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A씨(40)는 지난 6월 평소 믿고 의지하던 아들의 목소리를 범죄의 도구로 악용한 전화를 받았다. 전화 속 아들은 다급한 목소리로 마약사건에 연루됐다며 돈을 요구했고, 그 목소리는 실제 아들과 완벽히 일치했다. 아들이 그럴 리 없다는 판단으로 범인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자신이 듣고 있는 목소리가 아들의 것임을 부정할 수 없어 마음을 졸였다. A씨는 “이 같은 범죄에 속지 않도록 경찰이 철저한 수사를 펼쳐 달라”고 호소했다. #2. B씨(30)는 지난 5월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스마트폰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A씨의 막내 동생과 똑같았고 “형, 나 좀 도와줘”라는 말에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목소리의 감정이 실제 동생과 일치해 사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채 요청받은 3천500만원을 송금했다. 이어 상대방은 “돈이 조금 모자란다”며 추가적인 계좌 정보를 요구했고 A씨는 아무 의심 없이 자신의 통장 정보를 제공해 약 6천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남양주에서도 인공지능(AI)을 악용한 신종 보이스피싱인 ‘딥보이스’ 피해 사례가 발생해 지역사회가 불안에 휩싸이고 있다. AI 기술로 정교하게 변조된 목소리는 가족조차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해 경각심이 요구된다. 31일 경기북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남양주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21년 488건, 2022년 253건, 지난해 182건 등으로 매년 100건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딥보이스’로 불리는 신종 범죄 수법은 AI 기술의 비약적 발전을 배경으로 탄생했다. 단 몇초간의 음성 샘플만으로도 특정인의 목소리를 복제해내는 기술은 실시간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어 그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5초간의 음성만으로도 피해자 목소리를 완벽히 재현할 수 있어 누구든지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경기북부경찰청 관계자는 “수사기관은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와 계좌번호 송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변조된 가족 및 지인 목소리로 개인정보 및 송금 요구할 경우 절대 들어주지 말고 가까운 경찰서에 확인하거나 경찰에 신고하라”고 말했다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아들이 체포됐다. 이천경찰서는 존속살해 미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0일 오전 10시5분께 이천의 한 아파트에서 어머니 B씨(50대)를 흉기로 찌른 혐의다. 그는 세탁물을 정리하고 있던 B씨의 뒤에서 흉기로 1차례 목을 찔렀다. A씨는 범행 직후 되레 “어머니가 나를 찔렀다”고 112에 신고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1층에서 피를 흘린 채 119구급대원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고 있던 A씨를 병원으로 이송조치한 뒤 주거지에 있던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정신적인 문제로 병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건설 현장 바로 옆에 특고압선이 늘어져 있어요. 자칫 전선이 끊기거나 감전사고라도 날까 걱정입니다.” 30일 오전 10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 한 오피스텔 공사 현장. 늘어진 검정색 특고압선이 바람이 불면 언제라도 공사장 낙하물 방지망에 닿을 듯 보였다. 공사장 뒤로 주택가는 물론 초등학교가 인접해 어린이 등 주민들이 수시로 오가고 있었지만 감전 사고나 전선 절단 등을 방지하는 노란색 ‘전선용 방호관’은 없는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주민 이진숙씨(61)는 “특고압선이 건물과 바짝 붙어 건설 장비에 끊어지거나 감전 사고가 나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인근엔 초등학교와 주택 단지가 있는 대 자칫 사고가 나면 전기가 끊길지도 몰라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천 대표 중견 건설사인 A건설이 부평구에 지상 20층짜리 오피스텔을 지으면서 전선용 방호관 등 기초적인 안전장치를 하지 않고 공사를 해 주민들이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전기사업법,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등은 건축 현장에서 