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개막식이 열린 13일 오후 부천시청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영화제는 오는 23일까지 11일간 부천시 일대에서 58개국 288편의 판타스틱 영화들이 상영된다. 권오현기자
kt wiz의 ‘슈퍼소닉’ 이대형(34)이 통산 500도루의 금자탑을 쌓았다. 이대형은 1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2대3으로 뒤진 7회 대타로 나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시즌 18호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전날까지 499도루를 기록하던 이대형은 도루 한개를 추가하면서 프로 통산 500도루 고지에 오르게 됐다. 이는 KBO리그 역대 3번째 대기록으로 역대 1위는 전준호(은퇴)의 550도루, 2위는 이종범(은퇴)의 510도루다. 한국프로야구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이대형은 역대 최연소 500도루 기록도 함께 세웠다. 김광호기자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원진이 만나 미래 교육에 대한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김 부총리는 13일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임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교육을 국민과 함께 바꿔 나가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만드는 게 국민의 명령”이라며 “교육감님들이 공교육 개혁과 교육현장 변화를 위해 애써 오신 노력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중앙정부와 교육청은 그동안의 갈등과 대립을 걷어내고 협력과 상호존중 하에 미래와 교육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면서 “정부는 교육감님들이 원하시는 것처럼 지역의 특성에 맞는 교육혁신을 위해 최대한 지원하면서 함께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이재정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경기도교육감)은 “정부와 일선 교육청은 대립과 갈등을 뒤로 하고 혁신의 정신과 성과를 공유하면서 긴밀한 협력의 시대를 열기를 바란다”면서 “부총리는 경기교육감 재임 시절 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민주시민교육 등 공교육에 필수적인 토대를 굳건하게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교육감은 오는 19일 전국 시·도교육감 협의회 총회에 간담회 참석을 요청했고, 김 부총리는 흔쾌히 초청에 응했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교육공약 중 하나인 시·도별 교육자치 강화와 교육부 권한 이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 김 부총리가 연일 이념을 넘어선 교육개혁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최근 수년간 교육분야 문제점으로 지적된 교육부와 교육청 간 불협화음도 해소될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앞서 지난 5일 교육부 조직 개편에 대해 “초·중등교육에 관한 권한은 시·도교육청으로 넘긴다는 공약에 따라 교육부는 성인 교육 등 남은 교육 과제를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조직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김규태 정민훈기자
롯데마트몰과 11번가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켓을 통해 1천억 원대 허위 거래를 하고 수십억 원 상당을 챙긴 신종 사기단이 재판에 넘겨졌다. 인천지검 부천지청 형사3부(김효붕 부장검사)는 13일 대기업인 SK와 롯데 등이 운영하는 온라인 마켓을 통해 1천억 원대의 허위 거래를 하고 32억 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판매업자 A씨(43)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전 롯데 직원 C씨(34)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페이퍼컴퍼니 운영자인 A씨 등은 롯데 직원인 B씨 등과 공모,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5년 8월까지 온라인 마켓을 통해 933억 원 상당의 고가 가전제품을 허위로 판매 구입한 후 SK와 롯데 등으로부터 할인쿠폰과 캐쉬백 포인트 등으로 정산받는 수법으로 총 32억 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들은 고가 가전제품을 물품 판매자와 구매자간 거래한 것처럼 카드결제로 대금결제를 하는 수법을 이용, 구매자 결제대금과 판매자 정산대금의 차액만큼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롯데에 상품을 주문한 뒤 지급받은 5% 할인쿠폰을 사용해 대금을 결제하고 판매수수료 2%를 공제한 금액을 정산 판매업체에 입금했다. 실제 100만 원짜리 전자제품을 이들은 95만 원을 지급하고 롯데로부터 98만 원을 지급받아 3만 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부천=오세광기자
