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GB기준 완화前 맹지 수천㎡ 거래…사전 정보유출 의혹

부천시가 올해부터 개발제한구역(GB) 허가기준 완화를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해 작동 GB 내 맹지 수천㎡가 거래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정보유출 의혹이 일고 있다. 4일 부천시와 지역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최근 공익사업이 늘면서 GB 내 철거대상 건축물이 인근 지자체로 이축되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 올해부터 GB 내 이축시 건축물 접도요건 중 지목이 도로가 아닌 다른 지목(하천 등)도 인접 토지가 현황도로로 사용되면 가능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시의 이 같은 계획이 발표되기에 앞서 작동 GB 내 맹지 4천562㎡가 지난해 4월23일 공유자 6명에게 31억5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같은해 6월1일 작동 GB 내 맹지 5천422㎡와 2천909㎡ 등도 공유자 8명과 6명 등에 각각 39억4천458만원과 10억5천461만원 등에 매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이들 필지 3곳은 공유자 중 1명을 채무자로 지역 농협으로부터 채권최고액 49억2천만원의 대출이 공동담보로 설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GB 내 맹지는 3.3㎡당 200만여원이지만 이축할 수 있는 토지는 3.3㎡당 400만여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각에선 시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허가기준 완화 관련 정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면 수십억원을 들여 맹지를 매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 A씨(58)는 “누가 수십억원을 들여 맹지를 투자목적으로 매입하겠느냐”며 “누가 봐도 사전에 정보를 알고 미리 맹지를 사들여 이축권을 사용해 건축물을 짓기 위해 매입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가 정보를 유출할 가능성은 없다”며 “최근 공익사업으로 인한 철거대상 건축물(주택 등)이 인근 지자체로 이축되고 있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작동은 물론 범박동과 옥길동 등지에 이축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작동 맹지 매입은 시와 상관없다”고 해명했다. 부천=김종구기자

안산 대부도 캠핑ㆍ차박족 늘면서 불법소각도↑…몸살

안산 대부도가 관광객 및 캠핑ㆍ차박(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머무름)족이 늘면서 덩달아 쓰레기 불법소각ㆍ투기도 증가해 몸살을 앓고 있다. 4일 안산시와 주민 등에 따르면 대부도가 수도권 서해안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면서 지난해 1년 간 집계 결과 총방문객수는 180여만명으로 캠핑 및 차박족 등을 포함하면 관광객수는 이를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가운데, 대부도를 찾는 관광객 중 캠핑 및 차박 등을 하면서 불법으로 쓰레기를 태우거나 버리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대부남동 메추리섬 인근에서 차박하던 A씨(46) 등 일행은 해안초소 인근에서 불법으로 쓰레기를 소각하다 시에 적발됐다. 이어 같은해 12월 대부동동과 대부남동 건설현장 등지에서 드럼통을 이용해 불법으로 폐자재를 소각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처럼 대부도를 방문하는 관광객 중 쓰레기를 불법으로 태우거나 버리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관할 안산시 단원구는 지난해 11~12월 2개월 동안 대부도에서 폐기물관리법 위반행위 집중단속을 펼쳐 모두 25건을 적발했다. 대부남동 주민 A씨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도에서 캠핑ㆍ차박족들이 늘고 있다”며 “이들이 불법으로 쓰레기를 태우거나,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사례가 늘면서 대부도 환경이 크게 오염되고 있어 단속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단원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폐기물 불법 소각과 투기 등이 대부도 농촌지역과 건설현장 등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폐기물 불법소각을 근절하고 폐기물 처리가 올바르게 이뤄질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폐기물 불법소각이 적발되면 관련 법령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안산=구재원기자

