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다시보기] 36.여주 목아박물관

건장한 장년의 사나이가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을 두 팔로 안고 있는 우스꽝스러운 사진의 제목이 ‘영감받다’다. 노인을 가리키는 우리말 ‘영감’이 아이디어를 뜻한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관람객이 빙긋 웃음을 짓는다. 불에 뒤틀리고 구부러진 30㎝ 자를 전시한 작품의 제목은 ‘자화상’이다. 15㎝ 자 셋을 이은 것에 ‘연장자’라는 제목을 붙인 이 웃기는 작가는 누구일까. 목아박물관 1층 전시실에서 만난 ‘한글 작가 박우택 개인전’을 보면서 우리말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기발한 상상력에 감탄한다. 놀라운 것은 ‘영감받다’에 등장하는 노인이 국가무형유산 제108호 목조각장 기능보유자인 목아 박찬수 선생이며 장년의 사나이가 목아박물관 박우택 관장이라는 사실이다. ■ 나무에 웃음과 감동을 새기다 여주시 강천면 이문안길 21에 자리 잡은 목아박물관은 1993년 개관한 사립 박물관이다. ‘목아’는 죽은 나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다는 뜻을 가진 설립자 박찬수 선생의 호다. 붉은 벽돌로 만든 전시관이 멋스럽다. “서울 혜화동 서울대 문리대 건물이 헐릴 때 나온 벽돌을 재활용한 것입니다.”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이다. 나선형의 계단은 불교의 불(佛)·법(法)·승(僧) 삼보를 형상화한 것이다. 전시관 내부는 전통한옥의 창문과 틀을 응용해 불교의 현대화와 융합을 도모하고 있다. 앞에서 잠깐 소개했듯이 목아박물관은 재미있는 박물관이다. 하루 만에 완성했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작품을 보자. 오월의 꽃밭처럼 환하게 웃음 짓는 커다란 얼굴 주위로 작은 얼굴이 수십 개 조각돼 있다. 생각에 잠긴 얼굴, 놀란 표정, 기다란 수염을 기른 사람, 부릅뜬 눈으로 앞을 응시하는 얼굴도 있다. 조각품의 좌우에 새겨진 ‘마음이 부자인 사람’과 ‘베풀 줄 아는 사람’이란 문장이 관람객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당신은 이웃에게 베풀며 살고 있습니까?” 아침에 만나는 이웃에게 미소만 건네도 우리 사회는 훨씬 밝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웅변하는 작품이다. 박찬수 장인은 10년 동안 나무를 연구했다고 한다. 마침내 나무의 숨결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으로 일가를 이룬 설립자의 예술혼을 만나기 위해 3층 상설 전시장으로 향한다. 1989년 전승공예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법상(法床)’을 비롯해 목조각장 박찬수 선생의 대표작 150여점이 전시돼 있다. 나뭇결이 살아 있어 더욱 아름다운 반가사유상은 반드시 오래 머물며 위치와 각도를 달리해 감상해야 하는 작품이다. 천진난만한 동자상의 표정과 몸짓에 장인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하다. “이 조각 작품은 사포질을 하지 않는 것이지요. 오로지 칼질로 깎아낸 것인데도 동자의 해맑은 얼굴과 어깨선이 부드럽습니다.” 자귀로 나무를 찍어 깎고 다듬은 작품 앞에서 다시 한번 장인의 부드러운 숨결을 느낀다. “자귀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설립자를 제외하고는 달리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박찬수 목조각장의 작품을 살펴보면 문득 작가가 나무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 붓으로 그리는 부처님 이야기 목아박물관이 소장한 3점의 보물은 빠뜨릴 수 없는 유물이다. 2층 상설전시실에서 1992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예념미타도량참법(보물 제1144호), 묘법연화경(보물 제1145호), 대방광불화엄경(보물 제1146호)을 하나하나 찬찬히 살펴본다. 긴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유물이 전달하는 감동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그림으로 법문을 보여주는 탱화와 주목으로 만든 대형 염주도 아주 귀한 유물이다. 목아박물관을 채우고 있는 유물은 어떻게 수집했을까. “1970년대에 불교 목조각에 입문한 설립자는 불상과 장승부터 모으기 시작합니다. 