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할아버지 복서

조지 포먼에겐 ‘할아버지 복서’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온 지 10년 만에 복귀했다. 돈을 벌기 위해서였지만 그 용도가 남달랐다. 자신의 ‘조지 포먼 청소년 센터’의 운영비를 위해서였다. 그는 진지했고 최선을 다했다. 1994년, 드디어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마이클 무어의 얼굴에 강력한 펀치를 적중시켰다. 예나 지금이나 복싱계는 20대 혈기 왕성한 살인 주먹들의 세계다. 그 속에서 45세 포먼은 챔피언에 올랐다. ▶사실, 그의 복귀 후 경기는 하나같이 감동이었다. 전에 봤던 살기 어린 표정은 없었다. 한없이 푸근한 이웃집 아저씨의 그것이었다. 충격에 휘청거리는 상대는 공격하지 않았다.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은 세계인을 향한 설교였다. 특히 중ㆍ장년과 고통받는 이들에게 주는 희망이 컸다. “패배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 패배는 인생에서 단 하루 벌어진 일일뿐이다.” “인생이란 링에서 선수로 뛰는 한 고통은 불가피하며 목표를 위해서 이 고통의 벽을 넘어야 한다.” ▶최용수(45)는 한국인 복서다. 현역 시절 그는 신세대 복서라 불렸다. 치렁치렁한 운동복을 입었고, 머리카락은 노란색으로 물들였다. 1995년 아르헨티나로 날아가 ‘우고 파스’를 KO로 눕히고 세계 챔피언이 됐다. 이후 7차례나 방어전에 성공했다. 기울어가던 한국 복싱을 떠받쳤다. 그가 은퇴한 것은 1999년이다. 1998년 일본 ‘미타니 야마토’에게 타이틀을 잃었고 이듬해 링을 떠났다. 그가 43살 되던 2014년 복귀했다. ▶엊그제(5일) 그의 복귀 2차전이 열렸다. 필리핀의 ‘넬슨 티남파이’(24)와의 대결이었다. 21살이나 젊은 상대를 그는 밀어붙였다. 3라운드에서 다운을 빼앗는 등 일방적으로 앞섰다. 심판이 10라운드에 경기를 중단시키고 최용수의 TKO 승을 선언했다. 지난해 4월 일본 선수와 첫 복귀전 이후 2연속 TKO 승이다. 많은 팬들이 ‘45세 할아버지 복서’의 이날 경기를 TV로 지켜봤다. ▶팬들이 그의 입을 쳐다봤다. 그런 팬들에게 그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소감을 전했다. ‘압도적인 경기였다’는 칭찬에 “압도적이었으면 초반에 끝났겠죠”라며 겸손해했다. ‘40대 선수라고 믿기지 않는다’는 격려에 “나도 힘듭니다. 1라운드를 뛰든 12라운드를 뛰든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이벤트 하려고 복귀한 게 아닙니다. 2년 안에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겠습니다”고도 했다. 희망에 끝자락에 선 많은 대한민국 중ㆍ장년들. 이들에겐 ‘45세 복서’ 최용수의 존재 자체가 위로일지 모른다. 김종구 논설실장

