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 ‘민통선 내 매몰’…경기도, '묻을 곳 없다' 추가 매몰지 구하기 급급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돼지를 살처분한 연천군이 애초 살처분 수요 예측부터 실패하면서 매몰 수량을 못 맞춰 침출수 문제가 불거진(본보 13일자 1면) 가운데, 경기도 내 매몰지 확보가 어려워 처리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조성된 가축 매몰지는 모두 2천517곳이다. 이 중 여전히 관리 중인 매몰지는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뒤 조성한 71곳을 포함해 총 213곳으로, 나머지 2천304곳은 매몰지 관리지침에 따라 관리대상에서 해제됐다. 그러나 관리대상에서 해제됐다 하더라도 사체 잔존물이 그대로 남아 있어 매몰지로 다시 사용할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재는 2천3천 마리를 처리할 수 있는 플라스틱 재질의 용기(FRP)에 담아 묻지만, 이전에는 구덩이에 비닐을 깐 뒤 매몰한 탓이다. 이번 연천 매몰지 침출수 유출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도 이 같은 매몰지 확보 어려움이 꼽히고 있다. 연천군은 매몰지 확보가 어렵자 랜더링 방식으로 처리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자 농림축산식품부의 독촉을 받고 급하게 인근 군부대와 협의해 최초로 민통선 내 빈 땅을 매몰지로 이용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매몰 처리에 필요한 FRP 용기 제작이 늦어져 침출수가 유출된 것이다. 도는 이번 ASF 발병으로 195개 농가의 돼지 32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이 가운데 14만 7천 마리는 FRP 용기에 담아 매몰하고, 9만 6천 마리는 랜더링 처리했다. 나머지는 이동식 열처리 등 기탁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에 경기도와 연천군 등은 유럽 국가들처럼 매몰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처리시설을 갖출 것을 원하고 있다. 스위스나 독일 등 EU 국가들은 토양 등 환경오염과 과도한 비용 등을 이유로 비매몰 방식을 법제화하고 있다. 이에 도는 하루 270t을 처리할 수 있는 동물자원순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약 480억 원을 들여 시설을 갖추면 평상시에는 도축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 등을 처리하고, 구제역이나 ASF 등 가축 질병 발생 때 신속한 살처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도 관계자는 매년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AI) 등 가축 질병이 발생, 경기지역의 경우 더는 매몰지 확보가 어렵다며 사체를 고온ㆍ고압으로 처리해 재활용하기 때문에 매몰지가 필요 없는 동물자원순환센터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연우ㆍ채태병기자

“가족·후배들 응원… 온 힘 쏟을 것” 오늘 2020학년도 수능

결전의 날부담 갖지 말라는 어머니 응원, 마음에 새기고 힘내야죠!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13일, 올해 생애 첫 수능에 도전하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예비소집에 나섰다.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한파가 찾아오는 가운데 연일 이어지는 입시 비리 뉴스로 더욱 쌀쌀함을 느꼈던 학생들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수능날만큼은 연연하지 않고 온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예비소집일인 이날 오전 10시께 수원 조원고등학교는 고3 학생들에게 수험표를 배분했다. 3학년 7반 교실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들뜬 감정이 교차했다. 수험표 배분이 시작되자 학생들의 비장함에 일순간 적막이 감돌았다. 하지만 이내 그동안 다들 고생했다며 후련함과 탄식이 교차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원 장안고로 시험장을 배정받은 이민재양(19)은 수험표를 받으니까 수능이 다가온 게 실감 난다며 오답노트와 수능특강 문학을 복습하고 나머지 시간은 컨디션 조절에 집중하겠다고 전날 계획을 밝혔다. 운동장에선 수험생들을 위한 고1ㆍ2 후배들의 응원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한 손에 수험표를 든 수험생들이 건물 밖을 나서자 후배들은 북과 꽹과리 등을 치며 격려했다. 배웅에 나선 후배들은 수험생들에게 감정이 이입된 듯 사뭇 진지해 보였다. 긴장한 표정의 수험생들도 후배들의 응원 속에 조금씩 또래다운 활기를 되찾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수원외국어고등학교에서도 고3 수험생들을 격려하는 수능 출정식이 열렸다. 당초 학교 외부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던 행사는 갑작스레 내린 비 탓에 체육관에서 진행됐다. 혹여나 학생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을까 하는 학교 측의 배려였다. 행사가 끝나자 선후배 간 서로 눈물을 닦아주는 훈훈한 모습이 연출됐다. 수원외고 2학년 이지수양(18)은 선배들이 노력한 만큼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눈시울이 붉혀진 채 말했다. 김태윤양(19)은 후배들이 더 우는 것 같다고 웃으며 떨지 않고 대범하고 편하게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5시40분까지 경기도 내 291개 학교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이날 참여하는 도내 수험생은 총 15만2천433명이다. 한편 수도권기상청은 수능 날 아침 기온 영하 6~7도의 한파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바람도 강하게 불어 수험생은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해령기자

