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그 많던 여성들은 어디로 갔을까

즐겨 찾던 골목 마카롱 가게를 오랜만에 들렸다. 2㎥ 남짓한 공간에서 40대 여성 두 명이 반죽을 치대 초콜릿가루를 뿌리며 만들어내는 그 맛이 꽤 좋았다. 육아를 하느라 10년간 경력단절로 지내다 일을 배워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유쾌했다. 모처럼만에 들른 가게엔 많은 변화가 있었다. 24시간 무인 밀키트 전문점. 유쾌한 웃음소리도, 사람도 없었다. 무인 결제기인 키오스크와 즉석식품 등 간편식을 넣은 냉동실 대여섯 개만이 자리했다. 길을 걷자 사람 없는 점포가 골목골목 꽤 눈에 띄었다. 밀키트 전문점부터 빨래방, 편의점, 아이스크림 가게, 카페 등 업종도 다양했다. 이미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계산대의 점원 대신 무인 결제기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 업체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버거킹 92.4%, 롯데리아 76.6%, 맥도날드 64.3%, 맘스터치 33% 등으로 집계됐다. 번화가 한복판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쇼핑가의 대형 점포에서만 있는 일인 줄로만 알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이 일상화 되면서 사람 없는 점포는 골목으로, 주택가로 꽃처럼 피고 있다. 코로나19와 과학기술이 빚어낸 자영업 내 고용 구조 변화다. 대규모 경제위기가 찾아온 다음해에는 어김없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진다. 1997년 IMF 구제금융,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드러난 법칙이다. 코로나19에도 이 법칙은 맞아떨어졌다. 서비스업과 비정규직, 저임금 업종, 특수고용직에 여성이 몰리는 한국 노동시장의 전형적 구조가 만들어낸 특성이기도 하다. 4차산업혁명의 기술 발달은 이런 쉬세션(She+Recession-경기 불황으로 인한 여성의 대량실업 사태)을 더욱 가속화 한다. 적은 임금이지만 꼭 필요했던 돈을 벌던 여성들의 일자리를 대신한 무인점포를 보며 생각이 든다. 대형마트와 골목 점포에서 계산하던 어머니들, 가게에서 반찬과 상품을 포장하던 여성들. 그 많던 여성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앞으로는 또 어디로 가야할까. 정자연 문화체육부 차장

[사설] 하위권 성적·外人 선수 탈세 도망까지/성남FC 난장판 선수만의 잘못 아니다

성남 축구의 명성이 그립다. 오랫동안 K리그를 호령했다. 리그 우승도 7번이나 했다. 그랬던 기억들이 이제 아득하다. 1부 잔류가 목표가 돼버렸다. 이미 2017, 2018리그에서 강등 경험도 있다. 올해도 아슬아슬하다. 현재 순위 10위로 11위 강원FC와 승점 2점 차이다. 12위에는 광주FC가 있다. 12위는 2부 리그로 강등한다. 11위는 2부 리그 2위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마지막 두 경기에 달렸다. 또다시 생존 축구다. 뒤늦게 황당한 일까지 확인됐다. 소속 외인 선수들의 탈세 범죄다. 에델, 본즈, 실빙요, 히카르도, 조르징요 등 5명이다. 지방소득세가 체납돼 있었다. 당사자들은 출국한지 오래다. 다시 돌아올 일 없다. 사실상 도주다. 액수가 적지 않다. 에델 2천100만원, 본즈 1천900만원, 실빙요 1천400만원, 히카르도와 조르징요 각각 1천300만원 등 모두 8천만원이다. 체납 기한도 다 다르다. 가까이는 2년치에서 길게는 4년치까지 있다. 성남FC는 시민구단이다. 2014년 당시 구단주였던 일화가 운영을 포기했다. 해체 위기의 구단을 성남시가 인수했다. 이제 운영은 시가 한다. 선수 이적료와 연봉도 시가 준다. 시민들이 낸 세금이다. 그런 선수단에서 발생한 무더기 탈세 도주 사건이다. 기관 관리에 소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2019년부터는 세금을 월급에서 원천징수한다는데 만시지탄이 따로 없다. 때마침 수원시 스포츠와 비교된다. 수원 KT위즈로 도시 전체가 잔치다. 야구 코리안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다. 코로나로 경직된 지역에 더 없는 행복이다. 600억원을 투자한 시 행정에 시민이 박수를 보낸다. 잘했다고, 잘 투자했다고 격려한다. 비단 성적 때문만일까. 그건 아니다. 수년간 보여준 팀의 향토애가 바닥에 깔려 있다. 성남FC는 너무 다르다. 시민에 실망, 분노, 좌절을 주고 있다. 이런 구단이 과연 필요한지 묻고 싶은 지경이다. 다만, 묻고 싶은 게 있다. 이 게 선수만의 잘못인가. 기억을 스치는 모습들이 있지 않나. 구단주가 관내 기업서 165억원을 거뒀다. 곳간은 든든해졌을 수 있다. 하지만, 구설에 휘말렸다. 뇌물죄 수사라는 오염까지 썼다. 정치적 갈등에 의한 예산 삭감도 있었다. 성남시의회가 시장에 대한 견제용으로 성남FC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2018년 시즌은 그렇게 늦은 봄까지 휴업 위기에 몰리며 경기를 치러야 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됐다. 축구를 그냥 축구로 둬라. 더는 공을 표로 계산하지 마라. 그러면 성남FC는 부활할 것이다. 위대한 유전자가 도도한 성남FC다.

