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반지하 주택

2020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인 영화 ‘기생충’에 나온 주인공 가족의 집은 반지하였다. 반지하에 사는 일가족이 폭우로 물을 퍼내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그려졌다. 당시 외신은 한국의 ‘반지하(Banjiha)’를 집중 조명했다. 반지하 거주자들을 인터뷰하고, 실상을 보여줬다. 영국 BBC는 ‘서울의 반지하에 사는 진짜 사람들’이라는 르포 기사를 보도했다. “영화 ‘기생충’은 허구의 작품이지만 ‘반지하’는 그렇지 않다. 서울에는 수천명의 사람이 여기에 산다”고 했다. 최근 반지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일 수도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많은 피해가 있었고, 서울에서 반지하가 물에 잠겨 빠져나오지 못한 일가족이 사망했다. 외신들은 ‘반지하(banjiha)’라는 고유명사를 사용해 예방 대책의 부재가 키운 인재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주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1970년대부터 들어선 반지하는 아직까지 도시 저소득층 주거를 대변한다. 반지하 공간은 환기가 안 되고 습기 제거를 못해 건강을 위협한다. 실제 거주자들에게 호흡기와 피부 계통 질환이 많다. 침수 시에는 물이, 화재 시에는 연기가 빠지지 않아 안전사고에도 위험하다. 이에 정부가 거주지로서 반지하를 지양하겠다는 대책을 여러 차례 내놨다. 반지하 가구수는 감소 추세다.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 총 32만7천가구가 반지하를 포함한 지하에 거주한다. 2005년 58만7천가구, 2010년 51만8천가구, 2015년 36만4천가구에서 감소했지만 아직도 많다. 남아 있는 반지하는 노후화도 심각하다. 이번 침수로 일가족이 사망하자 경기도와 서울시가 반지하 주택을 없애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나온 정책으로 새삼스럽지 않다. 문제는 반지하 거주자들이 어디로 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현재 반지하와 비슷한 수준으로 저렴하면서도 살 만한 주거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수도권 도심에서 대안을 찾기 쉽지 않다. “반지하에 살면 안 좋은 건 알지만, 갈 곳이 없다”는 거주자들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 수립에 부쳐

올해는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2013~2027)을 세우는 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15일 착수회의를 개최하고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장기요양서비스는 노인돌봄의 근간을 이루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제1차 장기요양 기본계획 수립 당시 5.7%였던 공적장기요양 보호율은 2019년에는 8.6%까지 올라갔다. 장기요양서비스가 노인인구 증가 속도를 넘어서서 빠르게 확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아쉬운 점도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인 공적장기요양 보호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양적 확대에 발맞춘 서비스의 질적 향상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아울러 필수서비스의 위상에 걸맞은 공공성 확보도 큰 과제다. 장기요양서비스를 비롯한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되지만, 그 핵심은 공적 가치의 실현이다. 이는 돌봄서비스가 이윤 같은 사적 이익이 아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 같은 공적 기관이 서비스 제공 주체가 되는 것은 공공성을 강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다. 민간기관도 공공성을 구현할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는 사회서비스를 전달하기에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즉각적이고 철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공적 기관이 유리한 점이 많다. 복지환경의 변화에 따라 서비스 전달체계나 내용을 개선해 나가야 할 때, 국공립시설을 넉넉하게 확보하고 있다면 정책이 일선까지 더 빠르게 전달될 수 있기도 하다. 노인돌봄과 아동돌봄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2021년 기준으로 23%까지 올라온 국공립어린이집 이용아동비율은 장기요양서비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수립 당시 11%였던 국공립보육시설 이용아동비율이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은 국공립보육시설을 이용아동 대비 30% 수준으로 확충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각적으로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온 서울시의 경우 올해 3월에 국공립어린이집 이용률이 전국 광역시도 중 최초로 5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공적 시설이 주요 주체로서 역할을 하기 위한 국공립시설의 비율은 30% 정도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노인요양시설 정원 중 국공립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3%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는 장기요양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의 확대, 돌봄종사자 처우개선 등은 물론 국공립시설의 확충을 위한 중장기적 로드맵도 포함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지영 인천광역시사회서비스원 정책연구실장

