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경찰, 경호차장 현장 체포 시도…"아직 체포 당한 사람 없어"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15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체포 시도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현장에서 실제 체포를 당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4시께 관저에 도착해, 오전 5시10분부터 경호처에 체포·수색영장을 제시하며 진입을 시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인 김홍일·윤갑근 변호사가 이를 저지하며 대치 상황이 발생했으나, 수사팀은 김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오전 8시 30분께 관저 진입에 성공, 김 차장 체포를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경호법상 경호 대상은 대통령과 그 가족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현장 경호관들은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보호할 법적 권한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현재까지 경찰 영장 집행 과정 중 현행범 체포를 당한 사람은 없다는 게 경찰 입장이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기자단에 "현 시점에서 체포영장 발부된 윤석열 대통령, 김성훈 차장, 이광우 본부장에 대해 체포가 아직 안 됐다"고 공지했다. 김 차장은 경호처장 직무대행으로,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리는 강경파 인사다. 그는 경찰의 3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 13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나뒹구는 LPG통 위 뒤엉킨 전선들... 화마 도사린 ‘다닥다닥’ 쪽방촌 [현장, 그곳&]

“여기저기 가스통이 흩어져 있는데다 낡은 전선까지 뒤엉켜 언제 불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14일 오전 9시30분께 인천 중구 월미로 38번길 일대. 길이가 불과 10m도 되지 않는 좁은 골목길 사이로 쪽방 10여개가 다닥다닥 붙어있다. 쩍쩍 금이 간 건물 외벽과 다 깨진 창문이 즐비한 이곳에는 먼지가 잔뜩 쌓인 LPG 가스통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 위태로움을 더했다. 더욱이 쪽방촌 주변에는 지붕 아래로 낡은 전선이 뒤엉킨 채 늘어져 있었다. 골목을 지나는 이들의 머리를 스칠 만큼 처진 전선은 자칫 LPG 가스통 호스와 맞닿아 화재가 발생할 것만 같은 위태로운 장면을 연출했다. 인근 동구 괭이부리마을 쪽방촌도 비슷한 사정이다. 이곳 주민들은 추위 탓에 집안에서 등유 난로를 사용하고 있었다. 주민 A씨(76)는 “(집안에)불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만 너무 추워 어쩔 수 없다”며 “현재 벌이로는 도시 가스를 설치 할 여유도 없어 등유 난로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 300여명에 이르는 쪽방 주민들이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역 내 280곳의 쪽방촌에 모두 327명이 살고 있다. 이들 쪽방촌은 널브러진 LPG 가스통과 낡은 전기 배선이 좁은 골목 사이에 뒤엉켜 있어 화재 위험이 크다. 실제 2023년 인천에서 발생한 1천332건의 화재 중 전기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가 515건(38.7%)에 이른다. 또 주민 대부분이 난로, 전기장판 등을 사용하고 있어 난방 기구 과열 우려도 있다. 인천시가 진행한 쪽방촌 난방 형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도시가스 101가구, 전기장판 98가구, 연탄 27가구 등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기히터, 전기장판, 가스난로 등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는 해마다 30~50건씩 발생한다. 이 같은 환경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규모 재산·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물 밀집도가 높은 데다 스프링클러 등 화재 예방 시설 설치가 어렵고 소방차 진입 역시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현 인천 중부소방서 서장은 “한국전기안전공사 및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화재에 취약한 전기장판, 피복전선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며 “겨울철 주거취약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어 가구마다 소화기를 설치하는 등 화재 예방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한파에 덜덜 ‘패딩으로 버텨’… 보일러는 사치, 냉골의 쪽방촌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14580357