청와대가 13일 국민의당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복귀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연이은 ‘강경 발언’에 대해 사과, 공전했던 국회가 부분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에 국민의당이 전격 회군을 결정하며 추경 심사의 물꼬는 텄지만 청와대가 추 대표 대신 국민의당과 ‘직거래’를 한 모양새여서 ‘당·청 갈등’이 고개를 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국민의당 지도부를 찾아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대신 사과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임 실장이 “추 대표의 ‘머리 자르기’ 등 발언으로 오해가 조성돼 유감”이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앞서 추 대표는 ‘문준용씨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 국민의당이 자체조사를 통해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이라며 박지원·안철수 전 대표의 연관성을 부인하자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집권 여당의 대표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있다”며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이런 가운데 임 실장이 국민의당 지도부를 찾아 ‘대리 사과’ 카드를 꺼내 들자 국민의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당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 논쟁 끝에 추경 심사에 참여키로 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은 의총 직후 “문 대통령이 추 대표의 발언으로 초래된 국회 공전사태에 대해 임 실장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그 뜻을 존중한다”며 “국민의당은 국회 운영에 협조할 수 없다고 밝힌 그 이전으로 복귀해 추경 심사와 정부조직법 개정안 심사에 다시 복귀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청와대의 문제 해결 과정에서 추 대표가 제외된 듯한 모습이 연출되자 ‘당·청 간 불협화음 설’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향후 양측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추 대표 측에서는 임 실장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민의당을 찾기 전 추 대표와 충분한 상의를 거쳤다며 추 대표가 배제된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문자 브리핑을 통해 “추 대표와 전 정무수석 간에 상황에 대한 대화가 있었다”며 “추 대표는 추경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장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전 정무수석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 대표와는 사전에 얘기해서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명분을 얻기 위해 추 대표를 대신해 청와대가 사과한 것처럼 과장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청와대와 추 대표의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욱이 이번 청와대의 대리 사과로 추 대표의 입장이 난처해진 만큼 향후 대야 협상 등에서 힘이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우일기자
