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여론조사_연수구청장] 전·현직 리턴매치 성사 관심

오는 6월1일에 치러지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인천 연수구청장 선거에서 전·현직 구청장 간의 리턴매치 성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8일 고남석 구청장을 이번 지방선거를 위한 단수 추천 후보자로 선정했다.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이재호 전 구청장, 이용대 전 국회의원 보좌관, 황충하 전 구 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초대회장, 이성만 전 미디어밸리 추진위원회 책임연구원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이 전 구청장이 앞으로 국민의힘의 최종 후보로 공천을 받으면 고 구청장과 3번째 맞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그동안 구청장 선거에서는 보수와 진보 후보가 번갈아 승리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고 구청장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승리해 민선 5기 구청장에 당선했지만,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새누리당의 이 전 구청장에게 패했다. 하지만 4년 뒤인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이 전 구청장이 탄핵 후폭풍 등으로 고 구청장에게 밀려 재선에 실패했다. 고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유네스코 학습도시 국제회의 유치 등 민선 7기의 성과를 내세워 3선에 도전한다. 이 전 구청장은 각종 개발안에 주민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원도심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을 활성화하겠다며 재탈환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안팎에선 고 구청장이 3선 고지에 오를지, 또는 4년간 절치부심해온 이 전 구청장이 설욕할 수 있을지 등에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지난 3월9일에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구지역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51.49%를 득표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44.91%)를 앞선 상태다.

지방세 사후관리 조사원들...작년 149억 세금 추징·징수

경기도가 지난해 지방세 사후관리 조사원을 통해 비과세·감면 부동산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149억원의 세금을 추징·징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부터 조사원 채용을 시작한 도는 참여 시·군의 확대를 통해 빈틈없는 복지세정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 부천시 등 9개 시·군에 지방세 사후관리 조사원을 파견해 비과세·감면 부동산 2만585건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였다. 비과세·감면 부동산은 취약계층 보호와 산업을 활성화하고자 지식산업센터와 창업중소기업, 자경농민, 산업단지 등을 대상으로 세금을 감면해주는 제도다. 감면 유예기간은 3~5년이다. 도는 조사를 통해 감면 요건을 위반한 경우 과세예고를 하거나, 소명자료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비과세 감면받은 세액에 가산세를 포함해 추징했다. 조사 결과, 임대나 매각 등 애초 목적과는 다르게 사용한 비과세·감면 부동산 소유자 1천7명에 대해선 취득세 등 1천236건, 61억원을 추징했다. 또 비과세·감면 부동산 대상임에도 미사용한 감면세액 납부 대상자에게는 사전안내를 시행해 취득세 등 1천772건, 88억원을 징수했다. 이처럼 도가 지난해 조사원을 통해 총 거둬들인 세금은 149억원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시·군별 운영실적에서는 광주시가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광주시는 조사원 4명을 채용, 7천100여건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여 282건 추징하고 276건의 사전안내 납부를 도왔다. 이어 부천시가 6천158건을 조사하고, 312건을 부과해 2위를 차지했다. 현재 참여 시·군은 부천, 안산, 평택 등 9곳으로 총 40명의 조사원이 활동하고 있다. 도는 매년 각 시·군의 수요 조사를 통해 조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방세 사후관리 조사원을 통해 감면유예 기간 전 납세 안내로 가산세 부담 경감과 민원을 방지하고, 현지 출장 활성화로 체계적인 사후관리, 적기 추징조치, 현황조사 등으로 추가 조사부담을 완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많은 시·군이 조사원 채용에 참여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기기자협회, ‘법률지원 핫라인(Hotline)’ 사업 실시

