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에 ‘타율 0.097’…KT 캡틴 박경수의 ‘굴욕’

프로 야구 KT 위즈의 ‘캡틴’ 박경수(38)가 최악의 성적으로 굴욕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경수는 1일까지 44경기에 나서 72타수 7안타, 타율 0.097로 1할에도 못 미치는 긴 슬럼프에 빠져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서 눈부신 수비와 부상 투혼으로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는 올해 주전 2루수 자리를 후배 오윤석(30)에게 내주고 백업 신세가 됐다. 주로 대수비와 대타로 출전하면서 가끔씩 선발 기회를 잡고 있으나, 수비는 그런대로 이름값을 해주고 있는 반면 타석에서는 예전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KT로 이적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과 2할대 중후반의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 2루수 역대 최다인 157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박경수다. 하지만 지난 시즌 타율 0.192, 9홈런, 33타점으로 급격한 타력 저하 현상을 보인 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올 시즌 5월 20일 삼성전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시즌 3번째 타점을 올린 후, 개인 통산 599타점에 머물러 있을 정도로 클러치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유한준으로부터 주장 완장을 돌려받았지만 좀처럼 회생 기미를 보이지 않는 무뎌진 방망이에 ‘캡틴’의 자존심이 무너졌다. 좀처럼 배팅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면서 허무하게 방망이를 돌리거나 루킹 삼진을 당하기 일쑤다. 떨어진 콘택트 능력과 파워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KT 팬들은 그동안 누구보다 성실하고 공·수에 걸쳐 좋은 활약을 펼쳐온 그였기에 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에게 비난보다는 연민의 정을 느끼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타점 1위인 SSG의 한유섬(타율 0.324, 45타점), 홈런 5위 LG 오지환(10홈런, 29타점), 홈런 9위 두산 김재환(8홈런, 25타점), 타율 0.320의 롯데 전준우, KIA 김선빈(타율 0.303) 등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는 타 구단 주장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박경수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자신과 팀 성적의 부진 속 중압감에 눌려 있는 박경수를 막연한 기대감으로 1군에 계속 기용하기보다는 지난 4월 삼성이 슬럼프에 빠졌던 캡틴 김헌곤을 2군으로 내려보내 약 보름간 충전을 통해 5월 회복세에 오르게 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제 위기에 빠진 ‘캡틴’을 구하고 팀도 살리는 처방을 내려야 할 때다. 캡틴의 부진은 본인뿐 아니라 팀 전체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황선학기자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당선인 [포토뉴스]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환호 [포토뉴스]

윤원규

[선택 6·1_그는 누구인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당선인

보수 단일후보인 최계운 인천시교육감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한 도성훈 당선인은 1985년 2월 인천성헌고등학교에서 재단의 파행적 학교 운영과 비리에 맞서 싸우는 것으로 첫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전교조 설립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그는 해직교사 생활을 하다 1994년 3월, 해직된 지 4년 6개월 만에 다시 교편을 잡았다. 이후 교직에서 종사해오던 그는 지난 2018년 지방선거 인천시교육감 선거에서 당선, 4년간 인천교육을 이끌어 왔다. ■ 충남 천안 산골서 태어난 꿈많은 소년, 느티나무 벗삼아 성장 도 당선인은 충청남도 천안시 목천읍 석천리에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곳은 전기도, 버스도 없던 산 중턱의 어느 산골마을이다. 천안까지 가려면 장장 3시간의 산길을 헤쳐가야 했다. 도 당선인은 사찰과 사당 등을 짓는 대목(大木)이던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에서 살다가 산골의 궁핍함을 이기지 못해 강원도 철암의 한 공장으로 향한 부모의 손을 떠나 조부모와 함께 성장했다. 그런 그에게 어른 양팔로 세 번을 둘러야 할 정도로 큰, 고향 입구를 지키던 400살의 느티나무는 부모를 추억하던 공간이자 친구다. 도 당선인은 그곳에서 미래의 꿈과 넓은 세상에 대한 동경을 키워갔다. 