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스시·일본식 커리도 NO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소재 등의 수출규제와 관련해 자국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관 직원을 대상으로 일제히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맞서 한국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비롯해 국회와 경기도의회, 수원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각종 단체에서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며 규탄대회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 경제보복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인 일본 NO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 여행은 물론 일본 제품, 심지어 일본 음식까지도 먹지 말자는 분위기다. SNS 단톡방에는 바코드에 표기된 일본 국가 번호인 45, 49를 올리고 물건을 살 때 일본 제품이면 구매하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 한 단체의 자문회의가 있었는데 이에 앞서 지난 주말 중식 메뉴를 묻는 문자가 필자에게 왔다. 담당자의 수고를 덜어 주기 위해 메뉴를 빠르게 스캔한 뒤 1등으로 답변을 남겼다. 제일 먼저 고른 메뉴는 함박스테이크와 일본식 커리라이스였다.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에 치즈 그리고 계란이 올라간 커리라이스라는 설명을 보고 단숨에 골랐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모두 이 메뉴를 고르는 것이 아닌가. 괜히 제일 먼저 메뉴를 골라 나중에 독박(?)을 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일본식 커리라이스를 선택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회의 당일 한 참가자가 지난 주말 쇼핑센터에 갔는데 유니클로 매장에 손님이 없었다면서 우리 일본식 커리를 먹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메뉴 선택이 잘못된 것을 지적해 왔다. 뭔가 불안한 예감은 항상 적중하는 법이다. 일본식 커리 선택이 문제가 된 것이다. 농담처럼 오가는 얘기 중에 일본 제품은 물론 스시를 비롯한 일식도 먹으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같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보다 확산되면 닛산이나 도요타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 대한 테러도 일어날 판이다. 확실히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는 우리 국민 정서상 나올 수 있는 사회 현상이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들의 수출 규제를 현실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일본 제품 불매나 규탄은 단순히 정서적인 문제다. 정부와 기업은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일본을 압도적으로 굴욕 시킬 수 있는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그런 카드가 우리에게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최원재 문화부장

[사설] 암기식 교육이 무슨 죄?

흔히들 암기식주입식 교육은 악(惡)이고 토론식참여식 교육이 선(善)이라고 말한다. 암기란 배운(學) 후에 익혀(習)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다. 필요할 때 저절로 머리에 떠오르는 상태를 말한다. 암기한다는 영어 표현 중에 learn by heart가 있다. 암기하는 것을 왜 가슴으로 배운다고 표현했을까? 가슴으로 배운다는 것은 머리로 분석하고 이해하며 따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필요한 순간에 튀어나오는 것을 의미한다. 타인의 지식, 작품, 행동을 적응무의식 상태에서 완벽하게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암기의 주요 목적이다. 나이 든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요즘 회갑 전후의 한국 사람들치고 어렸을 때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못 외운다고 벌서고 혼난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국민교육헌장부터 시작해 기미독립선언서, 너무나 긴 김춘수의 시 부다페스트의 소녀의 죽음 등등. 중국 교육부가 2011년 발표한 지침 중에 의무교육 어문과정 표준이라는 문건이 있다. 이 문건에는 학생들에게 암기하도록 하는 작품 115편이 있다. 논어, 맹자, 출사표뿐 아니라 한시가 대거 포함돼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몇천 년 전 성인의 지혜나 시인의 감성은 도외시한 채 입으로 줄줄 외우게끔 시킨다. 입만 열면 토론식 교육을 외치는 요즘 우리 일부 교육자들이 볼 때는 침 튀면서 격노할 일이다. 노벨상을 받은 중국의 물리학자 양전닝(楊振寧, 1922~)은 이런 교육 방식에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어린 시절에는 뜻도 모르고 외웠지만 살면서 그때 외웠던 구절들이 생각나고 곱씹게 되고 새로운 경계가 열리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암기식 교육의 폐해만 애써 볼 게 아니라 그 효용성과 장점을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암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오해가 퍼지면서 학교에서도 외우는 활동을 시키지 않고 학생들도 점차 외우는 것을 힘들어하고 있다. 노래방에서 모니터를 보지 않고 노래를 외워 부를 수 있는 곡이 몇 개나 될까. 비단 암기식 교육뿐 아니라 한자 교육 폐지니, 자사고나 외고의 폐교니 하면서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정치판보다 심한 이념 전쟁을 보고 있다. 아기 욕조 물이 더럽다며 아이까지 함께 버리는 추태가 아닐 수 없다. 암기 능력은 학습역량을 강화시키고 높은 수준의 지적 단계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이다. 참여식이니 토론식이니 하는 교육도 중요하겠지만 글자는 읽어도 글은 읽을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문맹(文盲)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하나. 우리는 부숴버리기는 쉬워도 그것을 다시 만들어내기는 너무 어렵고,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인정하는 아량이 부족하다. 제대로 읽고 쓰고 외우는 기본을 무시하는 교육은 사상누각이다. 집집마다 낭랑한 목소리로 글을 낭독하고 외우는 아이들이 많아야 살길이 생긴다.

