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약국에서는 손발톱 무좀 치료를 위한 항진균제의 처방을 많이 접하게 된다. 진균(fungus)의 세포막은 사람들의 콜레스테롤과 유사한 에르고스테롤(ergosterol)이다. 혈관에 쌓이면 나쁘지만, 콜레스테롤이 없으면 사람은 세포막을 만들 수 없다. 항진균제의 원리는 진균(곰팡이)의 세포막 요소인 에르고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균주의 파악이 우선 되어야 한다. 주로 효모(yeast) 즉 칸디다균과 피부 사상균 이 두 가지다. 진단은 사상균인지 효모 즉 칸디다균 인지 혹은 어떤 진균과도 무관한 질환인지의 판단이 우선 필요하다. 피부나 점막에 사용되는 경구용 항진균제는 3종류다. 피부 사상균에는 테르비나핀 (Terbinafine),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e)이 추천되고 있다. 테르비나핀의 유명한 브랜드는 라미실이다. 연고도 있고 1일 1정을 6개월 복용하는 정제도 있다. 이트라코나졸은 상황마다 복용법이 다르지만 6개월 이상도 복용이 필요하다. 효모균에 사용하는 항진균제는 사상균에도 치료가 가능한 이트라코나졸(itraconazol)과 플루코나졸(fluconazol)이다. 플루코나졸은 효모균에 처방하는 첫 번째 선택 약물이다. 플루코나졸의 대표적인 상품명은 디푸루칸이다. 1주일에 50mg을 3캅셀이나 150mg 1 캅셀을 단 1회 복용하는 약물은 모두 플루코나졸이다. 손ㆍ발톱 항진균제는 6개월 정도의 충분한 기간으로 복용하는 약물이어서 복약 순응도가 좋지 못하다. 그래서 간혹 간편성만 강조하여 주 1회 요법 항진균제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듯 복약 편의성만 강조하다보면 정확한 균주 파악이 안 되어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 복용 후에도 증상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병원이나 약국에서 상담 후 추가적인 검사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다시 받아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박정완 약사
모든 수술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 어느 부위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정확하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의료계에 인공지능이 결합한 로봇이 속속 등장하면서 의료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의료용 로봇들은 암 덩어리를 제거하거나 흉부 수술에 필요한 레이저 점을 찍을 때 활용되는 식인데, 인간이 직접 나설 때보다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어떻게 사람 몸을 기계에 맡기나하는 우려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한 민간 의료재단이 개발한 로봇수술기에 대해 제조 허가를 승인했다. 대기업 등의 지원 없이 병원급 단위에서 이뤄낸 최초이자 유일한 성과다. 로봇수술기는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봤다. 수원 장산의료재단 이춘택병원과 (주)이춘택의료연구소는 새롭게 개발한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 닥터 엘씨티(Dr. LCT)를 활용해 지난 6월 첫 수술에 성공했다. 앞서 2002년 국내 최초 로봇 인공관절 수술용 로봇인 ROBODOC(로보닥)을 도입해 수술에 성공한 뒤 19년 만에 이뤄낸 우수 성적표다. 닥터 엘씨티는 올해 6월 식약처로부터 자동화 시스템 로봇수술기 제조 허가를 획득했다.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적합(GMP) 인증도 얻었다. 4년여간 전기기계, 전자파, 성능 등 각고의 안전 테스트를 거듭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로보닥 팔이 5축인데 반해 닥터 엘씨티는 7축으로 돼 있어 보다 자유롭고 세밀함 움직임이 가능하단 특징이 있다. 이전엔 접근하지 못했던 수술 부위까지 절삭이 원활해 최소침습수술(MIS)에 특화됐다. 그동안 의료용 로봇시장은 해외 대기업이 선점, 외국인 체형에 맞게 설계돼있던 상황이었다. 닥터 엘씨티는 한국인 체형에 맞는 로봇으로 개발됐다. 외국인보다 한국인의 뼈가 더 얇고 작은 특징 등이 반영됐다.절삭 시간을 단축해 수술 시간도 줄이면서 환자의 회복이 빨라지고 출혈량과 감염률도 낮춘다는 특징이 있다. 이춘택의료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줄이기 위해 20여년간 축적한 1만5천건의 임상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술 구현에 성공했다. 장차 이 로봇은 수출을 목표로 한다. 이건아 이춘택의료연구소 대표는중소기업과 다름없는 우리 연구소에서 식약처 허가를 받기까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수년간 주변에서도 부정적 얘기만 했었는데 결국 성공해내 자부심이 크다며 순수 국내 기술로 새로운 버전의 수술용 로봇을 선보인 만큼 의료산업발전에 보탬이 되길 바라며 향후 수출도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환 병원장 역시 우리 병원의 풍부한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전했다. 이연우기자
