방하는 소극적 행정, 민원 당사자의 특혜 시비를 사전에 차단함으로써 법적인 문제를 예방하고자 하는 소심한 행정 처리 등을 저지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행동들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민원인의 볼멘 하소연을 들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공무원이 자신의 좀비 같은 행동을 아무리 자세하게 설명해 줘도 끝까지 자신이 옳다고 착각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그런 공무원은 자리에서 떠난 후, 또는 퇴직 후 바깥에서 공직의 안을 들여다볼 때쯤에야 지난 오랫동안 얼마나 착각하면서 공무원 생활을 했는지 느끼게 되는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이 결말에 가서야 자신이 좀비였다는 사실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힘들게 살아가는 이 세상에서 그렇게 일부 공무원이 허비하는 민원인의 시간이 얼마나 많을 것이며, 그 손해는 또 얼마나 심할 것인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지방정부는 그러한 공무원의 좀비 같은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 부단히 능력 계발, 전문지식 학습, 서비스교육, 간부교육 등을 주기적으로 시행한다.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거나 승진 후 보수교육을 받은 간부급은 대체적으로 좀비 같은 행동에 빠져들 확률이 낮다. 반면 오랫동안 똑같은 일에 파묻혀 자신도 모르게 현주소를 분간하지 못하는 노회한 공무원일수록 자칫 영화 속 좀비처럼 될 가능성이 높다. 공무원 조직사회에서 나타나는 ‘식스센스’와 ‘디 아더스’ 증후군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유하는 것은 지도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상용 가평군 관광전문위원
유순정이1506년(중종 1년) 중종반정에 참여한 공으로 정국 1등 공신에 녹훈됐을 때 그린 공신도상을 18세기 전반기에 후손들이 베껴 그린 것이다. 화면 상단에는 전서체로 ‘靖國功臣領議政柳順汀遺像(정국공신영의정유순정유상)’이라 적혀 있다. 그 오른쪽에 유순정에 관한 신상 기록, 그림의 왼쪽 위에는 김상헌(金尙憲)이 지은 찬시가 적혀 있다. 그 아래쪽에는 김상헌의 시를 1720년(숙종 46년)에 유순정의 9대손인 유수(柳綬)가 다시 적었음을 밝혀 놓았다. 따라서 원본에 근거해 18세기경에 이모한 초상임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제공 ● 외부 필진의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 여자역도의 ‘차세대 스타’ 박혜정(19·안산공고)이 자신의 우상인 장미란 선수가 뛰었던 고양시청에 입단한다. 13일 박혜정 선수와 고양시청 역도단에 따르면 양 측이 추석 연휴 이전 만나 내년 1월에 고양시청에 정식 입단키로 의견을 조율하고 가계약을 맺었다. 박혜정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6년 8월 우연히 ‘레전드’ 장미란의 현역시절 경기 영상을 보고 안산시체육회를 직접 찾아 역도를 하고싶다는 뜻을 전했고, 체육회의 소개로 조성현 선부중 코치를 소개받아 바벨을 잡았다. 이후 2018년 5월 전국여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에 오르며 ‘포스트 장미란’의 등장을 알린 그는 타고난 기량을 바탕으로 성장해 선부중 3학년 때인 2019년 10월 평양 아시아유소년역도선수권 +81㎏급에서 인상 110㎏, 용상 145㎏, 합계 255㎏을 들어 3개의 유소년 세계신기록을 작성하며 평양 하늘에 애국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또한 지난 5월 그리스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87㎏급에서 3관왕(인상 120㎏, 용상 161㎏, 합계 281㎏)에 올랐으며, 7월 우즈베키스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서도 3관왕(인상 115㎏, 용상 155㎏, 합계 270㎏)에 등극했다. 역도 관계자들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박혜정이 장미란을 능가하는 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으며, 그 역시 2024년 파리올림픽 금메달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아직 주니어 선수이지만 시니어 무대에서도 세계 기록(합계 335㎏)을 보유자인 리원원(중국)을 제외하면 마땅한 적수가 없을 정도로 이미 기량을 검증받았다. 박혜정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실업팀들에서 입단 제의가 들어왔지만 운동 여건 등 여러가지 면에서 고양시청이 가장 마음에 들어 입단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나의 우상인 장미란 선배님의 기운이 서려있는 장미란체육관 훈련장에서 기량을 갈고 닦아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