인천 최대규모 청년전용 공간 ‘유유기지 동구청년’, 청년의 희망 함께한다

인천 동구 배다리 삼거리에 인천 최대규모의 청년전용 공간인 ‘유유기지 동구청년21’이 다음달 개관을 앞두고 있다. ‘유유기지’는 마음이 한가롭고 흐뭇하고 즐거운 상태를 뜻하는 사자성어 ‘유유자적(悠悠自適)’에 다른 목적지를 가기 전 준비하는 공간을 뜻하는 ‘기지(基地)’를 조합해 만든 청년들의 쉼과 도약을 위한 공간이다. 구는 이곳을 통해 지역 청년들의 커뮤니티 역할을 강화하는 등 청년의 미래에 과감한 투자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아장아장 걸음마 하던 아기들, 청년 되어 돌아왔다 인천 동구 배다리 삼거리. 오래된 건물 사이로 환하게 빛나는 세련된 5층 건물이 문을 열었다. 인천에서 가장 클래식한 동네 ‘배다리’에 들어선 인천 최대 규모의 청년전용공간 ‘유유기지 동구청년21’이다. 동구는 해방 이후 60년간 동구 어린이들이 오가던 지성소아과 건물을 매입해 증축 리모델링을 했다. 연면적 838.89㎡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층마다 공유주방과 셀프카페, 회의실, 코워킹 스페이스, 작은 공연장 등을 배치해 오직 청년(만19세~39세)을 위한 공간으로 채웠다. 2월 정식 개소에 앞서 다음 달까지 임시 개소 중이지만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울음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소아과 건물을 드나들던 어린이들이 이제 청년이 되어 쉼과 도약을 위해 그 건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곳을 방문체험한 최혜림씨(26)는 “화려한 대형 카페인 줄 알았는데 건물 전체가 청년을 위한 공간이라니 놀랍다”며 “그동안 제물포와 부평의 유유기지와 서울의 청년센터를 다녔는데 이제 동구에서 모든 걸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트렌드를 이끄는 청년의 라이프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도 놀라운데 청년이 원하는 컨설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니 기대가 크다”고 했다. ■청년들은 한 수 배우고 구는 몇 수를 내다본다 인천시의 청년 인구(만19~39세)는 전체 인구의 27.8%로 인천시는 서울시와 경기도에 이어 가장 젊은 도시다. 유유기지는 인천시가 청년들에게 쉼과 교류의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2017년 10월에 설립한 청년공간으로 제물포(1호점)와 부평(2호점)에 이어 인천 최대 규모의 3호점을 동구에 개소했다. 이곳은 청년지원 사업에만 그치지 않고 청년들의 성장과 치유를 돕는 인생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인생을 설계하려는 청년들이 만남과 창작을 통해 관계를 연결하고 교육과 컨설팅을 통해 미래를 짓는 작은 사회이자 공동체로 기획한 곳이기 때문이다. 구는 유유기지 동구청년 21을 열린공간, 회의공간, 휴식공간, 공유공간으로 구분해 직무능력 프로그램, 진로상담 컨설팅, 구직자 취업준비지원 등 청년의 취·창업지원 프로그램과 금융·재무·주거관련 컨설팅 등 청년 활동공간으로서 멤버십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구는 유유기지 동구청년21 건물 바로 뒤에 ‘배다리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고 있다. 인천의 역사와 전통을 압축한 배다리에서 청년들이 휴식과 커뮤니티, 배움과 컨설팅을 통해 도약하는 동안 구는 청년들이 정주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건을 강화해 젊은 동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곳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황상현 동구 인구청년정책팀장은 “동구청년21은 동구 최초의 청년중심공간으로서 동구의 중심 배다리에 자리를 잡았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이어 “청년 스스로 주도적이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방위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년이 희망, 그들의 미래에 투자한 동구 지하 1층부터 지상 5층까지 유유기지 동구청년21을 체험하고 나면 ‘빌바오(Bilbao) 효과’가 떠오른다. 빌바오 효과는 쇠퇴한 도시에 상징적인 건축물이 들어서 도시가 되살아나는 현상이다. 철강·화학·조선업이 주축을 이루던 스페인의 북부 소도시 빌바오는 1980년대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주력산업의 주도권을 뺏기면서 인구는 급감하고 실업자가 넘쳐나 쇠퇴한 구도심으로 전락했다. 하지만 1997년 구겐하임 미술관 설립이라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문화관광명소로 거듭나 살기 좋은 도시, 주민이 행복한 도시로 명성을 되찾았다. 상대적으로 고령인구가 많은 동구는 WHO가 인증한 인천 최초의 고령친화도시이자 아동친화도시, 가족친화도시로 3관왕을 달성한 상태다. 그러나 노인과 아동을 위한 복지사업에 비해 청년 정책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허인환 구청장은 “숫자가 바뀌면 동구의 미래도 바뀐다”고 답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2024년이면 동구 인구가 현재의 2배인 12만명으로 늘어난다”며 “구도심이었던 동구를 떠난 청장년층이 돌아와 정주할 것에 대비해 배다리를 중심으로 정책을 설계해 왔다”고 설명했다. 허 구청장은 “이제는 우리가 청년을 위해, 청년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했나 냉정하게 판단하고 실행해야 할 때”라며 “유유기지 동구청년21이 바로 청년의 성장과 정주안정을 돕는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의정부 KB손보, 5일 삼성화재 상대로 선두 도약 노려