봄이면 산에 올라 친구들과 함께 진달래를 따 먹고, 달래와 냉이, 다래, 으름, 머루, 칡뿌리를 간식 삼으며 조부모의 아낌없는 사랑 속에 성장했다. ■ 엄격한 부모 밑에서 배운 교사의 덕목 도 당선인이 다시 부모와 재회한 건 10년이 지난 어느날이다. 한없이 그를 사랑했던 조부모와 달리 부모는 어리광만 부리며 살던 철부지 소년에게 한없이 엄격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잘못될까 회초리를 들었고,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묵묵히 바라보며 신뢰를 전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 어머니의 엄격함, 아버지의 신뢰는 그가 교사로서의 삶을 택하는 데 가장 큰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1980년대 초반 민주화 요구 집회와 시위 속에도 그는 베이스기타를 잡던 낭만 대학생이었다. 그런 그가 교사를 꿈꾸는데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이 큰 영향을 줬다. 시골에서 훈장으로 한학을 배워 손자에게 가르쳐주던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그는 스승의 보람을 느꼈고, 지도교수의 추천을 받아 교사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 낭만 대학생, 사학재단 비리와 맞선 투사로 변하다 도 당선인은 1985년 2월 대학을 졸업한 지 1개월이 지난 뒤 사립학교이던 인천 성헌고등학교에서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이곳에는 재단 이사장의 부인이 교장으로 재직했는데, 그곳에서 만난 사학재단의 비리는 그를 투사로 만들었다. 1987년 새로운 학교재단이 들어섰지만, 재단은 부족한 교사를 임시 강사로 대체해 채용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인다. 도 당선인은 고심끝에 동료교사 8명과 함께 1988년 1월 함께 여행을 떠나 서로의 문제를 보듬고 공감할 공동 기구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그렇게 1988년 8월23일, 뜻을 더한 교사 23명이 평교사협의회를 공식 발족했고, 그는 첫 회장을 맡았다. 도 당선인은 첫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도 결국 교사협의회 결성을 이유로 해임됐다. 청문회를 통해 교사 임용 비리 등 학교 전횡의 폭로가 이뤄졌고, 도 당선인은 교사와 학생·학부모 100여명이 학교로 몰려온 뒤에야 다시 복직했다. ■ 전교조 결성 본격화…해직교사 4년6개월 성헌고의 민주화 투쟁이 끝을 향해 갈 무렵 전국 교사협의회가 교원노조건설특별위원회를 발족하는 것으로 전교조 결성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1989년 6월 10일 전교조 인천지부가 800여명의 교사와 함께 결성식을 갖고 정식 출범했다. 그러나 도 당선인은 학교민주화를 주도하고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1989년 8월 1일자로 직권면직 조치됐다. 1천500여명의 대량해고 사태에 항의하며 전국 해직교사들과 명동성당 단식농성에 참여하고 있을 때다. 도 당선인은 단식농성을 이어가며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부평고 출신 해직교사 6명을 보며 서로를 지켰다. 교육민주화를 포기하지 말자고 서로를 다잡았다. 그렇게 4년6개월의 해직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부인은 묵묵히 남편 곁을 지켰다. 도 당선인은 부모의 생신에 선물하나 건네지 못하는 못난 아들이었다. ■ 학교로 돌아온 해직교사, 교육민주화를 외치다 도 당선인은 1992년 김영삼 정부가 출범한 후 해직교사들의 원상복귀를 위해 달려갔다. 그리고 1994년 신규 특별채용 형식으로 관교중학교에 부임했다. 이때도 전교조는 불법이었다. 복직은 아니었지만, 선생이야말로 평생을 해볼 만한 소중하고 의미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그를 보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디게 했다. 전국 최초 여자공업고등학교인 인천여자 공고에서 일하던 1999년, 전교조는 합법노조로 인정받았다. 도 당선인은 1년 6개월여를 전임자인 사무처장으로 일하다 2001년 다시 교사로 복직했고, 2002년 인천지부장선거에서 11대 인천지부장에 올랐다. 이후 도 당선인은 12대 지부장까지 연임하며 교육개방, 교육행정정보시스템(네이스) 도입, 학교급식 지원조례 등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전력질주하는 삶을 살았다. 부개고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인천 참교육장학재단을 설립했다. 반찬가게 사장님도, 정육점 사장님도, 국수집 사장님도 모두 힘을 모았다. 그렇게 4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장학금을 모아 아이들에게 전달했다. 이후 동인천고 부임 당시에는 인문계 고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들을 고민하며 다양한 제도개선의 꿈을 갖는다. 도 당선인은 2016년 행복배움학교(인천형 혁신학교)인 동암중학교 교장으로 취임해 학교 혁신을 이끌었다. 동암중은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소통하는, 민주주의가 자리잡은 곳이었다. 