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등록 첫날 185명 ‘출사표’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D-15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후보 등록 첫날 경기인천지역 MG새마을금고에는 185명이 이사장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18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월5일 실시되는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에서 경기도는 94개, 인천은 49개 금고에서 이사장을 선출한다. 이런 가운데 이사장 후보 등록이 시작된 이날, 경기도에서는 81개 금고에 126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인천시는 41개 금고에서 59명이 입후보했다. 경기도 13개, 인천 8개 금고에는 첫날 등록한 후보가 없다.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후보자 등록 기간은 19일까지다. 후보자 등록을 원하는 자는 19일 오후 6시까지 관할위원회에 후보자 등록을 하면 된다. 선거인명부 열람은 19일부터 21일까지 가능하며, 오는 20일부터 공식적인 선거기간이 개시된다. 등록을 마친 이사장 선거 후보자는 20일부터 선거 전날인 3월4일까지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전화, 문자메시지, 정보통신망, 명함 배부 및 지지 호소는 물론 공보, 벽보 게시와 어깨띠, 소품 사용 및 소견 발표, 정책 발표도 가능하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오늘과 내일 각 금고의 이사장 후보자들의 후보 등록이 진행된다”면서 “조합원들의 많은 관심 속 공명한 선거가 치러질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 트렁크에 영아 방치 후 살해’… 40대 친부 항소심서 무죄

생후 10일된 아기를 차 트렁크에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40대 친부가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3-1부(고법판사 원익선 김동규 김종기)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023년 12월29일 연인 관계인 B씨가 병원에서 남자 아기를 출산하자 B씨와 공모해 지난해 1월8일 퇴원한 영아를 쇼핑백에 담아 차량 트렁크에 약 일주일간 방치해 저체온증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시신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해변 수풀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1심 재판에서 “친모가 퇴원하면서 피해자를 바로 입양 보낸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살해를 공모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피고인은 친모가 쇼핑백에 피해자를 넣어 차량 트렁크에 두고 그대로 방치하고 있음을 알았음에도 아무런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친모와 공모해 범행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내렸다. 또 B씨가 병원 화장실에서 피해자를 쇼핑백에 담은 후 병원을 나서 피고인이 기다리는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법정에서 “화장실 내 다른 여성으로부터 아이가 너무 운다는 항의를 받아 피해자 입을 손과 손수건을 막았다. 몇 번 하니까 아이가 울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해 영아가 이미 병원 퇴원 당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판단했다. 한편 A씨 공범으로 기소된 B씨는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수원고법은 이를 기각했다.

평택 빌라서 숨진 이주노동자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

평택경찰서는 지난 16일 평택 청북읍에 한 빌라에서 숨진 인도네시아 국적의 20대 근로자 A씨의 사인이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구두 소견을 받았다. 18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6일 평택 청북읍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도네시아 국적 20대 A씨의 사인은 부검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부검 구두 소견을 받았다. A씨는 지난 16일 오후 7시12분께 평택시 청북읍에 위치한 빌라 건물 4층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소방당국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같은 방에 있던 인도네시아 국적의 동료 B씨는 의식 저하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숨진 A씨는 사고 당일 오전 복통과 구토, 두통 등 증상으로 동료와 함께 병원에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첫 발견은 C씨가 외출 복귀 후 쓰러져 있는 A씨, B씨를 발견해 회사에 관계자에게 보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가스안전공사 확인 결과 가스 누출 흔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소방 당국의 일산화탄소 농도 측정에서도 허용 농도 50ppm 이하인 40ppm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숨진 A씨의 1차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구두 소견이 나옴으로써, 경찰은 관계기관과 함께 정밀 감식을 통해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최도현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신임 회장 취임…“국제 비즈니스 강화”