불교부 성남·화성뿐… ‘부자 경기도’ 옛말

총 50조 원의 예산을 운용하는 경기도와 시ㆍ군의 재정 수준이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튼실한 재정 여건을 자랑하던 수원ㆍ용인시마저 내년부터 불교부단체(보통교부세를 받지 않아도 자체 세수로 재정 운영이 가능)에서 이탈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외 경제위기, 국비 과다 의존 체계, 섣부른 지방재정 개편 등이 기초 지자체 재정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경기도와 일선 시ㆍ군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내년부터 수원시와 용인시를 불교부단체에서 교부단체로 전환한다. 정부는 전국 대부분 시ㆍ군이 자체 수입만으로 행정을 수행할 수 없는 만큼 각각 수백억 원의 보통교부세를 인구 수(50%), 재정력 지수(30%ㆍ재정 수입액 대비 재정 수요액), 징수 실적(20%)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한다. 이때 재정력 지수가 1 이상으로 자체 수입이 넉넉한 시ㆍ군은 불교부단체로 지정, 보통교부세를 부여하지 않는다. 행안부는 내년도 재정 추계를 완료하고 연말 교부단체 전환을 확정 짓는데, 수원시와 용인시가 재정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내년부터 보통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도내 불교부단체는 성남ㆍ화성시만 남게 된다. 고양ㆍ하남ㆍ과천시 등 7개 시가 불교부단체였던 점을 고려하면 일선 시ㆍ군의 최근 재정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증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재정 분권이 강조되지만 오히려 교부단체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대외 경제위기에 따른 삼성전자 실적 부진 ▲정부의 복지 강화 기조에 따른 국비 과다 의존 ▲불교부단체 조정 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 폐지로 인한 재정 위기 등이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등으로 내년도 지방소득세(법인세분) 감소분이 수원은 2천억여 원, 용인은 90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아동수당, 기초연금을 비롯한 정부 주도의 복지 사업에서 시ㆍ군 매칭 몫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이와 함께 2016년 시작된 불교부단체에 대한 단계적 특례 폐지도 결정타였다. 정부가 불교부단체에 우선 지급했던 조정 교부금이 매년 줄면서 내년부터 폐지, 기존 불교부단체의 수입이 수천억 원 감소할 전망이다. 수원시와 용인시가 교부단체 전환(보통교부세 400억여 원 수령 가능)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재정 악화의 늪을 벗어나기 위해 시ㆍ군들이 사업을 정리하고, 전시성 행사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대안으로는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를 중심으로 활발한 특례시(재정적 자치 권한 기대) 지정 추진 정도다. 이에 대해 염태영 수원시장은 최근 한 강연에서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것(불교부단체 유지)은 도시의 자긍심이다. 그러나 현실은 재정을 악화하는 요인 중 하나라며 특례시와 지방분권 실현은 거꾸로 가는 현실을 바꿀 방법이다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지난해 기준으로 경기지역(도 본청과 31개 시ㆍ군) 일반회계 규모는 50조 4천억여 원이다. 도 본청이 21조여 1천억여 원, 시ㆍ군 합계가 29조 3천억여 원이다. 정민훈ㆍ여승구기자

