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도민 모두의 ‘쉼’있는 도시공간 조성 착수

경기도가 도민 모두의 쉼이 있는 도시 공간 조성에 나선다. 선진국 주요 도시들에 비해 도내 휴게공간이 크게 부족한 만큼 벤치 설치 확대 등을 통해 도심 곳곳에 도민 누구나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공 영역의 휴게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차별 없는 쉼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정책관은 18일 경기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쉼이 있는 도시공간 조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손 정책관은 고속성장의 역사, 자동차 중심의 이동 등 문화적 특성, 효율성과 경제논리에 밀려난 도시공간계획 등의 영향으로 자유로운 쉼 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객관적 수치로 비교해보면 경기도 1인당 도시공원면적은 유럽 주요 선진국들의 절반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하며 쉼이 있는 도시공간 조성 추진계획을 소개했다. 추진 계획은 도민 모두의 쉼이 있는 도시공간 조성이라는 비전 아래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3대 추진전략으로 구성됐다. 3대 추진전략을 보면, 먼저 도는 도민이 필요한 곳에 벤치 설치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공동주택, 학원가 밀집지역, 통학차량 대기장소, 버스승강장 주변 등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장소와 도민이 실제 설치를 원하는 장소에 벤치가 설치되도록 함으로써 도민들의 휴게 공간을 확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도는 오는 2020년 1~2월 중으로 공모를 실시해 도민 의견 및 여론을 수렴하는 한편 도심지 공개공지, 쌈지공원 조성 확대 등을 통해 숨은 공간을 집중 발굴해 나갈 방침이다. 둘째로, 개발사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벤치 확대 설치 계획이 반영되도록 함으로써 체계적 쉼 공간을 조성해 나가기로 했다. 셋째로, 공공 공간의 정상화를 통한 도민 환원을 추진한다. 불법점유나 생활쓰레기 등으로 인해 방치된 광장, 보행자전용도로 내 공간 등을 개선해 도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조성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한편 도민들의 휴식공간인 도내 도시공원은 총 4천410개소, 1억1천620만㎡ 규모로, 도민 1인당 휴게공간은 9.6㎡에 불과하다. 이는 베를린 27.9㎡, 런던 26.9㎡, 빈 21.7㎡, 뉴욕 18.6㎡ 등 주요도시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수원 나혜석 거리의 경우, 15m당 1개의 벤치가 설치돼 있어 5m당 1개의 벤치를 보유한 미국 브로드웨이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여승구기자

[경기만평] 솔깃…

[사설] 文케어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이른바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시행 2년차인 2018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63.8%로 전년보다 1.1%p 상승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18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다. 건강보험 환자에게 총 100만 원의 의료비가 발생했다면 63만8천 원은 건강보험이, 36만2천 원은 환자가 부담했다는 뜻이다. 환자 부담 중 19만6천 원은 건강보험 제도상 본인부담금이었고, 16만6천 원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였다.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종합병원급 이상의 보장률이 67.1%로 2.7%p 상승했는데, 이는 정부가 암 등 중증 고액질환 중심으로 치료에 필요한 비급여를 건강보험에 편입시키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펼친 결과로 해석된다. 문재인 케어는 가계 의료비 절감에도 영향을 끼쳐, 연간 의료비가 월급의 2배 이상 발생한 환자를 고액의료비 발생 환자라고 볼 때,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57만2천 명으로 전년보다 13.1%, 8만6천 명이 감소했다. 긍정적 효과도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과잉진료와 새로운 비급여 진료 항목이 늘어나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문케어 명목으로 2조4천억 원이 투입됐으나 건강보험 보장률은 고작 1.1%p 오르는 데 그쳤다. 비급여 진료를 급여화했더니 새로운 비급여 진료 항목이 비슷한 비중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병원은 수가가 높은 비급여 진료를 권하고 실손보험으로 전액 보전받는 환자는 별 부담 없이 응한다. 정형외과나 피부과에 가보면 많은 환자들이 대기하면서 급여화 진료를 기다린다. 의사들은 돈이 되는 비급여 체외 충격파 치료나 피부 질환보다는 피부 미용과 관련한 치료를 권한다. 체외 충격파 치료는 5만 원에서 10만 원에 달하며 발톱무좀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레이저 치료는 한 번에 10만 원에 달한다. 의사들은 문케어를 욕하면서도 적자로 문 닫았다는 병원은 없다. 문케어의 궁극적 목표가 효과 있는 고가의 치료를 국민에게 저렴하게 제공하는 데 있다면 치료방법과 원가를 꼼꼼히 따져서 개편돼야 한다. 별 해당사항 없는 고가의 CT나 MRI를 급여화해 과잉 의료 소비를 조장하는 대신 꼭 필요한 치료의 급여화가 필요하다. 국민은 지나치게 저렴해진 2인실 입원보다는 5인실에 입원하더라도 제대로 된 가격에 제대로 된 치료를 원한다. 요즘 치아를 발치하려고 해도 취급을 하지 않아 병원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언제부터 미용실처럼 바뀌었다. 의사들을 다그친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의사들은 정부보다 훨씬 영리하다. 어떤 방법으로든 자신들의 생존전략을 만들어낸다. 아직도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는 국민 대다수가 의료비 부담에 허덕인다. 문케어는 비급여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통해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어려우면 병원 대기실에 수심에 찬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물어보면 된다.

