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허세남’과 어둠을 밝히는 ‘초인’

지난해 ‘기차 위를 날으는 러시아 배트걸’이라는 영상은 최근 해외 온라인 등을 통해 소개되면서 보는 이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 배트걸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19살의 여성으로 전해질뿐이다. 지난 2005년 맑고 화창한 어느 날 아침,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변 하나우의 전철역에서 놀라운 장면이 벌어졌다. 출근길 시민들이 탄 ICE 고속열차가 역을 막 떠나려는 순간 검은 복면의 20대 청년이 ‘닌자’처럼 바람막이로 뛰어들더니 고속열차 손잡이에 매달렸다. 그러고 이 서퍼는 20분 동안 시속 250㎞로 달리는 고속열차에 죽을힘을 다해 매달려 있었다. 승객들은 보나마나 그가 죽을거라며 연방경비대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 서퍼는 열차가 도착했을 때 손하나 다치지 않고 살아 있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무모하게 자기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단순한 과시충동이 아니라 소외감이나 인정받고 싶은 욕구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된다. 이러한 행동을 ‘허세’라고 한다. 인류학자 피터 매캘리스터(서호주 대) 교수는 “무모하게 용기를 과시하려는 젊은 남성들의 보편적이고 충동적인 본능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젊었을 때는 그러한 ‘허세의 충동’은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충동은 갖고 있으나,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뿐인 것이다. 피터 교수는 이러한 허세가 매력적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여성은 연인이나 동성친구의 허세를 별로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트레인 서퍼 등 젊은 남성들은 자신의 허세가 여성에게 제대로 신호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곱만큼도 알아차리지 못한다고 한다. 멋지지도 못하고 위험만 무릅쓰는 행동까지도 여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거라고 착각한다고 한다. 반면 남성은 동성친구의 허세를 ‘멋있게 느낀다’는 답이 많았다고 한다. 이 말은 남성이 허세를 부리는 진짜 상대는 여성이 아닌 다른 남성이라는 의미다. 즉, 아무 이득을 볼 게 없는데도 가까이 위험을 무릅쓴다고 자신을 광고함으로써 ‘막강한 연합 파트너’로서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허세와는 좀 달라도 ‘힘 있고 특권이 있는’ 남성들에게 동성친구들이 꼬이는 것도 연합파트너로서 가치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남성과 남성의 유대, 즉 ‘형제 간의 유대’ 현상은 인간사회를 구성하는 중심 원칙이라고 한다. 1987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이문열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년 감독 박종원)에서 보이는 또래 조직 내에서의 ‘권력’과 ‘허세의 효과’로부터 이해가 될 듯하다. 한편 여성은 ‘허세’와 관련해 훨씬 이성적(理性的)이라고 인류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여성은 남을 도우려고 하는 등 목적이 분명한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영웅에게는 큰 호감을 갖는다고 한다. 지구를 구하는 배트맨, 백성을 구하는 홍길동, 어둠을 밝히는 초인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될 듯하다. 심지어 이타적 혹은 영웅적인 대담함을 보인 인물에 대해서는 섹시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피터 교수는 “여성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되려면 진정한 이타심과 용기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신호 인천본사 경제부 부국장

정금희 ‘온새미로’ 대표 “아이들에게 ‘자연의 참모습’ 전달해요”

“우리 아이들이 자연과 함께 소통하며 밝고 예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자연의 참모습을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라는 의미를 담은 ‘온새미로’(대표 정금희ㆍ42)는 한창 성장하는 어린 학생들에게 자연의 참모습 그대로를 알려주고자 사랑으로 뭉친 엄마들의 모임이다.‘온새미로’는 안산시 상록구 수암동에 있는 안산초교 엄마들로 지난 2011년 혁신학교를 시작으로 학생들을 위한 체험 학습을 위해 10여 명이 학부모 지원단을 구성하면서 시작됐다. 지난해 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온새미로’라는 이름의 마을동아리를 구성하면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어떻게 전달해 줘야 할지 늘 함께하는 어머니들과 고민하고 있다”는 회원들은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르다.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하기도 했다”는 정 대표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그리고 지역을 사랑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자는 엄마들의 뜻을 모아 지역과 생태자원을 제대로 알리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먼저 수암봉에서 자라는 식물을 공부하다 생태계 교란 종인 단풍잎돼지풀이 호흡기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제거하기로 했다. 특히 단풍잎돼지풀은 아이들의 등ㆍ하굣길 이곳저곳에서 자라고 있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유난을 떨어 제거한 결과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고 한다.수암산을 끼고 주택가와 인접해 있는 원당골 계곡 살리기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숲이 주는 신비로움에 더해 1급수 지표가 되는 가제와 도롱뇽 등이 살고 있지만, 주택가와 인접해 있는 탓에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 정화작업이 필요했다.정 대표는 “자연을 빌려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자연을 깨끗하게 지키지 않으면 그로 인한 후유증을 아이들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모두가 갖고 있어 참여율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사랑하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픈 엄마의 마음으로 지난해 수암산 인근에서 자라는 나무와 꽃, 그리고 다양한 식물들의 이력을 담은 생태도감인 ‘수암봉 숲속이야기’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아이들과 함께 숲 속을 거닐며 수업이 아닌 놀이로 아이들이 자연과 좀 더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체험수업도 진행하고 있다”는 정 대표는 “앞으로는 생태뿐 아니라 수암동 지역이 가진 역사 부분에 대한 놀이 수업도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에서의 작은 움직임이지만 이 같은 엄마들의 마음이 모인다면 더 나은 자연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환하게 웃었다. 안산=구재원기자

