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등산 시작하셨나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산과 강에는 봄을 만끽하려는 상춘객들로 가득 찬 모습이다. 들뜬 마음도 좋지만 이럴 때일수록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산에서의 안전사고는 응급처치가 힘들고 하산 시간이 오래 걸려 신속한 치료를 받기 힘들다. 이번에는 등산 전 알아두면 좋은 건강상식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먼저 기저질환(평소 본인이 가지고 있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산에서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고가 간혹 발생한다. 최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산악사고의 원인은 실족·추락(1545건), 조난(753건), 개인질환(364건) 순이었다. 기저질환이 수위를 차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령의 인구도 등산을 즐기는 점을 감안하면 조심해야 한다. 기저질환 중 고혈압을 비롯한 심뇌혈관 질환과 당뇨병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특히 ‘심뇌혈관 질환’은 산에서 사망률을 높이는 요소다. 산에서 발병하면 골든타임(2~6시간)을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이 높아 관리 차원에서 산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한 산행을 할 것을 권고한다. 이밖에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혈당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상태를 의미하는 저혈당은 두근거림이나 식은 땀, 손 떨림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방치하면 혼수상태, 쇼크 등으로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사탕, 초코바, 주스 등의 단음식을 챙겨야 한다. ‘관절염’이나 ‘골다공증’ 등 환자들은 작은 충격에도 골절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기저질환이 있다면 혼자 산행을 하기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등산을 하는 것이 응급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등산보다 둘레길 걷기를 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실족이다. 국내 산은 바위가 많은 특성이 있어 실족을 할 경우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등산을 할 때 발에 맞는 등산화를 착용하고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해야 한다. 간혹 젊은 사람들은 운동화나 심하면 슬리퍼를 신고 등산하는 경우가 있는데, 등산화는 발목 염좌를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어 가급적 등산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 등산가방에는 붕대나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상비약을 넣어두는 것이 좋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등산객이 많이 늘어 등산문화도 좋은 쪽으로 많이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 이전에는 산행의 목적이 음주였다면, 지금은 등산 자체가 목적이 된 것 같다. 그럼에도 등산 안전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산에서의 응급상황은 아무리 침착한 사람이라도 패닉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따라서 평소에 염좌 시 테이핑 방법이나 심폐소생술 등의 구호방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고, 무엇보다 119에 신속히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상춘객들이 안전하고 즐거운 봄을 만끽하길 바란다. 안상준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

[사설] 농촌 일손 부족, 공공근로자 활용을 제안한다

본격 영농철, 농촌지역에선 일할 사람이 부족해 애를 태우고 있다. 농촌의 고령화가 심각한 상황인데다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외국인 근로자 공백 사태까지 겹쳐 인력확보가 농가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일손이 부족하다보니 임금도 크게 치솟았다. 인건비 부담에 농사를 아예 접는게 낫다는 한숨이 터져나오고 있다. 농촌의 인력난은 고질적인 문제다. 농번기마다 되풀이되는 문제지만 해결책이 없다. 고용노동부에서 고용허가제로 외국인 노동자를 투입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으로 크게 감소했다. 고용허가제로 경기지역 농가에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2019년 7천159명에서 2020년 5천923명, 2021년 4천976명으로 감소했다. 코로나19의 국내 유입 기점이 된 2019~2020년에 특히 많이 줄었다. 농번기처럼 인력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시기에 들어오는 외국인 계절근로자도 자취를 감췄다. 2019년 도내 농가에 76명이 배치됐지만, 이후 단 1명도 입국하지 못했다. 본보가 도내 농가의 인력 실태를 취재했다. 이천시 호법면에서 25년째 농사를 짓는 김 모씨는 하우스에 상추를 파종해야 하는 시기지만 인력을 못구해 손을 못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대폭 줄어 농사 지을 엄두를 못내는 상황인데, 인근 농장에서 월 50만~100만원씩 웃돈을 주고 빼가기도 한다. 여주시 대신면 조 모씨의 상황도 비슷하다. 2만㎡에 달하는 하우스에 콩을 비롯한 작물을 20년간 키워왔는데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우리 농촌은 외국인 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를 못지을 지경에 이르렀다. 외국인 근로자 몸값이 내국인과 거의 비슷하다. 그나마도 임금을 더 주는 곳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인건비를 올려주고 농사를 짓는다해도 농산물 가격이 안정적이지 않아 손해를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건비 부담과 농산물 가격 하락 등 농민들의 농사는 점점 더 힘들어지는 상황이다. 이에 재배면적을 줄이는 농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촌 인력수급지원대책을 내놨지만 농민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농촌현장에서 적기에 인력을 공급받아 영농에 차질이 없어야 하는데 쉽지않다. 농촌 일손부족 사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농촌의 인력부족은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고질적인 노동력 공백이다. 농촌의 일손 부족을 가볍게 여기면 안된다. 자칫 농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복지예산 투입을 통한 공공근로자 활용 등 종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사설] 김은혜·유승민 토론, 팽팽했지만 더럽지 않았다/난장판 대선 토론과 달라, 민주당도 선례 삼아야