인체 또는 건축용 자재나 장비 등이 전선에 닿을 수 있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건축주가 전선용 방호관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A건설은 전선용 방호관을 비롯한 전선 관련 안전 설비를 설치하지 않아 주민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한국전력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건설 현장에서 안전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은 점을 확인해 즉각 조치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더욱이 주민들은 공사현장 바로 옆에 초등학교가 있음에도 수시로 레미콘 차량 등이 길가에 줄지어 주차를 해 어린이 안전사고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A건설 현장 관계자는 “공사 시작 전, 건설 중기 작업 공간 쪽 일부 전선에만 안전설비를 갖추기로 한전과 협의했는데 건물이 높아지다 보니 사정이 달라졌다”며 “최대한 빨리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이 31일 이상직 전 의원 사건과 관련해 조국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자, 조국 혁신당이 발끈했다. 이날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오전 9시 30분부터 조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에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치졸한 정치보복이 끝이 없다”며 “아무래도 ‘술 취한 선장’을 끌어내릴 때까지 계속하려나 본다”라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전주지검은 오늘(31일) 조국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며 “‘모든 피의자를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씨처럼 대하라’는 입장을 갖고 있는 전주지검 검사들이 국회로 출장 와서 휴대폰을 맡기고 조사하라고 논평한 바 있다”며 “당초 검찰이 조용히 불렀으면 조 대표도 조용히 조사에 응할 계획이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치졸한 검찰 정권은 불러주는 대로 쓰는 일부 언론과 짬짜미로 조 대표 소환 소식을 흘렸다”며 “이후 조 대표 출두에 앞서 ‘문 정부, 부적격 보고에도 이상직 앉혀’ 같은 내용을 내보냈다”고 언급했다. 김 대변인은 “이상직 전 중진공 이사장의 경우, 부적격 보고가 있었던 것은 맞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사 검증 단계에서 부적격 보고가 있더라도 대통령은 여러 조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임명하는 경우도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가 검찰총장 윤석열이다. 기자가 이런 사실은 몰랐는지, 알고도 저렇게 썼는지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검찰은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이었던 조 대표의 출두에 앞서 문 전 대통령의 딸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문 전 대통령 전 사위를 탈탈 털어도 사건이 잘되지 않으니 표적을 바꿔 ‘먼지떨이’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 대표는 전주지검 소환 소식이 알려진 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는 이상직 전 이사장도, 문재인 대통령님의 전 사위도 알지 못한다. 이상직 씨는 통상적인 청와대 인사 절차에 따라 추천, 검증된 후 임명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문 대통령 전 사위의 취업과는 연관이 없는 것을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변인은 덧붙여 “국민은 검찰이 문 전 대통령과 가족 수사를 하는 힘의 백분의 일도 살아있는 권력인 윤석열·김건희 두 사람의 범죄 혐의를 밝히는 데에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 안다”며 “그 끝이 어떻게 될지도 정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성을 분류하는 방법에는 여러 분류법이 있다.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성을 쌓는 방식, 즉 축성 방식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순천 낙안읍성은 성의 안쪽과 바깥쪽 모두 돌로 성을 쌓았다. 성에 올라 안팎을 보면 양쪽 모두 돌로 쌓은 성이 보인다. 만리장성도 마찬가지다. 이런 방식을 ‘협축(夾築)’이라 칭한다. 다른 방식은 수원화성의 경우로 밖에는 돌로 성벽을 쌓았고 안으로는 자연 그대로 산에 의지하거나 인공으로 산처럼 흙을 쌓아 버텨주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내탁(內托)’이라 한다. 