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의 언어는 자기모순에 빠진 듯한 극심한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나와 주위의 언어 표현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수용을 넘어 찬양의 수준으로 받아들이는가 하면, 상대방의 언어가 주는 선의나 비전에 대해서는 폄훼는 물론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티샤는 말한다. 악의로 농담하지 말라고. 11세기에 활동한 아티샤가 이미 그와 같은 경구를 남겼다는 것은 이것 또한 오래된 인간의 습속인가도 싶다. 아티샤는 동인도 사호르 국의 왕자로 태어났으나 왕위를 계승하지 않고 출가하여 승려가 되어 나란타의 대논사가 되었다. 그는 티벳으로 가서 가르침을 전하였는데 그의 ??수심요결??에 이 말이 중요한 가르침으로 나온다. 아티샤는 붓다의 전통을 이어받고 있고 또한 선(禪) 쪽의 사람들도 같은 맥을 잇고 있다. 악의로 농담하지 말라는 이 경구는 농담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농담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농담의 이면 심리를 깊이 파고들어가 농담 뒤에 숨겨져 있는 근본 이유를 살피라는 것이 그가 뜻하는 바이다. 아티샤로부터 천 년이나 지난 후에 프로이트가 나타나서 아티샤의 그 일을 다시 했다. 프로이트가 생각하기에는 사람들이 누군가를 소재로 농담할 때는 농담의 대상이 되는 그 사람을 향한 분노가 있고 그 사람을 공격하고 싶어하는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는 것이다. 농담 형식을 빌려 우회적으로 익살스러운체하기는 하지만 진짜 동기는 공격하는 데에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아티샤가 의미하는바 역시, 말로라도 폭력적이지 말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농담으로라도 폭력적이지 말라는 의미이다. 폭력은 폭력을 부르고, 분노를 부르면서 끝없는 악순환에 빠져들어 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언어에 대해서 외견상으로는 진짜 동기를 타자는 정확히 알 도리가 없지만 그러한 의도의 농담을 하는 자신은 알고 있다. 만약 마음에 누군가를 해치고 싶고 공격하고 싶은 고의적인 의도가 있을 때는 그것을 농담으로 표현하지 마라, 그러나 그렇지 않고 순수한 익살 감각에서 그저 재미로 하는 농담이라면 그리고 이 인생을 너무 무겁고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감각에서 우러나오는 농담이라면 전혀 문제 될 게 없으며 주위를 유쾌하게 한다. 순수한 익살은 전혀 난폭하지 않게 농담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가끔은 표현상으로 난폭하게 보이더라도 듣는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농담하는 사람의 의도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헤치기 위하여 웃을 수도 있는데, 그런 웃음은 잘못이 된다. 폭력적 의도를 숨기는 비열한 전략은 결국 폭력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속 깊이에 인생에 대해서 더 많은 즐거움과 더 많은 웃음을 자아내고 싶은 바람이 전제되어 있다면 무엇이든지 덕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아티샤가 말하고자 하는 전부는, 고의로 사람을 해치기 위하여 남의 잡담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 잡담은 농담도 아니고 재미도 아니고 익살도 아닌 폭력이기 때문이다. 최성규 철학박사ㆍ한국미술연구협회 이사장
아동문학가 윤수천 작가(79)의 동화책 <행복한 지게>(책마중 刊ㆍ저자 글 윤수천, 그림 최희옥) 가 20여년 만에 재출판 됐다. 책에는 어딘가 모자란 듯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덕보와 시골의 이야기, 이와 대비되는 서울과 자동차가 나온다. 서울에 사는 외삼촌 댁에 놀러 갔다가 자동차를 타고 나들이를 나가며 행복해 하시는 외할아버지를 보게 된다. ‘나도 울 아부지를 기분 좋게 해 드려야지!’ 감나무골로 돌아온 덕보는 아버지를 태워드린다. 바로 지게차다. 덕보가 ‘뛰뛰!’하면, 아버지가 ‘빵빵!’하고, 동네 주민들은 부자에게 행복한 미소를 건넨다. 내용은 여든을 바라보는 저자가 어릴 적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일을 빚어냈다. 저자는 “어릴 적 냇가에서 더위를 피할 때 아버지 등에 업혀서 다녔는데, 아버지와 아들로 바꿔서 글을 꾸민 것”이라며 “지게 자체가 가난한 농경사회의 이동 수단인데, 우리나라만이 가졌던 젊은 날,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동화에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고유의 정서가 듬뿍 담겼다. 책에 등장하는 지게와 효도 사상, 따뜻한 정,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 등은 각박해진 요즘 세상에 낯설면서도 가슴에 잔잔한 감동을 지핀다. 주인공 덕수는 조금 어수룩하다. 하지만 우직하고 마음만은 뜨겁다. “모두가 똑똑한 세상이지만, 사실 어수룩하고 모자란 사람 속에서 풍성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 책은 윤 작가의 대표작으로 불린다. 지난 1996년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수록됐으며 ‘한국 대표 작가 50선’에 선정됐다. 윤 작가는 “지금 다시 나와 감회가 새롭다”면서 “요즘 친구들에겐 낯설고 색다를테지만, 효도라는 게 부모님께 ‘삐까번쩍’ 한 대접을 해드리는 것만이 아니라 조금 가난해도 진정한 효심과, 정 속에서 싹 튼다는 걸 이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지난 7월 유엔 무역 개발회의(UNDP)는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만장일치로 한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했다. 6ㆍ25 전쟁 이후 폐허가 된 한국은 60년 만에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 사람들은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으나 반면에 부작용 또한 심하다. 