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4ㆍ27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비무장지대인 DMZ 생태전시회를 열며 평화와 생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생태환경작가가 있다. DMZ에 거주하는 생명과 분단의 모습이 담긴 동식물 등 생태계를 캐릭터화해 세계인에게 선보이는 DMZ 에코아트대표 양서경 작가가 주인공이다. 그는 DMZ 내 신축 도라전망대에서 DMZ 에코와 한반도 평화를 붓칠하다라는 주제로 지난 3월 27일부터 다음 달 말까지 전시회를 열고 있다. DMZ 내 생명의 모습을 담은 400호 대작 함께 가자 평화동산 등 회화 작품 30여 점과 DMZ 동물인 수리부엉이, 수달, 검은목두루미 등 천연기념물을 캐릭터화한 생태상품 50여 점 등 분단 70년 DMZ 자연생태의 민낯을 선보이고 있다. 양 작가의 DMZ 자연생태와의 만남은 지난 2008년 DMZ 국제컨퍼런스 전시기획을 의뢰받아 생태조사를 하면서부터다. 그는 10여 년 넘게 현장 확인하며 정밀하게 살펴보고 있다. 남북 간의 크고 작은 사건과 군인의 긴장에도 DMZ의 주인공인 동식물이 철조망 사이를 오가며 평화로운 만남을 보여 세계인에게 평화와 생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그는 주목했다. 양 작가는 이후 DMZ에 서식하는 동물 캐릭터와 D.M.Z라는 세 글자 로고체를 처음으로 창안해 세상에 내놓았다. 통일촌 등 민간인통제선 주민이 생산한 장단콩 등 농작물의 로고도 재능 기부하기도 했다. 양서경 작가는 전쟁으로 파괴된 DMZ 생태계가 되살아나면서 DMZ는 화이트 투어리즘의 교과서가 됐다면서 이제 DMZ 생태를 정리할 박물관 건립이 필요하다. 그리고 DMZ 생태트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파주=김요섭기자
45년간 국내 항공산업을 이끌어 온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6일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이날 오전 6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 조 회장 유족과 친인척, 임직원이 참석, 조 회장 영결식이 엄수됐다. 진혼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조 회장의 3명의 손자가 위패와 영정사진을 나눠 들고 앞장섰다. 상주인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부부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이 차례로 영정 뒤를 따랐다. 장례식장 1층에서 약 40분간 진행된 영결식에서는 석태수 한진칼 대표와 현정택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조지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추모사를 했다.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해 35년간 조 회장과 일한 최측근 석 대표는 숱한 위기와 어려움에도 항상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길로 이끌어 주셨던 회장님의 의연하고 든든한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고 말했다. 고인의 오랜 친구인 현정택 전 청와대 수석은 세계 방방곡곡에서 태극 마크를 담은 대한항공 비행기를 볼 때 큰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며 그 자랑스러움을 안겨준 조 회장이 그의 평생의 일터인 하늘나라로 떠난다. 당신이 사랑했던 하늘에서 이제 평안히 쉬시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추모했다. 조 교수는 유가족을 대표해 나와 추모사를 했다. 추모사가 끝나고 나서는 45년간 수송 보국(輸送報國)을 기치로 한진그룹을 발전시킨 순간을 담은 조 회장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결식을 마친 뒤 운구 행렬은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과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 등 고인의 자취를 남긴 공간을 돌며 이별을 고했다. 조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와 어머니 김정일 여사가 안장된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영면에 들었다. 강정규기자
인천시가 오늘부터 인천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 발령 시 자동차운행 제한 조례를 공포하고 강화된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전격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조례는 모든 차량을 유종(휘발유, 경유, LPG 등)과 연식(생산연도),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오염물질 배출 정도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분류하고 고농도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하는 것이다. 운행 제한은 오는 6월 1일부터 추진된다. 조례가 공포되면서 시는 6월까지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지역, 대상차량, 발령시간절차를 규정하는 등 행정절차를 밟는다. 한편, 시는 지역 경계가 없는 대기오염 문제의 특성을 고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선 서울시와 경기도(인구 2천600만명)와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고자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승욱기자
