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만점, 경기도 전통시장을 가다] 41. 수원 장안문 거북시장

수원 화성 장안문 인근을 걷다 보면 바닥, 조명 등 깔끔하게 단장한 길거리가 나온다. 문화재 같기도 하고 전통시장 같기도 한 이곳은 장안문거북시장이다. 완연한 봄날씨를 기록한 지난달 30일 찾은 이곳은 일반적인 정겨운 모습의 전통시장과 달리 정제되고 우아한 모습이었다. 수원 화성의 모습을 띤 건물들과 디자인적 요소들은 바로 옆 위치한 장안문 성곽과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관광지와 시장을 섞은 듯한 고유의 매력을 뿜어 내는 이곳에는 친근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는 상인과 손님들, 신기한 눈빛으로 두리번거리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장안문거북시장(수원시 장안구 수성로 370번 길 52)은 수원화성의 축성과 더불어 200년 역사를 지닌 시장이다. 거북시장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과거 시장토지 소유자가 거북이라는 별명을 가진 사람이어서다. 농산물을 사고팔기 위한 사람들은 거북이네로 간다고 말하게 됐고, 이를 시작으로 지금의 장안문거북시장이라는 명칭이 탄생했다. 거북시장이 위치한 옛 영화역 주변엔 화성축성과 더불어 자연 발생적으로 이뤄진 주거 밀집지역으로 과거에는 번화가였다. 1980년대 후반~1990년대 초반까지는 크게 활성화돼 수원 최고의 상권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였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수원의 도심이 커지고, 새로 생기면서 상권은 여러 곳으로 분산됐다. 아울러 경기 남부지역에서도 도시마다 상권이 커지면서 수원 거북시장은 1990년대 후반부터 침체기를 맞기 시작했다. 거북시장 상인회는 옛 영화를 되살리기 위해 시장 활성화에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하고 있다. 2011년 국토해양부와 수원시가 선정하는 도시활력증진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 거북시장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시장 상인회와 지역주민들은 연구원 등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전통 문화적 요소와 지역 고유 이미지가 조화를 이루는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한 것이다. 또 거북시장은 화장실을 혁신적으로 재해석한 또옹카페를 만들어 2018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상인회가 직접 운영하는 또옹카페는 1층은 화장실, 2층은 카페가 위치해 있다. 아울러 다양한 연령층의 손님을 끌어들이기 위해 1년 열두 달 달마다 다른 행사를 기획해 열고 있다. 1월 200년 전 영화 역사를 재현해 시장의 번영을 기원하는 고유제부터 2월에는 척사대회, 3월 장승제, 4월에는 화려한 연등제, 5월, 9월에는 새숱막 축제와 음식문화축제로 3일에 걸쳐 진행되는 행사로 5천여 명이 넘는 인파가 참여한다. 7월에는 손님들의 장수를 기원하며 전통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는 거북제와 시원한 물축제가 열린다. 이외 8월 거북시장 노래자랑, 10월에는 영화동 당제 및 손님맞이 행사, 11월 어린이 놀이동산, 12월 크리스마스행사까지 매월 색다른 관광 및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해령기자 [인터뷰] 차한규 장안문거북시장 상인회장 버스킹 경연대회 등 축제시장 차별화 젊은 손님도 함께 즐기도록 꾸밀 것 빛나던 영화동을 되찾기 위해 거북시장이 앞장서겠습니다! 수원시 토박이인 차한규 회장(66)은 18년 전 장안문거북시장에 입성해 2010년부터 상인회장을 역임하며 거북시장을 특색있는 시장으로 탈바꿈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과거 수원의 도심이 옮겨가고 영화동과 거북시장은 한없이 어두워져 갔다. 차 회장은 영화동의 부활을 위해선 거북시장이 활성화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달마다 노랫소리가 들리는 시장이 돼야 더 많은 사람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축제 시장이라는 거북시장만의 개성이 탄생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차 회장은 기존 전통시장과는 다른 형태의 거북시장은 가만히 있어서는 손님을 끌어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1차 상품이나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는 다른 시장과 달리 거북시장은 식당 위주라서 재미가 없었다며 이러한 약점 보완하고자 화성을 본 떠 경관사업을 실시, 성공적으로 완성해 아름다운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현재 다양한 손님층, 특히 젊은 손님을 시장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 시낭송, 유화 등 문화강좌, 버스킹 경연대회, 동아리 축제를 열어 시민들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상인회가 운영하는 또옹카페를 오픈해 각종 동호회나 주민들의 모임장소로 제공했다. 영화초등학교 학생과 가족들에게 축구팀 수원FC의 연간회원권을 주기도 했다. 그러자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됐고 충성고객도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에는 상인회원들의 뒤 따름도 컸다. 현 139개 점포 중 무려 119개 점포가 상인회에 가입된 거북시장의 상인회는 매달 회의를 진행, 매년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차 회장은 지금까지 거북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며 지금의 안주하지 않고, 젊은 손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거북시장이 되고자 다양한 연구와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해령기자 먹을거리를 찾아라 꼬마소곱창 곱창전문점 꼬마소곱창은 10년째 거북시장에 자리 잡으며 수많은 단골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인 마늘소곱창(200g,1만 6천원)은 마늘을 넣어 고유의 곱창 향을 제거해 고소한 맛을 배로 낸다. 탱글탱글하고 쫀득한 맛이 특징인 곱창은 가락시장에서 매일 새벽마다 선별한 좋은 품질의 곱창만을 사용한다고 한다. 당일 수급 받아 최상의 상태로 내놓으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곱창 외에도 차돌박이, 삼겹살 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 꼬마소곱창의 박인옥 대표(53)은 소곱창에서 날 수 있는 잡내를 나만의 비법으로 잡아낸다며 손님들에게 한 끼를 먹더라도 풍족한 식사를 제공하고자 언제나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북문 새마을식당 북문 새마을 식당에서 만나 거북시장 내 많은 모임의 만남의 장소로 유명한 북문 새마을식당의 이종국 대표(34)는 부담없이 맛있고 즐겁게 식사하며 나갈 때는 배부르게 미소지을 수 있는 식당을 추구하고 있다. 이곳의 인기 메뉴는 가성비 좋은 열탄불고기, 7분 돼지김치. 열탄불고기는 고추장 불고기 양념으로 매콤한 취향을 저격하고 새마을 불고기는 간장 양념으로 달달한 맛을 낸다. 열탄불고기(1인분 9천원)와 7분 돼지김치(6천원)는 식사용과 술안주 모두로 가능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점심, 저녁을 불문하고 모두가 좋아하는 인기 메뉴로 유명하다. 돼지천하 무려 18년 전통의 돼지천하는 저렴한 점심식사와 회식장소로 사랑받는 고깃집이다. 삼겹살, 돼지갈비, 쭈꾸미삼겹살등 회식메뉴가 다양하게 준비돼 있는 이곳의 차상현 대표(31)는 집밥같은 맛을 추구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차 대표는 된장 등 작은 양념까지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있다. 때문에 일반 음식점에서 먹는 보편적인 맛에서 벗어나 토속적이고 친근한 고향의 맛이 나는 맛집이다. 특히 제육볶음 또는 생선과 10가지가 넘는 반찬, 국까지 나오는 점심특선 백반(5천원)은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 차 대표는 가족 모두가 일하면서 청결과 정성을 위해 서로가 감시한다며 누구라도 요리에 정성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가족들의 질타가 쏟아진다고 웃었다. 김해령기자

