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수, 계엄 해제에도 참모진 출동 지시…2차 비상계엄 논의 정황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국회 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육군본부에 있던 참모진들을 계엄사령부로 출동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박 총장과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에 대한 공소장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공소장에 따르면, 박 총장은 지난 4일 새벽 3시 3분께 참모진들에게 계엄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모이도록 지시했다. 당시 지시를 내린 시간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체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였다. 앞서,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위한 국회 본회의가 이날 오전 0시49분경 개최됐다. 또한 오전 1시 1분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상정됐고, 1시 3분 재석 국회의원 190명 만장일치로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박 총장 등이 2차 비상계엄 선포를 논의한 정황도 전해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의결 후 즉각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지 않고, 4일 오전 1시16분~1시47분경 합동참모본부 지하에 위치한 결심지원실에 모여 관련 논의를 계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전 장관은 4일 오전 2시 13분께 박 총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 재차 투입 여부를 물었고 박 총장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된 이후 계엄사령부 구성 및 소집을 위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앞두고 경기동부권 임금체불업체 단속…“악의적 사업주 구속수사”

노동당국이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동부권 임금체불 업체에 대해 단속에 나서 생계 안정에 집중하기로 했다. 특히 단속과정에서 재산을 숨겨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구속수사하는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오는 24일까지 설 명절 체불신고 전담창구, 기관장 현장지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임금체불 집중청산 운영계획’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성남지청은 이번 임금체불 집중청산 운영계획으로 설 명절 이전 현장지도 등을 통해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청산에 집중하기로 했다. 주요 활동으로 ▲노동포털 온라인 및 전용 전화 개설 ▲기관장 현장 지도 ▲체불청산기동반 운영 등 현장 중심의 청산지도를 내용으로 담았다. 우선 사업체가 고액의 임금을 체불했거나 피해 근로자 다수, 체불로 인한 노동분쟁 발생 등에는 기관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민원을 듣고 임금 청산을 지도한다. 경영상 등의 문제로 임금체불이 발생한 경우, 우선 체불 사업주 융자제도를 활용해 사업주가 청산하도록 지원한다. 임금체불 피해 근로자 지원을 위해 다음달 28일까지 대지급금 지급을 청구하면 처리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단축해 빨리 지급하기로 했다. 체불청산기동반도 함께 운영한다. 사업장에서 대규모 임금체불이 발생하거나 집단 노사갈등, 건설현장 농성 등에 대한 청산활동을 현장에서 실시해 임금체불을 예방하고 피해 근로자 권리구제를 위해서다. 특히 노동당국은 임금체불을 경시하는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엄정하게 법 집행을 수행하기로 했다. 근로자 임금 지급능력이 있는데도 임금을 체불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악의적인 사업주에 대해선 구속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근로감독관의 출석요구에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거나 명시적으로 출석을 거부하는 경우, 체포영장을 신청해 임금체불문제를 엄정히 다루기로 했다. 양승철 지청장은 “설 명절을 앞두고 근로자들이 임금체불로 고통받지 않도록 현장지도와 법 집행을 강화하고 고의적 체불은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한의사회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 재치만점 ‘한의약 홍보’ 레디 큐!

