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의 전깃줄에 도심지 골칫거리 까마귀떼가 전깃줄에 줄지어 앉아 있다. 수원, 화성, 안산지역에서 겨울철마다 까마귀떼가 출몰해 각종 피해를 입히자 지자체들이 대책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시범기자
우리나라는 조선분야에서 세계 1등 선박건조국가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물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법제도적인 측면에서는 그에 걸맞는 수준의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수한 선박만 잘 만들 뿐, 해양법관련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에 해사전문법원이 없어 해운선박 분쟁시 싱가폴, 중국 등에서 소송이나 중재로 해결하는데 매년 4천억원가량을 외화로 지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만약 우리나라에 해사법원을 설치하면 이와 같은 외화반출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다른 나라의 해양분쟁사건도 유치할 수 있다. 해양법발전과 관련 산업의 성장에 큰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해사법원의 설치는 빨리 서둘러야 한다. 부산에서는 부산항의 물동량이 많고 해운조선 관련 기관들이 부산에 밀집한 이유로 해사법원을 부산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해사법원은 설치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성공리에 전문법원으로서 안착시키고, 많은 분쟁사건을 잘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성공을 위해서는 수도권인 인천에 해사법원을 설치해야 한다. 선사 또는 해운사의 본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고, 중국과 교역량의 60%를 인천항이 차지하고 있다. 컨테이너 위주의 부산항과 달리, 인천항은 컨테이너 이외에도 곡물, 원목, LNG등 종합교역항으로 다양한 분쟁수요가 있다. 특히 해사법원의 성패는 해외분쟁사건을 얼마나 유치하느냐에 있는데, 국제공항이 위치한 인천이 해외분쟁사건을 유치하는데 가장 적합하다. 해외선사들이 항공기환승의 불편을 감수하고 부산을 중재재판법원으로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해외분쟁사건을 국내해사법원으로 유치하려면 그만큼 양질의 전문화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해야하는데 이는 전문인력이 좌우한다. 해양법학자와 해양법전문 로펌 등 전문인력이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해사법원을 부산에 설치하면 전문인력들이 전부 부산으로 가진 않을 것이며 이는 해사법원의 실패를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아울러, 해사법원의 관할과 관련해 최근에는 해상운송뿐 아니라 항공운송분쟁도 해사법원의 관할사건으로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나온다. 운송수단만 다를 뿐 물류운송분쟁이라는 속성은 선박과 항공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항공물류분쟁까지 해사법원의 관할에 포함시키면 인천공항과 연계가 가능해 필요성은 더 커진다. 이와 같이 해사법원설치문제는 특정지역발전의 관점이 아니라, 해외분쟁사건의 유치와 해사법 발전이라는 국익의 관점에서 반드시 인천에 설치해야 할 것이다. 배영철 변호사
눈물 없이 사는 사람이 있을까? 생을 살아가며 기쁘고 즐겁고 유쾌한 일만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노라면 감정을 이기지 못해 소리쳐 울부짖을 때가 있다. 땅을 치며 목 놓아 외치고 통곡으로 외로움과 고독을 토해내며 짐승처럼 부르짖고 싶을 때가 있다. 때로는 소리 없이 흐느끼며 두 볼에 흐르는 액체를 훔치고, 어떤 때는 어깨를 들썩이며 속으로 눈물짓는 것이 인생이다. 어디 그뿐인가,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연약한 모습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슬픈 눈빛을 하며 살아갈 때가 부지기수다. 우리 안에 까닭 모를 눈물이 많은 것도 사실이요, 세상에 까닭 있어 울 일도 많다. 아파 울기도 하고 기뻐 울기도 한다. 슬프고 억울해 울 때가 있는가 하면 감격해 울 때도 있다. 세상이 모질고 생각이 복잡하고 예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아서 울고 또 운다. 힘들고 어려운 역경의 시간이 수없이 다가오니 하염없이 눈물을 흘린다. 질병과 환란, 오해와 수모, 능욕과 수치, 가난과 인생의 모진 풍파 등 울 일이 한둘이 아니다. 누군가 뺨을 때려주지 않으니 울지 않고,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니 울 수 없고, 체면 때문에 울지 못할 뿐이다. 