[사설] ‘영 케어러’ 지원방안 마련, 복지 사각지대 해소해야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혼자 간병하다 극심한 생활고 속에 아버지를 굶겨 사망에 이르게 한 22세 청년 강도영(가명)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강도영은 편의점 폐기물로 끼니를 때웠고, 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삶을 견디며 살았다. 지옥과 같은 날들을 겨우 버텨내던 그는 결국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이후 경찰에 신고하고 체포됐다. 어떤 이들은 강도영의 패륜을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더 많은 사람들은 굶어 죽어간 아버지의 참담함을 지켜봐야 했던 청년의 고립과 무력감에 가슴 먹먹해 했다. 수천명의 시민 등 곳곳에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1심, 2심에서 존속살인죄를 선고했다. 강도영의 비극에 국가는 간병 살인의 책임이 없는걸까. 누구보다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공적인 지원이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도영 사건이 공론화 되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영 케어러(Young Carer)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영 케어러는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을 부양하며 학업도 병행하는 상황에 놓인 25세 미만 청소년 또는 청년들이다. 보건복지부나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에서도 영 케어러에 대한 통계나 현황 자료가 전무하다. 그러니 이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이뤄졌을리 없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실이 영 케어러로 추정할 수 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만 25세 미만 청소년ㆍ청년이 지난해 기준 전국에 3만1천921명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중 19%가량인 6천106명이 경기도에 산다. 인천은 2천397명에 이른다. 이들 외에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ㆍ청년까지 고려하면 영 케어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열중해야 할 시기에 부양의무를 떠맡아 생계 유지에 나서고 있는 영 케어러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들의 희생은 개인적 부담이면서,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 이제는 돌봄 책임을 가족에게만 전가하지 말고, 국가와 지자체가 책임을 분담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영국호주일본 등의 사례를 참고해 입법 등을 서둘러야 한다. 김성주 의원이 영 케어러에 대한 실태조사와 국가의 체계적 지원을 명문화하는 청소년복지 지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금껏 영 케어러를 소년소녀가장이라 부르며 복지 대상이 아닌 일시적 관심과 시혜의 대상으로 인식해왔다면, 이번 개정안을 통해 법적 정의를 마련하고 체계적 지원을 해야 한다.

