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1금고 신한은행 및 2금고 NH농협은행 선정

인천시가 연간 14조원대 예산을 오는 2026년까지 책임질 금융기관으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각각 1·2금고로 선정했다. 10일 시에 따르면 이날 인천시의원과 교수,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으로 꾸려진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각 은행들이 제출한 제안서 등에 대해 심의·평가를 한 뒤, 이 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들은 내년 1월1일부터 2026년 12월31일까지 4년간 차기 시금고를 맡는다. 이에 따라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 1금고와 2금고를 각각 운영해 온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2024년까지 20년 연속 시금고를 운영을 이어간다. 앞서 지난 5일 금고 지정 신청서 접수를 마무리한 결과, 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 등 연간 12조원3천908억원(올해 기준)을 취급하는 1금고엔 신한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냈다. 2조62억원의 기타특별회계를 취급하는 2금고는 NH농협은행, 하나은행, KB국민은행이 신청했다. 시는 이번 평가에서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지역 내 지점·무인점포·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수와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실적 등 시민이용의 편의성(24점) 등을 확인했다. 또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및 수납시스템 구축·운영능력 등 금고업무 관리 능력(24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8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 사업(7점), 탄소중립 기여도(2점) 등 모두 6개 분야 20개 세부항목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시금고를 맡으면서 각종 맞춤형 전산시스템 개발 등 안정적 금고 운영 능력을 비롯해 시민이용 편의성, 지역사회 기여·협력 부분을 비롯해 재무구조 안전성 등을 높게 평가받았다. 게다가 신한은행은 그동안 4차례 시금고 선정 절차 등을 거치며 경쟁력을 쌓아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받았다는 분석이다. NH농협은행은 강화·옹진 및 중구 영종 등 도서지역까지 점포가 있어 시민 편리성이 높은 점과, 각종 공공기관의 금고를 맡으면서 안정적인 금고 운영 능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각종 환원사업,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공헌활동 등 지역 발전을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시는 이달 중 금고 지정 사항을 시보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한다. 또 다음달께 이들 은행들과 시금고 약정을 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금고지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려 조례에서 정하고 있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2~3배수로 추천받아 위원회를 꾸렸다”고 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 금고업무 관리능력 등 주요 전산분야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T)을 하는 등 면밀한 평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민우기자

경기도의회 임시회 [포토뉴스]

[경기만평] 이제는 확대명이야!!

경기도의장 선거 패배 후폭풍… 국힘 내홍 심화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를 이끌 의장을 뽑는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이탈표로 인해 패배한 국민의힘이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 절반 이상이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곽미숙 대표(고양6)를 지목하고, 급기야 사퇴까지 촉구하면서 내부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재선의원 41명은 10일 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곽 대표는 지난 9일 실시한 도의회 의장 선거에서 민주당에 의장직을 헌납하는 무능력한 리더십으로 동료 의원은 물론 지지당원에게 씻을 수 없는 오욕을 남겼다”며 “이에 곽 대표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모인 의원들은 국민의힘 소속 78명 중 약 53%에 달한다. 대표단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대부분이 참석한 셈이다. 앞서 이들은 의장 선거 직후 대표단에 긴급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 바 있다. 선거 패배 결과를 성찰하고,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논의를 하자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표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이들은 “곽 대표는 즉각 의총을 소집하고 당 내부를 수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데도 불구하고, 의총을 거부하고 민주당과 합의한 부의장 선거 일정에 즉각 참여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였다”며 “김규창 의원(여주2)을 의장으로 선출할 의지가 있었는지 마저 의심 들게 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이들은 상임위 배분 과정에서도 소통이 전무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들은 “곽 대표가 대표단의 주요 당직자는 상임위원장으로 배정하는 것도 모잘라 도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기획과 교육행정위원장직은 모두 민주당에 넘겼다”며 “신뢰를 상실한 곽 대표는 더는 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날 본보와 만난 곽 대표는 “도의회 국민의힘 똘똘 뭉쳐야 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 상임위 배분 관련해선 어떻게 배분했더라도 분명 불만이 나왔을 것”이라며 “도의회가 정상화하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고 능력을 살릴 수 있는 상임위로 공평하게 배분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장 선거 패배로 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은 서로 싸울 때가 아닌 낮은 자세로 반성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임태환기자

