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 섬 지역 만성적 식수난, 당국 보고만 있나

인천시의 위민(爲民)행정이 겉돌고 있다. 소연평도·소청도 등 섬 지역 주민들이 수년째 만성적인 물 부족 사태로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행정기관이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특히 올 들어 시작된 가뭄이 지속되면서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데다 관정 지하수마저 고갈돼 주민들이 겪는 식수난 고통과 불편이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오랜 가뭄으로 대지가 타들어 가는데, 먹는 물까지 바닥났으니 섬 지역이 삭막하기 이를 데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의 늑장 행정 때문에 주민들의 목 타는 고통을 신속하게 해소시키지 못하고 있으니 공무원들의 느림보 직무행태가 한심스럽기만 하다. 최근 항의 차 인천시를 방문한 소연평도 주민들은 그동안 참았던 울분부터 토했다. 주민들은 수년째 겪는 물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인천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대책마련을 끊임없이 촉구했지만 허사로 끝나 물 부족 사태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소연평도엔 현재 125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은 2015년 관정 제한급수 이후 페트병에 넣은 수돗물을 인천에서 실어 나르는 급수선에 의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먹는 물 사정이 이 지경이니 생활용수난은 말할 것도 없다. 목욕은 물론 세면도 마음대로 할 수 없고, 화장실 사용조차 여의치 못하다고 푸념하고 있다. 밀린 빨랫감은 인천 등으로 보내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물 부족으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불편과 고통이 이만저만 아니다. 당국으로선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은 섬 지역에서 기존 관정이 오랜 가뭄으로 고갈됐다면 수맥을 다시 찾아 지하수를 추가 개발하거나 해수담수화 사업을 그 어느 것보다 우선해서 시급히 추진했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상수도사업본부의 긴급 대응 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주민들이 생고생을 하고 있는 거다. 소연평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하루 물 수요량은 25~30 t이다. 그렇다면 당국은 서둘러 주민 수요에 맞게 대책을 세웠어야 옳았다. 그러나 그동안 뭘 하고 있었기에 2016년 9월부터는 관정 지하수를 2일에 한번 30분 동안 10 t만 급수하고 하고 있다. 당초 인천상수도사업본부는 2016년 주민들과의 회의에서 관정의 노후관로 교체·해수담수화 시설 설치 등 8가지를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이행된 건 하나도 없다. 섬 주민들이 극심한 식수난에 시달리고 있는 이제야 겨우 시 관계자가 3일 간격으로 30톤을 급수하고 올 10월까지 해수담수화 사업을 끝내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주민들은 미심쩍어 한다. 당국은 또 허언이 되지 않도록 섬 주민들의 고통 해소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사설] ‘지역 몫’에 근거한 차기 내각구상 틀렸고, / 그나마 ‘경기도 몫’이 없으니 더욱 틀렸다

대통령 후보가 미래 내각의 기준을 밝히는 것은 옳다. 총리ㆍ장관의 면면은 차기 행정부의 얼굴이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사상이 국정을 좌우하는 비중이 실로 막중하다. 유권자들에게는 그 후보군을 미리 짐작하고 평가하는 기회를 얻을 권리가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는 ‘섀도 캐비닛’ 공개가 선거 캠페인의 중요한 절차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등 후보들의 차기 내각 기준안 공개는 그래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이런 차기 내각의 선정 기준이 순전히 ‘지역 몫’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지역 몫에서조차 ‘경기도 몫’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지난달 28일 “국무총리는 충청 인사 한 분과 영남 인사 한 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 장관 인선에 대해서는 “호남 인사들이 배치되는 부처는 법무부라고 생각한다”며 “강력부 검사 출신 중 호남 출신이 많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탕평 인사라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지역을 언급하긴 어렵지만 제가 영남 출신인 만큼 초대에는 적어도 영남이 아닌 분을 모시겠다”고 밝혔다. 모처럼 공개되는 대통령 후보들의 차기 내각 선임 기준인데, 그 기준이 철저히 ‘지역’이다. 그 후, 두 후보의 구상에 따라붙는 인사 예상도 지역을 기준으로 점쳐지고 있다. 전남 목포 출신의 전윤철 전 감사원장, 충남 출신의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호남 출신이며 강력부 경력을 가진 법조인’이라는 조건에 맞춘 검찰 내 몇몇 인사로 범위가 좁혀지고 있다. 이래저래 차기 내각 핵심은 충청, 영남, 호남 출신으로 그려지고 있다. 한 나라를 이끌어갈 차기 내각 구상이다. 그 구상의 기준이 능력이 아니라 지역에 있음이 실망이다. 더욱이 그런 기준에서조차 경기도가 배제되고 있음에 실망이다. 안 그래도 스쳐가기 유세, 겉핥기 유세로 존재감의 상처를 받는 경기도 유권자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완화 또는 폐지 등 경기도의 숙원을 외면하는 후보자들에게 서운해 하고 있다. 이제 그것으로 부족해 경기도 출신을 빼놓는 차기 내각 구상까지 버젓이 발표하고 있는 것인가. 선거 막판, 후보들은 수도권 대첩을 외칠 것이다. ‘남풍(南風)의 북상’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경기ㆍ인천에서 대규모 유세전을 펼칠 것이다. 작금의 대선이 그랬고,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을 흐름이다. 그때도 후보들이 경기도만 쏙 빼놓고 밝혔던 차기 내각 구성안을 말할 것인지 지켜볼까 한다. 경기도 총리, 경기도 법무장관에 대해선 입도 뻥끗하지 않을 것인지 지켜볼까 한다. 우리는 단 하루가 남더라도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을 다시 피력할 것이다.