[인천시론] 쓰레기 묻는 땅이 소통·희망의 땅으로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통해 쓰레기소각시설을 설치한 일본 무사시노시(市). 주민·공무원·전문가가 의견을 모아 핵폐기물처분장 입지를 결정한 캐나다 온타리오주(洲). 이 두 도시는 다들 꺼리는 혐오시설도 얼마든지 수용 가능할 수 있다는 희망의 증거를 찾았던 곳이다. 여기에는 가장 큰 함의가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주민 참여’다. 쓰레기소각장,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화장장 같은 시설은 기반시설이면서도 기피시설로 취급된다. 흔히 ‘내 집안의 화장실’로도 비유된다. 옆에 두긴 불편해도 반드시 있어야 하는 그런 시설 말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혐오시설 자체를 싫어하고, 땅값이 떨어질까 우려하고, 결국 결사반대라는 필사적인 선택을 한다. 이제는 여러 혐오시설에 대한 격렬한 반대보다는 슬기롭게 극복한 사례들을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지난 2015년 준공된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처분장이 대표사례다. 1986년 정부는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한 처리를 목적으로 경주지역에 부지를 선정했다.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2015년에야 비로소 폐기물처분장이 준공된 것이다. 29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합의점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수도권매립지도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됐다. 단일 매립장으로서는 최대 규모인 수도권매립지 역시 대표적인 기반시설이자 기피시설 중 하나였다. 매립지 건설 초기에는 악취와 날림먼지 등의 열악한 환경시설로 인해 인근 지역주민들과 잦은 마찰을 빚었다. ‘매립장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라는 생각으로 주민들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였다. 한밤중에도 냄새 민원이 들어오면 원인을 찾기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녔다. 그 결과 2011년까지 350건을 기록했던 민원이 2016년에는 0건을 기록했다. 6년 연속 무재해도 달성했다. 무엇보다 단순 매립만 하던 기존의 쓰레기 매립에서 철저한 위생 매립과 폐기물 관리의 선진화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불러왔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공사 창립 이래 최초로 2015 기관경영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지금의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되기까지는 인근 지역주민들의 희생과 인내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매립지의 악취와 소음 등의 불편을 감수해 주었고, 열린 마음으로 매립지의 발전을 지켜봐 왔다. 매립지와 주민이 상생하는 구조가 바탕이 돼 기피시설이었던 매립지는 2천5백만 수도권 시민들의 기반시설이 되었고,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환경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다. 수도권매립지는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과 쌓아온 탄탄한 신뢰를 바탕으로 앞으로 매립지가 세계적인 환경·문화·관광 명소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더 큰 청사진을 그려나갈 시점에 와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내 뒷마당은 안 돼’라고 못 박았던 외침을, ‘우리 지역에 유치해 달라’는 설렘으로 바꿔가려고 한다. 역시나 함의는 주민 참여다. 우리는 끊임없이 소통하고 상생하면서 합의점을 도출하는 일에 절대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언제나 낮고, 열린 자세로 일할 것을 약속한다. 이재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

[대권 현장] 손학규 “김종인, 먼저 가있으라 했다”

손학규 “김종인, 먼저 가있으라 했다”○…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선언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제3지대’ 합류를 시사해 관심. 손 의장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전 대표에게도 통합을 선언한다고 말했다”고 언급한 뒤 “(김 전 대표가) 먼저 가서 잘하라고 했다”고 이같이 말해. 그는 김 전 대표의 합류 여부를 묻는 말에 “온다는 얘기, 그런 건 적절치 않다”면서도 “통합이라는 개혁 세력의 총결집이 이제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 이어 손 의장은 “2~3월에 ‘빅뱅’이 있을 거라고 했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가 빅뱅의 시작이고, 국민주권개혁회의와 국민의당의 통합도 또 다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 남경필 “대연정은 새 정치의 방향”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7일 더불어민주당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제안과 관련, “대연정이야말로 낡은 정치를 밀어내는 새 정치의 방향”이라고 호평. 남 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대연정이야말로 이번 대선에서 새롭게 가야 할 방향”이라며 이같이 강조. 그는 “경기도에서는 이미 여야가 대연정을 하고 있고, 그 결과는 국민에게 가장 좋은 일자리 창출이라는 결과로 온다”면서 “정치의 불확실성을 거의 다 없앴기 때문에 경기도에 있는 기업들이 투자를 열심히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은 여야 합의 속에서 척척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 안희정 “대통령과 의회 협치해야” ○…대선 레이스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는 7일 자신의 대연정 제안에 대해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차기 정부에서 우리가 원하는 대통령을 뽑더라도 그 대통령은 지금의 국회와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 그 현실을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 그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농단 책임자인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주권자인 국민이 구성한 대통령과 의회는 협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 이어 “정말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면 다음 총선 때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며 “그게 국민 주권자의 심판”이라고 주장. ○…충청권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관계에 대해 “자꾸 안 지사와 나 사이에 뭔가 있는 것처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 문 전 대표는 7일 대전시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과 관련, 안 지사가 시장 중심으로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고 반대 뜻을 편 데 대해 “나는 안 지사와 함께 가는 동지고, 경쟁하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며 이같이 발언. 그는 “요즘 안 지사의 지지도가 빠르게 높아진 것이 매우 기쁘다. 그만큼 우리의 외연이 확장되고 우리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나중에 경쟁이 끝나고 나면 후보로 선출된 사람이 그만큼 폭넓은 지지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 구윤모ㆍ송우일 기자

