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변화 대전환시대, 정치만 현실 외면 뒤로 가고 있다

세계는 지금 초변화 시대다. 최근의 변화는 크기·범위·속도 면에서 과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크고 넓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저성장의 뉴노멀을 중심으로 한 세계 경제환경 변화, 광속의 기술 변화, 세대 변화, 자본주의와 정부 정책의 변화, 기업경영 철학의 변화, 기후 변화 등 전 분야에 걸친 변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격변의 초변화 대전환 시대에 살아남고 발전하기 위해선 제로베이스에서의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초변화 속도를 따라갈 수 없고 대전환 방향을 가늠할 수 없기에 기업 간, 국가 간 협력과 상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영섭 서울대 특임교수(전 중소기업청장)가 강연과 글을 통해 강조하는 얘기다. 국내 기업들은 이 격변기에 기술, 협업, 상생으로 ‘빅 체인지(Big Change)’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가는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국가 전략과 정책이 미흡하다. 정치는 심각하다. 혁신은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격변기를 헤쳐나가려면 신뢰와 상생이 필수인데 거꾸로 가고 있다. 22대 국회가 출범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여야는 진흙탕 싸움만 하고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다. 지금까지 발의된 법안은 총 2천607건, 이 중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은 법안은 ‘채상병 특검법’, ‘방송 4법’, ‘민생회복지원금법’, ‘노란봉투법’ 등 7건(0.27%)이다. 그나마 야당 단독으로 통과시킨 것이어서 여야 간 정쟁 소지가 크다. 대부분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가 확실해 보인다. 대통령과 국회, 여당과 야당의 대립으로 정치가 멈춰섰다. 정치 실종으로 법 하나 만들지 못하는 현실이다. 거대 야당의 법안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국회 재표결 후 폐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민심을 대변하겠다며 자기네끼리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윤 대통령은 ‘여야 합의가 없었다’며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소모전이 반복되면서 민생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K칩스법’으로 불리는 반도체법 등 국가 성장동력 관련법은 정쟁에 발이 묶여 기업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22대 국회 개원 후 여야 합의로 처리된 민생·경제법안이 0건이라니 국민들의 정치혐오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권만 누리고 국민에게 고통과 절망만 안기는 국회에 대해 비판이 거세다. 빅체인지 시대에 정치인들만 딴 세상 사람같다. 여야는 정쟁의 악순환을 끊고 희망을 주는 상생의 정치를 펼쳐야 한다. 무(無)쟁점 민생·경제법안이라도 서둘러 처리하길 바란다.

[사설] 갈등 휘말린 송도 지역난방 확충… 타당성 검증이 먼저다

이 폭염 속에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더 뜨겁다. 열병합발전소 신설에 대한 주민 반발이 주민 간 갈등까지 낳고 있다. 열병합발전소는 전력과 지역난방 열을 생산·공급한다. 한 지역의 최우선 인프라다. 이를 맡고 있는 인천종합에너지 측은 5년 이후부터는 송도에 열에너지가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추가 신설에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 생각은 다르다. 부족하지도 않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의 열병합발전소 신설은 안 된다는 것이다. 인천종합에너지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열병합발전소 건설에 나서고 있다. 송도 6만여㎡(2만평)에 열 297G㎈, 전기 500㎿ 규모의 발전소를 짓는 사업이다. 송도에는 아파트 등 모두 10만4천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여기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바이오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받았다. 계속해서 지역난방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천종합에너지 측에 따르면 지난해 송도의 지역난방 수요는 446G㎈/h였다. 그러나 2029년에는 967G㎈/h, 2036년에는 1천110G㎈/h 등으로 늘어난다. 현재 공급량인 510G㎈/h에 이미 허가받은 용량을 더하면 853G㎈/h 규모다. 이를 감안해도 2029년부터는 열에너지 부족을 겪는다는 것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걱정하는 주민 설득이 최우선 과제다. 열병합발전소는 1천G㎈/h 생산 기준, 질소산화물(NOx) 배출농도가 5.4ppm, 배출량이 43㎏ 규모다. 발전소를 짓지 않고 첨두부하보일러(PLB)를 설치한다 해도 배출농도와 배출량은 더욱 늘어난다. 송도주민단체 등은 송도는 열에너지가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미 853G㎈/h를 확보하고 있는데 굳이 추가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차례 주민설명회는 반대 목소리가 강해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 일부 주민들은 추가적인 주민설명회조차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이다. 발전소 신설을 전제로 하는 주민협의체 구성에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 주민들 간 갈등 조짐도 나타난다. 인천종합에너지의 수건을 받은 주민을 비판하는 글이 지역 커뮤니티에 올랐다. 발전소 대신 첨두부하보일러를 설치할 위치를 놓고도 논란을 벌인다. 주민 반대를 이기는 장사는 없다는 시대다. 한 전문가의 훈수가 있었다. 반대가 심한 사업은 주민 수요가 없다는 뜻이니,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그러나 열에너지 확보는 송도의 지속가능을 좌우하는 필수 인프라다. 우선 송도의 장래 열에너지 수요량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절대 부족하지 않다는 주민들도 확실한 근거를 내놓아야 할 것이다.