프로배구 의정부 KB손해보험이 이번주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선두 도약을 위한 연승행진 이어가기에 나선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은 11승8패, 승점 36으로 한 경기를 더 치른 인천 대한항공(12승8패)과 승점 동률을 이루고 있으나, 승수에서 뒤져 2위에 머물러 있다. KB손해보험은 5일 오후 7시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최하위(7위) 대전 삼성화재(22점)를 상대로 ‘도드람 2021-2022 V리그’ 4라운드 원정경기를 펼친 뒤, 8일 오후 2시에는 천안 원정에 나서 6위 현대캐피탈(25점)과 대결하게 돼 선두로 나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1ㆍ2라운드를 모두 3승3패, 5할 승률을 기록하며 4위에 머물렀던 KB손해보험은 2라운드 후반 3연승과 3라운드 전반 3연승으로 6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3라운드 후반 선두 인천 대한항공과 안산 OK금융그룹에 연패를 당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그러나, 3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수원 한국전력과 4라운드 첫 경기인 OK금융그룹을 3대1, 3대0으로 연파하며 선두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더욱이 대한항공이 지난 2일 신년 첫 경기인 서울 우리카드전서 0대3으로 완패를 당해 KB손해보험으로서는 선두 탈환의 기회를 잡게 됐다. KB 손해보험은 득점(695점)과 공격성공률(56.26%), 서브(세트당 0.62개), 후위공격(성공률 58.84%), 퀵오픈(성공률 74.38%) 1위와 오픈공격(성공률 48.73%) 2위 등 공격 전 부문 최상위를 달리고 있는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가 가공할 공격을 퍼붓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그러나 ‘토종 에이스’인 레프트 김정호가 지난달 28일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발목이 꺾여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으면서 6주간 전력에서 이탈한 것이 뼈아프다. 후인정 감독은 지난달 트레이드를 통해 우리카드로부터 영입한 레프트 한성정과 기존의 박진우(센터), 홍상혁(레프트) 등 토종 선수들이 김정호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워준다면 충분히 선두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KB손해보험은 이번 주 맞대결을 펼칠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과의 시즌 맞대결에서 모두 2승1패로 앞서있다. 황선학기자

2022년 K리그 달라지는 것들…김포FC 2부리그 합류

K리그 엠블럼 2022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인해 예년보다 개막이 앞당겨진 프로축구 K리그가 새로운 규정과 제도로 팬들의 흥미를 끌 전망이다. 올해 프로축구는 승강팀 수가 기존 1+1에서 1+2로 늘어난다. K리그1(1부) 12위 팀과 K리그2(2부) 1위 팀이 서로 자리를 맞바꾸는 것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승강 플레이오프(PO)를 치르는 팀이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이 돼 K리그1 11위 팀은 K리그2 2위 팀과 맞붙고, K리그1 10위 팀은 K리그2 35위 간PO 승자와 승강 PO를 갖는다 또 K리그2에는 김포FC가 1월 프로축구연맹 총회 승인을 거쳐 합류하게 되면서 11개 팀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경기수가 기존 팀당 36경기서 40경기로 늘었다. 지난 시즌 K리그1에만 적용됐던 팀당 5명 교체는 올 시즌부터 K리그2에도 도입된다. 출전선수명단에 22세 이하(U-22) 선수가 선발 1명, 대기 1명 이상 포함되고 대기 U-22 선수가 교체선수로 투입되거나 U-22 선수가 선발로 2명 이상 출장하면 최대 5명까지 교체할 수 있다. 반면 U-22 선수가 선발 출장하지 않으면 최대 2명까지만 교체가 가능하며, 선발로 1명만 출장하고 교체 투입이 없으면 3명까지 교체가 가능하다. 더불어 2018년 도입된 준프로계약 제도 계약 연령이 기존 17세(고2)에서 16세(고1)로 확대되고, 구단별 준프로계약 가능 연간 인원은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난다. 황선학기자