군포시 당동2 체육공원 진입로 대형판매시설 전용 출입구 전락

군포시 당동2지구내 체육공원으로 진입하는 도시계획도로가 체육공원 앞에서 차단, 사실상 대형판매시설의 전용도로로 사용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일 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14년에 완공된 당동2지구내 체육공원은 축구장, 게이트볼장, 풋살장 등과 지난달 개장한 국민체육센터 및 주차장 253면이 8만680㎡에 조성되어 있다. 해당 체육공원과 연접한 부지에 대형판매시설인 이마트트레이더스 군포점이 들어서며 유발되는 교통량을 분산하고 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차량들의 편의를 고려한 교통분산 대책이 마련됐다. 당초 체육공원 진입도로인 도시계획 중2-70호를 확장해 함께 이용하고, 반대편인 국도 47호선에서도 진출입이 가능하도록 또하나의 입구를 새롭게 개설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마트트레이더스가 개장한지 1년5개월이 지난 현재, 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차량은 국도47호선과 접한 진출입로만 이용이 가능하다. 확장된 도시계획 중2-70호(길이 67m, 폭17.5m)는 차량통행을 막는 차단봉(볼라드)이 설치돼 차량 진출입이 불가능하고, 대형판매시설로 연결되는 전용 출입구가 돼 버린 상태다. 도로 차단봉은 시로부터 체육공원 위탁관리를 맡은 시설관리공단이 외부차량주차를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대형판매시설이 들어서기 전에는 체육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 주로 사용했던 도시계획도로가 사실상 폐쇄되며 시민들은 47호선과 접한 체육공원 출입구까지 길게는 1㎞가량을 돌아가야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K씨(60)는 코앞에 체육시설과 주차장을 두고 1년 이상 반대편 출입구로 수백m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도시계획도로가 폐쇄돼 시민이 이용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대형판매시설 개장 이후 체육공원 주차장이 판매시설 이용차량 등의 주차장으로 변질돼 현재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포=윤덕흥기자

