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연구활동 학습공동체-道교육연구회] 52. 노벨 엔지니어링 교육연구회

경기도 노벨 엔지니어링 교육 연구회(이하 NE 연구회)는 지난해 도 지정 연구회로 선정돼 독서와 공학을 융합한 노벨 엔지니어링 기반 STEAM 수업을 개발·실천하고 있다. 노벨 엔지니어링은 미국 텁스 대학교(Tufts University)의 부설 CEEO에서 비롯된 융합 수업 모델이다. 학생들은 책을 읽고 주인공이 처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해결책을 직접 만들어 본 후 새로운 결말을 쓰는 과정을 경험한다. 지루한 독서나 맥락 없는 공학 활동에서 벗어나 살아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하는 현장 교사들의 열의가 매우 뜨겁다. 이에 NE 연구회의 연수 프로그램이 서울시교육청 ‘우리학교 연수원’에 정식 과정으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NE 연구회는 학생들을 위한 수업 자료를 개발하고 적용해보며 질 높은 융합 교육에 대한 꾸준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교육, 다문화 교육, 생명존중 교육 등의 주제별 수업과 기초 공작 활동, AR/VR, SW/AI 등의 공학 도구를 활용한 수업을 다양하게 개발했으며 이를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5월23일에는 회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학교 밖 전학공의 날’을 온라인으로 개최해 연구회 회원 및 관심 있는 교사 등 총 20명이 참여했다. 노벨 엔지니어링의 이해 및 현장 확산 도모를 위한 연수가 진행됐으며 다양한 수업 사례와 팁을 공유하며 노벨 엔지니어링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또 ‘지구를 위한 노벨 엔지니어링’이라는 주제의 수업 아이디어 공모전이 지난달 30일까지 진행됐다. 공모전은 교육과 기술로 환경을 지키는 사회적 기업 ‘에코플레이’와의 협업 형태로 진행됐으며 환경과 생태를 위한 교구 지원으로 선생님들의 수업 혁신을 도모했다. 공모전을 통해 생태교육을 주제로도 다양한 융합 수업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다양한 주제의 융합 교육, 책을 활용한 STEAM 교육에 목마름을 가진 선생님들께 단비처럼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다은 연수운영팀장(군포 광정초 교사)

[지지대] 배려의 사회학

한 외국인 여성이 시골길을 걷고 있었다. 그때 볏가리를 가득 실은 소달구지가 지나갔다. 옆에선 농부가 지게에 볏짐을 지고 터벅터벅 걸어 가고 있었다. 여성은 통역에게 “왜 힘들게 볏단을 지고 가느냐”고 물었다. 대답은 “소가 너무 힘들까봐”였다. ▶미국의 소설가 펄벅(Pearl S. Buck) 여사의 ‘살아있는 갈대’에 실린 에피소드다. 한국을 찾았던 외국인들에게 이해할 수 없는 덕목 중 으뜸은 배려(配慮)였다. 이방인들에게는 문화적 충격일 수도 있었겠다. 외국의 농부였다면 저렇게 힘들게 짐을 나눠 지지는 않을 터였기 때문이었다. 온 가족이 달구지 위에 올라 타고 채찍질하면서 가지 않았을까. 그런데 우리의 농부들은 그렇지 않았었다. 말 못하는 짐승과도 짐을 나눠 지고 한 식구처럼 살았었다. ▶이런 고운 심성을 이젠 찾아볼 수 없다. 나밖에 모르는 천민자본주의가 득세하고 있어서다. 앞만 보고 달려온 탓에 어느새 우리 사회가 이런 각박한 세상으로 변했다. 필자가 동사(動詞)의 시제(時制)를 과거완료형으로 쓴 까닭이기도 하다. ▶폭염이 매일 우리를 괴롭히는 가운데, 에어컨은 커녕 선풍기도 없이 하루를 지내는 이들이 있다. 에어컨이 있어도 전기요금 탓에 틀 엄두도 못내는 이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이른 바 에너지 빈곤층이다. 적정한 수준의 에너지 소비를 감당할 경제적 수준이 안 되는 이웃들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이들에 대한 지원 역시 미흡하다는 점이다. ▶경기도가 저소득 홀몸 어르신 790가구를 대상으로 벽걸이형 에어컨, 공동 전력량계를 사용 중인 취약계층 80가구에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개별 전력량계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에도 연도별 에너지 빈곤층 비율은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옛날 같았으면 옆집에 에어컨이 없다면 아무리 더워도 틀지 않을 수도 있었겠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창문을 열어 놓은 옆집으로 우리집 냉방기 실외기의 뜨거운 바람이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웃을 배려하는 마음이 에너지 빈곤층 문제를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콩 반쪽도 나눠 먹던 우리 선조들의 심성(心性) 고운 덕목(德目)이 아쉬운 요즘이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데스크칼럼] 저출생 문제와 ‘인구의 날’ 소회

