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60년 만에 ‘철거’ 첫걸음

60년 넘게 도심 속 흉물로 남았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가 변화를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수원시의 소방도로 개설 사업으로 일부 업소가 철거되면 여성인권사업 등을 추진하는 거점 공간이 마련될 전망이다. 2일 오전 10시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선 석면 제거 작업이 시작됐다. 앞서 시는 2018년 8월부터 집결지 내 좁은 골목에 폭 6m의 소방도로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해왔다. 2년 6개월에 걸쳐 건물주, 영업주 등과 보상 절차를 마무리 짓고 이날 첫 공사에 나선 것이다. 시공 인력과 감리, 농도 측정 담당 등 10명은 새하얀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하고 업소 내부로 들어섰다. 빨간 불이 꺼진 업소 안에는 종사자가 손님을 기다리던 의자와 화장품, 옷가지, 인형 등이 널브러져 있었다. 공사를 지켜보던 종사자 A씨(38ㆍ여)는 이번에는 정말 이곳이 사라지려나 싶다며 막막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무슨 기분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다리를 놓고 슬레이트 지붕 위를 오르내리던 작업자 B씨(55)는 소방도로를 만드는 구간의 처음과 끝에 장미꽃 벽화가 그려져 있다며 이곳에 있는 모두에게 장밋빛 미래가 찾아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 중이라고 했다. 석면 제거에 이어 오는 6월 건물 철거를 마치면 지하 매설물 공사가 진행된다. 올해 안에 소방도로 개설을 완료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도로가 들어서는 구간은 육교사거리 방면 도로 오른쪽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 진입로부터 업소가 몰려 있는 163m 구간이다. 이번 사업으로 업소 113곳(영업주 71명ㆍ종사자 250여명) 가운데 19곳이 철거된다. 완전 폐업 16곳, 부분 철거 이후 영업을 계속하겠다는 업소가 3곳이다. 업소가 사라진 자리엔 LED 가로등 7개소, CCTV 9개소가 설치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시는 보상 과정에서 집결지 내 필지 820㎡를 추가로 매입했다. 거점 공간을 마련하고 문화예술 및 여성인권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중점 추진되는 사업은 성매매 집결지 기록사업이다. 여성 인권이 침탈된 현장과 그 기록을 생생하게 보존함으로써, 미래 세대가 성매매에 경각심을 느끼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한다는 취지다. 철거 전 이주 단계부터 영업주, 종사자 등을 만나 기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상희 수원시 수원역가로정비추진단장은 단순히 일부 업소의 철거보다 그간 불법이 이뤄졌던 닫힌 공간이 밖으로 개방된다는 것에 큰 의의가 있다며 시 차원에서 사명감을 갖고 추진하는 사안인 만큼 올해를 변화의 기점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희준기자