김상현 광주소방서장 “신속한 재난대응 체계… 기본 충실한 조직문화 조성”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보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가치는 없습니다. 지난 2월 경기도 소방학교 교육기획과장을 거쳐 제11대 광주소방서장으로 취임한 김상현 서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기본에 충실한, 실천하는 조직문화를 강조한다. 김서장은 기본에 충실하지 못한 조직은 실력과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점이 되면, 그 기본적인 것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못한 것 때문에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게 되고 결국 파국에 이르게 된다 며 소방의 기본은 재난 현장에서의 완벽에 가까운 소방 활동이고, 모든 소방업무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사소한 것에서부터 기본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다수의 실패한 현장 활동 사례를 보면 그 실패가 몰라서라기보다는 현장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서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완벽한 현장 대응을 위해 훈련강화는 물론, 어떠한 현장도 경시하지 않겠다는 기본에 충실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신속한 재난대응 체계를 확립하고 실천하는 조직문화 형성을 위한 관리자의 역할론에 대한 철학도 확고하다. 김서장은관리자가 직원들의 안전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직원들 스스로가 안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관리자는 직원들을 독려하고 칭찬해야한다. 서로의 경험을 얘기하고 현실의 문제를 고민하며 해결할 때 단단하고 강한 조직으로 거듭 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강원도 고성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민가는 물론 숙박시설, 사업장, 학교까지 덮친 화마(火魔)로 인해 많은 이재민과 재산피해가 발생하며 국가재난사태까지 선포가 됐다. 전국에서 기록적인 소방자원이 동원되었고 일사분란하게 작전이 이뤄져 최악의 상황은 막을 수 있었지만, 아직도 피해지역 주민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김 서장은 우리는 진정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그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미 잘 알고 있다. 이제는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해야 할 시점이다. 며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 어느 곳이나 가장 빨리 국민 곁으로 다가가 적극적인 현장 활동과 치밀한 예방행정으로 각종 재난사고에 완벽히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했다. 광주=한상훈기자