필자가 유·소년기를 보낸 고향은 20여 세대가 모여사는 작은 농촌 마을이다. 가구수는 적었지만 대부분 4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조부모까지 3대가 함께 사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작은 촌락임에도 아이들이 많아 동네는 늘 왁자지껄 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0년대 중반부터 70년대까지 흔히 볼수 있었던 우리나라 농촌의 모습이다. 한국전쟁 이후 이른바 ‘베이비 붐’이 일면서 국내 인구는 급속히 증가했고, 급기야 산아제한을 통한 인구 관리를 위해 1961년 대한가족계획협회(현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창립됐다. 가족계획과 관련된 ‘아들 딸 구별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등 산아제한 표어가 말해주 듯 기하급수적인 인구 증가는 당시의 인구문제 심각성을 대변해준다. 그러나 산아제한을 펼 정도로 급증했던 인구는 2000년대 들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인구 학자들이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2.10명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1983년 2.06명을 기록한 후 계속 하향세를 보이며 지난해 0.81명까지 떨어졌다. 세계 인구는 계속 늘어나 70억명을 돌파한 반면, 대한민국은 저출생이 심각한 국가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오는 7월11일은 ‘제11회 인구의 날’이다. UN이 지구촌 인구가 50억명을 돌파한 1987년 7월11일을 ‘세계 인구의 날’로 제정한 것과 대조적으로, 우리는 저출생과 고령화 시대 인구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2012년 같은 날 ‘인구의 날’을 제정했다. 저출생 문제는 기성 세대들에게는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산아제한을 하던 시대에서 불과 반 세기도 안돼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가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창립 61주년인 인구보건복지협회 경기지회도 13년째 경제계, 시민사회단체, 교육계, 의료계, 종교계, 언론계, 공공기관 등 19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저출생 극복 사회연대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경기도형 대안 마련에 힘쓰고 있다. 또한 온·오프라인 홍보활동과 사회연대 참여 기관별 사업진행 등을 통해 도민들의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오는 9일 ‘도민 행복콘서트’를 시작으로 인구의 날 기념식과 더불어 저출생 극복 연대회의 참여기관과 함께 하는 현장 캠페인, 100인의 아빠단 발대식 등 ‘경기도 인구주간’에 많은 도민의 참여를 유도해 인식 개선과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기 위한 노력이다. 저출생은 국가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 인구 감소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활동력의 감소와 고령화 시대에 따른 노인 부양 부담의 증가, 국제 경쟁력 저하 등을 유발한다. 저출생 문제는 우리의 미래와 직결된다. 도민 모두가 ‘인구의 날’을 맞아 저출생 극복에 힘을 모을 때다. 황선학 문화체육부 부국장