차병원그룹 분당 ‘의료클러스터 조성’ 가속도

성남시와 차병원그룹이 분당에 추진 중인 공공의료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가속도를 내고 있다. 성남시는 분당구 야탑동 621 일원 3만4천718㎡에 분당보건소와 사회복지시설 등을 건립하기로 하고 도시관리계획 결정에 관한 의견청취안을 6일 개회한 시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야탑동 349 부지에 있는 분당보건소를 신축·이전하고자 본격적인 행정절차를 착수한 것이다. 이에 따라 차병원그룹 성광의료재단이 분당차병원(야탑동 351·9천396㎡), 옛 분당경찰서(야탑동 350 ·7천1㎡), 현 분당보건소(야탑동 349·2천992㎡) 부지를 한데 묶어 1만9천389㎡에 첨단 의료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차병원그룹은 지난 2015년 5월 29일 시와 ‘첨단(줄기세포) 의료시설과 공공의료 클러스터 조성’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성광의료재단은 야탑동 분당구 보건소 부지에 국제줄기세포 전문 치료 병원 등 의료시설과 줄기세포 통합 연구센터, 국제 임상시험센터, 교육시설, 차움미래의학라이프센터 등을 건립하고, 시는 첨단 의료시설 조성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하기로 했다. 양 측은 지난 2009년 5월과 2013년 10월에도 협약을 체결했지만, 세부 계획 수립과 추진이 답보 상태였다. 이와 관련, 성광의료재단은 지난해 4월 분당차병원과 옛 분당경찰서 부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시에 제안했다. 공공 기여방안 등에 관한 사전 협의를 거쳐 같은 해 7월 보완자료를 제출했다. 시는 앞으로 분당보건소 신축·이전과 연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성광의료재단이 제출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분당차병원 부지(용도 종합병원)는 용적률(250% 이하)을 460% 이하로 상향 조정하고, 옛 분당경찰서 부지는 용도(연구소 및 의료시설), 용적률(200% 이하), 기준 층수(5층 이하) 등을 상업지역(권장용도:업무시설·문화관련 시설·전력산업 관련 시설) 수준인 460%에 지상 10층으로 각각 변경한다. 성남시 중앙도서관·평생학습관 앞 부지로 이전·신축하는 분당보건소는 성광의료재단이 건립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도시관리계획 변경, 설계ㆍ토지매입을 거쳐 오는 2020년 착공할 예정인 신축 건물은 건축 전체면적 4만4천782㎡(지하 3층∼지상 5층)에 보건소와 함께 어린이집, 편익시설, 재가노인복지시설, 노인주거복지시설(노인복지주택 제외) 등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선다.성남=문민석ㆍ강현숙기자

지역 CCTV 2천대 효율적 관리 의정부시청에 통합관제센터 설치

의정부지역에 설치된 CCTV 2천여 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통합관제센터가 시청에 설치돼 오는 11월부터 본격 운영된다. 6일 시에 따르면 현재 지역에는 경찰서가 관리하는 1천500여 대의 방범 및 도시공원용 CCTV를 비롯해 시청 교통기획과가 관리하는 어린이보호구역 CCTV 370 대, 교통지도과의 불법 주ㆍ정차 단속용 CCTV 112 대 등 모두 2천여 대의 CCTV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시는 이런 가운데, 연말 준공 목표로 증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시청 별관(전체면적 3천0867㎡ 지상 4층 규모) 내 3층 495㎡에 16억8천만 원을 들여 CCTV 통합관제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CCTV 통합관제센터에는 CCTV 2천여 대를 통합 제어하고 분석하는 관제시스템과 CCTV 영상과 상황 발생 등을 관리하는 관제실, 영상판독실, 전산장비실 등을 비롯해 회의실, 어린이 체험관 등도 들어선다. 통합관제시스템 구축으로 관계 부서 간 협업체제가 상시 유지되면서 도시공원, 어린이 놀이터, 어린이 보호구역 등 각종 범죄 사각지대가 최소화되고 불법 주ㆍ정차, 교통상황 정보, 쓰레기 불법 투기, 재난, 재해 등과 관련된 영상정보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도시를 안전관리할 수 있게 된다. 영상정보관제 인력 부족 해소, 시스템 고도화 등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특히 치매노인과 어린이보호용 위치기반서비스 등 스마트 안심 도우미 서비스도 도입된다. 시 관계자는 “CCTV 통합관제센터가 설치되면 운영시스템 간 연동환경 구축으로 재난, 재해, 교통, 환경 등을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돼 보다 안전한 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의정부=김동일기자