[기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 관심이 문제

“방과 후 아이들이 놀 만한 공간이 없어요. 매일 갈 데가 없어 혼자 유튜브를 보거나 로블록스, LOL(League of Legend) 같은 게임에 빠져있어요.” 지난 2일 두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 민영우씨(47)는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토로했다. 민씨는 현재 고등학생, 중학생 자녀를 둔 아빠이자 직장인이다. 그는 “인근에서 아이들이 갈만한 곳은 시민공원과 메타세쿼이아 길 정도인데, 청소년의 시선에서 놀기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왜 우리 시는 홍대나 대학로, 뚝섬유원지처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청소년 놀이공간이 없나. 아이들을 위한 시설 투자에 관심이 적은 것 같다”라며 아쉬움을 토해냈다. 민씨의 지적은 사실일까. 민씨가 언급한 곳에는 다양한 청소년 시설이 마련돼 있었다. 홍익대로 가는 버스킹 거리에는 길가의 자투리땅에 여러 개로 이어진 계단식 원형 무대와 또 다른 형태의 미니 무대가 있다. 또 한강 뚝섬유원지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탈 수 있는 소규모 시설이 마련돼 여기서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이 우리 시 시민평화공원 내 ‘청소년’ 야외무대 경사로에서 위태롭게 보드를 타는 아이들과 대비돼 씁쓸했다. 대학로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학업과 병행해 마음껏 여가생활을 즐겨야 할 아이들은 집에, 학교에, 도서관에, 또 일부는 PC방에, 거리에, 그리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음지에도 있을 것이다. 한 전문가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잘 자라려면 자신을 마음껏 표현하며 놀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국가나 사회에서 아이들이 야외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의 권리보장’이라는 거창한 수사에 기대지 않더라도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자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청소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 환경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서 극 중 ‘방구뽕(구교환 분)’이라는 등장인물이 이런 말을 한다. “하나,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한다. 둘, 어린이는 지금 당장 건강해야 한다. 셋, 어린이는 지금 당장 행복해야 한다.” 다시 이렇게 말하고 싶다. “하나, 청소년은 여가를 누려야 한다. 둘, 청소년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자유롭게 펼쳐야 한다. 셋, 청소년은 건전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에 자유롭게 참여해야 한다.” 이득만 동두천시 불현동 맞춤형복지팀장

[윤준영 칼럼] 공감

공정과 상식을 정부 기치로 내세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100여일이 지났다. 그러나 짧은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선거에서 득표한 득표율이 무색하게도 역대 최단시간 동안 지지율이 20%로 급락했으며, 심지어 미국의 모닝컨설트가 11일 공표한 전 세계 22개국 정상들에 대한 지지도 조사에서는 긍정 평가가 19%로 전 세계 꼴찌의 불명예를 안았다.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국민들에게 많은 기대감으로 높은 지지율을 받을 수 있는 임기 초반에 무엇이 이러한 사태를 만들었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는 대통령 및 보좌진들의 공감(共感, empathy)능력의 결핍이 불러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공감이란 ‘아, 그럴 수 있겠다’, ‘이해가 된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등의 표현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상대방의 느낌, 감정, 사고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해된 바를 정확하게 상대방과 소통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렇기에 공감이라는 영단어 ‘empathy’는 문자 그대로 안에서 느끼는 고통이나 감정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능력은 단순히 학습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함께하고 말 그대로 상대방 안으로 들어가서 고통이나 감정을 이해하려는 반복적 노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몸에 익혀지는 것이다. 수해 현장에 노란색 점퍼를 입고 기자들과 보좌진들을 대동해 방문하고 “내가 사는 아파트가 고지대인데도 1층에 벌써 침수가 시작이 되더라”라고 얘기하며 수재민들의 아픔을 공감한다고 말한 것은 사태에 대한 공감을 표현하는 말이 아니다. 특히 여당의 지도부는 수재민을 돕겠다고 출동한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등과 같은 망언을 뱉어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대통령과 국민을 위해 ‘오직 민생’을 외치는 여당이 공감능력이 있다면 단순히 사고현장에 나타나 보여주기식으로 ‘공감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에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처럼 항상 사태가 발생한 후에 공감한다고 하는 말과 행동은 결국 언제, 어디서든 그 한계를 드러내 문제를 만들기 때문이다. 지난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자 2017년도에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말 그대로 국가의 행사이고 당연히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주체해야 하는 행사임에도 대통령은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여당은 저녁 6시가 돼서야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이 아픈 역사의 외침이 절대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며 “피해자 할머니들의 편에 서서 증언과 역사적 기록을 수집하고 연구를 지원하겠다. 인권과 평화, 자유를 위해 외쳤던 소중한 역사들을 잘 보존하고 계승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참석도 하지 않고 대통령이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은 이 상황에서 이러한 논평을 과연 공감한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링컨 대통령은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 있고 여러 사람을 잠시 속일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비법은 실체가 없고, 편법은 오래가지 못하며, 꼼수는 언젠가 더 큰 후유증과 역풍을 부른다는 얘기이다. 단순한 보여주기로 사람들을 잠시 동안 혹세무민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공감과 진정성이 없다면 이는 절대 오래갈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윤준영 한세대 휴먼서비스대학원 공공정책학과 교수