[지지대] 군소후보들의 튀는 공약

5월9일 치러질 19대 대통령선거에는 15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이중 군소 후보들이 10명이나 된다. 주요 후보 5명을 제외한 9명의 후보가 지난달 24일 TV토론에 나와 정책대결을 벌였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토론이다. 이들은 국회 5석 이상 정당, 직전 선거 3% 이상 득표 정당, 3월 18일~4월 16일 여론조사에서 평균 지지율 5% 이상에 해당하지 못해 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초청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후보다. 군소 후보들은 눈길을 끌기 위해 튀는 공약을 제시했다. 이들의 공약 또한 ‘좋은 나라’를 만들자는 취지로 ‘이색과 황당 사이’를 오가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튀는 공약이 많았다. ‘카이젤 수염’으로 얼굴을 알린 진복기 후보는 “신안 앞바다에 보물이 있다. 이것을 캐내 국민 모두를 부자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했다. 당시는 신안 앞바다의 국보급 도자기가 발견 전이었는데 5년 뒤 진짜 해저 유물이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양복 차림의 ‘남장 여자’로 유명한 김옥선 후보는 14대 대선에서 ‘무공약이 공약’이라는 공약을 내세웠다. “지키지 않을 바에는 하지 않는 게 낫다”는 거였다. 김 후보는 1975년 국회에서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로 칭하고, 유신정권을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정권’이라고 비판해 의원직을 박탈당한 바 있다. 튀는 공약하면 허경영 후보다. 그는 “결혼하면 수당 1억원을 지급하겠다” “불효자는 사형에 처하며 전국을 4개 도로 축소해 지역감정을 없애겠다”는 등의 공약을 했다. 이번에도 출마하려던 허씨는 17대 대선에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을 약속했다고 주장,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출마 자격을 잃었다. 19대 대선에도 이색 공약이 많다. 하하그룹 회장인 경제애국당 오영국 후보는 1천300만 개 일자리를 만들고 신용불량자 700만 명의 신용을 회복시키겠다고 공약했다. 국민한국당 이경희 후보는 자녀를 3명 낳으면 막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 79㎡(24평) 아파트를 무상 임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넷째를 낳으면 109㎡, 다섯째 출산 시 138㎡로 면적이 커진다. 출산장려지원금도 셋째 출산 시 5천만 원, 넷째 이상은 1억 원을 공약했다. 장성민 후보는 국회의원 수를 절반으로, 봉급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20억 원 이하 재산 상속·증여세 폐지를 공약했다. 군소 후보들의 공약은 비현실적인 게 많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을 떠나 유권자들의 공감을 살만한 것들도 꽤 있다. 어차피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도 지켜지지 않는 게 많지 않은가. 이연섭 논설위원