절집에서 새 부처를 모실 때 이전에 있던 부처를 태우거나 매장하는 것을 보고 절집 사람들을 설득해 낡은 불상을 집으로 모셔 온 것입니다. 이렇게 모신 불상은 통일신라 때 작품부터 최근에 제작된 플라스틱 불상까지 다양하지요. 플라스틱 불상까지 모은 것은 시대에 따른 불상 제작 소재나 기법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흔해 빠진 플라스틱 불상도 세월이 흐르면 한 시대를 증언하는 소중한 유물이 될 수 있다는 박 관장의 지론에 공감하여 고개를 끄덕인다. ■ 저승의 끝, 지옥과 극락을 보다 2023 목아박물관 기획전 ‘열두 동물을 만나다’가 열리고 있는 1층 제1전시실에 들어선다. 박찬수 기능보유자가 조각한 쥐와 소와 호랑이를 비롯한 열두 마리 동물이 반겨준다. 자신이 태어난 해를 기억하게 만드는 ‘띠’에 관람객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중년의 관람객도 ‘십이지로 보는 나의 성격’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물론 아이들도 전시장을 둘러보면 자연스럽게 ‘띠동갑’이란 말의 뜻을 깨치게 된다. 지하 1층에 마련된 제1전시실에서 흥미로운 전시가 열리고 있다. ‘홀로 지옥’은 경기도와 여주시의 지원으로 마련된 ‘2024 목아박물관 기획전’이다. “상설전 ‘망자의 길, 산 자의 길’과 연계, 확장해 ‘홀로 지옥’이 기획됐지요. 저승에 간 망자가 시왕의 심판을 받고 난 후 지옥에서 다양한 벌을 받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나설 때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을 누구나 하게 만들었으니 성공한 기획이다. 볼거리와 생각거리를 잘 배합해 관람의 흥미와 집중력을 높인 점도 돋보인다. 염라대왕과 저승사자, 죄인의 역할을 체험할 수도 있게 구성한 것도 재미있다.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을 배경으로 찍은 기념사진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 제2전시실의 ‘망자의 길, 산 자의 길’은 죽음과 장례라는 주제로 우리 전통문화 속의 사후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염라대왕을 비롯한 명부 시왕과 살아생전의 행위를 빠짐없이 보여주는 ‘업경대’와 ‘극락지옥도’가 전시돼 있다. 요즘은 보기 드문 ‘꽃상여’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재미있게 전시했다고 해도 죽음은 두렵고 무서운 주제다. 전시실을 나서며 관람객에게 들려준 박 관장의 말이 잊히지 않는다. “지하 전시장에서 계단을 오르면 빛이 환한 1층이 나오니 관람객은 부활을 체험하는 셈입니다.” ■ 조각품이 당신에게 건네는 나직한 목소리 야외 공원에서 만난 석조 미륵삼존불은 현대적인 조형미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저녁놀이 질 저녁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여주에 세종대왕의 영릉이 있다. 목아박물관에는 한문 대신 초등학생도 뜻을 새길 수 있는 한글 현판을 설치했다. 일주문은 ‘맞이문’으로, 대웅전은 ‘큰 말씀의 집’이라 쓴 한글 현판이 걸려 있다. 세종대왕도 ‘큰임금 세종’으로 불러야 한다며 한글 사랑을 강조한다. ‘큰 말씀의 집’은 박찬수 선생이 조각한 500여개의 목조 나한상을 모신 법당이다. 네 기둥에 달린 한글 주련의 글귀를 가만히 소리 내어 읽는 어린 관람객의 표정이 밝다. “마음이 부자인 사람”, “베풀 줄 아는 사람”, “가정이 행복한 사람”, “언행일치하는 사람”. 소나무가 운치를 더하는 야외 조각공원은 아무 때나 산책하기에 좋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놀이 지는 시간에 거닐어 보면 아주 좋습니다.” 소나무보다 키가 더 큰 ‘석조 미륵삼존대불’과 ‘금동비로자나불’, ‘석조 백의관음’과 ‘자모관음상’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관람객을 굽어본다. 박물관에서 만난 예수상과 성모상은 더욱 각별한 느낌이다. 조용히 묵상할 수 있는 ‘하늘교회’도 있다. 수령 500년 넘은 나무로 만든 천연 테이블이 있는 카페에 앉아 뜨거운 물에 홀짝 꽃을 피우는 매화차를 마시며 내면을 울리는 나직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따뜻한 말 한마디, 웃음만 줄 수 있어도 당신은 부자입니다.” 죽은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은 조각품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를 알려주는 목아박물관은 낙엽이 진 겨울철에 찾으면 더욱 좋은 박물관이다. 권산(한국병학연구소)