한파에 덜덜 ‘패딩으로 버텨’… 보일러는 사치, 냉골의 쪽방촌

“아무리 추워도 보일러 값 아끼려 패딩만 입고 잡니다. 정말 얼어 죽을 것 같을 때나 전기장판 켜요.” 14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월미로 38번길 쪽방촌 골목에 자리잡은 13.2㎡(4평) 남짓한 좁은 단칸방. 방바닥은 차갑고, 낡은 벽틈 사이로 냉기가 새어 들어와 집 안에서도 패딩을 껴 입어야 할 정도로 춥다. 이 곳에 사는 이대종씨(96)는 올해도 보일러를 틀지 못하고, 그저 패딩으로 겨울철 한파를 견디고 있다. 이씨는 한국전쟁에 참전해 다리를 다친 국가유공자다. 하지만 갑상선, 위, 심장, 혈압, 전립선 등 14번에 이르는 수술을 받으며 급격히 쇠약해져 최근엔 별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종일 쪽방에서 지낸다. 이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받는 복지급여와 인천시의 지원금으로 매월 80여만을 손에 쥐지만, 최소한의 생활비 등을 제하면 거의 남는 것이 없어 보일러는 그저 ‘그림의 떡’이다. 이 씨는 “해마다 돌아오는 겨울이 두려울 만큼 집 안이 춥지만, 보일러는 사치”라며 “수도가 얼어붙을 만큼 추울 때만 보일러를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절약해도 매월 8만~9만원의 가스요금을 감당해야 하기에 그냥 패딩과 전기판넬로 겨울이 지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 쪽방촌 주민들이 올해도 여전히 보일러조차 맘 놓고 틀지 못한 채 추운 방안에서 떨며 겨울을 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의 쪽방은 모두 280가구로, 이곳에서 생활하는 쪽방 주민은 계양구 62명, 동구 219명, 중구 45명, 부평구 1명 등 총 327명이다. 쪽방이란 부엌,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2~4평(6.6~13.2㎡) 전후의 작은 방을 말한다. 특히 이들 쪽방촌 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가 175명(53.5%)에 이른다. 쪽방촌에 사는 주민 2명 중 1명은 생계, 주거 등의 지원 없이는 살기 힘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 등 난방기기조차 편히 사용하지 못하는 처지다. 전기장판·전기판넬로만 겨울을 버티는 가구는 무려 100가구(35.7%)에 이르고, 나머지 대부분도 연탄, 등유난로 등으로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엄경아 ㈔인천내일을여는집 인천쪽방상담소장은 “쪽방에 사는 주민 대부분이 65세 이상 어르신이 많고, 아프거나 해서 일도 못하는 등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며 “대부분 돈이 없어 추위에도 난방없이 지낸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가 나서 이들에 대한 주거 지원 뿐 아니라, 정서 및 의료 지원 등 최소한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일대 쪽방촌을 찾아 한파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직접 확인하고 주민들의 불편사항을 청취했다. 또 골목길 입구와 옥·내외 배선, 소화전 위치와 상태, 누전차단기, 배전함 파손 여부 등 화재 안전 점검도 했다. 유 시장은 “한파와 안전에 취약한 쪽방촌 주민들이 안전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쪽방촌 주민들이 갖는 생계적인 어려움뿐만이 아니라 이런 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나뒹구는 LPG통 위 뒤엉킨 전선들... 화마 도사린 ‘다닥다닥’ 쪽방촌 [현장, 그곳&] 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114580365

국힘 의원 30여명 관저 앞 집결 “공수처 영장은 불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 관저 앞에 모여 인간 띠를 형성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15일 새벽 윤 대통령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대통령 관저로 집결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은 인간띠를 형성했지만 공수처, 경찰 관저 진입을 저지하지 못했다. 이들은 “불법 영장 집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공수처, 국수본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입각해 공권력을 적법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3시30분께부터 관저에 집결한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 3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저지에 나섰지만 경찰의 해산명령이 이뤄지면서 현재 뿔뿔이 흩어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현장 상황에 대해 “아비규환”이라고 했다. 관저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며 현장에서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의원들의 신변에는 이상이 없다고 또 다른 의원은 전했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에야말로 윤석열을 체포하고 내란을 종식해야 한다”며 “윤석열씨는 이제 무의미한 농성을 끝내고 법 집행에 협조하라. 헌법과 민심의 심판대 앞으로 나와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야 지도부는 이날 오전 각각 긴급 회의 및 의원총회를 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집합건물 소음 ‘사각지대’…“밤에도 주말도 막을 방법 없다”

#1.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의 한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이씨(55)는 늦은 밤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진행되는 헬스장 보수 공사 소음으로 한 달 넘게 고통받고 있다. 이씨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과 구청에 소음 신고를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집합건물이라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말뿐이었다. 이씨는 “공사 업체가 주민들의 요청과 관리사무소의 제재를 무시하고 작업을 강행했다”며 “집합건물 소음 문제를 규제할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2.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주상복합에 거주하는 노현선씨(78)도 지난해 주거지 인근 복합 건물에서 2층에 입점한 치과 공사로 밤, 주말 없이 이어지던 소음에 시달렸다. 참지 못해 관리사무소에 민원을 넣었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소음으로 하루하루가 힘들었지만,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주상복합 건물 내 소음이 주민들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지만, 소음 규제를 위한 법적 제도나 기준이 없어 이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경기남·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접수된 소음 민원 신고 건수는 총 31만996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2년 11만4천90건, 2023년 9만9천33건, 2024년 9만7천873건이 접수됐다. 문제는 이러한 소음 민원 신고 중 아파트가 아닌 주상복합 건물로부터 접수되는 신고가 적지 않지만, 이를 규제하거나 해결할 명확한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주상복합은 집합건물로 분류돼 공동주택관리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관리사무소나 입주자대표회의의 조정·중재 권한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법에 따라 관리되며,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가 조정·중재 의무를 지고, 층간소음관리위원회를 통해 민원 접수와 중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반면, 주상복합은 집합건물법에 소음 관련 규정이 없어 분쟁이 장기화되거나 중재가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7월 ‘공동주택 층간소음 방지 및 갈등해소 지원 조례’를 제정했으나, 이는 주상복합에는 적용되지 않아 소음 갈등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집합건물의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확한 법적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같은 건물인데도 공동주택과 집합건물을 나눠 층간소음 문제를 달리 규제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인 조치”라며 “국회가 관련 법 제정에 신속히 나서 도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