[경제프리즘] 과거와 미래 ‘공생’하는 인천을 꿈꾼다

이른 아침 인천대교를 건너다보니 옅은 안갯속으로 인천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월미도에서 시작하여 화물선이 드나드는 인천항을 지나 휘황찬란한 송도 마천루까지….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인천 문학산성은 고대 백제 초기의 도읍지(미추홀)였다. 1876년 강화도 조약과 함께 개항한 뒤에는 식민지 침략의 발판으로 이용되기도 한 곳이다. 한국전쟁과 인천상륙작전, 근대 우리나라의 뼈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5월 연휴를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인천을 방문하고 있다. 월미도에 가면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차이나타운에서 중국음식을 즐기고, 붉은색과 황금색이 어우러진 이국적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자유공원에 올라 여유롭게 숲길을 산책한 뒤, 서쪽편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동화마을이 보인다. 개항박물관, 근대건축전시관이 있는 개항장 거리에서는 오롯이 살아있는 근대사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개항 140년이 지난 도시인만큼 곳곳에서 새로운 관심과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인천은 인구 300만을 돌파했지만 구시가지는 인구 감소, 고령층 증가, 건물노후도 심화 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경제의 주역이었던 부평, 주안, 남동 국가산업단지는 노후화되어 기반시설 부족, 교통 혼잡, 공해 발생 등 도시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인천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구시가지 주변을 ‘인천개항창조도시’ 도시재생 활성화지역으로 지정하고 역사, 문화, 관광, 해양 자원과 어우러진 합리적인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송도는 국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활기찬 곳이다.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각종 국제기구, 국내·외 대학,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도 10만명을 돌파해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역동성 속에서도 유념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먼저, 구시가지의 역동성을 복원해야 한다. ‘인구 300만 돌파’라는 성과는 구시가지의 역사와 활력의 희생이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근현대사가 살아있는 이 지역을 복원함과 동시에 젊은이들의 주거와 일자리가 어우러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ICT 기술, 융복합을 위한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인천에는 2개의 국가산업단지와 10개의 일반산업단지에서 1만여 업체가 입주해 17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들 중소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원 플랫폼의 제공이 필요하다. R&D, 판매 등 중소기업이 취약한 분야에 대한 지원 체계를 갖추고 대기업과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여 ‘플랫폼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인천, 시흥, 안산으로 이어지는 서해안권 제조업 벨트 내 공존과 공생을 위한 기반을 다져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과거와 미래의 조화를 위한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역사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미래를 그릴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다. 세계의 유수한 도시는 모두 깊은 역사를 자랑하고, 오늘도 끊임없이 현재를 과거로 만들며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영욕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 낸 인천의 어제는 내일을 여는 훌륭한 자산이다. 미래를 꿈꾸는 인천, 이제 긴장되는 출발선에 서 있다. 김수종 LH인천지역본부장