[경기도를 이끄는 작은거인, 유망중소기업] 11.㈜아방데코

“국민의 건강한 잠자리를 위해 한결 같은 마음으로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대내외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을 위해 쾌적한 수면 환경을 고민하는 기업이 있다. 1971년 대원사를 모태로 시작, 50여년째 침구류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생산을 거듭하며 고품질 제품으로 높은 고객신뢰도를 얻은 ㈜아방데코가 그 주인공이다. 침구류 전문기업 아방데코는 다양한 종류의 침구류를 생산하고 있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최고 품질의 원·부자재 사용, 기술 및 친환경상품 개발은 아방데코가 업계에서 인정받는 이유다. 무엇보다 아방데코는 기업부설 연구소를 통해 기술품질력을 높여가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닌 고객의 삶의 질 향상을 이끌어내겠다는 기업의 가치관 때문이다. 이 같은 아방데코의 침구류는 계절에 따라 제품 특성을 달리하고 알러지케어 등 고객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큰 호평을 얻고 있다. 여름 침구류는 시원한 냉감 소재로 열대야 불면증을 겪는 고객들의 인기를 얻었다. 그뿐만 아니라 양면 사용을 통한 실용성과 솔리드 느낌의 텍스쳐 패턴 등의 모던한 스타일로 전 연령층의 수요를 만족시켰다는 평이다. 겨울 침구류 역시 기능성 섬유소재를 통해 보온성을 높인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특허받은 고압축, 고탄성 폴리에스터 단섬유로 직조된 ‘울트라 3D 토퍼’는 1천200여개의 돌기가 충분한 탄성과 복원력을 가지도록 받쳐주며 신체 곡선을 따라 압력을 분산, 베김현상 없이 아늑한 수면을 돕는 과학적 설계를 실현했다. 또한 엑스트라쿨 소재는 냉감섬유의 함유량을 최대 70%까지 높였다. 접촉 냉감 원리로 개발해 열전도성이 다른 냉감섬유와 인견 혼방으로 냉감의 지속시간을 높이는 등 기술 혁신을 이룬 것이다. 이러한 노력으로 아방데코는 ISO9001, ISO4001 등 국내외 표준규격인증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형중소기업, 고용노동부 강소기업,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연구개발전담부서, 경기도 수출프론티어기업 인증 등으로 기업·기술 혁신력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이 같은 고객중심의 혁신적 연구개발을 토대로 아방데코는 ‘경기도 유망중소기업 인증’을 받아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엄찬 이사는 “아방데코는 탄탄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스토어 판매로도 사업을 확장해 고객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면서 “앞으로도 친환경적 개발로 고객들의 수면과 삶의 질 향상을 견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사라기자

[사설] 첩첩 갈등에 발묶인 수소발전, 출구는 없는 것인가

화석연료 위주의 에너지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해 나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다. 인천의 경우 현재 전력자립도가 225%에 달하지만 대부분이 화력발전 위주여서 지속가능하지 않다. 전 지구적인 기후위기의 시대여서다. 이에 인천시는 3년 전부터 수소경제특별시를 목표로 수소연료전지사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석유·가스 등에서 추출된 수소를 연료로 공급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와 열을 생산한다. 화석연료 발전보다 에너지 효율은 26% 높고 온실가스 발생은 40% 적다. 그러나 아직은 낯선 이 사업에 대해 주민 반발이 커 발목이 잡혀 있다고 한다. 인천시는 2030년까지 20곳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606㎿ 규모)를 건설할 계획이다. 3조6천억원의 민간투자를 통해서다. 그러나 선도사업들부터 주민 수용성 확보에 실패하면서 무산될 위기다. 송도그린에너지발전소(100㎿급)는 연수구 송도동 LNG기지 3지구에 2025년까지 짓기로 한 사업이다. 인천시는 발전소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지난해 2차례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올해 들어서도 9차례나 주민협의체회의 등을 열었지만 답보상태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폭발 위험성·지역가치 저하 등을 우려하는 주민 반대 때문이다. 환경영향평가나 발전사업허가 절차 등은 시작도 못하고 있다. 내년 1월 예정이던 착공도 일단 미뤄져 있다. 내년까지 남동구 고잔동에 지을 계획이던 남동하이드로젠밸리 발전소(20㎿)도 마찬가지다. 인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7차례의 주민설명회를 열었지만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로 주민 동의를 얻지 못했다. 발전사업허가 절차도 밟지 못해 계획했던 연내 착공은 불가능하게 됐다. 이곳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무산되면 2026년부터는 연수구 및 남동구 9만6천 가구에 열과 전기 공급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주민 수용성에 막히면 출구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그동안 해온 주민설명회나 주민협의체 회의 등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인천시 관계자의 토로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외에도 인천지역에는 이처럼 발 묶인 사업들이 많다. 누구나 사업의 당위성은 인정하지만 시작부터 가로막힌다. 물류로 먹고사는 도시 인천에서 화물차 주차장 확보는 큰 숙제다. 그러나 십수년째 나아가지를 못했다. 옹진군 해역의 해상풍력발전 사업들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다. 사회적 갈등으로 꼭 해야 할 사업들이 번번이 무산된다면 인천의 지속가능발전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사설] 염종현 도의장, ‘오직 도민’ 생각하며 협치 이뤄내야