그중에는 초저출산, 초고령사회, 양극화, 실업률, 좌우 편향의 정치적 분열 등 점점 더 계층 양극화로 인한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무너진 경제로 인해 저학력자, 취약계층 등은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버거운 이중고를 겪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힘은 교육일 것이다. 그리고 위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것 또한 지혜로운 교육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교육은 점점 후퇴되고 있다. 우스갯소리로 19세기의 교실, 20세기의 교사, 21세기의 학생이라고 할 만큼 인프라는 미래 공간을 구현해내지 못해 학생들은 스타벅스 등 카페로 가서 공부한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는 빠르게 변하는 미래 트렌드를 파악하지 못한 채 과거에 얽매여 국, 영, 수 열심히 가르치면서 대학입시에만 몰입 중이다. 그래서 결국 청년들의 1순위 희망직업은 공무원이 돼버렸다. 하지만 대학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반증하듯 대학이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는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가 원하는 인재양성 교육시스템이 받쳐주질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대학교는 작년 입학생 75%가 자퇴를 했고 경북대 또한 최근 5년간 3천여 명이 자퇴를 했다고 한다. 국립대가 이지경까지 왔으면 다른 타지방 사립대학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결론은 기성세대와 다른 DNA를 갖고 있는 MZ세대의 니즈와 4차 산업혁명, 글로벌 팬데믹을 몰고 온 코로나19, 기후변화 등 빠르게 변화하는 패러다임 시프트에 공교육은 전혀 대응을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금 현 정부 또한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을 외친다. 교육현장에서는 AI, 디지털, 네트워크, 블록체인, 핀테크, 모빌리티, 데이터 설루션, 그린에너지 등 자양분이 되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쏟아지고 있으나 현장에서 공교육은 스타트업을 그냥 창업으로만 여기면서 교육의 관점으로 보질 않아 전혀 접목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교육에 얽매여 있는 게 현실이다. 지난해 2020 퓨처 콘퍼런스 행사 연사로 나온 구글 현직 엔지니어에 따르면 그는 이제 코딩을 배우는 시대도 끝났다고 말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제 2019년 코딩을 초등학교 정식과목으로 교육과목으로 채택했다. 앞으로 코딩이 반드시 필요한 건 사실이나 속도에 뒤처지면 모든 것이 쓸모없게 된다. 필자는 기초교육을 버리자는 얘기가 아니라 초(6년), 중(3년), 고(3년), 대학(4년)의 6-3-3-4(총16)제가 우리나라의 기본학제가 되어 있는 것을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으로 세상이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4-2-2-4(총12)제로 학제를 재편하고 스무 살에 사회로 진출할 수 있도록 파괴적 교육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이제는 AI와 구글, 네이버, 유튜브 등 선생님보다 더 훌륭한 1타 강사들이 내 손 안의 모바일에 모든 것이 들어와 있다.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현장에서의 체득을 통해 미래교육에 대한 이해,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MZ세대들이 원하고 있는 다양성들을 교육에 접목해야 양질의 일자리가 연속성을 갖게 된다. 이것은 결국 기술과 인문학 그리고 디지털 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교육법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이대로라면 겉으로 눈부신 대한민국에 현세대들은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반면에 다음 세대들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 심각한 부작용이 사회경제를 마비시키게 될 것이다. 높은 실업률과 삼포세대(결혼, 출산, 직장)라는 말이 왜 나오는 것인지를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한다. 김영록 (재)넥스트챌린지아시아 대표
멕시코에는 사포테카, 미스테카, 테오티우아칸, 톨테카로 이어지는 고대 문명이 있었다. 이 기간에 많은 국가가 흥망을 거듭하며 문명을 이어갔다. 거대한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로 알려진 테오티우아칸 문명은 멕시코 고대사 분류 기준에 따르면 전고전기의 후기(BC100AD700년)에 속한다. 유적은 기원전 2세기경 건설을 시작해 4~7세기 사이(AD350~650년)에 전성기를 맞았다. 테오티우아칸 시대에는 메소아메리카의 광범위한 지역과 교역을 통한 경제력과 강력한 군사력으로 중미 전역에 맹위를 떨쳤지만 7세기 후반 그들은 흔적 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테오티우아칸은 후고전기의 전기인 아스텍ㆍ마야ㆍ잉카로 이어지는 후대 문명에 영향을 미쳤고 그 혼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3세기경 밀림에 버려진 이곳을 처음 발견한 아스텍인들은 눈앞에 펼친 웅장한 피라미드를 보고 놀랐다. 그들은 인간이 아닌 신들이 지은 도시로 착각하고 이곳을 신들의 도시란 뜻을 가진 테오티우아칸이라는 이름을 붙여 숭배했고 그 명칭은 지금까지 이어진다. 테오티우아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전문가의 발굴 조사와 연구가 수없이 진행됐어도 지금껏 피라미드를 비롯한 기타 건축물에 대한 역사적 사실은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하고 흔적만 주위에 맴돈다. 유네스코는 남북미 대륙에서 83㎢로 규모가 가장 큰 테오티우아칸을 1987년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올렸다. 멕시코는 300여 년 동안 에스파냐의 식민 지배를 받았으나 이 지역은 그들에게 뒤늦게 발견돼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멕시코 문화에서 해와 달은 빛과 어둠, 삶과 죽음, 기쁨과 고독이 공존하는 문화적 특성이 있고 테오티우아칸에도 그 혼이 깃들어 있다. 당시 공희에서 보듯이 죽음은 금기가 아니라 삶과 함께하는 존재의 또 다른 면이고 죽음을 희롱(?弄)하면서 삶과 달관(達觀)하고자 하는 이중적인 면을 시현(示顯)한다. 박태수 수필가