[사설] ‘학교 밖 청소년’ 학업진로 지원대책 강화돼야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교 밖 청소년이 해마다 늘고 있다. 2018년 경기도 내 학업중단 초중고생이 1만6천806명으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6천528명, 중학교 3천280명, 고등학교 6천998명이다. 고등학생의 학업중단 사유는 부적응ㆍ자퇴(23.2%), 해외출국(15.9%), 질병(3.9%), 학칙위반(1.5%), 가사(0.8%), 학교폭력(0.3%), 제적(0.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20162018년 전국 초중고교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총 15만259명이었다. 2016년 4만7천663명, 2017년 5만57명, 2018년 5만2천539명이 학업을 중단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예전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비행을 저질러 어쩔 수 없이 중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엔 적성이나 진로, 교육내용 등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 숨 막히는 경쟁을 견디지 못해 그만두는 경우도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학교 밖 청소년(검정고시 접수)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학업중단 사유가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 공부하기 싫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아서, 심리정신적 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학업중단 후 선입견과 편견, 무시 진로 찾기 어려움 등의 고충을 겪는다고 했다. 교육당국은 학업 중단 학생을 줄이기 위해 학업중단 숙려제를 운영하고 있다. 자퇴ㆍ유예 등 학교 중단 의사를 밝힌 학생에게 학교장이 23주가량 숙려기간을 주고 위(Wee) 센터, 대안교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등에서 상담을 받거나 진로적성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 증가가 보여주듯 형식적이고 효과가 없다. 학교에서 학업중단 숙려제나, 검정고시 준비 등 학습 관련 정보를 전혀 제공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는 조사 결과다. 학교 밖 청소년의 규모가 상당한데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고, 만들어놓은 지원방안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니 문제가 많다. 학교 다니는 청소년은 교육부, 학교 밖 청소년은 여성가족부 소관인 것도 문제다. 소관 부처가 다르다 보니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들이 어디서 어떤 지원을 받으며 어떻게 지내는지 실태조사도 어렵다. 공교육이 제 역할을 못해 자발적인 학업 중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학교 밖 청소년을 위기 청소년, 문제아라고 보는 시각은 위험하다. 어떤 길을 택하든 학습권을 보장받고 사회 구성원으로 잘 자랄 수 있게 지원해주는 대책이 필요하다. 학업중단 숙려제 운영의 내실화 등 학습지원 강화가 절실하다. 대상자 발굴을 위한 도청-교육청 간 협업 시스템 구축, 복교ㆍ검정고시ㆍ대학입학 및 진로 결정을 위한 준비 지원, 학교 밖 청소년 현황 데이터 구축을 위한 조례 제정 및 예산 지원 등 전방위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지지대] 공짜티켓