[김종구 칼럼] 25만원과 사회주의

레몽 아롱(Raymond Aron·佛)은 자유주의자다. 중도 우파로 공산주의·사회주의와 싸웠다. 대한민국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다. 6·25에 종군기자로 참전했다. 유럽 사회에 남침설을 정설로 세운 것도 그다. 청년들에게 국민연금 재앙이 온다. 청년들도 완벽하게 눈치챘다. 2030의 75.6%가 ‘안 믿는다’고 했다. 연금 속 노후는 저들의 노후가 아니다. 앞세대 먹여 살릴 태생적 짐이다. 세대 간 연대에 동의하지 않는다. 뒷세대가 앞 세대를 부양한다니. 앞세대의 뒷세대 착취로 보고 있다. 누리고 뽑아 먹고 간 세대다. 소득 대비 9% 보험료율이 26년째다. 단 1%포인트도 올리지 않고 뽑아만 먹었다. 그 구멍을 청년들에 넘겼다. 잔혹한 연금 시간표는 이미 나와 있다. 약탈 수준의 보험료율이 계산돼 있다. 2061년에 35.6%에 간다. 100만원 월급이면 35만6천원을 뗀다. 2078년이면 43.2%까지 간다. 100만원 월급에서 43만2천원 뗀다. ‘64년생 용띠’에도 10대는 있었다. ‘서기 2024년’이 까마득해 보였다. 하지만 그 60세가 순식간에 왔다. ‘2000년생 용띠’도 벌써 20대다. ‘서기 2060년’이 까마득해 보인다. 하지만 이 60세도 금방 온다. 미래세대라고 돌릴 것도 없다. 이미 사회의 어엿한 주체다. 공적 부담의 고통을 겪고 있다. 취업 1년차 ‘95년 돼지띠 청년’이다. 1년 넘게 월급 명세서를 받고 있다. 받을 때마다 허망함에 빠진다. 지급 총액 400만원이다. 입금된 돈 315만원이다. 공제된 돈이 85만원이다. 국고로 직행하는 소득세가 30만원이다. 국민건강보험료 15만여원, 국민연금 20만여원.... 월급의 20%가 넘는다. 떡값 달엔 30%도 넘는다. 그가 말한다. ‘이건 사회주의야.’ 틀린 소리 아니다. 공적 영역 100%는 공산주의다. 그 아래 넓은 영역이 사회주의다. 사회 초년생 월급인데 20~30%를 떼고, 그중 60%가 국가세금이고, 나머지도 사회보장성 공제다. 넉넉히 사회주의다. 국가 부채가 계속 는다. 2023년에 총부채 6천조원을 넘었다. 지금도 늘고 있다. 표 떨어질까 봐 부채로 쌓아뒀다. 곧 공포의 연금 시대까지 겹친다. 월급 절반을 떼 가는 세상이 온다. 정치가 초대한 사회주의다. 2010년 무상 복지가 그 신호탄이었다. 보편적 복지의 탈을 쓴 정치 구호였다. 명백한 사회주의적 발상이었다. 이후 수많은 공약이 행정을 접수했다. 현금성 복지의 퍼주기가 급증했다. 유감스럽게도 그 과정에 국민 뜻이 있다. 선거마다 유권자가 선택했다. 2010년 이후 ‘퍼주기 공약’은 패배한 적이 없다. 이제 좌우 없이 쏟아 내고 있다. 그 15년 사이 사회주의가 도둑처럼 스며들었다. 이제 ‘전 국민 25만원’이다. 민주당이 총선에 던진 공약이다. 역시 압승으로 유권자가 동의했다고 본다. 민주당이 1호 당론으로 정했다. 민생회복지원금이라고 명명했다. 들어갈 돈만 대략 13조원이다. 비슷한 이름의 지원 선례는 있다. 2020년 재난지원금, 2021년 상생지원금. 하지만 내용은 달랐다. 세계 공통의 근거가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과 경제 회복이다. 이건 다르다. 비상도 아닌데 현금 뿌리겠다는 것이다. ‘부자감세’가 명분으로 등장했다. ‘초부자 감세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생명력 질긴 마르크스 지침이다. -부자(富者)는 타도해야 할 계급, 부(富)는 몰수해야 할 생산수단-. ‘25만원’을 그렇게 풀어간다. 여론은 이번에도 환영한다. ‘25만원 언제 나오느냐’며 고대한다. 또 하나의 청년 빚더미다. ‘2015년생 양띠’는 연금만 35% 내야 한다. 이들 월급에서 60%를 뺏는 건 계산서에 나와 있다. 완벽한 사회주의 세상이다. 이 정치인들은 이걸 아나 모르나. 레몽 아롱이 답한다. ‘모순 투성이인 사회주의 본질을 모른다면 머리가 나쁜 것이고, 알고도 추종한다면 거짓말쟁이다.’ 40년 전 그의 정의가 2024년 대한민국에 답을 주고 있다.