서울에서 30분 거리 고양 일산에 위치한 원마운트는 365일 여름과 겨울이 공존하는 세계 최초 테마파크이자 지상 최고의 놀이터를 자부한다. 최고의 접근성을 자랑하는 도심 최대 규모(연면적 4만㎡)의 원마운트는 이번 여름을 파격적이고 이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원마운트는 여름 속 겨울을 표방해 ‘8월의 크리스마스’를 콘셉트로 채비를 마치고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무더위 속 겨울을 만끽할 수 있는 시원한 이벤트로 무장했다. 산타클로스와 함께 하는 이색 이벤트, 캐럴을 리믹스한 클럽 음악, 산타 모자를 쓴 안전 요원 등 폭염에 지친 심신을 치유하고, 여름을 잠시나마 잊게 할 시원한 파티가 도시인들을 맞이한다.특히, 물놀이 중간 중간 휴식시간에 짬짬이 열리는 ‘한여름에 찾아온 산타클로스의 깜짝 선물 이벤트’는 방문객들의 즐거움을 더한다. 위기에 빠진 루돌프를 구하는 미션인 ‘수중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 비밀번호를 잊어 산타클로스가 열지 못하는 선물 상자를 여는 ‘시크릿박스’ 이벤트 등 게릴라 이벤트들이 올여름 원마운트 시즌(6~8월) 내내 워터파크에서 펼쳐진다.오는 22부터 다음 달 15일까지는 매주 금·토요일과 공휴일이 있는 징검다리 연휴에 성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야외 워터파크 파티풀에서 풀사이드 거품파티인 ‘SEXY Christmas Pool&Foam Party’가 열린다. 거품으로 만든 흰 눈이 여름 밤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가장 유행하는 최신 클럽 음악과 캐럴 등을 리믹스한 디제잉과 파티 음료 등 먹을거리와 함께 만끽할 수 있다. 파티 중 산타가 주는 미션들을 성공할 때마다 올여름 신상 ‘핫 아이템’들을 선물로 받는 이벤트는 덤이다. 여름에 만나는 시원한 크리스마스 이벤트와 더불어 원마운트는 노는 높이 또한 쿨하고 남다르다. 원마운트 워터파크에는 지상 50m 높이에서 미끄러져 더위를 떨치는 시원하고 아찔한 슬라이드가 있다. 그야말로 ‘노는 높이’가 다른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외에도 4층 실내와 7층 야외로 나뉜 워터파크의 공간적 특이성과 아름다운 일산의 미경이 더해져 다른 워터파크에선 느끼지 못할 차별화된 신선함이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슬라이드 ‘윌링더비쉬’와 ‘스카이부메랑고’에 올라가 하강하기 전 주변을 둘러보면 한강 일부와 일산 호수공원이 한눈에 들어와 경관도 압권이다. 50m 높이의 ‘윌링더비쉬’ 전망대에서 맨몸으로 쏟아지듯 낙하할 때 온몸으로 체감하는 아찔함과 시원함 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주변의 아름다운 시공간에서 하늘로 솟구치며 역회전하는 ‘스카이부메랑고’를 통해 순간적인 무중력을 체험하며 스릴과 함께 더위를 잊을 수 있다. 7층 야외 워터파크에서 출발해 원마운트 쇼핑몰 거리의 상공을 돌아 4층 실내 워터파크로 미끄러지는 반투명 슬라이드 ‘투겔라이드’도 원마운트 워터파크만의 명물이다. 빠른 속도와 회전력 등에 타는 사람은 물론 바라보는 이들까지도 간담을 서늘케 한다.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구역도 제대로 준비돼 있다. 시간당 360명까지 수용 가능한 대형 아쿠아 놀이터 ‘자이언트 플레이’와 물, 음악, 빛의 화려한 조화가 인상적인 ‘판타스틱 플렉스’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공간이다. 어린이 전용 공간은 모두 낮은 수심으로 조성돼 있어 안전 또한 걱정할 필요가 없다. 어린이들이 전용 공간에서 자유로운 놀이를 즐길 때 옆에서 자녀를 지켜야 하는 부모들을 위한 공간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 전용 아쿠아 놀이터 바로 옆에 자리한 ‘워터 테라피 시스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온도 35℃의 수압으로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독일 수치료 시스템 ‘바데풀’에서 즐기는 수중 마사지를 통해 최고의 편안함도 느낄 수 있다. 물놀이 후에는 갑작스런 심신의 변화로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건강상의 문제와 안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휴식과 체온 유지가 가능한 특별한 실내 공간인 ‘OMT센터(키즈센터)’도 이용할 수 있다. 박바른 원마운트 홍보팀장은 “OMT센터에는 찜질실과 수면실 등을 비롯해 책 2천500권으로 가득 찬 북카페, 키즈짐, 어린이 전용 놀이방 등이 조성돼 있어 막간을 이용한 최고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며 “무엇보다 센터 전역은 ‘스마트오투(O2)시스템’을 통해 순도 30%의 청정산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어 황사와 미세먼지로 지친 몸을 치유하는 워터파크 최적의 힐링 장소”라고 말했다. 무더워진 날씨에 때로 시원한 겨울이 그리워지는 여름, 365일 눈이 내리는 ‘여름 속 겨울왕국’ 원마운트 스노우파크를 찾아 시공의 반전이 가미된 다양한 프로그램과 전시를 즐기는 것도 국내에서 찾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재치가 있는 원마운트에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경험하며 가슴에 스미는 시원한 즐거움이 있는 여름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워터파크 방문을 원하면 방문 전 홈페이지(www.onemount.co.kr)나 소셜커머스오픈마켓 등 온라인 티켓 판매 사이트를 미리 확인하고 다양한 할인 프로모션을 활용해 보다 알뜰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고양=유제원ㆍ김상현기자