[천자춘추] 한국외교, 합종연횡의 함정에 갇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제 정치는 홉스의 리바이어던과 같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를 겪어왔다. 기존의 강대국은 자신을 중심으로 국제 사회의 현상을 유지하려 하고 신흥 강대국은 이를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려는 투쟁이 역사적으로 반복되어왔다. 그 사이에 있는 약소국들은 생존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하는데 중국의 춘추전국 말기에 등장했던 ‘합종연횡’을 그 대표적인 사례로 얘기할 수 있다. 합종은 서쪽의 강대국인 진나라와 동쪽의 강대국인 제나라 사이에서 약소국들이 서로 연합하여 생존을 모색한 전략적 제휴이다. 한편 연횡은 훗날 강대국인 진나라가 다른 국가들의 연합을 깨뜨리는 전략을 가리킨다. 올해는 한중 양국의 국교수립 3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지금의 양국 관계는 심상치 않게 흘러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대만 문제, 북한의 핵개발, 양국 국민의 불신과 적대감의 상승 등 어느 하나 편하게 보이는 것이 없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에서 트럼프와 바이든 정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부상을 위협으로 인식하고 중국을 포위하는 그랜드 전략을 수립하였다. 오바마 정부는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pivot to Asia)’으로 중국을 압박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 중국에 대한 무역 제재를 통해 미중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 바이든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도 태평양 경제 프레임 워크(IPEF)’의 출범을 발표하였고, 하원의장인 낸시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하여 중국을 자극하였다. 중국은 바로 반발하면서 대만을 포위하고 항공모함과 전투기를 동원하여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도 항공모함을 곧 대만쪽으로 파견할 것을 선언하면서 양안관계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 또 미국은 반도체 동맹으로 불리는 ‘칩4 동맹’을 발표하였고 한국에게는 8월까지 답변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칩4동맹은 미국이 설계하고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며, 일본이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고 대만이 비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담당하여 국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THAAD)이후 한국에 대한 다양한 제재와 압력을 가하고 있고 ‘3불 1한’을 강요하고 있다. 3불은 한국 정부가 사드를 더 이상 추가하지 않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불참하는 것이며, 1한은 기존 사드의 운용을 제한하라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갈등의 지속은 합종연횡과 같이 한국에게 양자택일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의 외교정책은 어떤 방향에서 접근해야 할 것인가? 지금 한국 정부가 선택해야 하는 올바른 외교정책은 ‘국익 우선주의’를 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국익에 따른 올바른 외교정책은 무엇인가? 정부와 정권의 이익이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유지와 국민의 안전, 국가의 발전이 외교의 원칙이 되어 노(No)와 예스(Yes)가 분명한 외교정책을 수립해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박기철 평택대 국제물류대학 중국학과 교수