인천경기기자협회가 인천 및 경기지역 로펌과 업무협약을 맺고 회원들에게 무료 법률 상담서비스를 지원한다. 인천경기기자협회(이하 협회)는 21일 안양시청 상황실에서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법무법인 고원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률지원 핫라인(Hotline)’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협회 담당 변호사로 지정된 이승기 변호사(리엘파트너스·인천)와 김수민 변호사(고원·경기), 이호준 인천경기기자협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리엘파트너스와 고원은 인천경기기자협회 회원사 소속 기자들이 취재 및 보도 과정에서 어려움에 처할 경우 담당 변호사를 통해 무료로 법률 자문을 해주며, 협회는 이들 기관과 향후 각종 사업 및 홍보 등을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승기 변호사는 “언론중재법 개정 등 최근 언론인들이 위축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상황에서 법률 자문을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을 갖고 인천지역 언론인들을 지원하겠다”고 말했으며, 김수민 변호사는 “경기지역 언론인들이 보다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할 수 있도록 늘 곁에 있는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준 협회장은 “회원들의 취재·보도 활동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며 “앞으로도 회원들의 어려움을 나누고, 힘을 보태는 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는 인천지방법원 정문앞에 위치해 있으며, 법무법인 고원은 수원고법 앞 광교법조타운에 위치해 있다.

국힘 김은혜·유승민, 장점 부각시키며 마지막 지지 호소

국민의힘 김은혜(성남 분당갑)·유승민 경기도지사 경선후보는 21일 경선 이틀째를 맞아 장점을 부각시키며 당원과 도민들에게 마지막 지지호소를 했다. 김은혜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지사 당선되면 경기도민 분들 청구서 들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사무실 덮쳐서 바구니 풀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번 경기도지사는 일꾼을 뽑는 선거”라면서 “경제를 하셨던 분들은 숫자를 굉장히 잘 읽는다. 그런데 저는 감히 숫자를 넘어서 그 숫자에 새겨져 있는 민심을, 또 국민들의 사연을 읽어내는 데 훈련받은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도지사는 세일즈 도지사가 돼야 되기 때문에 경기도의 현안인 산업 그리고 보다 나은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해서는 저는 밖에 나가서 기업도 유치하고 직접 설득도 하고 협력해서 이끌어내는 정말 젊고 열정을 갖고 투지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선 경쟁력’에 대해 그는 “당심과 민심이 모아지는 여론조사는 본선 경쟁력이 누가 있나 후보를 뽑는 과정”이라면서 “본선 경쟁력이 이번 경선 결과를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 유승민 후보는 같은 방송에 출연, “경기도지사가 되면 그동안 선거 때문에 여야 간·지역 간 갈등 때문에, 선거 때 말만 하고 해결 못 했던 문제들을 4년 내내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어 “여론조사를 보면 20대, 30대, 40대에서 당내 후보는 물론이고 중도층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보다 강하다”면서 “제가 본선에 나가야 그 표에 우리 전통적인 보수층의 표를 더해야 확장성으로 이긴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윤심’(윤 당선인의 마음) 논란과 관련, “많은 당협위원장들이 헷갈려서 지금 잘못 줄을 서 있다”며 “제가 당선인 입장이라면 본선에서 당연히 이길 후보를 원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심이 윤심이고 윤심이 김 후보를 돕는다는 말에 대해서 당선인이 그럴 리가 없다”면서 “주변에서 자꾸 그러는데 그건 아니다. 우리 당원들이 절실하게 이 선거를 이기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 점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22일 오전 10시 경기도지사·인천광역시장 경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6.1지방선거 중계석] 보수 텃밭 양평군수 승패, 국힘 낙천자 무소속 출마가 좌우?