[김종구 칼럼] 그저께 대통령·이재용 회동에도

눈에 띄는 앵글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이 함께 있다. 둘 다 환히 웃는다. 첨부된 기사도 정스럽다. 원대한 목표 설정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적극적으로 돕겠다 (대통령이) 당부하신 대로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의 행사장이다. 비메모리 분야 도전을 위한 선포식이다. 1등 기업이 세계에 던진 당찬 포부다. 대통령이 이 의지에 힘을 실어줬다. 더 없는 기업프렌들리 모습이다. 그런데 삼성은 웃지 못한다. 전날 삼성 임원 등 둘이 구속됐다. 분식회계를 했다는 혐의다. 수사의 최종 목적지는 이재용 부회장이다. 삼성의 승계 과정이 타켓이다. 그룹이 발칵 뒤집힐 만한 일이다. 이런 수사가 하필 29일 이뤄졌다. 대통령 삼성 방문 하루 전이다. 삼성 주변에선 다 알고 있던 방문이다. 삼성 간부들은 일정표에 VIP라 적어놓기까지 했다. 어찌된 택일(擇日)인가. 여기에 우리가 모르는 속내라도 있는건가. 괜한 억측이라 할 게 아니다. 한 두 번이 아니다. 작년 9월 9일,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만났다.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서다. 바로 그날 검찰이 삼성전자 사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달 16일 두 번째 만남이 공개됐다. 대통령 방북에 이 부회장이 동행한다는 발표였다. 이번에도 하루 뒤 검찰이 삼성에버랜드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제 대통령이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역시 검찰이 삼성 계열사 임원들을 잡아들었다. 그새 삼성엔 공식이 생겼다. 부회장이 대통령 만나면 검찰 수사 들어온다. 함께 정리된 추론도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계와 떨어질 수 없다. 노동계의 변함없는 목표는 삼성이다. 무노조 삼성의 완벽한 접수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삼성은 일자리뿐이다. 방문과 격려도 오로지 일자리에 국한한다. 진심에서 가까워질 수 없다. 그 증거가 때마다 등장하는 검찰 수사다-. 때로는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 나올법한 추론이다. 대기업 다잡기, 물론 우리만 이런 건 아니다. 미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업 닦달이 어지간하다. 할리데이비슨이 지난해 이런 발표를 했다. 일부 생산 시설을 미국 밖으로 옮기겠다. 그러자 트럼프가 트윗으로 협박했다. 미국 밖으로 나가면 전에 경험하지 못한 세금을 안겨주겠다. 2017년 도요타에도 그랬다. 멕시코에 공장을 짓겠다고 밝히자 바로 협박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할 거다. 우리와 다른 건 분명한 목적이다. 기업 닦달의 목적을 미국인이 다 안다. 국민에 줄 일자리 창출이다. 할리데이비슨도 그래서 붙잡았고, 도요타 공장도 그렇게 끌어들였다. 그 결과로 미국 일자리는 폭증했다. 지난 4월 고용만 25만명(비농업부문)이라는 전망이 나왔다(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분석). 1월 고용도 31만2천명이었다. 우리의 기업 다루기도 그런가. 목적이 일자리에만 있나. 많은 국민이 그렇게만 보지 않는다. A는 전(前) 대기업 임원이다. 얼마 전 퇴사했다. 많이 편해 보인다. 그래서일까. 대화가 시원 시원하다. 권력 얘기에도 이제 멈칫대지 않는다. SK 반도체 입지를 정부가 결정해요? 장관이라는 사람이 면밀히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해도 되나요. 이런 말도 한다. 작년 인도 삼성 공장 준공식은 삼성의 잔치죠. 그런데 청와대가 우리가 이재용을 초청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주객이 바뀐 말인데 언론은 또 그대로 쓰더군요. 결국에는 신뢰의 문제다. 서로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환하게 웃었으면, 그 웃음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했으면, 그 약속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투자를 말했으면, 그 계획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으면, 그 약속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겐 이게 없다. 그 책임의 절반이 권력에 있다. 한자락 깐 듯 도무지 알수 없는 이 권력의 기업관(企業觀)말이다. 主筆

[천자춘추] 미세먼지, 고등어는 죄가 없다

알람 소리에 깨면 제일 먼저 스마트폰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검색한다. 외출하기 전에 마스크를 챙겨들며, 창문을 열어놓는 날보다 닫아놓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상의 아침인사도 바뀌었다. 오늘 미세먼지 어때? 미세먼지 걱정이 많은 요즘, 한때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뉴스의 해프닝이 떠오른다. 환기를 통해 실내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저감할 수 있다는 내용인데, 2016년 5월, 환경부 발표 보도자료는 조리대상에 따른 미세먼지 양을 검사해보니 고등어가 가장 높았다는 것이다. 왜곡된 정보로 애꿎은 고등어가 수난을 겪었다. 많은 국민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국가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네 삶을 들여다보면 미세먼지의 주범은 아니더라도 공범같은 행동을 수없이 만난다. 오늘도 우리는 자동차로 출근길에 올라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 한잔을 들고 하루를 시작한다. 점심식사 후 잔반을 남기는 것도 다반사며, 마트에서 식재료를 구입할 때 스티로폼이나 비닐랩으로 깔끔하게 포장된 것을 고른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와 재활용품 분리수거제도가 시행된 지 10여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분리수거 현장은 대충 분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집집마다 쓰레기나 분리수거 양도 천차만별이다. 나는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미약해 보이지만 위대한 미세먼지 대책이라고 생각한다. 1995년 서울시는 제주시보다 공기의 질(미세먼지, PM10)이 2배가량 나빴었다. 하지만 지금은 두 도시의 공기의 질이 비슷해졌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감소 정책의 효과를 봤고, 제주시는 관광객의 급속한 유입으로 대기오염원이 증가했다는 전문가 분석이다. 환경은 누구를 탓하면 답이 없다. 나부터, 내 가정부터,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야 한다. 텀블러는 이제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내가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조동화 시인의 시처럼 환경을 사랑하는 우리의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변화를 이루는 날을 꿈꿔본다. 안혜영 경기도의회 부의장