[최문영의 그림산책] 조르주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신인상주의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화가 조르주 쇠라의 대표적인 작품. 이 작품은 쇠라가 2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으로 60점이 넘는 드로잉과 스케치를 통해 그가 얼마나 이 작품에 공을 들였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작품은 1886년에 열린 마지막 <인상주의자 전시회>에 출품하며 알려졌다. 평소에 색채대비, 보색 관계와 고전 작품을 연구해왔던 쇠라는 직감적인 태도로 작업하는 인상주의에 부족함을 느끼고 당시에 개발된 광학 이론과 색채론을 도입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했다. 그렇게 등장하게 된 기법이 점묘법이다. 점묘법은 그림을 그릴 때 화폭에 붓질이 아닌 원색의 많은 점으로 형태를 구성하는 기법으로 보색 관계의 점을 찍어 바라보는 관람자의 시선에는 색채가 합쳐져 보이게 했다. 이를 통해서 원색의 순도가 유지되어 강하고 밝은 색채를 느끼게 한다.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은 점묘법으로 화면을 꼼꼼하게 채웠으며, 원근법과 균형감 있는 구도가 잘 나타나고 있다. 작품을 보면 프랑스 파리의 센 강 주변에 있는 그랑드 자트 섬에서 여유롭게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40여 명의 파리 시민들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인물들은 얼어붙은 듯 움직임이 보이지 않으며 무표정하게 그려져 있어 배경의 밝은 분위기와 상반되는 차가운 느낌을 준다. 작품 속 인물들의 모습은 당시 파리 사람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며 나무그늘에서 더위를 피하거나 양산을 쓰고 산책을 즐기고 있다. 화면 전경에는 큰 나무 그늘이 있으며 우측에는 뒷자락이 크게 부푼 치마를 입은 여성이 애완 원숭이를 데리고 남성과 서 있다. 그들 앞에 중산모를 쓰고 그늘에 앉아 있는 남성의 모습은 당시 유행했던 옷차림이다. 인상주의를 새롭게 정립하고 조형의 중요성을 다시 부각시킨 쇠라는 고흐, 고갱 등 당시 화가들뿐 아니라 이후 등장하는 큐비즘이나 추상회화에도 영향을 주며 20세기 회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최문영 칼럼니스트

[건강칼럼] 내향성발톱 짧게 깎지 마세요

엄지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통증으로 걷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다. 발톱을 짧게 깎고 나면 괜찮아지곤 하지만 일시적일 뿐이고 이런 습관이 내향성발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내향성발톱은 손톱이나 발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어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흔한 질환이지만 일상을 괴롭히는 질환이다. 발톱 바깥족을 깊고 짧게 깎는 것은 좋지 않은 습관이다. 이 경우 잘리지 않은 발톱 파편이 살 속을 파고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발톱은 둥글게 자르는 것보다 일자로 자르는 것이 좋고 짧게 자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내향성발톱은 주로 엄지발톱에 발생한다. 이는 신발의 착용과도 연관이 있다. 꽉 조이는 신발을 장시간 신을 때 발톱 바깥쪽의 살이 지속적으로 눌리면서 발톱이 안으로 파고들기 때문이다. 패션을 위해 군화와 유사한 형태의 신발을 신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군화, 하이힐 등 발이 조이는 신발은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내향성발톱이 가장 흔하고 발바닥 통증을 부르는 족저근막염, 발의 변형과 엄지발가락 부위의 통증을 야기하는 무지외반증 등이 있다. 이러한 질환의 원인이 되는 불편한 신발의 착용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내향성발톱은 비만, 발톱무좀으로 인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걷거나 뛸 때 압박으로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는 발가락의 외측이나 내측이 빨갛게 붓고 가벼운 통증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붓고 진물이 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냄새도 나고 보행이 어려워진다. 염증과 통증이 동반됐다면 집에서 생리식염수 등에 발가락을 담가 소독해 염증이 악화되는 것을 지연시키는 것이 좋다. 내향성발톱의 초기 치료법으로는 발톱 아래 솜뭉치나 치과용 실을 끼워넣어 일시적으로 발톱이 더 이상 파고들지 않게 함으로써 통증 감소 및 증상을 호전킬 수 있다. 스스로 하기 힘들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심한 경우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교정기구를 삽입해 안으로 파고드는 발톱을 펴고 유지시켜주는 내향성발톱 교정술을 한다. 재발 예방에 효과적이고 간단한 수술이기 때문에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염증과 통증으로 일상을 괴롭히는 내향성발톱의 치료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하지만 병원을 찾을 땐 이미 염증이 심한 상태다. 재발을 막고 싶은 환자를 위해 수술을 권한다. 수술 후에는 꽉 끼는 신발을 신지 말고 평소 발톱 관리에 신경을 써야 재발 예방에 좋다. 권오룡 연세스타병원 병원장