디즈니랜드에 간 꼬마가 디즈니 캐릭터들에게 사인을 받고 유람선에 탔다. 꼬마는 실수로 그만 물에 사인 받은 종이를 떨어뜨려 버렸다. 우는 꼬마에게 선착장 직원은 집으로 꼭 싸인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며칠 후 꼬마의 집에 사인이 도착했는데 꼬마가 받지 않았던 인어공주 아리엘의 사인이 끼어 있었다. ‘아리엘이 사인 종이들을 찾아주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이 이야기를 듣고 20대인 나도 그 꼬마가 되고 싶었다. 디즈니랜드에 가면 모든 것을 잊고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만 있을 것 같아서다. 이후 위시 리스트에는 ‘디즈니랜드 가보기’가 항상 자리잡고 있다. 그 이유는 역시 ‘캐스트’ 때문이다. 디즈니랜드에는 신데렐라, 자스민, 아리엘, 뮬란, 라푼젤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프린세스들과 미키와 구피 같은 캐릭터들이 활보한다.처음 용인 한국민속촌의 웰컴 투 조선에 대해 들었을 때, 디즈니랜드가 생각났다. 한국민속촌에 가면 조선시대의 삶을 실감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에도 디즈니랜드 캐스트에 견줄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한 것 같아 기대도 컸다. 부푼 가슴을 안고 한국민속촌으로 향했다. ■ ‘광년이’ 희망했지만… ‘기생’역 최종 결정 한국민속촌에 가면 ‘그들’이 있다. 꽃거지를 비롯해 장사꾼, 이방, 기생, 화공, 광년이, 주모 등이다. 웰컴 투 조선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총 19명의 캐릭터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이들은 조선시대 속 캐릭터를 연기하며, 관람객과 대화하고 사진을 찍는다. 매년 오디션으로 캐릭터를 선발하며, 이번 시즌에는 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렇게 뽑힌 각 캐릭터는 고정팬과 팬페이지를 보유하고 있기도 한다. 처음 민속촌 체험을 결정했을 때 어떤 캐릭터를 할까 오랜 고민을 했다. 동료 기자들에게 전에 화제가 됐던 ‘구미호’역을 하고 싶다 말을 하자마자, “넌 각설이가 딱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고민 끝에 기자는 귀엽고 발랄한 ‘광년이’ 역을 희망했지만 미친 짓(?)을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었다. 사진이 예쁘게 나올 것 같은 ‘기생’ 역으로 결정했다. 분장실에 들어서자마자 온갖 의상과 인형탈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때 ‘미희기생’이 들어왔다. 사진으로 본 것보다 고운 미모에 놀랐다. 미희기생은 복장으로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며 여러 이야기로 긴장감을 없애줬다. “보통 저고리의 고름은 왼쪽에 달려 있어요. 근데 기생 옷고름은 오른쪽에 있는데 왜인줄 알아요? 옷고름을 풀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라는 뜻이 담겨 있대요.”(미희기생) 옷을 갈아입고나자 ‘화공’이 메이크업을 해줬다. 화공은 민속촌 내에서 금손으로 유명한 인물. 흙바닥에 물병으로 귀여운 그림을 그려주며 어린이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캐릭터다. 속눈썹까지 붙이고, 기생의 화려한 모자인 전모까지 쓰고 나자 제법 그럴싸한 기생 분장이 완성됐다. 잠시 시간이 있어 이들에게 궁금했던 것을 물어봤다. 어떻게 이 일을 하게 됐을까. “저는 연기를 전공했고, 졸업한지 얼마 안 됐어요. 앞으로도 연기나 뮤지컬을 하고 싶은데 관련 경험을 쌓고 싶어 하게 됐어요. 이번 기회를 통해 주위 동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어요.”(미희기생) “요리를 전공했는데 좋아하던 일을 찾다가 이 일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화공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고 오셨는데 요새는 저를 알아봐주셔 뿌듯해요. 사진이나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간 걸 보면 신기해요.”(화공) 이야기를 나누며 이 어린 친구들이 화려해 보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청년으로서 많이 고민한 것이 느껴져 괜히 뭉클했다. ■ ‘기생선발대회’ 막춤 추며 눈길 사로잡기 성공 웰컴 투 조선의 메인 이벤트는 주말에 하는 ‘사또의 생일잔치’다. 그러나 이날은 평일이라 사또의 생일잔치는 없었고 대신 ‘기생선발대회’가 있었다. 사또의 생일잔치에서 가무를 뽐낼 기생을 뽑는다는 콘셉트다. 논의 끝에 기자는 대회에 참가해 막춤을 추기로 했다. 미희기생이 자신이 먼저 시범을 보이니까 보고 따라하면 된다고 안심시켜줬다. 기자는 중전으로 간택받기 위해 궐 문을 들어서는 어린 소녀의 마음으로 기생선발대회가 펼쳐지는 관아로 향했다. 