[삶과 종교]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서 뜰에 핀 봄꽃을 보며

혜곡(兮谷) 최순우(崔淳雨, 1916-1984)는 1974년부터 1984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분으로, 미술사학자이자 박물관 전문인이다. 선생의 유고 명저인 무량수전 배홀림 기둥에 기대서서(1994)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분이다. 오늘 이분이 말년에 사시던 집에 들렀다. 4호선 한성대입구 전철역에서 5-600미터쯤 걸어 올라가다가 왼쪽 골목길로 들어서 최순우 옛집이 그곳이다. 이 집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잠깐 이 동네 이야기를 하겠다. 4호선 한성대입구역을 나와 성북동쪽 길을 걷다 보면 아기자기한 가게들도 더러 있고, 정겨운 옛 풍경들이 눈에 띈다. 이 동네는 오래된 한옥들이 아직 군데군데 남아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색적인 풍경이다. 성북동은 조선시대에는 한성 바로 북쪽으로 군영이 있던 곳이이라 한다. 또 한양 양반들의 별장들이 더러 있던 곳이라 한다. 산과 계곡, 그리고 바위들이 많았던 곳으로 산세와 풍광이 좋으니, 풍수적으로도 좋은 곳인 모양이다. 지금은 주택들이 들어차 있어 바위들이 잘 보이지 않지만, 산길처럼 나있는 오래된 골목길을 다니다 보면 높은 축대들이 있는 곳이 있다. 몇십 년은 되어 보이는 오래된 축대에 삐져나온 바위들이 바위가 많았던 곳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 동네는 서울에서 아파트들이 들어오지 않은 몇 안 되는 곳이 되어 오히려 이런 것들이 정취를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동네 골목이 아직 살아있는 곳이다. 골목 곳곳에는 작은 화분과 큰 화분들에 꽃들을 심고 가꾸거나 가지나 고추, 상추 등 채소를 키워먹는 모습이 정겹다. 이 집은 문화적으로 보존가치가 높아서 시민성금으로 보존되는 공간이다. 이 집은 1930년대에 건축된 한옥이다. 낮은 산구릉에 지은 집이라 대문이 약간 오르막인 평지길에서 높게 위치해 몇 개의 계단을 올라가 들어가는 집이다.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당시 사랑채여서 손님들이 머물렀을 것 같은 방이 왼쪽에 있는데, 작은 전시실로 꾸며져 있어 들어가 보니 눈에 띄는 문구가 있다. 남들처럼 고대광실이나 넓은 후원은 아니지만 나는 내 나름으로 좁은 뜰에 가지가지 산나물들과 조촐한 들꽃들을 가꾸면서 호젓하고도 스산한 산거의 멋을 즐겼고 남의 기름진 뜰이 부러운 줄을 모르고 살아왔으니 나에게는 이 산나무들과 들꽃들이 지닌 미덕이 그리도 컸다고 할 만하다. 이 집 평면은 ㄱ자형 본체 건물과 ㄴ자형 사랑채 건물이 마주 보고 함께 있어 ㅁ자형을 이루는 집이다. 혜곡 선생이 머물며 그의 무량수전 배홀림 기둥에 기대서서를 집필했을 법한 안채의 서재는 뒤뜰과 안채 마당, 대문이 보일 수 있도록 양쪽으로 문이 나 있는 방이다. 이 집을 잠깐 들러보기 보다는, 이 뒤뜰에 앉아서 두어 시간 이상 앉아서 책도 보고 나무도 보고 들꽃들도 보고 그저 앉아 있어보아야 그 멋을 느낄 것 같다. 도심 속에 있지만 산속에 있는 것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그가 즐긴 산거의 멋과 산나무들과 산꽃들이 지닌 미덕을 느낄 수 있기는 어렵더라도, 더없이 훌륭한 시간이 될 것이다. 나는 이곳을 사랑하게 됐다. 김원명 한국외국어대 철학과 교수