수능한파… 인천 49곳서 2만7천여명 시험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영하의 수능 한파 속에서 오늘 치러진다. 인천의 관계기관들은 수험생들의 안전한 시험장 입실과 원활한 시험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다. 13일 인천시,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2020학년도 수능 시험일인 14일 아침 인천의 최저기온은 -1도까지 뚝 떨어진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면서 이른바 수능 한파가 만들어진 것이다. 또 찬 바람에 수험생들의 체감온도는 더 낮아질 수 있다. 수험생들은 시험장으로 향하는 길에 건강관리를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능 시험에서 인천의 수험생은 2만7천726명이다. 이들 수험생은 49개 학교의 1천24개 교실에 마련한 시험장에서 수능 시험을 치른다. 1교시는 오전 8시40분부터 시작한다. 수험생들은 1교시 시작으로부터 30분 전(오전 8시10분)까지 시험장으로 입실해야 한다. 수험표를 잃어버렸을 시에는 응시원서에 붙인 사진과 같은 사진 1장을 지참해 시험 당일 오전 8시까지 시험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한다. 시는 오전 6시부터 수험생들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시험장으로 갈 수 있도록 시내버스 집중 배차 등의 특별수송대책을 펼친다. 아울러 택시도 지하철역버스정류소와 시험장 사이를 집중적으로 운행하며 수험생 빈차 먼저 태워주기, 함께 태워주기 운동을 전개한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시험장 주변에 교통지역경찰 367명, 모범운전자녹색어머니회 222명 등을 배치한다. 인천소방본부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대응태세를 확립했고, 오후 1시10분부터 25분간 치러지는 영어듣기평가 시간에는 소방차량 경적을 울리지 않기로 했다. 수능 시험이 끝나는 시각은 오후 5시40분이다. 장애인 등 시험편의 제공대상 수험생의 수능 시험은 오후 8시30분에 끝난다. 시는 수능 시험이 끝난 이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술을 판매하는 등의 불법영업을 막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 동시에 수능 시험을 끝낸 학생들의 마음 건강과 휴식을 챙길 수 있도록 인천시티투어버스 할인 등의 혜택과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의 많은 기관이 나서 수험생 모두 안전하고 원활하게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며 인천의 수험생들이 그동안 준비한 기량을 맘껏 펼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김민기자

역대 최대규모 ‘한·중 광장무 축제’ 16일 인천대서 대단원의 막 내린다

한중 문화교류의 장 2019 평화의 춤 한중 광장무 축제의 대미를 장식할 무대가 오는 16일 인천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다.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고 한국문화교류산업단과 미추홀발전연구원 주관인 이번 행사는 양국의 문화교류와 한중 카페리 등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 31일부터 인천 글로벌캠퍼스 등에서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연수구 송도2동 주민 등 국내 6개팀이 풍물놀이, 한국무용, 에어로빅, 우크렐레, 민요 등을 선보인다. 중국도 랴오닝성노년문화예술협회와 상하이 민간예술단 등 총 55개 팀이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량을 뽐낸다. 부대행사로는 의료관광민속놀이네일아트페이스페인팅 등이 있어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중국인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본 행사 전에는 한중 기관단체의 교류증서 수여식도 열린다. 앞서 10월 31일과 11월 1일 인천글로벌캠퍼스 등에서 열린 12차 행사에도 중국인 수천여명이 참여했다. 이번 3차 한중 광장무 축제까지 총 4천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여, 국내에서 열린 한중 문화교류 행사 중 역대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사드 이후 침체한 중국 관광시장 분위기 전환을 위해 마련했다며 사드 이후로 경직된 한중 관계를 타개할 민간 교류의 장이자 나아가 관광시장 활성화할 첫 단추가 한중 광장무 축제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광주무 축제를 계기로 실버세대를 위한 시민문화활동 개발과 함께 한중실버교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장무는 중국인이 주로 광장이나 공원에 모여 단체로 추는 춤으로, 중국 전역에서 해질 무렵 수십 명 단위로 광장 무를 즐기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춤사위다. 강정규기자

“GTX-D 노선 기점, 인천으로 만든다”