허동범 연세스타병원장 휴가철 장시간 운전 시 손목과 엄지손가락 부근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염증으로 인한 손목건초염, 의학용어로는 드퀘르뱅 증후군이다. ■ 휴가철 특히 유의증상 잘 살펴야 손목 통증 질환은 대부분 힘줄과 힘줄집에 발생하는 염증성 또는 퇴행성 과정으로 유발된다. 손목터널증후군과 유사하지만 다른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드퀘르뱅 증후군 환자는 12만1천286명으로 6~7월에 가장 많았다. 방심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은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는 분들이 많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많은 분이 통증으로 찾아오시는데, 이미 드퀘르뱅 증후군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다고 전했다. 증상은 엄지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는 젓가락질, 양치질 등과 같은 동작이 힘들거나, 손목과 엄지손가락의 통증, 손목 주위의 붓기나 열감 등이 나타난다. 엄지손가락을 다른 4개의 손가락으로 감싸 쥐는 형태로 주먹을 쥐고 아래쪽으로 꺾을 때 통증이 있다면 드퀘르뱅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 치료와 스트레칭으로 예방해야 치료 방법으로는 손목과 손가락에 힘을 주는 일을 줄이는 고정치료와 소염진통제와 같은 약물치료, 프롤로 주사,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등으로 염증을 가라앉혀야 한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6주 이상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되면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미세 내시경 유리술은 기존의 절개 수술보다 장점이 많다. 당일 수술 및 퇴원을 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적다. 허동범 병원장은 병원 치료와 함께 손과 손목을 펴주는 스트레칭을 자주 하면 통증완화와 예방에 좋다고 당부했다. 정자연기자
19일 오후 한바탕 소나기가 지나간 수원시 하늘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등장, 시민의 눈길을 끌고 있다. 조주현기자
복지관 관장 시절, 급한 업무를 마무리하면 하릴없이 들리는 곳이 있었다. 바로 복지관 1층에 위치한 어린이집이었다. 특히 영아반에 자주 들르곤 했었다. 다소 나이가 있는 유아반은 수업으로 필자의 존재가 자칫 방해될지도 몰랐다. 그래서 교육보다는 돌봄이 중시되는 영아반을 택했다. 한 손길이라도 아쉬운 담당 교사의 수고를 덜어주려는 나름의 목적도 있었으나 이 시기 아이들이 전혀 꾸밈이 없이 예쁜 까닭이 가장 컸었다. 험상궂은 필자의 모습에 처음 영아반 아이들이 상당히 경계를 했었다. 심지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의 낯가림에도 줄곧 영아반에 들러 아이들을 지분거리며 상당 시간을 보내곤 했다. 격려하는 의미로 뒤통수를 쓰다듬어 주기도 했으며, 갑작스레 우는 아이를 안아 달래기도 했었다. 아이들과 어느 정도 친해진 이후 기억나는 한 장면이 있다. 한참 신나게 놀고 있는데 한 아이가 문을 가로 막아섰다. 그리고 한 마디, 아저씨 가지마! 우리랑 계속 놀자. 너무도 순진한 한 아이의 프러포즈에 그날은 다른 날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아이들과 놀았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관장이었던 필자는 어린이집에서 한 전문 프로그램을 진행했었다. 바로 동네 아저씨와 친해지기 프로그램이었다. 모든 아저씨를 잠재적 성추행범(?)으로만 몰아가는 요즘, 사실 아저씨의 본래 모습이 다름 아닌 옆집 아빠라는 것을 실제 경험을 통해 알려줬다. 그리하여 자라나는 세대와 또 어느 정도 세월을 살아온 세대 사이의 세대 통합도 지향했었다. 요즘 어린이집에는 CCTV가 의무적으로 설치돼 있다. 물론 그 필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CCTV 속 누군가의 까다로운 눈초리에 의해 필자의 동네 아저씨와 친해지기 등과 같은 비계획적 프로그램은 그 시도조차 불가능하지 않을까 우려할 뿐이다. 예전 명문가의 교육으로 격대교육(隔代敎育)이 있었다. 집안 아이들을, 살림살이로 분주한 부모 세대가 아니라 삶의 경륜으로 여유 있는 지혜를 갖춘 조부모 세대가 교육했었다. 피붙이의 교육이기에 의당 책무성이 높은 명품 교육이었다. 또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구체적 일상에서 이뤄지기에 그 내용도 포괄적이고 실용적이었다. 핵가족이 대세인 요즘 가족 내 격대교육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어르신들이 동네 아이들의 교육에 참여하는 더 넓은 수준의 격대교육은 어떨까. TV의 연예인급 아이들만 친애하지 말고 동네 구석구석에서 실제 아이들을 만나서 피붙이마냥 예뻐하고 그 교육에 일조하는 동네의 격대교육을 제안하는 것이다. 과거의 격대교육을 그대로 되살리자는 고루한 주장이 아니다. 격대교육의 기본 정신과 내용을 오늘의 교육에서 상당 부분 차용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 복지관에서 필자가 진행했던 프로그램이 바로 격대교육의 하나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것이다. 이계존 성남 산성동복지회관 관장/수원여대 사회복지학과 학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