‘다시, 여기서 미래를 그리다’…수원예총, 수원예술인축제 개최

수원지역 예술인들의 기량을 보여주고 시민들과 함께 작품으로 소통하는 예술의 장이 열렸다. 미술, 음악, 무용, 영화 등 장르에 구분없이 자신들의 예술을 뽐내고 시민과 함께 즐기는 것이다. 8개 협회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한국예총 경기도지회 수원지부(수원예총)의 <2021 수원예술인축제>다. 이번 예술인축제는 ‘다시, 여기서 미래를 그리다’라는 주제로 오는 30일까지 장안구민회관 하누리아트홀과 장안구청 앞마당에서 진행된다. 예술인축제는 공연과 시각팀 전시로 구성됐다. 시각팀 전시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수원지부, 한국문인협회 수원지부,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 등 3개 협회가 참여한다. 사진협회는 <익숙한 풍경, 새로운 시선>을 통해 각자의 감성으로 수원의 모습을 담아냈다. 미술협회는 <다시, 여기서 미래를 그리다>를 야외전시로 진행한다. 작품으로 시민들과 함께 치유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 문인협회 역시 <수원, 길 위에서 시를 만나다>를 야외 전시로 진행한다. ‘눈꽃’, ‘늦가을’ 등 수원의 풍경을 담은 시는 시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공연은 26일 개막식과 함께 장안구민회관 한누리아트홀에서 진행된다. 한국국악협회 수원지부, 한국음악협회 수원지부, 한국연예예술인협회 수원지부, 한국무용협회 수원지부, 한국영화인협회 수원지부 등 5개의 협회가 다채로운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힐링의 시간을 선사한다. 영화인협회는 ‘춤과 노래의 페스티벌’로 영화 속 춤과 노래를 선보이고 무용협회는 ‘다시 여기서 미래를 그리다 - 꽃’으로 이 시대의 아픔과 고뇌를 무용으로 살피고 화려한 꽃과 함께 환희의 바람을 구성해 무대에 오른다. 음악협회는 ‘클래식의 향연’을 주제로 피아노 듀오와 성악을 통해 희망을 선사한다. 국악협회는 ‘전통과 함께 그리는 미래’로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공연으로 미래로 향하는 발걸음을 국악 창작곡들로 담아낸 공연을, 연예예술인협회는 ‘다시 여기서 K-트로트의 눈부신 미래를 그리다’로 희망의 트로트 무대를 선보인다. 이영길 수원예총 회장은 “이번 예술인축제의 다양한 작품이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 잡을 것”이라며 “수원지역의 예술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우리는 왜 공부를 하나

대한민국 학생들에게 왜 공부하느냐고 묻는다면 과연 뭐라고 대답할까? 결코 여러 개의 답변이 나올 것 같지 않다. 그저 대학을 가기 위해, 남들이 다 하니까 등의 답변이 나올 것이다. 학교의 존재 이유는 학교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배우고 가르치는 공간으로써 학생들에게 남아있어야 하며 공부를 해야 하는 곳이 맞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의 공부는 과연 온전히 나를 위한 공부일까? 왜 공부를 해야 할까? 왜 대학에 모두가 가고 싶어 할까? 이러한 의문에서부터 시작된 나의 고민은 고등학교 3학년을 앞둔 지금 이 시점 조금은 해결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한국 사회는 학생들에게 공부를 강요하며 좋은 대학을 가야 성공할 수 있다는 공식을 내놓는다. 요즘 시대에 대학이 모든 것을 결정해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지만, 아직까진 모두가 좋은 대학을 가고 싶어 하고 그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왜 대학에 가야 하며 자신이 하는 공부의 이유를 궁극적으로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학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학생들이 내신 등급을 논하며 이미 대학에 붙은 듯 자랑하거나 혹은 이미 떨어진 듯 좌절하는 것이다. 어른들은 좀 다른가. 학교 선생님들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아이들을 붙잡고 지금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며 타이르기 바쁘고 부모님은 공부하지 않는 아이를 보며 혼자 끙끙 애를 먹는다. 지금 고등학교에서의 공부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 꼭 필요로 하는 핵심 역량이다. 흔히 말하는 국영수를 잘한다는 것이 물론 좋은 성적을 논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글을 잘 이해하면서 읽고 논리적인 사고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역사와 사회의 모습, 과학적 원리의 기본적인 배경 지식 등을 쌓아나갈 수 있게 된다. 나는 그러한 지식을 학생들이 더 꼼꼼하게 공부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하려고 시험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시험은 아이들을 1등급부터 9등급으로 나누며 오히려 나를 위한 공부의 기회를 저버리게 하고 있다. 좋은 등급을 맞기 위해 공부하며, 그러한 성과를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어 한다. 유튜브의 수많은 공부 관련 콘텐츠에는 높은 등급을 맞아 좋은 대학을 간 사람들이 대다수 출현하며 그것을 부러워하고 자극을 받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공들인 노력을 남들에게 인정받으며 부러움을 사는 것이 이해되지 않은 현상이다. 따라서 나는 우리 사회의 학생들이 진짜 공부를 이해하고 실천하기 위해 마음을 지금과는 다른 관점으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대학에서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고 싶다면 학생 때 기초적인 지적 소양을 갖추고자 우리는 공부를 하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대학을 갔을 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좋은 대학만을 위해 쫓아가는 삶보다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지금 하는 행동을 왜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인지하며, 한 걸음씩 내 삶을 꾸려나간다면 좀 더 성숙한 우리가,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김윤서 고양 가좌고