배춧값이 올랐다고해 일부러 도매시장까지 왔는데, 너무 비싸 올해 김장은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10일 오전 11시께 인천 남동구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의 한 채소가게 앞. 배추 3포기에 1만3천원이라는 가격표를 본 남동구 주민 A씨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한다. 1개월 전만해도 이 상점에서 9천원에 팔던 배춧값이 44%나 올랐기 때문이다. A씨는 배추를 사러 왔는데 너무 비싸서 양파만 사서 돌아가는 길이라며 올해 김장은 포기하고 김치를 사먹는게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격에 상인들도 울상이다. 채소가게 상인 B씨는 연신 품질 좋은 배추팝니다라고 외치지만, 전날부터 1포기의 배추도 팔지 못했다. 깐마늘 역시 1㎏에 1만원으로 1개월 전(8천원)보다 25%나 오르면서 손님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소매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전 10시께 부평구 부평종합시장의 한 채소 가게. 배추를 포장하던 상인 C씨는 팔리지 않는 배추 더미를 바라보며 근심이 크다. 이맘때면 김장을 앞둔 손님들로 가게 앞이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1개월 전만 해도 2포기에 8천원이던 배추가격은 어느새 1만원까지 올랐다. 마늘 역시 1개월 전 100개에 1만8천원하던 것이 지금은 2만2천원까지 올랐다. 인근 대형마트에서는 1포기에 2천500원하던 작은 배추가 3천490원까지 오른 상태다. 인천지역의 배추, 마늘 등 김장 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시민들은 일찌감치 김장을 포기하고 있다. 인천시는 배추무름병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갑작스러운 한파까지 몰아치면서 지난해 대비 배춧값이 97.4%나 오르는 등 급등했다고 설명한다. 마늘 역시 생장기인 지난 4~5월에 잦은 비와 높은 기온으로 생산량이 줄어들어 올해 11월 가격이 지난해보다 21.5%나 올랐다. 시 관계자는 무름병, 이른 한파, 김장철 등 이유로 배추, 마늘 등 가격이 오르고 있고 당분간 오름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공급을 확대하는 등의 방법을 유도해 시장을 안정화하겠다고 했다. 강우진박주연기자
인천의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정책과 복지의 대상 연령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중 40대는 2018년 10명(5.9%), 2019년 18명(8.7%), 지난해 23명(9.1%)으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연평균 증가율만 무려 32%에 이른다. 또 50대 무연고 사망자 역시 2018년 30명(17.6%), 2019년 44명(21.4%), 지난해 59명(23.3%)으로 늘어나며 25.3%의 연평균 증가율을 나타냈다. 특히 같은 기간 전국의 40대와 50대 무연고 사망자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14.4%, 5.5%인 것을 고려하면 인천의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 증가 추세가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인천의 4050대 무연고 사망자 증가의 원인으로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4050대의 높은 비율을 꼽는다. 지난해 인천의 1인 가구 32만4천841가구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은 50대(17.9%)다. 40대 1인 가구의 비중은 15.5%에 이른다. 이와 함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사회복지 정책이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에게만 몰려 있어 인천의 4050대 무연고 사망자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다양한 계층에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4050대는 경제적 회복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 등으로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노혜진 케이씨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최근 무연고 사망자 관련 연구를 보면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가지 노동시장의 문제, 가족해체에 따른 1인 가구 증가 현상 등이 중첩된 상황에서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사회복지 정책에 중장년층을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혼 및 미혼 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 현상, 실직 및 휴폐업 문제 등에서 중장년층이 예외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에 맞춰 연수구는 현재 50대 무연고 사망자의 증가 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예방사업을 혼자 사는 50대 이상의 남성 등으로 확대한 상태다. 