[아이가 미래다] 행복한 라떼파파… 1등 공신은 ‘지원 팍팍’ 스웨덴 정부

올초 한 공중파 프로그램이 시선을 모았다.딸바보 탤런트 윤상현이 스웨덴으로 훌쩍 날아가 그들이 자녀를 키우는 방식과 제도적 뒷받침·사회적 공감무드를 피부로 느끼고 돌아온 일기를 영상에 담아 방영한 것. ‘라떼파파’(Latte-pappor·스칸디대디)라는 신조어도 방송을 탔다.식은 커피를 앞에 두고 스트레스로 하루를 시작하는 한국의 아빠와 달리 커피숍에서 육아휴직 동기생들과 느긋하게 앉아 유모차를 밀며 아이와 행복한 놀이플랜을 짜는 아빠들. 여기에 아기띠를 두른 채 출근하는 북유럽 아빠들의 모습은 쇼킹했다. 부러워만 하기엔 우리의 육아현실은 냉혹하다. 대한민국 아빠가 자녀와 보내는 시간이 OECD 평균의 1/8수준인 ‘6분’이라는 시사점은 우리에게 더이상 ‘독박육아’의 짐을 엄마들에게만 지우는 가혹한 현실을 돌아보게한다. 이같은 열악한 보육환경 속에 올해 1, 2월 출생아 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연간 출생아 수가 36만 명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월 출생아 수는 3만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3%, 4천300명이 줄었다. 2월 기준으로는 200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인구절벽에 직면한 현실속에 유럽 보육 선진국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진 보육국이라 불리는 스웨덴·노르웨이·덴마크 등 북유럽票 보육에서 핵심은 자국의 유아·어린이의 가장 행복한 유년시절을 지켜주는 것.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그리고 사회는 부모에게 최상의 양육조건을 제공한다. 한국 아빠들의 현실적 니즈는 무엇인가. 단순히 유급·무급의 휴가(vacation)가 아닌 내 아이의 행복한 유년을 함께 공유하는 양육·보육을 위한 절대시간 대한민국 아빠육아휴직의 현주소를 들여다본다. ■ 스웨덴 라떼파파, 내 아이와의 행복한 육아·양육비 걱정없는 정부 지원 스웨덴의 보육판은 사실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1970년대까지만해도 말이다. 하지만 ‘변해야한다’는 마인드로 똘똘 뭉친 민·관의 젠더적 시각이 합치되자,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2014년 기준으로 유럽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출산율 1.88명, 남성(76.5%)에 크게 뒤지지 않는 여성경제활동 참가율 73.1%, 6세 미만 아동을 가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29.2%. 이 수치들이 우리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결국 성평등한 사회환경속에 빚은 공공보육의 질 담보로 진짜로 아이낳기 행복한 사회를 만들었다는 것. 결국 엄마의 양육부담을 덜기위해 또 한명의 주(主)양육자인 아빠를 타깃으로 한 육아정책없이는 공염불이라는 걸 일찍 깨달은 셈. 이에 스웨덴은 ‘가족친화정책’으로 난관을 헤쳐나갔다.즉 △양성평등에 기반한 휴가제도(부모 각각 90일 육아휴직 필수·480일 출산휴가(부모 각각 나눠서 사용) △잘 정비된 공(公)보육제도 △자녀양육부담 경감 △육아의 사회화 등 출산양육과 노동시장 참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로 한 것. 보육과 아동·가족지원을 단일적인 정책이 아닌 연계선상에 놓고 육아휴직과 아동수당(200유로, 18세까지)을 정책의 기본틀로 놓고 출산을 해도 정상적 생활을 보장해 경제적 문제로 출산을 꺼리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했다. 그야말로 ‘낳기만 하면 국가가 육아를 책임진다’는 마인드. 한국의 맞벌이 엄마·아빠들에겐 로망이 아닐 수 없다. ■ 1년 육아휴직 쓴다? 현실은… 본보는 올초부터 4개월여 간 한국의 라떼파파를 찾아다녔다. 하지만 사적인 이유로 취재를 거절한다는 답변외에도 남성육아에 대해 보이콧한다는 데 강한 거부감을 표명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에 현실에서 아빠육아휴직을 바라보는 또는 자·타의로 아빠육아를 지향하는 아빠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사회생활 30년 차, 회사원 Y씨(45)는 “10년 전이나 거의 달라진 육아정책이 없는 것 같다. 엄마들도 눈치보며 휴직하는 판에 아빠휴직?(한숨) 현실적으로 육아휴직쓴다고 한다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업종변경을 위해 자발적 육아휴직을 쓰고 있는 J씨(39)는 행복하지만 불안한 육아가 현실이라고 짚었다. J씨는 “사업하면서 아이가 태어나서 3년 여간 한달에 3~4번 쉴 때만 아이와 보낼 뿐, 그마저 피곤해 잠으로 하루를 보낸터라 아빠 손길에 거부감을 표할 때 난감하다.여기에 어린이집 하원 시 또래 엄마·할머니들의 시선처리도 큰 부담이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갈 수 있는 키즈카페 같은 공간도 더 생겼으면 좋겠고, 공공시설 정보도 제공됐으면 한다”고 바랬다.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서명훈 대표는 “현실적으로 남자가 육아휴직을 내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강제적 남성육아휴직 등을 실시해 육아문제를 해야해야 저출산 문제를 풀수 있다”고 말했다. 권소영기자 사진제공=주한스웨덴대사관 서명훈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법안 재·개정 앞장… 양성평등 육아문화 정착 노력” 정부는 저축산 극복을 위해 가족친화 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아빠의 달을 제정해 함께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하지만 육아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장기 레이스를 달리는 마라톤이 육아다.장미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권좌에 도전장을 내민 5명의 대선주자가 결정됐지만 이들 후보에게서 아빠육아를 비롯한 뚜렷한 저출산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아동수당 지급 △국·공립 공공보육시설 확충 △부부 출산휴가의무제 도입은 분명 좋은 공약이다. 하지만 기업이 시큰둥한, 육아휴직 당사자가 외면하는 공약은 무의미하다. 보다 넓은 안목으로 대한민국 그리고 경기도의 엄마·아빠의 육아공백을 메워줄 때다. 서명훈 대한민국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서 대표는 “육아휴직을 고용노동부 집계에 잡혀서 육아휴직을 사용한 아빠로 통계에 올라온 아빠다. 육아휴직을 신청하자 원하던 복직을 할 수 없는 인사발령을 받아 직장생활은 이것으로 끝냈으며, 육아휴직으로 내공을 쌓은 실증적 경험으로 모든 사회문제가 아빠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지 않아서 생기는 것이라 생각해 뜻을 같이 하는 엄마·아빠와 모여 시민단체를 만들었다”고 밝혔다.그는 5천912명의 카페 회원들과 함께 국회에서 법안(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등)이 재·개정 요구를 위한 서명 100만명을 목표로 법안 재·개정운동과 더불어 양성평등육아 인권개선 캠페인을 주말마다 펼치고 있다.서 대표는 “우리 단체의 제1호 법안 재·개정 운동은 육아휴직 3년 통일이다. 대선 주자들도 이를 공약으로 공표하는 등 사회적 관심도 또한 뜨겁다. 투표를 위한 이벤트가 아닌 현실적 창구로서 육아휴직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OECD국가중 가장 선진화된 육아법안이 존재하는 한국에 독일·프랑스만 실시하고 있는 3년 육아휴직 도입이 코 앞이다. 여기에 파파쿼터제 같은 강제적 남성육아휴직 강제법규까지 추가된다면 획기적으로 제대로 육아하는 아빠가 분명히 탄생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제안했다.권소영기자