최도현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신임 회장이 취임, 국제 비즈니스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는 18일 인천 송도센트럴파크호텔에서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 제 11대&12대 회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최 신임 회장은 대원인물㈜ 대표로, 오는 2027년까지 회장직을 맡는다. 최 신임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인천시와 인천테크노파크, 코트라 등 여러 기업 지원 단체와 긴밀하게 협조해 국제 비즈니스 강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영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 지원시책 설명 및 활용, 회원사 언론 소개, 지역 경제 현장 파악 및 기관과의 정책 건의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즐겁고 보람찬 시간들로 회원 상호 간 유대가 깊어지고 단합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직 수출을 하지 않는 회원사와도 정보와 비전 및 경험을 공유, 수출을 통해 사업 다변화를 이루도록 돕겠다”고 했다. 취임식을 마친 뒤 김영훈 제11대 회장의 이임식도 열렸다. 김 전임 회장은 “믿고 격려해 준 회원들 덕분에 부족하지만 무사히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며 “해마다 불투명한 경제 전망을 들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그때마다 힘을 합쳐 난관을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늘 ‘나가자 세계로, 우리는 무역인’이라는 슬로건을 되새기며 자부심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수출경영자협의회는 수출지원 유관기관과 회원 상호 간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시장 판로개척, 경영, 기술, 자금, 마케팅에 대한 정보교류를 하는 자생단체다. 기업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만종의 클로즈업] 문제는 사법의 중립이다

12·3 비상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탄핵 논란은 단순한 정치적 대립을 넘어 사회 전반에 깊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측의 입장이 날카롭게 엇갈리면서 논의의 중심에는 재판의 공정성과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법원의 판단이 정치적 영향을 받게 되면 그 결과는 개인의 명예나 권리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법치주의의 근본적인 기초를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수적 관점에서는 비상계엄 선포를 국가 안보와 국정 안정 유지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들은 비상계엄 해제가 법적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군인들이 물리적 충돌 없이 철수하면서 질서가 잘 유지됐다고 강조한다. 따라서 이를 내란죄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며 계엄을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위한 임시적이고 필수적인 통치적 조치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상계엄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정치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결국 국가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면 진보적 관점에서는 비상계엄을 민주주의와 시민의 자유를 위협하는 과도한 조치로 비판한다. 이들은 계엄이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악용될 위험이 크고 법치주의의 근본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그들은 계엄 외에도 다른 정치적, 행정적 방법으로 위기를 해결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선택한 것은 권력 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탄핵을 통해 대통령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향후 유사한 상황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이다. 만약 법원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판결을 내린다면 법의 공정성은 이미 훼손된 것이며 사회적 갈등은 더 이상 해결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질 것이다. 최근 일부에서는 사법부가 정치적 압력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판결이 특정 판사의 정치적 입장과 지나치게 일치하거나 법관 인사에서 정치적 성향이 개입된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될수록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법원은 본래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개별 법관의 정치적 편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친다면 법치주의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비상계엄과 탄핵 논란은 국가 안보, 민주주의, 법치주의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양측의 입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각자의 가치관과 우선순위 차이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부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원의 독립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유럽식 독립 임명위원회를 도입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판결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며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감시 기구를 마련함으로써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임명 절차 개혁과 국민 감시 체계를 동시에 구축해 이념적 극단을 피하고 공정하고 신뢰받는 사법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법은 정치적 이념을 초월해 모든 국민을 공정하게 보호해야 한다. 사법부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단순히 법적 원칙을 지키는 것 이상으로 민주주의와 사회적 신뢰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따라서 사법부가 정치적 편향과 압력을 피하고 국익을 고려한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을 추진하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다. 사법의 공정성이 무너지면 법치주의는 껍데기일 뿐이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사법의 중립성이다.

[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종로 연가

오랜만에 전철 타고 광화문에 간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충돌이 나를 내몰았다. 종각에서 내려 광화문을 향하다가 두고 온 그리움 같은 골목길 낮은 가게들 사이에 발걸음을 멈췄다. 건너편 햄버거집 2층에 올라 추억의 삭정이 같은 영혼 마른 허공을 본다. 찬바람 섞인 늦추위가 시리지만 실내는 유리창을 투과한 양광이 깊이 파고든다. 빛이 얼마나 따가운지 견디기 힘들 정도다. 고층 빌딩 아래 주막처럼 내려앉은 식당들은 저마다 땀 밴 사람 냄새를 풍기고 있다. 종로라는 그윽한 지명 안엔 장롱 속의 옷처럼 버리지 못한 추억이 있다. 알량한 청춘의 감성이 쓴 글로 전국에서 수많은 편지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손글씨가 주는 체취는 규방의 향기처럼 진했다. 답장을 나누던 마지막 한 분이 군대에 면회와 처음 만났다. 훈련 때문에 대부분 면회가 되지 않았으나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여고를 졸업한 그녀가 이곳 종로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해 제대한 나와 찻집에 마주 앉았다. 노란 달걀이 동그랗게 띄워진 쌍화차를 마신 것만 뚜렷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공은 관대하지 않았고 나는 수줍고 용기 없고 맛난 대화도 마련하지 못했다. 서툴고 초라했던 시절, 무모하게 보낸 젊은 날들이 어젯밤 꿈같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만이 산사의 풍경 소리처럼 영원 속에 울려온다. 광화문 앞에서 기도의 깃발을 들었다. 상처뿐인 시절을 어서 건너 찬란한 봄을 기다린다. 영원히 기억할.