경기도한의사회와 경기일보가 공동 주최한 ‘2024 제7회 경기도한의사회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의 결선 PT 및 시상식이 성료했다. 지난 5일 오후 4시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결선에선 총 35개의 출품작 중 6개 작품이 결선 심사에 올라 대상과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가 최종 선정됐다. 공모전 주제는 ‘감기의 한의약 치료’로 면역력을 강화해 감기를 예방하는 한의약의 효능과 만성감기·비염 등에 효과적인 점, 항생제와 관련 없는 한의약 등 한의약의 감기 치료 효과와 한의학에 대한 인식 개선, 대국민 홍보, 국민 건강 증진을 도모하는 영상과 홍보물이 제작됐다. 심사는 경기도한의사협회 회원들이 참여한 예선 심사 후 결선에 오른 작품을 심사위원들이 평가했다. 출품자들이 직접 무대에 나와 기획 의도와 영상 상영과 홍보 자료 설명 등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한 후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최종 수상작은 콘텐츠의 주제 적합성과 향후 활용 가능성, 영상의 완성도와 홍보 확산성, PT 점수 등을 종합해 선정됐다. 대상은 ‘감기 예방은 한의약으로’를 출품한 박세리씨(개인)에게 돌아갔다. 박 씨는 한의약이 감기에 효과적인 이유와 감기의 근본을 치유하게 하는 점 등을 대중이 알기 쉽도록 구성한 점 에서 높이 평가받았다. 이어 최우수상은 ▲4조 이다현, 이다영, 이다인, 임지은씨의 ‘임산부 감기, 한방으로 답하다’ ▲5조 유강빈, 박근영, 김상유씨의 ‘한방이와 함께하는 항생제 없는 감기치료’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1조 허은채, 김영웅, 김우현, 신정현씨의 ‘뉴스 감기 바이러스 침투 사건 ‘종결’ 한방에 가보자고’ ▲2조 고규린, 김가경, 백승진, 장영현씨의 ‘감기 에취!하면 한의원으로!’ ▲3조 우시은, 윤온채, 길의준, 최서윤씨의 ‘엄마의 마음으로 치료합니다’로 선정됐다. 대상은 경기도의회의장상과 상금 300만원, 최우수상(2개팀)은 경기일보대표이사회장상과 상금 150만원, 우수상(2개팀)은 경기도한의사회장상과 상금 50만원, 장려상 13개팀에는 경기도한의사회장상과 상금 10만원이 각각 지급됐다. 수상작은 한의약에 대한 올바른 인식개선 등을 위해 대국민 홍보자료, 한의약 교육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모전에선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해 한의약의 효과를 확산하고, 다채로운 소통 채널로 젊은 세대에게 한의약을 알리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 특히 눈길을 끌었다. 이용호 경기도한의사회장은 “매년 작품 수준이 올라가고 있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고, 참여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공모전을 하면서 한의약을 처음 접한 분들도 있을 텐데 이제 한의약 가족이라 생각하시고 많은 홍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홍보 전문가가 되실 여러분께서 잠재력을 가진 K-메디신의 우수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도록 많은 관심을 갖고 활용해 주시면 좋겠다”며 “전세계에 한의약의 우수성이 알려질 그 시작점이 여기 한의약 콘텐츠 공모전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황세주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은 “공모전에 젊은 대학생들이 다수 참여한 점과 창의적인 콘텐츠가 돋보이는 점에서 한의약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생각한다”며 “한의약이 대중에게 더욱 친숙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바라며 경기도의회도 한의약의 발전을 위한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인터뷰 ‘대상’ 수상 박세리씨 “AI 활용 영상으로 일상 속 한의약 홍보 결실” 대상을 수상한 박세리씨(26)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 씨는 한의약이 대중에게 친근하게 인식되도록 하고자 영상과 홍보물에 파스텔톤을 활용하고 노란과 초록 색상으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디자인적인 측면보다 더욱 호평을 받은 것은 공모전의 취지를 잘 살린 ‘감기 예방은 한의약으로’의 주제의식과 구성이다. 박씨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목소리를 통해 한의약이 감기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용하는지를 상세하게 반영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개인적으로 영상 공부를 하던 박씨는 취업 준비를 하다 우연히 공모전을 보고 출품을 결심했다. 그는 “3주간 제작했는데 제일 시간을 많이 소요한 것은 스토리 구성이었다”며 “감기라고 하면 병원만 떠올렸는데 한방치료나 한의약이 이렇게 큰 도움이 되는 줄 몰랐다. 새로운 것을 알게 돼 배움의 기쁨도 컸다”고 말했다. 결승에서 유일하게 개인으로 출전한 박씨는 공모전 준비와 PT 무대를 혼자 도맡으면서도 자신감 넘치는 발표와 답변으로 심사위원들의 응원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씨는 “우연히 참여한 공모전에 큰 상을 받게 돼 기쁘고, 잘 알지 못했던 분야를 알게 돼 더더욱 의미가 있었다”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의약에 더욱 관심을 갖고 홍보 확산 방안 등도 고민해 보겠다”고 전했다.

‘63빌딩 시공사’ 신동아건설 법정관리 신청…수도권 사업장 ‘비상’