5월, 세계의 공연들 안산으로 몰린다

‘2017 안산국제거리극축제’가 다음 달 5일부터 사흘 동안 안산문화광장 등 안산 일대에서 전 세계 14개국 공연팀이 참가한 가운데 펼쳐진다.이번 축제를 통해 모두 116편의 작품이 시민들과 만난다. 특히 올해 축제의 시작과 끝은 ‘화합’으로 장식돼 진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막 프로그램은 창작그룹 노니의 ‘안安寧녕2017’로 길놀이 형태의 시민 참여형 공연이다. 지난 2015년 축제에서 ‘안.녕.安.寧’으로 선보였던 이 작품은 올해는 시민들의 참여 규모를 400여 명으로 늘렸고, 시민 워크숍도 3차례나 계획됐다.파쿠르, 저글링, 타악, 불꽃 등으로 진행되며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의 삶을 되돌아보고 모두가 화합하는 장으로 마무리된다. 폐막 프로그램은 3편으로 구성된다. 선두는 이탈리아 극단인 노그래비티포몽스의 ‘길 위에서(TRK#1)’로 안산문화광장에 설치된 높이 16m의 긴 줄을 건너는 동시에 기타와 비올라, 첼로, 공중 철제 케이블까지 다양한 현의 소리가 어우러진다. 단 사흘 동안의 축제지만 시민은 최장 6일간의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개막에 앞서 프리 프로그램이 첫선을 보이기 때문이다. 안산문화광장을 벗어나 상록수역, 원곡동 등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6월 유일하게 지역문화예술축제 부문 ‘국가대표 브랜드 대상’에 선정된 거리극축제는 경기도 10대 축제에 3년 연속 선정됐고, 지난 2월 지역 대표 공연예술제에 4년 연속 뽑혔다. 안산=구재원기자

“모방 범죄 하겠다” 초등생 살인 기사 댓글 수사

인천 초등학생 유괴ㆍ살해 사건을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공포와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된 ‘초등생 살해ㆍ시신유기 10대 소녀 “고양이 괴롭혀 화났다”’ 기사에 살인을 암시하는 댓글이 게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6일 경남 함안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한 누리꾼이 ‘여러분 저 사건 하나로 안 끝납니다. 저도 꼬마 여자애 잔인하게 죽일 겁니다. 이건 다 사회가 잘못된 거야’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이 누리꾼은 ‘꼬마 여자애 잔인하게 죽이겠다. 가방에 망치 있음. 구석에 데려가서 XX한다. 잔인하게 죽이려고 대기 중. 함안 ○○유치원 앞에서 대기 중이다.’는 내용의 글도 재차 올렸다. 애초 이 사건이 보도되자 각 기사를 바라보는 누리꾼의 시각은 경악과 공포였다. 한 누리꾼은 ‘10대 여성이 8살 초등학생을 무참히 살해해 시신을 유기하다니 정말 무섭고 경악스럽다’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해당 사건의 가해자를 바라보는 누리꾼의 반응이 격앙되기 시작됐다. 특히 가해자가 ‘조현병’을 앓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누리꾼들은 ‘정신병이라고 해서 봐줘서는 안 된다’, ‘조현병이 아니라 사이코패스다’, ‘사형제도를 부활해야 한다’ 등 가해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누리꾼들은 무서워진 현실을 한탄하면서도 자신의 아이가 제2의 피해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영민기자

