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만에코뮤지엄 매향리스튜디오 ‘우리들의 농섬’ 전시 마련

경기도와 화성시, 경기창작센터는 경기만에코뮤지엄 화성권역 거점공간인 매향리스튜디오에서 오는 9월3일 오후 5시까지 기획전 ‘우리들의 농섬’을 연다. 이번 전시는 매향리스튜디오에서 앞서 진행한 교육프로그램 결과물을 선보이는 보고전 형식으로, 지역의 역사를 기억하고 치유하자는 것이 기획의도다. 농섬과 매향리의 아픈 역사와 경기만에코뮤지엄이 추구하는 역사자원보존 정화와 치유라는 의미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 매향리스튜디오에서 작업하는 이기일 작가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과 협력해 올 7~8월 총 4회 매회 30여 명의 참가자를 구성해 총 4회 동안 역사생태탐방, 정화활동, 포탄 등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참가자들은 마을해설사의 증언을 들으며 농섬과 매향리의 역사와 상처를 공유하고 섬 곳곳에 널린 포탄 파편과 총알들 주변 갯벌 흙을 수집해 ‘나의 농섬’을 만들었다. 비극적인 현실과 역사의 아픔을 간직한 섬이 희망의 섬으로 변모되길 바라는 일반인의 마음을 작품에 담은 것이다. 전시에서는 해당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체험 작품과 전문작가의 설치미술 등을 선보인다. 이와 관련 한 참가자는 “포탄이 즐비한 농섬이었지만 그 안에서 생명을 보았고 또 다른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설아기자

[실학, 조선의 재건을 꿈꾸다] 조선시대 어류박물학의 보고, ‘자산어보’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의 호는 손암(巽菴)이며 다산 정약용의 친형이다. 일찍이 성호 이익의 학문을 이어받은 권철신(權哲身)의 문하에서 수학하였다. 사돈인 이벽의 영향으로 서양 수학책인 기하원본과 천주교에 대한 교리를 접하며 서양의 학문에도 조예가 깊었다. 1790년(정조 14) 여름 원자(순조)가 태어나는 것을 기념하여 시행된 증광별시에 급제하였다. 이후 조정에서 정조의 아낌을 받으며 1797년 성균관 전적을 거쳐 병조좌랑이 되었고, 왕명으로 영남인물고 편찬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1800년 정조의 급작스런 죽음과 이듬해 일어난 천주교 박해로 유배되었고, 같은 해 11월 조카사위인 황사영의 백서사건으로 재 압송되어 국문당한 후 흑산도로 유배되었다. 그 곳에서 정약전을 나오지 못하고 생애를 마감하였다. 돌아올 수 없었던 유배생활 정약전이 우이도(소흑산도)에 도착했을 때 나이 41세였다. 이 곳에서 정약전은 섬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정약용이 찬한 묘지명에 “섬사람들과 친구처럼 지내며 교만스럽게 대하지 않으니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여 서로 다투어 주인으로 섬겼다.”라고 하였다. 정약전은 우이도에서 1807년 무렵 대흑산도로 거주지를 옮겼다. 이곳에서 그는 사촌서실(沙村書室)을 짓고 아이들을 가르쳤다. 정약용이 지은 기문에 따르면 “손암형님이 흑산도 귀양살이 하신지 7년이 되어 5~6인 아이들이 따르며 사서(四書)와 역사를 배우게 되어 초가 두어 칸을 지어 ‘사촌서실’이라 이름짓고 내게 서당기를 지으라 하시기에 누에 채반을 비유로 들어 이곳에서 글을 배우는 아이들을 깨우쳐 준다.”라고 하였다. 정약전은 59세의 나이로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동생 정약용은 형의 죽음을 가장 슬퍼한 사람이었다. “외로운 천지사이에 우리 손암선생만이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잃어버렸으니, 앞으로는 비록 터득하는 바가 있더라도 어느 곳에 입을 열어 함께 말할 사람이 있겠느냐.”고 탄식하였다. 흑산도의 주민들은 정성껏 정약전의 장례를 치루었다. 묘지명에는 돌아가신 뒤 3년 만에 율정(栗亭)의 길로 운송하여 고향으로 돌아왔다고 기록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실천한 실학 정신 자산어보의 서문에서 정약전은 실용에 도움이 될 목적으로 이 책을 편찬했다고 밝히고 있다. 즉 “이 책은 병을 치료하고 쓰임을 이롭게 하며 재산을 잘 관리하는데 있어서 여러 전문가에게 진실로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을 것”이라 하였다. 어보의 편찬에는 정약전과 함께 두 명의 인물이 관여했다. 흑산도에 살았던 장창대와 정약용의 강진 제자 이청이었다. 어보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흑산도에 살았던 장창대란 인물이었다. “섬 안에 장덕순(張德順) 창대(昌大)라는 사람이 있었다. 성격이 조용하고 정밀하여 대체로 초목과 어조 가운데 들리는 것과 보이는 것을 모두 세밀하게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여 그 성질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의 말은 믿을만했다. 나는 드디어 이 분을 맞아 함께 묵으면서 물고기의 연구를 계속했다.” 실제 정약전은 장창대의 말을 어보에서 9군데나 인용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청어에 대해서 “창대가 말하기를 ‘영남에서 나는 것은 등뼈가 74마디이고, 호남에서 나는 것은 등뼈가 53마디’라고 한다”라고 했다. 학술적인 고증으로 어보의 탄생을 조력한 인물은 정약용의 강진제자 이청이다. 어보에는 이청의 의견이 68군데 등장한다. 흑산도 현장에서 정약전은 주로 해양생물에 대한 관찰을 기록했다면, 이청은 문헌고증을 통해 그 내용을 보완하였다. 조선시대 ‘어류박물학’의 보고 해양박물학의 관점에서 자산어보에 보이는 새로운 방법론은 크게 4가지이다. 새로운 이름의 작명, 문헌을 통한 고증, 체계적인 분류방식, 세밀한 경험적 고찰이 그것이다. 어보에는 총 226종의 해양생물의 이름이 수록되어 있다. 이중 중국어명 41종, 속명을 사용한 것 22종, 방언의 의미를 살린 것 32종, 직접 이름을 작명한 것 131종이다. 정약전이 책을 편찬하며 이름이 없는 해양생물의 명칭을 정한 것이 전체 58%에 이르고 있다. 문헌을 통한 검증의 경우 조선 어류의 박물지로 이 책에 인용되는 고문헌은 총 104종으로 파악된다.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의학, 사전, 문학, 경서, 역사, 박물학류 등이 망라되어 있다. 체계적인 분류방식도 어보의 주요한 장점으로 거론된다. 정약전은 해양생물을 비늘이 있는 종[鱗類]과 비늘이 없는 종[無鱗類], 껍질이 있는 종[介類], 잡류로 구분했다. 잡류는 해충(海蟲), 해금(海禽), 해수(海獸), 해초(海草)를 포함시켰다. 모든 해양생물을 망라했고 상하위 범주를 분류하고 있는 점이 독창적이다. 어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내용은 세밀한 경험적 고찰이다. 정약전은 자신의 직접적인 관찰과 경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는 관찰을 통해 해양생물의 크기, 형태, 색깔, 습성, 촉감, 맛 등에 대한 정보를 생생하게 글로 묘사했다. 또한 어보에는 현지인들의 전언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다. 섬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을 곳곳에서 인용하고 있었고, 모두 자신이 관찰한 것에 대한 보충설명으로 싣고 있다. 이처럼 자산어보는 해양생물에 대한 과학적 관찰이라는 점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한다. 정약전은 세밀한 경험적 고찰과 체계적인 분류법 등 이전의 어보들이 도달하지 못했던 성취를 이루었다. 유배지라는 절망의 땅에서 조선시대 ‘어류박물학’의 보고가 탄생했던 것이다. 글_조준호 실학박물관 학예팀장