[인터뷰] 석탄일 앞두고 만난 ‘운성 스님’ (BTN불교TV 라디오 진행)

“이 시대 청춘들의 고뇌가 2천600년 전 청년 싯다르타의 고뇌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들은 그저 부처님이 저잣거리에서 대중으로 하여금 삶의 고(苦)를 털고 자유롭고 평화롭고 행복한 마음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돌보신 그 길의 발꿈치를 따르는 것일 뿐입니다.”20대 초반 법대를 갓 졸업하고 생(生)의 목적이 세속의 욕망에 있지 않다고 느낀 청년은 곧바로 해인사 고운암(庵)에 입산 출가한다. 국내외 제방 선원(禪院)에서 삼천 배, 염불, 참선 등으로 수행과 전법에 20여 년을 던졌다.스님은 좌복 위에서 고꾸라져도 좋다는 각오로 화두참선에 몰입했다. 눈·귀·입을 닫은 면벽속에 만난 것은 나(Ego)를 벗은 나(Self), 현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중도연기(中道 緣起)의 시력이었다.그즈음 세월호가 침몰했다. 산 부처를 만난 것은 팽목항 천막법당에서였다. BTN불교라디오 울림 ‘그대에게 이르는 길 운성입니다’의 진행자 운성(運性)스님.스님을 만난 날은 모처럼 미세먼지가 걷히고 시원한 바람마저 서늘했던 지난 25일 오후 1시께. 서울 방배동에 소재한 BTN불교TV 사옥 8층의 접견실. 운성 스님은 기자와 만나 차를 나누며 수행하며 세상과 소통해 온 과정을 담담히 풀어냈다.스님은 “팽목항법당에는 하루 13시간씩 기도와 봉사를 위해 천여 분 스님들이 다녀가셨죠. 한국불교의 희망을 보았어요. 희생자나 바라보는 자나 분별과 두려움은 매 한 자리니, 부처님 일생을 관통하는 대비원력(大悲願力·일체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소망)의 근원에 철저히 깨어나, ‘이젠 행(行)이다’ 서원하기까지 좌복 위에서 많이 울었습니다.” 이번 생 부모님이나 다름없는 은사 성주(性珠) 스님(진주 용화사 주지)과 열반하신 노스님 법모(法模) 스님의 가르침들 늘 가슴깊이 흐르고 있다는 스님. ‘운성아, 이 옷이 스님이 아니다. 속지 마라!’이후 스님은 거리로 나왔다. 승복 앞섶에 노란 리본 달고 당당히 눈총받으며 지하철을 타고, 틈틈이 심리학을 공부해 애도치유그룹(상실의 슬픔 달빛으로 열릴 때)를 열었고, 생활수행을 안내하며 각자 내면에 이미 갖춘 ‘치유력’을 보게 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저녁 7시면 어김없이 들리는 스님의 목소리. 가청취자(국외 포함)까지 50만이 넘는 울림에서 그의 닉네임은 ‘언니야 누나야’ 스님.“닉네임이 따뜻하죠?(웃음) 스님이란 가면 벗기가 참 어려웠지만 평등한 보리심(菩提心)으로 열리는 지름길인 거죠. 애청자 여러분이 저를 편안한 가족, 도반(道伴)으로 느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불기 256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의미를 묻자, 되려 생일축하를 건네는 스님. “올해 봉축표어가 ‘차별 없는 세상 우리가 주인공‘예요. 부처님께선 금수저로 안락한 생이 보장됐던 왕자의 자리를 박차고 탁발로 받은 쌀 세 톨을 곱씹으며 중생의 가난과 고락을 함께한 길 위의 삶을 선택하셨죠. 깨달으신 직후 희유하구나! 일체중생이 나와 꼭 같은 지혜 덕상을 갖추었는데, 무명(無明)에 가려 알지 못하는구나!라 탄식하셨죠. 겉모습, 피부색, 성별, 어른 아이, 진보 보수, 종교를 막론하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삶이 있는 그대로 부처님 될 무한가능성 즉 붓다꽃씨이시니, 매일이 여러분의 생신이세요. 최고의 ‘태생적 금수저’죠!(웃음)”‘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이자 글로벌 힐링멘토 혜민스님(마음치유학교 교장)과 인연도 궁금했다. 운성스님은 “해외서도 명상 치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당장 숨조차 못쉬고 자살욕에 시달리는 사람들 만나며, 1천700년 역사로 무진보배를 갖춘 한국불교 수행전통이 좀 더 소통적인 길을 고민한다면 이분들을 살릴 수 있음을 절실히 느낍니다.그간 책을 통해 받은 사랑을 가장 선한 방법으로 돌려 드리리라 서원했다는 혜민스님 말씀 들으며, 스타 스님인 줄만 알았던 편견이 걷어지고 내심 고맙더군요. ‘치유수행공동체’가 필요함에 깊이 공감했어요.“ 이후 사찰에 익숙한 대중에게 다소 낯선 공간인 마음치유학교에서 스님들은 치유전문가들과 함께 사람들 개개인의 구체적인 고통에 맞춰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들을 기획해 자조 그룹을 나누고 있다. 또한 단순한 위로를 넘어 인식의 전환을 가져 올 치유적 경전수행, 법화경 법회 등 수행의 장을 열고 있다.“훌륭한 스님들께서 산중과 도심 한복판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수행으로 혼탁한 세상을 정화하고 계십니다. 여기에 한 뼘만 더 ‘아픔 속에 피워 낸 꽃’을 나누는 데 정성 기울이자 서원합니다. 사성제(四聖諦)의 멋진 가르침이 관념이 아닌 생생한 실제로 숨 쉴때 비로소 수행도 푹 함께 발효됩니다. 지혜와 자비, 두 날개 모두 온전해야 잘 날아오를 수 있으니.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다면 가장 먼저 어디부터 가실까요?”화두 하나 던지고, 이날 오후에 예정된 달라이라마 방한추진회 회의에 참석하고자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난 운성스님. 생명·평화·자비의 아이콘, 티베트도 불교도 넘어선 세계인의 영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분단국가 한국땅에서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그 멋진 날을 위해 서로 깊은 합장을 건넸다.권소영기자사진=전형민기자