[문화카페] 이런 콘서트 홀을 지어주세요

연주자가 되려고 피와 땀을 흘리며 준비해 온 청년음악가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문화 하드웨어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우울한 현실이다. 지방자치단체는 전문 예술단체를 운영하고 있지만 수십 년 전 만들어진 패턴과 시스템을 모델로 적용하는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원인 중 하나는 전용 콘서트홀의 부재다. 지자체 단체가 다목적 홀을 짓고 그곳에서 다양한 단체들이 연주와 공연을 하는 형태는 50년 전부터 이어온 행정적 획일화에서 비롯된 오류다. 연주단체에 맞는 전용 콘서트홀의 확보는 선진문화가 뿌리내리는데 근본이 된다. 어떤 콘서트 홀을 지어 드릴까요?라고 묻는다면 세계 유수의 콘서트 홀에서 연습과 연주를 경험한 내 생각을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답한다. 첫째도 음향, 둘째도 음향, 셋째도 음향이다. 연주자 개인의 악기는 바이올린, 첼로, 클라리넷 등이다. 그들이 모인 오케스트라의 악기는 콘서트 홀 그리고 거기서 생성되는 음향이다. 음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무대는 값비싼 보석으로 천장을 장식하고 바닥을 귀한 대리석으로 꾸며도 아무 쓸모가 없다. 좋은 음향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투자가 있을 때 이뤄진다. 지자체의 다목적연주시설을 지켜보며 알게 된 것은 음향보다 외적인 면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공연장 광장의 분수대, 화려한 넓은 로비, 그리고 객석과 객석의 편안한 공간 등이 음향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한다. 한정된 예산을 어디에 주안점을 두고 분배하는가에 따라 후대에 기록될 값진 유산 또는 그것을 헐고 다시 세우는 쓸모없는 콘서트 홀이 되는 핵심적인 잣대가 된다. 지금도 흠잡을 수 없는 유럽이나 미국의 오래된 홀을 보며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그들의 콘서트홀은 밖에서 볼 때 화려하지 않다. 로비도 크지 않고 적절한 공간만이 있을 뿐이다. 입구도 초라하다. 주차장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훌륭한 음향으로 모든 것이 용서된다. 청중이 늦은 시간에 급히 저녁식사를 하고 정장을 차려입고 교통지옥을 뚫고 콘서트홀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듣기 위해서다. 어떤 음향이 이상적인가? 무대의 연주자들이 본인들이 연주하는 사운드를 가감 없이 그대로 들을 수 있는 음향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유럽이나 미국의 오케스트라들은 자체적으로 전용 콘서트홀을 갖고 있으며 그곳에서 매일 연습도 한다. 연주회와 같은 음향에서 연습하면 본인들의 사운드를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 쉽게 적응한다. 무대에서 연주자들이 듣는 그대로 청중석 전체에 전달되는 음향이 이상적인 음향이다. 뉴욕의 카네기홀에서 연습할 때 무대 위의 오케스트라 단원 전체에게 속삭이듯 얘기해도 무대 구석구석에 정교하게 전달될 뿐 아니라 100m 후방에 있는 3층 꼭대기 청중석 맨 뒤에도 그대로 전달되는 것에 놀란 적이 많다. 연주자들은 이런 음향에서 본인의 최고의 연주력을 내는 것에 인색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2004년 6월 대전시향의 미국순회연주 첫 번째 장소인 시애틀의 베냐로야 홀의 연주를 잊지 못한다. 이 악단의 첫 해외 연주였다. 단원들은 우리가 이렇게 훌륭한 소리를 낼 수 있었던 거야? 또는 그렇다면, 지금껏 우리가 들었던 우리의 사운드는 우리의 것이 아니었던가?라는 감격과 회한이 교차하는 표정을 숨길 수 없었다. 감동으로 붉어진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을 보았다. 베냐로야 홀은 마술이 있는 음향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 내는 소리를 그대로 전달하는 정직한 음향을 갖춘 것이 전부였다. 그런 소리를 내게 하는 음향작업이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목표를 가지고 연주홀을 건축하는 것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한다. 그 연주 홀 로비가 멋졌어 또는 이토록 환상적인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향을 우리에게 물려준 선대들에 감사한다 우리는 이 둘 중 무엇을 택해야 하는가? 함신익 심포니 송 예술감독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 ‘도마위’] 지정 안해도 그만… 유명무실