[꿈꾸는 경기교육] 공금 횡령과 유용의 유혹

작년에 나는 경기도교육청 미디어경청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 각 칼럼을 작성할 때마다 상당한 공부를 해야 했다. 우리나라 기업과, 국가조직의 효율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급부상하는 기업들의 조직 문화에 대해 분석하는 글을 썼으며 과거 유명한 철학자들과 경영학자들의 운영과 경영에 대한 생각들을 엿보는 칼럼도 작성했다. 교과 이외의 학습이고 어른들의 세상이기 때문에 도전하고 부딪히는 과정에서 제 나름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경영의 세상을 들여다보면서 ‘경영=효율’이라는 내 나름의 공식을 찾아냈지만 이와 함께 효율성을 위해 창조된 큰 시스템의 사각지대도 언제나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공금횡령과 공금유용의 사례와 이런 사태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알아보겠다. 뉴스를 통해 한 지방 대학교의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유흥비로 탕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사건을 접한 후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니 서울권 대학들에서도 이런 일들은 빈번했다. 주변에도 대학에 다니는 언니 오빠들의 이야기를 통해 학교 학생회 친구들이 학생회 운영자금으로 회식했다는 소문, 심지어 즐겨보는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법인카드라면서 비싼 음식을 지인들에게 대접하는 장면이 떠올랐다. 이렇듯 우리 주위에는 조직의 비효율과 낭비를 유발하는 다양한 사회 현상들을 볼 수 있다. 잘못된 일이지만 그들은 공금의 주인을 특정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심리적으로는 완벽한 합리화를 하는 탓인지 전혀 죄책감 없이 범죄를 저지른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먼저, 다양한 모니터링 제도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금횡령과 유용 사건의 사례는 비단 대학교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정부에서 발생한다면 더욱 큰 문제가 된다. 그래서 예를 들어, 정부 진행 프로그램에 청소년 모니터링 제도를 활발히 도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생활에서도 타 동아리나 학생회 활동의 사업보고를 관심 있게 지켜보면서 비용에 대한 기록이나 관리가 부족한 상황들을 여러 번 경험했고 효율성 재고를 위한 모니터링 담당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러한 일들을 담당하고 앞장선다면 관심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유익한 기회가 될 것이고, 누구보다 객관적인 모니터링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또 징계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학교 학생회의 공금횡령 뉴스를 보니 대부분 그 징계가 경미한 수준이었다. 서울의 K대 총학생회 관련자가 1천530만 원의 횡령으로 받게 된 처벌은 그의 10%에 불과한 벌금 150만 원이었다. 500만 원을 횡령한 서울의 H대 총학생회 관련자는 100만 원의 벌금형이 고작이었다. 다른 학교의 경우에도 약식기소나 정학, 봉사활동 조치 등으로 처벌이 매우 경미했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동종의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적발되지 않는 사건들은 또 얼마나 많을지 상상해본다면 분명 강력한 징계가 필요하긴 하다고 느껴진다. 내 것이 아니라면 탐하지 말아야 한다. 내 눈에 보인다고 다 내 소유가 아니다. 너무도 당연한 논리이고 우리가 모두 알고는 있다. 하지만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공금에 손을 대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을 우리가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 청소년들부터 이것이 절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꼭 명심하고 체화해야 할 것이다. 여채은 용인 신봉고

[기고] 변전소 울타리 옆 주말농장

전자파가 나온다는 변전소 울타리 옆에서 가족들과 주말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전력공사 경기북부본부 직원들의 이야기다. 한전은 2014년부터 신의정부 변전소 울타리 옆에 주말농장을 조성하고 직원들에게 분양해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력설비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다수의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불안감은 여전하다. 백언불여일행(百言不如一行)이라고 했던가. 백 마디의 말보다는 한 번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낫듯이 한전 직원들은 가족들과 주말을 변전소 옆 농장에서 땀을 흘리며 전자파의 무해성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 주말농장 전자파 실측 결과 송전선로 바로 아래에는 2.12μT(마이크로테슬라), 농장 외각구역에는 1.27μT, 변전소 울타리 옆 송전선로 아래에는 3.08μT정도의 전자파가 발생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WHO의 권고기준인 83.3μT에 비해서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기제품인 전자레인지 2.9μT, 헤어드라이어 3.8μT, 전기오븐이 5.6μT와 비교하여도 다소 낮다. 이제는 자동차도 전기자동차로 넘어가는 시대이고 주변의 거의 모든 기기가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만큼 전자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한전은 단순히 전자파의 무해성 홍보에만 그치지 않고 주민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얻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전력설비의 유해성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20년부터 코엑스에서 ‘전력설비 전자파 소통포럼’을 개최하고 있으며, 변전소 인근 지역주민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항상 열린 자세로 지역주민들과 지자체와의 소통도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한전 홈페이지에서 ‘전자계 측정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시민 누구나 간단한 신청만으로 한전 직원이 직접 나가 전자파를 측정해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앞으로도 한전은 전자파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심리적인 우려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김윤재 한국전력공사 경기북부본부 지역협력부장

붐비는 '2022 부평구 채용박람회' [포토뉴스]

