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회 의정24시-의정MIC] 건설교통위 박정숙 시의원 “제물포고 이전하고 교육복합단지로 무마?”

인천 중구에 있는 제물포고등학교는 1954년에 개교해 87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인천의 명문 고등학교이다. 하지만 지난 3월 인천시교육청은 신도시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하고 원도심 교육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에서 제물포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고 그 부지를 교육복합단지로 조성하겠다고 갑작스럽게 발표했다. 시교육청의 발표 이후 제물포고 인근에 사는 주민을 비롯해 중동구 및 구의회, 시민단체가 연이어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중구가 자체적으로 한 8차례의 주민간담회에서 절대다수의 주민은 반대한다고 했고, 시교육청이 중동구 지역 학부모소통위원회와 한 간담회에서도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왔다. 이러한 시교육청의 발표는 매우 유감일 수밖에 없다. 시교육청은 지난 2003년과 2011년 제물포고 이전을 추진했지만 원도심의 슬럼화공동화를 우려하는 주민의 반대로 철회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제물포고 이전 계획을 발표한 것은 시교육청이 지역 주민을 완전히 무시하고 외면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또 시교육청에서는 제물포고 이전에 대한 대안으로 교육복합단지 조성을 내놨는데 대안으로서 과연 적절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제물포고 이전 문제와 교육복합단지 조성을 별개의 사안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복합단지가 제물포고의 이전으로 인한 단순한 지역주민 달래기 방편이 아니라 실제 수요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복합단지 조성과 관련해 기본용역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그곳에 들어오는 기관이나 시설이 어떤 영향과 효과성이 있는지를 전혀 검증하지도 않았다. 지역을 대표하는 고등학교를 타지역으로 이전시키고 그곳을 교육복합단지로 조성해도 교육 공동화를 해결하는 대안은 결코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역경제가 활성화할 것이라는 주장도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시교육청은 이 모든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와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숙의과정이 없이 진행한 것에 대해 비판을 받아야 한다. 시교육청은 제물포고 이전 계획을 발표하기 전에 사전 주민설명회와 같은 의견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았고, 심지어 이 문제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제물포고 재학생학부모와의 간담회조차 하지 않았다. 과거 축현초등학교, 인천여자고등학교, 박문여자고등학교 등의 학교들이 타지역으로 이전함에 따라 그 지역의 아이들과 재학생들은 심각한 교육 불평등에 직면해야 했고 주민들은 큰 피해를 감내해야 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의 중요 정책 기조가 원도심 균형발전임에도 학교를 학령인구 감소라는 수학적인 논리로만 접근해 신도시를 위한 정책만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 많은 원도심의 학교들이 신도시로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물포고까지 신도시로 이전한다면 지역사회에서 느끼는 상실감은 더욱 클 것이다.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대한 교육은 결코 경제성과 효율성의 논리로 접근하지 않아야 한다.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고등학교가 역사성과 지역성을 함께 지키면서 또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함께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삼성전자 모든 사업장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전세계 업계 최초

삼성전자가 3일 전 세계 반도체업계 최초로 전 사업장에 대해 영국 카본트러스트의 탄소물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았다. 카본 트러스트는 영국 정부가 지난 2001년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 감축방안 등의 목적으로 설립한 친환경 인증기관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5개(기흥화성평택온양천안), 미국 오스틴, 중국 3개(시안쑤저우톈진) 등 총 9개 사업장에 대해 탄소, 물, 폐기물 저감 인증을 받고 트리플 스탠다드 라벨을 취득했다. 트리플 스탠다드는 3년 간 사업장의 탄소 배출량 3.7%, 물 사용량 2.2%, 폐기물 배출량 2.1% 등을 줄이고 각 분야 경영체제에 대한 종합평가기준을 만족한 기업에 수여된다. 삼성전자는 2018~2019년 각 생산공정에서 사용배출되는 평균량 대비 지난해 탄소ㆍ물ㆍ폐기물을 각각 9.6%, 7.8%, 4.1% 줄여 기준을 만족했다. 라인에 입고되는 제품 포장기준을 수립해 골판지 사용량, 비닐 포장 횟수, 노끈 묶음 횟수 등을 줄여 일회용 포장재 배출량도 감축했다. 일반 사무실에서 나오는 재활용품의 분리배출 체계도 개선하고 올바른 분리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비헹분섞(비우고, 헹구고, 분리하고, 섞지 않고) 캠페인을 벌이는 등 폐기물 저감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지난해 생산량 기준 환산 시 3만5천752t의 폐기물이 감축됐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지속가능경영사무국 전무는 기후변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탄소, 물, 폐기물 분야에서 수십 년간 다각도로 노력해왔다며 초미세 공정 기반 저전력 반도체, 친환경 수처리를 통한 지역 생태계 복원, 온실가스 저감 설비 개발 등으로 반도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강한수기자