인천시가 교통혼잡 특별관리구역 지정을 의무화할 수 있도록 현행법 개정이 시급하다. 24일 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도시교통정비법은 특별관리구역 지정을 임의규정으로 정하고 있다. 임의규정은 당사자의 의사로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법령에서 보통 할 수 있다라고 표현하는 규정이 바로 임의규정이다. 특별관리구역 지정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결국, 시가 무조건 상습 정체 도로를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할 의무는 없다. 이 때문에 특별관리구역 지정을 해야 한다라는 강행규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행규정으로 바뀌면 특별관리구역 지정과 함께 부설주차장 이용제한 등 효과적인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특별관리구역 지정 기준이 애매모호한 것도 문제다. 현재 도시교통정비법은 시간대별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15㎞ 미만인 상태가 1주일에 21차례 이상 발생하는 도로를 특별관리구역 지정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원인 분석 등은 모두 뒷전이고, 교통혼잡 발생 정도만으로 특별관리구역 지정 여부가 정해지는 셈이다. 또 지역별 교통 사정이 다른 것도 특별관리구역 지정 기준에 반영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 물류량 증가로 화물차 이동량이 많은 인천은 그에 걸맞은 기준이 별도로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김종형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특별관리구역 지정과 관련한 선행연구를 하고, 그 결과를 기준으로 하는 충분한 논의를 거친 이후에 도시교통정비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이런 식으로 개정이 이뤄져야 시가 특별관리구역 지정에 관심을 두고 효과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광주 주민들 “교통·환경피해 오포물류단지 멈춰라”

광주 오포읍 주민들이 교통문제ㆍ공사 피해 등의 이유로 오포물류단지에 대한 반대 투쟁에 나섰다. 오포물류단지반대투쟁주민위원회는 2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오포물류단지 건축은 광주시를 마비시키는 교통지옥, 환경지옥을 유발한다. 주민을 무시하고 교통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국토교통부 정책과 경기도의 인허가, 광주시의 일방적인 행정은 주민을 사지에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포주민위에 따르면 오포읍 문형3리 주민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7월까지 1년여 동안 펜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발파 및 공사가 이뤄져 건물이 흔들리는 등 피해와 고통 속에서 물류단지 반대와 허가 취소를 외치고 있다. 이날 오포주민위는 ▲주민 일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진행된 주민공청회 무효 ▲국토부 저액과 경기도 허가 과정에서 교통영향평가 졸속 심의 ▲발파 공사로 인근 마을 수차례 지진에 건물 갈라지는 등 온갖 위험 ▲추가 도로망 확보 안 된 도시동맥경화 물류단지정책 반대 ▲광주시 전체를 위한 오포물류단지 공사 취소 등을 주장ㆍ요구했다. 오포주민위는 광주시는 오포물류단지 건축 인허가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주민공청회 요구하면서 뒤에선 공사현장에서 동림교까지 구간에 대한 도로확장비를 요구하고 이익에만 급급하다며 광주시 인허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주민의 생존권을 지키고 재산권을 행사하도록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경기도에서 이를 묵과하고 광주시에서 건축 인허가 진행될 시 오포읍 전체와 광주시 시민단체 연대로 대대적 투쟁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최현호기자

[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6. 평택 송탄시장