각자의 장점을 자랑함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김은혜 의원이 “지난 시절 보다 나은 경기도가 되도록 발로 뛰고 확실한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장동, 백현동 개발 특혜 성남 FC,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재명 전 지사 측근들에 의해 자행된 권력 사유화와 맞서 싸워왔다”고도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23년 동안 갈고 닦은 정책 역량,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마지막 봉사를 경기도에서 하기 위해 출마했다”고 했다. “(중도·젊은 층에) 확장성 있고 정책 역량을 갖춘 큰 후보는 저 뿐이다”라고도 했다. 방향이 같은 구상에는 맞서지 않았다. 수원 군공항 이전은 경기 남부 최대 민원이다. 수원, 화성, 오산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두 후보 모두 군공항 이전의 필요성을 말했다. 모호한 입장을 펴왔던 과거와 비교해 주목되는 입장이다.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에서 둘은 곧 맞섰다. 유 전 의원은 ‘과거 국방위원회에서 8년 일하면서 대구 공항 이전을 해냈다’고 소개했다. 중앙에서의 해결을 강조한 듯 하다. 김 의원은 ‘주민들이 반발하면 답이 없다. 인센티브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장의 타결을 말한 듯 하다. 합의와 대결의 토론은 GTX에서 더 했다. 둘 모두 GTX의 신설 내지 연장을 말했다. 경기도 전역에서 일고 있는 ‘GTX 숙원’에 답한 것이다. 구체적 토론에 들어가면서 이것도 긴박감 있게 대치했다. 유 전 의원이 “민자로 한 것이 문제다. 요금이 비싸지고 주민 부담이 된다...기존 노선을 이용하면 저속 열차가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당 공사비가 1천억원 든다. 국비로 쓰면 이 돈 어떻게 할 거냐. 기존 선로 이용해도 고속 운행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옳고 그름을 나눌 필요가 있을까. 토론 자체가 학습이다. 이전투구로 흐를 가능성도 있었다. 폭발력 있는 소재는 얼마든지 있다. 둘이 그 화약고를 건들지 않았다. 예상됐던 험악한 단어들이 아예 토론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 두 후보가 언급하지 않으니까 인터넷에서도 사라졌고, 언론 보도에서도 사라졌다. 다른 평가도 있을 수는 있다. 경기도를 너무 큰 틀에서만 토론한 측면이 있다. 일부 토론 과정에는 지역 현실과 다른 언급이 나온 적도 있다. 하지만 이런 흠결을 감안해도 최소한의 품격을 보여준 토론으로는 손상이 없었다고 우리는 본다. 앞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사 후보 토론도 있을 것이다. 자연스레 어느 당의 토론이 좋았는지 비교해 보지 않겠는가. ‘경기도지사 선거 토론회는 품격 있더라’는 평점이 여야 모두에 매겨졌으면 좋겠다.