학부모와 학생도 모두 학교 일에 발벗고 나섰고, 욕설과 체벌이 사라진 자리에 칭찬과 웃음이 가득찼다. ■ ‘삶의 힘이 자라는 인천교육’을 이끌다 도 당선인은 2018년 3번째 직선 교육감에 출마해 당선한 뒤, 혁신학교를 필두로 자신만의 교육 철학을 실현해갔다. 그의 임기동안은 인천교육은 물론 전국적으로 쉽지 않은 일들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천의 적수사태로 학교 급식이 멈춰섰고,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 속에서 학교 현장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도 겪었다. 보좌관들이 공모제 교장 관련 비리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그가 지켜온 청렴도에 적색등이 들어오기도 했다. 도 당선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학생중심의 교육을 실현한다는 목표로 공약 달성률 97%를 기록했다. 지난 임기 4년간 전국 최초로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실현했고, 평등교육의 차원에서 무상교복, 유치원 및 초등학교에서의 돌봄교실을 확대했다. 그는 오랜 기간의 낡은 교육행정을 민주적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하는 등 새로운 인천교육의 기초를 다졌다. 도 당선인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교사의 자긍심과 전문성은 높이면서도 존중과 공정함이 살아 숨쉬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시민과 학부모를 교육의 동반자로 삼아 나아가겠다는 게 그의 앞으로 4년간의 목표기도 하다. ◇학력 -부평남초등학교, 부평동중학교, 부평고등학교 졸업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경력 -성헌고등학교(현 인제고등학교) 교사 -관교중학교 교사 -부개고등학교 교사 -인천여자공업고등학교(현 인천뷰티예술고등학교) 교사 -동인천고등학교 교사 -동암중학교 교장 -인천호남향우회 특별자문위원 -(사)재인천 충남도민회 특별고문 -인천경영포럼 고문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지도위원 -인천시교육감 -제8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부회장 김경희

김동연 "경기도민 삶의 질 향상 위해 헌신하고 노력할 것"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6·1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누르고 당선 유력권에 들자 “오늘의 승리는 저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변화를 바라는 우리 도민 여러분, 또 국민 여러분들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져서 오늘 승리를 만들어주셨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7시30분을 기준으로 김동연 후보는 49.05%를 기록하며 김은혜 후보(48.91%)를 제치고 당선이 확실시됐다. 앞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출구조사에서부터 초접전이 예상됐다. 지상파 3사는 ‘김은혜 후보 49.4%-김동연 후보 48.8%’, JTBC는 ‘김은혜 후보 49.6%-김동연 후보 48.5%’ 득표율의 출구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개표 초반에는 출구 조사 예측대로 김은혜 후보가 유리한 국면으로 흘렀지만 개표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누가 승리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변해갔다. 이날 오전 0시30분께까지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2%p가량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오전 1시께부터 1.4%p 차로 줄더니 이후부터 조금씩 득표 차이가 더 줄어들었다. 이후 오전 5시 20분 0.1%p 차이까지 좁혀진 후 5시 32분 넘어 처음으로 김동연 후보가 역전했다. 김동연 후보는 “1천400만 경기도민 여러분, 정말 감사드린다”라며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들, 지지하시지 않으셨던 도민 여러분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에 변화와 개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전했다. 김동연 후보는 “우리 도민과 국민 여러분께서 민주당 변화에 대한 씨앗을, 민주당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것 같다”면서 “앞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그 씨앗으로도, 제가 맡은 바를 다하겠다. 우리 민주당, 또 지지자분들, 도민 여러분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광희기자

[김동연 그는 누구인가] 공정하고 기회가 넘치는 세상을 꿈꾼 '흙수저'...경기도지사 당선