인천시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기점을 인천으로 하기 위해 GTX-D의 차량기지를 청라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교통 관련 전문가들은 주민과의 소통으로 반발을 최소화하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13일 시와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GTX-D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가 지난 10월 31일 수도권 서부지역에 광역급행철도 소외 문제를 해결하고자 추진 중인 노선이다. 아직 노선이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아니지만 김포 한강신도시를 출발해 검단, 계양 신도시를 거쳐 서울과 연결하는 것이 유력하다. 현재 시는 GTX-D가 인천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GTX-D의 차량기지를 청라 지역에 조성하는 승부수를 제안할 것으로 전해진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지난 8일 중국 출장과 관련한 기자 간담회에서 차량기지 이야기를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당시 박 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며 철도 노선은 차량기지가 중요하다며 (GTX-D 차량기지를)인천에다 할 것이냐 경기도에 할 것이냐 이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이를 통해 시는 김포 한강신도시가 아닌 인천을 GTX-D의 기점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조동희 시 교통국장은 시는 인천이 GTX-D에게서 받는 수혜를 극대화 하고자 인천이 GTX-D의 기점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과정에서 서울지하철 2호선을 청라로 연장하기 위해 구로 차량기지를 청라로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이후 박 시장은 로봇랜드 인근에 차량기지를 조성하는 계획도 마련했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청라에 차량기지를 이전하면 서울 2호선 내부 순환선 정시성 확보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해 더이상의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는 오는 22일 2030 미래이음정책 발표에서 GTX-D 구상안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특히 시는 현재 구상 중인 대략적인 GTX-D 노선 구상도 이날 발표에서 제시할 예정이다. 전문가는 김포 한강신도시가 기점으로 유력한 상황에서 GTX-D 인천 기점화를 위해선 차량기지 유치를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차량기지를 조성할 지역 주변 주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차량기지를 가져오는 것은 노선을 가져오기 위해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검토하는 방안이라며 하지만 차량기지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있을 수 있다. 이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시는 2020년 본 예산에 GTX-D 관련 용역비 4억원을 반영했으며 2020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노선을 발굴한다. 이승욱기자

[경기도 재정 하향 평준화] 22개 시·군 재정자립도 추락… 중앙 재원에 더 종속

경기도와 시ㆍ군의 재정 문제가 불교부단체 전환뿐만 아니라 재정자립도에서도 확인됐다. 정부의 숱한 재정 분권 약속에도 도내 시ㆍ군 22곳의 재정자립도가 최근 5년간 하락했다. 민간 자본을 적극 유치하며 지역경제 기반을 다진 몇몇 시ㆍ군 외에는 대부분이 중앙 재원에 더 종속된 것이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31개 시ㆍ군 중 내년 교부단체 전환이 예정된 수원ㆍ용인시를 비롯한 22곳의 재정자립도가 2014년보다 감소했다. 재정자립도란 지자체의 일반회계세입 중에서 자체 재원(자주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하며, 재정자립도가 높을수록 지자체의 자율적 재정운영이 입증된다. 재정자립도(세입과목 개편 전 기준)가 2014년 대비 하락한 시ㆍ군 중 현재 불교부단체는 수원시(58.9%에서 56%), 용인시(61.4%에서 60.8%) 등 2곳이다. 이 두 곳마저 내년에는 불교부단체 지위를 상실, 교부세를 지원받게 된다. 가장 크게 재정자립도가 하락한 지역은 광주시로 2014년 60.2%에서 올해 48.7%로 11.5%p 감소했다. 고양시(53.8% 45.6%)ㆍ안양시(52.7%47.9%)ㆍ구리시(43.7%35.6%) 등도 재정자립도가 크게 나빠졌다. 반면 성남시(64.3%64.6%)와 화성시(61.3%68.9%) 등 9곳의 재정자립도는 좋아졌지만 31개 시ㆍ군 평균은 48.8%에서 47.9%로 다소 떨어졌다. 전국 평균이 50.3%에서 51.4%로 소폭 상승한 가운데 경기도는 하락한 것이어서 수도권이라는 말도 무색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재정자립도 향상 시ㆍ군의 상황으로 유추하면 지역 기업 유치가 큰 몫을 차지한 것으로 해석된다. 판교 테크노밸리를 품은 성남시는 가장 생기 있고 경제적인 도시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도 네이버 제2사옥 유치, 두산 분당센터 이전 등을 통해 지역 세원을 활발히 확보하고 있다. 화성시도 전국에서 기업이 가장 많이 입지한 도시답게 튼튼한 재정력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화성시의 재정자립도는 도내 1위다. 다른 재정자립도 상향 시ㆍ군도 활발한 투자 활동이 돋보인다. 가장 상승률이 큰 이천시(42.7% 56.8%, 14.1%p 상승)는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반도체 협력 업체를 모아 급성장했다. 이어 평택시(44.6%48.9%), 파주시(45.2%46.4%)도 민간 자본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수원시와 용인시처럼 삼성전자 등 특정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악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밖에 재정자립도 상승ㆍ하락과 별도로 경기북부 시ㆍ군의 열악함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도내 3개 군(가평ㆍ양평ㆍ연천)은 모두 재정자립도 20%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정부시, 포천시, 양주시도 3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 도 관계자는 민선 7기 이재명호(號) 출범 후 램리서치,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자본이 경기도에 유치되고 있다며 민간 경제 활성화는 지역 세수 확대로 연결되는 만큼 상황이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여승구ㆍ김승수기자