경기 침체로 인해 건설업계가 시름하는 가운데, 63빌딩 시공사로 잘 알려진 시공 능력 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견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건설업계는 물론, 신동아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분양보증 사업장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은 이날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신동아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액은 7천980억원으로 전년(6천454억원)보다 1천억원 이상 불었다. 신동아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최근 지속되는 건설시장 침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경남 진주 신진주 역세권 타운하우스와 의정부역 초고층 주상복합 등 신동아건설이 책임 준공을 맡은 일부 현장에서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한 가운데 공사비 미수금 증가까지 맞물리며 상황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화성시 송산면 송산그린시티 타운하우스 개발사업도 타운하우스 사업의 불투명한 전망 등으로 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전환에 실패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런 가운데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사업장 분양 계약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신동아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는 분양보증 사업장은 평택·인천·화성·의정부 등 수도권 7곳이며, 총 2천899가구로 확인됐다. 전체 분양보증액은 1조1천695억원에 달한다. 이중 의정부역 신동아 파밀리에 2개 블록을 제외하면 모두 신동아건설이 공동 시행사나 공동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분양에 나선 인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669가구)에 대한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해당 현장은 신동아건설이 계룡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한 사업장으로, 신동아건설이 지분 80%(계룡건설산업 20%)를 보유했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평택고덕국제화 계획지구 ‘고덕 미래도 파밀리에’(642가구)는 후분양 사업장으로 현재 공정률이 약 70%에 달하며, 모아건설산업이 주관사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인천 검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HUG는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때 이들 7개 사업장의 상황과 공동 시행자, 하도급업체 의견과 법원의 판단 등을 고려해 분양보증채무 이행 방법을 결정할 방침이다. 공동 시행사나 신동아건설이 계속해서 공사를 원할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 신동아건설이 계속 공사를 수행할 수도 있다. 법원의 기업회생절차 개시 결정까지 최소 1개월이 소요되며, 계속사업 허용 신청과 법원의 승인을 거쳐 공사를 재개하기까지는 최장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천 검단 사업장은 신동아건설이 계룡건설에 모든 지분을 넘기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지분이 높은 인천 검단신도시 파밀리에 엘리프 사업장에 대한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어 계룡건설, HUG와 논의를 거칠 것”이라며 “사업성은 보존돼 있지만, 법정관리 신청 들어간 상태에서 계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론] 조세희와 레비나스

새해를 맞았지만 지난해로 돌아가 본다. 갓난 예수가 베들레헴 마구간에 누워 계실 성탄절이었다. 인천 동구 화수동 일꾼교회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소설가 조세희가 사랑했던 난장이(난쟁이) 같은 삶을 기억하자는 이들이었다. 일찌감치 조세희가 소설을 쓰기 위해 둘러봤을 장소, 그가 문장으로 새겨 놓았듯 지옥 같은 세상에서 천국을 꿈꾸던 이들이 몸과 맘을 의탁하던 성소였다. 조세희는 지옥 같은 세상을 뜨면서 직접 가서 묻겠다는 듯 신의 아들과 자리를 바꿨다. 조세희에 앞서 1995년 성탄절에 떠난 이가 또 있었다. 에마뉘엘 레비나스. 이름마저 신과 함께하려던 이에게도 하늘은 무심하고 가혹했다. 하늘이 낸 백성이라며 적자 계보를 자부했던 유대인이었던 그는 자신을 제외한 모든 가족이 학살당했다. 그도 하늘에 묻고 싶었던 게 많았을 철학자였다. 조세희는 인천 만석동과 화수동 일대를 돌아보고 ‘은강’이라는 동네를 지어냈다. 레비나스는 인간이 인간을 떼로 죽이는 지옥을 마주하고 ‘타인의 얼굴’을 개념화했다. 조세희는 한국 사회 지옥도를 은강으로 축소하고 상징화해 우화처럼 펼쳐 보였다. 레비나스는 나와 너를 넘어서 사람이 사람을 환대하는 세계를 사유했다. 조세희는 문학 쪽에서 철학에 접근했고 레비나스는 철학으로 문학 같은 상징을 직조해냈다. 성탄절에 떠난 두 삶이 공히 바란 바가 있다면 국경과 인종, 계급 따위를 초월해 천국 백성을 닮은 인간애였다. 두 사람은 땅에서 이루지 못한 일이라면 하늘에서도 이룰 수 없음을 알면서도 천국에 대한 기대를 접지 못했다. 신이 존재하리라 믿어서라기보다는 신이 있어야 할 사람들 편에 서고 싶어서였다. 조세희는 1970년대 인천이라는 구체적 시공간을 은강에 담았다. 은강은 인천 동구를 비춰 반사해 낸 인천의 옛 얼굴이었다. 조세희는 난장이 연작을 통해 인천을 비롯한 타지 사람들이 은강에 와서 머물기를 바랐다. 타인이 사는 장소에 들어서는 경험은 나를 변화시킨다. 소설 안에서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 그 문장들을 통과한 후 나의 모습은 이전과 다르다. 레비나스는 타자의 얼굴을 마주하기 전과 후를 말한다. 타자를 만나면서 나는 나를 넘어서는 초월에 도달한다. 타자를 내 집으로 받아들여 손님으로 환대하면서 나는 나를 벗어나 도덕적 인간으로 변해 나간다. 레비나스는 “타자는 가난한 자와 나그네, 과부와 고아의 얼굴을 하고 있고 동시에 나의 자유를 정당화하라고 요구하는 주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했다. 타자는 약자의 얼굴로 다가와 나를 윤리적 존재로 바꿔 놓고야 마는 구원자다. 조세희는 인천을 은강이라는 약자의 도시로 그려 놓았다. 인천은 변했고 인천 안에서도 은강은 잊혀진 얼굴이 돼 가고 있다. 성탄절에 은강과 조세희를 기억하기 위해 모인 이들도 극소수였다. 하지만 인천은 천국을 바라는 이들로 넘쳐 난다. 인천을 ‘성시화’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목회자와 성도들도 꽤 많았다. 근대 기독교의 발자취를 따르다 보면 천국 아랫동네쯤에 인천이 있어도 부족하지 않은 도시다. 조세희는 다음 성탄절에 또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조세희와 함께 그날에는 레비나스도 올 것이다. 인천을 비춰 빚어낸 은강이라는 얼굴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 부름에 응답하는 인천이라야 신의 얼굴로 현현한 예수를 볼 수 있다.