[문화로 쉼표찾기] 초보자도 쉽게 즐기는 북아트

그림책의 주인공이 살아숨쉬는 경험을 해본 적 있는가. 또는 그림책에 숨어 있는 캐릭터를 찾아 책 여기저기를 뒤져본 적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북아트 기술자다. 평면의 활자를 3차원의 홀로그램으로 재탄생시킨 예술, 바로 북아트(book art)다. 북아트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제팝업북협에 따르면 팝업아트는 이미 15세기에 천문 수학 인체 해부학 등의 개념을 설명하고자 만들어졌다. 현대에 와선 인성발달 및 폭넓은 사고를 가능케 하고 창의력과 공간개념, 연출력, 상상력과 표현력 발달 등의 교육적 효과는 덤. 하지만 문제는 ‘시간’과 ‘공간’. 6살배기 아이에게 북아트를 취미로 공유하고픈 워킹맘·워킹파파에게 도서관을 두드릴 것을 추천한다. 북아트는 현재 도서관의 주요 체험 행사로 경기도 또한 지역의 도서관에서 이색적인 북아트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관(官) 주도가 아닌 엄마들이 자조적으로 만든 동아리 성격의 모임으로 취미의 성격에서 출발, 엄마들만의 커뮤니티 공간도 결성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손 재주 없는 초보자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매력 만점, 북아트 북수원도서관 독서 북아트 동아리 ‘몬 아미’ 모임. 2007년 07월 결성, 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몬 아미 동아리는 수원지역 엄마들의 자조 모임으로 매주 화요일 분야별 책을 선정, 읽고 토론을 통해 한 달에 한가지 결과물을 완성한다. 회비는 월 1만 원. 가성비 갑(甲)인 셈. 결과물을 갖고 자녀들에게 이색적인 독서체험을 선물하는 것은 가장 큰 메리트. 30여 명의 회원은 김지숙 강사의 지도로 칼·풀·압정을 수북한 테이블을 마주한다.회원들은 이날 엄마 아빠 다녀왔습니다.·비밀의 방·원숭이 오누이(한림출판사 刊), 선생님 사로잡기·우리 몸속에 뭐가 들어 있다고?(사계절 刊) 등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10여 권의 책 표지 출력물을 오리고 붙이고 자르는 데 바빴다. 이미경 몬 아미 동아리 회장은 “어린이실에 비치하는 완성물이므로 책을 선정하는 데 정해진 룰은 없지만, 회원들과 함께 철학·과학·인문·감성 등을 고루 자극하는 책을 꼽고 스토리를 함께 공감해 북아트를 진행하는 것이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고 취미로서 직업으로서 오래 즐길 수 있는 꿀팁”이라고 권했다. 이어 제작순서 및 팁을 가르치며 “인물이면 인물, 배경이면 배경으로 포인트를 강조할 부분을 짚어 순서를 정해 폼블럭 위에 활동지를 켜켜이 쌓아 밑에 깔 것부터 올려 완성한다(자세한 방법은 동아리 네이버 카페 교과활용아트연구소·cafe.naver.com/edubookart참조)”고 설명했다. 김지숙 강사의 도움아래 초보가 이날 만든 미니 북은 입문단계로 5x5㎝의 작은 규격에 전통장식의 하드보드 겉표지에 커버를 씌우고, 내지를 풀고 붙이고 타공기로 구멍을 뚫어 끝을 연결해 목걸이 형태의 완성물을 만드는 것. 여기에 동물의 뼈로 만들어 썼다는 플라스틱 바로 긁개처럼 밀어 책 등을 감싸고 디자인하는 작업이 전문가 못잖았다. 2010년부터 몬 아미 회원으로 활동했다는 김혜은씨(수원시)는 “취미로서 북아트를 시작해서 특강수업까지 진행하는 회원들도 많다. 북아트는 단순히 배우는 데 그치는 1차 활동이 아니다. 엄마 표(票) 책 수업은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내고 탐구하는 관찰력을 자연스레 기를 수 있다. 디자인과 책을 엄마의 사랑으로 녹인 북아트에 많은 분이 흥미를 느끼고 취미로, 전문직업으로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로마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며, 여행하는 사람들은 그 책의 한 페이지를 읽었을 뿐이라고 했다. 영국 화가 레이놀즈도 인간의 진짜 성격은 그의 오락에 의해서 알 수 있다고 했다. 취미는 단순한 놀이 그 이상의 경험을 선사한다. 북아트가 아니어도 좋다. 자신의 관심분야에 당당히 도전해보자. 권소영기자