[의정단상] 산재보험, 일하는 사람 사회안전망으로

지난 3월 서울 서초구에서 음식 배달을 하던 노동자가 사고로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노동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고, 업무 중 사고 때문에 유명을 달리했음에도 산재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들 음식배달 노동자(퀵서비스 노동자)나 택배기사 등을 비롯한 19개 직종 특수고용노동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 제125조에 따른 산재보험 의무가입 대상이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아니지만, 근로자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특례규정이다. 하지만, 산재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무조건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험에 가입하고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음에도 사고 발생시 산재보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왜 그럴까? 바로 산재보험법에서 규정하던 ‘전속성 기준’ 때문이다. 하나의 업체가 아닌, 여러 업체에서 동시에 일감을 받아 노무를 제공하는 노동자의 경우 산재보험의 보상을 받으려면 해당 업체에서 일정한 노동 시간과 소득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이를 ‘전속성 기준’이라고 한다. 올해 기준, 해당 사업장에서 한 달에 115만원 이상의 보수를 받거나, 93시간 이상 일해야 이러한 ‘전속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면 산재보험에 가입했어도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예컨대, 한 달 동안 A플랫폼에서 100시간을, B플랫폼에서 40시간을 일했을 경우 A플랫폼에 노무를 제공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B플랫폼에 노무를 제공하던 중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받지 못하게 된다. 배달 노동자를 비롯한 수많은 특고노동자들과 플랫폼 노동자들이 ‘전속성 요건’으로 인해 산재보험 적용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고용노동부 추계에 따르면, 그 규모만 75만명에 달한다. 이러한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는 ‘전속성 요건’ 폐지를 골자로 하는 산재보험법 개정안을 지난 5월 말 본회의에 통과시켰고 내년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산업재해는 근로시간과 소득기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짧은 시간 일하거나, 급여가 낮은 업무를 하던 와중에도 사고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업무 중에 발생한 사고로 인해 부상을 당하거나 생명을 잃었다면 누구든지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개정안 통과로 ‘전속성 요건’에 가로막힌 특고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적용 사각지대가 해소됐지만,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 산재보험이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으로 기능하기 위해 1인 자영업자 및 위험업무 종사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산재보험의 의무적용대상 확대가 필요하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 경제 등의 발전으로 출현하는 새로운 유형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논의 또한 지속해서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회와 정부는 산재보험을 비롯해 제도의 부재 또는 사각지대로 인해 고통받는 노동자와 국민이 오늘도 국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천자춘추] 경기도와 RCEP 활용법

올해 초 한국은 의미 있는 협정 하나를 발효했다.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이다. 조금 생소할 수 있으나 한국과 경기도에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협정이다. RCEP은 약 10년 동안 관련 당사국들이 수십 차례의 협상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졌고 발효되었다. 이 협정에 참가한 국가의 수는 한국을 포함하여 모두 15개 국가로 아세안 10개국, 한중일, 호주와 뉴질랜드가 그 회원국이다. 이 협정에 포함된 국가의 무역 규모는 전 세계의 약 28.4%를 차지하고 인구는 약 22억명을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경제 협력체다. 한국이 이 협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유는 우리의 경제적 영토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협정은 모두 20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우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전자상거래를 포함해 상품무역, 원산지 규정, 중소기업, 지식재산권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이 협정의 목적은 역내 국가들 간에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점진적으로 철폐하고 장애를 제거해 상호 간의 협력을 확대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경기도는 이 RCEP에 대해 충분히 연구하고 도내의 중소기업들이 이 협정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최근 한국과 경제적 유대가 빠르게 진행된 아세안 국가들의 경우 한국의 온라인 게임, 애니메이션, 영화, 음반 등 한국 문화산업(K Culture)에 흠뻑 빠져있다. 경기도와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전자상거래 분야 역시 경기도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영역이다. 세계의 전자 상거래 시장은 날로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도 앞선 국가들에 속해있다. 경기도는 도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과 역내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도록 컨설팅 기관을 만들어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 셋째, 상품무역 분야다. 한국의 전체 수출품 중 50% 이상이 중국과 동남아 시장으로 핵심적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역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특히 그 교류의 전초기지로 경기도 유일의 항구인 평택항을 잘 이용해야 한다. 넷째, 지적재산권 영역으로 과거에는 중국이 한국 제품을 모방하여 우리 기업이 많은 피해를 보았으나 적절한 대응이 어려웠다. 그러나 이 협정에서는 상표, 특허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가 명시돼 있어 중국이 이제 함부로 모방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져있는 지금 경기도는 바로 그 다음을 잘 준비해야 하며 그 하나의 방안으로 RCEP에 대한 활용법을 충분히 연구하고 숙지할 필요가 있다. 박기철 평택대학교 중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