[함께하는 인천] 디아스포라 원점-제물포항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로 떠들썩하던 게 1년여 전이다. 그런데 재외동포청 개청 1년을 즈음해 뜬금없이 한국이민사박물관을 제물포항과 연결됐던 월미도에서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려는 논의가 있어 아연실색하게 만든다. 협소한 기존 박물관을 증축하는 방안과 별도로 ‘글로벌 톱 텐 시티’ 건설의 일환으로 이민사박물관과 재외동포청을 합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민사박물관 이전 대상지 중 하나로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도시역사관이 거론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이민사박물관은 재외동포청 유치 성공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인천의 강력한 경쟁 상대였던 서울, 제주를 누를 수 있었던 건 한국인의 해외 진출 서막을 연 역사적 장소성을 간직한 제물포항(인천항)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3년 미주 이민 100년을 맞아 개관한 한국이민사박물관 수장고엔 제물포항을 거쳐 해외로 나간 선조들의 이민사 자료가 수두룩하다. 전시 공간이 다소 비좁기는 하지만 1~4 전시실에는 미국 선교사이자 고종 황제 주치의였던 알렌(H.N.Allen)이 국내 첫 공식 이민 사업의 총책임자로 활동한 사실과 더불어 인천에서 시작된 이민사를 알려주는 각종 전시물을 선보이고 있다. 제물포항에서 여객선을 타고 1903년 1월13일 하와이 호놀룰루에 도착한 102명의 이주 개척사와 이후 미국 전역에 뿌리내린 한인들의 발자취, 구한말 만주와 연해주로의 이주, 1905~20년대 멕시코와 쿠바 등 중남미 진출. 1960년대 광부와 간호사의 독일 파견, 해외 입양 역사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제물포항 주변엔 구한말 종교시설을 비롯해 일제강점기 산업시설, 근대건축물이 국내에서 가장 많다. 답동성당, 성공회 내동교회, 대불호텔, 홍예문, 인천세관, 제물포구락부, 일진전기(옛 도쿄시바우라제작소)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김구 선생이 수감 생활하며 노역했던 인천감리서 터와 인천항 1부두 석축은 귀중한 역사 공간이다. 인하공업전문대에 있는 대한민국 수준원점(해발고도 근원)처럼 제물포항은 ‘디아스포라 원점’과 다름없다. 하와이 이민에 앞서 민영익을 정사로 한 11명의 국내 첫 미국 견학 공식사절단 ‘보빙사’가 1883년 8월15일 제물포에서 떠났다. 김옥균, 이준, 나석주, 김마리아 같은 순국선열 애국지사의 해외 망명이나 국내 잠입 때도 제물포항을 거쳤다. 이런 역사적 흔적과 기억을 간직한 제물포항을 버리고 바다를 메운 송도국제도시로 이민사박물관을 이전하려는 발상은 행정편의적이고 주객전도로 비친다. 이민사박물관 바로 옆 옛 월미공원사업소와 군부대 이전 자리에 박물관을 얼마든지 증축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지대] ‘폰지 게임’