[단독] 70대 이어 40대 군인도 살인진드기 물려 숨진 것 확인(2보)

▲ 자료사진 = 살인진드기 /경기일보 포천에서 살인 진드기로 70대 1명이 숨진 뒤 보건당국이 살인 진드기 방역에 엉뚱한 소독약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본보 28일자 7면) 포천에 거주하는 40대 현역 군인이 서울대 병원에 입원한 지 1주일 만에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SFTS)으로 또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포천 육군 제8사단에 근무하는 현역 군인 A씨(43)는 지난 11일 휴가 중 경북 울진서 고열에 시달려 인근 의료원을 거쳐 지난 13일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으나 혈소판이 급속도로 축소되면서 다음 날 사망했다. 서울대 병원의 역학조사 결과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SFTS)으로 밝혀져 살인 진드기에 물려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 측은 “A씨가 사망하기 이전까지 야외 활동이 전혀 없었으나, 휴가 이전 포천 군부대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밝혀 훈련 도중 살인 진드기에 물렸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난 24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SFTS)의 의한 사망이란 소견을 통보받고 곧바로 육군 제8사단에 역학 조사를 나갔으나, 자세한 조사는 벌이지 못하고 관계자에게 방역 메뉴얼에 따라 예방을 철저히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부대라는 특수성 때문에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의문이어서 군인들 역시 살인 진드기에 노출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육군제8사단 관계자는 “중증 열성 혈소판 감소증후군(SFTS)으로 인한 사망이란 통보를 받았으며, 국군의무사령부와 질병관리본부 등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숨진 A씨는 지난 26일 사단장 장으로 장례를 마쳤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이 지난 한 달여 동안 살인 진드기에 대해 쉬쉬하는 동안 추가 사망자가 나와 살인 진드기로 인한 또 다른 사망자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진드기 매개로 감염된 병은 예방접종 약이나 치료약 등이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며, 야외활동 및 농작업 시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야외활동 후 발열,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포천=김두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