제2경인전철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과 자유한국당 인천시당이 공방을 벌였다. 16일 한국당 시당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제2경인전철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놓고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며 포문을 열었다. 한국당 시당은 기획재정부가 제2경인전철에 대한 보완자료를 요청한 것은 이미 제출한 자료가 사업의 타당성 및 당위성을 입증하는데 미흡했기 때문이라며 보완자료를 요청은 예타조사 대상사업 확정이 아닌 보류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민주당은 마치 예타조사 대상사업 확정이 된 것처럼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며 사실을 호도해 거짓을 알리는 것은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시당도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 시당이 오히려 허위사실을 유포한다고 맞섰다. 민주당 시당은 기재부는 지난 1일 재정사업평가자문위원회를 열고 제2경인전철을 2019년 제1차 예타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했다며 보완자료를 요청한 것은 예타조사 추진을 위한 객관적 근거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또 제2경인전철은 인천지역 광역교통망 확충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한국당이 당리당략에 집착해 사실을 호도하는 것은 이 사업을 무산하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승욱기자
인천시와 경제기관들이 남동국가산업단지의 스마트산단 선정에 힘을 모은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와 한국산업단지공단 인천지역본부, 인천중소벤처기업청은 이날 송도국제도시 오크우드호텔에서 지역혁신기관 및 스마트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남동국가산업단지 스마트산단 선정을 위한 TF팀을 구성했다. TF팀은 정부의 2019년 중점 추진과제인 스마트산단 선정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TF팀은 남동산단이 올해 후반기 예정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스마트산단 공모에 반드시 선정될 수 있도록 분야별 실행과제를 발굴하는데 머리를 맞댄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지난 2월 스마트시범산단 2개소(경남 창원, 경기 시화?반월)를 지정했으며, 정부부처 업무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총 10개소의 스마트 산단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날 TF팀 스마트시티 전문가로 참여한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스마트시티 추진현황과 정책과제 및 산단 적용 방안에 대해 특강을 실시하고 스마트산단의 추진방향에 대한 전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TF팀 관계자는 스마트산단에 선정되면 정부와 시의 지원을 통해 산업인프라안전교통 등 많은 분야에서 기업의 혁신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재홍기자
인천시가 다음달 1일부터 소화전 등 4곳에 불법으로 주차하는 차량에 대해 주민 신고를 받는다. 16일 시에 따르면 소화전과 버스정류소, 교차로, 횡단보도 등에 주정차한 차량에 대해 안전신문고 앱으로 시민들이 신고하도록 하는 주민 신고제를 운영한다. 이번 제도는 지난해 5월 행정안전부가 실시하고 있는 안전무시 근절 대책에 따른 것으로 교통사고 유발로 이어지는 불법 주정차에 대한 고질적인 안전무시 관행에 익숙한 국민의식을 바꾸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시는 소화전 주변 5m 내, 교차로 모퉁이 5m 내, 버스정류소 10m 내, 횡단보도 정지선을 침범한 정지상태의 차량 등 불법 주정차에 대해 24시간 신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소화전 주변의 경우 과태료가 기존 4만원에서 8만원으로 상향되는 등 처벌이 강화되지만, 일부 악의적 반복 및 보복성 신고 방지를 위해 1일 3회 초과 시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는다. 신고제는 단속공무원의 현장 확인 없이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쓸데없는 행정력 낭비를 줄일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오흥석 시 교통국장은 시민들의 교통질서 지키기 실천이 있을 때 선진 주정차 문화 정착도 조기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재홍기자