협축과 내탁은 성을 구분하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성의 분류 방법 중 축성 방식의 종류인 협축과 내탁은 꼭 알아둬야 한다. 의궤에 “우리나라의 많은 성터는 산등성이와 산기슭을 타고 쌓고 있다. 이런 까닭에 자연지형을 이용해 쌓아 비용이 들지 않고서도 자연히 성이 되는 셈이다. 그러므로 굳이 안팎으로 쌓을 필요가 없다. 이렇게 성 쌓는 제도가 다른 것은 지세에 따라서 이용하는 효과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며 화성은 내탁임을 밝히고 있다. 정조도 ‘천작내탁 불용협축’이라고 했다. 수원화성은 하늘이 만들어준 내탁이고, 협축은 허용하지 않는다란 의미다. 이렇듯 수원화성은 모두 내탁 형식의 성이다. 과연 화성은 모두 내탁 형식의 성일까. 산상동성과 산상서성은 산상성으로 성의 안쪽이 모두 산이므로 쉽게 내탁 방식임을 알 수 있다. 평지성인 평지북성도 안쪽에 흙을 쌓아 붙여 놓았으므로 내탁 방식이다. 기록으로도, 현재 상태로도 화성은 모두 내탁임을 확인해 주고 있다. 그런데 협축 형식이라고 의심이 드는 곳도 있다. 하나는 용도(甬道)이고 다른 하나는 남암문이다. 의심하는 이유는 “용도를 보면 협축인 만리장성에 올랐을 때 보는 모습과 같다. 가운데에 길이 있고, 양쪽이 성이다. 따라서 안팎을 모두 돌로 쌓은 협축”이라는 의견이다. 그리고 남암문에 대해서는 “남암문에 대한 의궤 설명에 내외 협축이란 기록이 있다. 따라서 남암문은 협축”이라는 의견이다. 용도와 남암문은 협축일까, 내탁일까. 먼저 용도에 대해 살펴보자. 결론을 먼저 말하면 용도는 성이 아니므로 협축이냐 내탁이냐를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 용도가 성이 아니라는 근거는 다음 세 가지다. 첫째, 화성의 산상성은 높이가 16척이어야 하는데 용도는 여장만 있다. 의궤에도 “산 위의 3면에 돌로 성가퀴를 쌓았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여장만 쌓았음을 확인해 주는 것으로 용도는 성이 아니라는 증거다. 용도 아래에 있는 두 줄 정도의 돌은 여장의 기초이지 성이 아니다. 둘째, 성 길이, 혹은 여장 길이에 대한 의궤 기록을 보면 성의 길이 얼마, 용도 길이 얼마 식으로 용도를 성과 분리해 기록한다. 용도를 성과 같이 취급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셋째, 용도라는 명칭 자체가 길임을 말해준다. ‘솟을 용’, ‘길 도’다. ‘주변보다 약간 솟아오르게 만든 길’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명칭, 의궤 내용, 의궤 기록, 실제 구조 등이 용도는 성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따라서 용도를 협축이냐 내탁이냐 논의 자체가 불필요하다. 다음으로 남암문에 대해 살펴보자. 화성에 암문은 다섯 곳이 있다. 동암문, 북암문, 서암문, 서남암문, 남암문이다. 모두 곡성에 해당한다. 이 중 내외 협축이란 기록이 있는 암문은 남암문이다. 그런데 남암문은 복원되지 않은 시설물이라 실물을 볼 수 없다. 의궤에 기록된 남암문 그림을 통해 파악할 수밖에 없다. 암문은 평시에는 하층 백성의 통로이고 전시에는 숨겨진 비상통로다. 통로이므로 암문은 지면 바닥에서부터 문을 설치한다. 성 안팎을 사람, 가축, 손수레, 물품 등이 드나들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통로라서 성안 쪽에 내탁, 즉 흙더미를 쌓을 수 없었다. 흙더미를 쌓으면 그 길이만큼 터널을 만들어 줘야 한다. 통로이기 때문이다. 터널은 당시로선 공사도 힘들고, 만들어도 어두워 통로로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이런 이유로 암문의 성안 쪽에는 내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연히 암문 안쪽은 돌로 성을 쌓을 수밖에 없었다. 의궤 남암문도를 봐도 암문의 성안 쪽에 내탁이 없음은 명확하다. 암문 안팎을 돌로 쌓았으니 남암문은 협축이라는 의견이 맞는 셈이다. 문이란 특성 때문에 흙을 쌓을 수 없었다. 애초부터 협축 형식의 성을 쌓으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도를 떠나 협축은 협축이다. 오늘 남암문을 따져보며 화성에도 협축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화성은 모두 내탁 형식으로 쌓았다는 지금까지의 상식이 깨진 것이다. 문은 문이지 성이 아니지 않으냐는 이의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암문은 어디까지나 곡성이다. 화성의 성은 원성과 곡성으로 구성되고 그 합계가 4천600보다. 암문은 성이다. 남암문 외에 나머지 암문도 협축일까. 당연히 나머지 암문 모두가 협축이다. 그뿐만 아니라 문 네 곳, 수문 두 곳도 협축이다. 협축에 해당하는 성의 합계는 문 네 곳이 82보 4척, 암문 다섯 곳이 7보5척, 수문 두 곳이 50보로 합계는 140보3척이다. 화성 전체 길이 4천600보의 3%에 해당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화성은 전체가 내탁 형식이 아니다’, ‘화성에서 문, 암문, 수문은 협축 형식이다’, ‘화성에서 협축 형식의 성 길이는 화성 전체의 3%다’. 