한 가난한 젊은이가 부유층 친구들과 어울렸다. 그러다 돈을 많이 써서 그만 빈털터리가 됐다. 그래서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지구촌의 한 편에선 포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청년의 미국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보스턴에 도착한 그의 손에는 달랑 2달러50센트뿐이었다. 영어를 빨리 익히고 동부 해안 지방에서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는 제1차 세계대전의 전운이 막 유럽을 강타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유럽은 인플레이션으로 통화 가치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경제 호황을 누리며 달러 강세로 환율이 급변하는 상황이었다. 미국의 우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궁지에 몰렸던 청년은 이 같은 점에 눈독을 들였다. 각국의 우표들이 환율로 교환되는 점을 노리고 우편쿠폰사업을 구상한다. 미리 요금을 내면 해외에서 우편을 보낼 때 우표쿠폰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이때 이탈리아에서 산 우편쿠폰을 미국에서 달러로 바꾸면 6배의 환차익을 볼 수 있었다. 사기 행각은 그렇게 출발했다. 외국에서 구매한 만국우편연합 국제반신권을 팔 때 발생하는 차익도 악용했다. 45일 내 50%의 수익률, 90일 내 10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도 속였다. 이러한 수법으로 1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2천만달러의 손해를 입혔다. 이른바 금융피라미드 사기 행각이었다. 1920년 오늘의 일이다. 이 청년의 사기 행각은 경제사에 기록으로 남았고 그의 이름을 따서 ‘폰지 게임’으로 현재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폰지 게임이란 실제로는 아무런 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의 원금과 이자를 갚아 나가는 일종의 금융 다단계 사기 수법이다. 이 같은 금융 사기는 고도화되고 지능화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도 우리 곁을 떠돌아 다니며 제2의 범죄를 노리고 있다.

[문화카페] 남은 한가지

얼마 전 한 공공문화재단의 임원 추천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다. 보통 재단의 임원이라고 하면 재단의 최고 의결기구인 이사회의 구성원, 즉 이사장, 상임이사, 이사, 감사 등을 말하는데 이번 회의는 이 재단 임원들의 임기 연장에 관한 것이었다. 회의는 큰 무리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재단이 원하던 대로 결정됐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사들의 구성,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사회 운영 등이 그 중요성에 비해 매우 형식적이라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들었다. 문제는 이 기관만 특별히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공공 문화재단이 그렇다는 점이다. 이사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문화예술기관 내에서 가장 중요한 기구이며 기관의 예산, 결산, 해산, 임원의 임면, 정관변경 등 중요한 사항을 다루고 있다. 물론 사업의 실행은 이사회를 보좌하는 사무국과 상임이사를 통해 이뤄지지만 이에 대한 중요한 보고와 결정은 이사회에서 이뤄진다. 한 기관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정관’에서도 임원 조항과 함께 이사회를 기관의 심의, 의결기구로서 앞 부분에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비상임이사들이나 이사회의 실질적 권한은 정관에 있는 것과 달리 유명무실하다. 그저 1년에 2회 정도 개최되는 회의에서 주요 사안에 대한 승인, 결정에 이사들은 거수기 정도의 역할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사회는 매우 형식적인 절차를 위해 존재하고 있고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 권한도 없는 것이다. 그러면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 기관의 주요 사항은 결정되는가. 한 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맡고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장, 즉 시장이나 구청장, 도지사 또는 이들에게 위임받은 해당 관리부서의 장이 많은 중요한 사항을 결정하며 상임이사를 통해 형식상 이사회에 승인을 받는 절차를 거치고 있는 것이다. 문화예술기관의 독립적 운영이나 자율성은 예술 또는 예술가의 자유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다른 어느 것보다도 중요한 사항이다. 현재는 중앙정부나 지방자치정부의 출연금 또는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문화재단이 정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이지만 과거 문화예술 블랙리스트 사건과 같이 예술과 예술가의 자유 및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또 문화예술기관의 독립성을 위해 이사회 본연의 역할이 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10여년 전 문화예술 거버넌스라는 말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어떤 정책 수립과 실행에 있어 민관의 협치를 지향하는 것으로 예술 현장의 모든 주체가 ‘당사자’로서 어떤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실행하는 것인데, ‘시민 참여’라는 이슈에 걸맞게 한때 이 거버넌스라는 말이 기관의 운영 시스템으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유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이 구조를 만들고 실행하는 것 못지않게 한 기관의 이사회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구조와 문화를 만드는 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도 선행해 해결해야 할 사항 아닌가.