구본환(58)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제8대 사장으로 취임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날 오후 2시 공사 대강당에서 신임 구본환 사장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취임사에서 인천공항을 연간여객 1억 명이 이용하는 메가허브 공항으로 만들겠다며 초(超) 격차 공항시대를 선도하는 격(格)이 다른 공항으로 발돋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최근 공항산업이 여객과 화물운송이 중심이 되는 1세대 공항에서 호텔리조트물류 등 배후지역을 개발하는 2세대 공항을 넘어, 항공관광물류스마트 융합 경제권을 구현하는 3세대 공항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영종도, 송도, 강화도 등 주변지역을 아우르는 인천공항경제권을 구축해 글로벌 경제활동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버밍엄대에서 도시지역정책학 석사, 한양대에서 교통계획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한 후 국토부 국제항공과장, 서울지방항공청장, 항공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강정규기자
조선 중기의 문신인 충숙공 이수(?1645)의 묘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로 52에 위치해있다. 그는 왕족의 후손으로 학문이 뛰어났으며 선조 25년(1592) 임진왜란 때에는 국왕을 모시게 돼 선전관에 임명됐다. 광해군 9년(1617)에 이이첨 등의 죄를 밝히고 윤선도 등을 변호하다 전라남도 순천에 유배됐으나 인조반정으로 관직에 복귀하게 됐다. 인조 2년(1624)에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는 국왕을 공주로 모시고 갔으며, 인조 5년(1627)에 정묘호란이 일어났을 때에도 국왕을 강화로 모셨다. 죽은 뒤 정1품 벼슬 등급에만 기록할 수 있는 현록대부에 오르기까지 했다. 묘는 부인 정씨와의 합장묘로 쌍분이고 봉분 아랫부분에는 길고 네모난 둘레석을 돌려 묘를 보호하고 있다. 그 좌우에는 멀리서도 무덤이 있음을 알려주는 망주석과 문인석이 1쌍씩 배치되어 있다. 묘 아래에는 이재가 글을 짓고 이승휘가 글씨를 쓴 신도비(왕이나 고관 등의 평생업적을 기리기 위해 무덤 근처 길가에 세운 비)가 있다. 문화재청 제공
의도가 좋으면 대체로 결과가 좋게 마련이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리 의도가 좋다하더라도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나쁜 결과를 낳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최저임금 인상은 사회적 약자인 노동자의 삶을 위한 좋은 의도의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막상 최저임금을 인상하고 보니 긍정적 반응보다는 소상공인과 영세사업자의 볼멘 목소리와 아울러 고용감소라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9년 8월 시행 예정인 대학 강사법 역시 실시되기도 전에 그런 운명에 처해 있다. 강사법은 대학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왔지만 대학 행정에서 철저하게 소외되어 온 강사들의 처우와 신분을 보장하기 위해 8여년의 진통을 거쳐 지난해 말에 국회를 통과했다. 그 주요 내용은 강사에게 대학 교원 지위 부여, 퇴직금과 4대보험 가입 및 방학 중 임금 지불, 3년간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좋은 의도의 강사법이 왜 출발하기도 전에 강사들을 더욱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가! 실제로 강사법이 통과된 직후인 2019년 1학기에 많은 대학들은 개설 강의 수를 축소하고 대형 강의를 늘리거나 전임교수 강의 담당 비율을 높인 바 있다. 그 결과 많은 강사들이 자동적으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강사법이 시행되는 2019년 2학기에는 이러한 추세가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왜냐하면 대학들은 앞으로 강사를 어떻게 줄일 것이냐에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여론은 대학이 부족한 예산 타령을 하면서 강사들을 대학에서 몰아내는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질타의 목소리를 퍼붓는다. 그러나 대학은 나름대로의 고민이 크다. 