“가연성 가스 충전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화재·폭발 주의”

가연성 가스가 충전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에서 화재·폭발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가스안전공사와 공동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스프레이형) 40개 제품의 화재·폭발 안전성을 확인하고, 그 결과를 29일 밝혔다. 확인 결과 해당 제품들을 욕실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 다량 분사할 경우 주변 전기제품 등에 의한 순간적인 스파크로도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이번 조사대상 전 제품은 가연성 가스인 LPG(액화석유가스)를 분사제로 사용하고 있었다. LPG는 버블클렌저 분사 시 세정제 성분의 거품과 함께 용기 밖으로 배출되며, 욕실과 같은 밀폐된 장소에서는 공기보다 무거워 바닥 면에 축적된다. 분사 후 전기 스파크에 의한 화재·폭발 가능성을 재현한 시험 결과 LPG가 약 90g 충전된 제품은 10초 연속(1회) 분사 후에, 약 40g 충전된 제품은 20초 연속 분사 후에 스파크를 발생시켰을 때 화염과 함께 폭발했다. 유럽연합(EU)은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법령(EN 71-2)에 따라 버블클렌저 등 어린이가 사용하는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현재 우리나라는 주의사항 등을 표시하면 별도의 규제 없이 판매가 가능하다. 소비자원과 가스안전공사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용 버블클렌저 제조·판매사업자에게 LPG 등 가연성 가스를 대체하는 분사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관련 부처에는 어린이 제품에 가연성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등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에게는 가연성 가스가 함유된 제품은 불꽃을 향하거나 화기 부근에서 사용하지 말고, 밀폐된 실내에서 사용할 경우 반드시 환기할 것을 당부했다. 양 기관은 안전한 가스 사용으로 소비자 안전이 확보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FC안양 수의계약 ‘논란’…법적인 절차 위반·부실 감사 의혹 제기

FC안양의 태국 전지훈련을 위한 에이전트 계약이 안양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FC안양은 관련 법령까지 위반하면서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해 특혜 의혹도 불거졌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열린 안양시의회의 FC안양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채진기 의원과 김도현 의원 등이 FC안양이 관련 법을 무시한 채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건 지방계약법 위반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또 안양시가 지난해 FC안양에 대해 정기 감사를 했는데도 이 같은 불법을 밝혀내지 못했다며 부실 감사를 지적했다. FC안양이 안양시의회에 제출한 행감 자료에 따르면 구단은 내년 1월 20박21일 일정으로 태국 전지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현지 업체와 지난 8월30일 계약금액 1억6천980만원으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업체는 FC안양과 지난해 9월에도 전지훈련 대행사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진행한 바 있다. 채 의원은 “용역계약에서 1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FC안양이 1억원 이상인 1억6천980만원에 태국 현지 업체와 체결한 건은 지방계약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더욱이 지난해 안양시 정기감사가 실시됐는데도 이 부분을 밝혀내지 못한 건 부실 감사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FC안양이 체결한 계약서의 주소는 검색한 결과 해당 주소가 쇼핑몰로 나온다”며 “구단이 계약 전 해당 업체가 적법한 스포츠 에이전트 법인인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구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업체가 아닌 해외 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한 건 법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수원FC는 해외 전지훈련 시 국내 업체와 공개입찰을 통해 계약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FC안양은 지방계약법 제25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는 명백한 지방계약법 위반이고 특정 업체에 특혜를 주는 행정이라며 FC안양은 잘못된 계약 방법에 대해 자체 감사나 안양시 감사를 실시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따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계약법 시행령은 1인 견적 수의계약은 긴급 상황이나 천재지변 등 특별한 때에만 허용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대해 신경호 FC안양 단장은 “태국 촌부리 지역의 전지훈련 필요성에 따라 적합한 업체를 선정했고 지방계약법의 예외 조항에 따라 계약을 진행했다”며 “해당 계약은 특정 업체를 선정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향후 입찰 방식을 바꿔 나겠다”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감사 때 수의계약 체결이 예외 규정에 해당된다고 판단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처리했다”며 “향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게 법을 해석하겠다”고 밝혔다.