[천자춘추] 백락이 있어야 천리마가 존재한다

스승은 제자를 만났을 때 탄생한다. 부처에게는 아난다가 있었고 예수에게는 베드로가 있었다. 공자에게는 안회가 있었으며 소크라테스에게는 플라톤이 있었다. 위대한 스승은 위대한 제자를 만나면서 만들어진다. 추사 김정희의 명작 ‘세한도’는 충직한 제자 이상적이 없었다면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다. 버트런드 러셀은 비트겐슈타인을 제자로 맞으면서 자신의 철학의 한계를 깨달았다. 바둑의 신이라 불리던 조훈현도 돌부처 이창호가 자신을 내리 세 번 이기며 국수의 자리에 오를 때 위대한 스승의 지위를 얻었다. ‘백락이 있은 후에 천리마가 존재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천리마는 항상 있지만 백락과 같은 마부는 항상 있지 않은 법이다. 훌륭한 준마라도 그 가치를 알아보고 정성을 들여 키울 수 있는 마부가 곁에 없다면 평범한 망아지들이 모여 있는 마구간에서 평생 여물이나 축내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말로 살다 죽을 것이다. 제자의 가치를 알아보는 것은 훌륭한 스승의 덕목이다. 때로는 채찍으로, 때로는 당근으로 제자를 부지런히 조련하고 진심으로 훈육하는 스승은 제자를 성장하도록 만든다. 천재는 하늘이 내리지만 수재는 위대한 스승이 만든다. 또 위대한 스승은 뛰어난 제자가 만들기도 한다. 아이들을 상대로 ‘삥’이나 뜯던 마이크 타이슨을 세계 복싱 챔피언으로 세운 건 커스 다마토라는 트레이너가 그의 뒤에 있었기 때문이다. 소년원에 수감 중이던 타이슨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본 다마토는 그의 코치이자 양아버지가 돼 주기로 약속한다. 그는 혹독한 훈련과 자상한 사랑으로 타이슨을 키운다. 안타깝게도 그는 타이슨이 트레보 버빅을 이기고 헤비급 최연소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직전 세상을 떠난다. 그는 타이슨을 두고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불행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필연적으로 아주 무섭거나 치욕적인 일들을 겪는다. 그 상처들은 그들의 재능과 인성 위에 막을 한 겹씩 형성해 위대한 인간으로 성장하는 걸 막는다. 선생으로서 해야 할 일은 그 막들을 걷어내 주는 것이다”. 세상은 커스 다마토란 이름을 잘 모른다. 오로지 타이슨의 스승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청출어람의 제자를 둔 스승의 숙명이란 다 그런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서 당당히 메달을 목에 건 스포츠 영웅들의 빛나는 성공 뒤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묵묵히 길러낸 스승들이 있었다. 올림픽을 보는 즐거움은 선수들의 열정과 탁월한 기량을 감상하고, 드라마 같은 승부와 승리의 명장면을 보는 것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의 땀방울과 영광 이면에 스승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과 노고가 있다는 걸 알게 되면 흥미와 감동이 몇 배나 커질 것이다.