엄기욱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장년층 무연고 사망자 문제는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므로 사회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범중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4050대가 오히려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기 쉬운 사람들이라며 국가와 지자체에서 관련 지원정책 등을 마련해 이들이 무연고 사망자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무연고 사망 위험자를 찾아낼 수 있는 체계와 그들이 외롭게 세상을 떠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실태를 파악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해 관련 연구를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이 추진할 예정이라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민이루비최종일기자 노년층 정서적 고립 '나홀로 죽음' 무연고 사망자 중 65세 이상 44.7% 차지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의 존엄성을 위해 정서적 고립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에서 65세 이상은 2018년 85명(50%), 2019년 95명(46.1%), 지난해 113명(44.7%)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노년층 무연고 사망자가 경제적 어려움으로 생전에 가족 등으로부터 정서적 고립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 인천의 무연고 사망자 253명 중 가족 등이 장례 비용 문제 등으로 시신 인수를 거부기피한 사례는 무려 194명(76.7%)에 이른다. 지난 8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천의 한 다세대주택 지하에서 홀로 지내다 숨진 A씨(75)의 시신은 며칠째 부엌에 전등이 켜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이웃의 신고로 부패가 일부 이뤄진 상태에서 발견됐다. 당시 A씨의 딸은 오랫동안 연락을 끊고 지냈다는 이유로 시신 인수를 거부했다. 허준수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장은 인구 고령화로 자녀하고 살지 않는 노년층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가령 배우자와 지내다가 배우자가 사망하면 독거노인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혼자 지내다 보면 사회관계망이 사라지고 관계가 위축된다며 경제적 어려움까지 더한 경우에는 이를 극복하기도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노년층의 정서적 고립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나와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년층이 경제적 또는 정서적으로 고립되지 않도록 돌봐주거나 말벗을 해주는 등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노년층의 정서적 교류와 유대 관계 형성을 위한 공동기숙사 운영 등의 정책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인들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업을 확대해 정서적 고립 문제 등도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루비최종일기자
동절기 취약계층인 인천지역 거리 노숙인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인천시는 지난달 동절기 노숙인을 보호할 대책을 발표했지만, 실태조사를 위한 인력 확충 등의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역 내 관리대상인 노숙인은 118명이다. 시는 이들을 위해 쉼터와 일시보호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노숙인들이 밀집한 현장에서는 입소방법은 물론 시설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노숙인이 대부분이다. 가을비로 기온이 영상 1도까지 떨어진 지난 9일 저녁 8시께 부평역사 안. 노숙인 A씨(50)가 급하게 역사 안으로 몸을 피하고 있다. A씨는 밖에 있는 이불이 다 젖어 역 안으로 들어왔다며 날이 계속 추워지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주안역광장 앞 버스정류장에서 추위를 피하던 B씨(66)도 연신 옷깃을 여민다. B씨는 쉼터나 보호소가 있다고는 하는데, 어디가서 신청을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오늘은 정류장 벤치에서 자려한다고 했다. 현행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노숙 등을 예방하고, 노숙인 등의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 또 보호와 재활 및 자활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노숙인 등의 사회복귀 및 복지를 향상시킬 책임이 있다. 노숙인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을 찾아내 지자체의 보호체계 안으로 인도할 실태조사 인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천에는 이 같은 역할을 할 거리상담원이 단 1명 뿐이다. 1명의 노숙인이 기존 노숙인을 대상으로한 상담과 새로운 노숙인 발굴까지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서울시는 서울역과 용산역 등 주요 노숙인 출몰 지점에 매일 60명의 거리상담원을 배치해 상담한다. 또 혹한기를 앞두고는 거리상담원을 충원해 80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천의 인구를 생각하면 1명의 상담원으로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도울 수가 없다며 노숙인들이 스스로 자활을 하긴 어렵기 때문에 거리상담원의 역할은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거리상담원은 내년에 추가로 1명 더 늘릴 계획이라며 사회서비스원을 활용해 노숙인 실태조사를 하고, 촘촘한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김지혜한명오기자