체감온도 떨어지며 또 '눈발'…"빙판길 유의" [날씨]

29일 금요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 또는 눈이 내린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는 쌓인 눈으로 인해 빙판길이나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06~09시)까지 강원남부내륙과 강원산지,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린다. 새벽(00~06시)부터 오전(06~12시) 사이 충청권과 전북, 경북권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다.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과 경남 북서 내륙, 제주도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리고, 오후(12~18시)부터 밤(18~24시) 사이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도 가끔 비 또는 눈이 내리는 곳이 있다. 강수는 미세한 기온 차이로 인해 같은 시·군·구 내에서도 강수 형태(비 또는 눈)가 달라지고, 적설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전날(28일)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적설은 ▲강원 남부 내륙·산지 1~3㎜ ▲충청권 1~5㎝ ▲전북 동부 2~7㎝ ▲경상권· 전북 서부 1~3㎝ ▲제주 산지 5~15㎝ 등이다. 이후 29일 밤까지 예상 적설은 ▲경기 남부 내륙 1~5㎝ ▲서울·인천·그 밖의 경기 1~3㎝ ▲강원 내륙·산지 1~5㎝ ▲충청·전라·경상권 1~3㎝ ▲제주 3~8㎝이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남부내륙·강원산지 5㎜ 미만 ▲대전·세종·충남·충북 5㎜ 내외 ▲전북 5~10㎜ ▲광주·전남·대구·경북·경남서부내륙·울릉도·독도 5㎜ 내외다. 당분간 기온은 평년(최저 영하 4~영상 6도, 최고 영상 7~14도)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다. 아침 기온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0도 이하(강원내륙.산지 -10도 내외)로 낮아지고, 낮 기온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5도 이하에 머문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더욱 낮으므로,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온이 낮아지면서 내린 눈 또는 비가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겠으니, 출·퇴근 시간대 차량 운행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기만평] 징글징글...

[사설] 시장실은 ‘총력 제설’, 도로 위엔 ‘아비규환’