[지지대] 프랑스 결선투표Ⅱ

샤를르 드 골, 프랑수아 미테랑,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에마뉘엘 마크롱.... 1958년 이후 현재까지의 프랑스 대통령들이다. 이 나라에선 단 한 차례도 왼쪽으로나, 오른쪽으로나 어느 한 방향으로 기울어진 정당의 집권은 없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 ‘공화국 전선’ 덕분이다. ▶‘공화국 전선’은 특정 정파의 이름이 아니라, 일련의 정치적인 움직임을 뜻한다. 해당 사안에 대해 좀 더 들여다 보려면 공화국 얘기부터 꺼내야 한다. 공화국은 지구촌 상당수 국가들의 정치 시스템이다. 국민들의 직·간접선거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임기 동안 정부를 운영한다. 중국과 북한 등도 명목상 국가 통치 시스템은 공화국이다. ▶공화국의 산파(産婆)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이다. 공화국 체제가 활성화된 건 지난 1958년 샤를르 드 골 대통령의 제5공화국 체제가 출범하면서다. ‘공화국 전선’은 제4공화국에서도 극우세력 집권 저지를 목표로 정치 세력을 하나로 묶어줬다. 이어 출범한 제5공화국 시스템에서도 계속 민주주의를 지켜주고 있다. ▶그런데 요즘 뜻밖의 상황이 발생했다.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를 앞두고 극우세력 집권이 우려되고 있어서다. 좌파는 물론 우파도 걱정이 태산 같다. 주말 파리와 마르세유 등에서 열린 시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연임 지지 구호가 없었다. 물론 극우성향의 마린 르펜 후보 선출 저지 목소리가 주를 이루긴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여론이 마크롱의 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호재도 터졌다. 마린 르펜 후보가 유럽의회 의원 시절 공적자금 13만7천유로(1억8천만원)를 전용했다는 보도다. 르펜은 2004~2017년 유럽의회 의원으로 재임했었다. 르펜과 그의 아버지 장 마리 르펜 등 4명은 개인 경비와 소속 정당과 가까운 기업 등에 혜택을 주는 서비스 등에 61만7천유로(약 8억2천만원)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극우세력 집권 우려를 걱정했던 프랑스 정계는 일단 가슴을 쓸어 내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결선 투표가 아직 닷새나 남아 있어서다. 이 기간 동안 또 어떤 복선이나 변수가 숨어 있는지 알 수 없다. 이번에도 ‘공화국 전선’이 프랑스 민주주의를 유지해 줄지 지구촌이 지켜보고 있다. 허행윤 지역사회부 부장