[경기만평] 노력한만큼…

마무리 공정 ‘아주대 중증재활요양병원’ 부실 의혹

아주대학교의료원 중증재활요양병원 기초공사에서 흙막이용으로 사용된 토류판이 건물 준공 이후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공사에 참여한 A 업체와 B 시공사 등에 따르면 아주대학교의료원은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수원시 영통구에 지하 5층~지상 9층ㆍ연면적 3만 4천244㎡ 규모의 중증재활요양병원을 건립하고 있다. 외상센터 부지 옆에 들어서는 이 건물은 2016년 건립이 시작돼 현재 마무리 공정에 돌입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2017~2018년 사이 아주대의료원 중증재활요양병원의 일부 기초공사에 참여한 A 업체가 공사 과정에서 사용된 흙막이용 토류판이 향후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A 업체 관계자는 H빔 철골 사이에 끼우는 흙막이용 토류판을 해체하지 않고 땅에 묻은 뒤 공사를 진행했다며 건물이 세워진 뒤 나무재질인 토류판이 썩어, 그 자리에 공간이 생겨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A 업체가 문제로 지목한 토류판은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하는 시설이다. 이 공사에서 사용된 토류판은 3천783㎡ 규모로, 기초공사 당시 설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A 업체는 토류판 사이에 설치한 20여m 높이의 H빔의 일부 인발(H빔을 뽑는 작업)도 토류판 안전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A 업체 관계자는 땅에 묻기로 돼 있던 H빔 전체 172본 가운데 40여 본을 인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공사 측은 토류판을 비롯해 H빔 인발로 인해 공사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초공사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될 만한 요소가 없는데다 현장에 감리 등이 상주하고 있어 모든 공정이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B 시공사 관계자는 토류판의 경우 지하층이 합벽 형태여서 토류판이 매립 방식으로 시공돼 시공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하도급 업체가 A 업체를 통해 H빔 자재납품 등 직영으로 공사를 수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계약내역서에는 H빔 강재사장으로 계약돼 있지만, 현장설명 당시 (H빔) 강재 인발이 가능한 부위는 강재 인발을 할 수 있도록 하도급 업체에 편의를 제공한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수원시는 시공사 측 관계자 등을 통해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민훈기자

중국서 흑사병 환자 2명 발생…당국 “확산 위험 극히 낮아”

중국에서 쥐벼룩을 매개로 전염되는 흑사병(페스트) 환자가 발생했다. 중국 정부는 이 환자들을 격리,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13일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최근 흑사병 환자 2명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흑사병 환자 2명은 지난 3일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후 흑사병 확진을 받았다.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가운데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에 확인된 흑사병이 확산할 위험은 극히 낮다며 시민들은 감염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센터는 시민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베이징의 자연환경과 쥐에는 페스트균이 없어 사람들이 쥐 등 동물과 접촉해도 감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베이징 시민들에게 특별한 보호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흑사병을 예방하려면 손을 잘 씻는 등 좋은 위생 습관을 지켜야 한다면서 일단 발열, 기침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으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센터는 흑사병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과 통제 조치가 잘 이뤄졌다고 밝혔다. 환자들을 즉시 격리 치료했으며 이들이 베이징에 온 뒤 접촉한 사람들에게도 예방 투약 등의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센터는 흑사병은 예방할 수 있으며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4세기 중세 유럽에서는 흑사병으로 2천500만 명이 목숨을 잃게한 흑사병은 페스트균을 가지고 있는 쥐벼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 과거 중국에서 흑사병으로 숨진 사례는 2014년 3건, 2016년과 2017년, 2019년 각 1건 있었다.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2년 총 256건의 흑사병 발병 사례가 있다. 이 중 60명이 목숨을 잃어 세계 최대 사망자 숫자를 기록했다. 이후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에도 이 병으로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김해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