27일 오후 수원시 태장면고개가 마비됐다. 양방향 차량이 멈추다시피 했다. 일부 시민들은 차에서 내려 상황을 지켜봤다. 퇴근길 내내 계속된 상황이다. 28일 오전 북수원 야구장 사거리는 더 심했다. 차량이 뒤엉켜 오도 가도 못했다. 사거리를 통과하는 데 30분 걸렸다. 버스 승객들이 차에서 내려 걸었다. 수원시를 관통하는 1번 국도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출근길 시민들은 차량을 포기했다. 걷거나 뛰는 시민들 입에서 원성이 쏟아져 나왔다. 소나무 등 조경수들도 시내 곳곳에서 부러져 나갔다. 수원시 조원동 한일타운 단지의 피해가 컸다. 도로를 따라 식재된 수목들이 대거 피해를 입었다. 특히 30년생 이상의 소나무가 눈 무게에 부러졌다. 일부 잔해는 인도까지 걸쳐 행인을 위협했다. 대책을 호소하는 주민들의 신고가 빗발쳤다. 28일 오전에 공무원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하지만 피해 상황을 체크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책은 내지 못했다. 27일부터 나무에 쌓였던 눈을 처리했어야 했다. 이재준 수원시장이 비상 대처에 나섰다. 관계자 회의를 열고 총력전을 지시했다. 28일 오전 7시 시청·구청·사업소 직원 1천500여명이 44개 동(동별 30~40명), 버스정류장, 전철 역사 주변 등 시민들이 많이 다니는 길에서 3시간여 동안 제설 작업을 했다. 오후에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공직자가 현장에 투입됐다. 통장 등 각 동 단체원들, 환경관리원과 함께 44개 동 골목길, 이면도로 등에서 제설 작업을 벌였다. 눈과의 전쟁을 벌인 하루였다. 하지만 현장 목소리는 달랐다. “제설 차량을 보지도 못했다”거나 “눈을 치우는 모습은 없었다”는 원성이 이어졌다. 대중교통도 완전히 마비된 상태였다. 28일 오전 출근길 수원시내 버스는 운행을 포기한 듯 보였다. 30분 이상 1시간 넘게 연착되는 버스가 허다했다. 버스정보시스템(BIS)에는 ‘차고지 대기’ 안내가 이어졌다. 시민들은 구체적인 지연 정보를 원했지만 안내는 ‘기상 악화로 버스운행이 지연되고 있다. 양해 바란다’는 문구만 반복했다. 수도권 전 지역이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수원시를 지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원시의 폭설 혼란은 처음이 아니다. 2018년 폭설 때도 지역이 마비됐다. 2021년 1월 폭설 때도 마찬가지였다. 매번 수원시의 총력전은 전개됐지만 도심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폭설에 따른 도심 마비가 이제 수원시의 연례 행사처럼 자리했다. 이쯤 되면 차원이 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수원지역 폭설 피해에 대한 근본적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공무원들의 대처는 효과도 없고 신뢰도 없다.

[사설] 노인 간병, 있는 지원책의 효율성을 고민하자

필설로 옮기기도 참담한 소식들이다. 그렇다고 입 닫고 있을 수도 없다. 일개 사건이 아니라 일반화된 사회 현상이다. 지난 달 초, 70대 노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60대 아내를 목졸라 살해하려던 현행범이다. 아내는 수년간 말기 암 투병 중이었다. 더는 간병이 힘들자 이런 행위를 한 것이다. 남편은 구속됐고 아내는 숨졌다. 같은 살인 용의자 80대의 사정도 같다. 2020년부터 치매를 앓아온 아내를 살해했다. 역시 ‘더는 간병할 수 없었다’는 이유였다. 노인에 의한 ‘간병 살인’이 계속 생긴다. 부부 일방이 노인성 질환에 시달린다. 남은 일방이 간병하며 보살핀다.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老老) 케어’다. 예부터 긴 병에 효자 없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긴 병에는 부부도 없다. 경제적 빈곤, 육체적 한계에 부딪힌다. 막판에 이르러 참담한 결정을 한다. 알려진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근본 해결책이야 뻔하다. 무한 돌봄 지원이다. 돈 넉넉히 주고 간병인 지원하면 다 된다. 문제는 예산 한계다. 경기도도 노력은 하고 있다. 지난 9월 ‘2025년 경기도 간병 SOS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저소득계층 노인들에게 간병비를 지원하는 내용이다. 1인당 최대 120만원씩 잡았다. 6인실 하루 2만원을 기준 삼고 있다. 대략 두 달 치 지원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안타깝게도 현실과는 차이가 있다. 노인 질환의 경우 중증 환자가 많다. 부득이하게 1인실을 이용하게 된다. 이 경우 간병비는 10만원 정도다. 12일 헤택에 그치는 셈이다. 사각지대 문제도 있다. 올 6월 기준 저소득계층 노인은 19만3천여명이다. 노인 질환은 필연적으로 악화되는 특징이 있다. 간병 수요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재도 부족하고 앞으로는 더 부족해질 것이다. 신청자를 대상으로 집행하는 방식도 한계다. 인터넷 접근성이 떨어지는 노인들이 많다. 간병 복지의 사각에 그대로 남게 된다. 그렇다고 이런 한계와 구멍을 무조건 탓할 수도 없다. 모든 노인의 간병을 지원을 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주문할 건 효율성 제고다. 또 다른 지원책을 만들어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실시되고 있는 제도부터 다듬어가야 한다. 사각지대를 찾아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질환의 경중에 따른 차등 지원도 규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관련 복지의 통합 관리가 절실하다. 중앙정부 따로, 지방정부 따로 가서는 안 된다. 시•군별 내용의 차이도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경기도가 31개 시·군과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타 지방에 선보일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백 번 선도해도 좋은 일이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참담한 종말을 선택하는 사건, 경기도만이라도 줄여 보자.