화성은 자연지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내탁으로 계획해 공사 기간과 공사비를 대폭 절약했다. ‘협축 찾기’와 내탁을 통해 정조의 축성 의도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여야가 무려 11년 만에 개최하는 ‘대표 회담’을 앞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내달 1일 오후 2시 국회 본청에서 90분 간 회담을 갖는다. 앞서, 전날(30일) 양당 대표 비서실장은 회담 의제를 합의하면서 “두 대표가 재량권 갖고 열린 대화를 할 것”이라며 “의정갈등과 의료공백 사태와 관련한 의제 합의는 불발됐지만 실제 대화서 다뤄질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32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동훈·이재명 대표 회담의 6대 의제는 ▲채상병 특검법(3자 추천법)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 등이 핵심이다. 여야는 이 두 가지 의제를 합의해야 대화가 술술 풀릴 수 있다. 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세제개편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지구당 부활 ▲저출생·미래성장동력 등도 충분히 의견 조율이 가능해 보인다. 다만, 각각의 의제를 놓고 대통령실과 여야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는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먼저 ‘채상병 특검법’ 또는 ‘3자 추천법’은 대통령실과 추경호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국민의힘 원내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이들은 이미 공수서 수사가 미흡하다면 그때 ‘3자 추천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25만 원 지원법’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다. 한 대표 역시 포퓰리즘 성격이 짙은 이 법안 대신 저소득층 집중지원으로 대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종부세 등 세제개편의 경우 대통령실과 여당은 찬성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등 친명 주류가 찬성할 수 있지만, 비명계와 조국혁신당 등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경우 여야가 선언적 의미에 그치더라도 당장 합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지구당 부활 등도 각계 각층의 여론을 수렴해 연내 처리가 가능할 수 있다. 여기에 저출생과 미래성장동력 등도 여야 간 충분히 의견 조율이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놓고는 여야 간 잦은 논쟁을 불러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31일 통화에서 “한 대표의 ‘3자 추천법’과 이 대표의 ‘25만원 법’만 합의되면 나머지 의제를 쉽게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대표는 스스로 결심하면 합의할 수 있지만, 한 대표는 대통령실과 원내에서 반대하면 매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할 우려가 크다”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최근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국 대표, 전병헌 새로운 미래 대표 등이 연대해 윤석열 정부 폭주를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는 전날(30일) 밤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 승부’에 출연해 이렇게 밝혔다. 전 대표는 앞서, 지난 29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김 전 지사가 12월 초 귀국하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새로운미래 전병헌 대표와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 대표는 당시 양산 방문 때 “얼떨결에 당 대표가 돼 인사드리러 왔다고 하니까, (문 전 대통령이) ‘작은 정당을 맡아서 당 대표가 체질인 것처럼 잘하고 있는 것 같더라’라는 격려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의 지나친 폭주에 대해서는 연합과 연대를 해서 폭주를 잘 저지할 수 있도록 그렇게 중심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 사저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안타깝게 생각을 하더라”라며 “만약 김대중 사저를 지키기 위한 모금 운동이 시작된다면 ‘내가 제일 먼저 참여 하겠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에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 시절에 참 잘 나갈 줄 알았던 저와 김경수 지사, 조국, 이 세 사람을 ‘대통령께서 김경수 지사가 귀국하면 자리를 한번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웃으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김경수 지사와 통화를 해봤더니 12월 초쯤 오지 않을까’라는 말도 있었다”라며 김 전 지사의 12월 초 귀국을 전망했다. 