평택 송탄시장의 특징은 도소매 상품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소매품을 사 가는 손님들과 도매품을 사 가는 상인들로 항상 북적인다. 송탄시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송북전통시장으로 불렸다. 625전쟁 직후 인근 지역인 오산시에 K55 미군기지가 형성되면서 평택시 인근 주변 농촌 생산 농산물을 농민들이 직접 가지고 나와 판매하는 상설도매시장으로 시작했다. 지금 송탄시장이 도매시장 역할을 하는 이유도 당시의 역사가 지금까지 흘러와서다. 예나 지금이나 시장 이름 앞에 아침을 여는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도 도매시장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평택 지산동에 위치한 송탄시장은 인근에 미군이 있어 한국 손님도 많지만, 외국인 관광객도 꽤 찾는 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외국인 기호에 맞는 상품이 많은 편이다. 16일 오전에 찾은 송탄시장에는 상점 곳곳에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마치 이 시장에 자주 온다는 듯 능숙하게 한국말로 물건을 주문하고 자연스레 쇼핑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였다. 또 다른 외국 손님은 한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머리국밥 음식점 앞에서 호기심 어린 눈으로 메뉴를 살피기도 했다. 송탄시장은 60년대부터 구성돼 최소 20~30년은 된 식당과 상점이 즐비했다. 간단한 도너츠나 국수조차 옛날 방식을 그대로 고수해 투박하지만 정겨운 맛으로 승부를 보는 상인들이 많다. 송탄시장은 160개 점포, 약 370여 명의 상인이 손님을 매일 맞이하고 있다. 곳곳에는 고객 편의를 위해 청결한 화장실 등 편의시설과 전통 문화재 및 체험 행사가 마련돼 있다. 특히 가장 인기를 끄는 건 유통 단계를 최소화시켜서 파는 농산물 직거래였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 손에는 과일이나 채소 봉지가 하나씩 들려 있을 만큼 손님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송탄시장의 특장점은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시장 주변에는 송북시외버스터미널, 송탄 전철역을 비롯해 인근에 18개의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가 형성돼 있으며 근교 농업 단지와 미군부대 등이 위치해 있다. 이런 접근성 덕분에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대 또한 다양하다. 상인회는 이러한 점을 살려 고객 유입도를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사은품 행사를 열어 일정 금액 이상 구매를 하면 달걀 한판 등 식품, 생필품을 주기적으로 제공해 기존 고객을 확보할 뿐 아니라 큰 장날 할인행사, 특가판매 등을 통해 질 높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신규 고객 확보를 하고 있다. 또 다문화 가정을 위해 5% 할인 등 상품구매 우대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개별점포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재고 상품 나눠주기 등의 봉사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시장은 대형마트가 진행하는 마트 내 생활교실 등에 착안해 상인과 고객이 함께하는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노래교실, 홈패션 주부교실 등을 운영해 상인과 고객의 유대관계를 활성화하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다. 또 전통시장 고객의 편리한 쇼핑을 돕기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전대행을 실시하고 물건을 사면 배송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김진수 송탄시장상인회장 불청결하고 불편하다는 전통시장의 편견 깨야 김진수 상인회장은 송탄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청결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시장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현재 시장 곳곳에는 깨끗한 화장실, 고객편의센터 등이 있으며 각 점포 상인에게도 환경 청결을 당부하고 있다. 