25개 광역·기초단체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출범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25개 광역ㆍ기초자치단체가 연합체인 전국지방분권협의회를 구성하고 ‘진정한 지방분권 실현’에 한목소리를 냈다. 지방분권협의회는 7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진표 국회 지방재정·분권특별위원장을 비롯, 김순은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대표, 김중석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등 국회의원 및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범식을 갖고 지방분권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지방분권, 새 시대를 여는 희망입니다’를 슬로건으로 출범한 전국지방분권협의회는 경기도를 비롯, 서울특별시ㆍ부산광역시ㆍ대구광역시ㆍ광주시ㆍ대전시 등 12개 광역자치단체와 수원시ㆍ오산시 등 13개 기초자치단체가 참여한다. 각 지자체가 조례에 근거해 운영하는 지방분권협의회를 전국 단위 협의회로 재구축해 ‘지방분권형 개헌’을 일궈내겠다는 취지다. 공동대표는 수원, 서울, 대구, 대구 수성구 지방분권협의회 의장이 맡는다. 이날 공동대표인 김순은 서울시지방분권협의회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지방분권은 시대적 과제이자 우리 사회가 함께 나아갈 방향”이라며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출범은 지방정부의 연대를 통해 지방분권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해 나간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중앙정부와 국회도 무늬만 지방분권이 아닌 진정한 지방분권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표 위원장은 축사에서 “지방분권을 그동안 광역, 기초자치단체별로 따로 해왔는데 이래서는 힘이 모이지 않는다. 개헌을 해야 한다”면서 “중앙이 더이상 재정 통제권을 가지고 획일화된 행정서비스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법의 규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지자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 진정한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전국지방분권협의회와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하고 서울시, 서울시 지방분권협의회가 주관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국민운동이 후원했다. 박준상기자

파김치 지하철 안전요원 ‘근무 거부’ 인천지하철 2호선 승차거부 돌입

인천지하철 2호선 안전요원들이 근로조건 개선을 호소하며 근무 거부에 나섰다. 7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2호선 용역사 소속 안전요원 72명 중 상당수가 지난 2일부터 승차거부에 돌입했다. 지난달 새로 선정된 용역업체가 인력을 충분히 채용하지 않아 근무여건 좋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하루 11~14시간씩 근무하는데다 매월 휴무일도 3일밖에 되지 않음에도 급여가 월 22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들은 인력보강과 월 4회 휴무 보장, 휴식여건 개선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처럼 용역사와 안전요원들의 갈등 여파로 인천2호선 안전에 차질이 우려된다. 투입된 대체요원 일부가 안전교육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하는 등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공사는 양측의 원만한 협의 속에 작업 거부 인력도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대체인력이 10여 명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만간 안전요원 업무가 완전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용역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긴 했지만, 대체인력을 자격요건을 갖춘 자만 투입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새누리당, 朴 대통령에 자진탈당 건의… 청와대는 부정적