[지지대] 낭만 대신 폭설로 맞이한 첫눈

“눈은 살아 있다/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기침을 하자/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기침을 하자/눈은 살아 있다/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1960년대를 풍미했던 김수영 시인이 읊은 ‘눈’이다. 서울 토박이였던 그가 원고지에 이 작품을 쓰던 날도 오늘처럼 폭설이 내렸나 보다. 그가 시를 통해 녹여 냈던 서정은 반듯했다. 일체의 정립된 언어와 고정된 언어 등을 부정직한 것으로 여겨서다. 오늘 같은 날씨에 읽으면 제법 근사하다. 눈을 소재로 한 소설도 있었다. 이청준 작가의 ‘병신과 머저리’다. 6·25전쟁의 아픔을 안고 사는 제대 군인의 실존적 고통을 담았다. 4·19 전후에 청년기를 보냈던 젊은이의 정신적이고 관념적인 고통도 그려졌다. 소설을 통해 내면의 고통을 해소하려는 시도나 뚜렷한 형체 없이 존재하는 정신적인 고통의 묘사가 돋보였다.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눈이 오는 날이 좋겠어. 그 사이에 포성이 오면 또 생각을 달리해도 될 테니까. 그러고는 금방 눈이 떨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하늘을 쳐다보는 것이었다. ‘눈이 오고 있다, 김 일병’.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무렇지 않게 말하고 나서 다시 김 일병의 눈을 들여다보았다.” 작품의 얼개는 6·25전쟁의 정신적 상처로 고통받는 의사인 형과 고통의 원인조차 알지 못하는 화가 동생의 이야기다. 의무병으로 참전했던 형은 그 체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을 통해 전쟁의 상흔을 치유하고자 한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 오관모와 김 일병, 나(형)는 전쟁에서 낙오된 패잔병이다. 김 일병을 죽이겠다고 하는 오관모와 김 일병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하는 나, 그 잔인한 날에 첫눈이 내리고 있었다. 올 겨울 들어 처음 내린 눈이 폭설로 번진 날에 되짚어 보는 단상이 어지럽다. 2024년 첫눈은 후세에 어떻게 기억될까.