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의장에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의원(4선·부천1)이 선출됐다. 예상을 뒤엎은 이변이다. 여야 의석수가 ‘78 대 78’로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에서 최소 5표 이상 이탈표가 나왔다. 득표수가 같을 경우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경기도의회 회의규칙에 따라 국민의힘 김규창 의원(3선·여주2)이 의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뒤집어졌다. 한 달 넘게 파행을 겪어 온 경기도의회는 9일 제362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의장 선거를 했다. 재적 의원 156명이 전원 참석, 2차까지 간 투표에서 염 의원은 83표를 얻어 71표를 받은 국민의힘 김 의원을 누르고 의장에 당선됐다. 투표 시작 전부터 내부 분열 조짐을 보였던 국민의힘은 선거 결과가 말해 주듯 민주당에 패했다. ‘연장자 우선’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내부 이탈표로 의장을 빼앗긴 국민의힘은 당분간 혼란이 예상된다. 갈등부터 봉합하고 심기일전해야 할 상황이다. 염종현 신임 도의장은 10대 전반기 민주당 대표의원을 지낸 4선 의원이다. 염 의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대화와 타협을 통한 여야 협치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기도의회가 지방자치와 분권 강화의 선봉이 돼 전국 모범을 만들고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여야정 협의체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의정 활동 지원과 의회사무처 전문성·독립성 확보를 통한 의원 역량 배가도 약속했다. 경기도의회 의장은 전국 최대 광역의회 의장으로 본회의 의사 진행·안건 상정·의회사무처 인사 등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11대 전반기 도의회는 예상을 뒤엎고 민주당에서 의장이 선출돼 도의회 운영 주도권을 민주당이 쥘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동연 지사의 경기도정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의장 선출을 두고 파행을 거듭하던 도의회가 원구성을 마치고 이제라도 출발하게 돼 다행이다. 자리싸움에 민생을 팽개친 도의회 행태에 경기도청 공무원노조가 정상화 촉구 성명서를 냈고, 시민사회단체와 소상공인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도민들은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민생고를 겪고 있는데 시급히 처리해야 할 추경예산 처리가 멈춰 서 분노가 컸다. 의장단 구성을 마친 경기도의회는 다시 새로운 각오로 출발해야 한다. ‘오직 민생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 사사건건 대립하기보다, 정쟁을 뒤로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협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 도의회의 주인은 도의원을 뽑아준 도민이다. 도의회는 도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염종현 도의장의 역할이 크다. 도의원들간 소통도 중요하고, 도의회와 도지사와의 중재 역할도 잘해야 한다. 기대하고 지켜보겠다.

[지지대] 온난화 기상이변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배웠다. 그러나 지금은 아닌 듯하다. 기후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시기는 7월 중순. 이른바 장마였다. 장마만 지나면 무더위 속에 한두 차례 태풍이 지나가고 가을을 맞았다. 우리가 아는 통상적인 기상예보도 현재는 달라졌다. 올해 기상청은 지난달 27일 장마 종료를 발표했다. 이후 폭염과 열대야가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린 것까지는 과거와 동일하다. 이후 새롭게 등장한 기상현상이 있다. 국지성 집중호우다. 장마 뒤 집중호우는 최근 매년 발생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8일부터 경기도, 인천, 서울 등 수도권을 강타했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폭우로 인구가 집중된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은 큰 피해를 입었다. 집중호우는 기상이변으로 분류된다. 단기간 국지적으로 쏟아붓는 집중호우는 예측하기 어렵고 당해내기도 힘들다. 기상이변 이야기는 어제 오늘 나온 것이 아니다. 수십년 전부터 기상학자들이 경고한 문제다. 오존층이 파괴되고 남극의 빙하가 녹는다. 기상이변의 원인은 지구 온난화다. 이 같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이 인간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차별 화석연료 사용, 환경 파괴로 온난화를 가속시켰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기상이변 발생 주기가 빨라지고 있다. 기록적인 홍수와 한파, 가뭄 등은 인간의 환경 파괴의 대가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 문제는 남의 일처럼 여겨졌다.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은 피상적으로 인지하고 있지만 ‘누군가 준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와 기상이변은 이미 우리 옆에서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가 보여줬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에 대해 안일했던 태도를 반성하며 정부는 물론 개인도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선호 지역사회부장