연말연시 공연장이 뜨겁게 달궈지면서 가끔 공짜티켓을 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곤 한다. 모 선배가 연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하는 공연이 있는데 공짜티켓을 구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선배님 요즘 저도 그런 부탁을 받아본 일이 없어 확인해 보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선배의 부탁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한 주가 흘렀다. 문득 선배의 부탁이 생각나 전당에 연락해 해당 공연의 티켓을 구할 수 있냐고 문의를 했더니, 이걸 어쩌나. 공연이 이미 지난 주말에 끝났다는 것이다. 선배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 전화를 할까 하다가 그 선배님도 의례 못구했다 생각해서 안 하신거겠지라고 생각하며 전화기 통화 버튼을 껐다. 과거 같으면 문화부장은 연말 공짜 티켓을 구해 주변 지인들에게 나눠주는 일을 담당(?)하는 것이 업무이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 기획사들이 공연장에 무료 티켓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초대권 배부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올바른 공연 문화가 정착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연말연시 공연 성수기를 앞두고 온라인 암표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인기 가수의 콘서트 또는 뮤지컬 공연 티켓을 구매해서 곧바로 웃돈을 얹어 되팔아 수익을 얻는 리셀러(reseller)들이 어김없이 활개를 친다는 것이다. 정가보다 두배 이상 비싼 암표 탓에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최근에는 콘서트 티켓을 대신 구매해주는 대리 티켓팅도 나타났단다. 수수료 명목으로 3만~4만 원 가량 받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기 가수의 공연 티켓을 구매ㆍ전달해주는 방식이란다. 이런 기사를 보니 공짜 티켓이 활개(?)를 치던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 공연은 무슨 공연이냐는 분위기 였다. 티켓 판매율이 50%도 안되면 기획사들은 여기저기 티켓을 뿌려 공연 홍보를 했었다. 지금은 어찌됐든 티켓 완판은 물론이고 웃돈을 줘 가면서까지 티켓이 거래되고 있다. 그만큼 공연 문화가 사람들에게 일상화됐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공짜티켓이 살짝 그립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돈을 내고 정당하게 공연을 즐기는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되길 기대한다. 최원재 문화부장