볼과 코를 빨갛게 칠한 ‘주정뱅이 이방’과 함께 관아로 가며 대화를 하면서 걷다보니 무더운 날씨 때문에 좀 힘든 게 아니다.내리쬐는 땡볕에 속치마, 겹치마 겹겹이 쌓인 옷이 답답했다. 등에 땀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질 정도. 관아로 가는 길이 천 리 같았다. 그 와중에 수학여행 온 초등학생들이 몰려들어 사진을 찍자고 한다. “예뻐요!”라는 말에 흐뭇했지만 티내지 않고 아이들과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이 다소 짓궃게 주정뱅이 이방을 놀리기도 했는데, 캐릭터와 일체가 된 이방의 대사 센스가 놀라웠다.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주면서도 술 취한 듯한 말투, 이방다운 다소 점잖은 모습을 유지했다. 다다른 관아 앞, 아무 생각 없이 계단을 오르는데 그만 내 치마를 내가 밟아버렸다.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나만 지켜보고 있는 상황, 넘어지면 망신당할 것이라는 생각에 필사적으로 팔을 붕붕 저었다. 역시 프로였다. 이방이 잡아주며 “들어온지 얼마 안돼 아직 적응을 못하였구나”하고 재치 있게 상황을 넘겼다. 주정뱅이 이방과 미희기생은 행사 준비를 하며 오늘은 어떤 연출과 진행을 할까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었다. 주정뱅이 이방 발 뒤꿈치에 고무신 모양대로 상처가 난 것이 보여 짠했다. 그 옆에서 나는 어떤 막춤을 출까 하며 떨었다. 오후 1시가 되자 드디어 기생선발대회의 막이 올랐다. 이방과 미희기생이 주고받는 말에 사람들의 웃음이 터졌다. 기자를 포함해 초등학생, 어린이, 대학생 등 4명이 만보기를 손목에 차고 막춤을 췄다. 신나게 흔들었으나 꼴찌를 기록, 곱게 한복을 차려 입은 여대생이 우승했다. 기방 내 정자로 이동해서도 방문객들의 사진 요청이 끊이질 않았다. 미희기생이 “손님들~ 평일이라 행사도 많이 없고 한데, 미희 노래 한곡 듣고 가는 건 어떠우?”라는 말을 시작으로 ‘쑥대머리’와 유행가요를 불렀다. 미희기생 역을 맡으며 노래연습을 엄청 했다더니 정말 잘 불렀다. 나도 옆에서 막춤을 추며 거들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 즐거운 추억 만들어 주는 콘텐츠 마술사들 이후 미희기생을 일터로 돌려보내고, 다른 캐릭터들을 찾아다녔다. 큰주모가 나를 보자마자 “막내 기생이 왔다더니 그여?”하고 반겼다. 왕 의상을 입은 관광객의 다리를 잡고 “전하~ 저는 시계가 없사옵니다! 두고 가시옵소서!”라고 외치는 꽃거지를 본 소감은 한마디로 ‘대박’. 큰주모 역을 맡은 하효정씨는 디즈니랜드 캐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앳된 얼굴, 작은 체구의 하효정씨는 큰주모가 다른 캐릭터에 비해 특징이 적어 많은 연구를 했다고. 그는 “머리에 꽂고 있는 주걱, 말씨까지 하나하나 고민해야 했다”며 “연기력 뿐만 아니라 기획력, 콘텐츠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꽃거지 김정원씨도 마찬가지로 “지금 민속촌에서 조선 속 캐릭터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한 것 같다”며 “향후 어떤 방향으로 콘텐츠를 선보일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생 때 한국민속촌을 방문하고 처음 온 것이었다. 짧은 시간 둘러본 한국민속촌은 10여 년 전과 눈에 띄게 달라졌다. 일단 인식부터 다르다. 어릴 때 민속촌은 옛날 집을 재현해놓은 방 안에 옛날 물건을 진열해놓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방문 전 어떤 캐릭터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부터 됐다. 이같은 변화는 캐릭터를 맡은 청년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성과를 인정해 민속촌은 꽃거지를 비롯해 사또, 장사꾼, 화공, 이방 등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매시즌 바뀌는 캐릭터, 스토리, 공연 등을 민속촌과 함께 기획하고 있다. 김원영 한국민속촌 마케팅팀 대리는 “5년 전보다 60~70%이상 관람객 수가 늘었고, 이중 20~30대 관람객이 80%이상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다”라며 “향후에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방안을 모색 중이다”고 설명했다. 여름을 맞아 웰컴투조선과 아주 다른, ‘시골외갓집의 여름’이 새롭게 펼쳐지고 있다. 7080콘셉트로 중장년층은 반가움을, 청소년은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벌써부터 어떤 캐릭터와 신나게 놀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손의연기자 사진=김시범기자