[세계는 지금] 와해성 혁신과 물류·유통산업 변화

제조업 관련, 근로자들의 시간과 동작연구는 기업의 생산 및 서비스 활동 현장에서 활용됐으며 많은 개선작업을 통해 근로자에게 최적의 현장 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제는 근로자와 로봇이 동행해 근로하는 형태로까지 발전했고 근로자의 업무효율성과 근로 만족도는 무한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월 초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인 CES 2022가 미국의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됐다. CES 2022에서의 주요 키워드는 우주테크, 푸드테크, AI, 로봇, 메타버스, 친환경이었다. 이 행사로부터 2022년부터 새롭게 활용될 기술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질 상품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다. 가깝게는 곧 상용화될 상품들도 예측할 수 있다. 특히나 인간 친화형 상품들은 더 편리하게, 더 실용적으로, 더 간편하게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곳에서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를 선보인 기업들은 이 기술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상품으로 전환시킬 기업들과의 만남이 이뤄지고 제조업체들은 미래상품의 방향을 설정해 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키워드 중 하나인 로봇 제품 중 물류센터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는 자율주행 로봇이 소개됐다. 이 로봇은 2가지 형태로, 그중 하나는 정해진 목적지까지 자율적으로 이동하는 로봇이었으며 두 번째 로봇은 사람을 따라다니는 자율 이동형 로봇이었다. 이러한 로봇들은 주어진 상품을 싣고서 이동하는 자율형 로봇으로 복잡한 물류센터의 현장에서 상품의 각종 인식표를 인지해 상품의 신속한 이동시키는 물류 운송형 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물류센터의 디지털 전환이 실현될 수 있게 했다. 이 자율형 이동 로봇은 물류센터뿐만이 아니라 정부·기업·소비자 활동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기관과 주택에서 이뤄지는 무거운 물품의 이동과 전달에 있어서 기존 담당자들의 피로감을 덜어줄 것이며, 물품 전달의 신속함과 정확성을 더해 주게 된다. 미래에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예측되고 이에 따라 물류 및 유통센터에서의 일자리는 위협받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에서는 7년 내 일자리가 가장 크게 줄어드는 직종으로 농민, 우편 배달부, 데이터입력 오퍼레이터, 재봉틀 기능공, 우편 분류원 등을 제시했다. 이에 근거한다면 유사 직종군인 물류 및 유통센터의 근로자 업무도 관련 기능형 설비 또는 로봇 활용으로 대체될 것이다. 기존의 물류 및 유통 관련 설비와 서비스 방식에 다가온 와해성 혁신은 물류·유통 산업에 새로운 변화 방향을 제시할 것이고 이에 대응한 기업과 근로자들은 생산적 활동과 근로 방식의 전환 과정과 교육에 적응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조현수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기고] 식량안보와 먹거리 안전

지속적인 지구온난화로 식량 생산이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1%이며 식량안보지수는 OECD 회원국 중 하위 수준이다. 최근 5년간 쌀의 자급률은 92~105% 수준으로 높은 편이지만 보리, 밀, 콩, 옥수수 등 다른 식량 자급률은 0.5~9.4% 수준이다. 최근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밀은 자급률이 2%에 지나지 않는다. 가뜩이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수출입이 자유롭지 못한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발로 국제 곡물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농업 강국들은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등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러·우 전쟁이 시작된 이후 밀 가격은 21%, 보리는 33%, 비료는 40% 가까이 상승했다고 한다.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의 전 세계 곡물시장 점유율은 밀27%, 보리 23%, 해바라기유 53%, 옥수수 14%다. 우리나라는 부족한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에서 수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식품의 안전성 확보 또한 중요하다. 수입밀은 대부분 부산·인천·목포항을 통해 수입하는데, 1993년 1월 미국으로부터 부산항을 통해 수입한 밀이 안전성 검사결과 곰팡이와 세균을 살균하는데 사용되는 치오파네이트메칠이 기준치보다 132배나 높게 검출됐다. 그 결과 수출국에 반품하거나 사료로 전환 하는 조건으로 통관된 사례가 있다. 옥수수의 경우도 중국에서 수입된 옥수수에 바위, 마대, 모래 등 이물질이 다량 발견돼 중국 상품검험총국에 출장해 시정할 것을 요청했다. 조사결과 수출업자가 중량을 늘리려고 고의적으로 바위를 넣는 경우가 있었다. 양파는 네덜란드,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데 운송 보관 중 발아되므로 수출업자가 상품성을 높이려고 코발트60 이라는 방사선을 조사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방사선 조사식품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도록 수입업체가 방사선 조사 사실을 표시하도록 강화했다. 그 밖에도 부적합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의 식량 자급률은 100%를 상회하는데 우리나라는 21%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식량안보가 시급하다. 개선해야 할 것은 첫째 농지를 전용해 아파트를 건축하고 있어 농지가 줄어들고 있으므로 아파트 건축 시 대토의 지정이 필요하다. 둘째, 농업에 종사할 인력이 고령화 돼 귀농인구의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셋째, 기술지원과 자금지원을 통해 첨단영농체제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농업이 이행돼야 한다. 이외에도 청장년들에게 첨단 농법을 교육시켜 농업에 종사하도록 하고 지역 내 농산물 자급자족 정책을 추진하며 소비자가 선호하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자급률 증가와 먹거리 안전성이 확보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현우 보건학 박사