[교사들의 연구활동 학습공동체-道교육연구회] 35. 경기도중등국어교육연구회

경기도중등국어교육연구회는 지난 1990년도 중반부터 활발하게 운영됐다. 현재 초창기 교육전문직 중심의 모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국어교육 활성화에 연구 초점을 두게 됐으며, 학교와 교실 현장의 국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젊은 국어교사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관심 소주제별로 소모임 분과를 만들고 팀별 교류를 통해 실제 수업에 도움이 되는 분야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국어교육역량을 심화시켜 나가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장에 꼭 필요한 국어 교과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국어과 수석교사들이 본회의 부회장과 각 지부의 지회장을 겸임하면서 현장 중심의 국어수업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울러 미술교육연구회 및 연극교육연구회 등과 교과 간 교류를 통해 교과 영역을 확장, 학생들의 미래 삶에 대한 다양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축소 운영하고 있지만, 도내 국어 교과 교사들의 요구로 올해 6월12일부터 7월20일까지 온ㆍ오프 경계를 넘나드는 국어 수업 15차시를 운영했다. 또 온라인 수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모연수를 진행해 현장 갈증을 해소했다. 경기도중등국어교육연구회의 연구 중점 과제는 문학교육, 글쓰기, 교수평일체화 등 정책과제 및 전문가 초청강의를 통해 교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문학 기행을 통해 회원 간 간담회 등 친목도모와 함께 각 작가가 남긴 유적지를 탐사하며 작가의 생애와 정신을 연구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처럼 함께하는 문학 기행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도내 중등 국어과 교사들 가운데 참여를 원하면 언제든 신청을 통해 연구회 활동을 함께할 수 있다. 김한나 간사(시흥 함현고 교사)

'뮤리엘의 웨딩', '프렌치 디스패치' 코믹과 드라마의 절묘한 조화

일상과 그 안에 담긴 여러 드라마를 담은 코미디 영화들이 개봉했다.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젊은층엔 색다른 느낌을 선사할 코믹 영화를 찾아봤다. ■이 시대의 여성들에게 바치는 성장 영화 뮤리엘의 웨딩 25년 만에 국내 극장가를 찾아온 호주 대흥행작 뮤리엘의 웨딩이 25일 개봉했다. 뮤리엘의 웨딩은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꿈꾸는 뮤리엘의 인생 2막 프로젝트를 담은 작품이다. 1994년 개봉 당시 현실적인 캐릭터와 독창적인 연출로 극장가에 열풍을 일으켰다. 제53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제49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제27회 호주영화협회 시상식 주요 부문 수상 및 노미네이트 되면서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다. 이번엔 무삭제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국내 극장가에 찾아왔다. 여주인공 뮤리엘은 결혼이 지상 과업인 여성이다. 그녀에게 웨딩드레스는 로망 그 자체. 뮤리엘의 방 벽면에 절반은 웨딩드레스 입은 여성의 사진이고, 나머지 절반은 아바(ABBA) 사진으로 도배됐다. 영화는 아바의 댄싱퀸(Dancing Queen)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뮤리엘이 결혼에 대한 나르시시즘에 빠져들 때마다 흘러나오는 배경음악은 댄싱퀸이다. 영화는 낮은 자존감 속에 망가진 삶을 사는 한 여성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성장을 그렸다. 영화 속 뮤리엘은 25년 후 이 시대를 살아가는 뮤리엘들에게 또 어떤 영감을 줄까. ■폐간 앞둔 기자들의 취재 열정 프렌치 디스패치 지난 18일 개봉한 웨스 앤더스 감독의 프렌치 디스패치 역시 유쾌한 웃음과 드라마를 선사한다. 영화는 미국에서 프랑스로 건너와 프렌치 디스패치라는 잡지를 창간한 아서의 갑작스러운 죽음에서 시작된다. 그는 유언으로 잡지의 폐간을 남겼다.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은 모여 마지막 특종 발행본을 위한 회의에 들어간다. 영화는 4개의 특종, 짧은 이야기 한 편과 세 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잡지에 실을 기사를 영상으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다. 특히 영화 곳곳엔 앤더슨 특유의 완벽주의가 돋보인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나타낸 것처럼 색감, 미장센, 분위기 등이 심도있게 배치됐다. 폐간을 앞둔 잡지 하나에 온 힘을 다 쏟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들의 모습과 열정은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또 다른 에너지를 선사한다. 정자연기자