[천자춘추] 안녕, 불확정성

우리는 정답을 좋아한다. 2+2=4, 2×3=6. 숫자를 배우면서 함께 외운 구구단은 잠결에도 정답을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하다. 유치원 및 초·중·고교, 성인이 되기까지 15년간 정답을 찾는 법을 배우고 익히느라 고군분투했다. 그런데 대학에 가니 교수는 학문에 정답이 없단다. 필자가 대학에 간 후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다. 교과서에 있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그동안 난 무엇을 공부한 것일까’ 깊은 혼란에 빠진 순간이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명확하고 가시적인 정답을 추구한다. 정답은 분명해서 편하고 익숙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정형화된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이미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기계가 인간을 넘어선 지 오래다.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 공상과학 (SF)영화나 소설 속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는데 그것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염려할 정도로 인공지능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미 많은 이들이 경고하고 있다. 10년 안에 사라질 직업은 무엇이며 지금 인간을 대체할 기계가 얼마나 빠르게 개발·보급되고 있는지. 아마 앞으로 더 많은 인간의 자리를 기계가 대신하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더해 주지만 동시에 인류의 미래에 불안을 더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계는 할 수 없지만 인간은 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해야 한다. 기계는 인간보다 정답을 빨리 찾지만 인간은 기계보다 해답을 잘 찾는다. 정형화돼 기계적이며 상상과 해석의 틈이 없는 정답 찾기를 넘어서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교육을 통해 길러내야 할 인재는 다양한 영역을 이해하고 융합하는 종합적 사고, 창의적 사고, 타인에 대한 공감, 이를 바탕으로 한 협업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이는 인간만이 가능하다. 대학 신입생이 돼 혼란에 빠졌던 그날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정답이 없는 이 세계에서 나는 즐겁다. 열린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면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나와 네가 우리가 되는 시간이다. ‘사고의 불확정성’은 기계는 불가능한, 인간만이 가진 자산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된다. 대학은 신입생 맞이로 분주하다. 오리엔테이션, 신입생 환영회 등 신입생을 위한 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바쁘다.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맞은 신입생, 그대여, 불확정성의 바다로 뛰어들 준비가 돼 있는가. 우리 반갑게 인사하자. “(Bye가 아닌) 안녕(Hi), 불확정성!”이라고.

[생각하며 읽는 동시] 겨울꽃

겨울꽃 김흥제 밤새 변한 하얀 세상 나뭇가지에 눈꽃 피고 장독뚜껑은 흰 모자 쓰고 길엔 하얀 비단 깔렸다. 얼른 나가 하얀 비단 만져보니 보들보들, 사르르 녹는다. 아깝지만 콩콩 발자국 찍으니 흰 국화꽃이 피었다. 겨울이 꽃을 보려고 흰 눈을 불렀나 보다. 백색의 풍경화 올겨울은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아니, 제법 내린 게 아니라 지역에 따라서는 ‘심하게’ 내렸다. 그로 인해 농가의 피해까지 발생했다. 축사가 무너지고 비닐하우스가 뜯겨지고, 사람이 상해를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으로만 겨울의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폭설로 인한 현실의 고통을 왜 외면하느냐고 나무랄 것까진 없다.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이니까. 오히려 아이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듯이 온 세상의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뭇가지에 내린 눈, 장독대에 내린 눈, 길에 내린 눈. 아이는 눈도 만져보고, 눈 위에 발자국도 찍어 본다. 그러면서 아이는 생각하는 것이다. 겨울이 꽃을 보려고 흰 눈을 불렀나보다라고. 겨울을 겨울답게 해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이다. 흰 눈을 보기 위해 동남아인들이 한국에 관광 왔다는 뉴스를 며칠 전 접했다. 마침 떡가루 같은 눈이 내려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여행비는 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코리아 넘버 원!” 돌아가 눈 위에서 찍은 사진을 자랑할 게 뻔하다. 겨울꽃이 만발한 한국의 설경, 그 백색의 풍경화만큼 우리들의 마음도 갈등 없는 하나였으면 참 좋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