[2022 함께 토닥토닥] 서로 안아주고 위로… 희망찬 새해 응원해

범이 내려왔다. 2022년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다. 어제까지 우리는 꼬리에 꼬리를 문 코로나19로 어둠의 터널을 걸어왔다. 자영업자는 팍팍한 살림살이에 할퀴이고, 실업자는 흔들리는 채용시장에 헐뜯겼다. 신생아 울음소리가 줄어드는 동시에 주름 깊은 어르신은 늘어났고, 집값이 천정부지 뛰는 만큼 비트코인 투자자도 치솟는 격동의 시간이었다. 사건ㆍ사고도 끊이지 않는 각종 고통 속에서 모두가 2021년 한 해를 잘 견디고 잘 버텼다. 오늘부터 우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밝은 내일을 꿈꾸며 새해를 맞는다. 마스크를 쓰지 않던 평범한 일상을 되찾긴 물론이고 오롯이 지방자치를 이루는 한 해를 꿈꾼다. 그동안 사회 곳곳에 산적해 있던 수많은 갈등과 불신을 없애면서, 잘못된 제도와 인식도 바꾸는 화합의 신년을 염원한다. 오는 3월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선 누가 가라앉은 경제를 되살릴까. 이편저편으로 갈라진 민심을 어떻게 달래고, 무너진 신뢰의 가치를 어떻게 회복시킬까. 6월1일 실시되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우리 동네 일꾼들이 선출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참된 일꾼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길 희망한다. 또, 2월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11월 열릴 카타르 월드컵 등 다양한 이벤트에선 어떤 땀과 열정이 선보여질까. 공정한 스포츠맨십을 통해 힘차게 비상하는 날을 꿈꾼다. 지난해 1차 발사를 진행한 누리호는 올해 2차 발사(5월)와 궤도선 발사(8월)를 앞두고 있다. 우주를 향한 새로운 비행길이 어디로 향할지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에 발맞춰 1천400만 국민이 살고 있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 경기도 역시 더욱 혁신하고 성장할 것이다. 탄소 중립 이행 원년을 맞아 전기ㆍ수소차가 늘어나고,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맞춰 고도화된 AIㆍ6G 기술이 서서히 도입될 것이다. 문 닫은 공연장ㆍ영화관이 다시 활기를 찾으면서 우리네 도시가, 지역이, 나라가 한 걸음 더 도약할 것이다. 그 변화의 중심에 경기일보가 함께 하겠다. 언제 어디서나 독자 여러분의 더 나은 삶을 위해 달리겠다. 때로는 예리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서로 다독이며 성장해 나가겠다. 민족의 영물 호랑이의 해를 맞아 경기일보는 강건한 경기도를, 튼튼한 미래를 응원한다. 우리, 행복하게 웃으며 서로를 토닥이자. 이연우기자

[함께 토닥토닥] 토닥이며 사는 부평깡시장 사람들 `어둠속에도 희망은 온다'