흙수저 신화를 만든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인물이 새로운 경기도지사로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변화의 중심 경기도, 일 잘하는 김동연’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제36대 경기도지사로 당선됐다. 경기도민의 최우선 관심사인 집·교통·일자리 3가지 분야의 확실한 변화를 약속한 그는 경제부총리 등을 역임한 이력 등을 토대로 유능한 행정가의 면모를 피력한 끝에 1천390만 경기도민을 대표하는 대업을 이루게 됐다. ‘무허가 판자촌 소년가장’에서 대한민국 경제사령탑으로 우뚝서 제1야당의 경기도지사 후보가 되기까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그의 인생스토리는 이제 경기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 소년가장, 유쾌한 반란을 꿈꾸다…판자촌 흙수저에서 고시 합격까지 김동연은 자신을 흙수저 출신이라고 밝히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유년시절 겪은 가난의 굴레를 동력 삼아 미래 세대가 모두 행복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청사진을 그렸기 때문이다. 그는 1957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다. 11세가 되던 해 사업가이던 아버지가 서른셋의 나이에 아내와 네 자식을 두고 타계하면서 가세가 기울어 소년가장의 역할을 맡게 됐다. 집안의 맏아들로서 가난한 집안사정 때문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취업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덕수상고에 진학해 고교 졸업 전인 만 17세의 나이로 한국신탁은행(현 하나은행) 입사해 외할머니, 어머니, 세 동생을 부양했다. 이후 은행 독신자 합숙소에서 직장생활과 대학생활을 병행하던 그의 눈에 운명을 바꿀 책 한 권이 쓰레기통에서 발견됐다. 그 책은 고시수험생을 위한 잡지였는데, 그는 맨 뒤에 있는 합격기를 읽고 고시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를 계기로 낮에는 은행원, 밤에는 야간대학생, 새벽에는 고시수험생으로 주경야독을 반복한 그는 만 25세의 나이에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동시 합격했다. ■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미시간대 최단기간 학위 1983년 ‘행정공무원’으로는 총무처(현 행정안전부)와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입법공무원’으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입법조사관으로 공직생활 시작을 시작한 그는 같은 해 경제기획원 경제기획국 사무관으로 일하면서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들어가 석사학위 공부를 병행했다. 이후 학력을 폄하하는 사람들에게 지고 싶지 않은 마음과 가족을 위한 또 다른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유학을 준비하게 됐고 경제기획원 내에서 좋은 근무 평점과 어학성적을 받아 마침내 미국 미시간대학교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됐다. 그리고 1993년 6월 각고의 노력 끝에 3년 9개월 ‘최단 기간’으로 미시간대 공공정책학 석·박사를 취득하게 됐다. 당시를 회상한 그는 이 시기를 빗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안정적인 때’라고 정의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 참여정부 국정마스터플랜 비전2030 작성 한국으로 돌아와 2002년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을 거쳐 2005년 세계은행(IBRD) 선임정책관으로 공직에서 일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의 요청을 받아 ‘비전 2030’ 구상을 주도했다. 비전2030은 2030년까지 한국을 삶의 질 세계 10위로 올려놓는다는 구상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 야심차게 기획됐던 프로젝트다. 비전2030은 국책 연구소의 박사와 대학교수 등 외부 전문가 60여명으로 인재풀을 만들어 1년 가까이 60여차례의 토론회와 5차례 세미나, 국민 대상 설문조사 등을 통해 완성됐다. 보고서 내용은 당시로써는 획기적이었다. 해당 보고서는 저성장, 양극화, 저출생, 고령화 등을 경고하며 성장과 분배의 고리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선 성장 후 복지’의 경제 패러다임을 성장과 복지가 함께 가는 ‘동반성장’으로 바꾸는 복지국가를 제시했다. 김동연이 주도한 비전 2030은 양적 투입 위주의 불균형 성장이 아니라 혁신 주도형 균형성장이 필요하며 투자의 중점은 물적 투자에서 인적·사회적 자본 투자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당시에는 비현실적인 비전과 정책이라며 논란과 혹평을 받았던 보고서였지만 최근의 사회 현상이 보고서 내용 그대로를 반영하면서 다시 재조명 받았다. ■ 아주대 총장 시절…청년과 함께 내일의 꿈을 설계하다 2013년 10월 큰아들이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이듬해 7월 국무조정실장직 사의를 표하고 관료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대형 로펌들의 제의를 거절하기 위해 6개월간 양평 농가로 내려가 근처 중·고등학교 강연 등을 통해 봉사의 삶을 살았던 그는 2015년 2월 제15대 아주대학교 총장에 취임하게 됐다. 