김 회장은 흔히 전통시장이라고 하면 불청결하다, 불친절하다, 카드를 못쓴다 등의 고정관념이 있는데 임기 동안 이런 것들을 해결하려 한다며 지금 시장을 찾는 고객 수도 다른 시장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라서 기본부터 제대로 다져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일장이 열리면 하루에 3천 명은 찾지만,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500명이 찾는다며 숫자로 보면 많아 보이겠지만, 상인들의 원활한 장사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한 수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고객들의 쾌적한 쇼핑 환경을 마련하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바닥에다가 물건을 놓고 팔아도 그러려니 했지만, 이제는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상인 개개인에게 체계화된 판매대를 지원해 고객들도 더 쾌적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며 깔끔하게 판매하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는 분명히 있기 때문에 쾌적한 쇼핑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손님들이 사랑해주는 시장을 만들기 위해 개선 과정에서 부족한 예산은 정부, 경기도 등 전통시장 살리는 정부 사업을 십분 활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외국손님이 찾아와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경기도 대표 시장으로 키워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먹을거리를 찾아라 ■우호도너츠만두 우호도너츠만두는 송탄시장, 이 자리에서만 40년째 운영하고 있다. 80년에 시작한 이 가게는 도너츠와 만두가 주 종목이다. 이정희 대표(65)는 요즘 도너츠들은 크림치즈도 넣고 이것저것 넣어서 젊은이들 입맛에 맞게 가공하지만, 우리는 40년 전 당시 배워 만든 그 맛 그대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며 80년대 도너츠를 우리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호도너츠만두에서는 예전에 엄마 손을 잡고 시장을 찾은 꼬마 손님이 어느덧 훌쩍 커서 가게를 다시 찾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아이 손잡고 들어온 손님들이 여기가 엄마 예전에 도너츠 많이 사먹은 곳이야라고 말을 한다. 당시에는 아이 모습이어서 훌쩍 큰 모습을 나는 모르지만, 손님들이 먼저 와서 나를 알아봐 주고 하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어요. 오래된 단골손님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도너츠 하나로 추억을 나누는 모습을 보는 맛에 장사를 해요라며 뿌듯함을 전했다. ■낙원소머리국밥 낙원소머리국밥은 송탄시장에서 맛집으로 유명하다. 매일 육수를 만들고 또 다음 날엔 새로운 뼈를 넣어서 육수를 낸다. 깊은 육수의 맛이 이 국밥집의 자랑이다. 김현분 대표(70)는 국밥은 육수가 관건이기 때문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쓴다. 국밥의 국물이 진국이라는 손님들의 말을 들을 때마다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낙원소머리국밥은 송탄시장에서 26년째 장사를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처음에는 생계 때문에 장사를 시작해 장사를 접을까도 고민했지만, 국밥을 먹은 손님들이 계속 찾아와주고 반응이 좋아서 26년째 계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의 손님맞이 비법은 정성이다. 그는 김치를 하나 내놓더라도 직접 담근 김치로 손님들 밥상에 올린다. 우리 가게를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으로 대접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추어탕,순대국 추어탕, 순대국은 특색있는 가게 이름이 아닌 메뉴로 가게 이름을 정했다. 손님들에게 파는 음식을 정확히 인식시켜주고 오로지 맛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금출 대표(60)는 특별한 거 없이 순대국, 추어탕의 기본을 지키려고 한다. 들깻가루와 부추로 향긋함과 고소함을 추가로 넣고 국물에 잡내가 나지 않아 손님들이 많이 좋아해주신다고 귀띔했다. 이 가게의 특징은 음식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 순댓국은 6천 원, 추어탕은 7천 원이다. 이 대표는 요새는 추어탕이 만원이 넘어가는 음식이 돼버렸다. 우리도 가격 인상은 고려해봤지만 아무래도 경기도 안 좋고 계속 찾아와주는 손님들 생각에 이 가격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손님들이 찾아와 저렴하고 맛있다고 얘기해줄 때마다 뿌듯하다. 앞으로도 변함없는 맛과 가격으로 손님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허정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