[천자춘추] 자기 주도적 삶 위한 청소년 활동

다양한 청소년 활동에 참여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고 충분한 활동 기회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존재가 바로 미래 사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이다. 청소년기는 자아를 형성하고 자신의 가치관과 비전을 정립하는 중요한 시기이지만 오늘날 청소년은 입시 중심의 공교육과 과도한 사교육 속에서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경험을 누릴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 활동은 단순히 여가를 보내는 것을 넘어 과도한 경쟁과 학업 부담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활력을 되찾게 하며 균형 있는 성장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교실 밖의 세계를 탐험하며 자신만의 비전을 구체화하는 것은 그들의 삶을 주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 활동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청소년 시설을 갖추고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 시설은 청소년들에게 입시 위주의 활동이 아닌 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자기계발과 또래 활동을 통해 균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렇지만 지나친 경쟁에 노출돼 입시만을 위한 교육환경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은 이러한 시설이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이용할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청소년 활동은 단순히 학업 외의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그들이 자기 주도적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이를 위해 사회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활동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의 삶을 설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그것이 거듭되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사교육의 홍수 속에서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활동이 활성화돼 마치 가랑비처럼 그들의 삶에 스며든다면 무한한 가능성 속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제주항공 정비사 "14시간 근무…휴식·식사 시간도 없어" 폭로

제주항공 직원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렸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자신을 제주항공 소속 항공정비사라고 소개한 A 씨는 지난 5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저는 제주항공 정비였습니다'는 글을 게재했다. ‘블라인드’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로, 블라인드에 가입하려면 소속 회사의 이메일을 입력하고, 해당 계정으로 발송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공개된 글에서 A 씨는 “제주항공의 항공정비사의 처우는 매우 열악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숙련된 정비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정비사 부족 사태가 이어졌고, 정비사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알렸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B737자격을 가진 숙련 정비사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제주항공은 경력직 채용공고를 올렸지만 시장에 정비사가 없고, 인턴 정비사들마저 과도한 업무로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A 씨는 "제주항공은 인천, 김포에서 밤낮없이 항공기를 운영하며 정비하는 회사로 유명했다"며 “(정비사들은) 정비비 절감을 이유로 제대로 갖춰진 시설 없이 중장비 작업을 램프에서 수행하며 13~14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 없이 과도한 업무를 맡았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러나 비용이 드는 인력 충원과 처우 문제는 여전히 묵살됐다. 대표이사와 인사팀, 정비 본부는 정비사의 요구를 불만으로 치부했다”고 했다. A 씨는 이번 제주항고 참사의 원인에 대해 ‘국토부의 부실한 항공 관리 감독’과 ‘무안공항 내 로컬라이저(방위각 표시 시설)가 설치된 콘크리트 둔덕’을 꼽았다. 그는 “이번 사고는 항공산업·안전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부족한 국토부 항공정책실이 제대로 된 관리 감독과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무안공항 사고의 경우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둔덕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며 “버드스트라이크 이후 동체 착륙은 완벽한, 최선을 다한 착륙이었지만 둔덕으로 안타깝게 모든 탑승객이 희생되는 비극적인 사고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