흔한 노인 변비 얕보면 안돼요

일상 생활에 큰 불편함을 가져오는 질환 중 하나는 변비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변비는 노인층에서 유병률이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운동량 및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신체 기능 역시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꼽히지만, 심각한 변비는 치핵, 대장게실, 장폐색 등의 중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가 제시한 노인 변비 증상과 예방법 등을 소개한다. 노인의 변비는 주로 식사량, 신체활동, 수분 섭취 부족으로 대장운동이 저하되어 발생한다. 치아가 불편한 노인은 부드러운 음식을 선호하면서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적게 먹게 되고, 식사량도 줄어들어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여러 가지 질환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노인은 신체 활동량이 부족해 대장운동이 저하되어 변비에 걸리기 쉽다. 특히 배뇨 장애가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소변을 보지 않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는 습관이 생기는데 이 역시 변비의 원인이 된다. 변비의 증상은 다양하다. 변 자체가 단단한 경우도 변비의 증상이고 잔변감, 복부 팽만감, 하복부의 불쾌함, 복통 등도 증상으로 본다. 변비는 환자의 배변 습관 및 증상을 듣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가 진찰해 진단한다. 이 외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암이나 용종 등의 추가적인 질환이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변비에 의해 이차적으로 치질, 치열 등과 같은 항문 관련 통증 및 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변비 자체가 만성이 되면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을 일으키고 다시 변비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변비 자체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변비를 방치하면 항문 관련 질환이 생기거나 만성변비로 이어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증상이 생기면 의사의 도움을 받아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등 변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세 끼 규칙적인 식사, 특히 아침밥 꼭 먹기 ▲섬유소가 풍부한 음식 및 수분 섭취하기(잡곡, 과일, 야채, 해조류, 견과류) ▲변의를 느끼면 참지 않고 화장실 바로 가기 ▲유산소 운동하기(걷기, 조깅, 달리기, 수영 등) ▲장운동을 위한 복부 마사지하기 등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자연기자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예결위 활동 위한 긴급점검회의

제11대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제1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위한 긴급점검회의를 개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긴급점검회의는 16일과 17일 제362회 임시회 예결위 활동에서 예정된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를 위해 마련됐다. 국민의힘 곽미숙 대표(고양6)는 “고물가, 고금리 및 고환율을 동시에 겪는 3고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도민의 민생을 챙기기 위한 예산안 사전점검이 필요해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소집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1차 회의를 열고 국민의힘 김민호 의원(양주2)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1기 예결위 임기는 내년 6월30일까지로 도와 도교육청의 예산안과 결산 및 예비비 지출 승인 등의 건을 심사한다. 김 위원장은 “폭우로 인한 극심한 수해피해와 더불어 추석이 다가오는 시기를 감안하면 면밀한 예산심사가 필수불가결하다”며 “1천390만 도민들의 민생을 위한 예산심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긴급점검회의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김성수 부위원장(하남2), 지미연(용인6)·김도훈(비례)·김일중(이천1)·김재훈(안양4)·김현석(과천)·서성란(의왕2)·유형진(광주4)·윤충식(포천1)·이상원(고양7)·이호동 의원(수원8) 등 총 12명이 참석했다. 손사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