[함께하는 인천] ‘휴머니튜드 케어’와 인간 존엄

올해부터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노인인권교육이 실시되고 있다. 인권교육 콘텐츠 중 인권존중케어 섹션이 있는데, 교육목적은 노인생활시설에 종사하면서 노인들을 존엄한 인격체가 아닌 서비스 및 케어의 단순대상자로만 취급하면서 겪게 되는 직업적 딜레마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다. 최근 국내의 요양원에서 치매 증상으로 인해 공격성을 보이는 환자의 안전을 위해 억제대를 사용하는 기존의 관리법에서 벗어나, 구속을 배제하고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과 동시에 환자 존중과 인권을 바탕으로 하는 휴머니튜드 케어가 주목받고 있다. 휴머니튜드는 휴먼(Human)과 에티튜드(Attitude)의 합성어로 창시자인 프랑스의 이브 지네스트가 얼마 전 국내 최초로 인천소재 치매전문병원에서 두달 간 휴머니튜드케어법을 적용해, 공격적이고 일어서지 못했던 치매 노인들이 웃음과 활력을 되찾았다. 휴머니튜드 케어는 치매 환자의 불안감을 완화하기 위해 보고, 말하고, 만지고, 서는 인간의 기본 특성을 활용해 400여 가지의 케어 방법을 매뉴얼화 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머니튜드 케어를 시행한 인천시립 노인치매요양병원에서는 2개월 만에 14명의 환자 중 5명이 신경안정제 사용이 절반 이상 줄었으며, 활력을 되찾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브스트는 어떠한 노인도 처음부터 공격적인 성향을 갖고 있지 않으며, 그러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낯선 환경에서의 외부의 자극에 대한 방어적 자세다. 이 케어 방법은 먼저 사람을 인지시키고 눈빛을 마주치면서 이뤄질 서비스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스킨십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결국 침대를 탈피해 침대가 아닌 다른 공간으로 스스로 일어나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필자는 노인복지 현장에서 시설 내 학대문제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시설학대 가해자에 대해서 때로는 연민이 들 때가 있다. 서비스 제공시 매번 온몸으로 저항하고 때론 폭력을 행하는 노인들을 대하는 심정을 헤아리게 된 것이다. 국내의 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가 처음 입사해서 배우는 케어 기술이 억제대 사용법 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래서 노인돌봄 시장을 국가가 직접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사회서비원을 설립해 직접 운영 하면서 노인요양 및 돌봄서비스의 공공성을 강화 하려고 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사회서비스원이라는 하드웨어만 구축 할게 아니라 휴머니튜드 케어법과 같은 전문성 있고 검증된 돌봄 소프트웨어가 운용되어 질때 돌봄 시장의 공공성이 담보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천에서 전국 최초로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의 성과를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시는 내년부터 휴머니튜드 전문가를 양성하고 치매 관련 시설을 대상으로 한 교육사업을 추진하려 예산을 세웠지만, 편성된 3억 원의 예산이 전액 삭감된 현실은 선진화된 케어기법 도입을 전국 최초로 실현한다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 또한 크게 남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요양원에서 소리치고 공격하는 할머니를 향해 성질 괴팍한 노인네라고 말 하지만, 그들도 예전엔 16세 이쁜 처녀였고, 소중한 아이들의 엄마였으며, 사랑스런 남편의 배우자였던 걸 기억 했으면 한다. 정희남 인천노인보호전문기관장

[삶과 종교] 바뀌어야 살아남는다지만

최근 경제적인 이슈들을 살펴보면 빅데이터 블록체인기술 AI로봇 욜로 있어빌리티 덕 후등의 낯선 단어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단어에 우리가 얼마나 빨리 익숙해지느냐가 사회생활에 성공하느냐를 판가름하는 것처럼 보인다. 젊은이들은 여러 방면에서 새로운 경향을 만들어 가면서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고 대한민국을 변화시켜 가고 있다. 반대로 그 단어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사회 속에서 도태되는 현상을 낳고 있다. 국제적 정치의 불안감은 우리나라에도 별반 다르지 않고 전 세계는 좌ㆍ우의 대결이 더 치열해 지고 있다. 한국사회도 좌. 우의 갈등은 더욱 무섭게 갈라져 가고 있다. 모든 분야에서 우리는 지금 극심한 갈등대결의 고통을 겪고 있다. 개신교 안에도 정치적인 문제에 대한 이슈로 광야교회가 생겼고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해내고 있다. 세대의 갈등으로부터 시작하여 계급의 갈등과 지역의 갈등과 그리고 정치적 갈등까지 우리 사회는 격한 갈등의 날들로 연말을 맞이했다. 모든 고등종교는 윤리적이며 상식 위에 세워진다. 그렇다면, 그 상식이란 기준은 무엇일까? 표현의 표출된 겉모습일까? 아니면 표현의 내면의 내용이 되어야 할까? 21세기를 바꾸어 가는 새로운 혁신 중에 한 분야가 바로 로봇이 우리 인간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다. 로봇과 사람은 무엇이 다를까? 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로봇이란 기계는 인간들이 할 수 없는 대량생산과 견고한 첨단의 일들과 위험스런 일들을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잘해 낼 수 있다. 그렇다고 그 기능이 뛰어난 로봇이 인간보다 위대하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가 로봇처럼 되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로봇처럼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이 시대에 모든 것이 바뀌어야 살아남는다고 말하지만, 인간은 절대 바꾸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사람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진리의 말씀일 것이다. 고등종교의 출발이 윤리적이며 상식적이어야 한다면 모든 책임감 있는 종교지도자들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사람이 마귀가 아니고 나와 종교가 다르다고 나와 다른 종교인들이 귀신이 될 수 없듯이 사회의 변화에 늦거나 그 변화를 거부한다고 해서 우리 사회가 그 사람의 존귀함을 놓쳐 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앙주의에 빠지지 않는 것임을 신앙인들은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력을 떼어 버릴 날도 며칠 남지 않았다. 세상은 아무리 빨리 변해가고 모든 것을 바꾸어야 살아남는다는 요란한 구호가 세상을 덮어도 우리는 믿어야 한다. 이 어둠이 벗어지고 진정한 새벽이 오는 것은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는 새벽 태양의 빛으로 분명히 보일 때 참 새벽은 오는 것이다. 사람들의 가슴에서 뛰는 심장박동소리가 내 귀에 들릴 때 우리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을 사랑해 주고 끌어안아 줄 수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이 세상은 사랑으로 변해가야 하고 따스해져 간다고 믿는다. 진정으로 바뀌어야 하는 것은 새로운 신조어가 아니고 바로 뜨겁게 뛰는 심장으로 사람을 사랑하려는 내 마음이 되어야 한다. 조상훈 만방샘 목장교회 목사수지지부 FIM 이슬람 선교학교장