인생과 눈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눈물이 무엇인가? 이성과 논리로 본다면 눈물은 마음의 슬픔이나 육체의 고통을 밖으로 표현하는 육체의 반응이다. 철학적으로 보면 눈물은 인간 정서의 외적 표현 가운데 하나로 희로애락을 나타내는 수단이요 방편이다. 화학적으로 본다면 눈물은 약간의 염화나트륨이 들어 있는 수액이다. 그러나 차원을 달리해 보면 눈물은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절대자 앞에 자신의 잘못과 범죄를 깨닫고 뉘우치는 통회의 눈물과 구원에 대한 감격과 감사로 흘리는 눈물이 있다. 수십 년 만에 만난 친구를 부둥켜안고 솟구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흘리는 눈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감격해 흘리는 눈물, 치열한 입시나 입사 경쟁에서 우승하고 합격해 주체할 수 없이 흘리는 눈물, 견딜 수 없는 마음의 상처나 육신의 질병을 당해 참을 수 없는 고통의 심연에서 흘리는 눈물도 있다. 생로병사의 인생 속에서 수시로 흘리는 눈물을 마냥 염분이 조금 들어 있는 수액으로 치부한다면 얼마나 무미건조하며 웃기는 이야기인가. 그렇다. 눈물은 사랑이요 그리움이다. 기쁨이며 슬픔이고 아픔이다. 눈물이 없는 삶이란 없다. 눈물의 의미를 모르는 인생이란 진정한 삶으로 평가될 수 없다. 눈물 속에 답이 있고, 눈물 안에 소통이 있다. 나의 눈에 흐르는 눈물과 곁에 사는 이웃들의 눈물을 헤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고명진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경기도의회가 역대 최대 규모인 52조7천620억원에 달하는 2022년도 경기도ㆍ경기도교육청 본예산 심의에 돌입한다. 특히 내년도 경기도 본예산에는 도내 원폭 피해자 1세대에게 매월 5만원의 생활지원수당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 예산안이 심의를 통과할 경우 원폭피해자 지원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으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21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는 22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경기도 33조5천661억원, 경기도교육청 19조1천959억원에 대한 2022년도 본예산 심의를 진행한다. 이 중 사회복지 역량 강화 및 취약계층 지원의 일환으로 경기도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안에 대한 심의도 이뤄진다. 경기도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안은 경기도내에 거주하는 원자폭탄 피해자 1세대에게 위로와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매월 5만원씩 생활지원수당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상은 총 150명이고 12개월간 9천만원의 도비가 투입된다. 이번 경기도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안이 예산 심의를 통과될 경우 사회적 냉대와 무관심 속에서 아픔을 감내해야만 했던 원폭 피해자에 대한 지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역점 사업인 기본시리즈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 이재명 없는 예산안 심의에서 각종 사업들이 무사 통과할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경기도 농민기본소득(780억원), 경기도 청년기본소득(1천74억원), 일하는 청년 지원 사업(735억원)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별내선 복선전철(2천167억원), 긴급복지지원사업(536억원), 자활근로 지원사업(833억원), 지상버스 구입비 지원(600억원),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125억원),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 공사비(54억원) 사업 등이 예산 심의를 받게 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육 회복 지원 및 교육복지, 미래교육 기반 조성 등 경기도교육청 예산 심의도 면밀히 진행된다. 저소득층 학습 특별 지원(59억9천900만원), 방과후돌봄운영(23억400만원), 경기꿈의대학운영(75억5천500만원), 미래학교기획관리(3억4천800만원) 등이 있다. 한편 경기도의회는 22일부터 26일까지 상임위별 예산안 심의를 거친 뒤 29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예결위 심의를 진행한다. 이후 다음 달 13일에는 본회의를 열고 2022년도 예산안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김승수기자