경기일보 독자권익위원회 회의 “道 시각으로 본 대선이슈 돋보여… 후보별 공약도 심층 분석을”

-이번 대선에서 전체 유권자 중 경기도의 유권자는 제일 많지만, 관련 공약은 다른 지역보다 부족한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요 후보별 경기 지역의 공약과 관련된 기사ㆍ사설을 잘 게재했다. 이 같은 기사가 도내 시급한 현안을 해결할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대선이 얼마 안 남았지만, 좀 더 깊게 파고들기를 바란다. -저출산ㆍ고령화가 현실적으로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지만,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문제들은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 없고, 해결방법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선 후보들도 관심을 덜 두고 있기 때문에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선에서 홀대받는 경기도, 계속 지적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경인지역 언론사들 주최의 대선후보 토론회 개최도 시도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도내 주요 인사들의 간담회라도 열 필요가 있다. -4월10일자 ‘kt 1위 질주 팬들은 즐겁다’의 1면 배치는 정말 좋았다. 도민들의 기분을 유쾌하게 만드는 것도 신문의 역할이다. -3월27일자 ‘2019년 부지사 5명…지방소비세율 21% 인상 추진’은 추가 비판이 필요한 사안이다. 연정을 빙자한 자리 나눠 먹기다. -대선 이슈를 경기도의 시각에서 보는 기사들이 많아 좋았다. 4월21일자 ‘대선 홀대받는 경기도’는 경기도에 무관심한 대선 후보들의 문제를 잘 지적했다. 다만, 이 기사에 이어 ‘대선 후보들이 약속해야 하는 정책’, ‘경기도가 홀대받는 이유’ 등 한걸음 나아간 기사가 계속해서 실리기 바란다. -1면 사진이 뜬금없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4월26일자 미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기지로 입항하는 사진이 1면에 게재됐다. 하지만, 관련 기사는 지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중앙지에서 선심성 공약을 내세우는 대선 후보들을 비판하고 있다. 저출산ㆍ고령화 시대에 맞춘 대선후보들의 허울뿐인 공약도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지가 아니더라도 이를 분석ㆍ비판하는 기사가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가끔 부실한 내용의 기사들이 보여 아쉽다. 4월18일자 ‘호주 교장단-가평군 청소년 교류 협력 강화’ 기사를 보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없다. ‘호주교장단이 가평을 왜 왔는지’, ‘가평에만 갔는지’ 등에 대해 말해주지 않는다. 편집으로 내용을 줄이는 경우라도 꼭 필요한 정보는 담겨 있어야 한다. -한반도 안보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음에도 관련 기사가 부족했다. 하지만, 4월26일자 ‘주한 美 8군 사령부 평택 앞으로’ 같이 경지 지역지만이 알려줄 수 있는 기사는 좋았다. 적어도 도내에서 벌어지는 안보 관련 기사는 지역지가 중앙지보다 앞서야 한다. -4월25일자 ‘道 우선순위 없는 백화점 공약… 대선 후보는 검토도 못 했다’, 4월19일자 ‘협치 외치며 혜택만 노린 야합’ 기사가 눈에 띄었다. 도내 주요 사안을 계속 발굴하고 알려야 한다. -4월26일자 편집이 아쉬웠다. ‘책임 없다는 캄보디아 대사관’ 기사보다는 1면 사진과 관련된 안보 기사가 더 관심 있는 사안이었다. -저출산ㆍ일자리 같은 주요 사안은 경기일보가 직접 심포지엄 등을 열어 각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 -경기마라톤 같은 의미 있는 행사는 하루 행사기사로 끝내지 말고 더 나가야 한다. 도내 마라톤 붐을 일으킬 수 있는 관련 기사도 첨부해야 행사 자체의 의미가 커질 수 있다. -17일부터 22일까지 대부분 대선 이슈가 1면 타이틀이었는데 정말로 그날의 제일 중요한 이슈가 대선이었는가 고민해봐야 한다. -외교, 국제, 통일, 국방 기사가 거의 없다. 프랑스 대선, 대북 문제 등 주요 언론사에서 크게 다루는 이슈를 여기서는 찾아볼 수 없다. -요즘 독자는 주요 기사 2~3개만을 읽는 경우도 많다. 주요 기사를 안내하는 문구를 1면에 잘 명시해 독자의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 -3월9일자 ‘道, 6천500억 원 투입 FTA 종합대책 추진’의 내용 중 산업부문 투자액 5천298억 원 중 농축수산 분야가 약 5천억 원 정도라면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이고 분석적인 추가 기사가 필요했다. -전체적으로 농업과 먹을거리, 급식 관련 기사의 빈도가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3월29일자 ‘내일 DMZ포럼…국내ㆍ외 전문가 한 자리’ 기사를 통해 관광, 생태, 안보 등 북부지역 지속가능발전의 비전을 알고 싶었는데, 후속 기사가 올라오지 않아 아쉬웠다. -연초에 도청의 각 실, 국, 사업소별 사업을 소개하고 분석한다면 신문의 정보제공 기능이 강화되고 행정에서 독자와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치, 사회, 경제 등의 지면 구성이 아닌 ‘엄마&키즈’ 같이 쉽고 흥미로운 내용을 담은 지면도 필요하다, 워킹맘, 노인 구직자 등 특수 계층의 기사 수요도 충족할 수 있는 정보도 필요하다. 정리=여승구기자