양평군과 지역 정가에서는 국민의힘에서 누가 공천을 받느냐 하는 것이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다. 양평군은 경기도에서 몇 안 되는 보수 텃밭 중 한 곳이다. 지난 6·13 지방선거 때는 공천에 불복해 김덕수 전 군의원은 무소속으로, 김승남 전 도의원은 바른정당으로 출마했다. 그 결과 보수표가 갈라지면서 738표라는 근소한 표차로 민주당 현 정동균 군수가 신승했다. 공직사회와 정계, 당 관계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대통령이 됐으니 민주당 재선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지역적 특성에 기반한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지난 6·13 선거 때와 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국민의힘의 군수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 대선에서 양평군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윤석열 당선인에 패하기는 했지만 40%가 넘어섰기 때문이다. 윤 당선인이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1만 1천163표를 앞선 55.18%의 지지율을 얻었다. 현재 국민의 힘에서는 지난 6·13 선거에서 바른정당으로 출마했던 김승남 전 도의원이 군수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당시 같은 이유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덕수 전 군의원의 행보가 공천 결과에 따라 어떻게 이어질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전진선 현 양평군 의장이나 김덕수 전의원이 경선에 임하지 않고 무소속 출마를 하거나 공천 탈락 시 돌발 행보를 보일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6·13선거처럼 낙천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패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예비 주자들이 지난 해 12월 ‘무소속 출마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점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현재 전진선 군의회 의장, 김덕수 전 군의원, 박상규 현 경기도당 부위원장, 윤광신 전 도의원 등 4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공천 경쟁에 들어갔다. 전진선 군의회 의장은 32년간 경찰조직에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직 군의회 의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앞세워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김덕수 전 군의원은 양평에서 16년간 정치 활동을 해 지역사회를 꿰뚫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이번이 3번째 내민 군수 선거 도전장이다. 박상규(59) 부위원장은 지난 달 17일 “학연‧지연‧혈연에 얽힌 인물보다는 참신한 새 얼굴이 필요하다”며 출마선언, 새바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윤광신(67) 전 경기도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어 "군민과 함께 잘사는 양평, 사람이 사람 대접을 받는 양평을 만들겠다"며 군수 출마를 공식화 했다. 민주당은 이미 정동균 현 군수를 단수 공천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55.18%의 4만 5천 487표를 얻어 41.64%(3만 4천324표)의 득표율을 보인 이재명 후보를 1만표 차이로 앞섰지만 이는 역대 선거 중 적은 표차에 속한다며 정 군수의 ‘재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힘 이성만 연수구청장 예비후보, “UN본부 유치는 내 공약” 주장

국민의힘 이성만 연수구청장 예비후보는 21일 연수구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유엔(UN)본부 서울 유치 공약을 철회하고 연수구민에게 즉각 사과하라”고 밝혔다. 이 예비후보는 또 “송 전 대표는 인천을 버렸다”며 “그것도 모자라서 구와 구민 여러분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이성만이 대표 공약으로 내건 UN본부 송도 유치를 베껴다가 서울시민들을 혹세무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예비후보는 UN본부 송도 유치에 대해 “2조원 이상의 지역경제 유발 효과 및 연관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며 “반드시 송도로 유치돼야 하고, 그것이 국제도시 송도의 마침표가 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추가적으로 이 예비후보가 설명한 UN본부 송도 유치의 이유는 GCF 등 15개 국제기구 입주 상태, 남북관계 긴장 안화, 국토 균형발전, 특성화 도시 육성 등이다. 이 예비후보는 “우리 아이들과 젊은 청년들이 송도의 청사진 속에서 저마다 글로벌한 미래비전을 가지고 자라날 수 있도록 지금 우리 세대가 미래로 향하는 징검다리를 놔줘야 한다”며 “UN본주는 반드시 송도로 유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만평] 낙동강 어디쯤...

[2022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5. 안성 ‘한국조리박물관’