[오늘의 운세] 8월 8일 목요일 (음력 7월 5일 /甲辰) 띠별 / 생년월일 운세

쥐띠 丙子 36년생 가족화목 운수왕성 계약성사 금전원만 길(吉) 戊子 48년생 시비언쟁 있으나 사업금전 약속 등은 해결 庚子 60년생 재수대통 운수왕성 연인화합 문서해결 길(吉) 壬子 72년생 시험합격 승진가능 뜻을성취 상사도움 길(吉) 甲子 84년생 동료모임 연인화합 음주오락 즐거운 나날 丙子 96년생 문서 차량해결 이동변화 고민해소 계약가능 소띠 丁丑 37년생 문서해결 자손기쁨 음식 술 생기고 中길(吉) 己丑 49년생 명예상승 귀인조력 모임성공 능력인정 辛丑 61년생 금전문제 해결 시험합격 능력발휘 만사 길(吉) 癸丑 73년생 직장문제 고민 컨디션 하락 시비언쟁 주의 乙丑 85년생 형제친구로 재물지출 경쟁발생 모임성사 丁丑 97년생 학업시험 무난 부모형제 만남 마음이 넓어야 호랑이띠 戊寅 38년생 일진불리 질병조심 금전고민 자손불화 庚寅 50년생 운수는 왕성하나 투자오락 손해 음주조심 길(吉) 壬寅 62년생 음식대접 모임성사 자손기쁨 사람과 술 조심 甲寅 74년생 친구형제 모임갖고 단합해야 무난하고 길(吉) 丙寅 86년생 직업상담 음식대접 가족모임 여행출행 길(吉) 戊寅 98년생 일진별로 의견대립 한발 양보필요 마음우울 토끼띠 己卯 39년생 명예상승 자손기쁨 재물성사 능력인정 길(吉) 辛卯 51년생 금전문제 해결 증권이득 문서해결 만사 길(吉) 癸卯 63년생 명예손상 직장 스트레스 가정불화 술조심 乙卯 75년생 타인으로 손해 경쟁에서 탈락 과음 및 말조심 丁卯 87년생 문서시험 차량문제 원만 귀인도움 만사원만 己卯 99년생 일진원만 인기상승 상사후원 주도적인 인물 용띠 庚辰 40년생 물건구입 재물지출 가족모임 과음과식 壬辰 52년생 과음과식 주점출입 음주실수 조심해야 甲辰 64년생 경쟁에서 승리 중심인물 되나 재물지출 수 丙辰 76년생 구직성사 상사 부모님 도움 술 음식생겨 戊辰 88년생 컨디션 불리 언쟁주의 여행출행 분주다사 庚辰 00년생 문서변화 계약가능 여행출행 분주다사 할 때 뱀띠 辛巳 41년생 금전문제 해결 문서문제 차량상가 만사 길(吉) 癸巳 53년생 직장문제 고민 자손근심 금전문제 복잡 乙巳 65년생 보증서면 큰실수 금전문제 불리 시비조심 丁巳 77년생 구직성사 윗사람 도움 선물 생기고 원만해 己巳 89년생 일진원만 대우받고 길(吉)하나 시기질투 조심 辛巳 01년생 운기상승 시험 잘보고 선물 생기고 데이트 말띠 壬午 42년생 직업 및 자손문제는 길(吉)하나 재물은 불리 甲午 54년생 친구친척 만나 재물지출 운수는 왕성하고 丙午 66년생 물건 구입으로 재물지출 술 음식 생기고 길(吉) 戊午 78년생 재물손해 낭비 투자조심 술로 말실수 조심 庚午 90년생 문서 및 이사 여행출행 가족친구로 재물지출 壬午 02년생 알바성공 술 음식 생기고 일진무난 재미있고 양띠 癸未 43년생 자손 및 직업고민 명예를 탐하면 큰 실수 乙未 55년생 금전문제 복잡 투자재물 손해 가족문제 고민 丁未 67년생 재수원만 구직성사 문서해결 자손기쁨 길(吉) 己未 79년생 재수대길 능력인정 인간화합 명예상승 길(吉) 辛未 91년생 재수왕성 연인 데이트 능력발휘 고민해결 원숭이띠 甲申 44년생 형제친척 단합 재수원만 고민거리 해결 길(吉) 丙申 56년생 문서변동 직업변화 자손외식 부모님 소식 戊申 68년생 일시적인 실수로 고민 친구의 도움 모임성공 庚申 80년생 재수대통 능력인정 연인 생기고 귀인도움 壬申 92년생 집안경사 작업해결 시험원만 능력발휘 길(吉) 닭띠 乙酉 45년생 친구친척으로 재물손해 가족불화 외로운날 丁酉 57년생 계약성사 직업해결 능력과시 인간화합 길(吉) 己酉 69년생 승진가능 귀인도움 금전해결 연인 데이트 辛酉 81년생 재수대길 부모님 도움 시험합격 연인화합 길(吉) 癸酉 93년생 눈치는 보이나 능력발휘 인기상승 가족화합 개띠 丙戌 46년생 자손근심 직업고민 사업불리 술 및 운전조심 戊戌 58년생 만사불길 금전불리 시비사고 건강조심 흉(凶) 庚戌 70년생 변화변동 출행 문서차량 문제생겨 돈지출 壬戌 82년생 직업변화 음식대접 생기나 오락탈선 조심 甲戌 94년생 모임성사 분주다사 오락탈선 중심의 인물 돼지띠 丁亥 47년생 문제해결 시험합격 구직성사 자손기쁨 己亥 59년생 능력인정 명예상승 금전해결 귀인도움 辛亥 71년생 재물성사 문서해결 시험합격 뜻을성취 癸亥 83년생 직업고민 컨디션 불리하나 친구상사 도움 乙亥 95년생 경쟁발생 재물지출 가족외식 중심 지켜야 청년철학관 작명연구소 서일관 원장