[천자춘추] 진화 거듭하는 행궁동 벽화마을

수원화성 안마을 행궁동의 12개 법정동 중 북수동은 상업지역이면서도 주택이 밀집해 있고 골목이 많아 상권형성이 안 되고 낙후된 곳이다. 쓰레기 투기, 좀도둑, 바바리맨 출몰 등 사건ㆍ사고가 줄을 이었다. 이렇게 방치된 골목에 살던 한 부부는 자신의 집을 고쳐 비영리 전시공간 대안공간 눈을 열었다. 실험적인 청년예술가들이 마음껏 활동하는 거점이자 쇠락하는 마을을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과 걸맞은 아름다운 마을로 만들고자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였다. 보상만 기다리며 노인들이 살던 쇠락한 골목에 청년작가들이 드나들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대안공간 눈에서는 예술가들의 전시활동뿐 아니라 골목의 오래된 역사를 드러내고 사람의 가치를 찾고자 이웃과 공감하는 예술프로젝트 행궁동 사람들을 기획하였다. 이때 참여했던 브라질 작가 라켈은 행궁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마존 강 유역의 신화이야기와 접목해 낡은 담장에 벽화로 표현했다. 이것이 행궁동벽화마을 조성의 시작이 됐다. 벽화를 보고자 사람들이 찾자 담배꽁초도 줄고 좀도둑도 사라져 안전한 마을이 되었다. 마을기업 행궁솜씨를 창업해 작가들을 매칭하며 어르신들의 솜씨를 발굴해 전시도 하고 예술상품도 만들었다. 경로당이 커뮤니티 공간이 되고 생활예술창작 공간도 되었다. 인근 학교와 손잡고 학생, 교사, 학부형, 예술가, 어르신들이 어울려 들썩들썩 골목 난장 골목축제도 이어갔다. 마을공동체가 복원되고 이사 갔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와 살고 싶어 했다. 수원화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골목 안으로 들어왔고 머물렀다. 대안공간 눈은 제6회 대한민국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으며 주민주도 마을 만들기, 도시재생 성공사례지로 알려져 전국의 지자체에서 탐방이 이어졌다. 그러나 개발업자가 골목 안에 5층 빌라 허가를 구청에서 받으며 골목은 술렁였다. 그동안 어렵게 보존된 골목이 빌라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화성사업소에서 문화시설로 지정했고 재산권 피해에 항의하고자 몇몇 주민이 벽화에 붉은 칠을 했다. 순식간에 마을공동체가 파괴되고 골목은 다시 흉흉해져 사람들의 발길은 끊겼다. 오랜 기간 공들여 만들었던 골목 문화를 한순간에 망가트린 사태를 보며 많은 사람은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대안공간 눈에서는 다시 주민, 작가들과 함께 골목벽화를 복원하였고, 마을기업행궁솜씨를 중심으로 행안부 마을공방육성 공모사업에 빈집 4채를 달달한생활공방으로 재생하는 사업을 응모해 선정되었다. 많은 우여곡절 속에서도 행궁동벽화마을은 민관이 협력해 골목, 문화, 예술, 관광 활성화를 위해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윤숙 조각가마을기업행궁솜씨 대표