전 대표는 앞서,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다가 ‘e스포츠 의혹’에 휘말려 6개월여 만인 지난 2017년 11월 16일 사퇴했다. 또 김경수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가 형기를 5개월여 남겨놓은 지난해 12월 28일 사면되고 올해 광복절에 복권됐다. 또 조국 대표는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 장관에 취임했으나 이른바 ‘조국 사태’로 취임 35일 만에 사퇴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의 사위였던 서모 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30일 다혜 씨의 서울 주거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이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중진공 이사장 임명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처럼 검찰이 문재인 전 대통령 목표로 3년째 수사를 벌이면서 이른바 ‘친문계’의 새로운 세력화 가능성을 여야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어릴 적 부모님 손을 잡고 나섰던 시장에서 어엿한 ‘사장’이 된 전통시장의 여성 상인들. 이들의 뒤에는 항상 이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해주는 ‘선배 상인’이자 가족이 있다. 온 가족이 똘똘 뭉쳐 전통시장에서 일을 하고 전통시장의 미래를 밝히는, 대를 잇는 시장 사랑을 보여주는 여성 상인을 만나기 위해 기획취재반은 성남과 수원으로 향했다. ■ 세 번째 場(장)다르크. 성남의 '미식가' 배화자 대표(61) 이야기 성남 중앙공설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참기름 향, 매콤한 고춧가루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여러 가게를 지나 도착한 곳은 3대가 운영하는 강원반찬.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나는 가게 안쪽 주방에서 얘기를 나누던 배화자 강원반찬 대표(61)와 딸 황연주씨(30)가 취재진을 환하게 반겼다. 강원반찬의 1대 사장이었던 권영삼씨(88)가 일궈낸 강원반찬. 이곳에선 권씨 집안 3대가 함께하고 있다. 요리에 열을 올리던 배 대표는 물 한 모금을 시원하게 들이켜고는 “반갑습니다. 어머니에 이어 2대째 강원반찬을 운영하는 대표 배화자입니다”라며 짧지만, 강렬한 자기소개를 했다. 배화자 대표는 “고향이 강원도였던 어머니가 30대 후반부터 시작한 가게라서, 성남에 있지만 이름은 강원반찬이예요. 학교 다니면서 한두 번씩 돕던 가게였는데 지금은 제가 대표로 잘 끌어 나가는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 배 대표는 장사가 싫었다고 한다. 배 대표는 “장사, 가난이 너무 싫었어요. 평범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려는 마음으로 시집을 갔고 가정주부로 지냈는데, 맞벌이해야 할 상황이 됐고 어쩔 수 없이 엄마를 도와 시장 일을 시작하게 된 거죠”라고 30년 전의 기억을 풀어냈다. 그는 “처음엔 좌충우돌, 딱 그 말이 맞았어요. 장사는커녕 손님을 대할 줄도 몰랐으니. 그러다 상인 교육도 받고 어머니한테 장사 팁도 들으면서, 그렇게 하루 이틀 보내던 게 벌써 30년이 지났네요”라고 했다. 배 대표의 딸인 연주씨가 시장에 발을 들이게 된 것도 비슷한 상황이었다고. 큰 교통사고로 병원에서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했던 배 대표를 대신해 반찬가게를 운영할 사람이 필요했고, 가게에 뜻이 없었던 연주씨가 아픈 배씨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함께하게 됐다. 현재 연주씨는 배 대표에게 강원반찬만의 특급 레시피를 배우면서 대를 이을 준비 중이다. 어머니의 단골이 배씨의 단골이 되고, 또 배씨의 단골이 딸 연주씨의 단골이 돼 가는 과정을 보면서 배 대표는 부담을 느낀 순간도 있었다고 한다. 배 대표는 “엄마가 만들어 놓은 곳이라 엄마의 손맛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손님들이 참 많은데, 가끔은 ‘내가 우리 엄마의 손맛을 따라 하지 못해 손님이 만족하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걱정과 부담이 있었죠. 그럴 때마다 엄마는 항상 옆에서 더 많은 걸 알려주시고 더 맛있는 음식을 위해 절 도와주셔서. 지금은 엄마가 일궈놓은 이 가게에 엄청난 자부심이 있죠. 얼마나 많이 고생하셨겠어요. 그런 엄마를 롤모델로 삼고 일을 했고, 지금은 우리 딸의 롤모델이 나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그러려나”라고 말했다. 