인천지역 내 각종 재개발 사업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율이 13.4%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박성민 시의원(계양4)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정비사업 지역 건설업체 참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 내 82개 재개발, 재건축,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사업 중 지역 건설업체가 참여한 사업은 11곳(13.4%) 뿐이다. 이마저도 지역 업체가 100% 참여한 곳은 학익2 재개발, 삼산부영 재건축, 가좌라이프 재건축, 전도관 재개발, 가좌진주1차 재건축, 도화4 재개발 사업 등 6곳에 그친다. 나머지 산곡 재개발, 부평4 재개발, 서운 재개발, 숭의3 재개발, 효성1 재개발 등 5곳은 공동도급 방식을 적용해 지역 업체 참여율은 45%에 머문다. 이날 시의회 제275회 제2차 정례회 건설교통위원회의 도시재생녹지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지역 업체의 저조한 참여율에 대한 질타가 나왔다. 박 시의원은 인천은 지역업체 참여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며 지역 건설업체 사이에선 다른 지역은 이 정도로 지역 업체가 외면받지 않는다는 원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에서 용적률 상향 등 제도적 차원에서 지역 건설업체 참여율을 높일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존수 시의원(남동2)도 이대로라면 대형 건설사들이 인천을 봉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 공사에 지역 업체를 참여시키지 않으면 사업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역건설업체들이 지역 개발사업에 참여하도록 군구와 긴밀히 협조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최도수 도시재생녹지국장은 바로 관련 협회와 사업시행자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논의하겠다며 직접 관여하기 어려운 하도급 등도 군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수기자
인천 중구 월미도에 오는 2024년 수도권 최초의 국립해양문화시설인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들어선다. 해양수산부와 인천시는 10일 월미도 갑문매립지에서 인천해양박물관 착공식을 했다. 이 자리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 박남춘 시장, 신은호 인천시의회 의장, 홍인성 중구청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해양박물관은 1천67억원의 사업비를 통해 지상 4층 규모(1만7천318㎡)로 지어진다. 개관 목표는 2024년이다. 개관 이후에는 매년 12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인천해양박물관이 문을 열면 바다를 통해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 시간과 공간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해양문화 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훈기자
인천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의 60%가 서울시와 경기도로 빠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가 인천에너지공사를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인천시의회 산업경제위원회가 시 환경국을 대상으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동주 시의원(서4)은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의 60%가 서울과 경기도로 가는 반면 인천에서 자체 사용하는 전력은 40%에 불과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임 시의원은 서울과 경기도와 전력 요금체계도 같지만 발전소에서 나오는 비산먼지 등의 환경 피해는 고스란히 인천시민들이 보고 있다며 이 같은 에너지 문제를 맡을 인천에너지공사를 빨리 설립해야 한다고 했다. 유훈수 환경국장은 인천은 자체 에너지 수입원이 없어 아직 에너지공사 설립을 하지 못했다며 화력, 해상풍력 발전 등의 입지가 좋은 만큼 에너지 사업에 지분 참여해 수입원을 확보하는 등 공사 설립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또 이날 건설교통위원회는 도시재생녹지국 행감에서 도시재생의 의미를 재정의해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인천만의 특화한 도시재생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존수 시의원(남동2)은 개항장 이후의 근대적 의미의 지역이 원도심이라며 이는 인천의 정체성인만큼 중요한 원도심을 제대로 재생하려면 시에서 이 원도심과 구도심의 차이를 구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직속 시민 중심 도시재생정책협의회가 이 역할을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유세움 시의원(비례)은 현재 재생사업은 우리가 생각하는 재생사업과는 결이 다르다며 시민이 원하지 않는 방향의 재생이 이뤄지다보니 차라리 재개발을 바라는 주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개발만 이뤄지면 일조권도 확보 안되고 주민 불편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으니 시너지를 일으켜 효과를 거둘 사업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최도수 도시재생녹지국장은 재생사업은 주거지 밀집 지역, 상업 지역 등 다양한 환경을 가진 곳들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라며 사업들을 잘 검토해 실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민수이지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