김현수 ㈜형제군납 대표, 고아원 등에 매년 1천만원대 식료품 제공

과거의 힘들었던 경험이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됐습니다 김현수 ㈜형제군납 대표(49)는 20년이 넘도록 한결같은 나눔의 삶을 살고 있다. 충청북도 영동이 고향인 김 대표가 기부를 시작한 것은 25년 전 양주시 광적면 덕도리에 군부대 식료품 납품업체인 형제군납을 창업하면서 부터다. 창업과 함께 양주지역 고아원 등을 대상으로 매년 1천만원 상당의 식료품을 제공한 것이 나눔 활동의 첫 시작이었다. 이후 2012년 형제군납을 동두천으로 확장 이전하고부터는 기부의 양도 늘렸다. 전국총판(SLTS)으로 사세를 넓히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규모도 함께 늘린 것이다. 그는 동두천시청 인근 아동 보호시설인 애신아동복지센터에 아이들을 위한 과자, 음료, 빵 등 간식거리를 10여년째 후원하고 있다. 동절기에는 따뜻한 겨울나기를 돕고자 핫팩을 전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두천시 8개동 전역에 거주하는 저소득 홀몸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의 돌봄센터인 동두천 천사푸드뱅크와 동두천 야학에도 9년째 식료품을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 소요동 방위협의회장을 비롯, 동두천경찰서 교통행정발전위원회 위원, 경민대학 봉사회원 등 지역사회와 관련한 단체에 참여해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봉사활동에도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그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에 남다른 열정을 갖게된 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30대 초반이었던 지난 2004년, 태풍 매미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그의 고향인 안동 본가와 살림살이를 모두 집어삼켰다. 심각한 태풍 피해로 인해 일주일이 멀다하고 고향집을 찾았던 그는 당시 이웃들이 전해준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가슴 깊이 새겼다. 그는 심각한 태풍 피해로 막막했을 때 지역 각계각층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며 당시 느꼈던 이웃의 온정이 나눔을 실천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20여 년간 나눔을 실천해왔음에도 적시 적소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항상 아쉽다는 김 대표. 어려운 이웃과 호흡하고 함께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그의 작은 바람이 아름답다. 동두천=송진의기자

2ㆍ4 대책에도 수도권 집값 고공행진…광명 시흥 신도시 ‘냉각제’ 될까

정부의 다중 규제와 공급대책 발표에도 수도권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광명 시흥 7만호 신도시 계획이 집값 상승세를 누그러뜨릴 한 방으로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가격은(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 전월보다 1.17% 상승해 2008년 6월(1.80%) 이후 12년 8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집값은 작년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 전환한 뒤 12월 0.66%, 올해 1월 0.80%, 지난달 1.17%로 4개월 연속 상승폭이 커졌다. 경기도와 인천은 각각 1.63%, 1.16% 오르며 모두 4개월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다. 경기에서는 서울 인접 지역과 앞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GTX(광역급행철도) 라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 GTX 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3.92% 오른 것을 비롯해 역시 C노선이 지나는 의정부시(2.76%), C노선 연결 기대감이 있는 안산시(1.97%) 등 GTX 라인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도 GTX 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올랐다. 주택 전세도 전국 기준 17개월 연속 상승세가 계속됐다. 다만, 계절적 요인 등으로 1월 0.71%에서 0.64%로 상승폭은 줄었다. 경기도(0.76%0.87%)와 인천(0.82%0.92%)이 상승폭을 키우면서 수도권 전체로는 0.68%에서 0.72%로 오름폭이 커졌다. 이와 관련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작년부터 서울의 집값이 크게 뛰면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과 수도권으로 실수요가 몰리는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났고, 아직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지역에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광명 시흥 신도시를 통한 7만호 공급 계획이 그동안 오르기만 하던 집값을 진정시킬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가 봄 이사철을 앞두고 시장에 다시 강력한 주택공급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미 광명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커서 주변의 청약대기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도 광명의 경우 이미 서울권으로 볼 수 있어 수도권과 서울 서남부 지역의 주택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달 예고된 2차 택지 입지 발표의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완식기자