배 대표는 가게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그는 “강원반찬이 45년 됐어요. 하루 3만원도 못 팔던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가족들이 다 뛰어들어서 하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겠어요. 내가 힘들 땐 내 옆에 있는 우리 엄마, 우리 딸을 보면서 지내는 것처럼 우리 엄마도, 딸도 똑같지 않을까”라며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건 정말 중요하고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남들은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많아서 가족이랑 함께하는 순간이 적지만, 우린 직장에서도 보고 집에서도 보는걸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 네 번째 場(장)다르크. 수원의 '고기왕' 한아름 대표(32) 이야기 무더운 날씨. 시장을 찾는 사람을 위해 시원한 물안개가 퍼지고 있던 수원 화서시장. 이곳에선 만난 한아름 한대감 대표(32)는 이제 막 시장에 발을 들인 ‘병아리’ 사장이다. 지금은 집게를 들고 손님들에게 맛있는 소고기를 제공하고 있는 한아름 대표는 원래 음악을 만드는 일을 했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대학 전공은 물론이고 그 전부터 음악을 공부했기 때문에 한평생 음악만 알고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 제가 지금은 소고기 부위를 공부하고, 더 맛있게 굽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라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음악과 소고기. 32년 인생의 절반 이상을 음악과 함께 한 그가 요식업에 들어서게 된 건 20년 넘게 화서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한 대표는 “시장은 원래도 익숙했어요. 엄마가 시장에서 정육점을 오래 하시다 보니 명절 같은 대목에는 일손을 도우러 자주 오기도 했고. 그땐 제가 시장에서 음식 장사를 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라며 “부모님과 진로에 대해 얘기하던 중 ‘서른이면 도전해 봐도, 무너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사장 2년 차인 한 대표는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고 한다. 그는 “이 가게를 연 지 햇수로 2년밖에 안 돼서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고 실수도 잦아요. 그럴 때마다 같은 화서시장에서 정육점을 하는 엄마한테 물어보면, 업계가 다른데도 엄마는 척척 해결해 주시니까. 엄마한테 의지를 참 많이 하고 있죠”라고 말했다. 그런 그가 전통시장 여성 상인으로 겪은 많은 고충 속에서, 생각이 많아진 적도 있다고 한다. 한아름 대표는 “어린, 여성 상인이면 아무래도 손님들이 행동을 거침없이 하실 때가 있어요. 그런 일이 있으면 저는 화도 나고 속상하기도 한데, 엄마는 그런 손님을 대하는 방법을 알려주시면서 저를 많이 다독여 주시죠. 그러다 어느 날엔 ‘아, 엄마도 내 나이쯤 장사를 시작했으니 이런 일을 다 겪었겠구나. 그때 엄마는 속으로 삭히면서 지내셨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지금은 엄마랑 많이 얘기도 나누면서 서로에게 의지가 돼 주는 존재로 성장하고 있어요”라고 했다. 또 그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처음에는 ‘무너져도 난 젊으니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가벼웠던 것 같아요. 한 달, 반년, 1년 계속 장사를 하면서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느끼고, 그때 저 자신에게 호되게 한마디 하고 싶어요. ‘아름아, 장사는 만만한 게 아니야’라고요”라며 웃어 보였다. 한 대표는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지금의 가게를 운영할 마음이라고 한다. 그는 “2년 동안 배운 것들, 제 마음가짐 등을 다 가지고 과거로 돌아간다면 저는 꼭 장사를 시작할 거예요. 시행착오도 많고 허둥지둥 준비한 부분도 있어서 아쉬움이 많은데, 그때도 제 인생 선배이자, 이 화서시장의 선배이자, 여성 상인 선배인 엄마가 함께 해주실 테니까요”라고 했다. 기획취재반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내정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31일 검찰에 출석했다. 