안양 안양9동 ‘두루터’ 안봉규 사장 “어려운 이웃 돕고 사는 게 도리”

이웃들에게 도움 받은 것 중 일부만 돌려드리는 건데 자랑할 만한 게 어디 있나요? 10년 전부터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에서 만두전골 전문점 두루터를 운영하는 안봉규 사장(66). 그는 지역에서 소리ㆍ소문없이 주위에 어렵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남몰래 도와온 숨겨진 의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의 봉사는 안양9동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하기 시작한 4~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해마다 12월이면 20kg짜리 쌀가마 50포대든, 10kg짜리 100포대든 총 1천kg의 쌀을 행정복지센터에 기탁해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식당 매출이 반토막이 났지만 봉사를 멈출 수는 없었다. 그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 때문이다. 지난해 3월에는 다시 남몰래 현금 100만원을 이웃에 전달했다. 이를 어떻게 알았는지 최대호 안양시장은 요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 귀하께서 보여준 기부와 후원이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힘이 됐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안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에 매달 10만 원씩 기부를 해오고 있다. 그의 사회봉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안씨는 10년 전에 아내를 따라 천주교 신자가 됐다. 천주교 신자인 아내의 권유로 성당에다니기 시작한것이다. 천주교 신자가 된 이후에는 수리산 성지에 매달 10만 원의 봉헌을 이어오고 있다. 성지 관계자는 매월 1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성지를 위해 10년간 봉헌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면서 안씨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는 충남 공주 태생으로 한식ㆍ양식 조리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1970년대 유신정권 시절, 정계의 거물들이 자주 드나들던 서울 종로의 한 양식당에서 일을 배웠다. 그런 안씨가 안양에 터를 잡은 건 동안구 호계종합시장에서 방앗간을 하던 작은 누나를 따라서다. 1990년대 중반 그는 호계시장에서 가장 유명했던 세창 정육점을 오랫동안 운영했었다. 당시 그는 충남 홍성, 광천 등을 가리지 않고 전국의 우시장을 찾아 다니며 한우 암소만을 고집했다. 정육점의 차가운 냉장고를 들락거리다 몸이 상한 그는 잘 나가던 가게를 직원에게 넘기고 지난 2012년 안양9동에 두루터를 열었다. 요리사 경력에 정육점까지 운영했던 경험이 우러난 그루터의 음식 맛은 금새 입소문을 탔다. 가게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는 봉사를 하는 원천은 안양시민이라고 말한다. 안씨는 지역사회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장사가 잘 됐고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사는 게 사람의 도리 아닌가 싶다며 겸연쩍게 웃어 보였다. 안양=한상근ㆍ노성우기자

‘보복운전’ 아워홈 구본성 부회장,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항의하는 운전자를 차로 밀친 혐의를 받는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주진암)는 3일 특수재물손괴 및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 대해 이 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후 정차를 요구해도 무시했고,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피해 차량을) 따돌리려 계속 진행(운전)하다 따라잡혔음에도 다시 달아나려 했다며 가로막는 피해자를 차로 충격해 상해를 가하는 사고를 야기했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의 정도가 무거워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벌금형 이외에 다른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고려해 징역형보다 처벌의 엄중함을 깨워주게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5일 낮 12시35분께 서울 강남구의 도로를 운전하던 중 피해자 A씨의 차량이 끼어들자 차를 추월한 후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아 A씨 차량을 파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범행 직후 구 부회장은 도주했고, A씨는 구 부회장을 추격했다. 이후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의 한 지하주차장에서 구 부회장 승용차를 가로 막은 A씨는 경찰에 신고했으니 도망가지 마라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자신의 차를 운전해 A씨의 배와 허리를 쳤다. 또 구 부회장은 손으로 차를 막는 A씨를 무시한 채 계속 운전을 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구 부회장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민현배기자

[2021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14. 파주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