비무장지대(DMZ) 인근 풍광을 눈에 담으며 평화의 자전거 페달을 밟을 수 있는 2021 Tour de DMZ(뚜르 드 디엠지)가 개막했다. 올해 뚜르 드 디엠지는 지난 20일 오전 김포 함상공원과 파주 임진강역, 연천 연천공설운동장 등 3곳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는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이 주관, 통일부 후원으로 진행됐다. 앞서 추진된 대회와 다르게 올해 대회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언택트 레이스 형식으로 꾸며졌다. 참가자들은 희망하는 코스에 따라 각자 김포와 파주, 연천 중 원하는 장소를 개별적으로 찾아 레이스에 참가했다. 감염병 여파로 인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코스별 1일 2회 출발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집합이 금지됨에 따라 1회당 49명 이상 모이지 않도록 방역수칙을 준수했다. 참가자들은 별도로 지정된 시간 없이 자율적으로 현장에 도착, 각자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개별적으로 출발해 코스를 완주했다. 참가자들은 DMZ 인근의 태초의 자연이 살아숨쉬는 듯한 풍경을 감상하며 라이딩을 즐겼다. 올해 대회의 코스는 20㎞와 40㎞ 등으로 나눠 구성됐다. 김포 코스는 함상공원에서 출발한 뒤 20㎞는 김포사이드CC 인근에서 반환, 40㎞는 문수산로 337 인근에서 돌아오는 것으로 짜여졌다. 파주의 경우 임진강역에서부터 20㎞는 낙하리 182-8번지 인근, 40㎞는 새오리오 59-89번지 인근에서 반환하는 코스로 마련됐다. 마지막으로 연천 코스는 연천공설운동장에서 20㎞는 기차길 표지판 80 옆 도로, 40㎞는 연신로 1622-1번지 인근에서 반환해 돌아오는 것으로 구성됐다. 이밖에 올해 대회는 DMZ 함께 달려요! SNS 인증 현장 이벤트도 진행됐다. 코스 내 지정된 포토 스팟에서 사진을 촬영해 개인 SNS에 올린 참가자 중 일부를 선정, 대회가 모두 종료한 뒤 스타벅스 e기프트카드(1만원권)를 모바일로 전달한다. 아울러 완주 인증도 추진해 대회 완주자에게는 완주메달을 증정하고, 만족도 조사에 참여해준 일부 완주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GS25 모바일 상품권도 증정한다. 한편 2021 뚜르 드 디엠지는 오는 27일에도 김포와 파주, 연천 등 3개 코스에서 평화의 자전거 라이딩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창학ㆍ채태병기자
경기도 외곽을 연결하는 도보 여행길인 경기 둘레 길내 64㎞ 길이의 국유임도 9개 구간이 민간에 개방됐다. 국유임도는 국가 소유 숲에 조성된 산길로 산림보호 목적으로 일반인 이용이 제한되지만, 경기 둘레길 여행객에 한해 통행을 허용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지난 19일 북부지방산림청과 이런 내용을 담은 경기 둘레길 조성 및 활성화 기반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경기 둘레길은 2018년 11월 기본계획 수립 이후 3년 만인 지난 15일 전 구간 개통했다. 경기 둘레길 4개 권역 60개 코스 863.8㎞를 온전히 연결하려면 국유임도 9개 구간을 경기 둘레길에 포함하는 게 중요했다. 이에 도는 지난해 말 최종 노선 선정 이후 국유임도 9개 구간 관할청인 북부지방산림청과 논의를 거쳐 경기 둘레길 전 구간 개통 전 통행 협의를 마쳤다. 국유임도 9개 구간은 ▲연천 고대산 15㎞ ▲포천 강씨봉 2.6㎞▲가평 화야산 7.03㎞ ▲양평 봉미산 3.5㎞ ▲양평 단월산 12.9㎞ ▲양평 더렁산 7.7㎞ ▲양평 금왕산 13㎞ ▲양평 갈번데기산 1.5㎞ ▲안성 덕성산 0.85㎞ 등이다. 이날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경기 둘레길이 통과하는 국유임도 구간 이용 ▲산림자원 보전 관련 자료, 숲해설 프로그램 등 지원 ▲보험가입 등 걷기길 안전 확보 및 불법 활동 예방 ▲탐방객을 위한 안내 및 홍보 추진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오병권 경기도지사 권한대행은 경기도는 이번에 개통한 둘레길을 대표적인 비대면 관광 상품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운영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경기도가 도내 무형문화재 이수자에 대한 집중 케어에 나선다. 이는 경기도가 무형문화재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경기일보 5월10일자 1면) 이후 실시하는 무형문화재 전승 활성화의 일환이다. 21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우수이수자 선정계획을 수립하고 예산 1억2천만원을 투입한다. 