[기고] 정치자금 후원, 정치의 주인이 되는 지름길

중세 봉건시대부터 전해내려 오고 있다는 독일의 유명한 속담 하나. Wessen Brot ich ess, dessen Lied ich sing(누군가의 빵을 먹으면, 그 사람의 노래를 부르게 된다) 영주의 토지에서 경작한 밀을 빻아 만든 빵(Brot)을 먹게 되면 노래(Lied)마저 영주의 구미에 맞춰 부를 수밖에 없는 법. 봉건영주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한 채 삶을 연명해 나가야 하는 농노들은 결국 영주의 세계관과 이해에도 예속될 수밖에 없음을 이 짧은 속담은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중세에 생겨난 속담이 사라지지 않고 현대에도 많은 독일인이 일상적으로 인용하거나 사용하는 데에는 그 함의가 시공을 초월하는 어떤 보편성에 닿아 있어서일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 실무 직원으로서 국회의원 등의 회계보고서를 검토하다 보면 정책개발을 위한 용역 연구비처럼 정치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항목뿐만 아니라 지역사무소 임대료, 사무실 유지를 위한 여러 가지 물품 구입비용, 유급사무직원의 인건비 등 갖가지 소소한 지출항목까지 볼 수 있고, 그럴 때마다 정치활동에는 아주 많은 자금이 필요함을 실감하곤 한다. 정치와 정치자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어쩌면 한 몸과도 같은 관계인 셈이다. 하지만 극소수 재산가가 아닌 정치인 대부분이 정치자금을 스스로 조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터, 어떤 정치인이 부족한 정치자금을 확보하고자 제 이익을 관철하려고 접근하는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제공하는 자금에 의존하게 되면 자연스레 그 자금을 지원하는 특정 소수 이익을 대변하는 편향적인 정치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때문에 대의제(代議制) 정치체제하에서 주권자인 국민이 온전한 정치의 주인이 되려면 평범한 국민 모두가 정치자금의 조성과 후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인 정치자금 후원문화의 정착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를 위해 현행 정치자금법은 정당의 당원이 아닌 일반국민도 투명한 정치자금을 합법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후원금과 기탁금이 바로 그것이다. 후원금은 특정 정당정치인을 후원하려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후원회에 기부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물건을 가리키며, 기탁금은 정치자금을 정당에 기부하고자 하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하는 금전이나 유가증권 또는 그 밖의 물건을 말한다. 이러한 정치자금 후원제도는 정당정치인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표현하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정당과 정치인을 정치자금 제공 주체인 국민의 의사에 기속(羈屬)시켜 국민과 공익을 위한 정치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국민의 정치자금 제공 편의를 높이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를 운영하고 있어 해당 사이트를 통해 간편하게 정치자금을 후원할 수 있다. 나아가 정치후원금을 기부하면 본인의 세액공제 범위에서 10만 원까지는 전액을, 10만 원 초과분은 해당 금액의 15%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미 정치자금 후원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제도적인 틀을 완비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모두의 투명한 정치자금 후원은 단지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위한 재원을 지원하는 의미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지름길이다. 국민이 정당정치인 등 정치세력에 합법적인 정치자금이라는 건강하고 맛있는 빵을 제공한다면 그 빵을 먹은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의 이익과 우리 사회의 공공선(公共善)을 위해 노래하는 진정한 공복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성태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 홍보과 주무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