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새로운 경기 통일 한마당 [포토뉴스]

[문화카페] 진심 어린 위로의 힘

나는 의심이 많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고 믿고, 타인을 향한 배려나 선의에도 어느 정도 자기중심적인 측면이 있다고 여긴다. 그렇다 보니 착한 말, 다정한 말을 많이 하는 이를 잘 믿지 못한다. 오히려 경계한다. 위선적인 사람이 아닐까 하고. 첼리스트 요요 마를 향한 시선도 조금은 그랬다.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음악계에서 손꼽히는 휴머니스트다. 언제나 밝게 웃는 얼굴로 화합과 사랑의 메시지를 설파해왔고 연주하는 레퍼토리 역시 여느 클래식 음악가보다 훨씬 폭넓다. 우리 귀에 친숙한 팝부터 세계 각국의 민속음악까지 경계 없이 연주하며 다양한 배경의 예술가들과 왕성하게 교류한다. 출신부터 행보까지 화합의 메신저 그 자체다. 그런 요요 마가 가을이 한창이던 어느 주말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가졌다. 그날의 주제는 위로와 희망. 팬데믹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우리 모두에게 건네는 메시지다. 실제로 그는 백신 주사를 맞는 자리에 첼로를 들고 나타나 무료로 즉석 연주회를 치른 적도 있다. 슈퍼스타가 아닌 동네 아재의 옷차림으로 체육관 구석에서 15분간 연주한 영상은 유튜브를 통해 널리 전파되며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급기야 그런 메시지를 담은 곡만 추려서 앨범까지 발표했고 이 리사이틀은 그 일환이다. 클래식, 탱고, 민속음악을 아우르는 소품들로 꾸려졌으며 하나같이 따스하고 다정한 멜로디를 품은 곡이었다. 와, 이건 진심이구나. 그의 연주를 듣는 내도록 난 이 생각만 했다. 선율이 부드러웠다, 첼로 소리가 포근했다 같은 차원을 넘어서 모든 곡에서 마음이 느껴졌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클래식 연주자들의 다른 장르 소품 연주에 감명받은 적이 그다지 없다. 원래 자기 분야에 비해 들인 시간과 고민이 확연히 적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이따금 무성의하다고 여겨지는 연주를 들을 때면 저 사람은 클래식 외엔 얕잡아보는 건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러나 요요 마에게선 그런 기색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다양한 배경의 곡을 두루 연주했음에도 그 모두에 고유의 정서가 배어 있었고, 그걸 자기만의 깊은 감성으로 풀어서 청중에게 전달하는 역량도 출중했다. 한마디로 연주하는 음악과 듣는 사람을 향한 존중이 느껴졌단 소리. 현장에서 이를 확인하자 그의 이력이 달리 보였다. 그는 20여 년의 시간 동안 마흔 명이 넘는 동서양 음악가들과 실크로드 프로젝트, 애팔래치아 왈츠 프로젝트 등의 대규모 협업을 해온 바 있다. 음악으로 각자의 뿌리를 모색하며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시간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날의 소품 연주 역시 넓게 보면 그 연장선이 아닐까 싶다. 진심이 담긴 위로. 여기저기서 많이 듣는 표현이지만 피부로 느끼기는 쉽지 않다. 위로는 대부분 피상적이고 진심 역시 이면에 숨어 있을 때가 많으니까. 그러나 요요 마의 연주 앞에선 내가 가진 모든 의심을 내려놓았다. 그날의 주제인 위로와 희망 중 위로는 확실히 받았다. 어쩌면 희망도 조금은 느꼈을지 모르겠다. 홍형진 작가