새누리당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의 자진탈당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당청 충돌·계파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 자진탈당’ 카드로 관계를 정리하고 인적청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되지만 청와대의 분위기는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됐다. 7일 새누리당에 따르면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달 말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을 만나 박 대통령 자진탈당 문제에 대한 당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자진 탈당을 결심하지 않으면 당에서 인위적으로 탈당시키거나 제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정했다“면서 ”당에서 그렇게 원칙을 정했다는 것을 청와대에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당의 결정사항을 말씀드리러 간 것이지 탈당을 권유하거나 강제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는 알아서 결정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언제 될지, 실행될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오전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 ‘당 지도부가 지난달 말 청와대 측에 대통령 탈당 권유를 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어제 저녁에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목청을 높였다. 인 비대위원장은 이어 “제가 아는 한 지도부의 그 어떤 사람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해 정 원내대표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는 한마디로 ‘지금은 탈당 얘기를 한 단계가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분위기를 보였다. 특검의 수사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당적 문제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도 친박(친 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한 친박계 의원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불만을 피력했다. 대선주자인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나와 “참 비겁한 행동”이라고 당 지도부를 비난한 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이다. 대통령과 영광도, 오욕도 함께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명연 수석대변인(안산 단원갑)은 브리핑을 통해 “당 윤리위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징계는 탄핵이 결정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원칙을 이미 정했으며, 이것이 당의 공식 당론이다”면서 “이 원칙은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재민기자

중도금 집단대출 옥죄기… 무더기 입주 포기 ‘시한폭탄’

지난해 하반기부터 꽉 막힌 은행권의 국민주택 중도금 집단대출 문제(본보 2016년10월28일자 1면)가 새해까지 이어지면서 계약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이런 사이 대출 이자가 최대 2% 포인트 넘게 올라 계약자들의 부담이 날로 가중되는 등 입주 포기 우려사태마져 가시화되고 있다. 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지역본부와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LH가 지난해 분양한 수원 호매실 B2블록, 시흥은계 B2블록 등 경기도 내 5개 공공분양아파트 단지는 이날 현재까지 집단대출 은행을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차 중도금 대출이 넉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1·2금융권을 넘어 3금융권까지 대출상담에 나서고 있지만, 대출 취급은행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LH는 지난해 말 정부의 집단대출 규제 강화 이후 곧바로 중도금 납기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중도금 비율을 최소화하거나 중도금 전액을 잔금일자로 맞추는 등 여러 대책을 강구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본격화 되면서 금융당국이 연간 대출 한도가 초과됐는다는 이유 등을 들어 대출을 꺼렸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아파트 집단대출 옥죄기가 연초에도 계속되면서 초비상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들이 중도금 대출 이자를 연 4%를 넘어 5%대까지 요구하면서 LH와 공공분양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2%대에 불과했던 이자가 2% 포인트 넘게 높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중도금 대출 이자 폭탄’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는 현재 협약은행을 계속 물색하고 있지만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의 여신심사를 강화된데다 LH 중도금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줘야 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LH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없이 금리입찰 방식으로 협약은행을 선정하는데 최근 수차례 입찰 공고에도 불구하고 선뜻 나서는 은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령 대출 은행을 찾는다 해도 높아진 금리 때문에 진행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LH 공공분양아파트 청약에 당첨된 입주예정자들은 예상치 못한 암초에 애를 태우고 있다. LH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LH 공공분양아파트 자체가 무주택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집 마련의 꿈 실현에도 불구,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할 경우 분양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LH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중도금 은행을 구해도 금리 때문에 계약자들이 수긍할지 걱정”이라며 “집단대출을 조일수록 서민들의 내집 마련만 어려워지는데 현재로서는 은행이 갑(甲) 중의 갑이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검단새빛도시 광역교통망 손본다