작지만 충실하네요.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을 함께 둘러 본 지인의 소감이다. 파주 헤이리에 자리 잡고 있는 벽봉 한국장신구박물관 상설전시실에 들어서면 궁중유물박물관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박물관에서 옛사람들도 몸치장에 관심이 많았다는 사실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신라와 고려는 물론 유학을 신봉한 조선의 왕과 양반사대부들까지 장신구를 애용했다는 사실에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읽는다. 옥은 몸을 치장하는 장신구의 주재료였다. 옛사람들이 옥을 얼마나 귀하게 여겼는지 알려주는 유물이 있다. 경주 황남동과 노서동에서 출토된 신라 금관은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장엄한 구성미를 갖춘 유물로 꼽힌다. 출(出)자 모양의 세움장식과 사슴뿔 모양을 뒤에 덧붙인 금관을 장식하는 것은 바로 굽은 청옥과 비취옥, 옥구슬이다. ■옥공예와 매듭에서 한국미를 발견하다 옛사람들이 돌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으로 옥을 꼽았을 뿐 아니라 옥을 몸에 지니면 좋은 기운을 받고 잡귀를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일까, 경주 천마총에서 출토된 유물의 7할이 옥 종류의 구슬이다. 옛사람들은 옥의 은은한 광택을 인(仁), 투명하고 맑은 빛깔을 의(義), 두드리면 나는 맑은 소리를 지(智), 깨져도 굽히지 않는 성질을 용(勇), 예리하지만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을 엄(嚴)이라며 옥의 오덕(五德)을 찬양했다. 오덕을 갖춘 황옥(黃玉)으로 왕의 권위를 나타내는 옥새를 만들었다는 사실에서 이러한 관념을 확인한다.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자리한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관장 김영희 신옥순)은 옥을 갈고 다듬어 유물을 되살려내고 전시를 통해 우리 옥공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곳이다. 박물관에서 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현대까지 이어지는 옥공예 장인들의 예리한 눈길과 섬세한 손놀림, 그리고 사명감과 자부심을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것은 설립자 벽봉 김영희 선생이 경기도 무형문화재 18호 옥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듭 전수자인 부인 신옥순관장은 김 옥장의 옥공예 작품을 소재로 매듭을 연구하며 지도하고 있다. 부부가 합심해서 운영하는 박물관답게 전시물도 옥공예와 매듭이 중심이다. 유물 재현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작업이 철저한 고증인데, 안지원 학예연구사는 먼지 쌓인 문헌을 뒤져 관련기록을 찾아내고 분석하여 옥장이 재현하는 작품에 힘을 싣고 있다. 신라 금관에서 보듯 한국은 물론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서도 일찍부터 옥을 가공해 장신구로 활용해왔다. 대만을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대만국립고궁박물관에서 취옥배추를 보며 장인의 솜씨에 감탄했던 기억을 떠올릴 것이다. 그처럼 옥으로 배추의 빛깔과 모양을 생생하게 표현해 낸 유물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한국의 옥공예도 중국에 못지않았다는 사실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 옥공예의 수준과 품격이 얼마나 높은 지를 한국장신구박물관을 둘러보면 이내 깨닫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옥공예의 특징은 무엇일까? 천연재료 자체의 자연스러움과 여백을 살리는 한국적 미가 담겨 있지요. 안 학예연구사는 옥공예에서 발견되는 한국의 미를 여백과 자연스러움이라 풀이한다. ■왕실의 위엄과 권위를 보여주다 2014년에 문을 연 벽봉한국장신구박물관은 속이 꽉 찬 배추 같다. 1층 전시관에 들어서면 창가에 진열된 보석 원석들에 눈길이 쏠리기 마련이다. 원석의 표면을 다듬은 것들이다. 박물관에 있는 대부분의 원석들은 일반 관람객들의 눈에는 평범한 돌덩어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청산 속에 묻힌 옥도 갈아야만 광채나네라는 학도가의 가사처럼 옥은 갈고 다듬어야 비로소 빛나는 보석이다. 