'수미네 반찬' 재첩국·재첩전·재첩무침, 레시피는?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가 재첩국과 재첩전, 재첩무침 등의 레시피를 공개했다. 1일 방송된 tvN 예능 '수미네 반찬'에서는 배우 서효림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 재첩국 소금을 조금 넣은 물에 재첩을 5~6시간 담가두면 불순물이 나온다. 물에 굵은 소금 1/3 스푼을 넣는다. 재첩을 껍데기째로 씻은 뒤 물이 끓기 전에 넣는다. 올라오는 거품을 걷어내면서 끓여준다. 마지막으로 송송 썬 부추를 올려주면 완성된다. # 재첩전 밀가루하고 부침가루를 2큰 술, 소금 1작은 술을 넣는다. 물을 넣어가며 묽게 반죽한다. 재첩 살 200g과 채 썬 부추 50g을 반죽에 넣는다.취향에 따라 홍고추와 청양고추는 1/3개를 송송 썰어 넣는다. 달군 팬에 기름을 넉넉하게 붓는다. 국자로 눌러가며 최대한 얇게 부친다. 전은 한 번만 뒤집어 주면 완성된다. # 재첩무침 오이를 재첩 사이즈로 깍둑 썰어 굵은 1작은 술을 넣어 절인다. 이후 면포로 물기를 제거한다. 고추장 1큰 술과 고춧가루 3작은 술, 식초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설탕 3작은술, 다진 청양고추와 홍고추 부추를 잘라 넣는다. 이어 절인 오이를 넣어 양념을 만든다. 완성된 양념장에 삶은 재첩을 넣고 버무린 뒤 통깨를 조금 뿌려 마무리한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씀바귀 튀김과 방풍 나물튀김, 매운돼지갈비찜 등을 만들어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장건 기자

9월 21일 ‘트랜스미션 페스티벌’ 화끈한 무대… 세계 최대 EDM축제 인천서 열린다

세계 최대 EDM(Electronic Dance Music) 축제인 트랜스미션 페스티벌이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시는 오는 9월 21일 중구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2019 트랜스미션 페스티벌이 펼쳐진다고 1일 밝혔다. 트랜스미션 페스티벌은 지난 2006년 체코 프라하에서 시작된 세계적인 댄스 뮤직 페스티벌 중 하나로 국내외 마니아층이 두텁다. 그동안 체코와 슬로바키아, 독일, 태국, 중국, 시드니 등에서 개최했다. 시는 2019년 주최사인 트리앵글스 코리아와 협의 끝에 인천 개최를 확정했다. 국내 최초로 인천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조명, 영상, 음악, 레이저 등 화려한 특수효과와 4개 테마의 차별화된 스토리 라인을 구성한다. 또 기존 EDM 페스티벌을 보완해 더 풍성한 행사로 관람객을 맞는다. 김충진 시 마이스산업과장은 이번 트랜스미션 페스티벌은 뮤직마이스 도시 인천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뮤직 마이스 도시 인천은 음악축제, 컨퍼런스, 쇼케이스, 관련 전시 등을 통해 음악 산업을 발전시키고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마이스산업을 발전시키는 전략이다. 이번 행사의 공연 시간과 티켓 오픈, 출연진 정보 등은 공식 SNS 채널과 이벤트 페이지(bit.ly/EventTMKOR1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얼리버드 티켓은 사전등록 페이지(bit.ly/TMKOR19)에서 등록할 수 있으며, 5월 17일 오픈 예정이다. 유제홍기자

포천 소흘 주민, 교차로 폐쇄 반대 탄원서 제출

서울국토청이 국도 43번 포천소흘 구간 확포장 공사를 진행하면서 100여 년 동안 마을 주민들이 사용해 오던 마을 2곳의 교차로 폐쇄를 일방적으로 결정하자 마을 주민들이 집단 반발(본보 4월4일자 6면)한 가운데 주민 5천500여 명이 서명한 교차로 폐쇄 반대 탄원서가 권익위원회와 국회에 제출됐다. 주민들은 1일 지난 한달 동안 교차로 폐쇄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 모두 5천500여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이날 권익위원회와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서명을 주도한 이채혁 위원장(68)은 이가팔리와 초가팔리 마을은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많이 살고 있고 그동안 줄곧 이 교차로를 이용해 마트 등을 이용해 왔는데 교차로가 폐쇄되고 중앙선 가드레일까지 만들어지면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LH공공택지지구에 신설도로가 포함돼 사업이 시작되면 곧 폐쇄될 도로와 교차로 신설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 주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행정 되길 바란다고 반발했다. 이처럼 사정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서울국토청은 공사를 중단한 채 사태 추이를 관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국토청 관계자는 민원이 발생한 만큼 공사를 중단하고 있다며 상부에서 어떤 방침이 내려오면 그 방침대로 따르겠다고 밝혔다. 포천=김두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