새벽 2시, 멀리서 다가오는 이웃 상인의 모습에 이리와 손을 흔들며 따뜻한 장작불 앞자리를 내어준다. 전국 각지에서 밤새 달려온 식재료가 인천 부평깡시장에 내려진다. 어둠이 내리는 새벽마다 밝아올 희망을 기다리며 이곳의 하루는 시작한다. 경매를 깡 부른다고 하던 어원에서 시작한 부평깡시장은 1950년, 도매시장을 중심으로 숱하게 늘어선 노점들이 장사하며 자연스레 형성한 곳이다.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엄마 손을 잡고 왔던 어린아이가 자라 딸의 손을 잡고 다시 찾는 추억의 깡시장. 이곳은 존재 자체만으로 인천시민의 퍽퍽한 삶을 토닥이는 가장 친근한 터전이다. 형님, 이리와. 언니, 밥 먹었어? 점심시간이면 점포를 임대해 장사하는 상인과 그 앞에 자리한 노점 상인이 한자리에 모여 앉아 함께 식사한다. 싸온 반찬을 서로 나누며, 온정으로 고된 시간을 위로한다. 김남제 상인회장(68)은 다 같은 상인인데, 노점이면 어떻고 점포면 어떻나라며 먹을 거 있으면 나누고, 서로 토닥이며 함께 가는거다라고 했다. 3년 전 이곳에 온 한과가게 강정옥씨(62)는 상인들의 이런 토닥임 덕분에 매일이 행복하다. 혼자 자영업을 할 때는 느끼지 못한 온기를 이곳에서 느낀다. 그는 노점이며 옆 가게며 모두 다같이 모여 밥도 먹고, 힘들땐 서로 술잔도 기울이며 위로한다며 활짝 웃어보인다. 부평깡시장 180여개의 점포 상인들은 지난 14년간 이웃과의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 나눔기부 프로그램을 만든 전 상인회장 왕룡물산 이용노씨(70)는 여기 다 주민들이 와서 사주니까 장사가 되는 건데, 큰 거 나누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해야할 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고 했다. 십시일반의 이 작은 나눔은 부평깡시장 인근 어려운 주민들에겐 한 겨울의 화롯불같은 토닥임으로 마음을 데운다. 이씨는 자신이 파는 배추며 무 같은 채소를, 삼화농산 김보균씨(54)는 깨나 고춧가루를 내놓으며 마음을 모았다. 그렇게 내놓은 기부 물품들은 1t트럭 2대에 가득 채워져 1개월에 1~2번씩 이웃에게 전해진다. 1년에 1번씩 지역 어르신들께 정성껏 만든 닭곰탕을 대접하고, 상인들이 내놓은 배추와 무 등으로 1천200포기가 넘는 김장을 해 전달하기도 한다. 어려운 이웃들의 지친 어깨를 토닥이며, 더 오래 건강하게 함께하자는 바람을 담아 온 상인들이 힘을 모은다. 채소가게 이정숙씨(75)도, 양곡 가게 최원묵씨(65), 건어물가게 김종범씨(59)도 모두 이런 나눔이 행복하다. 내가 받았으니, 나도 돌려주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한다. 그저 상인들은 어서 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끝나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호흡하고, 나누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북적이는 손님들 속에서 새해의 희망을 향해 힘차게 달려가는 부평깡시장, 그들에게서 주변으로의 토닥임이 우리에게는 몇 배의 온기로 돌아옴을 배운다. 2022년, 이제 우리도 주변을 돌아보며 온 힘을 다해 토닥이자. 그 온기가 온 세상을 따뜻하게 감싸 안을수 있도록. 김경희최종일기자

장애인육상 국가대표 공혁준(안양시청), “5월 데플림픽 금메달 위한 노력 가속”

“육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성과를 거둘 수 있어 기뻤습니다. 올해 데플림픽에서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해 10월 열린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DB(청각장애) 100m와 200m, 400m 계주를 차례례로 석권해 3관왕에 오른 공혁준(25ㆍ안양시청). 그는 그해 11월 열린 전국장애인육상선수권대회 100m서도 10초64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해 오는 5월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에서 열릴 데플림픽(4년마다 열리는 청각장애인올림픽)에서의 입강 가능성을 높였다. 공혁준의 이 같은 성과는 육상에 입문한지 불과 3년 남짓만에 일군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타고난 재능과 노력에 안양시청 강태석 감독ㆍ박승혁 코치의 철저한 관리와 지도가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공혁준은 5살 때인 2002년 유치원서 받아쓰기를 하던 중 교사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 병원을 찾았고, 청각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진단을 받은 후 결국 2007년 청각장애 판정을 받게 됐다. 일반 학교서 평범한 학생으로 학창생활을 보낸 공혁준은 한남대 체육대학 진학 후 선배의 추천으로 장애인체육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 체육 입문을 수소문하던 중 지난 2018년 대전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대전시청 육상팀과 접촉했고, 그의 재능과 열정을 눈여겨 본 강태석 감독의 권유로 이듬해 1월 안양시청 육상팀에 합류했다. 공혁준은 육상을 시작한 첫 해 어머니가 난소암 판정을 받은데다 두 여동생 마저도 청각장애가 심해지는 등 가정에 어려움이 잇따랐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더 열심히 트랙을 달렸다. 강태석 안양시청 감독은 “(공)혁준이가 안 쓰던 근육을 쓰면서 첫 2년간 왼쪽 발 부상에 시달리는 등 부침도 있었다”라며 “그러나 근력을 비롯한 타고난 재능이 워낙 뛰어난데다 가르쳐 주는대로 잘 받아들여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 앞으로 10초3 후반대에서 10초4 초반대까지 기록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 공혁준의 시선은 데플림픽을 향해 있다. 단순 금메달 획득을 넘어서 자신의 활약을 통해 장애인체육을 향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다. 공혁준은 “브라질 데플림픽서 100m와 200m를 모두 제패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청각장애인이 되고 싶다. 또한 비장애인 육상에서도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장애인체육을 향한 국민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도록 힘을 보태는 게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권재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