강동관 IOM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외국인 근로자의 내국인 일자리 잠식과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와 국회가 보다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주문하고 있다. 시행된 지 14년이 지난 외국인 고용허가제를 현시대에 맞게 재정비할 필요성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기업 채용 지원 정책을 공언한 것에 대해서도 내국인 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내국인 청년 등 구직자들도 편견을 버리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중소기업 취업 등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외국인 근로자의 국내 일자리 잠식 선행과제로 현재 국내 노동시장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첫손가락으로 꼽았다. 강동관 IOM이민정책연구원 연구교육실장은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이 노동시장에서 실제 일자리 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한데 관련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를 위해 정부나 국회가 전문 연구기관들이 제대로 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이규용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고용허가제로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아닌 방문취업자 등 정부 관리 밖의 인력이 너무 많다”면서 “이러한 부분들을 정확히 파악해 내국인 노동시장과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외국인 근로자 관련 제도·행정적 문제점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내국인 근로자 보호 정책이 약한 편”이라면서 “외국인 근로자를 국내 산업현장의 비어 있는 일자리로 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동포들에 대해서는 이런 정책이 잘 안 지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취업비자를 소유하고 있지 않은 인력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과잉 공급으로 인한 일자리 잠식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실장도 “현재 불법체류자들을 관리할 수 있는 정부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결국 불법체류자를 불법으로 고용하는 사업주를 더욱 강하게 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현재의 비전문 인력 중심의 외국인 수용정책은 고용주의 외국인력 의존도를 높여 내국인 일자리 창출을 막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전체 외국인 근로자 수를 줄이고 전문·숙련 근로자 도입에 집중하는 등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14년이 됐다”면서 “현시대에 맞게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중소기업의 채용 지원 정책을 공언한 만큼 이에 대한 결과가 실제 내국인 채용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며, 내국인 청년 등 구직자들도 중소기업 취업 등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 실장은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 산업의 빈 공간을 보완해주는 효과도 분명히 있다”고 전제하며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이 필요한 사업, 예컨대 전략사업이나 뿌리사업 등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뿌리산업 등 전략 산업 일자리에 정부 지원과 함께 청년들도 조금 더 긍정적인 시각으로 이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선임연구위원도 “정부나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노력을 하지 않아 생기는 낡은 일자리는 결국 외국인 근로자의 차지가 될 것”이라며 “정부의 노력과 함께 국내 구직자들도 중소기업이라는 간판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비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구직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근로 환경 개선에 앞장서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정부 지원사업 참여 시 가점을 줘야 한다”면서 “주거·교육 등을 패키지 형태로 지원하는 정책도 고려해 볼만 하다”며 정부 정책을 제안했다. 구윤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