[특별기고] 요양보호사 교육에 외국인 유학생도 포함해야

지난 2020년 3월에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9 장기요양 실태조사 결과’에 의하면 장기요양 요원의 94.7%가 여성이다. 나이별로 보면 20~30대는 3.1%에 불과하고 40대가 8.6%, 50대는 39.4%, 60~70대가 48.8%에 달한다. 장기요양 요원 중 간호사(간호조무사), 물리 및 작업치료사, 사회복지사는 통상 요양보호사보다 젊어서 요양보호사만으로 나이를 조사한다면 요양보호사의 나이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물론 나이 많은 여성 요양보호사는 세대공감과 회상 활동, 세밀함에 있어 분명 어르신들의 돌봄에 많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시설 내에서는 돌봄과 관련 어르신을 부축하고, 침대에서 휠체어로 들어서 옮기고, 욕창 방지를 위해 수시로 체위를 변경시키고, 주기적으로 목욕시키는 등 힘쓰는 일에는 단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요양시설의 현실이 젊은 남성이 거의 없으므로 힘쓰는 역할도 고스란히 나이 많은 여성 요양보호사의 몫이다. 따라서 요양보호사들은 늘 손목 터널증후군, 어깨 회전근 손상, 만성 요통 등 다양한 근골격증후군을 앓고 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낙상사고 등 시설 내 안전사고 발생률도 평균 19.6%로 기관 당 연평균 2.8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노인요양시설 급여의 상황은 84.2%에 달하는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질 저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노인 헬스케어 서비스에 외국인 유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허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한국말을 자유롭게 구사하고, 요양보호사의 자격을 갖춘 젊고 활기찬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면 기존 여성 요양보호사들을 보조함으로써 서비스의 질이 상승할 것이다. 지금 현장에 우리나라 청년 요양보호사 인력이 아예 없다. 따라서 청년실업과 충돌되는 문제도 없다. 오히려 학령기 학생의 모집난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지방의 전문대학교에 도움을 주고, 국내에 장기체류하며 경제활동에 종사하기를 원하는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게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으로 인한 생산활동인구 감소의 공백을 다소나마 메꾸고, 초고령 시대 노인 요양 서비스의 인력 부족 문제에도 대비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요양보호사 교육 대상자에 학위과정 외국인 유학생(D-2)도 포함될 필요가 있다. 현재 요양보호사 교육대상은 외국인 중 체류자격이 결혼이민(F-6), 거주(F-2), 재외동포(F-4), 방문취업(H-2), 영주(F-5)비자를 소지하고 있는 외국인에게 이미 허용돼 있다. 그런데 국내에 유학하고 있는 복지 전공자들이 포함돼 있지 않은 건 명백한 학습권 침해다. 우선 이들이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일본은 수년 전부터 요양보호사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중국 등 현지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일본어 및 요양보호 관련 교육의 학습 기회를 제공하면서 인력확보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는 찾아오는 인력에 대해서도 학습의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역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베이비붐 세대가 75세가 되는 2030년부터는 요양보호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될 것이 예상된다. 인력육성은 단기간에 해결될 일이 아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 그 첫 단추는 외국인 유학생(D-2)에게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게 해 주는 것이다. 오성진 서정대학교 글로벌 융합복지학과 교수