ON 세상 ‘경기 뉴스’... 꿈같은 신세계 온다 [창간 36주년, 빅체인지]

경기일보는 오늘 제10186호 지면을 발행했다. 창간 후 1만186번째 신문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중간중간 대형 이슈에 제작했던 호외(號外)들이 포함되지 않았다. ‘호외’는 긴급하고 중대한 사건이 터지면 임시로 발행하는 종이 인쇄물을 말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2009년 5월23일자), 프로야구 10구단 KT위즈 연고지로 수원 유치 확정(2013년 1월11일자) 등 대형 이슈를 빨리 보도해야 할 때 만든다. 경기일보도 여러 차례 호외를 만들었다. 경기일보와 같은 조간 신문사는 오늘 아침부터 내일 아침까지 독자에게 기사를 전달하는 데 24시간의 간극이 있었고 그 사이에 독자의 알 권리를 위한 수단이 바로 호외였다. TV나 라디오는 중간중간 ‘속보’를 띄울 수 있지만 신문은 여건이 달랐기에 호외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호외가 변했다. 인터넷 등장과 모바일 기기 대중화로 기자가 원고를 작성하더라도 반드시 ‘종이’로 알릴 필요가 없어졌다. 디지털 시대의 신개념 호외는 온라인 뉴스 서비스 강화로 연결됐다. “호외요, 호외!” 하던 외침 대신 “온라인에 속보 띄워!” 시대가 도래한 지 오래다. 그 중심엔 기술 발전이 있다. 최근엔 인공지능(AI)이 핵심이다. 언론도 동일하다. AI를 통해 기자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기도 한다. AI 알고리즘은 독자 취향을 알아내 맞춤형 뉴스를 제공한다. 경기일보 기자들도 독자 요구에 부응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번 창간 특집만 해도 주제를 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키워드를 추천해달라고 했다. 비약적으로 발전한다는 ‘퀀텀 점프(Quantum Jump)’, 기존 사고방식을 바꾸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인 ‘뉴 노멀’(New Normal) 등을 권했다. 쉽고 단순하면서도 명확하게 뜻이 전달되는 말을 재차 묻자, 큰 변화를 뜻하는 ‘빅체인지’(Big Change)를 꺼냈다. 그렇게 AI를 활용, 이번 경기일보의 창간 36주년 특집 주제가 정해졌다. AI에게 물었던 메인 키워드에는 ‘변화와 혁신’이 있었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겠다고도 썼다. 이에 한 AI 서비스는 “기술 발전으로 언론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지만 경기일보는 독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독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미래 지역사회에 많은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우리의 ‘호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종이신문을 비롯해 여러 가지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독자를 만나갈 것이다. 창간 36주년을 맞아 한층 더 혁신하는 경기일보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3자특검법·금투세’…한동훈 ‘좌클릭’ vs 이재명 ‘우클릭’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상대 정당의 대표적인 정책에 일부 동조하거나 정치권 안팎에서 두 대표의 ‘대권 플랜’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동훈 대표는 지난 ‘7·23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야 간 극단적인 대치 전선이 구축됐던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3자 특검추천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이 행사할 수 있는 ‘특검추천권’을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하자는 내용이다. 앞서, ‘친윤(친윤석열)’계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과 여당 108명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막을 수 있는 상황에서 ‘3자특검법’이 긁어 부스럼을 만들 수 있다면 반대했다. 또 한 대표는 최근 이재명 전 대표의 국민 1인당 25만 원 지원법에서도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지난 21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 법안에 대해 “국민 한 명당 1억 원씩 주지 왜 25만 원이냐”고 반대했다. 특히 여권에서도 ‘현금살포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던 법안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고민정 의원 등 ‘친명’을 중심으로 한때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의 대표적인 부동산 정책인 종합부동산세 폐지 또는 완화를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최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시행 유예를 거론하기도 했다. 현재 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은 금투세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금투세 전면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강행이냐 폐지냐를 놓고 정치권의 공방도 확산 추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한 대표의 3자 특검법과 25만 원법은 민주당 공세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고, 야권 관계자도 “이 전 대표의 종부세와 금투세 입장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대비한 구상일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