학교운동부 ‘불법 찬조금’ 퇴출 공염불?… 꼬리무는 촌지설

인천의 일부 학교 운동부에서 불법찬조금과 촌지 관행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교육 당국이 올해 초 ‘불법찬조금 및 촌지수수 근절 대책’을 내세우는 등 강수를 뒀지만, 민원이 제기되면 학교에서 조용히 처리하거나, 감사가 이뤄져도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인천 A 중학교 운동부에 대한 불법찬조금 및 촌지 관련 민원이 제기돼 담당 교육지원청이 감사에 나섰지만, 학교에 대한 ‘기관경고’를 의결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또 비슷한 시기 인천 B 중학교 운동부에서도 불법찬조금 및 촌지 관련 민원이 제기됐지만, 해당 학교 교장이 조사한 결과 특별한 혐의가 나오지 않아 자체 종결했다. 공교롭게도 이 학교 운동부 감독은 지난달 29일께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 현재 감독이 공석인 상태다. 이처럼 학교 운동부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됐던 불법찬조금과 촌지 의혹이 제기돼도 이를 명확히 증명해 내기 어려운 현실이다. 학부모는 불법찬조금 등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혹여나 자신의 아이가 불이익을 받을까 쉬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례로 A 중학교는 지난 2015년 추석 때 학교 운동부 1,2학년 학부모 각 1명씩(24명)에게 10만 원씩 걷어 240만 원을 운동부 감독에게 전달했다는 민원이 제기돼 담당 교육지원청이 감사를 나섰지만, 구체적이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됐다. 해당 민원인은 교육지원청의 감사가 진행되자 학부모들이 모여 불법찬조금 등을 줬다는 것에 대해 입을 맞추자는 취지의 대화내용도 녹음했다. 이 같은 녹음 내용을 들은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감독이 직접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는 견해를 보였다. 교육지원청이 경찰과 같은 수사권이 없는 상태에서 위법행위를 판단해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육기관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다했지만, 불법찬조금이나 촌지가 전달됐다는 뚜렷한 증거나 증인이 없었다”며 “녹음 내용도 직접적으로 감독에게 줬다는 것이 아니므로 이것으로 불법행위를 증명하기 어렵다. (민원인이) 직접 경찰에 고발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주영민기자

깨알글씨 ‘개인정보 동의서’ 사라진다… ‘눈에 확 띄게’ 표기 의무화

#인천 서구의 한 마트에 들른 A씨(48·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이 마트에서는 창립기념으로 해외여행 기회를 주는 경품행사를 했는데, 경품 당첨은커녕 보험회사로부터 가입하라는 광고 전화만 수차례 받은 것이다.A씨는 가족여행을 꿈꾸며 응모권에 이름과 연락처를 적고 동의서에 서명했다. 동의서에는 다양한 내용이 작을 글씨에 적혀 있었던 반면, 여행권을 준다는 문구는 눈에 띄게 크게 쓰여 있었다.앞으로 A씨처럼 개인정보 동의서의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서명하는 사례가 줄어들 전망이다.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최근 A씨처럼 대형마트 경품 응모권 뒤 작은 글씨 동의서가 적절한지에 대한 법정 다툼이 있었다. 대형마트 측의 ‘작은 글씨로 작성됐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과 소비자 측의 ‘지나치게 작은 글씨로 작성된 동의서는 실질적인 동의권 행사는 방해한 것이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법적 공방이 치열했지만, 해결점을 찾지 못한 이 문제는 결국 법안 개정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최근 국회에서 개인정보 처리에 관해 서명 동의서를 작성하는 경우 중요한 내용에 대한 가독성을 높이도록 의무화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소관 부처인 행정자치부는 법 시행일에 맞춰(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 개정법 위임에 따른 시행령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달 초 개정안이 공포되면 오는 10월 초부터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앞으로 대형마트 등에서 경품 등을 미끼로 응모권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행위 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고 말했다.주영민기자

수도권매립지재단 ‘사무국장 임기’ 내홍

재단법인 ‘수도권매립지 미래복지재단’ 이사회 임원들이 사무국장의 임기 연장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6일 미래복지재단 이사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 이 재단 A사무국장의 임기연장 문제를 놓고 2기 이사회를 열어 찬성이 3표에 반대가 5표가 나와 임기 연장안이 부결처리됐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3년 3월 재단 이사회는 현직 사무국장이던 A씨를 2년 임기 계약직으로 채용을 했었다. 정해진 임기를 다 채운 후, 1년 10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이사회에선 A사무국장이 임기연장을 안하는 것으로 의결한 것. 하지만 일부 이사들이 교체된 후 지난달 30일 열린 3기 이사회에서 이사들 간에 의견이 갈리기 시작했다. 일부 이사들은 “한 조직에 수 년 동안 몸담았던 사람을 몰인정하게 내칠 수는 없으므로 1년만 더 연장토록 하자”고 주장했다. 반면,“사무국장 임기연장안 부결은 이미 2기 이사회에서 의결된 사안”이라며 “이미 결정된 사안이 유명무실화되지 않도록 A사무국장을 조속히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영향권역 주민들도 “2기 이사회에서 이미 의결된 사안을 3기 이사회가 번복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미래복지재단을 관리·감독하고 있는 인천시 수도권매립지 정책개선단 관계자는 “사무국장 후보가 없으면 모르겠지만 2기때 부결됐다면 연장을 못하는 것이 맞을 것”이라며 “다만, 예산집행을 제외한 인사문제는 이사회에서 자체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미래복지재단은 수도권매립지 영향권 내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환경·복지단체이다. 김준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