전주지검 형사3부(한연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조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조 대표를 상대로 2017년 말 열린 청와대 비공식 회의에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전 의원을 중진공 이사장으로 내정했는지 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중진공 이사장 공모 전이어서 미리 이 전 의원을 차관급 인사로 낙점했다면, 대가성으로 볼 수 있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날 전주지검에 출석한 조 대표는 취재진 앞에 서서 "이 수사가 최종적으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목표로 3년째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게 맞는 일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각종 혐의가 터져 나오고 국민의 공분이 일어나니 이런 걸 걷어내기 위해 문 전 대통령 가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조 대표는 '전날 검찰의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자택 압수수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진술을 거부하실 건가'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은 채 "조사 잘 받고 나오겠다"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청사 앞에 대기하던 조 대표 지지자들은 '우리가 조국이다',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끝장을 냅시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청사 안으로 들어가는 조 대표를 응원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추석 상품들 둘러보고 가세요.” 다가오는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다양한 제품군과 특별한 구성으로 추석 선물세트를 내놓으며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올해는 소비자들이 필요한 물건만 소량으로 구입하거나 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요노(YONO, You Only Need One)’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유통업계에서도 실속 있는 선물세트에 주목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께 안양시에 있는 이마트 평촌점. 손님들은 마트 입구에 마련된 추석 선물세트 매대 앞에서 다양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었다. 매대에는 스팸, 참기름, 소금 등 식품들과 치약, 샴푸 등 생활용품으로 구성된 실속형 선물세트가 주를 이뤘다. 매대 옆에 위치한 상담코너에서도 고객들은 직원들과 추석 선물에 대한 상담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김지민씨(35·안양)는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최대한 가성비 넘치고 부담없는 선물세트를 고르기 위해 상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홈플러스에서도 추석 선물세트 매대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매대에는 스팸, 혼합 양념 소스 등 대부분이 3만원대 이하의 선물세트가 판매되고 있었으며, 축산물, 수산물, 과일 등 세트는 신선도를 위해 사진으로만 전시돼 있는 모습이었다. 홈플러스는 ‘가성비’에 초점을 두고 이번 추석 사전 예약 전체의 68%를 3만원대 이하의 실속형 세트로 구성했다. 도내 전통시장도 대형마트 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장사에 한창이었다. 성남시 중원구의 모란시장에서는 추석 성수품을 살펴보는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1만원 대의 자두, 샤인머스켓, 포도, 복숭아 등이 담긴 추석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는 과일가게 앞에는 손님들로 인해 발 디딜 틈도 없었다. 백화점도 추석을 앞두고 고물가 상황을 반영해 실속 있게 구성한 가성비 제품부터 유통가 트렌드를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찾은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선 지하 1층에 있는 ‘현대식품관’ 전체를 ‘추석 선물 상품전’으로 기획해 운영하고 있었다. 식용유, 간장, 떡 등 2만원대의 실속형 선물세트부터 80만원대의 친환경 한우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다수 준비돼 있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물가 상승 등 이유로 유통업계가 실속형이나 가성비 위주로 추석 선물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초프리미엄 추석 상품이 대부분이었던 백화점 또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해 가성비에 초점을 둔 상품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