회암사박물관 건물에 투영된 미디어파사드로 '회암사의 이야기' 만나다

양주시립 회암사지박물관은 박물관 건물에서 화려한 회암사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는 동자, 새로운 회암사를 만나다 미디어파사드를 매월 2ㆍ4주 토요일 저녁 선보인다. 미디어파사드는 미디어(media)와 건축물 외벽을 뜻하는 파사드(facade)의 합성어로 건물 외벽에 영상을 투사해 캔버스 경계를 넘어 영상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이번 동자, 새로운 회암사를 만나다는 동자 캐릭터 자승이 회암사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건축물과 다양한 유물을 선보이는 스토리텔링 영상이다. 회암사지의 다채로운 전통문양으로 화려한 효과를 더해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듯 볼 수 있다. 특히 관람객이 눈으로 관람하는 것을 넘어 직접 참여할 수 있다. 라이브캠을 활용해 미디어파사드 영상에 등장하는 내가 나오는 미디어파사드 AR체험 콘텐츠를 운영하는 등 기존 미디어파사드 방식과 차별화를 시도한 점이 특징이다. 한국문화정보원의 전통문양 구축사업으로 디자인된 회암사지의 다양한 문양을 미디어파사드와 접목해 펼쳐지는 화려한 시각효과도 돋보인다. 박물관은 지난달 박물관 1층 전체와 2층 누마루를 투사면으로 조성, 상설 미디어파사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양주 회암사지 왕실축제 폐막공연으로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여 축제의 대미를 장식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박물관 관계자는 누구나 회암사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많은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볼거리를 제공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주=이종현기자

[꿈꾸는 경기교육] 4차 산업혁명 시대 유망 직업은?

수원 태장중학교(교장 김장호)는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경기대학교 대학생 봉사단(S.W.A.T.)과 찾아가는 미래진로체험 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24일 진행된 행사에는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한 진로 체험교육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고민해보고 자신이 희망하는 미래 직업에 대한 경험과 로드맵을 제공하는 2개의 과정으로 운영됐으며, 총 6개 학급의 196명이 참여했다. 학생의 사전 희망으로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센서를 활용한 나만의 아크릴 무드등 만들기, 인공지능의 자동화 자율주행 로봇 제작 과정이 운영됐다. 각 학급에는 대학생 멘토들이 학생 개인별 산출물 과정에 참여해 강의, 작품 설계, 센서 제어를 위한 코딩과 실행 등을 수준에 맞춰 지도했다. 태장중은 이번 행사 진행을 통해 학생들의 유의미한 활동에 대한 피드백과 나아가 학생 선택권에 기반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에 지역사회가 협력해 학생들의 진로교육에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했다. 김장호 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학생의 소프트웨어 및 인공지능 역량 기반의 진로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 기회가 됐다라면서 미래사회의 변화에 따라 4차산업 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컴퓨팅 사고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태장중은 SW/AI 기초 교육 기반 마련의 정보교육 시수 확대, 자유학기활동 다양화 및 중학교 단계의 고교학점제를 준비하는 진로 선택의 경험 제공 등 지속적이고 지역사회, 대학 연계의 멘토링, 현장 견학, 실험실습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정민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