가까운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는 시간은 삶에서 빠트릴 수 없는 행복한 순간이다. 우리 시대의 음식은 영양가보다 “맛”이 가장 강력한 선택의 조건이 되었다. 양식은 맛과 분위기를 매우 중시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양식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서양 요리 100년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 여행 안성시 일죽면에 자리한 한국조리박물관에도 봄이 무르익고 있었다. 박물관 1관 입구 벽면에 새겨진 “한국 서양조리 100년의 역사를 만나는 시간여행”이란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한국조리박물관(관장 최수근)은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프랑스와 미국을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관한 1종의 조리전문박물관이다. 자국의 음식문화를 일찍부터 세계에 알려온 중국이나 일본보다 한국이 조리박물관을 먼저 세웠다니 놀랍다. 이 엄청난 일을 실현한 설립자의 생각과 철학은 무엇일까. 조리박물관 1관과 2관, 연회장에 세미나실까지 갖춘 조리박물관 건물 앞 벚나무 아래 놓인 벤치에 최수근 관장과 마주 앉았다. 한국인 1호로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에서 공부한 최수근 관장은 유명 호텔을 거쳐 식품학 박사로 영남대와 경희대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다. 학계와 업계에 ‘소스의 대가’로 알려진 최 관장은 두 번의 운명적인 만남을 들려주었다. “1983년 조리에 대한 열망을 안고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지요.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전 세계 조리인들에게 영감을 준 조르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1846~1935)의 이름을 건 에스코피에박물관을 찾았는데, 그 분의 업적과 삶을 잘 보존해 놓은 박물관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곳에서 ‘나도 조리의 역사를 집대성하고 조리인에게 힘이 되는 박물관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1984년부터 수집을 시작했지요. 현장을 거쳐 대학에서 제자를 가르치며 30여 년 동안 수집한 소장품이 1,200여 점이 되었으나 실현은 요원하더군요. 단지 꿈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염려하던 2015년 어느 봄날, 문화와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이던 ㈜HK 이향천 대표를 만났습니다. 박물관을 설립하려는 나의 꿈을 이야기했더니 놀랍게도 이 대표가 크게 반겨주시더군요. 이 대표는 저의 오랜 꿈을 현실로 만들어주신 분입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관한 한국조리박물관 박물관 설립이 구체화 되어가자 조리 관련 전시품들이 더욱 필요해졌다. 이때 국내 조리 분야의 원로와 명장들이 기꺼이 최 관장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 박물관 설립에 대한 자문과 더불어 귀중한 자료를 기증해 주고 고증해 주었다. 2016년에 자문위원회를 조직하여 박물관 설립은 박차를 가해 2019년에 박물관 설립계획 승인을 거쳐 2020년 10월 사립박물관으로 정식 등록되었다. “한국조리박물관은 한국 조리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선배 조리사들의 업적을 충실히 기록하고 기억하는 공간입니다. 박물관에 소장된 수많은 자료 속에는 한 개인의 삶과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지요. 한평생을 조리분야에 종사하며 조리를 발전시킨 선배 조리인들의 땀과 발자취가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 발자취는 많은 후배 조리인들의 가슴에 깊은 울림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한국조리박물관이 지나간 100년의 역사는 물론 다가올 100년, 그 이후의 시간까지 써 내려가는 세계 3대 조리박물관으로 도약하기를 희망합니다. 무엇보다 조리에 꿈을 가진 청소년에게 비전을 주고, 조리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자긍심을 주고 싶습니다. 물론 일반 관람객들에게는 흥미로운 요리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설명을 들으니 박물관 전시실이 더욱 궁금해진다. 자리를 옮겨 박물관에 들어선다. 박물관에는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되어 있으니 해설을 요청하면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날은 특별히 배정민 학예사가 시간을 내주었다. ■여덟 개의 테마로 이루어진 박물관 박물관은 국내 서양 조리역사의 발전사를 한눈에 파악하도록 시기별, 주제별, 인물별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있다. 흑백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끈다. 