[법률플러스] 임금지급약정의 일부 무효

A법인은 문화원을 운영하며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아 직원들의 인건비를 지급해 왔다. 그러나 대표자 선정 절차의 문제로 인해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자, 새로 사무국장을 채용하면서 월급을 350만원으로 하되 당분간은 월 100만 원씩만 지급하고 추후 보조금을 다시 지급받으면 그때 밀린 급여 또는 나머지 월 250만원을 지급하겠다라고 설명한 뒤, 사무국장에게 임금으로 매월 1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보조금이 나오지 않자 결국 나머지 월 250만원 상당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무국장은 2년 만에 퇴직하면서 나머지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하급심은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그때 나머지를 주겠다라는 임금약정은 그 사실(보조금지급)이 발생하지 않으면 월 250만원의 임금지급 의무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로서 조건에 해당하고, 그 조건도 근로기준법 등에 반하는 무효 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면서 사무국장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보조금을 지급받으면 주겠다라는 약정은 부관이라는 법률행위에 해당하는데, 위 법률행위의 의미를 해석함에 있어서 양 당사자가 임금약정을 할 당시 부관에 표시된 사실(보조금지급)이 발생하지 않으면 채무(임금지급)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약정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조건으로 봐야 하지만, 만일 표시된 사실(보조금지급)이 발생한 때에는 물론이고 반대로 발생하지 않은 것이 확정된 때에도 그 채무(임금지급)를 이행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경우에는 표시된 사실의 발생 여부가 확정되는 것을 불확정기한으로 정한 것으로 봐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이미 월 350만원이라는 임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고 다만 위 부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제기(나머지 임금의 지급시기)를 유예한 것으로서 그 사실(보조금지급)이 발생한 때 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된 때에 지급기한이 도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와 더불어 대법원은 근로기준법 제43조에 의하면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해 지급하게 돼 있는데, 이는 사용자로 하여금 매월 일정하게 정해진 기일에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 전부를 직접 지급하게 강제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려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봤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해 무효이므로, 임금지급약정에 붙은 부관이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이라면 그 부관만 일부 무효가 되고, 나머지 임금지급약정은 유효가 된다. 이러한 논리에 따라 대법원은 위 사건에서 사무국장의 손을 들어줬다. 심갑보 변호사 / 법무법인 마당

고양 경기지역화폐 운영사 건강과일 메시지 오발송에 혼란

경기지역화폐 운영사가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 관련, 지역화폐 사용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잘못 발송, 일부 부모들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경기도와 경기지역화폐 운영사인 코나아이㈜는 지난달 중순께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의 지역화폐 사용기간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이용자 3만3천214명에게 보냈다. 이는 프로그램 프로세스상의 문제로 엉뚱한 문자 메시지가 전달된 것이다. 이를 믿고 연장을 신청한 이용자들은 애초 사용기간(지난달 16일 오후 6시)이 지나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잔여 지금은 모두 환수처리 됐다. 5세 유아를 키우는 고양 거주 A씨(52)는 아이에게 과일 사 줄 생각에 잠시 행복했었는데 허탈하다. 제대로 된 설명도 받지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는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확인, 내용을 바로 잡는 메시지를 보내고 연장 건수와 금액을 파악하고 있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 중이다. 배상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 사업은 지난해 9~11월 지자체로부터 양육수당을 받은 아동 19만5천명을 대상으로 아동 1명당 과일구입비로 4만500원씩을 지원하는 내용으로 규모는 80억원에 이른다. 고양=최태원기자

파주 쇼핑몰서 갑자기 숨 멈춘 아기…점원 대처로 무사 이송

파주 신세계 아울렛에서 생후 7개월 아기가 갑자기 숨이 멎는 사고가 났지만, 매장 직원의 빠른 대처로 무사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1일 오후 4시께 파주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한 매장에서 근무하는 A씨는 잠시 매장 밖으로 나왔다가 급박한 상황을 목격했다. 생후 7개월 된 아기가 갑자기 숨을 쉬지 않고 축 늘어져 있었고 부모와 주변 시민들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A씨는 바로 119에 신고하고 아기를 자신이 일하는 매장 안으로 옮겼다. 119 대원들이 오기만 기다리기에는 아기의 상태가 위중해 보였다. 입술과 얼굴이 파랗고 혀가 나왔으며 숨도 안 쉬고 있었다. 그는 과거 아동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할 때 배운 어린이 대상 응급처치 내용을 떠올리며 아기에게 심폐소생술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 A씨는 처음에는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봐 가만있으려 했지만, 상황이 너무 급박해 나설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약 2분간 조치하자 다행히 아이는 다시 숨을 쉬기 시작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후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관계자는 산소를 투여하고 심장 박동을 체크하며 병원으로 무사히 이송했다며 아기가 갑자기 의식을 잃은 원인은 병원의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