김동연은 아주대 총장을 맡아 학생 스스로가 주도해 하고 싶은 공부나 활동으로 도전과제를 설계하면, 학교가 승인하고 과목으로 만들어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제도인 ‘파란학기’를 시도해 학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또 자신이 미시간대에서 유학생활을 보냈던 기억을 되살려 ‘애프터 유(After You)’ 해외 유학 프로그램도 개설했다. 당시 학생들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해외 연수를 보내주는 이 제도를 통해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훗날 김동연은 먼저 세상을 떠난 큰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아주대 총장 시절 네게 해주고 싶었던 것을 우리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었어, 그 청년들 속에서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네 모습을 찾고 싶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文정부 경제사령탑 ‘혁신성장’ 주도…‘유쾌한 반란’ 공감대 형성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취임. 경제부총리 재임 중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인 혁신성장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혁신성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지원하고 대기업과의 상생을 꾀한다는 정책으로, 김동연은 판교 테크노밸리 등 혁신도시와 산업거점, 지역특화 등 3대 혁신클러스터 육성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대한민국이 3%대 성장률을 회복할 수 있도록 기여했으며,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 등의 성과를 달성했다. 2018년 12월 퇴임한 이후에는 사단법인 ‘유쾌한 반란’을 운영하면서 강연활동에 주력했다. 김동연은 강연을 통해 ‘자기 찬스’로 각자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사회, 도전을 겁내지 않고 실패를 기회로 만드는 사회, 서로 공감하고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 자기 틀을 깨는 자신에 대한 반란을 일으키자고 목소리를 높이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후 새로운물결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했던 그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를 통해 민주 진영에 힘을 보탠 뒤 대선이 끝나고 민주당에 입당해 후보 경선을 통해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이광희기자 ◇학력 광희초등학교 졸업 광희중학교 졸업 덕수상업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미시간 대학교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박사 ◇경력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제6회 입법고시 합격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 세계은행(IBRD) 대한민국 정부 파견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초대 국무조정실장 제15대 수원 아주대학교 총장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새로운물결 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 이광희기자

경기도지사에 김동연 확실… 0.14%p차 초박빙 승부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피말리는 초접전 구도 끝에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0.14%p 차이로 앞서며 당선이 확실시됐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김동연 후보는 이날 오전 7시15분 기준 99.67%가 개표된 상황에서 281만8천77표(49.05%)를 얻어, 280만9천890표(48.91%)에 그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앞섰다. 앞서 지난 1일 출구조사에서 지상파 3사는 0.6%p 차이로 김은혜 후보가 이길 것으로 예측했으나, 김동연 후보가 이를 뒤집은 것이다. 실제 개표가 시작된 이후 김은혜 후보가 줄곧 앞섰지만, 점점 득표율 차이가 좁혀지더니 이날 오전 5시32분께 김동연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김동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수장 자리는 이재명 전 도지사에 이어 민주당이 연이어 차지하게 됐다. 