대한제국 시기 독일인 여성 손탁이 경영한 손탁호텔이다. 조리역사와 호텔의 역사는 맞물려 있다. 그 사진 앞에는 우아한 주전자와 고급 컵, 티스푼이 놓여 있다. 그 시대를 증거하는 유물들이다. 아주 특별한 유물도 만나볼 수 있다. ‘탄피 깍지’는 한국전쟁 이후에 만들어진 것이다. 조리에 특별한 관심이나 조예가 없어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동선을 재미있게 구성하였다.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가끔 생각에 잠긴다. “이 맛있는 것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을까?” 조리사가 일하는 “주방 너머의 세계”는 무척 흥미로운 공간이다. 조리역사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역시 레시피를 유물이다. 셰프가 즐겨 본 책, 사용한 칼, 국제대회에서 받은 금메달과 은메달, 청와대에 출장 갔을 때 들고 간 칼세트도 볼 수 있다. 이름만 대면 한국인 모두가 알 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메뉴판은 한국 조리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2층 전시실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식음료 발전사에서 커피와 와인의 발달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커피의 원재료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볼 수도 있다. 와인관은 호텔에서 종사했던 소믈리에들이 기증한 유물로 가득하다. 붉은색 의상이 강렬한 빛을 발하는데 한국소믈리에의 아버지로 불리는 분의 유물이란다. 한 병 가격이 1천만 원이나 되는 와인도 볼 수 있다. “이 공간은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어하는 공간이에요. 술은 몰래 마셔야 더욱 맛있기 때문일까요? 하하, 고1들이 많이 오는데, 제발 술은 2년 기다렸다 성인이 되면 마시라고 권하죠.” 대통령은 만찬 때 어떤 음식을 먹을까. 그런 궁금함을 풀어주는 공간도 있다. “이것은 유명 셰프들의 비망록입니다. 생존했을 때는 동료들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자신만의 비밀기록이지만 이제는 누구나 볼 수가 있습니다. 엄청난 량의 레시피 노트가 우리 박물관의 자랑입니다. 메뉴판은 작품이나 다름없습니다. 요리는 먹으면 사라지지만 메뉴판은 남아 있거든요.” 조리도구는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프랑스에서 개발한 압력밥솥은 조리도구의 진화를 웅변해주는 흥미로운 유물이다. 엄청난 크기의 채칼도 있다. 주름이 가득한 조리사의 모자가 있다. 주름의 숫자가 계란을 사용할 수 있는 개수를 나타낸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역시 가장 주목되는 곳은 한국조리박물관의 탄생의 계기가 된 프랑스의 위대한 조리사 조르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오븐을 재현한 공간이다. 배 학예사가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준다. “개관했을 때 프랑스에서 우리 것을 모방한 것이 아니냐며 항의를 들었다고 해요. 그러나 사실 이곳이 처음이거든요. 사실을 알게 된 프랑스와 지금은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으니 최 관장님의 높은 안목에 경탄하게 됩니다.” 프랑스의 요리 수준을 한 단계 올린 인물의 모습이 궁금했는데, 배 학예사가 여러 사람과 찍은 흑백사진을 가리킨다. “에스코피에란 분은 키가 매우 아담한 분이셨어요.” 유기로 유명한 안성은 대장간이 유명하다. 한국의 조리도구는 대장간에서 만들어졌다. 숭례문 복원할 때 못을 만든 장인이 기증한 칼은 세계적으로 한류를 일으킨 드라마 ‘대장금’에서 사용했던 칼이다. ■조리계의 원로와 명인이 힘을 더하여 더욱 빛나는 명품박물관 음식의 재료와 어우러져 맛, 향기, 영양, 색감을 더하고 식욕을 촉진 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향신료와 소스를 이해하는 것은 조리사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각종 향신료의 기능과 형태를 관찰하며, 동서양 음식의 풍미를 더 해주는 소스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박물관의 최고 자랑은 ‘자문위원회’이다. 한국 조리분야를 대표하는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분야 원로 및 명장으로 구성된 46인의 자문위원은 박물관 설립에 뜻을 같이하고 소장품 기증은 물론 박물관 운영 전반과 향후 박물관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문과 정책제안을 해주고 있다. 한국조리박물관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개관한 조리박물관답게 흥미로운 유물과 풍성한 이야기를 간직한 박물관이다. 앞으로 요리를 희망하는 학생이나 현재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은 물론 요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은 찾아봐야 할 명품박물관이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