지하1, 2층에 있는 상설진시실과 기획전시실을 둘러본다. 조선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는 어보와 옥책, 대한제국 왕실에서 사용된 궁중 장신구와 패물에서 장인의 숨결이 느껴진다. 1991년 4월 한ㆍ일 간에 체결된 영왕가에 유래하는 복식 등 양도에 관한 협정에 의해 반환 받은 유물들이다. 영왕과 영왕비의 옥대, 규(圭), 대삼작노리개[佩], 동자삼작노리개, 대봉잠(大鳳簪) 등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하고 있는 영친왕 일가의 유물을 김영희 옥장이 복원ㆍ복재한 것이지만 왕실의 품격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이름도 생소한 규는 옥으로 만든 홀을 말한다. 관복을 갖춘 신하가 손에 드는 홀은 임금께 여쭐 말씀이나 이르시는 말씀을 붓으로 기록했다가 지울 수 있게 만든 필기도구라는 사실은 알 것이다. 옥으로 만든 규와 상아나 나무로 만든 홀의 차이는 무엇일까? 규는 나라를 맡아 다스리는 제왕과 제후의 표상으로 홀과 달리 끝이 모가 나 있다. 이처럼 규는 대한제국을 상징하는 유물이다. 기획전시실도 상설전시실 못지 않게 볼거리가 풍부하다. 박물관에서는 선비, 미와 예를 말하다(2016)를 시작으로 경기도와 파주시에서 시행하는 지역문화예술 플랫폼사업을 통하여 매년 한두 차례의 기획전을 열고 있다. 왕실혼례, 장신구로 꽃피다(2017), 금자동아 옥자동아?어린이한복과 장신구(2018 봄), 왕실 옥공예 파주에 머물다-경기도 무형문화재 옥장(장신구) 제18호 벽봉 김영희전(2018 가을), 영롱하게?레트로 장신구 전시회(2019), 女人, 허리에 차다?조선시대 여성장신구(2020 봄), 남자, 허리에 차다?조선시대 남성장식류(2020 가을)를 통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어진(御眞), 초상화, 풍속화, 사진 등에 나타나는 조선시대 왕실의 옥대, 어도, 장도와 같은 장식류와 사대부의 각대, 사대 등의 허리띠와 안경집, 장도, 주머니와 같은 장식류를 재현하여 전시했다. 왕실의 남성들은 백옥, 비취 같은 옥을 즐겨 사용했고 사대부들은 물소뿔, 호박, 상아 같은 재료를 주로 사용했다. 왕실과 문무백관의 품계를 장식류로 나타내며 멋과 풍류를 즐겼던 조선의 남성 문화를 조명한 자리였다. 전통장신구에 대한 연구와 무형문화재의 기술을 융합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전시하는 것이 우리 박물관의 자랑입니다. 안 학예사와 함께 안내를 돕던 김소미 교육사의 목소리에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문방제구, 무형문화재와 함께 하다 2021년 지역문화예술 플랫폼 육성사업으로 기획된 문방제구文房諸具, 무형문화재와 함께하다전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벗이라 불리는 문방제구를 현대의 무형문화재의 손길로 재탄생된 작품들과 함께 전시하고 있다. 4인의 무형문화재가 뜻을 모아 실용성에 아름다움을 더해 문방제구의 공예적 가치와 정체성을 표현한 것으로 11월28일까지 진행된다. 사기장(백자, 경기도무형문화재 제41-1호) 서광수, 두석장(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64호) 박문열, 옻칠장(서울시무형문화재 제1호) 손대현, 옥장(경기도무형문화재 제18호) 김영희 4인이 참여했다. 옥석, 두석, 백자, 나전칠기로 만들어진 공예품에 선비의 기개와 아취가 담겨있다. 문방사우로 선비들의 곁을 지켰던 붓, 벼루, 먹, 종이를 비롯해 연적, 필세, 문진, 필통 같은 소형 기물에서 꼿꼿하고 단아한 조선 선비들의 풍모를 엿볼 수 있다. 문방구를 벗[友]이라 부르며 가까이 했던 선비들의 맑은 정신까지 느낀다면 금상첨화이겠다. 전시에 대한 문의는 박물관(031-949-0848)으로 연락하면 된다. 박물관 1층에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도 인기가 많다. 천연원석과 간단한 매듭을 이용하여 팔찌, 반지, 목걸이 팬던트 등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상설 체험프로그램은 누구나 참여 할 수 있지요. 박물관 관계자는 기획전과 연계한 전시연계 프로그램과 교육 사업을 통한 단체 체험프로그램도 운영하여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알려준다. 옥과 매듭은 한국인의 섬세한 손길과 여백의 미의식을 드러내기에 좋은 소재임에 틀림없다. 한국장신구박물관이 있는 파주 헤이리에는 한향림옹기박물관이나 블루메미술관처럼 흥미로운 박물관과 멋진 미술관이 가득하다. 김영호(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