[천자춘추] BTS와 병역특례

병역의무 역사는 국가가 성립되면서 시작됐다. 민주국가가 성립된 이후 국민이 국가를 위해 국가안보 활동에 참여할 의무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병역의무는 국가 존속을 위한 일종의 사회적 합의인 것이다. 초기 국가에서 병역의무는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만 가질 수 있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는 전쟁에 참여하는 남성만이 시민권을 가지고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국민개병제’를 원칙으로 한 징병제 국가다. 징병제는 한국 전쟁 발발 직후인 1951년부터 실시됐다. 우리 병역제도는 현역, 상근예비역, 전환복무, 사회복무요원, 대체복무요원, 산업기능요원, 전문연구요원 등 다양하며 세부적으로는 더욱 복잡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마치 병역 특례를 위한 제도를 기술적으로 만들어 온 느낌 마저 든다. 그동안 보편적 국민이 이행해야 하는 병역의무를 소수를 위한 특례만 고려하였고 병역을 대신할 수 있는 다른 형태의 복무 등 다양한 병역의무 이행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최근 국회는 BTS 등 대중예술인과 스포츠 선수 가운데 국제대회 입상 기준에 미치지 못하지만 한국 신기록을 수립한 높이뛰기 종목 우상혁 선수 등을 병역특례 대상으로 포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동안 예술·체육요원에 대한 병역 특례 논란은 여러 차례 있었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은 국제 경기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 명망 있는 국내외 콩쿠르에서 입상한 순수 문화예술인은 병역 혜택을 받고 있는데, 크게 국위선양을 하는 대중문화 예술인은 그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위선양의 ‘원칙’과 ‘기준’을 정하는 문제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어 왔다. 한편 BTS 등과 관련된 병역 특례에 대해 국민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20대 남성들은 공정성 문제로 차가운 반응도 보이고 있다. 이제는 BTS나 일부 체육 특기자에 대한 병역 문제를 땜질식으로 논할 것이 아니라 병역제도 전반에 대한 포괄적 검토가 필요하다. 지금도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군사적 위협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인구감소로 병역자원이 부족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의 선진국 반열에 서 있다. 과거 성장기 시대에 만들어졌던 병역 특례 제도를 근본적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 이 시대가 요구하는 공정과 상식이라는 원칙과 기준이 적용되는 혁신적인 병역제도 개선을 기대해 본다. 김진형 숭실대 정보과학대학원 겸임교수·예)해군제독

[생각하며 읽는 동시] 키 크는 지팡이

키 크는 지팡이 이명희 우리 할머니 지팡이 자꾸 키가 큰다. 올해는 할머니 키보다 크다. 허리 굽어지고 눈 어두운 할머니 지켜 드리려고 듬직하게 키가 컸다. 할머니 외출하실 때 얼른 와서 손을 잡는다. 우스운 얘기로 어릴 적엔 하늘을 향해서 키가 크지만 나이를 먹으면 땅을 향해서 키가 큰다고 한다. 키가 줄어드는 것을 반대로 하는 말이다. 이 동시를 대하자마자 떠오른 생각이다. 할머니의 키는 해마다 자꾸 주는데 지팡이의 키는 되레 큰다. 아이의 눈엔 꼭 그렇게 보인다. 그런데 다음 순간, 참 기특한 생각을 한다. ‘허리 굽어지고/눈 어두운 할머니/지켜 드리려고/듬직하게 키가 컸다.’ 지팡이가 키가 큰 것은 허리 굽어지고 눈 어두운 할머니를 지켜드리려고 그랬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예쁜 생각인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요렇게 표현할 줄 아는 아이(시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라도 하고 싶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이 지팡이가 유모차로 둔갑을 했다. 그 이유를 굳이 다질 필요는 없겠다. 지팡이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유모차에 의지하는 게 훨씬 모양새가 나아 보여서인가 보다라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할머니에겐 지팡이가 더 어울린다. ‘할머니 외출하실 때/얼른 와서/손을 잡는다.’ 손을 내미는 건 지팡이여야지 손 달린 유모차는 아무래도 어색하다. 어릴 땐 네 발로, 커서는 두 발로, 나이 들어서는 세 발로란 속담을 위해서 라도 지팡이가 사라져서는 안 될 것 같다. 윤수천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