[사설] 인천고등법원, 새해에는 매듭 지어야

인천의 숙원사업인 고등법원 설치 문제가 또 다시 해를 넘기고 있다. 인구 120만의 수원은 지난 2019년 3월 전국 6번째로 고등법원을 개원했으나, 300만 인천의 고등법원 설치는 갈 길이 멀다. 더불어민주당 김교흥신동근 국회의원 등이 지난해 6월 인천 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1년 이상 낮잠 중이다. 지역 사회는 지난 2015년부터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추진했고 앞으로 개정 법률안 마련과 예산 배정, 청사 신축 등에만 4~5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300만 인천시민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불편을 겪는 셈이다. 인천지방법원이 관할하는 부천과 김포시민까지 합하면 430여만명의 사법서비스 보장을 위한 고등법원 설치가 시급하다. 인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정책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천지법 관할인 인천과 부천김포에서 서울고법까지 대중교통 이동시간은 평균 1시간36분, 승용차는 1시간11분씩 이다. 인천이 수원보다 인구가 많고, 서울 접근성은 나쁜데도 고등법원은 없다. 대법원은 지난 2019년 수원고등법원 개원에 따른 인천 시민의 형평성 문제 제기로 인천고등법원 원외재판부를 개원했지만 민사재판을 처리할뿐, 형사행정재판은 여전히 서울고등법원을 찾아야 한다. 인천 지역사회와 정치권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통해서라도 인천고등법원 설치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천시와 지역 국회의원 10명은 지난 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인천고등법원 설립,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갖고 인천고등법원의 당위성과 대선 공약 반영 등을 강조했다. 물론 선거를 볼모로 고등법원 설치 문제 해결을 도모하는 모양새가 좋지 않다. 하지만 인천시민을 포함한 430만명의 사법서비스 보장과 인천의 경제, 면적 규모 등을 감안할때 당연한 요구이자 권리이기도 하다. 특히 300만 시민이 지난 수년간 목이 터지게 호소해도 소용 없고, 내년 대선이 3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인천고법 설치에 관심 두는 대선 후보가 없다. 인천시민은 당국의 사법서비스 지역 차별과 중앙 정치권의 무시를 쓰라리게 받아내고 있다. 그래도 다시 한번 호소할 수 밖에. 지역 정치권은 각 정당 대선 후보의 관심과 공약화라는 정치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국회에 계류 중인 고등법원 설치를 위한 개정법률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민사회단체 등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총력을 다해야 한다. 인천고등법원, 절실해 시작한 일 이니 새해에는 반드시 매듭 지어야 한다.

[사설] 공유재산 부당 이용 ‘도유지 무단점유’ 근절시켜야

경기도나 각 시군의 땅을 내 땅처럼 점유해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무단점유해 쓰는 땅들은 공정한 공유재산 관리를 위해 근절하는 게 맞다. 하지만 관리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곳곳에서 불법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많다. 경기도가 도유지 무단점유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실태조사에 나섰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총 65만7천여㎡(2천783필지) 규모에 달하는 도유지가 불법 이용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9년 4만1천932㎡(139필지), 2020년 34만1천644㎡(1천82필지), 2021년 27만3천432㎡(1천562필지) 등으로 축구장 92개에 달하는 면적이다. 현재 97%에 달하는 무단점유 도유지를 각 시군에서 위임받아 관리하고 있지만,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군의 재산이 아니어서 관리가 소홀한 탓도 있디. 도는 올해 전체의 35%수준인 23만㎡의 무단점유지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상반기 기준 해소 실적은 9만6천916㎡에 불과하다. 시군별로 보면, 상반기 21개 기초지자체가 도의 올해 목표에 미달한 상태다. 연천군(무단점유 면적 1만8천㎡)과 오산시(43㎡)의 무단점유 해소율은 0%였다. 무단점유지가 가장 많은 화성시는 15만3천197㎡ 중 3천836㎡를 처리했다. 해소율 3%에 불과하다. 이천시도 1만6천199㎡ 중 461㎡만 해소, 역시 해소율 3%다. 안산시(2만6천312㎡ 중 1천244㎡), 여주시(5만2천368㎡ 중 4천105㎡)도 각각 5%, 8%로 한자릿수 해소율을 보였다. 20% 이상은 남양주시(20%), 파주시(22%), 수원시(23%), 의정부시(26%), 시흥시(34%) 등이었다. 도유지 무단점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경작이다. 45% 정도가 농경지 등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외에 주차장이나 건축물, 펜스 설치, 야적장,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등 용도가 다양하다. 도는 무단점유지에 대해 점유자 인적사항 확인 및 무단점유 기간 추산에 나서 18억598만4천원의 변상금을 부과했다. 시군에 요청해 변상받은 금액은 절반 가량인 8억3천여만원이다. 도는 변상금 부과 및 원상복구 명령, 사용허가대부계약, 매각 추진 등 무단점유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성과가 미흡하고, 여전히 무단으로 불법 이용되는 사례가 많다. 시군과 협력해 부과금 체납을 해소하고 도유지 원상회복에 힘써야 한다. 무단점유지 해소에 기여한 시군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도유재산을 부당하게 이용해 일부가 이익을 보지 않도록 공정하게 관리하는 데 철저를 기해야 한다.

[지지대] 대선 골드 크로스, 그날은?