검단새빛도시 개발사업을 위한 광역교통개선대책 변경안이 국토교통부의 최종 승인을 받았다. 검단스마스시티 투자유치사업 무산에 따른 사업 정상화 대책 추진에 안간힘을 쓰는 인천시의 구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7일 지난 2013년 이후 변경절차를 밟아온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사업이 지난 3일 국토부 광역교통정책실무위원회 심의를 완료해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검단새빛도시 사업대상지에 철도 7.4㎞(2개 역사)와 도로노선 7곳 15.9㎞가 각각 건설돼 인천 내부와 경기도 김포 등을 오가는 도로 통행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검단새빛도시 사업공동시행사인 인천도시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동으로 2018년 설계를 거쳐 2019년 착공,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사업비는 LH가 5천억원, 시가 550억원을 각각 부담하며 총 사업비는 5천500억원에 달한다. 철도노선 7.4㎞은 현재 인천지하철 1호선 종점인 계양역에서 2개역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당초 시는 총 사업비 7천440억 원을 들여 계양역~중앙대역 간 9.3㎞ 구간에 3개 역사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검단 2지구 택지개발사업 취소, 중앙대학교 캠퍼스 유치 불발 등 사업 무산이 잇따르면서 불가피하게 노선 길이가 축소됐다. 대신 검단새빛도시와 인천도심, 경기도 김포와 서울을 잇는 도로 7개노선은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우선 대곡동~원당로 0.9㎞, 태리~국도 39호선 3.1㎞, 인천시계~대곡동 0.81㎞, 대곡동~불로지구 1.05㎞, 검단산단~봉수대길 2.9㎞, 검단~경명로 4.09㎞ 등 검단지역과 인천도심을 잇는 6개 도로가 잇따라 추진돼 늘어나는 통행 수요에 대응하게 된다. 반면 서울로 향하는 광역도로인 원당~태리 3.1㎞ 도로에 대해서는 시와 김포시, 경기도간 사업비 분담방안을 확정하지 못해 난항이 예상된다.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이 도로는 검단새빛도시 분양성 상승은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로다. 그러나 경기도와 김포시는 김포 한강신도시와 검단을 잇는 도로건설이 보류된 상황에서 실익이 적은 광역도로 건설에 예산을 투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맞서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건설사업 확정을 둘러싼 기관간 다툼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시는 LH와 인천도시공사 등 관계기관과 건설협약 체결, 실시계획 용역 발주, 공사착공 등 도로건설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검단새빛도시 분양 가치 상승과 인천 서북부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광역교통개선대책 승인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앞서 추진한 검단스마트시티 사업 무산과 연관은 없다”며 “확정하지 못한 원당~태리 간 광역도로에 대해서는 경기도와 김포시와 별도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스마트시티사업 무산발표 직후인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을 열어 공기단축 없이 당초 계획인 2023년에 사업을 준공하지만, 집중공정으로 공사기간을 단축하겠다는 사업 재개 구상을 밝혔다. 유제홍·박연선기자

용인 야산 수리부엉이 폐사체서 AI 검출

용인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폐사체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구제역 공포가 다가 오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잠잠했던 AI 의심신고까지 접수되면서 경기도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경기도구제역ㆍAI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용인시에 따르면 지난 3일 용인시 기흥구 법무연수원 인근 야산에서 발견된 수리부엉이 폐사체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의 중간검사 결과 H5N6형 AI가 검출됐지만 아직 고병원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고병원성 여부는 유전자 분석 결과가 나오는 8일께 최종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용인시는 수리부엉이 폐사체 발견 지역 인근을 즉각 소독하는 한편 반경 10㎞ 내 가금류 농가 40곳의 4만7천300여 마리의 이동을 7일 동안 제한하고 집중 예찰에 나섰다. 또 반경 10㎞ 내 야생조류를 사육하는 에버랜드에도 이동제한 명령을 통보했다. 야생조류 60종, 1천여 마리를 사육하는 에버랜드는 지난해 11월께 도내 AI가 발생하면서부터 사육장을 폐쇄해 외부 접촉을 차단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용인시 관계자는 “수리부엉이 폐사체 반경 10㎞ 내 가금류 농장을 예찰한 결과 현재가지 특별한 징후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야생조류 폐사체 발견 시 만지지 말고 즉각 보건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경기지역에서는 지난해 11월20일 양주의 한 산란계 농가에서 처음으로 AI가 발생한 뒤 현재까지 안성과 포천ㆍ이천ㆍ평택ㆍ여주 등 12개 시ㆍ군 205개 농가에서 1천572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한진경기자