[문화카페] 최후의 만찬(2)

레오나르도의 ‘최후의 만찬’은 3년에 걸쳐 완성된 작품이다. 작품을 의뢰받은 후 기한에 맞춘적이 거의 없던 레오나르도는‘최후의 만찬’을 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당시 전해지는 일화에는, 레오나르도가 받침대에 올라 화면을 유심히 바라보며 붓 한번 대지 않고 팔짱을 낀 채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작품 제작은 지연되었지만 사실상 이러한 사색이 ‘최후의 만찬’에서 나타나는 증오나 분노, 배신, 종교적 계시 등 다양한 은유들이 가능하게 하였다. 그래서 지속적인 복원이 필요할 정도의 희미해진‘최후의 만찬’이지만 작품의 감동은 여전했고, 인간의 천재성이 만들어낸 기적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은 그림을 단순히 텍스트에 대한 설명이나 종교적 상징을 넘어 예술가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강조하였다. 그러한 혁신이 오늘날 예술로서의 미술이라는 체계를 확립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레오나르도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림 속에 수많은 은유를 설정함으로써, 그림이 단순히 심미감을 넘어서 ‘예술적 진리’라는 인간 사유의 포괄적인 영역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최후의 만찬’은 템페라 기법으로 그려졌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그림의 훼손의 정도가 심해졌다. 그림의 완성 후 수 차례 복원이 이루어졌고 최근의 복원은 1999년에 시행되었다. 이러한 복원을 통해 ‘최후의 만찬’의 음식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빵과 포도주 등의 음식은 분명히 알 수 있는데, 의견이 분분한 것은 도마의 앞에 놓인 접시의 내용물이었다. 명확히 보이지는 않지만 그 내용물은 생선과 레몬으로 특히 생선은 장어라는 것이었다. 구석기 시대의 벽화에 물고기가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인류의 등장과 함께 생선은 인간의 주요 식량원이었다. 로마시대에 대규모 생선 시장이 등장하였고, 많은 그리스 철학자들의 책에는 생선 요리법이 기록되어 있다. 또 카이사르의 승리 기념 연회에는 6천마리의 곰치 뱀장어가 요리되어 식탁에 올랐다는 기록도 있다. 그 외에도 고대 벽화에는 다양한 생선 그림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것이 연어이다. 그리고 송어, 농어, 뱀장어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연어는 예나 지금이나 귀족 생선이었다. 일단 최후의 만찬에 물고기가 사용된 것에 대해, ‘예수 그리스도 신의 아들, 구원의 주(lesus Critus Theoun Uios Soter)의 첫 글자를 이으며 ‘이쿠타스(ICTUS)’로 물고기를 뜻하는 말이 된다. 즉 생선이 곧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이다. 또한 생선은 물밑에 있다가 떠오르는 것이기 때문에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뱀장어일까? 레오나르도는 일상사와 여러 가지 생각들을 메모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현재 남아있는 메모 수첩은 약 4천장에 이른다. 여기에는 일기와 그림들, 다양한 어록들이 전해진다. 이 수첩들 중에 레오나르도가 뱀장어를 사서 제자들과 먹고 그것을 그렸다는 기록이 있다. 그리고 복원된 그림의 생선은 껍질은 미끈미끈하고 둥글게 토막 친 것처럼 보인다. 레오나르도는 다양한 직업을 가졌는데 그 중의 하나가 요리사였다. 직접 음식점을 운영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뱀장어 요리 역시 레오나르도가 즐겨 요리하던 재료로 예수의 생존 시대와 상관없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요리된 뱀장어 그림을 그렸다는 추측이 있다. 김진엽 수원시립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