[오늘의 운세] 11월 29일 금요일 (음력 10월 29일 /丁酉)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투자증권 불리 재물지출 음주 질병조심 戊子 48년생 뜻하는 일 성취 계약 시험 차량 문제해결 庚子 60년생 명예상승 능력인정 모임성사 운수왕성 壬子 72년생 연인 데이트 재수있고 행운이 오고 만사 길(吉) 甲子 84년생 직업 스트레스 마음답답 오후는 데이트 길(吉) 丙子 96년생 재물지출 경쟁발생 눈치볼 때 가정은 화합 소띠 丁丑 37년생 친구친척 만나 술 음식 생기고 즐겁고 大길(吉) 己丑 49년생 만사해결 문서계약 성공 사업왕성 만사 길(吉) 辛丑 61년생 일시적인 곤란 결과는 만사해결 운수왕성 癸丑 73년생 연인 만나고 재수있고 구직성사 시험합격 乙丑 85년생 술 음식 생기고 모임성사 자기주장 관철할 때 丁丑 97년생 모임단합 가족모임 중심인물 주점 모임성사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문서차량 문제는 해결 자손문제 모임갖고 庚寅 50년생 명예 인기상승 가족 데이트 능력안정 만사 길(吉) 壬寅 62년생 사업성공 금전해결 뜻하는 일 성취 계약성사 甲寅 74년생 직장사업 고민 연인 트러블 분주다사 술조심 丙寅 86년생 경쟁발생 재물지출 시기질투 오해발생 조심 戊寅 98년생 문서 차량 시험 사업문제 원만 능력 인정받고 토끼띠 己卯 39년생 재물운과 인간관계 불리 문서문제 길(吉) 辛卯 51년생 기분우울 손재주의 음주 망신수 출행불길 癸卯 63년생 재물지출 과다 동분서주 실속없고 망신수 乙卯 75년생 직장문제 과음과식 조심 음주가무 대인문제 불리 丁卯 87년생 경쟁실수 연발 오락탈선 재물지출 말조심 己卯 99년생 변화변동 여행출행 마음이 산란 일희일비 용띠 庚辰 40년생 명예상승 뜻을 성취 문서해결 가정화합 壬辰 52년생 금전문제 해결 운수왕성 가정화합 大길(吉) 甲辰 64년생 자손걱정 가족불화 및 문제 생기고 재물지출 丙辰 76년생 친구만나 동분서주 음주가무로 탈선조심 戊辰 88년생 시험원만 부모도움 직업해결 음식 생기고 庚辰 00년생 인기상승 능력발휘 학업성취 부모상사 도움 뱀띠 辛巳 41년생 머리가 무겁고 짜증날 때 참고 기다리면 길(吉) 癸巳 53년생 투자재물 이득 문서해결 뜻하는 일 성사 乙巳 65년생 술 음식 생기고 가족문제 재물지출 과다 丁巳 77년생 친구 친척과 잘 어울리고 재미있고 즐거워 길(吉) 己巳 89년생 부모도움 가족외식 집안경사 즐거운 여행 辛巳 01년생 언쟁주의 한발 양보하고 모임에선 겸손이 필요 말띠 壬午 42년생 재물이득 계약성사 고민해결 인간화합 길(吉) 甲午 54년생 욕심내면 명예손상 말을조심 자손걱정 丙午 66년생 시비관재 도난조심 출행여행 불리할 때 戊午 78년생 부모님 도움 시험무난 모임초대 매사안정 庚午 90년생 인기 생기고 대우받고 길(吉)하나 재물은 지출 壬午 02년생 만사형통 재물성사 연인화합 능력인정 대길 양띠 癸未 43년생 문서해결 금전문제 원만 술 및 대인문제 조심 乙未 55년생 음식 대접받고 길(吉)하나 직장고민 언쟁조심 丁未 67년생 친구 및 동료와 모임 재물지출 주점출입 己未 79년생 음식 생기고 여행 출행할 때 분주다사 하고 辛未 91년생 기분손상 언쟁주의 재물지출 경쟁치열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시기질투 받으니 말을 조심 일찍 귀가해야 丙申 56년생 투자재물 손해 운전 및 가정불화 조심해야 戊申 68년생 문서 및 시험문제 원만 모임초대 직장원만 庚申 80년생 명예상승 시험합격 선물 생기고 이성화합 壬申 92년생 운기왕성 재수대길 시험도 대길 좋은선물 닭띠 乙酉 45년생 자손 및 직장 관계로 고민 과음과식 조심 丁酉 57년생 동료와 모임 길(吉) 원하는 것 성취 재물은 지출 己酉 69년생 문서시험 원만 출행여행 길(吉) 부모님 걱정 辛酉 81년생 동료와 갈등 한발 양보하지만 마음은 답답 癸酉 93년생 가족동료 돈지출 음주가무 우연한 만남 생겨 개띠 丙戌 46년생 오락 금전문제 불길 음주 대인문제 망신조심 戊戌 58년생 문서문제 원만 직장사업 문제원만 해결 庚戌 70년생 명예상승 뜻을 성취 모임성공 능력인정 壬戌 82년생 재수왕성 연인 생기고 윗사람 도움 만사 길(吉) 甲戌 94년생 부모도움 재수원만 선물 생기고 만사형통 돼지띠 丁亥 47년생 친구 및 형제 문제로 재물지출 가정불화 己亥 59년생 문서문제 원만 선물받고 음식 대접받고 辛亥 71년생 쟁투시비 조심 한발 양보하면 만사해결 癸亥 83년생 물건구입 재물지출 우연한 만남 문서변화 乙亥 95년생 기분별로 동료모임 과음 우연한 만남 조심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