당선 확실 소식이 전해지자 김동연 후보는 “이번 승리는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변화를 바라는 도민과 국민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져서 승리를 만들었다”며 “앞으로 도정을 하면서 오로지 도와 도민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개혁과 변화가 필요하다. 국민과 도민께서 민주당 변화에 대한 씨앗을, 민주당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저에게 이런 영광을 주신 것 같다”며 “앞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도, 그 씨앗으로도 제가 맡은 바를 다하겠다. 도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석패한 김은혜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며 패배를 인정하고 “김동연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드린다. 도 발전에는 여야 없이,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 좋은 도정으로 도민께 보답해 드리길 부탁한다”고 했다. 임태환기자

경기도내 31개 시·군 단체장 선거…국힘 ‘22’ vs 민주당 ‘9’

경기도내 31개 시·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가 국민의힘 압승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31곳 중 2곳에서만 단체장을 배출한 국민의힘은 이번엔 22곳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는 저력을 보였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개표 마무리 단계인 오전 7시 기준 도내 31개 시·군 중 22곳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22곳은 성남(신상진)·의정부(김동근)·양주(강수현)·동두천(박형덕)·안산(이민근)·고양(이동환)·과천(신계용)·의왕(김성제)·구리(백경현)·남양주(주광덕)·오산(이권재)·군포(하은호)·하남(이현재)·여주(이충우)·이천(김경희)·용인(이상일)·김포(김병수)·광주(방세환)·포천(백영현)·연천(김덕현)·양평(전진선)·가평(서태원) 등이다. 지난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29대 2의 스코어로 완패를 당한 국민의힘이 4년 만에 한판 뒤집기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수원(이재준)·안양(최대호)·부천(조용익)·광명(박승원)·평택(정장선)·화성(정명근)·파주(김경일)·안성(김보라) 등 8곳에서만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 밖에 이날 오전 7시 기준 89.59%가 개표된 시흥의 경우 민주당 임병택 후보가 9만5천62표(55.40%)를 얻어, 7만6천506표(44.59%)에 그친 국민의힘 장재철 후보를 누르고 당선이 확실한 상태다. 임태환기자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 유력 49.1%...김은혜 패배 인정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를 누르고 당선 유력권에 들었다. 개표 초반 상대 후보에 밀렸던 김동연 후보는 오전 5시32분을 기점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부를 뒤집었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를 기준으로 49.06%를 기록하며 김은혜 후보(48.91%)를 제치고 당선이 유력해졌다. 앞서 경기도지사 선거는 출구조사에서부터 초접전이 예상됐다. 지상파 3사는 '김은혜 후보 49.4%-김동연 후보 48.8%', JTBC는 '김은혜 후보 49.6%-김동연 후보 48.5%' 득표율의 출구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개표 초반에는 출구 조사의 예측대로 김은혜 후보가 유리한 국면으로 흘렀지만 개표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누가 승리할지 예측이 어려운 상황으로 변해갔다. 개표 시작 이후부터 2일 오전 0시 30분께까지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2%p가량 앞서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오전 1시께부터 1.4%p 차로 줄더니 이후부터 조금씩 득표 차이가 더 줄어들었다. 이후 오전 5시 20분 0.1%p 차이까지 좁혀진 후 표차가 줄어들다가 5시 32분 넘어 처음으로 1위와 2위가 역전됐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오전 6시 47분께 선거캠프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 저는 졌지만 여러분은 지지 않았다”면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에 더 큰 힘을 모아달라. 저는 당원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묵묵히 (윤석열 정부를) 응원하고 돕겠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이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