왜냐하면 지난 10여 년 동안 대학의 등록금이 동결된 결과 대부분의 대학의 재정 상태가 최악의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8월에 강사법이 시행되는 데도 교육부는 아직도 구체적인 시행세칙을 제시하지 않고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원래 지원하기로 한 재정지원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4차 산업 혁명에 대비한 교육혁신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으로서는 수백 명의 강사를 공개채용 해야 하는 새로운 행정적 부담도 결코 가벼운 것이 아니며, 교육부가 유권해석을 한 바 있지만 방학 4개월 동안 최소 1개월의 임금으로만 해결이 될지도 모호하고, 강사의 소청심사권이 최대 3년의 계약 시한에 한정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단기적으로는 3주기 평가를 앞두고 장기적으로는 학령인구 급감에 대비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대학으로서는 강사법 적용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강사법의 좋은 의도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순조롭게 대학 현실에 안착되어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시행 이전에 철저한 준비를 해야 했다. 그런데 사실 지난 8년의 유예기간 동안 대학이나, 교육부, 국회는 이러한 부작용이 예견되는 데도 허송세월을 보냈다. 좋은 의도가 좋은 결과를 낳기 위해서는 목소리만으로는 안 되고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된다. 김연권 경기대학교 대학원장
우리나라 최고의 셰프(요리사ㆍ주방장)로 알려진 A씨가 TV에 나와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제가 최고의 셰프가 된 비결은 다른 것이 아니라 손님이 남긴 식탁의 음식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어떤 음식은 손님이 잘 드셨는데 어떤 것은 그대로 있거나 많이 남기셨습니다. 그러면 저는 왜 이 음식을 남겼을까. 레시피(재료)가 나쁜 것이었을까? 덜 익혔거나 향료를 너무 약하게 한 것일까? 하고 나의 요리 방법을 되돌아보는 것이죠. 198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 온 미국의 월마트, 프랑스의 까르프는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는 글로벌 백화점이다. 월마트는 1987년까지만 해도 연간 140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전국에 16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월마트는 점점 하강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2004년에는 거꾸로 36억 원 손실을 입는 등 점차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까르프도 마찬 가지였다. 마침내 이들 두 거인들은 중국에 집중하겠다는 명분으로 매장을 정리하고 한국을 떠났다. 월마트와 까르프가 진출한 나라에서 재미를 못 보고 철수한 경우는 한국뿐이다. 그러니 세계적 관심사가 됐고 파이낸셜 타임즈를 비롯한 여러 언론들은 한국 재벌 기업을 탓하기도 했지만 이들이 한국 소비자의 정서에 융합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는 언론도 있었다. 물론 한국인들의 소비문화가 독특하고 까다롭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떤 언론은 한국내의 부적응과 경영실패는 한국인의 취향과 정서를 정밀분석하지 못한 데서 비롯 됐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창고형 매장 운영 스타일을 고집하지 말고 한국 소비자 정서에 맞추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매장의 조명을 한국인들의 취향에 맞추고 프랑스에서 온 직원이 배장을 관리하지 말라고 했다. 반대로 내가 잘 가는 어떤 중국식당은 바로 이와 같은 한국인의 취향을 살려 영업을 잘하고 있다. 중국 음식의 정체성을 살리면서도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깍두기를 내놓은 것이다. 기름진 중국 음식을 먹다 새콤하고 칼칼한 깍두기를 입에 넣어 아삭아삭 씹는 맛에 손님들은 이집을 자주 찾는 것이다. 원래 중국 음식이 세계 어느 곳이든 성공하는 이유도 이처럼 현지인들의 음식 취향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월마트나 까르프가 한국에서 짐을 싸고 떠난 것은 중국 식당처럼 소비자의 입맛, 소비자의 정서, 요즘 유행하는 눈높이에 이르지 못한 것이다. 지난주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변하지 않는 우리 정치 셰프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봄은 활짝 찾아 왔는데 우리들 식탁에는 어제도, 오늘도 신맛의 묵은 김치뿐이다. 이렇게도 국민들의 입맛을 외면하고 끼리끼리 음식만 내놓으니까 국민들로부터 점점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다. 판사 업무량이 너무 많아 과부하가 걸린다고 야단인데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1천200회가 넘는 주식거래가 도마에 오르자 청문회에서 판사가 주업이냐. 주식투자가 주업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자기가 소유한 주식의 투자 회사와 관련된 재판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법관윤리강령의 중요 핵심인데 어떻게 이 기본적인 양식마저 저버릴 수 있었을까? 1급 요리사가 되려면 손님이 외면한 요리, 그 요리가 왜 그대로 접시에 남아 있는지를 냉철히 살펴야 한다. 그리고 왜 월마트와 까르프가 철수했는지도. 변평섭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