통상적으로 무형문화재가 되기까지 전수생-이수자-전승사-보유자(무형문화재)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중 이수자에서 전승사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워 수십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그간 이수자에게 지원을 하려 해도 지원 기간이 너무 늘어나는 등 현실적인 문제가 뒤따랐다. 이에 무형문화재 이수자에 대한 지원이 빈약했는데, 이번에 도가 무형문화재 우수 이수자 1인당 600만원씩 총 20명에게 지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집중 케어에 나선 것이다. 지원 항목은 출연료, 대관료, 홍보비, 연구비 등이다. 도는 먼저 도 무형문화재 전승 활동을 성실히 수행하고 활동실적이 우수한 이수자를 보유자나 보유단체에 추천을 받는다. 이후 ▲사업기획분야 : 무형유산 정통성, 계승, 발전 이해도 ▲전승활동계획분야 : 전승활동의 독창성, 예술성, 참신성 등 ▲개인역량분야 : 우수 이수자의 활동 이력 및 최근 전승활동 실적 등을 종합해 우수 이수자를 선정한다. 우수 이수자 선정 심사위원은 외부 전문과 2명과 해당 분야 담당 팀장 1명이 맡을 예정이다. 도는 이를 토대로 무형문화재 전승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우수이수자 선정계획을 통해 역량 있는 이수자 발굴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집중 지원을 통해 수준 높은 이수자 육성도 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무형문화재 전승환경이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수기자
문청(文靑) 시절 수차례나 읽기를 반복하다가 겅중겅중 건너뛰며 읽다가 결국 완독하지 못하고 꽂아두었던 사르트르의 소설 구토를 얼마 전에 다시 꺼내 읽었다. 그동안 어쩌다 이 작품이 화제에 오르면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꽁지를 내리곤 했던 내게 실존철학에 대한 콤플렉스를 안겨준 작품이다. 이 작품을 다시 읽고 싶어진 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그 해답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사회는 참 복잡한 구조로 엮여 있다. 알면 알수록 더 혼란스럽다. 그래서일까. 관심은 가지지만 알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똑똑할수록 더 단순하게 생각하며 그냥 흘러가는 대로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따라가고 싶어 한다. 반복되는 학습효과에 빠져버렸다. 보편적인 게 행복하다는 등식이 굳어진 이 틈을 비집고 들어온 적당히 아는 사람들이 지배하는 세상으로 변질했다(더닝 크루거 효과ㆍDunning Kruger effect). 실존주의의 선언임과 동시에 문학예술에 대한 설득이다라고도 하는 소설 구토는 문학과 철학의 경계에 서 있다. 주인공 앙트와느 로캉탱(Antoine Roquentin)은 실존과 본질 사이를 오가며 현실에서 부조화가 일어날 때마다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토악질이라 번역했지만, 사실은 그런 증상이다. 이 증상은 존재의 가치를 줄타기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차이와 반복을 계속한다. 어쩌면 이것은 사르트르가 프랑스어로 젊어 보이려고 하는 늙은이라는 뜻을 가진 roquentin(로캉탱)을 주인공의 이름으로 선택한 까닭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미셸 푸코(Michel Foucault, 1926~1984)가 20세기를 정리할 철학자라며 극찬했던 질 들뢰즈(Gilles Deleuze, 1925~1995)가 차이와 반복이라는 두툼한 철학서를 우리에게 화두로 던졌다. 이 책 역시 젊은 날 내가 읽다가 내던진 구토처럼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올 한 해 동안 다 읽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터에 다행히 우리에게는 사르트르가 있었다. 후덥지근한 좁은 방에 갇혀 있던 우리에게 그는 신선한 공기였으며, 시원한 뒷마당의 상큼한 바람이었다라고 한 질 들뢰즈의 말을 발견하고 사르트르의 구토를 꺼내 다시 읽었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이해하게 될 때 제대로 사는 방법 또한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 1906~1975)가 사르트르 저작 중 가장 뛰어나다고 했던 소설 구토, 그리고 질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을 완독하고 나면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길을 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 생긴다. 김호운 소설가ㆍ한국소설가협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