[천자춘추] ‘서울로 7017’과 도심재생

서울역 고가도로가 새로운 도심공원으로 탈바꿈하는 ‘서울로 7017’. 서울시는 2015년 12월 노후화된 서울역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보행전용 도로로 재생하는 공사에 착수하여 오는 20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하였으며 2017년 완공되고 17개의 보행전용 산책로를 조성한다는 의미에서 ‘7017’이라는 상징적인 숫자를 조합하였다. 세계는 지금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노후화된 도심지역을 재생하는 과정에 몰두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새로운 것도 좋지만 오래된 것을 개보수하여 지역적 특색과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문화와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울역 고가 주변은 오래된 건물이나 낙후된 지역이 많지만 유동인구가 많고 서울역 공항터미널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편이다. 보행전용 도로가 개장하면 낙후된 곳은 서서히 변화할 것이며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광객을 보행전용 산책로로 유입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결국 녹지 보행 도로는 시민들을 위한 쉼터의 역할과 관광객들에게 명소가 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보행전용 산책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는 파리의 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e)지만, ‘서울로 7017’은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가 모티브다. 하이라인파크는 1년 365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봄부터 가을까지 도심 고가위의 녹지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하이라인파크에서 웨스트 16번가 방향으로 내려오면 풍성한 식음료로 관광객을 유혹하는 첼시마켓이 기다린다. 하이라인파크는 침체되었던 주변 상권에 생기를 불어넣었으며 도심재생의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서울로 7017’의 모습은? 이제 완공이 얼마 남지 않은 ‘서울로 7017’은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고가위의 녹지 공원은 인근의 수려한 도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최근에는 고가공원 주변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어 이를 반기는 분위기도 있지만 기존 상가들은 고가공원으로 인한 손해를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는 주변지역의 교통정체 심화에 대해 우회 도로 안내나 신호체계를 개선했다고 하지만 이용자들의 우려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쾌하게 첫 삽을 뜨고 원대한 계획을 세웠던 것처럼 서울시의 균형 있는 해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직 일부 공간만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하이라인파크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일반인뿐만 아니라 보행약자에 대한 안전상의 편의시설을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여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하길 기대해본다. 이경호 (주)네오알앤에스 기업부설연구소 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