국민 기억 저편에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 그가 다시 세상에 회자된다. 한때 젊은이의 우상이었다. 소셜 네트워크(SNS)에 글을 올리면 젊은이들은 공감하고 환호했다. 정의와 공정의 아이콘이었다. 그러나 자녀 입시 논란, 사모펀드 논란, 위장전입, 사문서 위조 논란 등으로 국민 다수에 실망과 배신감을 줬다. 조로남불의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민심 이반의 시발점이다. 그럼에도 민주당내 일각에는 친문을 의식하기 때문인지 그의 이름, 특히 조국 사태는 금기어다. 민주당이 조국이라는 철옹성 벽을 깨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반드시 깨야 한다. 대선이 석 달 남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권 후보가 조국 전 장관 사태에 사과했다. 그는 지난 2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낮은 자세로 진지하게 사과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이 금기시하던 조국을 논하며 조국의 강을 건넜다. 세 번째 대국민 사과였다. 그럼에도, 지지율 반등이 녹록지 않다. 왜일까? 여론조사에 밀리니 급한 마음에, 대선 승리를 위한 깜짝 사과로 받아들여진 탓이다. 추미애 전 장관의 비판에 한발 바로 물러선 모양새도 곱지 않다. 시기가 문제다.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 후보의 첫 카드는 이재명 정부였다. 생즉사 사즉생(生則死 死則生)-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 이젠 두 번째 카드를 꺼내야 한다. 대장동 특검이다. 보수ㆍ진보 진영 간의 논쟁은 무의미하다. 중도층 표심을 확장하고 싶다면, 나홀로 특검 수용은 어떨까? (대장금 사태) 혐의가 없다. 의혹일 뿐이다. 화천대유 비리 사건의 처음과 끝까지 성역없는 특검을 요구한다. 윤 후보님의 조속한 답변을 요청드린다. 이런 말 잔치에 국민 시선은 차갑고 냉소적이다. 문 정부에서 무너진 정의, 공정, 상식을 국민이 원한다. 정권교체 여론이 이를 반증한다. 그렇다면, 이재명은 (청렴ㆍ진실ㆍ소통) 합니다. 대선 승리가 전략이면 대장동 특검수용은 전술이다. 국민 신뢰 없이 골드 크로스는 없다. 김창학 정치부 부국장

[함께하는 인천] 인체에 무해한 새로운 투과 기술 ‘T-ray’

인체나 물체를 투과하여 여러 가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기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X-ray일 것이다. 질병의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X-ray는 현대 사회 의료분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공항이나 산업체에서도 수화물 검색 및 부품의 오류 등을 확인하는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X-ray를 인체에 적용할 경우에는 방사선 피폭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발생될 수 있는 확률이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피폭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소개된 것이 바로 T-ray이다. T-ray란, 마이크로파와 적외선 사이의 주파수 및 파장 영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기술이다. 현재 상용화까지 이뤄지며 발전속도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T-ray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한국전기연구원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료조사 및 기획연구를 거쳐 T-ray의 발생 및 계측을 위한 인프라와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최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T-ray를 사용한 3D 영상 획득 기반의 단층영상기술을 고속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T-ray 기술은 어느 분야에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 먼저 인체에 직접 적용하는 의료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흉부 건강검진 등에 사용되는 X-ray는 1개 방향에서 검사만 시행되어도 환자에게 피폭이 발생되며 특히 CT와 같은 단층영상 장치를 사용하면 피폭 문제가 발생될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된다. T-ray를 진단의료분야에 적용하여 X-ray를 대체 및 보완할 수 있는 상용화 장비가 개발이 된다면, 환자의 방사선 피폭에 대한 위험도를 낮춘 무해한 의료용 진단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유방암이나 피부암과 같은 피부 바로 아래부위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진단하는데 있어 정확도 및 검출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로 인하여 공항에서의 철저한 입국 절차가 요구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항 수하물 검색대에서의 흉기 및 마약 판별과 더불어 입국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체온 및 간단한 질병 정보들을 획득하는데 X-선의 100만분의 1 정도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T-ray 기술이 활용된다면, 안전 및 안심사회 구현 분야뿐만 아니라 방역관리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는 모든 악성종양의 1.5 ~ 2%가 CT에 의한 피폭일 것이라고 보고되었다. 물론, 의료용 CT 검사 건수 증가에 의한 상황이라고 인식할 수 있으나 X-ray를 대체할 수 있는 T-ray와 같은 기술들이 꾸준하게 개발되어야 한다고 사료된다. 첨단기술들의 발전에 발맞춰 미래의 전파자원으로 상용화되어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는 T-ray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큰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이영진 가천대 메디컬캠퍼스 방사선학과장

[경기만평] 고민은 나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